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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0 이벤트 스토리

[기적과 축제의 프렐류드 ~동쪽&북쪽~] 6화~10화

6화

 

스노우: 드디어 전원이 모였다! 정말이지, 그대들이란……! 벌써 밤이 되어버리지 않았는가!

화이트: 동쪽의 마법사들이 걱정이구먼! 미스라여, 공간의 문을 열고 서둘러 향하자!

미스라: 하아…….

스노우 / 화이트: 미스라 쨩!

미스라: 그림 안에서 화 내봤자……. 따로 협력 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요? 그들도 필요로 하지는 않았는데요.

오웬: 필요하다고 하면 안 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가면 재미없잖아.

브래들리: 변함없이 오웬은 심술꾸러기구만……. 난 뭐, 미스라의 마음은 알겠는데. 동쪽의 녀석들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 개입되는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해. 손을 빌려줘도 인상을 쓸 뿐이다. 구두창을 핥고 교태를 부리라고 할 수는 없지. 하지만 난 날 환영하는 놈에게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은 들어.

화이트: 동쪽의 마법사들은 감사를 모르는 것이 아니다. 고독을 좋아하고 교류를 싫어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예의 바른 자들이다. 이들은 조심스럽고 경계심이 높아. 섬세하고 신중한 싸움은 그대들에게도 공부가 될 것이네.

미스라: 그들은 왜 고독을 좋아하죠? 나도 혼자의 방자함을 좋아하지만 나와는 다른 느낌이 들어요. 그들은 외로움을 좋아하면서 고독한 자신을 싫어하고, 남을 싫어하면서 남을 챙겨준다. 좀 복잡하네요.

스노우: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 아픔을 아는 만큼 주의 깊고 애정 깊은 자들이다.

오웬: 애정이 깊은건가?

브래들리: 잘못 알고 있는거 아냐?

화이트: 너희도 두고보면 알게 될 것이다. 함께 행동하고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 말이다. 미스라여, 부탁한다.

미스라: ……알겠어요. "아르시무"





자샤: …….

주민: 자샤, 뭘 하고 있어.

자샤: 촌장님은 가까이서 보셨나요? 금발 머리 마법사의 얼굴…….

주민: 아아.

자샤: 교회에 계신 그 분을 쏙 빼닮은 것 같아서요.

주민: 바보같은……. 그 분은 돌아다니지 않는다. 우리가 그분의 충실한 머슴인지 조용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단순한 마법사일 뿐이다……. 그 분에게 바치기 위한 공물로 삼아야겠어. 그것이 세계가 이 마을에 맡긴 사명이다.

자샤: ……그래도…….

주민: 아무래도 마법사들에게 홀렸는지도 모르겠군. 너의 부모처럼 조종당한건가…….

자샤: 아……. 아니에요. 촌장님……. 조종당하다니…….

주민: 괜찮다……. 마법사의 세뇌는 고통으로 사라진다. 정신을 차리게 해주마.

자샤: ……! 하지마세요, 촌장님……!





히스클리프: 선생님들, 늦네…….

시노: 그러네……. 아…….

왜 그러세요?

시노: 자샤다. 다친 것 같아……. 비틀거리며 교회로 향하고 있어.

히스클리프: 정말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너무 어두워서 나에겐 잘 보이지 않았다. 희미하게 검은 덩어리 같은 것이 움직이다가 픽 쓰러진 것처럼 보였다.

히스클리프: ……넘어졌다. 움직이질 않아……. 움직일 수 없는 건가…….

시노와 히스클리프는 걱정스러운 듯 눈을 지그시 뜨고 있었다. 둘이 동시에 나를 돌아본다.

시노: 저 놈을 도와줄 뿐이다.

히스클리프: 심한 부상이 아니라면 바로 여기로 돌아올게요. ……가도 되나요?

여기서 움직이지 말라는 파우스트의 말이 머리에 스친다. 하지만 다친 소년을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알겠어요. 조심해서 가죠.

