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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5 이벤트 스토리

[액트・스위치] 6화~10화

6화

 

클로에: 괜찮아? 내 목소리 들려?

 

시노: 안되겠네. 대본에 붙어있어.

 

피가로: 어제부터 계속 이 상태야. 어이, 아키라.

 

……네, 네!

 

레녹스: 아키라 씨, 괜찮으신가요?

 

리케: 꽤나 집중했나봐요. 대사는 다 외웠다고 하셨는데도.

 

우우, 죄송해요. 긴장해서……. 등장은 적지만 피가로의 신인 매니저 역은 제가 해도 되는 걸까요…….

 

피가로: 괜찮아. 말했잖아. 너는 배우에 적합하다고. 게다가 이틀간 진짜 매니저처럼 같이 있었고, 예행 연습은 확실해.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피가로: 자신감을 가져. 대사는 적지만 좋은 역이야. 잘 되면 분명 화제가 되겠지. 자, 상대역도 괜찮잖아?

 

클로에: 처음이면 긴장하게 되지. 나도 전에는 긴장해서 손과 다리가 같이 나와버렸어. 불안할 때는 언제든지 말해줘. 잔뜩 응원할게!

 

리케: 저도 선배로서 힘껏 도와드릴게요!

 

레녹스: 우선 생각대로 해보세요. 실수해도 저희가 팔로우할 테니까요.

 

시노: 맞아. 너무 걱정하지 마. 나도 오늘 아침에 드디어 대사를 외웠거든.

 

오즈: 너는 조금 더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만…….

 

여러분, 고마워요. 최선을 다할게요……!

 

현장의 공기에 긴장은 하고 있었지만 모두의 격려 덕분에 기분이 조금 풀렸다. 스태프의 목소리가 날아와 카메라와 장비의 준비가 되어 각각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마침내 촬영이 시작되었다. 

 

 

 

 

 

 

……무대는 현대. 마스크 모습으로 거리를 걷는 피가로에게 카메라가 향한다. 따뜻한 햇살과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봄의 거리. 그 인파 사이를 꿰매는 것처럼 가볍게 높은 키가 걸어나간다.

 

(아직 이야기도 시작되지 않은, 대사도 없는 장면인데.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림이 되는구나…….)

 

피가로는 도중에 양과자점 앞에서 다리를 멈추고 쇼윈도를 들여다본 후 가게에 들어간다.

 

피가로: 실례합니다. 이 아몬드와 호두 과자의 세트를 하나.

 

점원: 알겠습니다. 바로 포장해 드릴게요.

 

점원: ……어라? 오빠. 그 사람과 닮았다는 얘기 듣지 않나요? 티비에서 자주 나오는 그 배우…….

 

피가로: 하하, 자주 듣죠.

 

마스크 너머로 웃고 가방을 한 손에 든 채 가게를 나온다. 무리를 이루는 고층 빌딩이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거기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거대한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프릴 스커트의 소녀: 어라, 새로운 영화 포스터인가? 피가로가 주연이래! 캐스트 초호화 아니야?

 

흰색 운동화의 소녀: 거짓말, 오즈도 나오잖아. 아, 시노도 있어! 동생의 최애인데. 사진 보내야지!

 

광고에 카메라를 향하는 젊은이들의 옆을 피가로가 지나간다. 그가 문득 올려다본 대형 모니터에는 고급차의 CM에 출연하는 피가로 자신이 나오고 있었다.

 

피가로: 저 모니터, 상당히 오래되었네…….

 

(……이제 내 차례다. 어깨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아, 있다있다. 피가로 씨!

 

과감히 목소리를 낸다. 내 부름에 피가로가 되돌아보는 것과 동시에 광고 앞에 있던 사람들도 되돌아 보았다.

 

소녀들: 에? 피가로라니…….

 

피가로: ……쉬잇.

 

소녀들: ……!

 

마스크를 살짝 벗은 채 윙크를 하고 손가락을 입술에 대는 피가로에게 소녀들은 목소리 없는 함성을 냈다. 엄청나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들을 뒤로 하고 피가로는 과자 봉투를 나에게 맡긴 채 몸을 돌린다.

 

죄,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하지만 밖에서 만나면 아무래도 주목받네요. 피가로 씨, 유명인이니까 눈에 띄고……. 다음에는 제가 집까지 마중 나갈게요.

 

피가로: 됐어. 가끔은 낮의 산책도 하고 싶거든. 선물도 내가 직접 고르고 싶고.

 

그때, 고막이 흔들리는 폭음이 울린다. 역 앞의 광장에 설치된 야외 스테이지에서 게릴라 라이브가 시작된 것 같다. 피부가 떨리는 중저음의 리듬을 탄 거친 음악과 함께 무대에 나타난 것은 레녹스다.

 

등장하자마자 무대 아래의 카메라를 들여다본다. 카메라의 시야가 비전에 비춰지자 더욱 큰 환성이 올랐다. 그것에 응하기 위해 손에 든 스프레이 캔으로 렌즈에 사인을 불어넣는다. 주변의 시선은 완전히 그의 것이었다. 한 손에 맡은 주목을 그대로 큰 몸을 살린 호쾌한 곡예 퍼포먼스를 잇달아서 한다.

 

캡모자를 쓴 여자: 대박!? 풍압이 여기까지 느껴지는데!

 

스트리트계의 소년: 멋있어!

 

와아하고 함성이 오르고 순식간에 사람이 많아지는 가운데 이어서 시노가 등장했다. 레녹스와 하이터치로 교체하면 가볍게 인상의 바뀌는 경쾌하고 예쁜 댄스로 관객을 더욱 고조시킨다.

 

짧은 머리의 여자: 꺄악! 시노!

 

고조되는 무대를 구경하면서 피가로는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향했다.

 

피가로: 두 사람 모두 대단하네. 나중에 사진 보내줘야겠다.

 

……아, 벌써 시간이!? 촬영이 시작될 거예요. 가죠!

 

 

 

 

 

무대는 바뀌고 이번에는 방송국. 내부를 걷고 있으면 유리 라디오 부스에 클로에와 라스티카의 모습이 보인다.

 

클로에: 야호! 루스카 스피카의 클로에입니다!

 

라스티카: 같은 소속의 라스티카입니다. 오늘도 저희들의 라디오에 어울려주세요.

 

라스티카: 그리고 특별한 게스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폴몬트 프로덕션의…….

 

리케: 리케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클로에: 리케와는 지난 달 무대에서도 같이 공연했지만, 평소에도 자주 밥을 먹으러 가거나 하거든. 전에도 미틸과 라스티카, 이렇게 네 명이서 화제의 스위트 뷔페에 다녀왔어!

 

라스티카: 그날은 매우 즐거웠어. 바로 예약이 차는 가게니까 오웬도 좋아할 거야.

 

리케: 맞아요. 소문으로 들었던대로 멋진 가게였어요. 전부 맛있고 종류도 많고……. 특히 갓 구운 따끈따끈한 애플파이! 시간 제한이 없었다면 더 먹었을텐데.

 

클로에: 정말 기분 좋게 먹었었지. 접시에 가득 담아도 깨끗하게 전부 다 먹으니까 깜짝 놀랐어.

 

리케: 저는 라스티카가 계속 자리에 앉아있던 것에 놀랐어요.

