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네로: 화이트……? 왜, 여기에…….
네로가 그 이름을 말하자 스노우는 갑자기 전투태세를 그만두었다.
스노우: 방금 뭐라고 했나!? 화이트? 화이트라고 했지? 그대, 화이트를 알고 있나!?
서슴없이 네로에게 다가가는 아이에게 네로도 브래들리도 해적들도 당황한 모습이었다.
브래들리: 갑자기 그만두지 말라고! 뭐야?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스노우: 시끄럽네. 화이트……. 내 생이별한 형제의 이야기가 당연하지 않는가.
네로: 형제…….
스노우: 나는 스노우. 쌍둥이 화이트와는 둘이서 하나. 하지만 화이트는 어렸을 때 해적에게 납치되고 말았다. 그래서 나는 화이트를 되찾기 위해 수행에 힘썼고 이 힘을 손에 넣었네. 그리고 해적선을 덮쳐 화이트를 찾는 여행을 하고 있지.
(그런 가혹한 여행을 혼자서……. 굉장히 사이좋은 형제구나.)
스노우: 거기 남자. 아까 나를 보고 화이트라고 했지? 화이트는 여기에 있나!?
스노우는 무서울 정도로 진지한 얼굴로 네로를 따졌다. 네로는 주저하며 대답했다.
네로: 아, 아니……. 나는 그, 소문을 들었을 뿐이야.
스노우: 무슨 소문인가. 지금 당장 하나부터 열까지 말하지 않으면 이 배를 통째로 바다의 쓰레기로 만들어 주겠네!
네로: ……폴몬트 네이비. 거기에 그런 녀석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어.
폴몬트 네이비?
해적: 정부가 관리하는 해군이야. 일은 바다의 치안을 지키는 것. 엄청난 장비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는데, 너무 날뛰면 눈에 띄어 귀찮아지지.
그렇군요……. 해적들에게는 천적 같은 거군요.
브래들리: 사정은 알았다. 그러면 스노우, 너도 이 배에 타.
네로 / 아키라: 에!?
스노우: 흠……? 나를 포로로 잡으려는 건가? 그러면 조금 더 따끔한 맛을 보게 될 텐데.
브래들리: 성질 급한 녀석이군. 나는 포로 따위는 필요 없어. 해군은 해적을 사냥하지. 네가 우리와 함께 해적질을 한다면 언젠가 형제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스노우: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에게는 무슨 이득이 있지? 나는 그대에게 검을 겨눈 남자일세.
브래들리: 지금은 더 이상 겨룰 생각이 없으니까. 그럼 그걸로 됐네. 솜씨 좋은 녀석은 대환영이다. 너는 너의 반쪽을 위해 이 배를 타고, 그만큼 지금까지 배를 덮치는 데 썼던 힘은 이 단을 위해 쓴다. 어때. 나쁘지 않은 조건이지?
스노우: 이런. 말 솜씨 좋은 남자로군. ……그러면 실례해버릴까.
저기…… 브래들리. 정말로 괜찮나요? 당신이나 당신의 배가 위험하거나 하지는 않을까요?
브래들리: 너는 걱정이 많네. 내 기프트가 뭔지 어제 알려줬잖아.
브래들리의 기프트……. 아, 상대의 적의를 검은 안개로 보는 것이었죠.
브래들리: 맞아. 화이트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저 녀석의 안개가 사라졌어. 저 녀석은 이미 적의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아. 순수하게 반쪽을 찾는 것 뿐이야.
그렇구나……. 그렇다면 분명 안심이네요. 기프트는 편리하네.
네로: 하하…… 그렇지.
화이트: 오랜만의 육지는 좋구나. 역시 폴먼트 섬. 언제 와도 시끌벅적하네.
히스클리프: 네. 활기차서 다행이에요. 단지, 이 인파 속에서 하트 대장을 찾는 것은 힘들다고나 할까…….
화이트: 정부 요인과 회담을 하겠다며 우리를 데리고 나와 놓고 혼자 훌쩍 사라져버리다니. 정말이지 고양이 같은 상관일세.
히스클리프: 예스투름 섬의 해변에서 하늘색 머리의 남자를 해적이 데려갔다는 정보도 도착했습니다만, 만약 그 남자가 보주의 아이라면 큰일입니다. 본래라면 그쪽의 조사에 임하는 것이 맞을 텐데……. 대장님은 무슨 생각이실까요?
화이트: 흠. 의외로 저 녀석이 제일 보주의 아이 찾기에 마음이 내키지 않기 때문이지 않나?
히스클리프: 에……? 그게 무슨 뜻이죠?
화이트: 호호, 그냥 농담일세. 그 녀석도 젊었을 때는 조금 더 침착했지만, 언젠가부터 저렇게 되어버렸지. 이번에도 녀석의 변덕의 하나이지 않은가. 그건 그렇고, 히스클리프. 보주의 아이의 일에 대해서는 마음이 정리되었나?
히스클리프: ……그건……. ……솔직히 잘 모르곘습니다. 그렇지만 하트 대장의 말에 아무것도 대답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고……. 저에게는 시노를 위험에 빠뜨릴 용기도 없고, 다른 방법을 제안할 지식도 없는, 어중간한 사람이에요…….
화이트: 착한 아이구먼. 그대는 '보주의 아이' 뿐만이 아니라 이 세계의 본연의 자세에도 눈을 돌리고 있어. 분명 오래전부터 정부와 군의 기술에도 마음이 상하지 않았나.
히스클리프: 그, 그건…….
화이트: 내 앞에서는 숨길 필요가 없네. 폴먼트 네이비와 관계가 깊은 블랑셰가 출신의 몸으로는, 군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곤란할 테니.
