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July 4, 2021
7月7日(水)18:00よりイベント「零れた夢のステラート」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ホワイト・ファウスト・ミチルのカードが期間限定で登場🧙♀️
――今、自分が願うとしたら、どんな願いをかけるだろうか。 #まほやく pic.twitter.com/4qYtq9a644
마법사들이 손에 넣은 『성로의 젬』. 그것은 가진 자의 소원을 들어주는 불가사의한 돌이라고 불리고……. 맑은 밤하늘은 무엇이든지 들어줄 것 같아서, 별들에게 소원을 비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았다.
……지금 내가 소원을 빈다면, 어떤 소원을 빌게 될까.
1화
구름이 없어서 그런지, 오늘 밤은 하늘이 예쁘네…….
창밖은 완전히 밤이다. 깜빡이는 별들이 총총하게 밤하늘을 장식하고 있다. 혼자 조용한 밤을 보내다 보면 가끔 이렇게 하늘을 바라보고 싶어진다. 맑은 밤하늘은 무엇이든지 들어줄 것 같아서, 별들에게 소원을 비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았다.
(……지금 내가 별에게 소원을 빈다면, 어떤 소원을 빌게 될까. 역시 『원래 세계로 돌아가고 싶다』? ……아니면……)
턱을 괴고 있자니 문득 시야의 가장자리에서 기묘한 반짝임을 발견했다.
……응?
시선을 돌리면 창밖으로 팔랑팔랑 불똥 같은 게 바람을 타고 실려온다.
에, 이거…….
고개를 갸웃하다가 퍼뜩 생각났다.
(……설마, 파우스트!?)
그는 꿈이 밖으로 새어 나간다는 '거대한 재앙' 의 상처를 입고 있다. 밤에 흩날리는 빛의 알갱이는 전에 본 적이 있는 파우스트의 꿈의 단편과 많이 닮아 있었다.
(꿈이 밖으로 넘치지 않도록 방에 결계를 친다고 했었는데……. 그러고 보니 파우스트는 막 임무에서 돌아온 참이었지)
혹시 그 때 그의 몸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두려움을 느낀 나는 파우스트의 방으로 달려갔다.
파우스트, 있나요!? 아키라예요!
노크해도 응답이 없다. 반사적으로 문고리를 돌려보면 의외로 잠겨 있지 않고, 시원하게 돌아갔다.
죄송해요, 들어가겠습니다……!
작정하고 문을 연다. 거기서 본 것은 뜻밖의 풍경이었다.
……?
방 안에 펼쳐져 있던 것은 타오르는 불똥이 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는 만천의 별. 아까 올려다봤던 밤하늘보다 더 많은 빛으로 가득하다. 마치 보석을 뿌린 것 같은 눈부심이었다.
(이건, 대체……?)
당황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바라볼 뿐이었다.
파우스트: …….
그러나 테이블에 푹 엎드린 파우스트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정신이 들었다.
파우스트!
달려가 그의 몸을 크게 흔들었다. 그러자 방을 덮고 있던 밤하늘이 사라졌다.
(……사라졌어!?)
파…… 파우스트. 눈을 떠주세요!
파우스트: ……응.
괜찮나요!?
파우스트: 현자……! 너가 왜 여기에…….
죄송해요. 무단으로 방에 들어와버려서……. 사실 아까 파우스트의 꿈이 새는 것처럼 느껴져서 무슨 일이 있었나 하고 걱정이 되어…….
파우스트: 꿈이 샜다고? 넌 뭘 봤어?
예쁜 밤하늘을 봤어요. 만천의 별의…….
파우스트: 밤하늘……? 아아, 너에게는 그렇게 보였나…….
에?
파우스트: ……아무것도 아니야, 잊어줘. 그렇네. 확실히 방금 그건 꿈이야. 그러나 네가 방에 들어온 기색도 몰랐다니……. 매개체를 사용해서 결계도 치고 있었는데…….
몸이 안 좋은 건가요? 테이블에 엎드려서 쓰러져 있었어요.
파우스트: …….
갸웃거리듯 묻자 파우스트는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는 우물우물 입을 연다.
