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場所シリーズ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July 20, 2021
7月23日(金)18:00よりイベント「慕情燃える海街のラプソディ〜西の国&南の国〜」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シャイロック・ムル・クロエのカードが新登場🧙♀️
そんな風に脇目も振らず駆け抜けるのは、どんな心地がするでしょうか。#まほやく pic.twitter.com/Ya8P8CtSop
샤일록의 인연의 땅, 신주의 환락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거기서 마법사와 인간의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흐리게 만드는 것도, 일그러지는 것도 없이 마음을 계속 불태워 돌이 된다…….
그렇게 한눈팔지 않고 달려나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1화
피가로: 헤에, 이거 좋네.
샤일록: 입에 맞으셨다면 다행입니다. 향이 독특해서 취향이 갈리더라고요.
피가로: 그럼 그만큼 내가 더 사랑해줘야지. 한 잔 더 받을까나.
레녹스: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알고 있다니까. 적당히 할테니까.
무르: 이쪽이야!
샤일록: 이런, 무르.
미틸: 아, 피가로 선생님. 또 몰래 마시고 있어!
피가로: 미틸?
레녹스: 루틸이랑 현자님도.
루틸: 모두들 안녕하세요.
죄송해요, 갑자기 방해해서.
밤이 깊었을 무렵, 무르가 앞장서서 찾은 곳은 샤일록의 바. 우르르 입구에 나타난 우리를 피가로와 레녹스는 의외라는 듯, 주인인 샤일록은 미소를 지으며 맞이했다.
샤일록: 오늘 밤은 소란스럽겠네요.
피가로: 뭐야, 모두 다 모여서. 설마 내 음주를 나무라러 온 건 아니겠지. 걱정하지 않아도 그렇게 많이 안 마셨어. 그렇지, 레노.
레녹스: 그렇네요. 아직은.
루틸 / 미틸: 아직……?
무르: 피가로, 설교 듣고 있어? 모두가 피가로를 찾고 있었던 건 설교를 하기 위해서야?
샤일록: 그거 열렬하군요.
레녹스: 인기쟁이시네요.
피가로: 기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루틸: 아하하, 설교 같은 게 아니에요. 낮의 시간에 모르는 게 있어서 여쭤보려고 했는데, 방에 피가로 선생님의 모습이 안 보여서요.
우연히 제가 그곳을 지나갔거든요. 피가로를 보지 못했냐고 물어보는데, 갑자기 무르가 천장에서 나타나서…….
무르: 피가로라면 알아! 라고, 세명을 데리고 왔어!
쥐 잡은 고양이처럼 무르는 득의양양하게 가슴을 젖혔다.
레녹스랑 드시고 계셨군요.
레녹스: 네. 가끔은 한 잔 어떠냐 하고 권해져서.
피가로: 레녹스가 함께라면 너무 많이 마셨다고 혼나지도 않을테고.
미틸: 정말이지! 피가로 선생님은 항상 조금만 거리면서 과음하게 된다니까요.
무르: 아하하, 역시 설교였구나!
공기에 활기찬 목소리가 넘친다. 흐뭇한 샤일록의 시선을 보고 미틸은 아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미틸: 아……! 시끄럽게 해서 죄송해요.
샤일록: 아뇨, 신경 쓰지 마세요.
샤일록은 미소를 머금고 글라스에 아름다운 색의 음료를 따랐다.
샤일록: 그것보다 당신도 한 잔 어떠신가요? 무알코올이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미틸: 괜찮나요? 저희들이 이대로 있어도…….
샤일록: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고객님은 대환영이에요. 오늘 쯤은 밤샘을 즐기고 가시는 건?
피가로: 맞아맞아. 그러니까 선생님도 오늘 정도는 용서해줘?
미틸: 정말이지, 어쩔 수 없네요. 오늘 뿐이에요.
샤일록: 후후, 여러분들도 앉으세요. 지금 마실 것 좀 준비할테니.
그러면 호의를 받아들여……. 저도 무알코올로 부탁드릴게요. 루틸은 어떻게 하나요?
루틸: 모처럼이니, 오늘은 마실게요!
무르: 샤일록, 나도 부탁해! 내가 좋아할 만한 거 만들어줘!
샤일록: 알겠어요.
그때, 하얀 새가 날갯짓을 하며 카운터에서 멈췄다. 그걸 따라가듯이 한 마리가 더 왔다.
미틸: 우왓, 예쁜 새……! 어디서 들어온걸까요.
하얀 새: 물론, 문에서야.
말했……!?
하얀 새: 이거 실례. 지금은 새의 모습이었죠.
