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내가 의식을 잃고 자는 사이에 사건은 정리되어 있었던 것 같다.
오즈: '복스노크'
오즈의 마법으로 그랑벨 성도 원상태로 돌아갔다.
병사: 으음…… 웅얼웅얼……. 핫……! 개최식은?
병사: 어라, 나 왜 이런 곳에서……. 어떻게 된거지……?
잠들어 있던 성의 사람들도 무사히 눈을 떴다.
미궁 같던 안뜰도 제 모습을 찾았다고 한다. 크게 다친 아이들도 모두 무사했다.
루틸: 미틸……!
미틸: 형님! 형님……!
네로: 리케! 괜찮아?!
리케: 네! 저보다는 시노와 히스클리프가…….
네로: 너희들 괜찮아?!
파우스트: 시노, 히스클리프……. 힘들 때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잘 해내줬구나.
시노: 뭐, 그렇게 침울해 하지마. 파우스트.
파우스트: 어째서 이런 터무니없는 짓을…….
시노: 후후. 주군이 내 활약을 보고 싶다고 막무가내로 말해서 말이야.
히스클리프: 에, 그러니까……. 네. 했습니다.
시노: 미노타우로스를 쓰러뜨렸어. 어때? 굉장해? 네로, 파우스트.
파우스트: 아아. 잘했어.
네로: 최고의 전사야.
시노: 헤헤. 그렇대.
히스클리프: ……칭찬해주고 싶지만, 칭찬받으면 또 엉뚱한 짓을 하니까…….
피가로: 그래그래. 기뻐보여서 다행이지만 시노는 당분간 안정을 취하도록 해. 자, 다음 아이는?
파우스트: 사람 치료만 하고, 너한테 다친 곳은 없나?
피가로: 괜찮아. 오늘은 미스라가 활약을 많이 해줬으니까.
파우스트: 그런가. 아이들의 부상을 낫게 해줘서 고마워.
피가로: 천만에.
미스라: 하아……. 루틸과 미틸이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미틸: 미스라 씨…….
루틸: 미스라 씨. 저희를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스라: 진짜……. 오늘 밤 밤새도록 왠지 모르게 위가 아파서…….
루틸: 그 정도로 걱정해 주셨던 건가요!
미스라: 아직도 좀 아픈 것 같은…….
미틸: 저도 계속 배가 아팠어요. 미스라 씨도 배가 아프거나 하는군요. 배 문질러 드릴게요.
미스라: 하아…….
루틸: 미스라 씨, 미틸. 위에 좋은 허브티를 마시고 푹 쉬어요.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스노우: 현자여, 깨어난 것 같구먼.
화이트: 무사해서 천만다행이네, 현자여.
안녕하세요…….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상처나 찢어진 옷도 원래대로 돌아와있어……. 피가로나 클로에가 고쳐준건가요?
그 정도의 사건이 있었는데도 성 안은 엄청 침착하네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스노우: 말하지 않기로 한걸세.
말하지 않기로……?
화이트: 그렇지. 아서, 오즈.
아서: 네. 하룻밤이 지났더니 어젯밤, 이 성에서 일어난 사건을 아무도 기억하고 있지 않아서…….
오즈: …….
그렇군요…….
아서: 드러몬드나 콕로빈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했습니다만 전혀 기억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성의 모두에게 진실을 말해야겠지만 일부러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줘 마법사에 대한 공포심을 쓸데없이 자극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것 같아…….
스노우: 왠지 이상한 밤. 그렇게 정하기로 한 것이네.
왠지 이상한 밤, 인가요. 모두는 그래도 되는 건가요? 모두들 죽을 힘을 다해 성의 사람들을 지켜주었는데 아무도 모르다니…….
아서: 그건 괜찮아요. 그렇죠, 오즈 님.
오즈: 아아.
뭐가 말인가요?
오즈: 현자가 알면 됐다. 전투에 참가한 자들 모두 납득하고 있어. 나중에 모두에게 위로의 말을 해주면 돼.
