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모두들……!
아서: 오즈 님……!
오즈: ……윽, 현자는…….
파우스트: 가시밭에 휩쓸렸다…….
레녹스: 현자님…….
카인: '그라디아스 프로세라!' ……윽, 틀렸어! 가시덤불을 치울 수 없다니!
라스티카:'아모레스토 뷔엣세'……. 이쪽도야. 마법으로 태워도 얼려도 거의 효과가 없네.
클로에: ……가시나무를 넘어야 현자님들 곁으로 갈 수 있는데!
카인: 아키라……. 아서 님……!
스칼렛: 호호호. 여기서부터는 아무도 가지 못하게 할거예요. 오레올린, 당신은 성 안으로 가서 아버님을 도와주세요.
오레올린: 알았어.
카인: 기다려……! ……윽.
스칼렛: 안 통한다고 말 했잖아요?
오웬: 이봐이봐. 왜 그래, 기사님. 소중한 현자님과 왕자님을 지켜야하는거 아냐?
카인: ……그 말대로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지키고 말겠어! '그라디아스 프로세라!' ……윽……!
클로에: 카인!
스칼렛: 호호호! 몇 번이고도 같은 일을 한들, 결과는 변하지 않아요!
클로에: 카인, 괜찮아?!
카인: 아아, 물러서있어. 이번이야말로……! '그라디아스 프로세라!' ……윽, 아아…….
클로에: 카인……!
카인: ……괜찮아……! 클로에와 라스티카는 그 밖에 침입할 수 있는 곳이 없는지 찾아줘! 나는 어떻게든 여기의 돌파를 시도한다!
라스티카: 하지만, 너 혼자서…….
오웬: …….
라스티카: 아니, 괜찮을 것 같네. 알았어, 카인. 발견하면 바로 너에게 돌아올게. 가자, 클로에.
클로에: ……카인! 조심해야해. 무리하지 말아줘…….
카인: 아아. 한 벌뿐인 옷을 더럽힐 수는 없지!
클로에: 바보!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무사히 있어줘!
카인: 그 쪽도! 하……. 좋아! 가자!
오웬: 너, 바보야?
카인: ……뭐가…….
오웬: 같은 일을 한다고 달라지지 않아. 걔도 그렇게 말했었잖아.
카인: ……같은 것이 아니야. 노리는 곳도, 공격 방식도 바꾸고 있어. 약점을 잡기 위해서.
오웬: 아 그래. 그래서, 뭐라도 발견했어?
카인: 아직이다. 하지만, 반드시 찾고 말겠어.
오웬: 아 그래.
카인: ……큭, 하아…… 간다……. '그라디아스 프로세라!' ……아윽…….
스칼렛: 호호호! 무엇을 해도 소용 없어요!
오웬: 칫……. '쿠레 메미니'
스칼렛: ……?! 가시덩굴을 튕겨냈다…….
카인: 오웬…….
오웬: 그게 기사님이야? 맹수꾼의 꼭두각시 같은 모습에 핥이지 마.
스칼렛: 꼭두각시라니 실례예요!
오웬: 시끄러워. 더 조용히 숨 쉬고 있어.
스칼렛: 숨? 하아…….
오웬: 너 말고.
카인: ……나?
오웬: 너 말고 누가 있어? 북쪽의 마법사처럼 정령을 모시게 되면 익숙하지 않다니까. 그렇게 허우적거리면 모두 피해서 사라져. 당연한 거 아냐? 그렇지 않아도 심상치 않잖아. 영혼들은 오염되는 것을 싫어한다고.
카인: 에 그러니까…… 즉…….
오웬: 조용히 숨쉬고, 언제나처럼 성실하게…….
카인: 아니야. 내가 묻고 싶은 건……. 즉, 지금 너는 나에게 마법을 가르쳐주고 있는거지?
오웬: ……틀려.
카인: 에, 아닌거야? 지금 여유는 별로 없지만…….
오웬: 아냐, 됐어. 너, 약점 찾아서 돌파하고 싶은거지.
카인: 돌파하고 싶어.
오웬: 조용히 숨쉬고 언제나처럼 성실하게 하는거야. 그게 중앙의 방식이잖아.
카인: 언제나처럼 성실하게?
오웬: 별로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근데 다른 애들은 그렇게 말하잖아. 너에 대한 걸.
카인: ……? 무슨 말이야? 마법에 관한거야? 나에 관한거야?
오웬: 됐으니까 하라고!
카인: 아얏! 신발 던지지 말라고!
오웬: 왜 모르는거야? 오즈는 너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거야? 기사님한테 실망했어.
카인: 그렇게 말해도……. 아.
오웬: 뭐야.
카인: 아까보다 더 깊게 숨을 쉴 수 있는 것 같아. 이런 뜻이었나. 진정 시켜준거구나. 고마워, 오웬…….
오웬: 아니라고. 신발 돌려줘.
카인: 앗…… 갑자기 날아오다니 깜짝 놀랐네.
오웬: 내가 케로베로스한테 저 여자를 덮치게 할거야. 기사님은 동시에 가시덤불을 공격해. 흥분하지 마. 정령들이 달아나니까. 너의 분노나 조바심을 봐도 굴복시킬만한 힘을 가져야해.
카인: 나한테는 없어?
오웬: 아직은.
카인: 알았어. 천천히 호흡할게.