하얀 새: 미안, 놀래켰어?
다음 순간, 새는 사라지고 라스티카와 클로에가 나타난다.
루틸: 에, 라스티카 씨와 클로에!?
레녹스: 두 사람이 새로 변신해 있었던건가.
라스티카: 클로에와 변신마법을 하며 놀고 있었어. 함께 새가 되어 하늘의 산책을 하다 보니 떠들썩한 목소리가 들려와서 말이야.
클로에: 라스티카가 갑자기 후우~ 하며 바 쪽으로 날아가서, 급하게 따라왔어.
라스티카: 모두 모여서 재밌어 보이네. 우리도 실례해도 괜찮을까?
무르: 물론! 초대장은 필요없어!
클로에: 아싸!
서로 끌어당기듯 서쪽의 마법사와 남쪽의 마법사들이 바에 모여 즐거운 밤샘이 시작되었다.
미틸: 에헤헤…….
루틸: 기뻐보이네, 미틸.
미틸: 네. 뭐랄까, 어른이 된 기분이에요. 지금 본인은 특별한 곳이 있다고. 샤일록 씨의 바는 술을 즐기는 어른들이 모이는 곳이니까.
루틸: 아주 멋진 공간이지. 몇 번이나 찾아왔는데도 떨려.
클로에: 알아——! 세련되고 도시적이잖아. 신주의 환락가에 있는 베넷의 술집도 인테리어라던가 소품이라던가 세세한 부분까지 가게 저체가 샤일록! 이라는 느낌으로 멋있어.
예쁘죠, 베넷의 술집. 어른의 분위기랄까…….
스윽, 잔이 비워진 루틸 앞에 새로운 칵테일이 내밀어진다.
샤일록: 영광입니다. 저 술집은 몇백 년 동안 해오고 있는 저에게도 추억이 깊은 곳이니까요.
미틸: 몇백 년?
루틸: 엄청 오래하고 있는 가게네요.
샤일록: 네. 많은 고객님들께 사랑받고 있죠.
미틸: 고객이란건 역시 마법사들 뿐인가요?
샤일록: 기본적으로는 그렇네요. 마법사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이라 애용해 주고 계십니다.
루틸: 혹시 마법관에 있는 마법사들도 손님이었던 적이 있나요?
무르: 네네! 나, 손님!
샤일록: 무르는 그렇다 쳐도, 단골까지는 아니더라도 찾아와주시는 분은 계십니다.
샤일록의 시선이 피가로와 레녹스 쪽으로 향하자 피가로는 모른다는 얼굴로 잔에 입을 대고, 레녹스만 이맛살을 찌푸렸다.
루틸 / 미틸: 레노 씨가?
레녹스: 여행을 하다가 한 번 들른 적이 있어.
샤일록: 찾아야할 것을 찾고 계셨죠.
레녹스: 아아. 그때는 샤일록이 친절을 베풀어줬지.
샤일록: 그는 좋은 손님이었어요. 다른 분과 트러블을 일으키지도 않고 조용히 술을 즐기시니까. 여러 손님들이 게시니 가끔은 손님들끼리 옥신각신할 때도 있거든요.
그 중에는 독특한 생각을 가진 손님들도 있었겠네요.
샤일록: 네. 개성적인 분들이 많아서, 한 곳에서 오래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삶의 방식과 애착을 만날 수 있죠. 식물하고만 말하는 분이나, 올 때마다 모습이나 이름을 바꾸시는 분……. 하지만 인상 깊은 건 긴 주황색 머리와 주황색 눈동자를 가진 아름다운 순진한 마법사네요. 그는 경치에 사로잡혀버렸다고 해요.
2화
경치에 사로잡혀……?
샤일록: 신주의 환락가는 대륙에서 바다를 향해 내미는 반도 같은 땅으로, 바다가 아주 가깝습니다. 그분은 언덕 위로 보이는 바다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서 매일매일 그것을 바라보며 살았습니다. 비오는 날이나 폭풍우가 오는 날에도 빠짐없이.
클로에: 매일? 그 경치를 굉장히 좋아했구나.
샤일록: 네. 아마 사랑 같은 것이었겠죠. 그러다가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본인이 그 경치의 일부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 시작해서…….
무르: 바닷속에서 사는 마법을 모색하다가 돌이 되어버렸구나! 그 마법사에 관한 거라면 나도 알아.
미틸: 에, 그런…….
루틸: 돌이 되어버리다니…….
살아온 세월의 차이일까. 미틸과 루틸이 충격을 받는 한편, 어른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피가로: 그건 또 별난 일이네.
레녹스: 서쪽의 마법사다운 이야기네요.
