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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0 이벤트 스토리

[정의와 축제의 프렐류드 ~중앙&남쪽~] 6화~10화

6화

 

나는 필사적으로 오즈에게 호소했다. 할 말을 잃은 것처럼 오즈가 나를 내려다본다. 그의 가슴팍에 곁들인 내 손에 오즈가 자신의 손바닥을 포개려고 한다. 그 순간, 무언가가 다가오는 기척이 났다.

아서: 현자님, 오즈 님! 대체 뭐가…….

아서, 카인! 이 앞으로는 저희끼리만 가요.

카인: 에? 오즈는?

배가 아프대요!

나는 순간적으로 소리를 질렀다. 달려온 세 사람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순수하게 오즈를 걱정했다.

카인: 뭐라고!? 괜찮아!?

아서: 배가!? 오즈 님, 어디서 쉬시겠나요?

리케: 배탈이 나다니, 간식도 아직 먹지도 못했는데. 불쌍해.....

서투른 나의 변명에 오즈는 머리를 감싸쥐고 있었다.

오즈: ……바보는 너잖아…….

리케는 오즈 옆에 있어주세요. 여기서부터 앞서가려고 하면 배를 문질러 주세요!

리케: 아, 알겠습니다.

그럼 가죠!

망령들이 모여들기 전에 나는 아서의 팔을 잡고 유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나에게 이끌리면서 아서가 오즈를 돌아본다.

아서: 오즈 님, 걱정하지 말아주세요! 뒷일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오즈님의 제자니까요!

오즈: …….

환하게 웃는 아서를 오즈는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아서와 카인과 함께 오즈가 멸망했다는 고대 도시 메사의 유적으로 나아갔다.





루틸: 하아……. 괜찮으려나. 중앙의 마법사 모두…….

미틸: 절대로 리케에게 미움을 샀을거야…….

피가로: 그렇지 않아. 만약에 미움을 받더라도 미틸한테는 피가로 선생님이 있잖아.

미틸: ……하아…….

피가로: 어라? 나의 결정적인 대사, 마음에 와닿지 않았어?

레녹스: 기다리는 것 보다 몸을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네. 루틸, 미틸. 마법진을 준비하자. 그들이 태고의 신전을 다시 살아낼 수 있다고 믿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원을 하는 거야. 부탁할 수 있을까?

루틸: 네!

미틸: 물론이에요!

피가로: 착한 아이들이네. 그러면 유적지 주변을 날아서 조사해 와줄래?

루틸: 알겠습니다. 가자, 미틸!

미틸: 네! 피가로 선생님, 다녀오겠습니다!

피가로: 응, 조심해.

레녹스: 빠르네... 벌써 날아갔다. 피가로 선생님, 저도 두 사람을 따라가겠습니다. 피가로 선생님은....

피가로: 여기서 기다릴게. 내가 메사 유적지에 다가가면 큰일 날 것 같고.

레녹스: …….

피가로: 이러고만 있어도 찌르르 느껴져. 중앙의 정령들은 영웅의 기질이니까 북쪽 마법사를 싫어해. 악당은 나가라는 건가. 나도, 오즈도, 결국에는 북쪽의 마법사니까…….

레녹스: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피가로: 레노…….

레녹스: 기질이 바뀌면 땅과 친숙해지고 사랑받는다. 저 형제를 과보호하시는 건 본거지를 사랑하는 남쪽의 마법사라고 생각합니다. 오즈님도 분명…… 타인과 선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났기 때문에 중앙의 땅에 사랑받고 있는거겠죠. 분명, 잘 될겁니다.

피가로: ……고마워. 너는 좋은 녀석이네…….

레녹스: 뭐, 피가로 선생님 보다는.

피가로: …….

레녹스: 전언 철회는 받지 않을게요.


 

 



나는 아서와 카인과 함께 유적 속으로 나아갔다. 오즈가 없어지더니 그의 이름을 부르는 어두운 기색들은 사라졌다. 눈부신 날씨 아래, 열기 어린 바람이 분다.

(모두가 의지하던 오즈를 두고 왔어. 아서와 카인이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내가 제대로 해야 해……)

자세를 취하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 긴장한 내 모습을 눈치챘는지 아서가 돌아봤다.