오웬: 그래. 간다.
스칼렛: 호호호! 해보시는게 좋아요!
오웬:'쿠레 메미니'
카인: '그라디아스 프로세라!'
샤일록: 이런이런, 시끄러운 밤이네요. 왕성은 가시덤불로 덮이고, 하늘에는 바질리스크……. 파이프를 뗄 틈이 없어요.
브래들리: 현자나 다른 놈들은?
네로: 성 안에 있어. 완강한 가시밭에 갇혀버렸네.
브래들리: 가시……. 오웬은?
무르: 몰라! 왜?
브래들리: 가시나무와는 궁합이 나쁜 것 같아서. 뭐, 어떻게든 되겠지만. 아가씨가 장난을 건 나쁜 애야?
시안: …….
네로: 브래드. 난폭한 짓은 하지마. 이 아이가 주범인 것도 아니야.
브래들리: 여전히 달콤한 남자네. 아가씨, 목적이 뭐지?
시안: 어머님의 복수를 하여 어머님을 부활시키는 일...
브래들리: 복수? 누구에게?
시안: …….
네로: ……무르를 가리켰어.
브래들리: 어이어이. 서쪽의 학자 선생. 괴수대전이 벌어지기 전에 책임 지라고. 여자에게 손이라도 댄거냐?
샤일록: 여자에게 손을 댄 건 아닐테…… 여자에게 손을 댔나요?
무르: 까먹었다!
네로: 천재라는 것은 부러워. 나도 그런 편리한 머리가 되었으면 좋겠네.
무르: 엣헴!
네로: 비꼬는거야.
샤일록: 비꼬는 걸 알고 으스대고 있는거에요. 최악으로 얄밉고 최고로 사랑스럽죠.
브래들리: 좋아, 아가씨. 네 이야기는 잘 알았다. 이 놈은 삶아먹던 구워먹던 마음대로 해.
무르: 냥! 먹혀버려~!
브래들리: 그걸로는 참을 수 없다고 한다면 우리도 바질리스크를 퇴치하러 갈거야. 가시덤불 성 안에 말이야, 아키라라는 우리가 짊어져야 할 놈이 있어. 말하자면 우리들의 우두머리네. 전력으로 빼앗아줄건데. 어쩔거야, 아가씨?
시안: …….
네로: 시안……. 나도 성 안에 있는 동료들을 돕고 싶어. 여기는 양보해주면 안될까?
시안: ……아버지가…… 나의 일은 여기에 있으면서 하늘에서 성에 가까이 오는 사람들은 돌로 하는 것이라고…….
네로: ……어떻게든 안된다는건가.
시안: 괜찮아……. 나에게는 행운의 우산이 있으니까.
브래들리: ……행운의 우산?
시안: '볼로 하벨레'
네로: '아도노디스 옴니스!'
12화
바이올렛: 아버님의 말씀대로 리바이어던의 먹이로 주죠.
루틸: 리바이어던?! 병의 늪에서 본 그 큰 괴물인가요?!
피가로: 맞아. 리바이어던은 물만 있으면 어디든 자유롭게 공간을 이동할 수 있어. 서쪽 나라의 바다에서 시작해 병의 늪.... 그리고 중앙의 성 연못까지 미스라처럼 왕래할 수 있지.
루틸: 그런……! 성 근처에서 날뛰면 큰일이에요!
피가로: 그 말대로다. 미스라, 들었지? 공간의 문을 열어.
미스라: 하? 지금?
피가로: 맞아. 빨리 '아르시무' 해. 저 여자가 리바이어던을 소환하면 바로 바다로 데려갈거야.
미스라: 간단하게 정리해주시네요. '아르시무'
피가로: 좀 더! 더 큰 문을!
바이올렛: 너희들이 무슨 짓을 해도 소용없어. '볼로 하벨레'
스노우: 온다!
화이트: 성의 연못에서 출현하고 있어!
피가로: 미스라, 서둘러! 더 큰 공간의 문을!
미스라: ……윽, 그렇게 말해도 이렇게 큰 문, 열어본 적 없는데요……!
스노우: 안 돼!
화이트: 리바이어던이 나타난다……!
루틸: ……! 연못가의 안뜰에, 사람의 그림자가……?
시노: 쓸데없이 큰 녀석……!
미틸: 대단해, 시노 씨……!
리케: 큰 낫이 괴물의 급소에……!
시노: ……윽…….
시노: (위험해, 전혀 들지 않아.)
시노: 엎드려……!
히스클리프: ……! 일격에 저렇게 큰 나무와 석상을 쓰러뜨렸어…….
시노: 게다가 빨라……. '맛차 스디파스!'
미틸: ……위험했다……!
시노: 칫…….
시노: (위험하군, 이 녀석…… 상당한 마력이 있어. 그리고 전사의 움직임을 보인다. 아마, 우리들은 당해낼 수 없을거야. 가시덤불이 정원 위를 덮고 있어서 빗자루를 타고 도망갈 수도 없어. 누군가가 시간을 버는 수 밖에……)
히스클리프: 시노…….
시노: ……좋아. 히스, 손 대지 마. 공로는 내가 독점하지.
히스클리프: 하?!
시노: 저 녀석의 목은 내가 얻는다. 너는 미틸과 리케를 데리고 도망쳐.