라스티카: 베넷의 술집에는 많은 마법사들이 모이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만남이나 놀라움이 있어.
클로에: 맞아맞아. 재밌는 얘기라던지 여러 가지를 들을 수 있더라고. 엄청 옛날부터 술집에 다니고 있었다고 자랑했던 손님도 있었어.
샤일록: 옛날에는 그 자리에서 밖에 못 마시는 와인도 있었으니까요. 그걸 목적으로 와주시는 분도 계셨고요. 대마녀 치렛타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루틸 / 미틸: 에!?
루틸: 그거, 진짜인가요?
샤일록: 네. 벌써 꽤 오래된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미틸: 어머님이 샤일록 씨의 가게에…….
뜻밖의 곳에서 어머니의 이름을 들은 두 사람은 눈을 둥그렇게 떴다. 미틸은 물론이고 평소 형답게 행동하던 루틸도 아이 같은 얼굴이 된다.
샤일록: ……두 분 다 괜찮으시다면 또 베넷의 술집으로 오시겠나요?
루틸: 괜찮나요?
샤일록: 네. 바를 칭찬해 주신 답례로, 특별한 칵테일을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피가로: 좋네. 신주의 환락가 하면 유명한 휴야지야. 초대를 받고 다 같이 한가로이 놀러 갈까. 어때? 현자님.
그렇네요. 지금으로서는 긴급한 의뢰도 없고, 괜찮을 것 같아요.
루틸 / 미틸: 아싸——!
미틸: 샤일록 씨, 감사합니다!
루틸: 레노 씨도 가실거죠?
레녹스: 나도 가도 상관 없는건가?
라스티카: 우리들도 함께 해도 될까?
무르: 좋아!
레녹스: 무르가 대답하는 건가.
클로에: 아하하. 처음부터 본인은 갈 생각이었구나.
무르: 당연하지! 그 가게에는 내 전용 카우치가 있으니까.
샤일록: 도둑고양이가 편하게 있어도 상관없다면 꼭 와주세요. 모두 환영할테니까요.
루틸: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미틸: 저도요. 신주의 환락가는 확실히 도시적인 분위기의 거리였죠.
루틸: 맞아맞아. 그러니까 멋진 거리에서 너무 들뜨지 않도록 한껏 멋을 내고 가야지.
미틸: 뭘 입고 가면 되죠? 멋있는 느낌? 아니면 품위가 있어야 하는건지 망설여지기 시작했어요……!
클로에: 정해지지 않는다면 차라리 만들어버릴까? 나들이가 즐거워지는, 멋진 의상!
즐거운 계획에 모두의 목소리가 들뜨기 시작한다. 거기에 이끌리듯 챔벌로 음색이 울렸다.
라스티카: 이런 밤에는 악기도 연주하고 싶어서 어쩔 수가 없나봐요.
무르: 춤추자, 클로에!
클로에: 우왓!
라스티카의 음악에 맞춰서 무르와 클로에가 춤을 추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엉망진창인 스탭에 이끌려 남쪽 마법사들도 노래를 부르면서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춤추고, 웃고, 마시고, 노래하며 마법사들의 밤은 떠들썩하게 깊어갔다.
잔치가 끝난 뒤, 나는 샤일록과 나란히 마법서의 복도를 걷고 있었다.
죄송해요, 샤일록. 방까지 바래다주셔서.
샤일록: 신경 쓰지 마세요. 조금이라도 더 오래 현자님을 독차지하고 싶어서 그런거니까요.
(이, 이것이 인기 있는 어른의 반격……)
오늘 재밌었어요. 무알콜만 마셨는데도 술을 마신 기분이었어요. 게다가 다 같이 베넷의 술집에 간다는 멋진 계획도 들을 수 있었고……. 나들이, 잘 다녀오세요.
그렇게 말하고, 샤일록은 어리둥절해했다.
샤일록: 현자님은 오시지 않는건가요? 모두, 같이 가는 걸로 믿고 있는데요.
하지만 모처럼의 휴가인데 미틸과 루틸의 어머니의 추억의 장소는 허물없는 동료와 즐기는 편이 좋…….
샤일록: 그렇기에 더욱 현자님도 함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죠. 저도, 모두도.
간지러운 말들을 들어서 낮간지러워진다.
고마워요.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같이 가게 해주세요. 사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샤일록: 물론, 기쁩니다.
신주의 환락가는 굉장히 예쁜 거리였죠. 휴양지라고 하는 것도 납득이 돼서 예전에 갔을 때도 느꼈던 것 같아요.