히스클리프: ……독점에도 이유가 있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해적에게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주의 안절을 지키기 위해. 그럼에도 무심코 생각하게 되어버려요……. 이 기술이 확산되면 세계는 더 좋아진다. 모두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하지만 이것은…… 분명 상냥함이 아니라 저의 어리숙함입니다. 상냥한 쪽은 화이트 소령님이세요.
화이트: 내가? 상냥하다고?
히스클리프: 저를 계속 신경 써주시고 조직에 대한 의문도 허락해주시니까요. 아까도 감싸주셨고…….
화이트: 그건 말일세, 히스클리프. ……그대가 눈부셔서이다.
히스클리프: 제가 눈이 부셔서?
화이트: 물론이지. 소중한 사람이 있고, 그 사람 때문에 괴로워한다. 내가 잃은 마음을 그대는 가지고 있네.
히스클리프: 화이트 소령…….
화이트: 스노우가 죽었다는 말을 들은 그날……. 반쪽을 잃었다는 것을 안 날부터, 나는 세계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져 버렸어. 밤바다에서 별을 잃어버린 것이지.
화이트: 그대 같은 눈부신 빛을 모아 그럭저럭 향해를 계속하고 있지만…… 이 밤은 끝없이 계속되는구나.
해적: 섬이다! 폴먼트 섬이다!
도착을 알리는 소리에 반응해 모두가 갑판으로 모여든다. 푸른 하늘 아래에 큰 섬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녹색의 경사지에 달라붙듯이 많은 훌륭한 집들이 늘어서 있는 것이 보인다. 항구 주위에는 시장이 있는 것 같다.
와아……. 번화한 항구……!
브래들리: 좋은 곳이지? 폴몬트 섬은 그 유명한 여해적 치렛타가 사랑한 섬이다. 치렛타는 나의 꿈의 대선배야.
브래들리의 꿈……. 아, 전설의 보주 찾기 말인가요?
브래들리: 아아. 치렛타는 행방불명이 되어버렸지만 이 섬에는 치렛타의 아들이 살고 있다는 소문이 있어. 만나면 뭔가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그렇지 않아도 정부 관련 시설이 있어 상부의 보조로 번창한 땅이다. 돈만 내면 뭐든지 살 수 있다니까?
스노우: 그렇다면 정보도 살 수 있지 않을까? 저기, 캡틴. 화이트의 정보를 사고 싶은데 용돈 주지 않을래?
브래들리: 바보 녀석! 왜 내가 너한테 용돈을 줘야 되냐! 자기가 얻은 돈을 쓰는 게 해적이잖아.
스노우: 에에~. 피곤한 건 싫어~. 줘 줘 줘!
(아하하, 왠지 아빠에게 조르는 아이 같아서 귀엽네.)
네로: 캡틴에게 저 태도라니……. 하루만에 꽤 익숙해졌네.
네로! 숙취는 이제 괜찮나요?
네로: 아아, 고마워. 이제 완전히 멀쩡해졌어.
네로는 그렇게 말하지만 스노우가 배의 동료가 되고 나서 그는 생각에 잠긴 듯 멍한 일이 늘어난 것 같았다.
(아직 안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내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7화
네로: ……왜 그래? 내 얼굴에 뭐 묻었어?
아, 아니에요……! 이제 슬슬 하선 준비인가, 라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이야기하는 동안 해적선은 포구에 닻을 내렸다. 작은 배가 나오고 모두가 물자 조달을 위해 섬으로 향한다.
해적: 신입들은 식량 조달을 도와줘.
네로 / 아키라: 네!
네로: 식량 조달이네. 으음, 필요한 것은…….
브래들리: 네로. 너는 이쪽이다. 나를 따라와.
네로: ……! 네, 캡틴. 미안해, 아키라. 이쪽은 부탁해도 될까?
물론이죠! 캡틴의 명령이니까요. 식량 조달은 저에게 맡겨주세요.
네로가 브래들리와 함께 떠나자 갑판에 남아 있는 것은 나와 스노우 뿐이었다.
스노우: 무무무, 결국 돈을 주지 않았군.
……스노우. 괜찮다면 저와 같이 가지 않겠나요? 시장에서 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스노우: 세상에……! 그대는 착한 아이구먼. 그러면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하도록 하지. 가자, 아키라! 스노우 해적단의 출발일세!
(에? 어느새 내가 부하가……?)
폴먼트 섬의 시장은 매우 붐볐다. 새파란 하늘 아래 형형색색의 간판과 진귀한 상품이 늘어져있다. 노점에서는 식욕을 돋우는 향신료 향이 풍기고, 어디선가 황홀한 음악도 흘러나온다. 그리고 길은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이 꽤 많네요……. 떨어지지 않도록 손을 잡을까요?
스노우: 호호호, 귀여운 말을 하는군. 이래보여도 나는 그대보다 나이가 많은데?
에, 그런가요!? 죄송해요. 틀림없이 어리다고 생각했어요.
스노우: 됐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도 아니니.
스노우는 웃으며 목에 두른 스카프를 손가락으로 쭉 내렸다. 거기에는 검은 비늘의 문장이 있었다.
그건, 스쿠아마의 문장…….
스노우: 왼쪽일세. 즉, 나도 기프트……. '불로' 를 손에 넣었지.
불로. 즉…… 나이를 먹지 않는 건가요? 어느 시점부터 몸의 성장이 멈추는 느낌……?
스노우: 그렇네. 나의 경우 성장이 멈추는 것이 너무 빨랐지만…… 이 귀여운 모습도 나쁘지는 않지?