히스클리프: 네.

시노: 아아.






우리는 빗자루를 타고 캄캄한 산비탈을 달려나갔다. 가까이 갈수록 점점 웅크리고 있는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자샤: ……우……. 우윽…….

시노: 자샤!

자샤: ……! ……마법사들…….

겁먹은 듯한 소리를 지르며 자샤는 달려나갔다. 비틀거리며 교회로 향한다.

시노: 기다려, 자샤! 왜 도망치는거야……!


자샤: 모…….목소리…….들으면 안돼……. 마법사에게 조종당할거야…….

히스클리프: 자샤, 도망치지 말아줘! 다친거지?!

자샤: ……윽…….

어둠을 달리는 자샤의 숨결은 가쁜데도 울음을 터뜨릴 듯 가냘펐다. 교회에 뛰어든 자샤가 낡은 문을 닫으려 한다. 문이 닫히기 직전에 우리는 교회 내부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7화

 


시노: 자샤, 왜 도망친거야?! ……너, 상처투성이잖아! 누구한테 맞기라도 한거야?!

자샤: ……외지인을 교회에 들여보내면 안되는데……. 나가! 나가줘!

히스클리프: ……여기에 뭔가 있는건가?

 

히스클리프:"레프세바이브러프 스노스"

히스클리프가 주문을 외우자 그가 움켜쥔 회중시계가 랜턴처럼 옅은 금빛을 밝혔다. 어둠에 파묻혔던 교회 벽이 희미하게 비춰지며 밝아진다.

시노: ……뭐야, 이건……!











네로: …….

파우스트: …….

주민: 마법사들은 아직 안 깨어났구나……. 거의 다 왔어……. 마을의 성지가……. 연못이 보인다……. 저 연못에 마법사를 던지면 기적의 돌을 얻을 수 있어……. 기적의 돌을 그 분에게 바쳐야만…….

주민: 지난 해엔 제물이 부족했던 것 같아. 그 분의 분노는 심했고 끔찍한 피해를 입었지……. 두 번 다시 그런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돼……. 이게 바로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세계를 지키는 우리의 몫이다…….

네로: (이 녀석들……. 자신들이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세계를 지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건가)

주민: 자, 도착했다……. 마법사들을 집어던지자…….. 교회에 계신 그 분의 노여움을 잠재우기 위해 기적의 돌을 바치는거야....

파우스트: (교회에 있는 그 분……? 교회에 없을 것이다…….강한 마력은 느꼈으나 산 기색은 전혀 없었어. 저기 있는 건 아마도…….)






교회 교단 상단에서 발견한 것을 나는 처음에 석상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석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생생한 표정이다. 산 채로 굳은 것 처럼. 무언가를 바라는 듯한 괴로운 눈빛으로 어딘가로 손을 뻗은 청년은 히스클리프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의 발 밑에는 그를 위해 바쳐진 것처럼 엄청난 양의 마나석이 쌓여있었다. 마나석이란 마법의 힘이 담긴 값비싼 광석이다. 내 세계에서 말하자면 작은 마을의 석상에 다이아몬드가 쌓여 있는 것 같은 이상한 광경이었다.

히스클리프: ……돌이 된 마법사…….

돌이 된 마법사? 돌아가신 마법사란 말이에요……?

히스클리프: ……네. 마법사는 죽으면 돌이 됩니다. 보통이라면 산산조각 나서 조각이 되지만... 분명 이 마법사는 뭔가 있어서 돌이 되었는데도 조각나지 않은거겠죠...

시노: ……돌이 된 마법사는 처음 봐. 히스는 본 적 있어?

물어보면서 시노는 반 쯤 눈치챘다. 히스클리프는 동료를 반 잃은, "거대한 재앙"과의 싸움에 참가하고 있었다. 슬픈 듯이 눈썹을 기우면서도, 히스클리프는 희미하게 대답했다.