7화

 

아서: 현자님, 피곤하지 않으신가요?

아…… 괜찮아요.

아서: 부디 안심해주세요. 오즈 님은 안 계시지만, 저와 카인이 함께 있습니다.

카인: 맞아, 아키라.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너에게 상처 하나 내지 않게 할게.

(아서…… 카인……. 왕자님과 기사님 두 분이 있으니 마음이 든든하네……)

아서: 이 몸을 바꿔서라도 지키겠습니다.

카인: 너를 위해 목숨을 걸게.

무, 무리는 하지 말아줘요. 본인을 잘 돌보고, 안전을 우선으로.

정의감이 강하고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두 사람은 둘 다 저돌적인 면이 있다. 걱정하는 나와 똑같은 걸 그들도 서로 느낀 것 같다.

카인: 아서 전하, 그건 기사의 일입니다. 전하께서는 왕자님이시니까 너무 무모하게 굴지 말아주세요.

아서: 뭐야, 갑자기 경어를 쓰고. 현자님의 마법사라는 입장 위에서 우리는 평등할 텐데.

카인: 그럴 수는 없어. 나에게 있어서 당신은 주군이야.

아서: 카인은 둘도 없는 친구야. 친구가 되어 달라고 했는데 황송해 하지 않은 건 카인 정도인걸.

카인: 아하하, 난 뻔뻔하니까.

아서: 그런 점이 좋아. 그러니까 갑자기 부하가 되지 말아줘. 너와 나는 대등하잖아.

카인: 거기만은 양보할 수 없네. 주군을 지켜야 기사다. 폼을 잡기 위해 허세 좀 부릴게.

아서: 카인은 멋있어.

카인: 영광입니다, 전하.

농담조로 웃어대는 두 사람은 신분의 차이를 넘은 마음이 맞는 형제 같았다. 그들이 주고 받는 말에 볼을 풀고 있는데 갑자기 카인이 날카로운 소리를 내뱉었다.

카인: ……! 움직이지 마, 아키라.

……윽.

아서: 무슨 일이야, 카인.

카인: 발자국 소리가 들렸어. 그것도 여러 개의…….

카인이 재빠르게 시선을 움직인다. 그때, 전방에 있는 유적지 한구석에서 우리 앞을 가로지르듯이 뭔가가 달려갔다. 웃음 소리를 내고 있는 아이들이었다.

아이: 아하하하……!

……!? 어린 아이!? 이런 곳에…….

카인: 내 눈에도 보여……. 마물인가?

아서: 복장이 옛스러웠어……. 마치 역사책에서 봤던 고대인의…….

아서와 카인이 자연스럽게 나를 감싸듯 앞에 선다. 푸른 하늘, 흰 유적, 바람 소리……. 아이들의 낌새를 찾아 숨을 죽인다. 들려온 것은 웃음 소리가 아닌 시원한 음색이었다.

(이 소리는 아까 그…… 판금의 소리……?)

음유시인의 모습을 찾아 천천히 유적지를 돌아본다. 빙 둘러보는 순간, 나는 믿을 수 없는 것을 보았다. 순식간에 유적지에 사람들이 넘쳐나 활기찬 거리의 풍경으로 변한 것이다.





시장에서 과일을 파는 가게 주인…… 큰 짐을 안고 걷는 여성…… 시장을 달려나가는 건강한 아이들……. 마치 멸망하기 전 메사에 온 것처럼.

메사의 주민: 자자, 둘러보세요! 이 가게에서 구할 수 없는 것은 없다고!

메사의 주민: 어머나, 멋진 마나석! 메사의 전사들이 승리한 덕분이야! 어라, 뛰어다니면 안 돼!

메사의 주민: 괜찮아!

메사의 주민: 어서오세요, 세계 제일의 도시 메사에! 메사의 오아시스는 이 세상의 극락이라고!

카인: ……오아시스……?

멍하니 서 있으면서 카인이 시선을 유적지 너머로 돌렸다. 끝없는 황야가 이어지던 곳에 드넓은 샘물과 우거진 물가의 푸르름이 이어지고 있다.

아서: ……이건 환영인가? 메사의 망령들의 모습인걸까?

