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祭シリーズ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January 5, 2020
1月7日(火)18:00よりイベント「奇跡と祝祭のプレリュード〜東の国&北の国〜」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ファウスト・ヒースクリフ・ネロのカードが新登場🧙♀️
ーー初めて言われた。英雄になれるって。 #まほやく pic.twitter.com/wnNgIGVUYC
'마법사가 들어오면 다시는 나오지 못 해.' 성스러운 축제를 위해 동쪽과 북쪽의 마법사들이 향한 곳은 무언가 숨겨진 사연이 있는 듯한 마을. 그곳에서 펼쳐지는 일그러진 기적.
처음 들어봤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말은.
1화
무르: 서쪽에 이어 중앙의 태고의 신전도 무사히 되살아난 것 같아 다행이네!
카인: 아아, 어떻게든 됐네.
미틸: 카인씨는 상처도 회복되어서 다행이네요!
히스클리프: 정말이야……. 카인이 잡혔을 때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카인은 용감하긴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말아줘.
카인: 착하네, 히스. 걱정 끼쳐서 미안해.
오웬: 나도 병문안 해줄까? 다 나았으니까, 한 번 더 다치게 해서 병문안 가도 돼?
카인: 사양할게.
무르: 슬슬 다음 땅에서 성스러운 축제를 할 때 되지 않았어? 다음은 동쪽인가? 북쪽인가? 남쪽인가?
미틸: 혼란한 세계를 진정시키기 위해 성스러운 축제를 열고 태고의 신전으로 정령들을 소환하는 거였죠.
카인: 맞아. 세상을 위한 중요한 역할이야. 북쪽의 마법사는 한 번도 참가하지 않았었으니까 슬슬 차례가 아닐까?
오웬: 에에? 귀찮아…….
미틸: 북쪽의 마법사와 같이 일이라니, 왠지 무섭네요...
카인: 겁날건 없지만 너희들 땡땡이 칠 것 같아. 서로 협력하는 것도 힘들 것 같군.
오웬: 협력 같은 건 안 해.
히스클리프: 북쪽의 마법사와 상대하는 건 힘들어 보이네…….
무르: 남일처럼 말하고 있는데, 그런 위험해 보이는 곳에 룰렛을 맞히는 건 대개 너희들 아냐?
히스클리프: 에?
스노우: 히스클리프, 오웬. 잠깐 이 쪽으로 오게.
화이트: 다음 성스러운 축제 일정이 잡혔구나! 동쪽 나라의 마법사들이여, 동쪽 나라의 성스러운 축제를 열어줘야겠구먼!
스노우: 북쪽의 마법사들은 그들을 서포트 하지!
히스클리프: 에…….
오웬: 하?
동쪽의 마법사들이 넓은 방에 모여 있었다. 하지만 북쪽의 마법사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나타난 것은 꽤 시간이 흐른 뒤였다.
파우스트: 늦어.
스노우: 미안. 미안.
화이트: 미스라를 찾고 있는 사이에 브래들리가 잠들어버리고, 그러다가 오웬도 사라져버리는 바람에…….
스노우: 전원 모이는 것만으로도 큰 고생이구먼.
동쪽의 마법사들의 선생님인 파우스트는 질린 듯 북쪽의 마법사들을 응시했다. 북의 마법사들은 힘은 세지만 멋대로 구는 데가 있어. 한편으로는 동쪽의 마법사들은 인색하고 폐쇄적이지만 정작 성실하고 조직적인 행동도 뛰어나다. 궁합은 별로 안 좋아보인다. 곧바로 대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파우스트가 나를 쳐다봤다.
파우스트: 이번 임무는 동쪽의 마법사들만 하게 해줘.
네로/시노: 찬성.
히스클리프: 저도……. 가능하다면…….
스노우: 이봐이봐이봐.
화이트: 그렇게 매정하게 굴지 않아도 되지 않겠는가.
시노: 나는 기다리는 것을 싫어한다. 앞으로 뭘 하려면 너희들을 기다리는 것은 사양이야.
시노도 북쪽의 마법사들을 쳐다본다. 북쪽의 마법사들은 아예 반응도 하지 않고 미스라는 하품을 숨기지도 않았다.
미스라: 후아암……. 졸리다……. 응? 뭐라고 하셨나요?
시노: 때려죽이겠다, 이 자식…….
히스클리프: 시노! 상대는 북의 마법사니까…….