히스클리프: ……전투 중에 봤어. 우리 스승님도 이렇게 돌이 되신거야.

시노: ……그런가…….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 듯 시노가 침묵한다. 그 때, 분노에 떠는 자샤의 목소리가 들렸다.

자샤: 왜 이런 짓을 한거야…….

히스클리프: 자샤…….

자샤: 외지인에게 모습을 보이면, "거대한 재앙"의 화신이 분노하는데!

시노: "거대한 재앙"의 화신? 이 녀석이?

자샤: 이 녀석이라고 말하지 마……! "거대한 재앙" 의 무서움을 모르는거야?! 전에도 세계를 멸망시킬 뻔했어! 우리는 엄격한 규칙을 지키면서, "거대한 재앙"에 제물을 바침으로써 이 세계를 지켜온거야!

자샤의 말에 우리는 당황했다. "거대한 재앙"과 싸우는 역할을 짊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 우리들일 것이다. 선택된 현자의 마법사... 기묘한 백합의 문장... 기묘한 상처... 여러가지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런데도 자샤의 진지함에 우리들이 잘못된 건 아닐까 라는 착각마저 든다.

아……. 아니에요, 자샤……. "거대한 재앙"과 싸우고 있는 것은 우리들이고, 이 석상은 돌아가신 마법사…….

자샤: 뭐라는거야?! 우리들이 고생하는 것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기들이 "거대한 재앙"이랑 싸우고 있다고?! 하늘에 있는 "거대한 재앙"은 이 분의 영혼이다! 여기에 있는 육체를 손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거대한 재앙"이 이 마을에 찾아오는거야! 그 증거로 "거대한 재앙"이 다가오면 마을 연못은 부들부들 물결치고 "거대한 재앙"의 화신은 빛나기 시작한다고! 너희들은 그런 것도 모르지?!

자샤는 우리에게 소리를 지르고선 교회 한 쪽 구석에 놓인 도끼를 집어들었다.


8화

 

녹슨 칼날이 피 같아 무섭다. 그보다는 핏발 선 자샤의 눈빛이 더 무서웠다.

자샤: 너희들은 역시 거짓말쟁이 마법사야! 마을 연못에 던져 기적의 돌로 만들어버리겠어! 아아……. 이걸로 용서해주세요…….

시노: 자샤, 그만해. 도끼를 놔라.

자샤: 시끄러워…….

시노: 들어! 세계를 지키는 것은 우리들이야. 너희들이 아니라고.

자샤: 우리들의 역할이야……! 아버지도 모두도 목숨 걸고 해온 일이야! 마법사를 제물로 삼아 기적의 돌을 바치고…….

시노: 틀려! 이건 "거대한 재앙"의 화신이 아니야! 너희들은 의미없는 신념으로 죄없는 마법사를 죽여왔을 뿐이다!

자샤: 그럴리가 없어……. 그럴리가 없어! 그럼 이 마을에는 아무것도 없잖아!

시노: 맞아. 버려진 무덤 같은 마을, 단지 그것 뿐이다.

히스클리프: 시노…….

자샤: 너……!

시노: 나도 그랬어! 부모에게 버림받고, 세상에 잊혀졌어. 아무 일도 없었다. 그래서 너처럼 귀를 기울이지 않았어. 혼자 살았고, 혼자만의 세계에 있었다. 세상을 떼어놓고 고독 속에 있으면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으니까.

자샤: …….

시노: 나 이외의 사람들은 전부 바보이고, 약하고, 시시하고, 가치가 없어. 나도 가치가 없지만 너희들에게도 없다고. 이 마을은 고독을 더 악화시키고 닫힌 세계의 망상을 더 악화시켰다. 하지만 자샤는 아니잖아. 히스를 보고 관심을 가졌었어. 귀족이나 바깥세계에.

자샤: ……아니야…….