카인: 메사는 천재지변으로 인해 하룻밤 사이에 망한 수도라고 했어. 그렇다면 메사의 백성들은…… 본인들이 죽은 걸 모르는 건가?

(메사는 천재지변으로 망한 게 아니야……. 메사를 멸망 시킨 것은 오즈가……)

(이렇게 활기찬 수도였는데……. 오즈는 어째서 메사를 멸망 시킨 거지?)


8화


리케: 배는 어떤가요?

오즈: ……문제 없다.

리케: 얼굴이 찌푸려져 있잫아요. 무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즈: 아니…….

리케: 사실은 네로에게서 받은 간식이 있거든요. 배탈이 났다면 간식을 못 먹겠죠?

오즈: ……너 혼자서 먹어도 된다.

리케: 와아! 그러면 사양하지 않고!

리케: ……? 뭘까요, 이거……. 무늬가 들어간 네모난 스폰지 같은…….

오즈: 파운드 케이크다.

리케: 알고 있나요?

오즈: 구워본 적이 있어. 태워버렸지만…….

리케: 구워서 만드는 거로군요.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

오즈: 뭔가.

리케: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강해질 수 있나요? 훈련을 하면 강해질 수 있을까요?

오즈: …….

리케: 한 가지 더 물어봐도 되나요?

오즈: 아직 대답 안했는데…….

리케: 오즈는 대화 속도가 조금 느려요. 아서 님의 양부모라고 들었습니다만, 아서님이 불평하지 않으셨나요?

오즈: ……아서는 하지 않았다.

리케: 아서님은 너그러우시군요.

오즈: 그렇지.

리케: 말을 돌리겠습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만, 당신은 그렇게 큰 힘이 있는데도 어째서 남을 돕지 않나요? 제가 당신이었다면 더욱 사람을 구했을거에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했을거에요. 당신은 강하지만 조금 게으르네요.

오즈: …….

리케: 파운드 케이크, 맛있다! 주름진 검은 콩이 포도 같은 맛이 나서 달고 맛있어요.

오즈: 그건 포도다.

리케: 아니에요. 포도를 본 적 없나요? 포도는 둥글고 수분이 많아요.

오즈: 건포도라고 해서…….

리케: 아까 질문의 대답은? 아직 대답 안하셨잖아요.

오즈: ……너는 대화가 자주 바뀌는구나.

리케: 오즈가 입을 다물고 있어서 그래요. 멍하니 있다가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거겠죠.

오즈: 듣고 있어.

리케: 그럼 왜 아무 말도 안 하죠?

오즈: 뭐라고 말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다.

리케: 그럼 다음부터 그렇게 말해 주세요. 아까 질문의 대답은?

오즈: 뭐라고 말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다.

리케: ……바보 취급인가요?

오즈: ……하고 있지 않지만, 고려해라. 천 년 넘게 혼자였어. 아서와 산 지는 고작 몇 년이야. 낙숫물과 같은 속도로 대화는 하지 않는다.

리케: 낙숫물 같았어요?

오즈: 너는 생각한 것을 바로 말해. 네 말을 누구나 이해하고 네 물음에 답할 거라고 믿고 있어. 하지만 그건 틀려. 너에게는 구제처럼 보여도 상대에게는 비극이 될 수도 있다.

리케: ……무슨 뜻인가요?

오즈: 방금 질문의 답이다.

리케: 방금? 갑자기? 오즈, 말 잘 못하는거 아니었어요?

오즈: 그렇게 말하고 있다. 입가에 음식 찌꺼기가 묻어있군. 이쪽을 봐라.

리케: 음…… 감사합니다.

오즈: ……아서의 어린 시절 같군.

리케: 오즈가?

오즈: 가.

???: ……오즈……. 오즈…….

리케: 에……? 뭔가 보이지 않는 기척이……. 오즈의 이름 부르고 있는 거 아닌가요?

오즈: …….

리케: ……어라……? 음악이……. 유적에 오기 전에 들었던 것 같은 음색이 들려…….






메사의 환영 속에 서 있는 우리 곁을 한 젊은이가 달려갔다.

(어라…… 저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나무판자 같은 거, 어디선가 본 듯한……?)