네! 귀엽고 강하다니, 갭이 있어서 멋있어요.
스노우: 잘 말하는구먼, 아키라여. 그러면 그대가 미아가 되지 않도록 손을 잡고 갈까.
아하하, 부탁드릴게요!
해적들에게 받은 장보기 메모를 보면서 우리는 필요한 것을 조달해 나간다. 스노우는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즐거워보였다.
스노우: 와아, 다양하다~! 여기는 건어물을 파나?
점원: 이건 상어야. 식인 상어!
에, 식인 상어요?
스노우: 안심하게나. 이제 완전히 죽었으니.
이 녀석은 이 근처를 마구 헤집고 다녔는데 어떤 굉장한 솜씨의 커틀러스 심부름꾼에게 당했어.
스노우: 호오, 굉장한 솜씨? 그 녀석은 폴먼트 네이비인가?
점원: 아니아니, 해적이야. 이름은 확실히…… 카인이었나. 그 전설의 대해적 오즈에게 길러진 아서가 이끄는 해적단의 일원이지. 엄청 강한데 해적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상냥하다고 해. 카인도 아서도 섬 아이들의 동경의 대상이야.
스노우: 과연. 상당한 강자인 것 같은데, 언젠가 승부해보고 싶구먼. 자, 아키라여. 다음으로 가보자~!
네……!
식량 조달 겸 주변을 살피다 보니 거리 곳곳에 벽보가 눈에 띄었다.
(크라켄을 조종하는 미스라에, 붉은 왼쪽 눈을 쫓는 독불장군 오웬…….)
이거, 전부 해적들의 현상수배네요. 상금을 걸고 있는 것은 폴먼트 네이비. 화이트는 폴몬트 네이비에 있는 것 같은데 스노우는 해군에 대해 뭔가 알고 있나요?
스노우: 자세한 건 모르네. 바다를 건너는 사람이라면 그 조직의 이름은 모두 알고 있지만…… 화이트는 해적에게 납치당했을 뿐, 그쪽에 접촉했을지는 생각도 하지 못했지. 당장이라도 화이트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지만…… 지금은 죽음의 해적단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구먼.
빨리 찾았으면 좋겠네요, 화이트 씨. 저도 뭔가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좋겠는데…….
갈색 머리의 소년: 잠깐. 길 좀 비켜줘!
우왓!?
스노우: 뭐지? 저렇게 서둘러서.
보세요, 스노우. 저쪽 광장에…… 아이들이 꽤 모여있어요.
스노우: 호호, 가볼까. 뭔가 재미있는게 있을지도 모르네!
화이트: 설마…….
히스클리프: 무슨 일인가요, 화이트 소령.
화이트: 저기, 저 길모퉁이에 보인 사람의 그림자는……. 스노우……? 아니, 하지만…… 스노우는 죽었다고…….
히스클리프: 스노우……. 혹시 화이트 소령의 소중한 사람인가요?
화이트: 그렇네. 사라져버린 나의 반쪽이지. 나와 그 녀석은 둘이서 하나일세.
히스클리프: ……그렇다면 지금 바로 쫓아가죠. 모습이 보인 곳은 저쪽 모퉁이죠?
화이트: 아, 아아…….
히스클리프: ……화이트 소령을 닮은 사람은…….
화이트: ……없네…….
화이트: 하하…… 당연한 걸세. 죽은 사람이 살아날 리가 없지. 내 마음이 보여준 환상이었던 거야 …….
히스클리프: 화이트 소령…….
화이트: ……통신……. 하트 대장인가?
화이트: 이쪽은 화이트 소령. 무슨 일이지?
무르: 여어. 오랜만의 육지는 즐기고 있어? 사실은 좀 더 만끽해 주었으면 하지만, 급하게 알아봐줬으면 하는게 있어서.
네로: 냄비에 금속 통에 스푼……. 캡틴. 철물점에 무슨 볼일인가요? 무기 조달이라면 무기 가게가 따로 있는데요.
브래들리: 무기는 다른 해적에게 공짜로 얻을 수 있어. 오늘은 배를 덮쳐도 구할 수 없는 물건을 조달하러 온 거야.
브래들리: 어이. 가게 주인은 있나?
점주: 헤이, 이쪽으로. 무엇을 가져다 드릴까요?
브래들리: 이 가게에서 제일 좋은 칼을 가져와. 돈이라면 있으니까 인색하게 굴지 말고.
네로: 에……. 칼이라니…….
점주: 히엣, 금화! 자, 잠시만요……. 이게 가장 좋은 것입니다……!
브래들리: 흐응, 이게 제일 좋은 건가. 이 몸은 커틀러스 이외에 칼의 좋고 나쁨은 이해할 수 없지만. 어이, 네로. 이건 네 거야.
네로: 뭐……!? 저에게 이걸……? 정말 괜찮나요? 굉장히 들기도 쉽고 눈부시게 잘 갈렸어. 이런 좋은 칼, 본 적도 없는데 …….
브래들리: 그렇게나 알면 잘 쓰겠지. 이걸로 제대로 맛있는 밥 만들라고?
네로: 아,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브래들리: 기대되네. ……이런.
단발머리 소년: 비켜줘! 서둘러야 해!
브래들리: 아? 뭐야 너희들.
단발머리 소년: 부딪혀서 미안해, 형. 루틸 형의 읽어주는 시간이거든!
땋은 머리의 소녀: 해적 이야기, 기대된다~!
네로: 아이들을 위한 해적 이야기인가. 희한하네요.
브래들리: 해적이 뭔지도 모를 것 같은 녀석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원하는 건 샀으니 가볼까.