파우스트: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야. 그저…… 그, 선잠이다.
에?
파우스트: 한심한 이야기지만, 책을 읽다가 깜빡 잠에 들었나봐.
멋쩍은 듯 파우스트가 어깨를 으쓱거린다. 그제서야 나는 휴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랬었군요……. 아무 일도 없어서 다행이다.
파우스트: 민폐를 끼쳐서 미안하군.
신경쓰지 마세요. 분명 임무로 지치셨던거죠.
파우스트: ……그것도 있을지도 모르지만, 아무래도 방심하고 있었던 것 같아.
아무렇지도 않은 파우스트의 말에 나는 놀랐다. 마법서에서 생활하기 시작했을 때, 그렇게 날카로웠던 그의 입에서 '방심하고 있었다' 라는 대사가 나오다니. 조금씩 평온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라는 뜻일까. 그렇다면 선잠도 나쁜 건 아닌 것 같았다.
파우스트: 하지만 꿈이 새고 있었다는 건 문제네. 결계가 작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선반에 다가간 파우스트는 오래된 짐승의 뿔 같은 것에 손을 얹고 작게 주문을 외웠다.
파우스트: 아무래도 결계에 쓰고 있는 매개체에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아.
에……. 그건 괜찮은 건가요?
파우스트: 괜찮다고 하면 괜찮지만……. 안 괜찮다고 하면 안 괜찮아.
어, 어느 쪽인가요?
파우스트: 결계를 사용할 수 있냐는 의미라면 괜찮다. 손질을 하면 일단 작동해. 하지만 긴 안목으로 본다면 별로 안 괜찮아. 어디까지나 응급처치니까. 가까운 시일 내에 동쪽 나라로 매개 조달을 하러 가는 편이 좋겠어.
그렇네요. 파우스트에게 있어서 결계는 중요한 것이고…….
그 때 노크 소리가 났다. 둘이서 문 쪽을 바라본다.
파우스트: 오늘은 손님이 많군. ……누구지?
2화
미틸: 아, 안녕하세요.
문 너머로 들리는 목소리를 듣고, 파우스트는 문을 열었다.
미틸?
미틸: 아…… 현자님도 계셨군요.
조금 긴장하고 있던 모습의 미틸은 파우스트의 뒤에 서있던 내 얼굴을 발견하고 안심한 듯 표정을 풀었다.
파우스트: 용무라도 있나?
미틸: 피가로 선생님께 약을 받아왔거든요. 저녁식사 때 파우스트 씨가 아파보였다고.
파우스트: ……약?
건네받은 종이 봉투를 의심스러운 듯이 들여다본다. 파우스트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바로 조약돌이라도 밟은 듯이, 재미없는 얼굴이 된다.
파우스트: …….
미틸: 파우스트 씨?
파우스트는 깜짝 놀라 종이 봉투를 닫았다. 곧 그다운 차분하고 상냥한 기색이 돌아온다.
파우스트: ……고마워. 밤늦게 미안하군. 현자도.
아니에요.
미틸: 도움이 되었다면 기뻐요.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겹쳐, 미틸과 나는 에헤헤 간지러운 듯 웃었다.
미틸: 아, 예쁜 꽃…….
파우스트: 꽃?
미틸: 예쁜 유리병을 장식하고 있는 게 보여서……. 병 안에 있는 거, 꽃이죠? 파우스트 씨는 꽃을 좋아하시나요?
파우스트는 미틸의 시선을 쫓아가 돌아본다. 테이블에 놓인 유리병 속에는 어항 속의 금붕어처럼 선명한 꽃이 피어 있었다.
파우스트: 아아. 이건 꽃이라고나 할까, 차라고나 할까.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으니 잠들기 전에 마시는 경우가 많아서…….
미틸: 와아, 차인가요? 그런 차가 있는 줄 몰랐어요. 숙면에 효과가 있다면 약의 대신도 되겠네요! 잠에서 깨거나 잠에 효과가 있는 약은 저도 가끔 만들지만…….
미틸: 아, 죄송해요. 파우스트 씨는 몸이 안 좋으신데 소란스럽게 해버려서…….