히스클리프: 무슨 말을 하는거야?! 너를 혼자 냅둘 수는 없어!
시노: 저 녀석들이 있으면 오히려 방해야.
미틸: …….
리케: 실례예요, 시노! 저도 싸울 수 있……. 우와아아아…… 시노, 히스클리프……! 저기, 폭포같은 비가……!
시노: ……연못이 있던 곳이다. 물 줄기 너머로 뭔가 큰 그림자가…….
시노: (뭐야 저건……. 소의 마물, 연못의 마물도 둘 다 위험해. 어쩌지……. 어떻게 해……. 침착하자!)
시노: 미틸!
미틸: 네, 네……!
시노: 방해된다고 해서 삐졌냐? 기분 풀어. 카인의 흉내를 내자고.
미틸: 에?
시노: 포옹이다. 안아주지.
미틸: 우왓……!
히스클리프: 뭐하는거야, 시노?!
시노: ……너한테만 말하지. 시간 벌기가 고작이야. 히스를 부탁해. 저 녀석을 데리고 안전한 장소까지 도망가 줘.
미틸: …….
시노: 연못의 반대 방향으로 달려. 뒤는 돌아보지 마. 돌아오지도 말고. 곧 따라갈테니까.
미틸: 아, 알겠습니다……! 히스클리프 씨, 리케! 가죠!
리케: 하지만…….
히스클리프: ……시노는……!
미틸: 시노 씨라면 괜찮아요! 저희와 함께 도망가주세요, 히스클리프 씨!
히스클리프: …….
시노: 가! 미틸과 리케를 부탁해!
히스클리프: ……시노! 반드시 돌아와.
시노: 어.
히스클리프: 약속해!
시노: ……그런 건 필요없잖아! 약속은 신중하게 하라고! 미틸, 리케. 달려!
미틸: ……가죠!
시노: ……좋아……. '맛차 스디파스!'
피가로: 미스라, 빨리……!
미스라: ……윽, 하고 있다고요……!
루틸: 연못 근처에 누군가가 있는 것 같아요! 공간의 문이 다 열릴 때 까지 제가 미끼가 될게요!
미스라: 잠깐……!
루틸: 미스라 씨, 부탁해요……!
미스라: 아, 잠……! 피가로, 루틸을 쫓아가주세요!
피가로: 물론 뒤쫓아갈거지만, 그 애의 스피드를 따라잡는 건 꽤 힘든 일이야. 그래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거야! 난 큰 기술은 쓸 수 없으니까!
미스라: 왜요?!
피가로: 북쪽 출신인걸 숨기고 있으니까.
미스라: 무엇을 위해.
피가로: 여러가지 사정은 있지만, 한 마디로 말하자면 난봉꾼이지.
미스라: 큭…….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요.
스노우: 미스라쨩, 문이 작아지고 있어!
화이트: 방심하지 마, 미스라쨩!
미스라: ……'아르시무'
스노우 / 화이트: 와아! 대단해!
피가로: 그것보다 세 배는 더 큰 문을 부탁해! 힘내, 미스라. 오즈라면 3초만에 열었을걸.
미스라: 칫……. 정말 화나는 남자네.
피가로: 하하……. 그럼, 이 그림은 옆에 끼워둘게. 무슨 일이 있을 때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
스노우: 미스라 쨩. 겨드랑이 좀 실례할게.
화이트: 우리는 여기서 화목하게 지내고 있으니 신경쓰지 말게나.
미스라: 잠깐, 왠지 불안합니다만…….
스노우: 아아, 이것 봐! 또 공간의 문이 작아지고……!
화이트: 힘내, 미스라 쨩……!
미스라: '아르시무'
미스라: ……루틸……. 죽지 말아주세요. 부탁할게요.
루틸: ……윽, 성의 상공이 가시덤불에 둘러싸여 있어. 높게는 못 날아올라……!
루틸: 미스라 씨의 공간의 문……. 그 문의 리바이어던과 같은 크기가 될 때 까지…… 내가 끌어들이는거야. 괜찮아, 스피드를 내면서 빗자루를 컨트롤하는 것도 늘었을거야. 훈련대로 하면 돼. ……좋아, 간다! '오르토니크 세토마오졔!'
시노: ……! 물줄기 너머로 마법사가……. 저 그림자는…… 루틸인가! 살았다! 혼자서 괜찮을까? 다른 녀석들도 함께면 좋을텐데……. ……윽, 남 걱정할 때가 아냐……!
루틸: 좋아! 맞았다! 이쪽으로 와라……. 아슬아슬하게 끌어들여서…… 지금이다!
루틸: ……피했어! 내 쪽이 더 빨라, 한 번 더……!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크잖아……! 무서워……!
루틸: ……왼쪽! ……오른쪽! ……따라오고 있어! 다음은 위……. 아……! 뛰었다! 우왓…… 위험해! 빗자루에서 떨어질 것 같아……!
피가로: '폿시데오'
루틸: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여, 잘 하고 있네 루틸. 빗자루 뒤에 탈게. 너는 앞만 보고 운전해.
루틸: 알겠습니다!
피가로: 야간비행으로 가자. 여기는 특등석이네. 리바이어던의 얼굴이 잘 보여.
루틸: ……어떻게 생겼나요? 리던의 얼굴!
피가로: 리던?
루틸: 리바이어던은 기니까.