시노: 도끼를 놔. 이 마을에서 임무를 마치면, 너를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갈게.

 

 

시노: 내가 블랑셰에 도착했듯이, 너도 어딘가에 도착하게 해줄게. 자샤!

히스클리프: ……자샤. 부디, 우리들을 믿어줘.

히스클리프의 목소리에 자샤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돌이 된 마법사처럼 히스클리프는 자샤를 향해 손을 내민다.

히스클리프: 나는 마법사지만 절대 너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아. 절대 상처주지 않을게.

자샤: 윽…….

울음을 터질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자샤가 천천히 히스클리프에게 다가간다. 그는 안도한 채 부은 자샤의 뺨을 바라보며 애처로운 표정을 지었다.

히스클리프: ……너무해……. 대체 누구에게 맞은거야……?

그렇게 묻는 순간 무언가를 생각해낸듯, 자샤는 어깨를 들썩였다. 갑자기 시노가 소리친다.

시노: 위험해, 히스……!

히스클리프: 에?

히스클리프가 시노를 돌아본다. 그 순간 자샤가 다시 잡은 도끼를 힘껏 히스클리프 쪽으로 내리찍었다.

자샤: 마법사의 주술에 걸릴까보냐……!

히스클리프: ……!











주민: 좋아……. 마법사들을 강에 집어던지자…….


주민: ……짐수레에 마법사들이 없어……!?

네로: 하아……. 어깨 아파. 파우스트 선생님, 연기 잘하던데.

파우스트: 시끄러워.

주민: ……윽, 너희들…….

네로: "아도노디스 오므니스!"

주민: 윽…… 갑자기 졸음이 쏟아진다…….

네로: 이 녀석들…… "거대한 재앙"으로부터 세계를 지킨다고 믿고 있었던거구나…….

파우스트: "거대한 재앙"을 마법사들이 물리치고 있는 것은 내가 태어난 시대부터 상식이었어. 왜 이런 오해가 생겨났지? 이들이 벌인 참극은 바로 그들의 신념이기도 해.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되고 있었더라면…….

네로: 너와 같은 집순이었겠지. 바깥세계를 차단하고 생활하다보면 거짓말이 진짜처럼 생각되기 마련이니까. 혼자가 되더라도 머릿속까지는 비워둘 수 없었던걸거야. 헛되이 계속 생각하는 건 힘드니까. ……게다가 이런 쓸쓸한 장소다. 삶의 보람이 되는 역할을 원했던 걸지도 몰라……. 역할이라는 것은 때로는 단 맛이 나는 법이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놈에게는 특히 말이야.

파우스트: ……난 그렇게 생각 안 해.

네로: 그야 뭐, 당신이니까. 지금은 상당히 삐뚤어지고, 부정적이고, 주눅들고, 칩거하고 있지만…….

파우스트: 누가 삐뚤어지고 부정적이게 주눅들고 있다는거냐.

네로: 뿌리가 지도자 기질이야. 태생이 중앙이니까, 본인의 역할이 없었던 적은 없었잖아.

파우스트: …….

네로: 나는 나한테 자신이 없는 남자였으니까……. 요구받고, 역할을 받으면 침을 흘리며 기뻐했었어. 내 말 한 마디라고 들어주면 안 되는 상대라는 걸 알면서도 떠나지 않기를 바랐으니까……. 내가 없으면 곤란하다고 들으면, 꼬리를 흔들며 감격해버렸어. ……참 꼴불견이네…….

파우스트: ……과거의 이야기인가?

네로: 과거의 이야기야. 선생님한테는 서투른 먹거리잖아.

파우스트: 그래, 접시의 가장자리를 피하지. 연못에 있는 애부터 손을 대는걸로.

네로: 여기 있는 놈에게 마을 사람들은 잘 먹히지 않았어.

파우스트: 마법사를 운반해오는 걸 알고 있었겠지. 물고기 주제에 똑똑한 놈이야.