샤일록: 그렇네요. 눈이 부신 눈부신 거리라고 평을 받죠. ……하지만 욕심을 말하자면 현자님께는 예전의 아름다웠던 그 거리의 경치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만.
자조적으로 샤일록은 웃었다. 이전에 거리를 방문헀을 때의 그의 모습이 스쳐 지나간다.
(……아)
마법과학이 발전하면서 아름다웠던 바다와 대기가 조금씩 오염되어 거리의 풍경은 변했다. 그때 샤일록은 그렇게 말했었다. 신주의 환락가는 그에게 있어서는 애착도 원망도 있는 복잡한 고향일 것이다.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말문이 막히고 있으면 샤일록이 입을 열었다.
샤일록: 현자님. 방금 들려드렸던 손님의 말씀, 기억하시나요?
에?
샤일록: 바다 경치의 일부가 되고 싶어하여 돌이 된 마법사 이야기입니다. 그는 튜발이라고 자칭했었죠. 서로 이름으로 불러본 적은 한 번도 없지만요. 인상깊은 분이셨기 때문에 돌이 되어 술집에 오지 않게 된 후에도 그를 가끔 떠올렸어요. 그때마다 해변에 가서 튜발이 좋아했던 칵테일을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었죠.
샤일록: 그분이 원하셨던 대로, 사랑하는 경치의 일부가 되었던 것을 믿고 싶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고……. 그의 일편단심을 축복해 주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 말투는, 그리운 노래를 부르는 듯했다. 해변의 대나무 열매, 칵테일을 바다로 흘려보내는 그의 모습이 눈꺼풀 뒤로 절로 떠오른다.
샤일록: 흐리게 만들지도, 일그러뜨리지도 않고, 갓 태어난 대로 애타게 그리운 마음을 불태워 돌이 된다……. 그의 삶은 무구하고 우직하며 선명합니다. 그런 식으로 한눈팔지 않고 달려가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경치의 일부가 되고 싶어했던 마법사와,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믿고 싶은 샤일록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연결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조금 기묘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에 드는 보물을 공유하는 것처럼.
신기하면서도 멋지네요. 그 사람도, 샤일록도…….
샤일록은 상냥하게 눈을 찡그렸다.
샤일록: 웃지 않고 들어주시는 현자님도, 신기하고 멋진 분이십니다.
3화
며칠 뒤, 서쪽의 마법사와 남쪽의 마법사, 모두 서쪽의 탑까지 왔다.
클로에: 여기부터 휴양지의 기분으로 해도 되지? 모두의 외출복, 단단히 준비했어!
클로에가 펄쩍 뛰듯 주문을 외우면 옷 전체가 바뀐다.
미틸: 우왓……!
루틸: 멋있어——!
무르: 샤일록이 옷이 된다면 이런 느낌!
라스티카: 어떤 느낌이니?
무르: 잘 외출하고, 좀 새침하고, 달고 매워!
샤일록: 오늘은 감수하고 그 평가를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겠네요. 훌륭한 의상이니까요.
정말로, 다들 너무 멋있어요!
피가로: 현자님도 말이지.
레녹스: 잘 어울리십니다.
고마워요. 두 분도 예뻐요. 격조 높고 우아한 휴가 느낌이 드네요.
피가로: 확실히 이거라면 고상하고 부유한 그 거리의 분위기도 낯설지 않겠네. 어때, 대귀족 같아?
피가로는 원래부터 고상했으니까 괜찮아요.
루틸: 클로에, 예쁜 의상 고마워. 도시 티가 나서 어른스럽고, 엄청 멋쟁이가 된 기분!
미틸: 다음에 남쪽 나라로 돌아가면 구름 거리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요!
클로에: 에헤헤, 고마워……! 그렇게 칭찬받으면 얼굴이 달아올라. 미틸들이 멋부리고 싶다고 의욕이 넘쳐있길래 나도 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어. 기뻐하니 다행이야—!
무르: 자, 가자! 빨리 가자! 빨리 안 가면 오늘이 줄어들어!
아하하. 무르가 기다리지 못하나봐요.
클로에: 아침부터 계속 뛰어다니고 있고, 라스티카도 깨우러 갔더니 잠든 채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어.
라스티카: 오늘이 기다려졌기에 일찍이 꿈에서 즐기고 있었어.
샤일록: 후후, 이렇게까지 좋아해주시니 주인으로서 우쭐해지네요. 그쪽에 머무는 동안 오랜만에 가게를 열 생각입니다. 너무 휴업이 계속되면 손님들께 잊혀질테니까요.
루틸: 그건 손님들도 좋아하겠네요. 가게의 심부름은 맡겨주세요!