브래들리: 맞아. 가만히 있는 편이 동쪽의 마법사들을 위해서지.
브래들리가 어깨를 들썩인다. 그리고 네로의 어깨에 팔꿈치를 올려놓았다.
브래들리: 게다가 우리들의 힘이 필요하다는 것은, 나름대로 위험한 상대라는 뜻이잖아?
네로: 팔걸이로 쓰지 마…….
브래들리: 어? 뭐야? 나를 거역할 셈이냐?
네로: 저리 떨어져. 귀찮아.
네로는 귀찮은 듯 얼굴을 찌푸리고 브래들리를 밀어냈다. 브래들리는 개의치 않고 껄껄 웃고 있다. 북쪽 마법사들의 불손한 태도에 동쪽 마법사들은 초조해하는 눈치였다.
(이번엔 앞날이 불안하네…….)
스노우: 브래들리의 말대로 이번에 가는 곳에는 불길한 소문이 있구먼. 우리 북의 마법사들의 힘이 필요할거다.
시노: 우리들로는 미덥지 않다는건가?
화이트: 그렇게 말한 적은 없구먼. 만약을 위해서다. 서쪽의 축제도, 중앙의 축제도 다른 마법사들의 도움을 받았었으니.
스노우: 그대들도 서쪽 마법사들에게 힘을 빌려주었었으니 사소한 일에 신경 쓰지 말고 우리 힘을 의지하면 된다.
네로: ……그래서, 불길한 소문이란?
화이트: 마법사가 들어가면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마을이 있다고 한다.
시노: ……마을? 마을이란 인간이 상대인건가? 인간따위에게 질 리가 없잖아.
스노우: 이상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지. 자, 지도를 봐라.
파우스트: ……동쪽과 북쪽 사이의 산맥 옆이구나. 난 가본 적이 없어. 히스클리프는?
히스클리프: 저도 잘 모르겠어요.... 블랑셰에서도 먼 곳이고요....
오웬: 그러고보니,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
오웬의 말에 히스클리프는 움찔했다. 단정한 얼굴에 짓궂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오웬은 고개를 갸웃한다.
오웬: 또 나랑 놀아주지 않는거야?
히스클리프: ……무슨 뜻인가요?
시노: 아무것도 아니야, 히스. 오웬 말에 귀 기울이지 마.
시노는 히스클리프의 팔을 끌어당겨 오웬을 떼어냈다. 오웬은 의미 있게 웃고 있다.
(설마…….)
그들이 주고 받는 이야기에 나는 중앙 왕도에서 일어난 소동 뒤에 시노에게 들은 이야기를 떠올렸다.
2화
시노: 중앙 왕도에서 벌어진 소동의 와중에 히스의 기묘한 상처가 드러났다.
정말인가요? 어떤…….
시노: 흉포한 검은 짐승이 돼.
짐승……?
시노: 아아. 우리들을 덮쳐왔다. 히스 본인은 기억 못하는 것 같아. 이 일은 나랑 카인이랑 오웬밖에 몰라.
히스에게는 얘기 하지 않는건가요?
시노: ……카인에게도 얘기해봤는데 히스는 마법사라는 것도 신경쓰고 있어. 짐승이 된다는 걸 알면 더 힘들어할거야. 상태를 보고 내가 나중에 말할게. 그 녀석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중하게 대해주지 않겠나?
……알겠어요. 부탁드릴게요.
(섬세한 문제니까 참견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직 말하지 못한거였구나.)
히스클리프: 뭐야, 시노……. 뭘 알고 있는거야?
시노: 아무것도 아니야. 오웬은 성격이 나빠. 상대하지 마라.
오웬: 헤에, 그렇게 말하는구나?
시노: 시끄러워. 쓸데없는 말하면 네 비밀도 얘기할테니까.
오웬: …….
미스라: 비밀? 당신에게 비밀이 있나요?
브래들리: 약점인가? 나중에 가르쳐줘, 동쪽의 작은 놈. 용돈 줄테니까.
오웬이 살기가 가득찬 눈으로 시노를 쳐다본다. 오웬의 비밀이란 오웬의 기묘한 상처이다. 졸지에 천진난만한 아이 같은 인격이 된다.
오웬: 죽고 싶은거야, 시노?
시노: 닥치고 있어. 똑같은 조건이잖아.