점주: 군인 님……. 이런 곳에 있어도 되는 건가요?
무르: 왜? 나는 군인. 항구에는 바다와 배, 육지에는 정부 관계의 시설이 있어. 여기에 있어도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잖아?
점주: 그건 그렇지만……. 보기에도 높으신 분인데 이런 동네에서 과자만 드시니.
무르: 어려운 이야기는 당분이 필요하거든. 회담 전의 요기야. 그리고, 그렇지……. 또 하나의 목적은 정보 수집, 인가.
점주: 이런 곳에서 정보 수집을?
무르: 그래. 너, 천사에 대해 알아? 몸 어딘가에 날개를 가지고 있는 혜성의 심부름꾼이야.
점주: ……괴담인가요? 볼 수 있다면 보고 싶네요.
무르: 흐응, 짚이는 건 없는 건가. ……응?
점주: 왜 그러시나요? 사람들이 붐비는 걸 보고 굳어서.
무르: 하늘색 머리는 좋지. 예쁘고. 무엇보다 눈에 띄어!
무르: 잘 먹었습니다! 과자, 달콤하고 맛있었어.
화이트: 이쪽은 화이트 소령. 무슨 일이지?
무르: 여어. 오랜만의 육지는 즐기고 있어? 사실은 좀 더 만끽해 주었으면 하지만, 급하게 알아봐줬으면 하는게 있어서.
그건 알겠지만…… 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나?
무르: 내가 어디에 있는지는 남은 즐거움. 그것보다 해적단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 콧날에 상처를 가진 남자의 해적단에 대해서!
8화
내가 스노우와 아이들을 따라가다 보니 작은 광장에 다다랐다. 그 중앙에는 청년이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스노우: 네네, 잠깐 실례할게~. 자. 이 녀석이 아이들의 목적인가.
상냥해 보이는 분이 책을 들고 있네요. 읽어주는 걸까요?
숱이 많은 소년: 쉿! 루틸 형의 이야기가 슬슬 시작하니까 조용히 하세요!
죄송합니다……!
루틸: 다들 오늘 와줘서 고마워. 그러면…… 여기 책. 환상의 보주를 찾아 온 세상을 모험한 여자 해적 치렛타의 이야기, 시작!
치렛타의 이야기……?
브래들리: ……하. 이건 놀랐네.
브래들리! 네로도. 물건 조달은 끝났나요?
네로: 아아. 아이들이 모여 있으니까 궁금해서 보러 온 거야.
저도요. 그래서 치렛타의 이름을 듣고 브래들리의 이야기를 떠올리던 참이었어요.
브래들리: 어쩌면 만난 걸지도 몰라. ……치렛타의 아들과.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청년은 생생하게 읽어주는 것을 진행시켜 간다.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히면서도 나아가는 치렛타. 그 호쾌함은 듣고만 있어도 힘이 난다. 주위를 보면 아이들의 눈도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루틸: ……그래서, 치렛타가 손에 넣었다고 생각한 보주는 가짜였습니다. 그래도 치렛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았어요. 오늘도 어딘가에서 바다에서의 모험의 향해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청년이 그림책을 닫자 박수가 터져 나온다. 만족스럽게 떠나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광장에는 청년과 우리만 남게 되었다.
스노우: 와아, 짝짝짝짝! 아이들을 위한 줄 알았더니 꽤 집중해서 들었구먼.
너무 재밌었어요. 해적 치렛타, 멋있다.
루틸: 후후, 감사합니다. 천국에 계시는 어머니가 들으시면 분명 기뻐할 거예요.
에……. 천국……?
그러자 놀라는 나를 밀어내고 브래들리가 쑥 앞으로 나선다.
브래들리: 역시. 너, 치렛타의 아들이구나. 드디어 만나다니. 영광이다.
루틸: 말씀대로. 저는 치렛타의 아들 루틸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브래들리: 우는 아이도 입을 다물게 하는 죽음의 해적단의 캡틴 브래들리다. 너의 어머니와 같은 꿈을 쫓고 있어.
브래들리는 당당히 나서며 한 손을 내밀었다. 어딘가 걱정스러운 듯한 루틸도 꿈 이야기를 듣자 표정이 밝아졌다.
루틸: 같은 꿈…… 이라는 것은, 당신도 환상의 보주를? 대단하다. 어머니 말고도 보주의 존재를 믿는 분을 만나다니!
루틸이 브래들리의 손을 잡고 두 사람은 딱딱하게 악수를 나눴다.
잘 됐네요. 이걸로 보주의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네로?
뒤돌아보니 네로의 얼굴은 왠지 모르게 경련하고 있다. 그는 브래들리를 바라보며 멍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네로: 캡틴. 당신, 환장의 보주를 찾고 있었나요……?
브래들리: 뭐야, 이제 와서. 아. 너한테는 아직 말하지 않았나.
네로: ……네, 네…….
(네로, 왜 그러지. 안색이 나빠보이는데…….)
스노우: 치렛타의 이름은 나도 들어본 적이 있네. 아들이 여기에 있다는 것은, 치렛타는 여기서 죽었나?
루틸: 아뇨, 여기는 어머니가 좋아하던 곳이었어요. 해적의 감이 설렌다. 보주는 여기에 있다면서.
브래들리: …….
루틸: 그러니 여기에 있으면 언젠가 보주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동생이 집을 나간 이후로 이사왔어요.
브래들리: 루틸이라고 했나. 너는 치렛타가 보주를 찾은 곳을 기억하고 있냐?
루틸: 오래된 기록이나 기억을 파헤친다면, 조금은. ……당신. 혹시…….