파우스트: 괴어라고 하는 편이 좋으려나.


9화

 

네로: ……! 모습을 드러냈어……! 괴물같은 얼굴을 한 놈이구나!

파우스트: 레모라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며 뱀처럼 몸통이 길어. 피가로의 집에서 표본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크기는 아니었어. 아마도 교회에 있는 마법사들의 힘을 어떤 수단으로 얻어 거대화한 것일거야. 빗자루에 타! 이 놈은 독을 토해. 조심해.

네로:알았……. ……! 이만큼 높게 올라올 수 있는거냐!

파우스트: 네로……!

브래들리: "아도노포텐스무"

네로: ……브래드……!

브래들리: 네로, 괜찮냐?!

네로: 아아……. 살았…….

브래들리: 너 이 녀석, 남이 멋진 대사를 할 때 후추 흔드는거 아냐!

네로: …….

브래들리: 무슨 말 하려는지 까먹었는데 말이야! 어, 뭐야? 화났냐? 뭐에 화 난거야, 네로 주제에.

네로: 정……말이지, 너와 연을 끊어서 다행이야……. 조금 전의 감성적이었던 자신을 죽여줘…….

브래들리: 하? 뭐야?

네로: 시끄러워, 어디론가 가버려. ……안고 있는 그 그림은 스노우와 화이트인가?

스노우: 맞네! 파우스트! 네로! 무사한가?!

파우스트: 늦어.

화이트: 늦어서 미안하구먼! 우리는 마을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겠네. 거룩한 축제에 사람이 있게 할 수는 없지!

스노우: 와라, 브래들리!

브래들리: 나에게 지시하지 마. 네놈의 운반책을 원한다면 지금 버려주지. ...이봐, 너.

주민: 히…… 히익……!?

브래들리: 아하하! 그래, 겁 먹고 있어. 네 주인은 나야. 내게 몸을 멀어지게 하고, 파랗게 질리고, 내 명령만 듣는 꼭두각시가 되어라. "아도노포텐스무!"

주민: …….

브래들리: 이 그림을 들고 얘네 말을 따라.

주민: ……알겠습니다…….

브래들리: 그럼, 영감들.

스노우: 남을 조종하다니 나쁜 아이구먼, 브래들리.

화이트: 나쁜아이구먼. 하지만 어쩔 수 없네. 미안해, 아저씨. 저 쪽으로 가줄래?

주민: 알겠습니다…….

파우스트: 기다려! 축제 준비를 하는건가?! 여기 있는 거대화된 레모라는?!

미스라: 금방 치워줄게요.

파우스트: 미스라…….

미스라: 기다리셨습니다.



주민: ……?! 뭐……. 뭐야……!? 어떻게 이런 곳에서 잠이 들고…….

주민: 봐……! 수면이 파도치고 있어……! 연못 위에 붉은 머리의 남자가……!

미스라: 안녕하세요. 북쪽의 마법사 미스라입니다. 안심해주세요. 호숫가에서 자라서 낚시는 잘하거든요. "아르시무"

주민: ……우와아악……! 파도가……!

브래들리: 어영부영한 자식일세. 이 못생긴 괴어를 공중에 끌어낼 작정이냐?

주민: 연못에서 못된 짓을 하면 안돼……! "거대한 재앙"이라는 화신의 노여움을 사고 말거야! "거대한 재앙"의 화신은 평소에는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 번 화를 내면 무서운 물고기의 모습으로 변해……! 그리고, 온 동네 수원에서 날뛴다고……!

파우스트: "거대한 재앙"의 화신 같은 건 없어. 레모라와 교회에 있는 강력한 마법사들의 돌은 전혀 다른거야. 너희들은 마법사의 돌에서 힘을 얻고 사는 이 괴어를 "거대한 재앙"이라고 믿었을 뿐이다!

주민: 그런 바보같은……. 우리가 제물을 바친 상대는 단순한 마물이었다는건가?