히스클리프: 비밀이라니……? 시노, 대체 무슨…….
시노: 시끄러워. 괜찮아.
짜릿한 공기는 피부로 느껴졌고 나는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을 느꼈다. 그 순간, 미스라가 파우스트의 머리를 잡는다.
파우스트: ……!?
히스클리프: 선생님!
시노: 어이, 미스라!
네로: 가만히 있어, 시노!
순식간에 동쪽의 마법사들이 털을 곤두세운 고양이 처럼 경계를 한다. 미스라는 파우스트를 내려다보며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했다.
미스라: 그 모자, 괜찮은 것 같아서.
동쪽 마법사: …….
맥빠진 듯 동쪽의 마법사들이 움직임을 멈춘다. 직후에 선생님을 모욕당한 것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브래들리가 배꼽을 잡고 웃기 시작했다.
브래들리: 아하하하! 겁먹게 해줘야지, 미스라. 동쪽 녀석들은 근본이 어둡고 겁이 많다니까.
시노: 겁쟁이라고? 내가 겁쟁이인지 아닌지 보여줄까?
스노우: 이봐 이봐, 시노!
화이트: 브래들리도 그만두는게다!
브래들리: 하하하! 재밌네. 파우스트. 부하가 귀엽다면 장난은 치지 않게 해둬.
모자를 눌러쓴 파우스트는 브래들리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
파우스트: 스노우, 화이트, 우리들끼리 동쪽 마을로 간다.
스노우: 파우스트.
파우스트: 너희 쌍둥이들뿐이라면 동행을 허용하지. 어떤 마물보다도 저 녀석들과 함께 있는 것이 위험해.
오웬: 싫다고하면 따라가고 싶어지네. 히스클리프에게는 내가 필요할테고.
히스클리프: ……무슨 뜻인가요?
미스라: 귀찮네……. 뭐든 좋으니까 빨리 끝냅시다. 동쪽의 마법사를 지켜 보고 있으면 되는거죠.
스노우: 미스라. 이건 동쪽 나라의 성스러운 축제인게다.
화이트: 원시의 정령들의 성질을 가장 잘 이해하는 것은 동쪽의 마법사다. 우리가 그들을 따르고 힘을 주는 것이다.
브래들리: 우리 북의 마법사가 따라? 그것도 아래의 동쪽 녀석들에게? 아하하! 웃기네!
브래들리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활짝 두 팔을 벌렸다가 박력과 자신감으로 가득 찬 큰소리로 외친다.
브래들리: 알겠냐, 잘 들어라! 동쪽의 음침한 마법사들! 여기선 먼저 내가 너희들의 보스....
그 순간 네로가 어디선가 작은 병 같은 것을 꺼내 흔들었다. 후추다.
브래들리: …….에취!
브래들리는 홀연히 사라져버렸다.
브래들리……! 재채기를 하면 사라지는 묘한 상처 때문에....
스노우: 네로! 왜 갑자기 후추를 뿌리는겐가?!
네로는 핏대를 세우며 분을 풀려는 듯 숨을 크게 쉬었다.
네로: 미안. 한계였어.... 정말이지 이 녀석의 이런 점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네...
미스라: ……응? 돌아가도 괜찮아요?
스노우: 아니야, 미스라!
화이트: 안된다, 미스라!
미스라: 그럼, 나머지는 맡길게요.
스노우 / 화이트: 미스라쨩……!
미스라: "아르시무"
공간의 문을 열고 미스라도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돌아보니 어느새 오웬도 사라졌다.
스노우: 정말이지, 이 녀석들...! 금방 데려오겠다. 그대들은 여기서 기다려주게.
파우스트: 몰라.
스노우: 파우스트, 동쪽 사람들! 혐오하는 상태로는 안된다. 타인과 협력하는 것을 배우지 않으면...
시노: 북쪽의 녀석들은 질색이야. 간다.
저……. 정말로 가나요?
네로: 조사든 뭐든 우리끼리 하는게 더 빨라. 만만치 않은 마물이 나올 때만 녀석들에게 맡기자. 그래야 걔네 입장에서도 좋겠지. 강하다던가 약하다던가 그런 식으로 밖에 얘기 할 수 밖에 없어.
히스클리프: 현자님은 마법관에서 기다려주세요.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요.
……그러면, 더욱 더 함께 갈게요.
히스클리프: 현자님…….