브래들리: 루틸. 나는 치렛타의 꿈의 너머로 간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해. 나와 함께 하자. 어머니의 꿈의 너머를 보여줄게.
루틸: ……! 괜찮나요, 브래들리 씨.
브래들리: 물론이지. 뭐, 네가 모험에는 전혀 흥미가 없고 여기서 온건하게 지내고 싶다고 한다면…….
루틸: 가고 싶어요……! 당신과 함께 가게 해주세요. ……철이 들었을 때부터 보주를 찾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자라왔어요. 그 초롱초롱한 어머니의 눈동자, 들뜬 목소리……. 모든 것이 이 가슴에서 아직 살아 있어서, 잊을 수가 없어서. 그래서 저도, 어머니와 같은 꿈을……. 그리고, 그 너머도 보고 싶어요.
브래들리: 좋았어. 정해졌네! 따라오면 후회는 안하게 할 거야.
브래들리와 루틸은 완전히 의지가 넘쳐났다. 그런 두 사람을 흐뭇한 모습으로 바라보며 나는 슬그머니 옆으로 시선을 옮긴다.
네로: …….
그 표정은 맑지 않았고, 네로는 어딘가 불안한 듯이 무언가가 든 종이 봉투를 끌어안고 있었다.
루틸이 동료가 된 후, 우리는 물자를 배에 실어 날랐다. 그 수는 많아서 옮기기만 해도 해가 져버렸다. 하지만 준비를 마치고 출항한 후에도 아직 해적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으음, 물자의 분류와 기록은 끝났으니까……. 나머지는 창고로 옮겨야지. 그건 그렇고, 엄청난 양이네…….
(네로, 괜찮으려나. 이 일이 끝나면 말을 걸어보자.)
루틸: 아키라 씨. 저도 돕게 해주세요.
루틸! 아뇨, 괜찮아요……! 이건 제 일이니까요.
루틸: 배를 탄 이상 저도 단의 일원이에요. 이렇게 보여도 의외로 힘이 세거든요. 동생을 돌보면서 많이 단련했으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알통을 보이듯 조금 과장되게 팔을 굽히는 루틸에게 나도 모르게 문득 마음이 끌렸다.
그러면…… 말씀에 응석을 부려도 될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많은 양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거든요.
루틸: 맡겨주세요. 자, 같이 짐을 나누죠.
루틸은 명랑하게 작업에 참여해주었다. 자상하고 의지가 있는 모습은 형이라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작업하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기, 루틸은 동생이 있다고 했죠. 동생은 형님이 갑자기 해적선을 타게 되어서 걱정하거나 하지는 않나요……?
루틸: 후후,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남동생은 저의 유일한 혈육이고, 지금은 해군 학교의 기숙사에 있어요.
해군 학교! 멋있네요. 그렇다는 것은, 동생의 입학으로 혼자 살게 된 후 폴먼트 섬에?
루틸: 네. 그래도 만약을 위해 '형은 잠시 여행을 떠날게' 라고 출발 전에 서둘러 편지를 부치고 왔어요. '긴 여행이 될 수도 있지만 무조건 잘 돌아올 거야. 다음에 만날 때는 선물 이야기를 기대해 줘,' 라고.
루틸: 사실은 해적선을 탄 것도 전하고 싶지만…… 미틸에게 걱정은 끼치고 싶지 않아서. 언젠가 '전설의 보주' 를 찾으면 직접 만나러 가서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동생도 제가 이야기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이야기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반드시 기뻐해줄 테…….
뭐, 뭐야……!?
엄청난 물소리를 돌아보니 바다에 물기둥이 서있었다. 후드득 물방울이 떨어지고 우리는 흠뻑 젖었다.
해적: 캡틴! 포격입니다!
브래들리: 진정해! 포탄은 바다에 떨어졌다! 배에는 스치지도 않았어!
???: 우우, 왕왕!
???: 거기 해적선, 멈춰라. 지금 바로 멈추지 않으면 물어 뜯을 거다!
네로: ……저건 …….
해적: 폴먼트 네이비의 배……! 뭐하러 온 거지!?
9화
해적: 캡틴! 폴먼트 네이비의 대형 전함이 접근 중! 그리고 소형선이 향해 오고 있습니다!
스노우 / 아키라: ……!
브래들리가 재빨리 망원경을 들여본다. 나도 조심조심 배 가장자리에서 눈을 비볐다. 혼자 타는 배가 고속으로 해상을 달리고 있다. 이 배와는 생김새도 빠르기도 전혀 다르다.
브래들리: 정부와 군의 녀석들은 최신 과학기술을 숨기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저 배인가. 게다가 타고 있는 것은…….
화이트: 자. 깜짝 불꽃놀이 시간일세!
의문의 소형선에 탄 군인은 뭐라고외치며 어깨에 얹은 소형 대포 같은 무기를 발사했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날아온다. 무언가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고 해적선이 흔들렸다. 어디엔가 맞은 것이다.
브래들리: 쳇……. 맞았나. 상황을 보고해라!
해적: 배가 스쳤습니다! 손해는 약합니다! 항행에 문제 없음!
화이트: 이건 경고일세. 진심으로 상대한다면 이런 배 따위는 한방에 산산조각 내주지!
소형선의 군인은 확성기를 들고 소리치고 있다. 그 모습은 몸집이 잡고, 누군가와 닮은 듯한…….
화이트: 그게 싫다면 하늘색 머리의 남자인 네로를 건네게나!
네로: …….
브래들리: 네로를 건네라고?
왜 폴먼트 네이비가 네로를……?
스노우: 아키라! 잠깐 비켜보게나!