그 말을 듣고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기쁜 듯, 안타까운 듯, 따뜻한 듯, 쓸쓸한 듯한 이상한 기분……. 내가 현자라면 현자의 마법사라고 불리는 그들은 나의 마법사다. 왠지 이상한 밤을 싸워낸 나의 마법사들. 아무도 모르는 밤의 영웅들에게 끝없는 박수와 꽃다발을 선사할 수 있는 건 나뿐. 영광이지만, 조금 아쉽다.
누군가, 그들에게 말해주지 않으려나. 네 이야기를 들려줘. 이상한 밤의 얘기를 들려줘. 신사적으로, 예의를 차리고, 상냥한 밤에, 정중한 말로. 부디, 그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부디, 그들에게 상처받지 않도록. 조금씩, 마음에 다가서며 알게 된다면....
샤일록. 이거…….
샤일록: ……무르의 영혼의 조각. 그랑벨 성에?
정확하게는 가시나무성 탈리아였다고 생각해요. 저를 지켜줬어요.
샤일록: 그런가요……. 현자님께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그 조각, 무르에게 먹이는 건가요?
샤일록: 그럴 예정입니다만, 무슨 일이죠?
그 전에 실체화된 조각을 만나보면 어떨까 해서요. 뭐랄까…… 비교적 친구의 생각을 많이 하는 무르라서.
샤일록: 이런, 여러가지의 무르가 있네요. 어떤 무르도 조금씩 달라서……. 하지만 확실히 무르예요. 무르가 보인 표정의 일부. 영혼의 조각이란 재미있는 것이지요.
만약 샤일록을 아주 좋아하는 조각이나, 아주 싫어하는 조각이 있다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샤일록: ……글쎄요, 어떨까요. 기분이 좋거나 불쾌하거나 하겠지만, 복잡함이 없는 것은 지루하지요. 좋아하고, 싫어하고, 하지만 좋아서……. 자극적인 걸 좋아하거든요.
카인: 하아~ 드디어 외출허가를 받았어! 바깥공기는 기분이 좋네!
카인: 연기되었던 오력국 평화회의의 개최식은 드디어 내일인가. 각국의 사신들은 토사붕괴나 다리의 붕괴로 시간 안에 오지 못한 것 같네. ……그런 우연이 있나? 뭐, 어쨌든 무사히 식을 맞이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라고 해둘까.
카인: ……응? 오웬.
오웬: 기사님.
카인: ……에, 그러니까…….
오웬: 나야. 네 눈을 빼앗은 쪽.
카인: 너무한 자기소개네.
오웬: 달리 자칭할게 없잖아. 넌 마음대로 이상하게 부르지만.
카인: 이상한 호칭?
오웬: 안 알려줄거야.
카인: ……이따가 밥 먹으러 갈거야. 너도 같이 가지 않을래?
오웬: 하?
카인: 식사 말이야. 시노나 히스의 쾌유 축하. 클로에와 라스티카도 와.
오웬: 내가 갈 리가 없잖아.
카인: 어째서.
오웬: 어째서?
카인: ……다음에 또 부를게.
오웬: 필요없어.
카인: 오웬. 너를 두고 가지 않을거야.
오웬: …….
카인: 그렇게 정했어.
클로에: 카인! 모두 벌써 모여있어!
라스티카: 누구랑 같이 있는거니? 그렇다면 함께 오지 않겠냐고 권해 보지 그래?
카인: 이미 권해봤어! 오늘은 됐대.
클로에: 그런가. 알았어!
카인: ……그럼, 다음에 봐.
오웬: 기사님.
카인: 응?
오웬: 네가 싫어. 편하게 말 걸지 마. 또 케르베로스의 먹이로 줄거야.
카인: 그러면 다음에는 나를 위해 기도하는 오웬을 놓치지 말아야겠네.
오웬: 하?
카인: 클로에와 기도해줬었지? 고마워. 그럼, 다음에 봐.
오웬: 이래서 기사님은 싫어.
오웬: …….
네로: 어…… 팔렸어?
상인: 그 행운의 반지 말이지? 오빠, 빨리빨리 안 사니까. 뭐, 팔렸다고나 할까. 상인의 전업손님의 부탁을 받고 거저나 다름없이 넘겼지만.
네로: ……그래…….