미틸: 저도 도울게요!
클로에: 샤일록, 나도!
샤일록: 감사합니다. 의지하고 있을게요.
무르: 나도 도울게!
샤일록: 당신은 사양할게요.
훈훈한 분위기 그대로 우리는 술자리를 노렸다. 눈이 즐거운 화려한 서쪽 나라의 상공을 구경하며 날아간다. 그러나 거리에 가까워지면서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어라……?)
쓸쓸한 곳도 아닌데 길을 오가는 사람의 그림자가 극단적으로 드물다. 이따금 눈에 띄어도 제복으로 무장한 군인 같은 사람들만 나돈다. 사뭇 뭔가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하늘 위에서도 그 불온함은 감지할 수 있었다.
클로에: ……기분 탓일까. 조금 이상하지 않아?
미틸: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마법사들의 얼굴에도 당혹감이 감돌았다.
샤일록: …….
그대로 계속 날다보면 이윽고 거리의 중심부가 보인다.
……에?
눈에 들어오는 광경에 너나없이 숨을 삼켰다. 거리 주변을 무장한 인간들이 포위하고 있다. 또한 무시무시한 무기 같은 무엇인가를 위협하듯 거리로 향하고 있었다.
레녹스: 이건…….
피가로: 무슨 일? 금방이라도 전쟁이라도 시작할 것 같은 느낌인데.
루틸 / 미틸 / 클로에: 전쟁……?
뒤숭숭한 단어에 어린 마법사들이 안색을 바꾼다. 샤일록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샤일록: ……그런 것 같네요. 잠시 안 본 사이에 이 거리는 또 탈바꿈을 해버린 것 같아요.
그때, 클로에의 다급한 목소리가 우리를 돌아보게 했다.
클로에: 저기! 무르가 어디론가 날라갔어! 재밌는 일이 생길 것 같아, 라면서!
에에!?
클로에가 가리킨 곳은 바로 지금 우리가 내려다보던 곳. 무기를 겨누어 포위하는 인간들의 한복판이다.
피가로: 긴장의 끈이 팽팽해질수록 서쪽의 마법사는 흥분하는 건가?
샤일록: 부정은 안 하지만, 그는 특별하죠. 성난 사자의 입에도 웃으며 머리를 들이밀 거에요.
라스티카: 무르는 행동파니까. 지금쯤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수다를 떨고 있을 수도 있어.
클로에: 무기에 둘러싸여있잖아!?
샤일록: 어쩔 수 없네요. 길 잃은 고양이를 데리러 갈까요.
미틸: 그러면 저희들도…….
샤일록: 아니요, 남쪽의 마법사 분들은 여기서 대기하고 계세요. 상황을 읽을 수 없는 이상, 여럿이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을 겁니다. 일단은 저희가 상황을 좀 보고 오죠.
라스티카: 우리가 무르랑 엇갈려도 모두가 기다려주면 안심이야.
피가로: 알았어. 여기는 땅과 통하는 마법사에게 맡기자.
레녹스: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말을 걸어줘.
샤일록: 그러면 현자님은 다른 분의 빗자루에.......
저기, 이대로 저도 따라가도 될까요?
샤일록: 현자님……. 당신의 마음은 무척이나 기쁘지만, 솔직히 그 자리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릅니다. 상황이 확실해질 때까지는 남쪽의 마법사들과 여기서…….
하지만 사람들이 잔뜩 있는 것 같고, 의심이 들 때에는 현자의 입장이 뭔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샤일록: ……후후, 믿음직스러운 분. 알겠습니다. 당신이 와주시는 것보다 더 든든한 것은 없겠죠.
클로에: 고마워, 현자님. 무슨 일이 있어도 현자님은 절대로 우리들이 지킬게!
네, 의지하고 있을게요!
샤일록: 그러면 가볼까요.
루틸: 모두들, 조심해요……!
4화
???: 너희들, 마법사구나! 지금 당장 떠나! 그렇지 않으면 쏜다!
무르: 저기, 그건 마법 과학의 무기지? 쐈을 때의 위협은 어느 정도? 머리 정도는 날아가 버려?
???: 이, 이 녀석……. 기가 꺾이기는 커녕 스스로 머리를 총구로……! 역시 마법사다!
라스티카: 안녕.
???: 아……? 안녕?
급하게 노호가 들려오는 쪽으로 향한다. 많은 사람들이 총 같은 걸 겨눈 채 무르를 둘러싸고 있었다.
???: 누구야, 네놈들!
라스티카: 여어, 큰 소리네. 웅장한 악곡이 어울릴 것 같은 그 성량……. 혹시 내 신부…….