스노우는 내 앞에 나서자 몸을 내밀어 소형 배를 바라본다. 이렇게 진지한 스노우는 처음이었다.
스노우: 이 목소리는…… 화이트? 화이트인가!?
에!? 화이트? 스노우가 찾고 있었다던……?
화이트: 스노우……!? 왜, 왜? 살아있……. 정말로……?
히스클리프: 화이트 소령……? 무슨 일인가요?
화이트: 저기에 스노우가 있네! 어째서, 왜 해적선 같은 곳에…….
해적: 어떻게 할까요, 캡틴. 저 녀석들, 네로를 건네라고…….
브래들리: 나는 떨어진 걸 주웠을 뿐이니 불평을 들을 만한 짓은 하지 않았어. 하지만…… 너는 짐작이 가는 얼굴이군.
어수선한 배 위에서 브래들리가 말했다. 그의 시선을 쫓자 그곳에는 네로가 서있었다. 그 얼굴은 몹시 창백했다. 브래들리의 시선을 받아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느릿느릿 입을 연다.
네로: ……내 잘못이야. 이 배가 공격받는 거도, 전부 내 탓……. 당장 저쪽으로 돌아가야 해…….
브래들리: 돌아가야 해, 인가. 즉, 네 녀석은 폴먼트 네이비의 관계자였다는 건가?
네로: ……네. 죄송합니다…….
브래들리: 솔직해서 재미없는 사과다, 네로. 사과한다고 해서 시간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야. 미안하다고 생각하면 솔직하게 대답해. 너는 정말로 돌아가고 싶나?
네로: ……!
브래들리: 눈 돌리지 말고 얘기해.
브래들리의 시선과 목소리는 강했다. 어설픈 거짓말이나 발뺌을 용서할 생각은 없어보인다. 네로는 이를 악물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무거운 침묵 끝에 네로는 겨우 시선을들었다. 매달리듯 브래들리를 보며 네로는 말한다.
네로: ……있고 싶어…….
브래들리: 아? 목소리가 작아. 좀 더 들리게 말 해!
네로: ……용서받을 수 있다면…… 아직 여기에 있고 싶어! 왜냐하면, 당신에게 받은 칼도 아직 한 번도 쓰지 못했는데…….
브래들리: 제대로 말했잖아. ……잘했어.
브래들리: 들었냐? 네 녀석들! 포격 준비다! 네로는 건네주지 않아!
해적: 아이아이 캡틴!! 신입을 지키자!!
브래들리의 지휘 아래 죽음의 해적단은 폴먼트 네이비와의 치열한 포전을 견뎌냈다. ……물론, 흠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네로: 꽤 화려한 상처가 나버렸네…….
괜찮아요. 반드시 고칠 거예요.
네로: 아키라……. 고마워.
브래들리: 매운 냄새가 나네, 병아리들. 폴먼트 네이비와 그렇게 해서 이 정도면 됐어. 상대편이 거품을 물고 있을지도 모른다.
브래들리…….
네로: 캡틴. 저…….
해적: 캡틴! 바다에 뭔가 떠있습니다! 아아아…… 사람입니다! 아직 살아있습니다!
저, 정말이다……. 이쪽으로 손을 흔드는 것 같아요.
브래들리: 해전 후의 낯선 표류자인가. 걸리지 마. 폴먼트 네이비의 함정일 거 아냐?
브래들리는 어려운 얼굴을 하고 있다. 나와 네로는 배 가장자리에서 눈을 비벼댔다.
네로: 군인이 아니네. 본 기억이 없어.
널빤지를 잡고 있네요. ……아, 이쪽으로 손을 흔들고 있어요!
???: 실례! 그쪽의 여행자! 여러 사정이 있어서 배를 잃어버렸거든요. 괜찮으시다면 조금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스노우: 여행자라니. 우리는 해적인데 말일세.
루틸: 이대로 바다에 있으면 몸이 차가워질 텐데……. 브래들리 씨. 도와줄 수는 없을까요?
브래들리: 이상한 녀석이지만 악의적인 안개도 안 보이네. 적어도 추격자는 아니야. 어이, 건져올려!
브래들리의 한마디에 해적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표류자는 던져진 밧줄을 잡고 배에 올라 귀공자처럼 우아한 인사를 했다.
라스티카: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마워요, 마음씨 좋은 여행자님. 저는 라스티카. 폴먼트 네이비의 포로로 잡혀있었습니다.
스노우: 포로……. 온화한 분위기지만, 그대는 의외로 왈가왈부하군.
라스티카: 글쎄……. 노래가 나쁘다고 한다면 확실히 왈가왈부한 걸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포로가 되기 전에는 음악을 연주하는 여행자였거든요. 친구 클로에와 연주하면서 여행하고 있었죠. 정말로 변덕스럽고 따뜻한 날들이었지만, 어느 날 술집에서 연주하고 있었더니 갑자기 잡혔습니다.
브래들리: 뭐야 그게. 풍기문란한 곡이라도 연주했나?
라스티카: 내가 모르는 사이에 그런 곡이 되었나? 그건 그립고 아름다운…… 고향에 은밀히 전해진 오래된 노래입니다. 저를 조사하러 온 사랑스러운 분을 물리칠 수는…… 없어서 잡혀버렸지만, 좀처럼 돌려보내 주지를 않아……. '죽음의 해적단을 쏴라!' 라고 폴먼트 네이비 분들이 바쁜 사이에 실례했습니다.
루틸: 와아……! 저희가 싸운 것이 라스티카 씨에게 도움이 되었군요.