피가로: 젊은 애들은 뭐든지 줄이는구나. 무얼이야.
루틸: 무얼?
피가로: 무서운 얼굴의 약자.
루틸: 아~ 과연. 후후…….
피가로:'폿시데오'
루틸: 우왓....! 뭐, 뭐한거에요? 뒤에서 굉장히 지옥같은 뜨거움이 느껴지는데…….
피가로: 별 거 아니야. 그 상태로 그냥 날아줘. 아아…… 전혀 안되겠네…….
루틸: 안된다고요?
피가로: 꿈쩍도 하지 않아. 이거 미스라 아저씨에게 부탁해야겠네. 미스라의 문 상태는 어때? 리던이 들어갈 것 같아?
루틸: 아……! 굉장히 커지고 있어요……! 미스라 씨, 대단해……! 리던, 갈 수 있어요!
피가로: 좋아, 착한 아이다. 이리로 와! '폿시데오'
13화
미스라: ……차가워…….
스노우: 멋져, 미스라!
화이트: 공간의 문으로부터 파도가 넘치고 있네! 지금이라면…….
바이올렛: 너희들이 원하는대로 하게 두지는 않을거야. '볼로 하벨레!'
미스라: ……!
스노우 / 화이트: 우우우…… 좋아! 그림 밖으로 나왔다! '노스코무니아!'
바이올렛: 그림에서 나온 쌍둥이들이 빨간 머리의 남자를 지켰다……?
스노우: 호호호. 깜짝 놀랐나?
화이트: 미스라, 문 유지에 전념하는게야! 그대를 수호하는 것 쯤은 할 수 있으니 말일세.
미스라: 부탁한다고요!
스노우: 그대, 이름을 말해라.
바이올렛: 바이올렛.
스노우: 바이올렛이여, 요전에 진 빛은 갚아야겠구먼.
바이올렛: 아이를 괴롭히는 것은 취미가 아닌걸.
스노우: 착한 아이구먼. 마음껏 귀여워해주마. 나는 상냥하지 않으니까.
화이트: 호호호. 나도 다정하지 못해서 말이야.
바이올렛: '볼로 하벨레!'
스노우 / 화이트: '노스코무니아!'
루틸: 미스라 씨……!
미스라: ……루틸!
피가로: 그대로 문을 열고 있어! 리던을 바다까지 데려갈거야! 거기서 끝장을 보자!
미스라: 리던……? 뭐 상관없나. 다음은 맡길…… 잠깐 기다려주세요! 루틸은 놔두고 가요, 피가로……!
루틸: 괜찮아요 미스라 씨! 맡겨주세요! 리던, 이쪽으로……!
미스라: 거짓말이지…….
피가로: 걱정되면 미스라도 와! 수영은 특기잖아? 문으로 뛰어들거야. 루틸! 숨 참아!
루틸: 네……!
바이올렛: ……! 어디로 가는거야……!
미스라: ……아아 진짜. 저도 갈게요! 당신들도 따라와요!
스노우: 우리들의 그림, 바다에 던지면 안돼!
화이트: 소중하게 대해줘!
미스라: '아르시무!'
바이올렛: 기다려……!
루틸: (……차가워! 물속이야……. 어느 쪽이 위지?! 피가로 선생님... 미스라 씨는?!)
루틸: (……다리에 무언가가 얽혀있어……. 이번에는 누군가에게 손을 잡혔어!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는데 어쩌지?! 양쪽에서 끌어당겨서 몸이 떨어져나갈 것 같아……)
루틸: (아…… 팔에서 손이 떨어졌어……)
루틸: ……윽……. 콜록콜록콜록……. 컥…….
피가로: 괜찮아, 루틸?! 미스라, 그거 루틸의 다리야! 내가 한 것처럼 팔을 잡아!
미스라: 다리도 상관없잖아요……. 다행이다, 무사해서…….
루틸: 콜록콜록…… 죄송해요……. 걱정 끼치게 해서……. 꼬로로로로로록…….
피가로: 거꾸로 들지 말라니까! 얼굴이 바다에 담가지잖아!
스노우: 저걸 보게나……!
화이트: 리바이어던이야……!
루틸: ……거대해……. 고향의 바위산만큼 커……. 마치 신 같아…….
미스라: 흐응…… 그냥 거대한 것 뿐이잖아요.
바이올렛: 일부러 이 아이의 힘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바다에 오다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피가로: 어쩔 수 없어. 성이 무너지면 슬퍼하는 애가 있으니까. 게다가 물놀이를 잘하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야.
미스라: 저도예요. 호숫가에서 자라서요.
피가로: 그럼, 한바탕 수영이나 해볼까.
미스라: '아르시무'
피가로: '폿시데오'
아서: 현자님은 무사하실까…….
파우스트: 죽일 생각이었다면 납치는 하지 않았을거다.
레녹스: 누가 현자님을 납치했을까요? 한 나라의 왕성을 한순간에 이렇게 바꿔버리다니…….
파우스트: 무르에게 원한을 품은 인물이라고 샤일록이 말했었는데……. 오즈, 무슨 기척이 느껴지는 건 없나?
오즈: ……모른다.
레녹스: 현자님만 계시면 오즈님도 마법을 쓸 수 있을텐데…….