스노우, 화이트. 북쪽의 마법사들을 모아서 데려와주세요. 저희들은 먼저 예습 하고 있겠습니다.
스노우: 알겠다. 부디 무리하지 말아주게나. 파우스트여, 부탁한다.
파우스트: ……어린이들과 현자에게는 위험에 끼치게 하지 않아.
화이트: 이건 클로에가 마련한 성스러운 축제용 의상이다. 미리 몸에 걸치고 향하면 좋다.
스노우: 조심하는게야.
의상을 받아든 동쪽의 마법사들은 마법으로 순식간에 옷을 갈아입었다. 우울한 표정을 지으며 이들은 엘레베이터에 올란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안감이 들었다.
3화
파우스트: 여기에 동쪽의 신전이 있는건가…….
네로: 울창한 산기슭 마을이네……. 스노우랑 화이트가 준 지도만 보면 틀림없는 것 같은데…….
시노: 이런 곳에 사람이 살고 있나?
네로: 발밑이 축축하고 저기도 작은 폭포가 있어. 물만 있으면 사람은 살 수 있지.
히스클리프: 그래도……. 깨끗한 물은 아닌 것 같아요. 이상한 냄새가 나……. 동물의 시체가 썩은 것 같은…….
……?! 지금 건…….
시노: 비명소리 같아. 사람 아니면 동물의…….
파우스트: 아니야.
파우스트…….
파우스트: 조심해. 이곳에는 마법사를 죽이는 것에 익숙한 인간들이 살고 있어.
마법사를 죽여……?
시노: ...바보같은 소리 하지 마. 우리가 인간따위에게…….
네로: 쉿, 소리가…….
히스클리프: ……감각을 제대로 못 잡겠어……. 귀도 잘 안 들려…….
……? 히스, 안색이 안 좋아요.
히스클리프: 뭔가 이상해요……. 평소라면 사람인지 마법사의 기척인지 알 수 있을텐데…….
시노: 그냥 짐승이겠지. 보고 올게.
파우스트: 시노. 멋대로 움직이지 마.
시노: 겁이 너무 많아. 그러니까 북쪽 놈들에게 조롱이나 당하지. 걔들이 오기 전에 빨리 끝……. ……!
시노의 눈 앞에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파우스트가 마법으로 기척을 감추고 순식간에 시노 곁으로 다가간다. 시노의 팔을 끌어당기고 감싸주듯 앞에 섰다. 두 사람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은 시노와 비슷한 키의 소년이었다. 무슨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진흙투성이에 비린내가 난다. 까맣게 때묻은 얼굴에 파란 눈동자가 인상적이었다.
소년: ……아…….
파우스트: ……어린애였나…….
시노: 봐, 말했잖아. 별 거 아니라고. 너, 이 근처 마을의 아이냐?
소년: ……응. 당신들은……
시노: 우리들은 현자의 마법사다. 난 동쪽의 마법사 시노. 쟤가 현자. 히스클리프에 파우스트, 네로다.
소년: 현자의 마법사……?
시노: 그런것도 모르는건가. 시골뜨기로군. 뭐, 됐어. 마을까지 안내해줘.
파우스트: 안내는 필요 없다. 장소만 알려주면 돼.
시노: 파우스트.
파우스트: 나중에 설명하지. 거기 너. 알려줘.
소년은 겁 먹은 듯 어깨를 움츠리며 산 위쪽을 가리켰다.
소년: 저기……. 조금만 더 가면 연못이 있고……. 더 올라가면 마을 교회가 보여.
파우스트: 알겠다. 고마워.
소년은 허겁지겁 몸을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무언가에 시선을 사로잡힌 것처럼 움직임을 멈추고 제자리에 선다. 히스클리프였다. 히스클리프도 시선을 의식하고 파랗게 질린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소년은 물을 맞은 것처럼 놀라 울창한 산속으로 사라졌다.
네로: 하하……. 천사라도 본 얼굴이었네. ……히스, 너 괜찮아?
히스클리프: 괜찮아……. 이상한 냄새와 비명소리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졌더니…….
시노: 빨리 마을로 내려가서 쉬자. 쟤를 따라가면 됐을텐데.
파우스트: 마법사는 마음으로 마법을 써. 마음이 혼란스러우면 힘을 낼 수 없다.
파우스트는 걱정스러운 듯 히스클리프의 얼굴을 들여보다가 조용히 빛을 냈다.