파우스트: ……아냐.
미틸: 현자님도, 파우스트 씨의 몸 상태를 걱정해주신거군요.
네…… 네. 맞아요. 신경이 쓰여서 조금 상태를 보려고.
(조금 다르지만, 틀리지는 않았어……)
파우스트: 나는 괜찮으니 두 사람은 방으로 돌아가도 돼. 이제 쉴 시간이잖아.
그렇네요. 미틸, 돌아가요.
미틸: 네. 저, 현자님을 모셔다 드릴게요.
고마워요. 그러면 파우스트, 안녕히 주무세요.
미틸: 파우스트 씨, 몸 조심 하세요.
파우스트: 아아, 잘 자.
미틸: ……저기, 현자님. 제 기분 탓이면 좋겠지만, 약을 줬을 때 파우스트 씨, 조금 놀라고 있던 것처럼 보여서…….
미틸: 어떤 약을 드렸는지 제대로 피가로 선생님께 확인을 했어야 했던 걸까요. 피가로 선생님은 좋은 의사시고, 파우스트 씨가 곤란하실 만한 걸 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확실히 아까 파우스트의 반응은 나도 조금 궁금하네. 하지만……)
걱정 안 해도 괜찮을거에요. 만약에 무슨 일이 생기면 파우스트는 바로 말해줄 것 같고, 분명 미틸과 피가로에게도 감사하고 있을거예요.
미틸: 그, 그럴까요……? 그럼 다행이에요.
안심했는지 미틸에게 웃음이 돌아온다.
미틸: 그러고 보니 현자님과 파우스트 씨는 사이가 좋으시죠. 아까도 뭔가 친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정말인가요? 그렇게 보였다면 기뻐요.
미틸: 레노 씨나 시노 씨는 파우스트 씨와 친하잖아요. 같이 있는 걸 가끔 보거든요. 피가로 선생님과 파우스트 씨도 사이좋게 지내주시면 좋겠는데……. 피가로 선생님께서 말을 걸면 화내시는 것 같아서요.
(피가로……)
미틸: 그리고 저도 파우스트 씨와 친해지고 싶어요. 시노 씨나 히스클리프 씨가 좋은 선생님이라고 항상 얘기해 주시거든요. 그러니 제대로 얘기를 해보고 싶어요. 하지만 막상 눈이 마주치니까 긴장해버려서…… 아까도 말을 잘 못했어요.
미틸다운 페이스로 말을 나누면 돼요. 천천히 해도 분명 친해질 수 있어요.
미틸: 네……!
파우스트: …….
파우스트: 젠장, 그 녀석……. 신안수의 항목이라니, 매개체로 흠잡을 데가 없잖아. 게다가 공손하게 슈가까지 담아서…….
파우스트: ……'사티르쿠나드 무르크리드'
파우스트: 어쨌든, 이것으로 결계의 염려는 없어졌군. 동쪽 나라에도 돌아가지 않아도 되겠지.
파우스트: 오늘 밤은 별이 잘 보이는군.
파우스트: ……그리운 꿈을 꿨네.
3화
시노: 방금 엄청 큰 말의 상, 봤어? 틀림없이 왕자의 증거일거야. 사서 마법관에 장식하자.
파우스트: 안 살거야.
시노: 어째서. 멋있잖아. 둘도 그렇게 생각하지.
미틸: 에? 확실히 멋있긴 하지만…….
사가지고 돌아가기에는 조금 크다고나 할까.....?
시노: 크니까 좋은 건데. 적을 위압할 수 있어.
파우스트: 뭐야 그 용도는……. 됐으니까 간다. 오늘은 쇼핑하러 온 게 아니니까.
파우스트의 방을 찾아간 다음 날. 어제의 답례라며 파우스트에게 초대된 미틸과 나는, 중앙의 수도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중간에 복도에서 시노와 딱 마주쳤고, 그도 참석하게 됐다.
시노: 그건 그렇고 파우스트가 스스로 외출하다니, 신기하네.
파우스트: 시끄러워. 나도 가끔은 밖에 나가.