아서: "거대한 재앙"의 상처는 어쩔 수 없어. 오즈 님, 언제나의 버릇으로 주문을 외우지 않도록 조심해주세요. 마법을 쓰려고 하면 오즈 님은 잠이 드시니까요. 머리를 다치시면 안됩니다.
오즈: 알았다.
아서: 만일의 경우를 위해 이 검을 맡겨 두겠습니다.
오즈: ……내가 검을 휘두르는건가?
아서: 네. 검을 휘두르는 오즈 님은, 절대로 멋있을거라고 생각해요!
오즈: 그런가…….
파우스트: 너는 반대다, 레녹스. 언제나 순간적으로 손이 가는 일이 많지만…… 오즈가 마법을 쓰지 못하는 만큼 마법으로 지원해줘.
레녹스: 네…….
파우스트: 자신이 없는건가?
레녹스: 아뇨, 할 수 있습니다. '포세타오 메유바'
파우스트: 그래, 그거다.
레녹스: ……버릇을 고치는 것은 어렵네요.
오즈: ……검이라…….
아서: 저라도 괜찮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카인만큼 솜씨가 좋은 건 아니지만요.
파우스트: ……! 가시덤불이 덤벼든다!
아서: '파르녹턴 닉스지오!'
파우스트: '사티루크나토 무르크리드'
오즈:'복스노크' ……쿨…….
아서: 오즈 님!
레녹스: 이얍……!
파우스트: 레노!
레녹스: 아차!
아서: ……윽, 가시덤불의 공격이 끝도 없어……. 도대체 현자님은 어디에 계시는거지?!
……여기는 어디지? ……나는 자고 있는건가?
카인: 아차, 깨워버려서 미안하네. 재미있는 꿈 꿨어?
본 것 같기도 하고, 못 본 것 같기도 하고……. 아하하. 까먹었어요.
카인: 알지 그거. 꿈이란 일어나는 순간 잊어버리니까.
……어라? 여기는……. 아, 고양이 울음소리……. 뭐하고 있었더라? ……기억이 안 나. 잊고 싶지 않았는데…….
무르: 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지?
당신은…….
무르: 너의 고양이야! 마음은 약육강식이니까. 약한 마음은 강한 생각에 지는거야. 세심한 듯, 잔을 비우듯. 너는 비극마저 삼켜버려.
무르: 무리를 해서 누군가를 곤란하게 할 바에야 자기가 상처받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거야. 상냥한 너. 누군가와 함께 있기 위해서, 혹은 아무도 없게 하기 위해서…… 완만하게, 천천히,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아서 당신은 영혼을 소모시켜 버렸다. 너는 너의 영혼을 지켰어도 좋았을텐데.
…………나는…….
무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니? 너야말로 둘도 없는 존재야. 너를 대신할 사람은 없다고.
탈리아: 한 번 더 말해줘…….
무르: 너를 대신할 사람은 없어.
탈리아: ……무르…….
무르: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 탈리아. 너만의 특별함을.
……! 여기는…….
눈을 떠보니 이상한 공간에 있었다. 시커먼 공간에 꽃처럼 생긴 빛이 춤을 춘다.
오비시우스: 눈을 떴나.
당신은…….
눈 앞에 있는 것은 중앙 시장에서 만난 실크햇의 남성이었다.
오비시우스: 시장에서 만났었지, 이계의 현자. 이단자인 주제에 어리석은 자들의 추앙을 받아 우쭐해 하고 있어. 내 이름은 오비시우스. 너는 여기서 얌전히 가시나무 성이 되살아나는 것을 보고 있어줘야겠어.
……그랑벨 성을 이렇게 만든 것은 당신이었나요? 어째서……. 완성된 인형극을 보여준다고 했었잖아요…….
오비시우스: 지금 상연 중이야. 장미의 창을 보는게 좋아.
오비시우스는 빛나는 장미의 창을 가리켰다. 장미의 창이라고 불린 그것에 나도 가만히 응시한다. 그러자 꽃무늬 너머로 현자의 마법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가시덤불을 뗴고 성안에 들어가려고 하고 있는 카인과 오웬, 그들 주변에서 하늘을 날고 있는 클로에와 라스티카…….
바다 위에서 거대한 괴물과 상대하고 있는 루틸과 미스라, 그리고 피가로와 쌍둥이들.
성의 큰 홀에는 아서와 오즈, 파우스트와 레녹스가.
미궁과 같은 안뜰에는 소의 마물과 대항하고 있는 시노와……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히스클리프와 미틸, 리케의 모습.
밤하늘을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큰 새와 상대하고 있는 네로와 브래들리, 그리고 샤일록과 무르가 빗자루를 타면서 쫓아다니고 있다.
……모두들…….
오비시우스: 자, 탈리아. 너에게 제물을 바치겠다. 빨리 눈을 떠서 내 앞에 모습을 보여줘!
오비시우스라고 밝힌 사내가 괴상한 웃음소리를 울려댄다. 가시덤불에 손발이 감긴 채, 나는 장미꽃 창 너머의 광경을 숨을 죽이고 지켜보는 것 밖에 하지 못했다.
14화
피가로: '폿시데오'
피가로가 주문을 외우자 바다 위에는 큰 회오리 바람이 일었다. 빙글빙글 소용돌이 치며 바다와 하늘을 연결하는 거대한 기둥이 생겨난다. 매서운 바람을 온몸에 맞으면서 피가로는 해신처럼 유연히 미소짓고 있었다.