음유시인: ……윽, 하아……. 하아……!





금빛 머리를 한 청년은 나무판을 도려내고 현을 받은 듯한 소박한 거문고를 안고 있었다. 겁먹은 듯한 얼굴로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치고 있다. 그의 등 뒤에서는 무서운 채찍 소리가 들렸다.

병사: 괘씸한 음유시인 녀석! 백성들의 불안감을 부추길 만한 노래나 하고! 목을 쳐버려 주마……!

음유시인, 이라고 불린 청년은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으며 그들에게 구걸했다.

음유시인: 기다려주세요! 그 노래는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이에요! 저는 메사의 백성들에게 경고를 하고 있는 것 뿐입니다!

병사: 이 거짓말쟁이 녀석……!

카인: 그만둬!

채찍을 든 남자 앞을 카인이 가로막는다. 하지만 채찍은 카인의 몸을 뚫고 음유시인의 어깨를 쳤다.

음유시인: 으으…… 윽……! 정말이라고……. 나는 정령의 왕을 만났어. 정령의 왕이 메사를 멸망시키러 올거야……. 마법사는 정령의 사도야! 구박 받은 마법사들을 보고 정령의 왕은 노하셨어……!

(구박 받은 마법사……?)

병사: 닥쳐! 마법사들의 편을 들다니, 너도 마법사구나!?

음유시인: 아…… 아니에요! 저는 마법사가 아니에요! 하지만 정령의 왕이…….

병사: 메사에서 나가……! 다음에 만났을 때 목숨은 없다!

음유시인: ……윽.

떨어뜨린 거문고를 주워들고 음유시인은 달려갔다. 그 등은 혼잡 속으로 사라져 갔다. 바스락 바스락 오아시스 잎사귀들이 소리를 낸 다음 들려온 것은 비명소리였다.


9화



아이: 엄마, 엄마!

병사: 이 아이는 마법사군. 이 아이가 신성한 메사의 샘물을 조종하는 걸 본 사람이 있어!

아이의 엄마: 아니에요! 부탁이니까, 그 아이를 죽이지 말아줘!

병사: 마법사는 질서를 어지럽힌다! 어른이 되면 더욱 더 강한 힘을 가지게 될거야! 자라기 전에 마법사는 죽여 돌로 만들어야 해! 슬퍼할 것 없어. 마법사의 돌은 높은 가격에 팔리니까. 메사의 번영의 원천이야!

아이를 안아올리고 남자가 떠나간다. 어머니인듯한 여성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아서: 기다려……!

뒤쫓으려던 아서의 눈앞에서 그들의 환상은 사라져간다. 활기찬 시장의 풍경이 이어진다.

(이건 옛날 메사의 환상……. 지금의 우리는 어쩔 수 없어. 고대 도시 메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니……)

그리고 또 메사의 환상은 변해갔다. 환한 웃음을 주고 받는 사람들. 인간들에게 둘러싸여 사로잡히는 마법사. 나날의 은혜에 감사하는 상냥한 사람들. 돌이 된 마법사를 주워 모으는 사람들. 사람들의 손 안에서 마법사의 돌은 반짝반짝 및나고 있다. 아서가 악연히 내뱉었다.

아서: ……메사의 번영은 마법사들의 희생으로 인해 쌓아올린 것인가…….

카인: 이런 시대가 있었다니……. 이러한 시대를 봐왔다면 오랜 세월을 살아온 북쪽의 마법사들이 인간들을 경멸하는 것도 당연해……. ……어째서 이런 일이…….

나는 분해서 불끈 주먹을 쥐었다. 가장 슬펐던 것은 메사의 백성들이 욕망에 찌든 악인인 것을 모르는 것이었다. 다들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보내며 메사의 수도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고 정의감에 찬 눈빛을 하고 있다. 식인 늑대를 쓰러뜨리고 훌륭한 털가죽을 따듯이, 마법사들을 돌로 만드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고 있어.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동료를 지킨다. 상냥한 보통 사람의 얼굴이었다.