파우스트: 사람이나 마법사나 동물이나 마음을 어지럽히는 불쾌한 것은 다 똑같다. 시체 냄새와 절명의 소리.
시노: 절명의 소리라니, 아까 그거?
파우스트: 그건 피리 소리다. 죽음의 피리라고 불리며 일부러 절명의 외침에 가까운 소리를 내지. 마법사의 정신을 소모시키는 도구다. 인간들과 싸울 때 사용한 적이 있어. 히스, 눈을 감아라.
파우스트의 말에 그는 파랗게 질린 눈꺼풀을 감았다. 그의 이마를 만지며 파우스트가 주문을 외운다.
파우스트: "사티루크나토 무르크리드"
그는 짧게 숨을 내쉬었다. 기분도, 안색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히스클리프: 냄새와 소리가 약해졌다…….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선생님.
파우스트: 감각을 약하게 했을 뿐이다.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 현자, 너도.
파우스트의 손바닥이 눈앞에 다가와서 나는 눈꺼풀을 감았다. 그의 손에서 살짝 풍기는 향기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불쾌한 소리와 냄새가 희미해져 간다.
아……. 편해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네로들은 괜찮아요?
네로: 지금으로서는 뭐. 신경이 예민해서 조금 힘들긴 하지만…….
파우스트: 나도다……. 동쪽의 마법사는 감각이 예민하거든. 시노는?
시노: 딱히.
파우스트들은 감탄한 듯 시노를 쳐다보았다. 실제로 시노는 힘든 기색이 전혀 없었다. 산으로 발을 내디디며 시노는 코를 킁킁거리면서 날카로운 두 눈을 가늘게 떴다.
시노: 시체 냄새나 절명은 내가 태어난 곳이다. 블랑셰에 닿기 전까지 내가 기어다니던 곳.
히스클리프: 시노…….
시노: 나에게 있어서는 그저 옛 친구지. 가자.
산길을 오르는 동안에도 생물의 부패한 냄새가 강해졌고 무시무시한 절규도 잦아졌다. 파우스트가 마법으로 돌봐주지 않았더라면 나도 분명 힘들었을거다.
(냄새와 소리는 이렇게 마음에 영향을 주는구다.. 게다가 이 경치……. 버려지고 잊혀진 무덤인가봐……. 후덥지근하고 쓸쓸하고 우울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마른 나무마저도 뭔가 원망스러워 보인다…….)
4화
겨우 마을에 도착하자 소년에게서 소식을 들었는지 마을 사람들이 입구에 모여 있었다. 감정을 담지 않는 검은 구멍 같은 눈으로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주민: 아아……. 정말이다……. 왔다……. 손님이 오다니…….
마을 사람들은 동시에 미소를 지으며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주민: 무슨 일이신가요? 길을 잃으셨나요?
파우스트: 동쪽의 마법사 파우스트다. 현자의 마법사로서 왔다. 동쪽 땅의 태고의 신전을 찾고 있어.
주민: 마법사…….
동쪽 나라 사람들은 마법사를 기피한다고 들었지만 그들은 싫은 내색 하나 하지 않았다.
주민: 그런가요……. 변변치 않은 마을이지만 대접하겠습니다. 식사라도 하세요. 저기서…….
네로: 아니, 됐어. 마음대로 마을을 둘러보지.
주민: ……그러면 안내인을 붙여주겠습니다. 자샤, 부탁한다.
자샤라고 불린 것은, 조금 전의 소년이었다. 마을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우리 앞으로 나온다.
자샤: 이쪽으로 와주세요.
그 정도로만 말하고 걸어가는 그의 등을 우리는 뒤쫓았다. 갑자기 네로가 나에게 귓속말을 한다.
네로: 중간에 모습을 감출거야. 잘 속여줘.
네로……?
네로: 이 마을 사람들은 뭔가 딱딱한 것 같으니까. 멋대로 찾아볼게.
……나쁜 짓 할 건 아니죠?
네로: 바보구나, 현자 씨.
네로는 안심시키듯 미소 지었다. 표정과 정반대의 말을 하면서.
네로: 나쁜 짓은 할거야. 마법사니까.
자샤: 저기가 마을의 저장고입니다. 저기가 마을 가축집…….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이 앞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파우스트: 좁은 마을이군……. 뭘하면서 생계를 꾸리고 있지?