열매의 진색과 폭풍의 회색을 섞은 불온하고 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뜨고 오브를 표방한다. 그러자 거대한 토네이도는 무서운 기세로 리바이어던을 향해 직진했다. 하늘도 바다도 휩쓸면서 그는 수술 전의 의사처럼 손 등을 대고 가볍게 손가락을 구부려 초대한다.
피가로: 이리 와, 미스라. 협공하자.
피가로의 시선 끝에는 리바이어던을 사이에 두고 반대편 바다 위 미스라가 있었다.
미스라: 명령하지 마세요.
피가로의 말에 미스라는 재미없다는 듯 욕설을 퍼붓는다. 하지만 피가로에 호응하듯이 마도구를 한 팔에 안고 바다 속으로 뛰어들었다. 거대한 회오리 바람으로부터 도망치듯. 어두운 바다 밑까지 미스라는 가라앉았다.
반짝이는 무수한 거품들이 가루눈처럼 그에게 휘감겨있다. 미스라가 손을 놓자 마도구는 사뿐히 바다를 떠돌았다. 곧바로 거대한 촉제가 되어 포효하는 맹수처럼 입을 크게 벌린다. 미스라는 소리 없는 말을 새겨 넣었다.
미스라: '아르시무'
그 순간, 마도구의 벌린 입에서 얼어붙은 푸른 불꽃 같은 것이 발사되었다. 무섭게 내뿜은 얼음불길은 금세 바닷물을 얼리면서 얼음 드릴처럼 뻗어나간다.
리바이어던의 배를 향해. 리바이어던은 거대한 회오리바람에 휘말려 얼음기둥에 갇혔을터이다. 그러나 홀연히 문득 자취를 감추어 사라졌다. 그렇게 큰 괴물이 순식간에 사라진 광경에 나는 깜짝 놀랐다.
피가로: 이런, 다른 물가로 이동했네.
리바이어던이 사라지는 바람에 거대한 회오리바람과 얼음기둥이 충돌해 엄청난 굉음을 내며 물보라를 튀겼다.
피가로: ……미스라, 멈춰! 나한테 찔려오잖아!
미스라: ……후아……. 이쪽의 대사예요! 회오리바람에 말려들 뻔했잖아요!
루틸: 괜찮나요, 둘 다?! 리던은 도대체…….
스노우: 다른 물밭으로 이동한게야. 리바이어던을 가두지 않으면 무한히 이동을 반복하겠지.
화이트: 그랑벨 성으로 돌아갔을지도 몰라. 미스라, 서둘러서 공간을…….
피가로: 아니, 여기로 돌아올 거에요. 그 아가씨가 말했던대로 이 바다는 리던에게 유리해요. 여기서 우리를 잡은 다음 두 번 다시 방해받고 싶지 않아할거야.
화이트: 과연 그렇군. 하지만 괜찮은건가, 피가로여.
피가로: 뭐가요? ……아!
루틸: 피가로 선생님……. 미스라 씨만큼 강하시네요. 대단해요……!
미스라: 비슷하지 않다고요. 제 쪽이 위입니다.
피가로: 맞아맞아. 완전 위. 완전 위.
미스라: 난봉꾼이죠? 당신의 놀이에 루틸과 미틸이 어울려주고 있는거라고. 이런 때에도.
피가로: …….
루틸: 놀이라뇨……?
피가로: …….
스노우: 리바이어던이 다시 돌아온 것 같네!
화이트: 저 아가씨도!
오레올린: '볼로 하벨레!'
스노우 / 화이트: '노스코무니아!'
피가로: ……마법진을 그려 리바이어던을 봉인해야해. 끊임없이 이동을 반복하니까. 아, 의식에 필요한 도구들을 그랑벨 성에 두고 왔네. 게다가, 아직 다 모으지도 못했고…….
루틸: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루틸, 물러서!
루틸: 죄송해요! 이럴 때 말하는 것도 좀 그렇지만, 말하고 싶어서요! 저희, 얼마든지 어울릴게요! 피가로 선생님의 놀이!
피가로: …….
루틸: 어떤 놀이든, 어떤 때에도! 피가로 선생님이 하고 싶으시다면! 왜냐하면 피가로 선생님은 우리의 은인이시고, 저희는 선생님을 아주 좋아하니까요!
피가로: 루틸…….
스노우: 뭐가 놀이인거냐. 바보같은 놈 같으니. 신이 하는 놀이냐, 난봉꾼이 하는 놀이인거냐.
화이트: 이봐, 스노우.
스노우: 좀 더, 절실한 것이 아니었던가.
피가로: …….
스노우: 루틸이여, 피가로는 오늘 밤을 위해 오즈의 피를 매개체로 빌린게다. 마법사의 피, 머리, 손톱, 뼈가 매개체가 된다는 것은 배웠겠지.
루틸: 어머, 그런거였군요! 피가로 선생님! 그래서 저런 회오리 바람을!
피가로: ……사실은 그랬어! 그러니까, 오늘 밤은 피가로 선생님에게 맡겨둬!
루틸: 멋있어-!
미스라: 제 쪽이 더 멋있지만요.
화이트: 호호호. 얄미운 짓을 하는구나, 스노우.
스노우: 호호호. 가끔은 스승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럼, 진짜 오즈의 피를 매개체로 한 아가씨들은 어떻게 나올까…….