라스티카: 네. 그래서 클로에가 기다리는 배로 돌아가기 전에 보답을 하게 해줬으면 합니다. 무사히 악기도 되찾았고, 잠시 함께 해도 괜찮을까요?
브래들리: 상관 없어. 우리는 단을 위해 싸웠을 뿐, 은혜를 갚을 일은 하지 않았지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브래들리는 시선을 움직인다. 그 앞에 있는 것은 네로다.
스노우: ……네로여. 그대가 폴먼트 네이비에게 쫓기고 있었던 것은, 이 자처럼 술집에서 노래를 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라는 이유는 아닌 것 같군?
네로: ……아아.
네로는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이고 있던 얼굴을 든다. 아직 안색은 나빴지만, 기분은 안정된 것 같았다.
네로: 나는 '능력 없음' 의 스쿠아마. 군함 안에 있는 방에서 폴먼트 네이비에게 보호받고 있었어. ……하지만, 어느 날 밤 말없이 거기서 도망친 거야.
가볍게 심호흡을 한 뒤 네로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로: 나는…… 어렸을 때 부모에게 버림받아 노예로 팔려갔어. 그런 나를 산 게 폴먼트 네이비의 무르라는 녀석이고. 그리고 군함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지. 아무것도 없는 방에 계속 혼자. 창문이 열리는 일은 없고, 방 밖으로 나갈 때는 군의 허락과 감시가 필요해.
네로: 일어나. 밥 먹어. 자. 즐거움이라고 하면 가끔 주방을 빌려 음식을 만드는 것 정도였어. 그래도 노예선 안보다는 훨씬 나은 삶이었으니까, 더 이상 무언가를 바랄 수가 없었어. ……그날 밤, 별을 보기 전까지는.
별……. 아! 그건, 혹시…….
네로: 당신에게는 얘기했었지. 처음 연 창문에서 엄청난 크기의 혜성을 봤어. 그게 너무 예쁘고 눈부셔서. 조금 더 바깥 세계가 보고 싶어져서, 배에서 도망쳐 버렸어…….
닫힌 고독한 세계에서 본 거대한 혜성. 얼마나 쓸쓸하고 아름다운 광경인가. 그 빛은 경비가 삼엄한 군함에서 도망쳐 버릴 정도의 충격을 네로에게 준 것이다.
10화
(멋진 만남이라고는 생각하지만…….)
……폴몬트 네이비가 네로를 보호하고 있던 것은 알았어요. 하지만, 단순한 보호라고 하기에는 너무 엄중하지 않나요……?
네로: 아마도지만, 나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 '능력 없음' 은……. 파란 문장의 스쿠아마는 '보주의 아이' 라고 해서, 세계의 평화에 불가결하다고 하니까.
세계의 평화……?
네로: 아아. 나는 때가 되면 바다 밑에 있는 환상의 보주 속에서 잠에 들게 돼. 목숨이 다 할 때까지……. 그게 나의 몫이고 세상이 도움이 된다고. 자세한 것은 알려주지 않았지만, 무르가 그렇게 말했어.
그런 그가 배 너머로 펼쳐진 경치로 시선을 돌렸다. 나도 덩달아 그가 보는 곳을 봤다. 거기엔 끝도 없이 이어지는 바다와 하늘. 이 세계의 모든 평화가 네로에게……. 단 한 사람에게 달려있다고?
그…… 그런…….
지나친 이야기에 어안이 벙벙해진 나의 뇌에, 잔치의 풍경이 지나간다. 술에 취한 네로는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혼자 자고 싶지 않아'. '바다의 밑바닥에 가고 싶지 않아'. 라고.
(……그건 분명, 네로의 마음속 외침이었어…….)
네로: 지금도 다른 '보주의 아이' 가 보주 속에서 자고 있어. 그 녀석이 끝나면 이번에는 내 차례. 그러니까 여기서의 삶은 역할의 시간이 올 때까지의 마지막 즐거움으로 있을 생각이었어. ……그런데, 모두와 함께 있으면 있을수록 그만 원하게 되었어. 이 시간이, 언제까지나 계속되었으면 좋겠다고. 분수를 모르는 거지. 내가.
네로가 입을 다물자 주변에는 정적이 찾아왔다. 언제나의 떠들썩함이 거짓말 같다. 모두가 네로의 과거와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잠긴 방과, 바다의 밑에.
브래들리: ……네로. 지금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환상의 보주는 실재한다, 라는 거지!?
스노우: 잠깐. 그 부분!? 지금 네로가 꽤 무거운 신상 이야기 하고 있었잖아!?
브래들리: 신상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그 후는 잘난 놈이 말하는 세계의 이치의 이야기 뿐이었잖아.
브래들리는 망설임 없이 네로를 보았다. 언제나처럼 그의 강렬한 눈동자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브래들리: 세계 평화? 그런 거에 매달리고 싶은 녀석은 알아서 해. 네 목숨은 네 손으로 잡아. 나도, 단의 녀석들도 그렇게 살아왔어. 무슨 일이 있어도 누구를 탓하지 않도록. 그러니까 너도 여기에 있고 싶으면 있으면 돼. 어려운 이야기도 아니잖아.
네로: 캡틴…….
해적: 역시 캡틴……. 좋은 말을 하네! 네로는 우리의 동료야.
해적: 맞아! 우리들 죽음의 해적단, 세계 평화보다 동료를 지킨다!
해적: 무기도 새로 만들자고! 폴먼트 네이비 녀석들에게 다음에는 더 큰 걸 먹여주겠어!
스노우: 호호호, 느낌 좋은 배로군. 나도 그대가 있으면 조금 전처럼 화이트가 만나러 와줄지도 모르니, 여기 있는 쪽이 더 고맙네.