 

클로에: 아하하, 설명을 하긴 했지만 뷔페 형식이라는게 잘 전해지지 않았던 것 같아.

 

라스티카: 가게의 사람이 언제 주문을 받으러 와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 리케가 차례차례 요리를 가져오는게 신기하다고 생각했지만.

 

찬란한 수록 현장을 쳐다보면서 피가로와 나는 스튜디오로 향했다.

 

다행이다. 늦지 않았어 ……!

 

피가로: 오, 이 다음이 내 차례네. 아키라, 짐은 탈의실에 맡겨줄래?

 

네! 의상은 저쪽에 있으니까 먼저 옷을 갈아입어주세요. 메이크업도 부를게요.

 

카메라 앞에서는 오즈와 브래들리의 촬영이 진행되고 있었다. 정교하게 짜여진 드라마 세트 앞에서 두 사람이 마주본다.

 

스태프: 그러면 부탁드립니다!

 

감독: 하나, 둘……. 액션!

 

브래들리: 야, 다음 회의는 오후에 해도 괜찮지?

 

오즈: ……읽지 않았어…….

 

브래들리: 스마트폰만 보지 말라고. 듣고 있냐?

 

오즈: 답을 읽지 않고 무시하는 건 어떻게 연락하면 되는거지.

 

브래들리: 여자인가? 답할 기분이 아니면 그렇겠지. 사랑한다고 얼굴을 보면서 말해줘. 마음이 풀리면 돌아올 테니까.

 

오즈: 남자는?

 

브래들리: 용건만 전달해.

 

여기서 피가로의 차례다. 카메라 밖에서 대본을 나에게 맡기고 편한 얼굴로 세트장에 들어간다.

 

피가로: 미안하네, 여자가 아니라서.

 

어깨에 손이 놓아진 오즈가 뒤를 돌아본다.

 

오즈: 너……. 오고 있었나. 연락 정도는 해라.

 

피가로: 미안미안. 겉옷 주머니에 넣어서 몰랐어. 그래서 보스, 다음 기획의 이야기 말인데…….

 

진짜 드라마의 촬영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장면이 계속해서 바뀐다. 배우들의 일상 장면이라고 하는 것도 있어서, 최근 며칠 피가로의 옆에서 보낸 풍경과 거의 변함이 없었다.

 

(확실히 이거라면 긴장하지 않을지도. 며칠동안 피가로를 따라다녀서 다행이야…….)

 

 

 

 

 

 

 

 

시간은 날아가듯이 지나고 시간은 이미 밤. 현장은 오늘 마지막 컷 촬영에 들어갔다. 여기서는 피가로와 브래들리, 리케의 차례. 피가로의 매니저인 나도 씬에 들어가있다. 피가로는 내가 내린 커피를 마시고, 다른 두 사람은 대본이나 잡지를 확인하거나 각각 편안한 장면에서 시작된다.

 

브래들리: ……시끄럽네. 역 앞에서 뭘 하고 있나?

 

창문에 가까워진 브래들리의 말에 우리도 일어서서 밖을 들여다본다. 역의 앞은 일부 통행 정지되어 있었다. 작업차와 작업원이 모여 대형 모니터에도 와이어가 걸려있다.

 

피가로: ……철거 작업? 저 모니터, 꽤 오래 되었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바꾸는구나.

 

리케: 정말이다……. 왠지 쓸쓸하네요.

 

피가로: 벚꽃도 만개하는 만남과 이별의 계절이야. 저 모니터와도 이별이네. 오랫동안 봐왔지. 리케가 처음 비쳤을 때도 기억하고 있어.


7화

 

브래들리: 토크 프로그램에 불렸을 때 말이지. 젊은 여배우를 괴롭힌 사회자에게 설교해서 뉴스에 나왔잖아.

 

리케: 간과할 수 없는 무례한 발언이었으니까요. 사회자도 알아주셨고.

 

피가로: 그립네. 지금은 모니터도 대형 비전도 늘었지만 옛날에는 이것이 제일 크고, 거리의 상징이었잖아. 마지막이니까 기념으로 사진이라도 찍어두자.

 

피가로와 브래들리, 리케가 창 너머로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향했다.

 

 

 

 

 

클로에: 저 모니터, 드디어 바꾸는구나…….

 

라스티카: 우리도 많이 신세를 졌지. 이별을 맞이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레녹스: 그렇구나. 오늘로 마지막이구나……. 지금까지 고마워.

 

 

 

 

오즈: 사진을 찍는 건가?

 

시노: 아아. 너도 한 장 정도 찍는게 어때?

 

오즈: ……그렇군.

 

 

 

 

 

역할을 마친 동료를 배웅하듯 각각이 각각의 장소에서 스마트폰을 꺼낸다. 그 순간…… 들어올린 와이어가 끊어지고 모니터가 떨어졌다.

 

아……!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직후, 창문 너머로 무겁고 격렬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충격이 마음과 몸에 전달된 것 같았다.

 

……크, 큰일이야……!

 

당황한 채로 유리창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눈에 비친 광경에 머리가 더욱 새하얗게 된다.

 

어라……?

 

브래들리 / 리케 / 피가로: …….

 

모니터는 낙하하지 않았다. 엄중하게 감긴 와이어는 그대로 신중하게, 천천히 땅에 내려간다. 교통 규제 밖에서 오가는 사람들도, 작업원이나 작업차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철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에? 에……? 지금,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나요?

 

피가로: 그런 것 같았는데…….

 

리케: 확실히 충격도 있었고, 소리도 났지.

 

브래들리: 하지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어. 기분탓인가?

 

브래들리 / 리케 / 피가로: ……?

 

이상하네……. 하지만 기분 탓이라면 다행이에요. 깜짝 놀랐네요.

 

가슴을 쓰다듬어 내리고 세 사람을 되돌아 본다. 세 사람은 괴물을 본 것처럼 서로 눈을 마주보고 있었다. 그들의 발 밑에서 사쿠 쨩이 이상하게 목을 기울이고 있다.

 

왜, 왜 그러나요?

 

피가로: 아뇨, 무슨 일인가 싶어서…….

 

리케: 어이! 역시 이상하다고, 이거. 대체 무슨 일이야!?

 

브래들리: 어, 어떡하지. 우리들 지금 어떻게 된 거야!? 우와, 내 목소리가 멋있잖아!? 무슨 좋은 향도 나……!

 

……응!?

 

 

 

 

 

오즈: 이런?

 

시노: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오즈, 오즈! 저, 뭔가 이상해요. 무슨 일인가 설명해 주세요!

 

오즈: 여어, 시노. 안녕. 클로에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니?

 

시노: 오즈가 아니야……!?

 

 

 

 

레녹스: 으음……. 이거 곤란하네.

 

클로에: 젠장, 웃기지 말라고!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라스티카: ……몰래 카메라인가?

 

 

 

 

여, 여러분. 뭔가 조금 상태가 이상한 것 같은……. 연기 연습인가요?

 

리케: 그럴 리가 없잖아!

 

브래들리: 우와! 리케인데 리케가 아닌 것 같아! 나도 뭔가 내가 아니야! 나, 꿈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피가로: 둘 다 조금 진정하자. 지금은 일단……. 아…… 나에게서 전화가.