자샤: 사냥을 해서 가끔 껍질이나 뼈를 팔러 다녀요. 값비싼 돌을 얻을 때도……. 어라? 한 명 더 있지 않았나요?
시노: 볼일 보러 갔다. 저 교회는? 마을의 교회 아니야?
자샤: 네.
시노: 안내 좀 해줘.
자샤: 죄송해요……. 귀한 신이 있는 곳이라 마을 사람이 아니면 들어가지 못합니다.
파우스트: ……무슨 신을 모시고 있지?
자샤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천진난만한 눈을 깜빡였다.
자샤: 무슨 신이냐뇨. 신은 신입니다.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죠.
스노우와 화이트가 말하기를 이 세계의 신앙은 가지각색이다. 불가사의한 힘을 가져다 주는 것을 정령이라고 부르거나 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칭만 다를 뿐 같은 것이라고 했다.
(어쩌면 동쪽 태고의 신전과 무슨 관계가 있을지도 몰라…….)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자샤가 물끄러미 히스클리프를 보고 있었다.
시노: 히스가 신경 쓰이는건가?
자샤: 아…….
자샤는 얼굴이 빨개져서 바로 고개를 돌렸다. 소년다운 몸짓은 그를 친근하게 만들었다.
자샤: 죄송합니다……. 도시의 귀족 같은 사람, 처음 봐서…….
시노: 신경 안 써. 히스는 예쁘고 멋있고 똑똑해보이니까. 나의 주군이다. 대박이지.
자샤: 아……. 네…….
시노: 흐흥. 말하게 해줄게. 히스, 자샤랑 얘기 좀 해봐. 자, 만져봐도 돼.
히스클리프: 장난감 빌려주듯이 말하지 마!
자샤는 긴장과 동경의 눈빛을 반짝였다. 히스클리프가 압도당한 듯 주춤거린다. 화려하고 튀는 용모를 하고 있지만 그는 낯을 많이 가리는 사람이다. 그는 긴장하듯 숨을 내쉰 뒤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야. 귀족은 맞지만 별 거 아니야. 마을 일을 거들고 있는 네가 더 훌륭해.
자샤는 히스플리프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쭈뼛쭈뼛 손끝을 잡았다. 악수를 모르는 걸 수도 있다.
자샤: 당신도 마법사인가요……?
히스클리프: 응.
아주 잠깐, 자샤는 슬픈 듯 눈을 가늘게 떴다. 곧바로 눈을 내리깔는다.
자샤: 그렇군요…….
이후 자샤는 히스클리프를 동경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일은 없어졌다. 담담하게 안내를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도중에 네로도 합류했다. 네로의 귀띔을 받은 파우스트가 자샤와 마을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다.
파우스트: 시간을 빼앗아서 미안했다. 우리의 착각이었던 것 같군. 이제 그만 돌아가지.
주민: 이제 해가 져요. 저녁 식사라도…….
파우스트: 아니, 필요 없어. 그럼 실례하지.
5화
우리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렸다. 네로가 전해준 정보는 섬뜩하고 무서운 이야기였다.
네로: 마을 연못으로 향하는 길에 그게 몇 개 꽂혀 있었어.
그거라뇨?
네로: 마법사의 빗자루야. 마치 묘비처럼 흔들렸다. 부러진 것도, 피투성이도, 녹슨 것도 말이지.
습기찬 바람이 불었다. 그렇다면 빗자루의 수만큼의 마법사가 방문해서 어떤 이유로든 버려진 것이 된다.
(살해당했어……? 하지만 인간이 마법사를 어떻게?)
답답함을 느껴 하늘을 올려다봐도 무거운 구름에 가려져 달빛조차 보이지 않는다. 끈적끈적 달라붙는 암간이 무서웠다. "거대한 재앙"의 빛이 그리워졌다.
(달을 그리워하다니 무르 같아. 아닌가…….무르는 줄곧 달을 좋아해. 두려워하거나 싫어하지 않아.)
(방금 그 아이……. 자샤도 그랬어. 히스클리프를 동경했었지만 마법사라는 소리를 듣고 바로 깬 얼굴을 했다. 갖고 싶어하고, 경멸 받고, 팔자도 참 좋네……. 전에 파우스트가 말한 것 처럼)
파우스트: 냄새와 소리에 익숙해지면서 감각이 돌아왔어. 교회에서 강한 마력이 느껴져. 마법사는 아닌 것 같은데…….