루틸: 어머니가 쫓고 있던 보주가 누군가를 불행하게 하는 존재라니……. ……네로 씨가 세계를 위해 희생한다. 그런 슬픈 결말, 저는 싫어요. 그래서 저도 무언가 네로 씨에게 힘이 되고 싶어요.
라스티카: 저도 음악의 힘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우선은, 네로. 당신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한 고 연주해도 될까요?
좋네요! 저도 아직 햇병아리기 때문에……. 교육 담당인 네로가 없으면 곤란해요.
네로는 멍하니 모두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 얼굴이 점점 울다가 웃는 표정으로 변하더니, 마침내 고개를 숙였다.
네로: ……모두……. 고마워.
브래들리: 좋아! 이야기는 끝났지. 일단 내일은 폴먼트 섬으로 되돌아가서 배의 수리다. 오늘 밤은 일찍 쉬고 전투의 피로를 치유해라! 알았지?
전원: 알겠습니다, 캡틴!
히스클리프: 괜찮겠나요? 모처럼 보주의 아이가 있는 곳을 알아냈는데, 그 정도로 끝내고…….
무르: 그 정도면 어느 정도?
히스클리프: 찰과상 정도요. 상대는 구식 해적선입니다. 반파시켜 탑승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만…….
무르: 헤에, 군인다운 소리네! 괜찮아. 제대로 최선의 방법을 선택했으니까. 당장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이상, 시간을 끌려면 위에 따르는 포즈를 보여줘야 해.
히스클리프: 시간 벌기……? 그건 도대체……?
화이트: 잠깐 괜찮겠나, 거기 둘. ……보주에 이변이 생겼네.
히스클리프: …….! 그건…… 선대의 보주의 아이에게 이변이 생겼다는 건가요.
화이트: 음. 보주의 빛이 급격히 약해지고 있어. 안에서 자고 있는 보주의 아이의 목숨이, 슬슬 끊어질 것이다.
무르: 이런. 그쪽에서 부지런해지면, 상층부를 속여도 어떻게 할 수가 없네.
히스클리프: 상층부를 속여!? 하트 대장. 당신은 그런 짓을……?
무르: 와이, 깜짝 놀랐지! 적을 속이려면 우선 아군부터…… 라고. 몰래카메라 대성공! 파우스트와 레녹스와의 수다는 즐거웠어. 다음에는 둘도 만나게 해줄게!
히스클리프: 설마, 파우스트 라비니아와 레녹스 램……? 두 사람은 정부 혁신파죠?
화이트: ……즉, 그 폴먼트 섬에서의 회담은 그들에 대한 근거를 돌리기 위해서인가.
무르: 두근거리지. 우리는 정부가 안고 있는 해군. 그렇다는 것은, 군의 높으신 분이 잠자코 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히스클리프: …….군 상층부보다 더 높은…… 정부의 지지.
무르: 그 말대로! 그들은 고결하고 성실한 정치인. 협력자로서는 안성맞춤이었어.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해도, 속임수를 잘 쓰는 고양이를 군의 큰 어른은 좀처럼 믿어주지 않으니까.
히스클리프: ……고양이라니…….
무르: 뒹굴뒹굴, 야옹. 아하하, 누구를 말하는 걸까? 뭐, 결과는 시간은 벌게 되었고 위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어. 하지만 대안이 나오기도 전에 한계가 와버렸지. 내가 네로에게 직접 이야기하러 갈게. 너희들은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히스클리프: …….
히스클리프 / 화이트: 알겠습니다.
무르: 이런. 저번에는 좀처럼 답해주지 않았는데, 지금은 꽤 순종적이네.
히스클리프: 하트 대장……. 지금까지 주제넘은 짓을 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눈앞에서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당신은 저 너머를 내다보며 움직이고 있었다. 하트 대장님의 생각을 따르겠습니다.
화이트: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세계 따위는 아무래도 좋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나도 사정이 바뀌어서 말일세. 세계 평화를 지켜야 할 이유가 생겼다. 그대를 방해하지 않겠네.
무르: 그렇구나.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어.
히스클리프: ……무르 하트 대장. 상관에서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무르: 뭐든지 들어줄게. 들어주기만 할 수도 있지만.
히스클리프: ……대안, 시간에 맞춰주세요.
무르: ……이런. 키우는 방법이 잘못되었나. 상관에게 이런 엉뚱한 요청을 하다니!
오늘 밤 꿈의 세계는 어둡다. 불빛은 한 점도 없고, 몹시 춥다. 나는 무릎을 꿇고 어둠 속에서 웅크렸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그래도 몸은 차가운 채로. 아무런 기척도 없는 고독한 어둠. 무서워. 추워. 외로워. 체온과 함께 마음의 온도도 빼앗긴다.
???: ……일어나…….
……아…….
(또, 이 목소리야…….)
……괜찮아, 아키라…….
불리자마자 몸이 따뜻해졌다. 일어서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그래도 따뜻한 것은 좋다. 이 그리운 목소리를 들으며 잠드는 것은 두렵지 않다. 춥지도 않아. 외롭지 않아. 그러니까…… 조금만 더, 잠을…….
네로: (……슬슬 모두 잠에 들었나. 여기도 전투에서 상처가 생겼어. 응급처치는 끝났지만, 완벽하게 원래대로 되돌려야 해.)
네로: ……상당히 폐를 끼쳤네. 나만 없었다면, 이런 일은…….
무르: 자신이 없었다면 세상은 어떻게 될까? 괜찮아질 수도 있고, 더 나빠질 수도 있어. 철학이네.
'魔法使いの約束 > 2023 이벤트 스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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