(정의란…… 옳은 것은 뭘까. 마법사의 돌을 싫어하고 마법사의 돌을 갖고 싶어했던걸까.... 본인을 착한 인간이라고 믿으며 의심 하나 없이……)

대답 없는 자기 자신의 물음에 얻어맞을 뻔했을 때, 거문고 소리가 울렸다. 유적 저편에 있는 샘물 옆에서 음유시인 청년이 뭔가에 겁을 먹은 듯 거문고를 안고 주저 앉았다.

음유시인: ……아무도 내 노래를 들어주지 않아……. 이대로는 정령의 왕이 메사를 멸망시키려 올텐데……. 정령의 왕……. 아니, 신일지도 몰라……. 엄청난 힘으로 정령들을 거느린 얼어붙은 불길 같은 눈동자를 가진 그 분…….

음유시인: 1년 전…… 메사의 백성들의 행동에 분노하신 그분에게 필사적으로 구걸을 했었다……. 1년만 기다려주세요. 1년 안에 메사 백성들의 행실을 뜯어고치게 할 것입니다. 제발 용서해주세요, 라며……. 그런데 나는, 메사의 백성을 바꾸기는 커녕 자기가 마법사라는 말도 못하고…… 지금 모든 것을 포기하고 메사를 버리려고 하고 있어…….

메사의 주민: 저 음유시인이다! 불길한 메사의 멸망 노래를 부르는 음유시인이 있어!

메사의 주민: 돌을 던져라! 메사에서 내쫓아! 집을 불태우고 박살냈는데 아직도 메사에 눌러앉을 셈이냐!

메사의 주민: 나가! 나가!

음유시인: ……윽, 어리석은 자들 같으니라고……. 아아, 나가줄게. 좋아하는 만큼 번영을 탐하는게 좋을거야……. 정령의 왕, 마법사의 왕…… 오즈가 메사를 멸망시키러 오는 것도 모르는 채!

음유시인 청년은 소리를 지르자마자 샘가에서 뛰어나갔다. 그 그림자는 아지랑이처럼 흔들려 보이지 않게 되었다.

아서: ……오즈……?

오즈의 이름을 아서가 얘기한 순간, 환영들이 움직임을 멈췄다. 감정을 담고 있지 않은 눈동자로 이쪽을 돌아본다.

메사의 주민: ……오즈…….

메사의 주민: ……오즈……. 어째서…….

카인: ……상태가 이상해. 아키라, 나에게서 떨어지지 마.

……윽, 네…….

메사의 백성들은 점점 맥없이 일그러지고 사람의 형태를 유지하지 않게 되었다. 살랑살랑 모래가 되어 흘러내리면서 눈과 입만 벌린 채 이쪽으로 다가온다.

???: 어째서…… 어째서…….




무너져 내리는 두 팔을 뻗은 그들은, 한탄하는 듯하면서도 화난 것 같았다.

아서: 온다!

……!


10화

 

아서가 소리치는 순간, 메사의 백성이었던 모래가 꿈틀거렸다. 높은 파도처럼 솟아 오르고 짐승처럼 빠른 속도로 우리를 덮쳐온다.

아서: '파르녹턴 닉스지오!'

아슬아슬하게 우리는 하늘로 날아올랐다. 카인에게 안긴 채 빗자루를 타면서 지상에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나는 비명을 지른다.

저기…… 모래로 뒤덮인 뼈의 산이……!

카인: ……! 혹시 행방불명된 나그네는…….

아서: 메사에 사로잡힌 걸수도 있어. 메사의 굴레를 풀고 백성들의 영혼을 정화해야지. 카인, 현자님을 부탁해.

카인: 아서! 아까 얘기를 듣지 못했던건가! 너에게 무모한 짓은 시키지 않아!

아서: 현자님을 맡길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이 정도 규모의 영혼들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서: 이것이 나의 역할이다.

각오를 다진 듯, 아서가 앞을 바라본다. 평소에는 대범하던 그가 어둠을 가르는 맑은 빛처럼 눈빛에 힘을 띄우기 시작한다. 중앙 마법사의 얼굴이다. 사람들을 인도하고 사람들을 구한다. 사명 앞에 두려운 것은 없다. 언제나 싹싹한 형처럼 웃는 카인도 힘차게 빗자루를 고쳐 쥐었다.

카인: 아키라, 꽉 잡고 있어줘. 아서를 엄호할거야.