 

리케: 나도 오고 있어.

 

브래들리: 이쪽도!

 

혼란 속에서 각각의 스마트폰의 벨소리가 경쾌하게 울린다.

 

피가로: 여보세요. ……아아, 역시.

 

브래들리: 와아! 갑자기 화내지 말아줘~!?

 

리케: 설명이고 뭐고……. 눈치채고 보니까 이렇게 되어있으니까 어떻게 할 수도 없잖아.

 

전화 상대는 모두 아르디 비전과 루스카 스피카의 멤버다. 저쪽에도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전하면서 이곳의 배우들의 연극이 이어진다.

 

브래들리: 나는 클로에야! 지금 전화 너머로 말하고 있는 건 브래들리지?

 

리케: 시노다. 몸은 리케가 되어있는 것 같지만.

 

피가로: 네. 저는 레녹스입니다. 그쪽은 피가로 선생님이죠?

 

설마……. 여러분, 바뀐 건가요!?

 

스태프: ……네, 컷!

 

첫날 촬영이 무사히 끝나고, 긴 하루를 마친 채 나는 숨을 내쉬었다.

 

하아, 하아……. 어떻게든 된 건가요!?

 

피가로: 수고했어. 방금 연기, 좋았어. 박진감 있는 연기였네.

 

브래들리: 오, 처음인데도 꽤 잘했잖아. 꽤 대담한 면이 있어.

 

감사합니다! 처음의 마음을 담아 바닥부터 끌어올렸기 때문에 기뻐요.

 

클로에: 아~. 긴장했다……! 하지만 모두가 바뀌는 장면, 훨씬 재밌었어! 읽을 때부터 흥분했지만 역시 진짜의 공기는 다르네!

 

리케: 저도 두근거렸어요! 모니터가 떨어졌다고 생각한 순간에 공기가 바뀌는게 재밌었고.

 

시노: 모두 순식간에 다른 사람이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라는 느낌으로 기합이 들어가지.

 

젊은 배우들은 흥분한 모습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뜨거운 마음을 부딪힌다. 그것을 지켜보는 어른들도 순조로운 미끄러짐에 안심한 모습이다.

 

레녹스: 첫날부터 좋은 분위기네요. 저도 확실한 대응을 느꼈습니다.

 

라스티카: 이건 좋은 작품이 되겠네. 기어가 맞물리는 느낌이 들어.

 

오즈: 아아, 출연작으로는 나쁘지 않아.

 

피가로: 어린 아이들도 믿음직하네. 리드할 생각이었지만, 이쪽이 저 아이들의 에너지에 도움을 받을지도. 라고 해도 아직 첫날이야. 도중에 막히지 않도록 서로 도우면서 극복하자.

 

클로에: 그렇네! 촬영은 막 시작된 거니까……! 모두들, 내일도 힘내자!

 

아키라 / 시노 / 리케: 오오!

 

 

 

 

 

다음날의 촬영은 어제에 이어서 시작되었다. 몸이 바뀐 소란에서 하룻밤 새벽에 연락을 받은 사람들이 방송국에 모인다는 시작이다.

 

레녹스: 으음, 그러면……. 확인을 위해 안의 사람의 자기소개를 해볼까. 피가로입니다.

 

피가로: 레녹스입니다.

 

라스티카: 오즈다.

 

오즈: 라스티카예요.

 

브래들리: 클로에야!

 

클로에: ……브래들리.

 

시노: 리케입니다.

 

리케: 시노.

 

와, 와아……. 어제는 설마라고 생각했지만, 정말로 모두가 바뀌어버린 거군요……?

 

클로에: 당연하잖아. 장난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겠냐.

 

라스티카: ……정말로 몰래 카메라가 아닌 건가?

 

레녹스: 하룻밤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쉬운 이야기도 아닌 것 같네.

 

피가로: 언제까지 이 상태일까요……. 바뀐 사람들끼리 여러가지 접촉을 시도해봤지만, 변화는 없었습니다.

 

리케: 그리고 오늘은 카인과 댄스 레슨이 있어. 이런 팔랑거리는 몸으로 춤출 수 있을 것 같냐.

 

브래들리: 어떻게 하지~! 나도 잡지 촬영이 있는데!

 

클로에: 네 녀석, 내 얼굴로 허우적거리지 말라고! 제대로 자세 잡아라. 얼굴 정리하고, 성적 매력도 뿌리고 다녀. 

 

브래들리: 주문 많아~!

 

시노: 정말이지, 시노! 제 모습으로 다리 벌리지 마세요.

 

아와와……. 각각 안은 다른 사람인 것을 알고 있어도 뇌가 혼란스럽네요…….

 

레녹스: 그것도 그렇지만 제일 곤란한 건 일이지. 모두가 일을 쉴 수도 없고…….

 

오즈: 그렇다면 현장 분들과 이야기해보는 건 어떨까요? 지금 저희들, 약간의 운명의 장난으로 인격이 바뀌었습니다라고.

 

시노: ……믿어줄까요?

 

리케: 믿는 것이고 뭐고 사실이잖아,

 

클로에: 나는 반대다. 생각해보라고. 이해해준다고 해도 안의 녀석이 다른데 누가 일을 맡기겠어? 다른 탤런트나 싹이 있는 배우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아. 여기는 그런 세계야.

 

클로에……. 가 아니라, 브래들리…….

 

클로에: 그런 거 나는 질색이다. 나의 지금의 일이나 지위는 내가 지금까지 꾸준히 쌓아온 거야. 이런 알 수 없는 형태로 잃어버릴까보냐. 너희들도 마찬가지잖아.

 

리케: ……확실히.

 

브래들리: 선정된 일이 백지로 돌아가버릴지도 모른다니, 슬프네 …….

 

피가로: ……변화를 기대해 하룻밤 기다렸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아직 하룻밤밖에 지나지 않았어. 누구에게나 경험이 없는 사태야. 조금 신중하게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

 

라스티카: 초조는 판단력을 흐리게 한다. 지금의 우리는 잠시 보고 있는대로의 우리다. 모두들 배우 경험이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겠지?

 

라스티카의 모습인 오즈 씨, 굉장히 관록있네…….

 

레녹스: 좋아. 그러면 이 건은 당분간 바뀐 우리들과 그것을 알고 있는 아키라만의 비밀로 해둘까. 일단 오늘 하루는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평소대로 지내는 것. 서로 돕기 위해서도 교환하고 있는 상대와 스케쥴을 공유하자.

 

시노: 알겠습니다.

 

클로에: 쳇, 어쩔 수 없네.

 

레녹스: 아키라. 바뀐 우리들 이외에 이 일을 아는 건 너뿐이야. 말려들게해서 미안하지만 여러가지 도와줄 수 있을까?

 

네, 물론이에요. 제가 도움이 된다면……!

 

주위에 밝히지 않는 이상 안은 다른 사람이라도 본인답게 일을 맡을 필요가 있다. 교환한 사람끼리 가볍게 회의를 끝낸 후 각각의 현장으로 향하기로 했다.

 

시노: 조심해 주세요.

 

리케: 그쪽도.

 

라스티카: 라스티카, 가능한 한 말하지 마라.

 

오즈: 노래하는 건?

 

라스티카: 논외다.

