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음색을 함께 1화
(오늘은 비가 오네…….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왠지 진정돼.)
우리는 지금 동쪽과 중앙의 합동 훈련을 위해 히스클리프의 친정인 블랑셰 성을 방문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히스의 마나 에어리어는 비오는 날 침대 속이라고 했었지.
(확실히 이렇게 빗소리를 듣고 있으면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아. 히스를 따라해보면 더…….)
……나도 침대 속으로 들어가 볼까.
파우스트: 현자, 있나?
파우스트? 잠시만요……. 우왓!
아야야…….
리케: 엄청난 소리가 났는데, 괜찮나요!?
아…….
파우스트 / 리케: …….
파우스트: 뭐 하는 거야. 침대 밑에서 뒹군 상태에서 머리에 담요를 덮다니…….
리케: 혹시 낮잠을 자고 계셨나요? 그래서 침대에서 떨어져 버렸다던가…….
아하하…….
(마나 에어리어 놀이를 했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가 없어…….)
파우스트와 리케가 둘이서 있는 건 드문 일이네요. 무슨 일인가요?
리케: 제가 파우스트에게 부탁을 했거든요. 수업을 해달라고.
수업?
파우스트: 아아. 오늘은 비가 와서 예정됐던 수업이 취소됐으니까.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처럼 느긋하게 지내는 것은 그는 게으름이라고 하더군. 그래서 나를 찾아온 것이다.
과연……. 공부를 열심히 하는 리케답네요. 그런데 그렇다면 왜 저에게?
파우스트: 나도 방에서 틀어박혀 편히 지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현자, 그를 돌봐줘.
현자 / 리케: 에에!?
파우스트: 애초에 너에게는 이미 오즈라는 훌륭한 선생님이 있잖아. 내가 가르칠게 뭐가 있나. 게다가 나랑 지내는 것보다 현자와 있는 편이 너도 즐겁겠지.
차갑게 대꾸하면서도 리케가 귀찮다는 눈빛은 아니다. 파우스트다운 배려다. 하지만 리케는 축 늘어졌다.
리케: 현자님과 함께 있는 것은 좋아요. 그래도, 모처럼 파우스트에게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파우스트: …….
저기, 그렇다면 파우스트의 수업에 저도 참여하는 건 어떨까요?
파우스트: 하? 왜?
저는 마법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이야기를 듣는 것은 즐겁고. 파우스트의 수업을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파우스트: ….….
그 음색을 함께 2화
우리의 부탁을 마지못해 받아준 파우스트는 수업을 시작하자마자 주문을 외웠다.
파우스트: '사티르크나도 무르크리도'
그러자 그의 손 안에 작은 나무 상자가 나타난다. 뚜껑을 여는 순간 리케의 얼굴이 번쩍 빛났다.
리케: 이거, 오르골인가요? 예전에 미틸과 시장에 쇼핑하러 갔을 때 본 적이 있어요.
파우스트: 히스와 시노의 스승의 것이다. 그가 이 성에 놓아둔 것을 하나 빌려왔지.
그러면 이건 마법도구인 건가요?
파우스트: 아아. '기억의 소리 상자' 라는 마법으로 울리는 오르골이다. 머릿속에 떠오른 곡을 재생해주지. 장난감 같은 건데, 마력 조절 연습에 딱 좋을 것이다. 리케, 네가 좋아하는 곡을 틀어봐.
리케: 좋아하는 곡……. 으음…….
(아……. 아마 리케는 최근까지 음악에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있었으니까, 갑자기 물어봐도 바로 생각나지 않을지도.)
파우스트: ……리케. 너는 빗소리를 좋아하나?
리케: 좋아해요! 조용하고, 신성하고,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으니까.
파우스트: 그러면 눈을 감아봐라.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
리케: ……'산레티아 에디프'
현자 / 리케: 와아!
순간 오르골에서 빗소리라고 할 수 없는 큰 음량의 이음이 흘러나온다. 리케는 황급히 뚜껑을 닫았다.