라, 라스티카!
클로에: 와——! 이럴 때 새장 꺼내지 마!
병사: 뭐야 이 녀석들!
샤일록: 너무 칭찬을 받으면 쑥스럽네요.
떠들썩한 소동을 곁들이는 감미로운 목소리가 울렸다. 야회같은 성색과 비밀스러운 미소는 삼엄한 분위기는 영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욱 병사들의 시선은 한꺼번에 샤일록의 것이 됐다.
샤일록: 저희는 현자의 마법사입니다. 보아하니…… 당신들은 마법과학병단 같군요. 괜찮으시다면 사정을 들려주시지 않겠나요?
병사: 뭐라고……?
병사들은 샤일록의 존재감에 기압당하면서도 곤혹과 경계를 나타냈다.
인사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방금 말씀드렸다시피 그들은 현자의 마법사입니다. 현자인 제가 보증하죠.
병사: ……현자라고? 그러면 정말로 현자의 마법사인건가? '거대한 재앙' 의 이변을 가라앉히고 있다는 그…….
현자의 마법사들의 활약은 그들의 귀에도 들어간 모양이다. 마지못해 하는 태도이긴 했지만 무기를 집어넣은 병사들은 우리에게 사정을 이야기해주었다.
라스티카: ……수상한 불?
클로에: 신주의 환락가에서?
병사: 아아. 그것도 한두 건이 아니라, 계속해서 말이지.
그들의 말에 의하면, 신주의 환락가에서 최근 방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그것도 하늘을 나는 무엇인가가 거리에 불을 뿜고 있다는 불가사의한 목격 증언이 여러 개 들어왔다고 한다.
하늘을 나는 수상한 무언가…….
샤일록: 제일 먼저 마법사가 의심받겠군요.
병사: 그 말대로다. 마법사의 소행이 틀림없다고 주민들 사이에 떠돌고 있어. 그것을 무겁게 받아 들인 영주가, 대책으로 마법사가 거리에 침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하였다.
클로에: 그런……!
병사: 하지만, 그것을 마법사들에게 전했더니…….
불합리한 명령이라고 그들은 맹반발했다. 마법사들은 마법으로 인간들을 거리에서 몰아내고 점거해 버렸다고 한다.
무르: 그렇겠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어!
병사: 서쪽 나라의 왕족의 요청에 따라 베넷 장군이 이끄는 우리 마법 과학 병단은 이 거리를 되찾기 위해 파견되었다. 보다시피 포위하고 무력으로 위압하고 있지만 마법사들은 거리를 내줄 기미가 없어.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며 반목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지.
병사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험상궃다. 진전이 없는 데에 대한 초조함도 보인다.
샤일록: ……과연. 사정은 이해했습니다.
거리를 둘러싼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군사가 나온다면 최악의 경우 무력 진압이 될 것이다. 이 거리를 돌아다녀서 인간과 마법사의 싸움이 시작하게 될 수도 있어. 아슬아슬한 공기에 나도 모르게 입도 무거워진다.
샤일록: 제안이 하나 있습니다만……. 어떨까요. 여기는 저희가 협조해도 괜찮을까요?
병사: ……마법사가 협조라고?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지?
샤일록: 얘기를 들어보니 확실히 수상한 불은 마법사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겠죠. 하지만 시기를 생각하면 거대한 재앙의 영향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희가 조사하는 것이 도리겠지요. 게다가 거리를 점거하고 있는 마법사들도 같은 마법사의 얘기라면 귀를 기울여줄지도 모릅니다.
병사: 그건…….
저도 부탁드릴게요! 조사에 협조하게 해주세요. 거리를 되찾았다고 해도 수상한 불의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언제 또 같은 일이 생길까 봐 모두 불안해할거에요. 진상을 명백히 하고, 평화로운 거리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저희들에게 사건을 조사하게 해주지 않겠나요……?
그렇게 호소하자 병사들은 씁쓸한 얼굴로 입을 다문 뒤 무거운 입을 열었다.
병사: ……확실히, 거리에서 쫓겨난 탓에 수상한 불의 조사도 지지부진해. 다른 대책도 없는 이상, 여기서 방관하고 있는 것보다는 나으려나. ……좋아, 조사를 허가한다.
샤일록: 유연한 대응에 감사를.
라스티카: 우리의 부탁을 들어주다니 이 얼마나 말을 잘 알아듣는 사람들인지. 혹시 그들은 나의…….
그, 그들……?
무르: 새장이 신부로 가득 차 있네!
클로에: 라, 라스티카! 조용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더니, 방심했다……!