 

클로에: 어설프게 행동하지 말라고. 내 얼굴에 진흙을 칠하면 가만 안 둘테니까.

 

브래들리: 으, 응……. 저기, 계속 신경쓰이는 것이 있는데, 잠깐 괜찮아?

 

클로에: 아? 뭔데.


8화 

 

브래들리: 옷을 그렇게 입으면 소매 디자인이 가려지거든. 가기 전에 고쳐줘~!

 

레녹스: 그러면 갈게. 그쪽은 부탁해.

 

피가로: 네. 제 현장도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 함께하는 일은…… 오즈 씨와 리케인가. 그러면 아키라 씨, 저희도 가죠.

 

네, 네……!

 

이렇게 여덟 명과 나의 이상한 날들이 시작되었다.

 

 

 

 

 

 

스태프: 오, 피가로 씨! 저번에는 감사합니다. 모두 기뻐했어요.

 

피가로: ……? 으음…….

 

아마도 지난 주 수록의 도시락 배달이라고 생각해요……!

 

피가로: ……아아, 도시락. 도시락 말이지. 기뻐했다면 다행이네. 어린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 같아서.

 

스태프: 그런가요? 고등어 소금 구이 도시락이라니, 떫은 유행이네요.

 

피가로: 아……. 건강 지향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스태프: 오즈 씨! 오늘의 의상 말인데요…….

 

오즈: 오즈 씨의 의상 말인가요? 제가 상담을 해도 괜찮다면 기꺼이.

 

오, 오즈 씨!

 

리케: 너. 아니, 당신 말이에요.

 

오즈: 아! 그랬었죠. 아니, 그랬었지. 내가 오즈다.

 

스태프: 네, 네…….

 

리케: 흥. 벌써부터 이 상태라니 앞으로가 걱정되는데.

 

스태프: 아!? 코드가 발에 걸렸…….

 

리케: 어이, 위험……!

 

스태프: 우왓! 밑에 깔려버렸다!? 리케 씨 괜찮아!?

 

리케: 젠장, 지탱할 수 없었어. 뭐야 이 몸, 너무 약하잖아!

 

스태프: 에!?

 

그게 말이죠~! 아까 리케 씨, 다음 영화의 대본을 읽고 있었죠. 역할의 영향일까요?

 

리케: 핫! 마, 맞아요. 몰입해버려서. 죄송해요.

 

스태프: 어이! 누가 이 장비를 운반하는 것 좀 도와즐래?

 

피가로: 나로 괜찮다면. ……영차.

 

피가로: ……무겁……!?

 

스태프: 피가로 씨!? 괘, 괜찮으세요?

 

피가로: 하, 하하……. 허리, 나갔을지도. 멋진 척 하려고 하지 않은 짓을 하니까.

 

스태프: 무슨 일일까, 피가로 씨. 대본보다 무거운 건 들지 못해~☆ 라고 언제나 말하면서…….

 

스태프: 근육 트레이닝 시작한거 아니야? 유행에 민감한 사람이니까.

 

피가로: ……안돼……. 너무 무리했다.

 

 

 

 

 

 

클로에: 그러면 다음 사연. 클로에와 라스티카에게 질문입니다. 좋아하는 음식은 뭔가요?

 

라스티카: 나는 말이지, 오징어 회…… 가 아니라 아침에 먹는 팬케이크려나. 낮에 뒹굴거리는 침대처럼, 갓 태어난 구름처럼 매우 푹신푹신해. 클로에는?

 

클로에: 고기.

 

라스티카: 응?

 

클로에: 아, 아니, 마카롱이려나! 컬러풀하고 세련되고, 귀엽잖아?

 

 

 

 

통행인: 아, 레녹스다! 로케 중인가?

 

통행인: 레녹스! 이전 영화, 엄청 멋졌어!

 

레녹스: (레노의 팬? 그 녀석은 엉성한 부분이 있으니까…….)

 

레녹스: 여어, 고마워.

 

통행인: ……!? 꺄아아아아아악!!

 

레녹스: 어라? 너무 갔나?

 

 

 

 

 

시노: 하아, 하아……. 아직 댄스 레슨의 반…….

 

시노: 에? 다음은 노래하면서 공중 돌기……!?

 

 

 

 

 

개그맨 세미: 브래들리 씨, 멋진 향기네요. 무슨 향수인가요?

 

브래들리: 뭐, 뭐려나? 아마도 이 몸의 페로몬이라고, 생각하는데……?

 

 

 

 

스태프: 컷! 일단 휴식에 들어가죠!

 

여러분, 수고하셨어요……!

 

배우들의 기합이 들어간 연기 덕분에 촬영은 순조롭다. 과자를 집으면서 휴식 시간의 수다에도 꽃이 핀다. 오늘의 쿠키는 라스티카가 전달해준 것이다.

 

클로에: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게 된 거지만, 모두의 연기 대단하지 않아!? 정말로 안이 바뀌어버린 것 같아!

 

리케: 맞아요! 정신을 빼놓으면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게 될 정도예요.

 

레녹스: 자신을 연기하면서 또 다른 역할을 연기한다……. 이 이야기의 볼거리이자 묘미지.

 

라스티카: 나도 오즈 씨 같은 역할은 평소에 별로 연기할 일이 없어서, 매우 신선해. 이 촬영을 통해 나도 모르는 나의 일면이 발견될지도 몰라.

 

정말로, 여러분 대단해요. 바뀌었을 때의 대사나 행동은 사전에 토론해 감수했다고는 들었지만…… 얼굴도 다르고 겉으로 보기에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리얼한데, 위화감을 만드는 방법도 절묘하고!

 

브래들리: 특히 오즈가.

 

시노: 이 녀석이 연기하는 라스티카, 엄청 재밌잖아.

 

피가로: 아, 알 것 같아.

 

오즈: 그런가?

 

브래들리: 왜 자각하지 못하는 거야. 각본을 봤을 때는 어떻게 될까하고 생각했다고.

 

라스티카: 후후, 오즈 씨와 함께 칭찬을 받으니 기분이 좋네.

 

클로에: 부드럽게 얌전한 표정이라든가, 푹신푹신한 분위기라든가 확실하게 라스티카! 라는 느낌이야. 회의를 했다고는 해도 평소의 오즈 씨와는 전혀 다른데, 어떻게 연기하는 거야?

 

오즈: 특별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대본을 읽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알 수 있으니까.

 

피가로: 나왔다. 이 녀석은 세간에서 말하는 천재니까.

 

시노: 흐응……. 뭐 됐어. 모처럼이니 나한테도 이것저것 알려줘.

 

오즈: 이것저것이란?

 

시노: 뭐라도 좋아. 네가 생각하는 것 말이야. 연기 지도로 이적해온 거잖아?

 

오즈: 그렇군……. 강하게 말하자면 타격감이 부족해.

 

시노: 뭐라고?

 

오즈: 리케나 클로에를 연기할 때의 이야기다. 이후의 장면에서도 필요하다. 겁먹지 말고 흔들리지 말아라. 그렇지 않으면 평소의 너와의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시노: 흔들리지 말라니…….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데.

 

레녹스: 귀여움을 망설이지 않는다……. 같은 것이 아닌가?