오레올린: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 돌이 되어라. '볼로 하벨레'!
미스라: 뭐…… 다음에는 놓치지 않을거예요. 통째로 구워먹어드리죠.
……윽……. 아…….
오비시우스: 쓸데없는 저항은 그만둬. 그 가시덤불은 너로서는 풀 수 없다.
(어떻게든 여기서 탈출하지 않으면……. 범인은 여기에 있다고 모두에게……)
(어라? 뭐지, 저거……. 어둠 한구석에 있는 보라색 조각? 빛나는 벌레……? 꽃잎……? 아니야, 돌이다. 혜성처럼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 같은……)
한 편, 그랑벨 성 상공에서는 마법사들이 바질리스크와 함께 달리는 소녀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샤일록: '인비벨'
시안: ……갑자기 안개가……. 앞이 안보여……. 겁내지 말고, 괜찮아…….
브래들리: 과연 어떨까. '아도노포텐스무!'
시안: 날개를 맞았어……! 안돼, 뛰어야만 해……!
무르: 어디가는거야? 술래잡기? 아하하! 기다려!
시안: 하아……. 하아…….
네로: 얼굴이 파랗네, 시안. 단념해. 이래보여도 여기 있는 사람들은 다 강해. 너는 못 이겨.
시안: ……'볼로 하벨레!'
네로: 말해도 소용없나……. '아도노디스 옴니스!'
시안: 꺅……!
네로: 다음은 드레스가 아니라 네 몸을 갈갈이 찢어버릴거야.
브래들리: 네로! 번거로운 짓은 그만둬! 바질리스크의 위에 뛰어올라! 내가 도와주지!
네로: ……알았어!
브래들리: 샤일록, 엄호를 부탁해!
샤일록: 맡기겠습니다. 그 대신, 네로가 그녀를 죽이게 하지 마세요.
브래들리: 묘한 거래인걸.
샤일록: 네로는 상냥한 사람이니까요. 저 소녀를 죽이면 100년이나 200년동안이나 신경 쓰고 다니겠죠. 그의 한밤중의 한숨은 아름답고 감칠맛 나지만, 그 수는 늘리고 싶지 않습니다.
브래들리: 당신도 배짱이 좋아. 베넷의 가게가 신주의 유흥가로 인기를 끈 이유를 알겠네.
샤일록: 다음에 천천히 놀러오세요.
브래들리: 좋아. 죽일 때는 내가 죽여. 게다가 쟤는 살아있는 사람이 아냐.
샤일록: 에?
무르: 네로가 바질리스크의 등에 착지했다!
네로: ……가만히 있어, 이 녀석! 좋아좋아, 얌전히 있어라. 내 고삐를 다루는 솜씨로 착한 아이로 만들어주지.
시안: 그 아이를 돌려줘……! '볼로 하벨레!'
무르: 네로, 엎드려! '에아뉴 랑블!'
네로: ……덕분에 살았어! 무르! 뒤로 돌지 마! 꼬리 쪽을 도발하면 염산이 뿌려질거야!
무르: 일부러 해야지!
네로: 하?! 왜?!
무르: 쨘! 발 밑을 보세요!
네로: ……! 바질리스크의 염산으로 성을 둘러싼 가시덤불이 녹고 있어! 무르! 대발견이다!
무르: 와이! 대발견!
네로: 브래드! 성 바로 위까지 엄호해줘!
브래들리: 좋아! 따라오라고, 새 자식!
15화
안뜰에서는 시노와 미노타우로스가 싸우고 있었다. 소의 머리를 단 괴물이 크고 무서운 도끼를 휘두르고 있다. 사나운 움직임과 달리 미노타우로스는 감정이 없는 조용한 검은 눈을 하고 있었다.
시노: 흥…… 옛날의 나같군.
미궁이 된 밤의 정원을 시노는 달려가고 있었다. 미노타우로스에게서 도망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울타리를 돌아 사각지대에 몸을 숨긴 채 따라붙은 미노타우로스를 공격한다.
시노: '맛차 스디파스!'
시노의 큰 낫은 정확하게 미노타우로스의 목을 가격했다. 보통 짐승이라면 일격에 목이 날아가버렸을것이다. 하지만.....
시노: ……젠장……!
목의 겉부분만 상했을 뿐, 미노타우로스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원심력으로 허공을 빙 돌며 시노는 땅에 착지했다. 그리고 다시 미궁의 정원으로 달려갔다. 울타리나 큰 나무에 숨어있다가 다시 틈을 엿본다. 숨을 헐떡이면서도 시노는 사냥꾼처럼 냉정했다. 조심스럽게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미노타우로스의 체력을 계속 깎아내리면 승산이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순간, 비극이 일어났다.
시노: ……!
시노의 기척을 눈치챘는지, 시노가 몸을 숨기는 울타리마다 묵직한 도끼로 난도질당했다. 시노는 빠르게 피했지만, 자세를 잡는 것이 늦었다.
시노: '맛차 스디파스!' 윽…….
미노타우로스의 도끼가 정면으로 시노의 몸을 가른다.
시노: ……우윽…….
그대로 시노는 내던져졌다. 일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시노 곁에서 쿵쿵 발소리를 울리며 미노타우로스가 사납게 덤벼든다.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목소리가 닿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시노! 도망쳐……!