알겠어요.

바람을 가르듯 날면서 카인은 멋진 검을 뽑아 들고, 주문을 외웠다.

카인: '그라디아스 프로세라!'

구렁이처럼 구불거리는 모래괴물들을 카인의 검이 가르고 간다. 하지만 갈기갈기 찢기고 무너져도 또 다른 모래괴물들이 엄청난 속도로 덤벼든다. 그들이 숨돌릴 사이도 없이 메사의 저주의 모래는 계속 흩어지고, 터지고, 굉음을 내고 있었다.

카인: 아서, 위험해……!

아서: ……!

순식간에 높이 치솟은 모래가 아서의 사방팔방을 에워싸고 동시에 덤벼든다. 아서의 몸이 대량의 모래에 휩쓸린 찰나, 그는 마도서를 펼쳤다.

아서: '파르녹턴 닉스지오!'

무시무시한 모래 폭풍 속에서 아서의 몸이 엷은 빛을 낸다. 그러자 모래는 기세를 잃고 땅으로 떨어졌다.

다행이…… ……!

안심하는 것도 잠시, 더 큰 모래 기둥이 무수히 치솟아 용처럼 아서에게 덤벼든다.

아서: ……!

카인: 아서……!

아서는 순식간에 모래 기둥에 삼켜졌다. 눈에도 띄지 않는 속도로 쿵하고 땅속으로 끌려들어간다.

아서!

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다.

카인: ……아서……! ……큭, 잘도……!

분노에 낮게 신음하면서 카인의 빗자루를 저공시키고 지상에 닿을락말락하게 난다. 덤벼드는 모래들을 재빨리 피하면서 아서가 사라진 자리에 검을 꽂았다. 아서를 찾기 위해 마법으로 지표의 모래를 날려버리려고 한다.

카인:'그라디아스 프로세라!'

빛을 내는 검을 중심으로 해서 회오리바람처럼 모래가 날아올라간다. 하지만 아무리 모래를 걷어내도 아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검은 그림자가 다가왔다. 이무기처럼 이빨을 드러낸 모래괴물이 카인에게 덤벼든다.

카인……!

카인: ……!

루틸: '오르토니크 세토마오졔!'

부드러운 빛이 모래괴물의 머리를 감싼다. 얼마 안 되지만 모래괴물의 송곳니가 와르르 무너지고 움직임을 멈췄다. 그 틈에 안전한 곳까지 올라갔더니 우리 눈앞에는 루틸과 미틸이 있었다.

루틸, 미틸……!

루틸: 깜짝 놀랐다! 모래괴물에게 습격당하는 두 분을 보고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

카인: 루틸, 고마워!

미틸: 괜찮으신가요, 현자님!? 다른 중앙의 마법사들은!?

아서가…… 아서가 모래 속으로 끌려 들어가서……!

루틸: 아서 왕자가!?

카인: 내가 구하러 갈게! 너희들, 현자님을 부탁해도 될까!?

루틸: 물론이에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저희 남쪽의 마법사가 지켜낼 수 있는 상대가 아닐지도 몰라요……!

미틸: 미스라 씨로부터 받은 기분 나쁜 도마뱀의 부적에서 아까부터 계속 소리가 나서……!

 

 

도마뱀: 무리무리무리무리무리무리무리무리무리.

도마뱀: 도망쳐도망쳐도망쳐도망쳐도망쳐도망쳐도망쳐도망쳐.

미스라의 목소리로 경고가 들리는 가운데 굉음을 내면서 조금 전의 모래괴물이 덤벼 들었다. 심지어 하나가 아니야.




무수한 늑대의 얼굴을 한 뱀 같은 몸의 괴물이 일제히 우리를 향해 온다. 위로 향하고 날아서 도망가려고 해도 그것들은 하늘을 가릴 정도의 수였다.

(도망갈 곳이 없어……!)

카인이 내 몸을 껴안고 루틸의 빗자루 쪽으로 내던졌다.

와앗……!

루틸: 현자님……!

카인: 내가 저주를 받을게! 그 사이에 현자님과 도망쳐! 오즈를 찾아줘!

루틸: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카인: 아서를 구해줘! 부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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