거리의 진입 허가를 받은 우리는 하늘에서 대기하고 있던 남쪽의 마법사들에게 돌아갔다.
레녹스: 마법사들이 거리를 점거……?
루틸: 설마 그런 일이…….
클로에: 사실 거리의 출입은 금지 같지만 마법과학병단 사람들에게 허가를 받아 우리들끼리 알아보기로 했어.
그래서 조사를 위해 지금부터 거리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피가로: 그런 거라면 우리도 도와줄게. 그렇지, 모두들.
레녹스: 네.
루틸: 물론이에요.
라스티카: 고마워, 모두.
샤일록: 여러분들께는 죄송한 일을 해버렸네요. 휴가라고 했는데 이렇게 되어버리다니.
루틸: 그런,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샤일록 씨의 고향이 힘들 때에 내버려 둘 수 없어요.
레녹스: 그 거리에서 당신의 술집을 평안하게 만들고 있는 마법사는 많겠지. 나도 그 자리는 남아있었으면 좋겠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거리낌없이 뭐든지 말해줘.
미틸: 맞아요! 저희는 같은 현자의 마법사 동료니까 어려울 때 도와야죠. 게다가…… 인간과 마법사가 서로 싸우고 있으면 저희도 슬퍼요.
남쪽 마법사들의 걱정하는 목소리가 샤일록을 에워싼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그 말 하나하나에 영예하고 있었다.
무르: 샤일록, 엄청 화났네!
……화났다고요?
5화
무르: 응. 이 거리에 온 이후로 계속 화나있어.
나는 다시 한 번 샤일록을 쳐다봤다. 그 옆모습에는 평소와 다름없는 잔잔한 미소가 떠올라 있다.
라스티카: 그는 정이 많은 사람이야. 틀림없이 마음 아파하고 있겠지. 오랫동안 사랑해왔던 것들이 눈앞에서 상처받고 있으니.
클로에: …….
불을 지르는 자의 존재도, 인간과 마법사의 대립도, 고향에 애착을 갖고 있는 샤일록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현실이다. 바깥쪽이 평소처럼 보였다고 해도 안쪽까지 같은 온도는 아니다. 나는 그가 남몰래 품고 있는 은밀하고 격렬한 불꽃을 생각했다.
클로에: ……이 거리를 돕자. 절대로, 더 이상 샤일록에게 괴로운 일을 당하게 하고 싶지 않아.
라스티카: 나도 같은 마음이야, 클로에. 슬픈 음색은 샤일록에게 어울리지 않아. 친애하는 친구를 위해 힘내자.
네……! 반드시 해결해요!
무르: 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바로 빗자루를 타고 시내 중심부로 들어섰다. 빗자루에서 내려와 상태를 살피려고 했을 때, 거리 곳곳에서 마법사들이 모여들어 우리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둘러싸여버렸다.
마법사: 움직이지 마!
마법사: 마법과학병단 놈들, 드디어 강행 돌파했군.
마녀: 아무리 무기로 위협해도 소용없어. 누가 나갈까보냐!
마법사들은 우리를 마법과학병단으로 알고 있는 듯 적의가 넘친다. 일촉즉발의 공기에 긴장이 흘렀다.
루틸 / 미틸 / 클로에: …….
그때, 한 마법사가 샤일록을 눈여겨봤다.
마법사: 응? 당신, 어디선가……. ……맞아. 베넷 술집의 주인!
마법사: 정말이다. 샤일록이잖아!
샤일록: 난폭한 환영이네요, 여러분. 잘 지내셔서 다행입니다.
샤일록이 상냥하게 응하자, 둘러싸고 있던 마법사들의 얼굴에서 험난함이 사라졌다. 대신 웃는 얼굴이 우르르 모여든다.
마법사: 샤일록, 오랜만이네.
마법사: 당신의 술을 먹고 싶어서 다들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어.
일전하여 화기애애해진 공기에 휴우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클로에: 하아…… 깜짝 놀랐다.
피가로: 이런이런. 갑자기 한 판 해야되는 줄 알았어.
마녀: 어라, 무르도 있잖아!
무르: 있어——! 오늘은 현자님도 있어! 샤일록의 옆에!
마법사: 헤에, 현자님이라고?
마녀: 어라, 당신이? 얼굴 좀 보여줘.
아, 안녕하세요.
샤일록: 너무 떼지어 모이지 말아주세요. 우리의 소중한 분이시니까요.
마법사: 그건 그렇고 용케 여기까지 들어왔네. 마법과학병단 놈들이 감시하고 있었잖아. 알고 있어? 얼마 전부터 이 거리는 아주 끔찍해서.