파우스트는 시노에게 대꾸하고 나서 긴장하면서 걷는 미틸을 본다.
파우스트: 너는 진귀한 차에 관심이 있었지. 지금부터 갈 가게는 어젯밤에 내가 마시던 것 같은 차나,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찻잎 같은 걸 다루고 있어. 좋아하는 걸 시도해보는게 좋아.
미틸: ……네! 감사합니다, 파우스트 씨.
미틸의 얼굴이 번쩍 빛났다. 자신을 위해 가게를 골라준 것이 기뻤을 것이다. 어제 미틸이 차에 관심을 보였던 것을 제대로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배려가 세심하다고나 할까……. 성실하고 상냥한 파우스트다워)
시노: 차 뿐? 먹을 건 없어?
파우스트: 정말이지, 너는 식욕이 많구나……. 다과 정도는 있겠지.
시노: 레몬파이는?
파우스트: 글쎄. 그것까지는 기억이 안 나.
시노: 흥. 뭐 됐어. 파우스트와 차를 마시고 왔다고 나중에 히스에게 자랑해야지.
미틸: 히스클리프 씨는 어디 계신가요?
순간 시노는 어린애처럼 입을 삐죽거렸다.
시노: 그 녀석은 집안 일 때문에 블랑셰에 있어. 나도 가려고 했는데 괜찮다면서 거절당했고. 호위가 있을 거라고는 해도 히스 녀석, 혼자서도 괜찮다고 하니 짜증나서…….
미틸: 싸웠나요……?
시노: 싸움이 아니야. 의견 차이라는거지.
파우스트: 싸움이지, 그건.
시노: 그 녀석은 화도 잘 내고 막무가내야. ……나도 좀 말을 심하게 하긴 했지만.
풍선이 오므라들듯이 시노의 어투가 약해져 분노는 이미 사라진 느낌이었다.
미틸: 그럼 히스클리프 씨가 돌아오실 때를 위해 맛있는 과자를 준비하지 않겠나요? 피곤해서 들어오셨을 때 단 게 있으면 좋고, 마음이 편해지실 거예요.
시노: 좋네, 그거. 명안이다!
미틸: 저도 리케와 싸웠을 때는 간식을 들고 화해하러 가거든요.
시노: 우선 과자로 회유하는 건가. 꽤 하네, 미틸. 리케는 단거라면 사족을 못 쓰니까.
미틸: 아, 아니에요! 화해의 표시예요. 시노 씨도 화해를 위해 열심히 하죠.
시노: ……그렇네. 어디 좀 가서 맛있는 과자를 골라보자.
소중한 친구를 가진 사람들끼리여서인지,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시노와 미틸은 궁합이 잘 맞아 보였다. 어린 나이에도 순수한 이들의 대화는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파우스트: …….
파우스트도 똑같이 느끼고 있는지, 흐뭇한 듯이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오늘 나들이, 시노와 같이 와서 다행이네요.
파우스트: 그럴지도.
그러고 보니 피가로도 안 불러도 괜찮았던 건가요? 미틸은 두 사람이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하던데.
파우스트: ……일단 권유는 해봤지만, 자기는 사양할테니 미틸들과 즐기고 오라고 했어.
아, 그랬었군요. 무슨 다른 볼 일이라도 있는걸까.
파우스트: 글쎄, 단순히 나 같은 저주꾼과 나가는 게 싫었을 뿐인걸지도 모르지.
(조금 목소리가 차가워졌어……)
죄, 죄송해요.
파우스트: 아아, 아니 그…… 사과하지 않아도 돼. 나도 말을 잘못해서 미안해.
라스티카: 자, 두 분 모두 웃으시고. 악수하면서 화해하죠.
파우스트: !?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라스티카가 서있었다. 그는 우아하고 자연스럽게 웃고 있다.
라스티카: 그런데 다과회라면 저도 함께 해도 괜찮나요?
라, 라스티카?
시노: 혼자라니 드문데. 뭘 하고 있는 거야.