파우스트: ……기다려, 온 마을의 수원에서 날뛰기 시작한다고? 혹시 땅바닥과 수원이 연결되어 있는건가?

주민: 맞아……. 비가 오면 산비탈 곳곳에서 물이 쏟아져.

파우스트: ……설마…….

네로: 어이! 파우스트, 어디 가?!

미스라: ……상당히 몸통이 기네. 공중에 다 올릴 수가 없어. 이거 정말 레모라에요?

파우스트: 미스라……!

미스라: 파우스트…….

파우스트: 무차별하게 공격하지 마! 괴어 레모라에게는 기묘한 생태가 있어!

미스라: 기묘한 생태?

파우스트: 레모라는 쇠약해졌을 때 살아남기 위해 여러 개체가 하나로 연결되어 다수의 레모라로 변한다. 그 형태 그대로 강력한 마나석의 힘을 얻고, "거대한 재앙"의 영향을 받아 거대화 됐다면..

미스라: 하아……? 잘 모르겠지만, 죽이면 된다는거죠.

파우스트: 미스라……!

미스라: "아르시무"

미스라: 머리를 날려버렸어. 이것으로 끄……. ……? 뭔가에 이끌리듯 레모라가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브래들리: 미스라놈, 레모라 머리를 날려버렸어.

네로: ……?! 지진이…….

주민: 아아, 봐라……! 산비탈 여기저기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어……! 이제 끝이야……. "거대한 재앙"이 분노하고 있어……! 이제 이 세상은 멸망한다…….

네로: ……!

브래들리: 뭐야 저건?! 물보라가 올라간 곳으로부터 여러 레모라가 얼굴을 내밀었어!


10화

 

주민: 꺄아아아악……! "거대한 재앙"이 나타났다……!

스노우: 세상에……. 마을 연못에 살고 있었던 것은 다수의 레모라였던건가!

화이트: 미스라에게 머리를 베인 후 온 동네에서 날뛰는 것 같구먼!

스노우: 이토록 거대한 레모라가 땅속에서 머리를 내비치다니……. 잘도 훌륭하게 컸구먼.

주민: 도와줘……!

화이트: 걱정할 필요 없네! 우리와 함께 있으니까 말일세! 그림 속에서 나오자, 스노우.

스노우: 알겠네. 그림자가 늘어나는 범위밖에 움직일 수 없지만 마을 사람들을 보호하자. 아저씨, 잘 부탁해요.

주민: ……알겠습니다…….

스노우 / 화이트: 하나, 둘……! 우으윽……. "노스코무니아!"






히스클리프: ……윽…….

시노: 히스……! 자샤! 잘도 히스를…….

자샤: ……너희들이……! 너희들이 나쁜거야……!

괜찮아요, 히스……?

어깨부터 가슴팍까지 흠뻑 젖어 있다. 히스클리프는 자신의 팔을 감싸안듯 힘겹게 웅크리고 있었다.

히스클리프: ……우윽…….

히스클리프! 히스! 이걸…….

피를 멈추기 위해 겉옷을 벗어 그의 상처 부위에 밀어붙이려 한다. 그러자 히스클리프는 난폭하게 내 손을 뿌리쳤다.

……히스……?

그답지 않은 행동은 아픔 탓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바로 다시 히스클리프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아픔을 참는 숨결도 점차 씹는 듯한 소리로 변해간다. 쓸쓸하고 상냥한, 비오는 날의 창과 같은, 히스클리프의 푸른 눈동자가 야수 같은 차가움으로 번쩍번쩍 빛나기 시작한다. 털을 곤두세우는 짐승처럼 바들바들 온몸을 떨면서 그는 피범벅이 된 손바닥을 바닥에 털었다. 이상할 정도로 손톱이 길게 자랐다.

(설마……. 검은 짐승이 된다는 기묘한 상처…….)