 

오즈: 그렇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손가락을 이렇게 입에 맞추거나……. 손을 뺨에 곁들거나…….

 

(엄청나게 진지하다 …….)

 

피가로: 행동만 귀여운 것도 위화감이 있네.

 

브래들리: 우선 그 애교 없는 표정부터 어떻게 해봐.

 

시노: 애교 부리는 포즈를 하라고? 이 나에게?

 

클로에: 에! 보고 싶어! 절대로 귀여울 거야!

 

리케: 저는 이런 포즈로 사진을 찍는 일이 자주 있어요. 목을 기울이면서 곁눈질로 응시하는 거예요.

 

클로에: 나도 처음에는 조금 부끄러웠지만 과감하게 해버리면 익숙해지네. 이런 느낌으로 말이야. 하나, 둘…….

 

클로에 / 리케: 뀨룽!

 

대, 대단해! 하트와 반짝이 효과가 보이는 것 같아요……!

 

시노: 무……. 이렇게?

 

저항하고 있던 시노도 두 사람의 기세에 눌려 양손의 주먹을 뺨에 대고 목을 기울여서…….

 

시노: 뀨룽.

 

오즈 / 라스티카 / 레녹스: 귀여워.

 

클로에 / 리케 / 아키라: 귀여워~!

 

피가로: 좋네. 조금 부끄러워하는 부분도 좋아. 시노는 얼굴이 귀여우니까 그쪽 방면에서도 잘 나갈 것 같은데, 앞으로 그런 쪽으로도 해보는 건 어때?

 

시노: ……누가 그런 걸…….

 

브래들리: 오, 다시 한 번 해봐. 너의 룸메이트에게 보내줄 테니까.

 

시노: 싫어. 이제 두 번 다시 안해. ……연기 이외에는.

 

 

 

 

 

 

휴식을 마치고 다시 촬영이 재개된다. 다음 컷은 하루를 마친 피가로 (안에는 레녹스) 와 내가 사무소로 돌아오는 장면이다.

 

하루가 꽤 길었네요……. 얼떨결에 사무소에 돌아왔는데, 괜찮나요?

 

피가로: 괜찮습니다. 피가로 선생님의 짐은 이쪽에 둬야하니까요. 하지만…… 오늘은 밖의 현장도 많았으니까 아무래도 땀을 흘리게 되네요. 조금 꺼려지지만 샤워를 빌려도 될까요.

 

물론이에요. 안쪽에 있으니까 사용해 주세요. 수건도 자유롭게 사용해 주시고요. 저는 방문객을 위한 편의 시설을 보고 있을 테니까 느긋하게 사용해 주세요.

 

피가로: 감사합니다.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샤워실로 향하는 피가로…… 레녹스를 배웅하며 짐을 정리하며 편의 시설을 보고 있었다. 샴푸나 린스의 포장이 있어서 먼저 전달할 걸 생각하면서 복도의 문이 열린다.

 

……아, 돌아왔나? 빠르네요.

 

피가로: …….

 

……레녹스?

 

샤워에서 돌아오는 그는 조금 상태가 달랐다. 수건으로 머리를 닦는 모습은 거칠어 보인다. 게다가 앞을 잠그지 않고 셔츠를 걸치기만 한 무방비한 모습은 가슴팍도 드러나 눈을 어디다가 둬야할지 곤란했다.

 

(뭐, 뭔가 평소보다…….)

 

두근두근하고 있는 나에게 눈을 돌린 피가로가 이쪽으로 다가온다. 무심코 뒤로 물러섰지만 그는 멈추지 않고 벽의 구석까지 밀려났다. 이른바 벽쿵이다.

 

무…… 무슨 일인가요……?

 

피가로: ……헤에. 나쁘지 않은 얼굴이네. 나에게 반했나?

 

먹이를 보는 것처럼 가까운 거리에서 내려다보며 요염하게 웃는다. 그 뻔뻔한 성적 매력과 나쁜 웃음은 본 기억이 있었다.

 

설마, 브래들리!?

 

피가로: 하하! 뭐야, 벌써 들켰나.

 

에에……!? 아까는 분명히 레녹스였죠?

 

피가로: 어떻게 된 걸까. 아까 한순간 의식이 모호해지더니 정신을 차리고보니 이렇게 되어있었어.

 

삐링 삐링하면서 스마트폰이 울린다. 지난 밤 인격이 바뀌어버린 멤버로 반든 메시지 앱 그룹 채팅의 알림이다.

 

리케: '리케. 긴급 연락 수단을 보내라.'

 

라스티카: '라스티카! 방에서 나오면 안된다!?'

 

시노: '꽃의 스탬프'

 

라스티카: '그거, 오케이라는 의미인가?'

 

레녹스: '저기!? 또 바뀌어버린 것 같은데, 나만 그런게 아니지!?'

 

혼란스러운 메시지가 잇달아 도착하고 있다.

 

그런…….

 

스태프: ……네, 컷! 다음 라스티카와 시노의 장면 들어갈게요!

 

후우…….

 

리케: 아키라, 수고했어요. 괜찮나요? 얼굴이 붉은 것 같은데.

 

지금 장면, 두근두근해서요……. 대본으로 흐름은 알고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그만.

 

리케: 과연. 조금 전의 피가로는 평소와는 상당히 분위기가 달랐으니까요. 저것이 어른의 매력이라는 걸까요? 꽤 어려운 연기처럼 보였는데…….


9화

 

브래들리: 칠칠치 못하게 이리저리 홀려지기는. 아키라, 저 녀석에게는 반하면 안돼. 귀찮은 남자니까.

 

아니, 그런 느낌은 아닌데…….

 

브래들리: 아아, 아니다. 이건가.

 

브래들리는 한 번 눈을 감고 나서 천천히 눈을 뜬다. 그 정교한 얼굴에 피가로를 연상시키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내 귓가에 속삭였다.

 

브래들리: 나에게 반하면 안돼?

 

네, 녜에…….

 

리케: 와아, 브래들리가 아닌 것 같아! 평소에는 난폭한데.

 

피가로: 자, 거기. 이상한 흉내내지 마. 그래도 지금의 아키라는 나에게 헤롱헤롱 빠져버렸는 걸. 요염한 연기는 나의 특기 분야야. 청초계 브래들리도 나쁘지 않지만, 와일드 섹시한 나도 나쁘지 않지.

 

브래들리: 흥, 뭐라는 거야. 어두운 포스가 묻어나오는 거겠지.

 

브래들리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클로에와 스트레칭 중인 레녹스를 엄지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브래들리: 어이, 레녹스. 색다르고 나쁜 느낌으로 웃어봐.

 

레녹스: 뭐야, 갑자기.

 

브래들리: 됐으니까. 3, 2, 1, 액션.

 

브래들리의 카운트를 받고 레녹스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클로에에게 다가가 얼굴을 가까이 대고 그의 작은 턱을 들어올린다.

 

레녹스: 이렇게?

 

아키라 / 리케: 와아…….

 

클로에: 에!? 뭐야? 우와, 멋있어!!

 

시노: 오, 뭐야. 재밌는 걸 하잖아.

 

라스티카: 새로운 스트레칭이니? 꽤 섹시한 포즈네.

 

클로에: 시노, 라스티카! 사진 찍어줘!!