상인: 그 밖에도 좋은 물건이 있으니까, 보라고!
네로: ……아냐, 됐어. 그럼…….
네로: 하아…… 그 때 살걸 그랬나. 이제와서 말해도 어쩔 수 없지만……. 우유부단하네, 나…….
브래들리: 여, 네로.
네로: 브래드…….
브래들리: 요전에는 신세 많이 졌었네. 재채기로 날아가 버려서. 그 때는 어떻게 되는 줄 알았다고!
네로: 아아. 진짜로.
브래들리: 뭐야, 기운 없네.
네로: 있어, 기운…….
브래들리: 아니, 없잖아……. 어, 맞다. 이거 기억나? 행운의 반지! 중요한 승부처에 항상 끼고 다녔던 내가 좋아하는 반지 말이야!
네로: …….
브래들리: 저번에 꿈의 숲에서 도와준 상인이 사례를 한다길래 노점을 들여다봤는데 이게 있더라고. 어때, 굉장하지. 운명이잖아?! 야, 네로. 기억 안 나?
네로: ……글쎄. 잊어버렸어.
리케: 미틸과 모험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의외로 빨리 됐네요.
미틸: 그, 그러게요. 생각했던대로의 모험이었나요?
리케: 어떨까요……. 저는 좀 더 척다양하게 척척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울거나 무서워하거나 잘 되지 않거나 하는 것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미틸과 경험해서 기뻐요.
미틸: 헤헤…… 그렇네요. 맞다, 리케. 그렇게 많이 운 건 형님에게 비밀로 해주세요. 조금만 울어도 형님은 걱정을 해버리니까…….
리케: 비밀……. 친구끼리의 비밀이군요!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미틸: 그, 그런가요?
리케: 네. 그럼…… 둘만의 비밀로.
미틸: 둘만의 비밀로 부탁드려요.
중앙 국민: 봐! 마법사님이야! 현자님의 마법사가 성 위를 둥글게 날고 있어!
중앙 국민: 어머, 흰 정장이 멋지네……! 평화를 상징하는 멋진 전망이야!
중앙 국민: 발코니에서 만세하고 있는건?
중앙 국민: 이계에서 오신 현자님이셔.
중앙 국민: 현자님, 작으시네. 보통 사람과 같은 크기.
중앙 국민: 그림책에 나오는 구름 위의 거인이라도 생각하고 있었니? 보통 크기의 분이야. 마법사도, 현자님도 우리와 똑같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를 지켜주고 있는거야.
콕로빈: 아아…… 여러분, 아름답습니다…….
카나리아: 뭘 울고 있는 거야. 다시 개최식이 열려서 다행이다. 점심 식사 준비도 해야죠!
드라몬드: 아서 님, 훌륭하게 자라셔서…….
다들 환영 받고 있어. 다행이다…….
무르: 현자님!
우왓, 무르! 무슨 일이에요? 성 위를 원형으로 날고…….
무르: 현자님도 이리 와!
저는 괜찮아요!
미스라: 괜찮지 않나요. 사양하지 마세요.
미스라까지…….
루틸: 갑시다! 오늘은 날씨가 좋고 포근해서 아주 멋져요!
관광 가이드 안내원처럼……. 일단은 퍼레이드 같은 걸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시노: 내 빗자루에 태워줄게. 올려다보는 친구들에게 손 흔들어봐. 엄청 기분 좋다고.
엄청 만족스러워보이네요.
아서: 현자님!
아서! 왕자님까지 빠지면 큰일 아닌가요?!
아서: 중앙 나라의 왕자이긴 하지만 저도 마법사니까요!
에?
아서: 하면 안 되는 것쯤은 한답니다.
새침한 얼굴의 아서에게 나는 웃으며 손을 뻗었다. 사람들이 술렁이는 가운데 발코니 울타리에 몸을 내밀어 하늘로 끌어올린다.
성의 꼭대기를 발밑에 보면서 높이, 높이 하늘을 날았다. 상쾌한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간다.
선명한 푸른 하늘에 21명의 마법사. 부서져 가는 기묘하고 아름다운 세계와 현자의 마법사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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