히스클리프: 불가사의한 생물인가요?
파우스트: 아니……. 살아 있는 기색은 아니지만……. 일단 상황을 지켜볼테니까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라.
시노: 나도 가지.
네로: 내가 갈게. 시노랑 히스는 여기서 현자씨를 지키고 있어. 마을 사람이 다가오면 모습 감추고.
시노: 기다려. 마물 퇴치라면 내 전문 분야야.
파우스트: 너희는 여기서 대기해. 뭐가 숨어 있는지 몰라.
시노: 그렇다면 사람이 많은게 더더욱 좋잖아. 따라간다.
파우스트: 내 말이 들리지 않는건가.
시노: 내 말을 안 듣는 건 너야. 내가 있는게 좋아. 도움이 된다고.
파우스트: 알겠다. 지금 당장 마법관으로 돌아가.
우렁찬 파우스트의 목소리에 시노는 침묵했다. 비록 어둠 속에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지만, 시노의 상심과 안타까운 마음이 전해져 온다. 파우스트는 조용히 시노를 불렀다. 그의 목소리에서는 평소의 우울함이 아니라 위엄과 진정성이 배어 있었다.
파우스트: 너는 영웅이 될 수 있는 남자야. 하지만 공에 매달려 용기를 낭비하면 목숨을 잃는다. 그런 자들을 몇 명이나 봐왔어. 너의 능력과 미래를 헛되게 하고 싶지 않아. 너의 힘이 필요할 때는 내가 명한다. 다시 묻지. 내 말, 들을 수 있겠나?
시노: ……알았어.
파우스트: 좋아.
파우스트는 숨을 몰아쉬더니 시노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파우스트: 히스. 시노와 현자를 부탁하지.
히스클리프: 아……. 알겠습니다. 조심하세요.
떠나려는 순간, 네로가 쓴 웃음을 지었다.
네로: 살짝 보인 것 같은데. 혁명군의 지도자였다던 옛날의…….
파우스트: 사람을 잘못 본거야. 그럼 가지.
어둠에 녹듯이 두 사람은 사라져갔다.
괜찮을까요……. 두 분 다…….
히스클리프: 파우스트 선생님과 네로라면……. 시노, 너도 주눅들지 마.
시노: 주눅들지 않았어.
시노는 등을 돌리고 어둠을 응시했다.
시노: 처음 들어봤어.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네로: 과보호 하는구나.
파우스트: 너에게 들을 정도는 아니야. ……저기가 교회군. 아까는 말하지 않았지만 교회에 있는 건 아마도…….
네로: ……! 마을 사람들이다…….
주민: ……마법사들은? 마을로부터 이제 빠져나간건가?
주민: 아직 어딘가에 있을 수도 있어. 저들을 붙잡아야 마을의 사명을 다 할텐데……. '거대한 재앙' 으로부터,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파우스트: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세계를 지켜……? 너희들, 대체 무슨 마…… 우읍
네로: 쉿. 나에게 맡겨. 잘 맞춰줘라.
파우스트: 맞추다니……?
네로: 여! 그 마을의 사람인가?
주민: ……!
네로: 가져온 식량을 잃어버려서……. 저녁 식사를 거절해 놓고 미안하지만, 물이라도 나눠 줄 수 없을까?
주민: 무....물론이에요. 마침 물통이 있어요. 이걸…….
파우스트: ……이런 거 마실 리가 없어. 이 물에는…….
네로: 잘 마실게!
파우스트: 네로!
네로: ……음, 맛있어! 목이 시원시원하네. 너도 마셔봐, 파우스트.
파우스트: ……알겠다.
주민: …….
네로: ……윽……. 뭐야……?! 모, 몸이……. 갑자기 안 움직……. 으윽……. 움직여…….
파우스트: 네로……!
주민: …….
파우스트: ……어이, 장난치지 마. 잘 맞추라고? 절대 안 해. 난 그런거 한다고 한 적 없어. 일어나. 어이, 네로!
네로: …….
주민: …….
파우스트: …….
파우스트: ……으윽, 몸이…….
주민: 다행이다. 독이 들긴 했나보군. 조금 늦게 들긴 했지만…….
주민: 나머지 두 사람을 놓친 것은 분하지만 이들을 수레에 태워 성지로 향하자……. '거대한 재앙' 으로부터 세계를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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