라스티카: 마음에 드는 가게에 홍차를 사러 왔어요. 좋은 의상 아이디어가 떠올랐따고 클로에가 아침부터 작업에 몰두하고 있어서, 저는 맛있는 홍차로 응원하려고요.
그랬던거군요.
미틸: 라스티카 씨는 상냥하시네요.
라스티카: 후후, 고마워. 그렇다 치더라도 오늘은 정말 대단한걸. 설마 운명의 만남을 이룬 다음에 이렇게 현자님들도 만나뵐 수 있다니.
파우스트: ……운명의 만남?
우리는 조건반사처럼 라스티카가 들고 있는 새장을 보았다. 안에는 작은 새가 들어 있다.
미틸: 그, 그건……?
라스티카: 네. 제 신부입니다.
(역시……!)
시노: 또 그건가. 사람 잘못 보기.
미틸: 라, 라스티카 씨. 그 새는 정말로 신부 씨인가요?
파우스트: 내 감이 맞다면 십할은 틀려.
라스티카: 그러려나? 듣고 보니 아닌 것 같네. 자, 이리 나오렴. '아모레스트 비엣셰'
라스티카가 가볍게 주문을 외우자, 작은 새는 바로 남자의 모습이 되었다.
남자: ……!
미틸: 괜찮으신가요?
남자: 히익……!
남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으로, 마법사 같은 로브를 몸에 걸치고 있었다. 새로 모습이 바뀐 탓인지 잔뜩 겁을 먹고 있다.
라스티카, 이 분은……?
라스티카: 제가 아까 들렀던 마법도구 점의 마법사 주인이십니다. 지나가다가 상품을 보고 있더니 저에게만 특별하다고 가장 아끼는 물건을 추천해주셨거든요. 그게 또, 첫눈에 반해버릴 정도의 아름다운 물건이었어서…….
남자: '이런 멋진 걸 골라주다니, 내 신부임에 틀림없어!' 라며 나를 순식간에 새로 만들었어! 그, 그렇게 갖고 싶다면 줄테니까, 목숨만은 살려줘……!
창백해진 남자는 손에 쥐고 있던 무언가를 라스티카에게 떠밀듯이 건네주더니 쏜살같이 도망쳤다.
미틸: 가버렸네요…….
라스티카: 나의 신부가 아닌데도 선물을 주다니, 정말 친절한 분이시네.
파우스트: 서쪽 나라에서는 저걸 선물이라고 해석하는건가……?
시노: 뭘 받았어?
라스티카: 이거야.
라스티카가 손바닥을 열자 작은 돌이 있었다. 우리는 조용히 숨을 삼켰다.
파우스트 / 미틸: ……!
4화
파우스트: 이건…….
한눈에 마음을 빼앗길 만한 아름다운 돌이었다. 별의 눈을 가둔 것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라스티카: 근사하지? 성로의 젬이라고 불리나봐.
성로의 젬…….
미틸: 대단해……! 정말로 별처럼 예쁘네요.
미틸이 흥분한 듯 그렇게 말하자, 라스티카는 빙그레 웃으며 돌을 얹은 손을 내밀었다.
라스티카: 지금부터 이 돌은 너의 것이야.
미틸: 에? 하지만 라스티카 씨가 받은건데…….
라스티카: 나는 지금, 똑같이 예쁘게 빛나는 미틸의 눈을 봤으니까. 그 답례야.
미틸: ……! 네, 네. 감사합니다.
성로의 젬을 받은 미틸은 흐뭇한 표정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잘 됐네요, 미틸.
미틸: 에헤헤, 돌아가면 리케에게 보여줄거에요. 물론 형님들에게도!
시노: 떨어뜨리지 않게 잘 들고 있으라고.
예쁜 걸 누군가에게 보여 주고 싶어. 그렇게 느끼는 미틸으 마음씨는 그가 가지고 있는 돌처럼 예쁘고, 신기하고, 자랑스러워진다. 그대로 발걸음도 가볍게 우리는 목적지의 가게로 향했다.
중앙의 거리에서 차를 즐긴 우리는 만족하며 마법서로 돌아왔다. 다같이 담화실로 향하자 떠들썩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스노우: ……그렇게 해서, 벽에 비친 커다란 그림자가 소리쳤습니다.