어, 엄청난 소리였네요…….
리케: 네, 깜짝 놀랐어요. 귀가 아파요.
파우스트: 마력을 너무 많이 흘렸군. 어깨의 힘을 좀 더 빼. 조급해 하지 말고, 그냥 빗소리를 즐기면 돼.
리케: 조급해하지 않고, 즐긴다…….
리케: '산레티아 에디프'
다시 오르골의 뚜껑을 열자 이번에는 아름다운 음색이 울려 퍼졌다.
리케: 와아……! 밖의 빗소리와 예쁘게 겹쳐지고 있어요.
너무 예쁜 곡이네요.
파우스트: 아아, 잘했어.
리케: 감사합니다. 파우스트의 조언 덕분이에요. 그러고 보니 생각났어요. 저, 라스티카의 챔벌로의 음색을 좋아해요. 아까 안뜰에서 들었던 분수의 소리도.
리케: 현자님도 좋아하는 음악이 있나요? 현자님이 좋아하시는 노래도 오르골로 틀까요?
그 말을 듣고 머리에 떠오른 것은 내 세계에서 자주 듣던 음악이었다.
(들어보고 싶기는 하지만, 그것보다 지금은…….)
고마워요 리케. 하지만 저는 리케가 좋아하는 곡을 더 들어보고 싶어요!
리케: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에게 맡겨주세요!
그 음색을 함께 3화
리케: 쿨쿨…….
카인: 하하, 푹 자고 있네. 너희들의 수업이 즐거웠던 거겠지.
죄송합니다, 카인. 마중을 나와달라고 해서.
카인: 아냐, 이 정도는 별 거 아니니까. 나야말로 리케를 돌봐줘서 고마워.
파우스트: 별 짓 안 했어. 꽤 집중했던 것 같으니 푹 쉬게 해 둬.
리케를 짊어진 카인이 방을 나간다. 닫히는 문을 지켜보고 나는 다시 파우스트의 쪽으로 향했다.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수업 즐거웠어요. 쉬는데 무리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파우스트: 아니……. 나야말로 너를 말려들게 해서 미안했다. 그 사과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나에게 뭔가 해줬으면 하는 것은 없는지.
아니, 그런 일은…….
(……그렇지. 모처럼이니까 그 곡을 부탁해볼까.)
저기, 기억의 소리 상자에서 제가 떠올린 곡을 재생할 수 있을까요?
파우스트: 너의……?
무리한 부탁이라면…….
파우스트: ……아니, 별로 해본 적은 없지만 못할 건 없다고 생각해. 그러면 눈을 감아. 마음을 가라앉히고…….
파우스트의 말대로 하면 조용한 방에 빗소리만이 번진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내 세계에서 여러 번 들었던 곡. 그리운 음악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데 파우스트가 내 어깨에 닿은 것을 눈치챘다.
파우스트: '사티르크나도 무르크리도'
(아……. 빗소리가 멀어져서…….)
섬세한 오르골의 음색이 유독 기억에 남는 노래를 연주했다.
……! 파우스트, 이 곡……!
무심코 눈을 뜨면 곡은 큰 음량의 이음으로 변해 버린다.
우왓!?
파우스트: 미안해. 괜찮나?
괜찮아요. 제 마음이 흐트러진 탓이죠?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마도 지금 것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였어요! 너무 기뻐요……! 파우스트,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천만에.
저기, 한 번만 더 부탁드리면 안될까요?
파우스트: 어린애 같은 얼굴로 조르지 마라. 나 말고 다른 마법사한테 부탁하면 되잖아. 리케도……. 훈련을 거듭하면 같은 일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지.
확실히……. 아까까지의 수업에서 많은 곡을 들려줬으니까요.
파우스트: ……그래서 한 번만이다.
쓴웃음을 지으며 파우스트가 내 어깨를 만졌다. 나는 밑천을 터뜨리며 눈을 감는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그 곡을 떠올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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