 

브래들리: 봤지?

 

피가로: 하아, 저게 천연의 무서움인가. 나는 더 이상 못해. 젊고 실력있고 좋은 남자가 점점 나오니까. 그렇지, 오즈?

 

오즈: 나는 환영한다. 배우의 질이 오르는 것에 이익이 있어도 해는 없다.

 

피가로: 즉, 누구에게도 질 새각은 없다는 것?

 

오즈: 아아.

 

브래들리: 이 녀석, 진짜…….

 

촬영을 거듭해가는 사이에 배우끼리의 거리도 가까워져 한층 더 헤쳐나간다. 서로 좋은 자극을 받으면서 촬영은 이어졌다.

 

 

 

 

 

일부 실내 촬영을 마치고 야외 로케로 옮긴다. 첫 교체로부터 이미 며칠이 지났다는 설정이다.

 

피가로 씨, 고마워요. 오늘은 오즈 씨의 모습이네요.

 

오즈: 응. 어제는 클로에였고, 엊그제는 리케. 이렇게 되면 전원 제패를 목표로 하는 기세네. 매일 대혼란으로 소란스럽지만…… 덕분에 알게 된 것이 몇 개 있어.

 

네. 바뀌는 건 오전 0시경에 일어난다는 것과…… 그 전후의 몇 분 동안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는 타이밍이 있다는 거죠.

 

오즈: 맞아. 처음에는 나를 포함한 모두가 의식이 애매했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날이 바뀔 때마다 한 번 자신의 몸으로 돌아가는 감각이 점점 분명해졌어.

 

조금이라도 단서를 찾으려고 멤버 내에서 정보 교환을 계속하고 있는 사이에 공통점도 새롭게 발견되었다. 직접적인 원인은 제쳐두고 전원이 그날 대형 모니터의 철거 공사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향하고 있었던 것.

 

오즈: 처음보다는 전진하고 있다고 해도, 지금의 시점에서는 해결과는 거리가 멀지.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계속 이 상태면 안되겠죠……. 하지만 오늘까지 모두 어떻게든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반대로 놀랐어요. 오늘의 버라이어티의 수록도 완벽했고요.

 

오즈: 하하, 고마워. 태평한 소리를 할 때는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배우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매일 다른 사람이 되어 언제나 다른 현장을 체험하니 무사 수행이라도 하는 기분이야.

 

레녹스: 어~이! ……아, 아니다. 지금은 레녹스였지.

 

클로에: 문제 없어. 나도 활기차게 사람을 부를 때가 있으니까.

 

피가로: 10분 뒤에 다음 위치로 이동한다고 한다.

 

오즈: 알았어. 또 힘내볼까. 

 

오즈: 그렇다고 해도 타인의 몸으로 미식가 로케라니, 위장의 한계를 모르니까 엉망이 될지도 모르겠네. 젊은이의 몸이라면 튀김이나 덮밥도 무섭지 않지만 오늘은 오즈니까…….

 

피가로: 같은 말을 그대로 돌려주지. 조금 위가 아프다.

 

레녹스: 아하하, 나는 레녹스니까 조금 큰 크레페를 먹었어. 아직 더 먹을 수 있고. 그리고 아까 피가로 씨, 엄청 재밌었어. 오즈 씨는 버라이어티 쪽이지.

 

클로에: 아사이를 계속 이름이라고 생각해서 '씨' 라는 존칭을 붙인 것 말인가. 덕분에 분위기도 달아올라서 스태프고 좋아했어. 좋은 게 찍혔다고.

 

오즈 씨, 아까의 코멘트도 특별히 생각한 건 아니었나요?

 

피가로: 이름이 까다로운 것이 잘못된 거다.

 

오즈: 그렇겠지. 할아버지 같은 착각이나 하고. 앞으로의 버라이어티에서 나의 허들이 더 높아지잖아.

 

레녹스: ……아, 미안해. 잠깐 괜찮을까?

 

갑자기 레녹스가 손을 들어 카메라를 멈췄다.

 

오즈: 무슨 일이지.

 

레녹스: 이후의 나…… 아아, 아니. 내가 말하는 클로에의 대사에 대해서 말인데요. 가능하다면 대사를 바꿀 수 있을까요? 각본 회의 때는 최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제가 클로에로서 말한다면 조금 다른 생각이 들어서…….

 

클로에: 아, 그러면 나도! 조금 전의 장면 말인데, 가능하다면 리테이크 하고 싶어서…….

 

레녹스에 이어 클로에도 손을 들면 주위에서 대기하고 있떤 다른 배우들도 대본을 손에 들고 온다.

 

시노: 그런 거라면 나도 고치고 싶은 대사가 있어. 여기 사무소 장면 말인데, 나는 이런 노인 같은 속담은 쓰지 않아.

 

오즈: 나도 '엠지' 라는 단어는 쓰지 않는다.

 

리케: 저도 몇 가지 신경쓰이는 대사가 있어서…….

 

브래들리: 그리고 이 장면은 지금 그대로 가면 임팩트가 약해. 뭔가 말하는 것보다 아무 말 안하는게 더 나아.

 

라스티카: 멋진 아이디어네. 무언을 여기에 둔다면 나의 대사도 조정해서…….

 

(작전 회의가 시작됐다. 모두들, 차협하지 않는 자세가 대단하네.)

 

피가로: 모두 열심히 하네.

 

피가로는 괜찮나요? 어딘가 자신의 대사가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든가…….

 

피가로: 응? 나?

 

잠깐 생각하듯 피가로의 시선이 위를 향한다. 하지만 바로 부드러운 미소가 돌아왔다.

 

피가로: ……응. 나는 이대로 괜찮아.

 

 

 

 

 

 

 

그날 일련의 촬영이 끝난 후, 모두 모니터를 둘러싸면서 영상을 체크한다. 어느 장면도 잘 되어 있지만, 특히 배우들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작중에서 몇 분 동안 원래 자신으로 돌아오는 장면이다. 그들은 평소에도 연극이나 퍼포먼스를 생업으로 하고, 무언가를 연기하거나 표현하면서 살고 있다. 그것이 이번 작품에서는 자신의 일상을 거듭하면서 매일 다른 누군가로서 인생을 연기하는 가운데, 한순간 동안 '자신' 으로 돌아온다. 그 특별한 순간에는 역시 각자 생각하는 점이 있는 것 같고, 모니터를 바라보는 눈은 모두가 진지하다.

 

클로에: 으음, 어깨의 힘을 너무 뺐나.

 

라스티카: 편안해 보이고, 평소의 클로에다워.

 

시노: 나는 잘 되었나?

 

오즈: 카메라를 너무 의식하고 있다.

 

브래들리: 여기서 정해주겠어, 라는 것이 얼굴에 나오고 있네. 뭐, 반대로 그것이 너답지만.

 

레녹스: 리케는 매우 자연스러워.

 

리케: 정말인가요? 오즈의 조언대로 아침에 막 깨어난 듯한 느낌으로 해봤어요.

 

잇달아 배우들이 '자신' 으로 돌아오는 장면이 비춰진다. 너무 힘이 들어갔거나, 약간 각색하고 있거나, 다소 차이는 있지만 살아있는 것 같은 그들다운 표정이 보인다.