히……. 히스클리프……! 시노! 히스가……!

자샤를 몰아붙이던 시노가 우리를 돌아본다. 그 때, 땅이 심하게 울렸다.

시노: ……윽, 뭐야……?

자샤: "거대한 재앙"을 화나게 했다…… 이제 이 세계는 끝이야……

시노: 칫…….

시노는 혀를 차며 자샤의 손에서 도끼를 빼앗았다. 마법으로 도끼를 불태워 걸쭉한 쇠로 만들면서 우리 곁까지 달려온다.

시노: 도끼에 녹이 슬었었어. 감염증이 생길 수도 있으니 마법약으로 치료를…….

달려드는 시노를 견제하듯, 히스클리프는 목구멍 안쪽으로부터 으르렁거렸다. 그의 이변을 눈치채고 시노는 입을 다물었다.

시노: ……히스…….

히스클리프: ……윽.

직후, 나는 히스클리프에게 달려들었다. 가슴팍에 쿵,하고 가차없는 강도로 주먹이 내려쳐진다.

……윽…….

시노: 현자……!

흉포하고, 차갑고, 격렬한 두 눈이 먹이를 내려다보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상처받은 어깨는 새빨간 피로 물들어져 있다. 고상하게 미소 짓고 있던 그의 입가에서는 날카롭고 무시무시한 이빨이 살짝 보였다. 새파랗게 질려가는 내 귀에 시노의 목소리가 들렸다.

시노: 현자, 괜찮아?!

괘……. 괜찮아요…….

시노: 다행이다. 꼭 도와줄게……. 움직이지 마. 히스를 자극하면 안돼.

두려움과 긴장 속에서 차분한 시노의 목소리가 믿음직스러웠다. 단지, 심해지는 땅울림이 기분 나쁘다. 그르르렁 거리는 히스클리프의 목구멍에서 들리는 소리와 섞여.... 몸 아래에서 엄청난 물소리가 들려온다.

(물……? 어째서……?)

시노: 히스, 착하지……. 그래. 내 눈을 봐. 한 번에 잠들게 해줄테…….

그 순간, 엄청난 물보라가 바닥에서 뿜어져 나왔다.

시노: ……!

자샤: 꺄아아아아아악!

자샤가 비명을 지른다. 물보라와 함께 나타난 것은 시노의 몸집만큼이나 큰 물고기의 얼굴이었다. 마름모꼴의 입에는 빽빽하게 송곳니가 드러나있고 보름달같은 금빛 눈알이 솟아 있다.

시노: 무슨……!

물이 튀는 속도로 물고기의 머리는 이동했다. 시노의 반신을 물었다.

시노: ……윽

……시노……!

어둠 속에서 히스클리프의 눈도 물고기처럼 빛나고 있었다.














주민: 우와아아아아악……!

주민: 꺄아아아아악……!!

미스라: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힘들 것 같네요. ……우왓

파우스트: 그러니까, 말했잖아! 괜히 자극하지 말라고!

미스라: 당신, 알고 있는겁니까? 동쪽의 마법사가 누구의 옷깃을 붙잡고 있는건지…….

파우스트: 그게 뭐 어쨌다고?! 저 중에는 현자와 시노와 히스도 있어! 만약 그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천년 앞까지 저주해서 너를 죽여버릴테니까!

미스라: ……역시, 원망스럽지 않나요?

파우스트: 알까보냐! 네로, 그들을 찾으러 간다. 너도 분담해서 찾아줘!

네로: 알았어!

브래들리: 나도 도와줄게. 뭘 먹고 커진건지, 손 쓰기 힘들 것 같은 녀석이야. 와라, 네로. 옛날처럼 한바탕 놀아보자고.

네로: …….

브래들리: 뭐야, 따라와.

네로: 이제 옛날이 아니야. 난 같이 안 가.

브래들리: …….

네로: 걔네들을 보면 부탁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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