화이트: 카오——!
오웬: 우왓, 무서워……!
화이트: 이런, 겁을 주어 버렸나.
오웬: 으응, 재밌었어. 또 해줘, 방금 그거.
스노우 / 화이트: 카오——!
오웬: 아하하, 카오——!
스노우와 화이트 사이에 끼인 오웬이 두 사람의 그림책을 읽고 있다. 그 모습은 밝고 천진해서, 평상시의 싸늘한 분위기는 어디에도 없다.
(……저건, 상처의 오웬?)
'거대한 재앙' 의 상처를 입은 오웬은 이따금 기사를 동경하는 순진하고 어린 인격이 되기도 한다. 또, 어린 인격으로 변하고 있는 동안 있었던 일은 그의 기억 속에 남지 않는 것 같다.
라스티카: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과 오웬이 셋이서 사이좋게 수다를 떨고 있네.
파우스트: 쌍둥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오웬이……?
미틸: 기분 탓일까요? 평소와 분위기가 다른 것 같은…….
그, 그런가요?
모두의 의심하는 시선에 나는 남몰래 당황했다. 오웬은 자신의 상처를 감추고 싶어한다. 그가 어떤 상처를 입고 있는지, 아는 거라곤 정말 일부의 마법사들 뿐.
오웬: 저기, 빨리 계속 읽…… ……?
어떻게 속여야 하나, 하며 식은 땀을 흘리고 있는데, 문득 오웬의 웃는 얼굴이 사라졌다. 갑자기 잠에서 깬 것처럼 어리둥절해하며.
스노우: 오오, 돌아왔나.
화이트: 착한 아이의 시간은 끝이구먼.
그림책을 덮는 두 사람을 보고 사태를 파악했을 것이다. 오웬은 맥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오웬: 최악. 어떤 상황이었는지 상상도 하기 싫어.
(위, 위험했다……!)
가슴을 쓸어내리다 보면, 쌍둥이가 동그란 눈동자를 이쪽으로 휙 움직였다.
스노우: 뭔가, 그대들도 와 있었나.
화이트: 이거야 원, 많이들도 있구먼.
오웬: …….
환영하는 분위기의 쌍둥이들과는 정반대로, 오웬은 경계심을 드러내며 노려보고 있다. 편치 않은 마음을 헤아리고 나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어필했다.
(오웬, 괜찮아요……! 안 들켰어요……!)
오웬: ……칫.
언짢은 대답을 받았지만 뜻은 전달된 것 같다.
화이트: 이런, 미틸이여. 별난 물건을 가지고 있구먼.
미틸: 정말 예쁜 돌이죠! 아까 라스티카 씨에게 받았어요.
라스티카: 마법도구 가게 주인분께서 가까워졌다는 표시로 저에게 선물해 주셨거든요.
파우스트: 미묘하게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았나?
시노: 성로의 젬이라는 돌인가 봐.
그 말을 들은 스노우와 화이트는 오오, 하고 감탄의 소리를 내뱉었다.
스노우: 그거 럭키였군!
화이트: 성로의 젬은 주인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오래전부터 희소한 돌일세!
소원을 들어준다?
라스티카: 아름다울 뿐만이 아니라, 근사한 힘을 간직한 돌이었군요.
시노: 미틸. 시험 삼아 뭔가 바라보는 게 어때?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루어질지도 몰라.
미틸: 소원…….
미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난처한 듯 눈썹을 숙였다.
미틸: 바로는 떠오르지 않네요. 시노 씨라면 어떤 소원을 빌건가요?
시노: 나는 돌에게 바라지 않아. 내 소원은 내가 직접 이룰테니까.
미틸: 머, 멋있어……!
시노: 굳이 말한다면, 레몬 파이가 먹고 싶어. 그 정도야.
파우스트: 가게에서 그렇게 과자를 먹어놓고 아직도 먹을 셈인가…….
시노: 레몬 파이는 없었잖아!
그 때, 발자국 소리와 함께 달콤한 향기가 담화실로 퍼진다.