 

(……아, 피가로의 장면이다.)

 

'돌아왔다' 라는 순간의 피가로가 모니터에 비친다. 느긋한 순간과 방황하는 시선, 우울한 표정을 털어내는 듯한 행동. 그것은 매우 인간답고 멋지게 보인다.

 

(……하지만, 조금…….)

 

피가로: 연기 같네.

 

생각하고 있던 말이 그대로 들려서 나는 바로 옆을 쳐다보았다.

 

오즈: 빈틈이 없어. 그것 때문에 너무 자연스럽다.

 

피가로: ……그래서 반대로 부자연스럽다고?

 

오즈: 아아. 마치 만들어진 것처럼.

 

피가로: …….

 

(그렇게 들으니 확실히……. 그 본인으로 돌아오는 장면인데, 피가로는 피가로라는 역을 연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라스티카: 위화감이라고 해도 사소한 것이죠. 지난 며칠 촬영에서 피가로 씨와 접했던 저희들이기에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연기가 너무 완벽하니까.

 

레녹스: 너무 완벽하다…… 인가. 그렇네. 연기하고 있을 때의 피가로 선생님은 틈이 없으니까.

 

시노: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 언제 연기의 스위치가 켜졌는지 모르겠어.

 

피가로: 에……? 그래?

 

브래들리: 뭐, 좋든 나쁘든 인간미가 부족한 느낌은 있어. 보통 더 풀어진 느낌이 있잖아.

 

리케: 맞아요. 더 피가로다움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시노: 그렇게 말한다면 버릇이나 행동 같은 건 어때? 의외로 자신이 눈치채지 못하는 법이잖아.

 

클로에: 아! 그런 거라면 지난 며칠 연기하면서 깨달은 건데, 피가로 씨는 생각을 할 때 팔을 앞으로 꼬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

 

리케: 아, 알 것 같아요. 말하기 어렵다는 느낌일 때도 그래요. 그리고 피가로는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 조금 눈썹이 숙여진 느낌이니까 그런 식으로 해보는 건 어떨까요?

 

피가로: 그래? 나, 그랬었어?

 

그러고 보니…… 대본을 읽을 때도 눈썹이 조금 내려가 있었어요.

 

피가로: 에에……?

 

레녹스: ……피가로 선생님은 집중하고 있을 때 눈을 자주 깜빡이세요. 도움이 된다면 좋겠는데.

 

브래들리: 그리고 사람을 놀리거나 농담을 말하기 전에 잠깐동안 얼굴에 그림자가 생기지. 가끔 조금 무섭다고.

 

시노: 휴식에 들어가는 타이밍에 소매의 단추를 살짝 풀거나.

 

오즈: 다리를 왼쪽 먼저 꼰다.

 

모두의 입에서 차례로 나오는 피가로다운 행동이나 버릇. 그것을 듣고 있는 피가로는 조금 놀란 것 같았다.

 

피가로: ……그런가. 미안미안. 멋지게 하고 싶어져서. 보기 좋게 해야지. 더 자연스럽게 가자.

 

(피가로…….)

 

오즈: …….

 

농담을 말하는 듯이 피가로는 작게 웃었다. 다른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지금의 미소도 조금 연기 같았다. 창 밖에서는 벚꽃의 꽃잎이 춤추고 있다. 만개했던 나무들이 조금씩 하늘에 흩어지고 시작했다. 촬영은 드디어 후반에 들어가 이야기는 크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10화

 

배우가 본인 역으로 출연해 작중에서 인격이 바뀌는…… '액트・스위치'. 지금 인기인 배우들이 경연하는 3개의 연예 사무소의 대형 기획 드라마다. 만개한 벚꽃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의 넘치는 현장의 공기에 힘입어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오늘도 배우들이 준비를 하고, 스태프가 신호를 보내고, 카메라가 돌기 시작한다. 

 

이제부터 찍는 것은 전원이 모여 사태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큰 장면이다. 날마다 인격이 바뀌어 버리는 노도의 날마다 농락되고 있던 그들이, 이윽고 하나의 대답에 도달한다.

 

오즈: 즉, 이변의 원인은…….

 

레녹스: 도시의 상징이었던 대형 모니터군.

 

서로 바뀐 오즈와 레녹스가 눈을 맞추고 수긍한다. 피가로와 시노, 라스티카와 클로에도 각각 자신의 얼굴에 시선을 던진다.

 

시노: 그날 밤 나는 사무실에 있었어. 리케와 브래들리, 아키라와 함께. 각각의 장소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모니터의 철거 작업을 지켜보고 있던 우리는 같은 광경을 봤지.

 

라스티카: 모니터 낙하 사고의 충격도 소리도 기억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피가로: 그 직후에 우리들은 바뀌었다.

 

클로에: 응……. 그 낡은 모니터는 거리의 중심에서 계속 지금까지 우리를 지켜왔어. 모두에게 주목받고, 카메라가 잔뜩 향해지고……. 그래서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향한 우리들에게 무언가 전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라스티카: 무엇을?

 

클로에: 이렇게, 엔터테인먼트 같은…….

 

모인 전원의 시선이 멀리 보이는 역 앞의 모니터로 향했다. 대체되어 완전히 새롭고 반짝이는 그것이 선명하게 영상을 비추고 있다. 중심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리케가 낮은 목소리를 높였다.

 

리케: 하, 큰 오지랖이네. 하지만 그런 거라면 나에게 생각이 있어. 리케, 오늘 오전 0시에 역 앞에서 집합이다.

 

에?

 

브래들리: 어째서죠?

 

리케: 요점은 저 모니터에 네 녀석의 쓸데없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우리들이 훌륭한 배우라는 것을 보여주면 되는 거잖아. 연기를 하자고. 저 녀석 앞에서. 우리가 원래 자신으로 돌아오는 짧은 몇 분 동안이 승부다.

 

 

 

 

 

 

 

거리는 밤의 얼굴이 되어 낮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원으로 모이면 역시 눈에 띄니까 우리는 갈라져 거리에서 흩어지기로 했다. 나는 피가로, 클로에, 라스티카와 함께 역 앞의 오브제 옆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다.

 

(이제 곧 오전 0시…….)

 

예정 시간이 다가올 무렵, 역 앞 광장에서 리케와 브래들리가 나타났다. 곧 두 개의 시계 바늘이 겹쳐 위를 가리킨다.

 

피가로 / 클로에 / 라스티카: ……윽.

 

모두가 갑자기 맞은 것처럼 양손으로 머리를 잡았다. 그 몇초 후, 얼굴을 올린다.

 

클로에: 아…….

 

피가로: ……돌아왔네.

 

라스티카: 그런 것 같네요. 어서 와, 내 몸.

 

……! 여러분의 얼굴과 언동이 일치하고 있어…….

 

인격과 외모가 엇갈리지 않는다. 오랜만에 보는, 틀림없는 본인들의 모습이다.

 

피가로: 저 두 사람도 돌아온 것 같네.

 

모니터 앞에서 리케와 브래들리가 마주보고 있다. 두 사람은 신호를 보내도록 눈과 눈을 맞췄다. 먼저 시작한 것은 브래들리였다. 관록을 접은 나쁜 미소로, 리케에게 한 걸음 다가간다.