오비시우스: 소용없어. 지상 최강의 전사인 미노타우로스에게서는 벗어날 수는 없다.
……도대체 당신의 목적은 무엇이죠?!
오비시우스: 사랑하는 아내를 다시 만나는 것이지.
아내……?
오비시우스: 가시의 마녀 탈리아. 금지된 마법의 탓에 저주를 받고 가시덤불에 홀린 불쌍한 마녀다. 그녀에게 접근하면 그녀의 의지와는 다르게 가시덤불이 나타나 날뛰며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말아. 탈리아는 저주받은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고성에 몸을 숨기며 살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만났지.
오비시우스: 내 인형극은 고독한 그녀의 마음을 위로했고, 그녀의 미소는 나의 고독을 위로했다. 시시한 세상, 어리석은 군중으로부터 해방된 장소에서 우리는 행복하게 살 수 있었다. 그런데도 탈리아는 그 남자 때문에 몸이 망가지고 말았어!
그 남자…….
오비시우스: 세계의 대천재로 불렸던 철학자 무르! 그 녀석은 내 아내의 마음을 빼앗아 편리한 연구 재료로 삼다가 실컷 이용하다가 버린 거야. 아무것도 모르는 탈리아에게 가시나무를 엮어, 달까지 닿는 길을 만들게 하려고 했어! 탈리아는 그것에 열중해서 가시나무를 엮어, 이윽고 가시나무 그 자체가 되고 말았다…….
가시덤불의 성, 그 자체……?
오비시우스: 모두 그 남자 때문이야! 대천재가 내 아내와 내 사랑을 엉망으로 만들었어!
그런……. 무르가 그런 짓을 할리가…….
(지금처럼 순진한 무르라면 몰라도, 영혼이 부서지기 전의 무르는……)
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죄없는 사람들까지…….
그 때 어둠속에서 웃음소리가 들린다. 무례하고, 매력적이고, 익숙한 달콤한 목소리. 보라색 사파이어 돌 조각이 강한 빛을 내뿜는다. 이윽고 그 보랏빛은 사람의 형태를 본떠갔다.
무르: 너무하네, 현자님. 당신에게는 세계에 흩어진 내가 설명했을텐데.
……! 당신은…….
무르: 내가 사랑하고 있는 것은 '거대한 재앙'. 저 아름다운 달 뿐이라고.
무르와 같은 얼굴을 한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우아한 미소를 지었다.
무르: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무르 하트. 무르라고 불러주세요, 현자님.
리케: ……왕궁의 안뜰, 미로처럼 되어버렸군요.
미틸: 아까까지만해도 이러지 않았는데……. 앗, 히스클리프 씨. 이쪽으로……. 괜찮아요? 피곤하지 않나요?
히스클리프: 괜찮아. 걱정해줘서 고마워.
리케: 무슨 일인가요,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미안하지만, 이제부터는 둘이서만 도망쳐주지 않을래? 시노를 혼자 둘 수는 없어. 여유있는 척 하고 있었지만, 그 녀석은…… 만약 자신이 있었으면 지켜봐달라고 했을거야. 나를 도망가게 두거나 하지 않아.
미틸: 시노 씨는 반드시 따라잡겠다고 했어요. 믿읍시다.
히스클리프: 약속을 했어, 시노랑.
리케: 약속을?
미틸: 마법사는 약속을 하면 안되는데……? 약속을 어기면 마법을 쓸 수 없게 되니까.
리케: 아주 무겁게 각오하고 맺은 약속인거죠……. 그렇죠,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그런거 아니야. 스승에게 속아서 서로 아무것도 모른채 약속해버렸어. 서로를 지킨다고. 그러니까…… 나도 시노를 지켜야지. 파우스트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주군으로서의 마음가짐이라던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나는 가야만 해. 미안.
미틸: …….
리케: 무슨 일인가요, 미틸. 얼굴색이…….
미틸: 히스클리프 씨. 사실 시노 씨가 부탁했었어요.
히스클리프: 무엇을…….
미틸: 우린 미노타우로스를 이길 수 없어. 히스클리프 씨를 부탁해. 도망가줘.
히스클리프: ……뭔……. ……그 녀석…… 진짜 짜증나……!
미틸: 화, 화내지 말아주세요! 시노씨도 히스클리프씨를 위해서…….
히스클리프: 알고 있지만……!
리케: 미틸은 왜 가만히 있었죠?
미틸: 시노 씨의 기에 진 것도 있습니다만…… 기뻤기 때문이에요. 저를 1인분이라고 인정해 주었으니까.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는데…… 저한테 맡기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기뻐서…….
히스클리프: ……그렇게 말하면 반대로 날 인정하지 않았다는 뜻이잖아.
미틸: 화, 확실히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만……. 화났나요?
히스클리프: 미틸한테는 화 안났어.
리케: 하지만, 손이 떨리고 있어요.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너무 화가 나서……. 어지러울 정도로 화가 난 적은 처음이야. 미노타우로스같은거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어.
미틸: 미, 믿음직하네요.
리케: 히스클리프가 편안한 마음으로 있을 수 있도록, 축복을.
히스클리프: 나는 시노에게 돌아갈게. 두 사람은…….
리케: 같이 가겠습니다. 신의 사도로서, 현자님의 마법사로서 동료의 위기는 못 본 척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사용해보고 싶은 도구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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