라스티카: 네, 그런 것 같네요. 밖에서 사연을 듣고 왔습니다.
클로에: 사실 우리가 거리를 이렇게 만든 원인을 조사하러 왔어.
마법사: 조사?
무르: 불장난을 좋아하는 마법사가 있다고 들었어. 그래서 마법사가 출입 금지를 당했다는데. 모두 불꽃놀이 좋아해? 화려하고 벌벌 타는 거 보고 싶어? 그렇다면 소원은 이루어질지도 몰라! 이대로 인간과 마법사가 전쟁이 된다면 소망대로 거리마다 불바다가 될거야. 꼭 커다란 불꽃놀이처럼 보여!
순간, 마법사들의 얼굴이 확 굳어진다.
그,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이 거리에서 일어난 괴이의 진상을 캐고 싶어요. 저희는 아직 인간 쪽 이야기밖에 듣지 못했거든요. 여러분들께도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도 괜찮을까요?
마법사들은 얼굴을 마주보고 나서 쌓여 있던 불만을 털어놓듯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마법사: 수상한 불이라면 우리가 아니야. 그런 걸 즐길 만큼 유치하지 않다고. 있다고 해도 그런 걸 좋아하는 것 같은 마법사가 그런 미의식 낮은 짓을 할 리가 없어. 우리 탓이라고 단정하지만, 불을 지른 건 인간 쪽 아니야?
레녹스: 인간이?
마녀: 맞아. 인간을 내쫓고 나서 계속 우리끼리 거리를 둘러봤는데, 수상한 불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어.
마법사: 애초에 최근 거리의 치안 향상이라고 해서 경비나 단속이 엄격해지기만 했는데, 수상한 불이 계속되다니 이상하지 않아?
마녀: 그럴듯한 겉모양을 원했던거잖아. 사건을 꾸며서 마법사의 소행으로 보여주면 우리를 쫓아낼 수 있으니까.
루틸 / 미틸: …….
일련의 소동으로 마법사들의 인간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 일방적으로 의심받고 추방당할 뻔한 것을 생각하면 무리도 아닌 것 같다.
대화로 해결하기엔 어려울 것 같네요…….
라스티카: 만약 대화가 안 된다면, 모두 함께 노래하는 건 어떨까.
무르: 춤추는 것도 괜찮을지도?
클로에: 으——응……. 모두가 무르와 라스티카라면, 원만히 해결되겠지만…….
피가로: 이미 꼬여버렸으니까 흑막이 가려지지 않는 한 서로 원한은 없어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해.
루틸: 그럼 역시, 거리를 원래대로 하려면…….
레녹스: 수상한 불의 원인을 알아내서 사건 자체를 해결하는 수 밖에.
샤일록: 그렇네요. 우선 정보를 수집하죠. 저희는 화재 현장을 보러 갈테니 그쪽은 탐문을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여기 모여 있는 것 말고도, 아직 거리에 남아 있는 마법사들이 있을 테니까요.
미틸: 알겠습니다. 맡겨주세요.
피가로: 나중에 만나자.
네. 잘 부탁드려요.
라스티카: 그러면 저희도 갈까요.
마법사들에게서 들은 수상한 불의 현장은 수두룩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보고된 장소 중 하나, 전통 보석가게다.
라스티카: 이 가게인 것 같네.
클로에: 불은 빨리 꺼졌다고 했지만…….
(……심하네……)
건물 일부가 까맣게 탔다. 다른 피해는 없었던 것 같지만 만약 번졌다면 하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친다.
샤일록: …….
탄 자국을 확인한 샤일록은 어깨를 으쓱하며 한숨을 쉬었다.
샤일록: 단서로서의 신선도과 완전히 떨어지고 있네요. 이상한 낌새가 있는 것은 어렴풋이 느껴집니다만…….
마법에 의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느낌인가요……?
라스티카: 아쉽게도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것 같아요. 이 상태에서 확실하게 뭘 알아맞히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요…….
샤일록: 하지만 상당한 화력으로 불타고 있었던 것은 알 수 있네요. 그냥 불만 쏘아댄다면 이렇게까지 까맣게 타지는 않아요.
클로에: 특별한 불이라는 뜻?
샤일록: 그렇게 되네요. 수단은 모르겠습니다만, 보통 사람에게는 할 수 없는 재주가 아닐지.
클로에: 그렇다는 것은…… 역시 마법사이려나…….
라스티카: 그럴 지도 모르고, 그렇지 않을 지도 몰라.
맞다, 무르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무르 쪽을 돌아보며 의견을 구했다. 그는 계속 건물 앞에 주저앉아 불탄 자리를 열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무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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