 

브래들리: '여, 너인가. 소문의 구세주님은. 최근 이 근처를 거칠게 돌고 있는 것 같잖아.'

 

리케는 더러운 것을 모르는 소년처럼 깨끗한 눈동자로 바라본다.

 

리케: '거칠게? 그런 기억은 없어요. 저는 올바르게 있을 뿐이에요. 거칠게 하는 것은 당신이겠죠. 도적단의 수령 브래들리.'

 

협의도 없이 즉흥극이 막을 열었다. 대본이 없다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두 사람의 합이 맞고 있다. 처음으로 보는 것일 텐데 그들의 모습이나 교환에는 신기하게도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브래들리: '이런 도적단의 둥지에 혼자 온 건가, 도련님.'

 

리케: '도련님이 아니에요. 저에게는 리케라는 이름이 있습니다.'

 

무대로 하고 있는 것은 스튜디오도 스테이지도 아닌, 사람들이 끊기지 않는 번화가다. 통행인들도 곧 두 사람을 깨닫고 다리를 멈추기 시작한다.

 

안경을 쓴 여자: ……에? 브래들리와 리케 쨩……!?

 

검은 옷의 남자: 진심이야? 무슨 촬영이라도 하나?

 

카메라를 돌리거나 걷는 것을 멈추는 사람도 있지만, 당황한 인파로 혼잡해져 간다. 거리를 배경으로 하고 그곳만 잘라낸 것 같은 두 사람의 세계에서 연기는 점차 분위기가 올라가고 있다.

 

브래들리: '하하. 내가 누군지 알면서도 그런 태도인가. 좋은 배짱이잖아. 작은 주제에 간이 커. 이몸의 부하로 해주지.'

 

리케: '도적의 부하는 되지 않을 거예요.'

 

브래들리: '아깝네. 기르는 보람이 있을 것 같았는데.'

 

클로에 / 라스티카: …….

 

오즈 / 시노 / 레녹스: …….

 

역에 들어간 두 사람의 연기에 끌려 무심코 바라보고 있던 그때…….

 

피가로: ……윽.

 

아까처럼 피가로들은 얼굴을 찡그리고 머리를 들었다.

 

클로에: ……. …….

 

라스티카: ……시간초과네.

 

피가로: 이런, 이번에는 누구려나.

 

또 바뀌었어……. 그러면 저 두 사람은!?

 

브래들리: '미안하지만 멈출 생각은 없어서. 유성을 기다리고 있거든.'

 

리케: '유성……? 유성을 기다려서 뭘하려고요?'

 

브래들리: '정해져 있잖아. 잡을 거야.'

 

연기가 계속되고 있어……!

 

피가로: 저 두 사람은 바뀌지 않은 건가……?

 

리케와 브래들리의 연기는 끊기지 않고 계속되었다. 두 사람은 두 사람 그대로 연기에 들어가고 있다.

 

브래들리: '어느 날 내 손 안에서 튀어나갔으니까.'

 

리케: '유성은 흘러사라지는 것이에요. 한 번 놓치면 잡을 수 없잖아요?'

 

브래들리: '그럴지도 모르지. 그래도 나는 여기서 계속 기다리고, 손을 뻗는 것도 그만두지 않을 거다. ……라고는 해도,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다는 긴 이야기지. 기다리는 동안 심심해서 말이야. 부하가 무리라면, 이야기 상대만큼은 되어줄 수 있잖아? 곤란한 녀석을 구하는 구세주님이니까?'

 

리케: '……알겠습니다. 좋아요. 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반드시 당신도 깨끗한 마음에 눈을 뜰 거예요.'

 

브래들리: '그건 기대되네. 너도 도적이 되고 싶어지면 말하라고.'

 

리케: '그런 말은 하지 않아요.'

 

즉흥극은 거기서 막을 닫았다. 연기의 고양과 열에 싸이면서 리케와 브래들리는 동시에 시계를 올려다봤다.

 

브래들리 / 리케: ……0시 5분…….

 

리케: 해……!

 

브래들리: 해냈다!

 

리케: 해낸 거죠!?

 

눈을 뜨고 있던 리케의 등을 브래들리가 쾌활하게 두드린다. 리케도 흥분해서 그를 두드렸다. 기뻐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확인하고 거리에 흩어져 있던 우리도 얼굴을 맞춘다. 일단 모두가 사무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리케: 해냈어요! 대성공이에요!

 

브래들리: 예상대로였어. 역시 자신의 몸으로 확실하게 돌아왔다.

 

오즈: 축하해! 둘 다 대단해!

 

클로에: 솔직히 말해서 반신반의였다만…….

 

설마 정말로 될 줄은!

 

시노: 확증은 없었지만, 잘 보여줬네.

 

레녹스: 아아. 두 사람 모두 당당하고 멋졌어.

 

피가로: 연기도 정말 훌륭했어. 다시 나에게서 박수를 보낼 수 있게 해줘.

 

라스티카: 그런 사람의 거리가 많은 장소에서 잘도 즉흥 연극을 했네.

 

브래들리: 어. 먼저 시작해서 타개책을 찾아준 거다. 그 모니터에게 보여주고 너희들도 빨리 몸을 되찾으라고.

 

리케: 이 일이 있는 동안은 계속 힘들었지만…… 다시 생각하면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하지만 역시 저는 진짜 여러분과 연기하고 싶어요.

 

리케의 말에 모두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오즈: ……응. 그렇네!

 

시노: 우리는 배우다. 연극으로 자신을 되찾자.

 

배우들이 결의를 새롭게 다진 곳에서 촬영은 일단 종료. 한 발 앞서 브래들리와 리케가 클로즈업 되었다.

 

 

 

 

 

 

 

클로에: 둘 다 수고했어! 마지막 연기, 정말 대단했어!

 

레녹스: 압권이었지. 촬영 중인 것도 잊고 계속 보고 있었어.

 

이거, 정말 즉흥인가요? 이 부분은 대본에도 아무것도 쓰여져있지 않았고…….

 

브래들리: 당연하지. 미리 보고 하면 현장감이 다르니까.

 

리케: 에헤헤, 두근거렸지만 최선을 다했어요!

 

동료들로부터 노고의 말과 꽃다발을 받으면서 브래들리와 리케는 기분이 좋아보였다. 맑은 목소리와 표정에는 성취감과 개방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브래들리: 어설픈 연기를 하면 뒤의 녀석들의 사기에 관계되니까. 마음이 끌렸지?

 

시노: 아아, 불타올랐어.

 

라스티카: 좋은 활력을 얻었네. 우리도 질 수 없겠는걸.

 

브래들리: 아아, 나머지는 맡기겠어. 그러면 나는 간다. 오늘 밤은 오랜만에 좋은 거나 먹고 좋은 술이라도 마실까.

 

클로에: 수고했어~!

 

라스티카: 푹 쉬어. 다음에 또 식사하러 가자. 내가 좋아하는 라운지로 초대해줄게.

 

브래들리: 네가 한턱 내는 건가?

 

라스티카: 그렇게 할까. 너의 브랜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브래들리: 하하, 그거 좋네! 셀럽의 단골 가게, 기대하고 있겠어.

 

우리의 목소리에 가볍게 한 손을 올리고 꽃다발을 어깨에 안은 채 브래들리는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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