네로: 아, 있다 있다. 아까 갑자기 레몬 파이의 기분이 들어서 만들어 버렸는데, 괜찮으면 어때? 내가 말하긴 뭣하지만 갓 구워냈으니까 맛있을 거야.
!
스노우: 레몬파이라고?
미틸: 정말인가요!?
네로: 에, 뭐야 이 분위기……? 나 뭐 잘못 말했어?
(화이트의 말대로 소원이 이루어졌다……?)
성로의 젬의 효과를 본 우리는 술렁거렸다. 소원을 이룬다라는 소문은 사실인가 하고 돌을 바라보는 모두의 눈이 갑자기 진지해진다.
미틸: ……앗.
그러나 눈부시게 빛을 발하던 젬은 우리 눈앞에서 그 빛을 잃기 시작했다. 금세 회색으로 변색되어 미틸의 손 위에서 그냥 돌처럼 되어버렸다. 그건 마치 소원을 이루면서 힘이 다 빠진 것처럼 보였다.
5화
시노: ……미안해, 미틸. 내가 써버려서.
미틸: 그런 거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시노 씨의 잘못이 아니에요. 그리고 네로 씨의 레몬파이는 저도 엄청 좋아하거든요. 시노 씨의 소원이 이루어져서 기뻐요!
싱긋 웃는 미틸에게 어색해하던 시노도 미소를 짓는다. 그런 두 사람을 날카롭게 쏘아붙였다.
오웬: 바보잖아. 정말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우리가 고민하고 있던 기묘한 상처를 고칠 수도 있었는데. 낭비하다니 정신이라도 이상한게 분명해. 상처가 없는 놈들은 편해서 좋겠네.
미틸: 아…… 죄송해요. 제가 전혀 몰라서…….
미틸은 찬물이 끼얹여진 것처럼 깜짝 놀라 부끄러운 듯 작게 시들었다.
시노: 어이, 오웬.
불쑥 받아치려던 시노의 목소리를 파우스트가 가로막는다.
파우스트: 사과하지 않아도 돼. 돌에게 소원을 들어주는 힘이 있다고 해도 처음부터 미틸의 것이었어. 어떻게 사용하던 이 아이의 자유야.
오웬: 강한 척 하기는. 너의 상처도 상당히 심할텐데. 동쪽의 마법사는 비굴하고 음침해서 본심이 어떤지 모르겠단 말이야. 사실은 미틸을 원망하고 있을지도.
파우스트: 입 다물어. 애초에 이 돌에는 소원을 들어줄 만한 효력이 없어. 아주 조금 행운을 부를 뿐이다.
오웬: 시노의 소원을 들어줬잖아.
파우스트: 우연이지.
오웬: 우연? 인간인 척하는 마법사의 변명 같아.
네로: 인간인 척하는 마법사는 변명을 더 잘해.
라스티카: 재미있네. 행운을 모으는 돌인 척했던 소원을 들어주는 돌도, 우연히 빛을 잃은걸지도.
오웬: ……역시 소원을 이루어주는 돌?
시노: 혼란스러워졌어…….
네로: ……저기, 현자 씨. 이제 막 와서 그러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그게, 가게 주인에게 받은 물건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대단한 돌인 것 같아서…….
네로: 진심? 소원이 이루어지는 돌이라니……. 그런 걸 공짜로 주다니 대단한 주인이네.
우리의 대화를 듣고, 오웬의 눈이 번쩍번쩍 빛난다.
오웬: 그 돌을 파는 가게를 알려줘. 내가 전부 뺏어올게.
라스티카: 오웬도 가보고 싶니? 아주 멋진 가게야. 중앙의 도시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데.
오웬: 중앙? 그럼 금방이잖아. 안내 해줘.
파우스트: 마법도구 전문의 수상한 노점이었던 것 같다. 그 겁먹은 모습으로 봐서는 벌써 가게를 접고 사라졌겠지.
오웬: 이놈이고 저놈이고 다 쓸모없어…….
기묘한 상처로부터 해방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오웬은 초조하면서도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었다. 평소의 귀찮아하는 모습을 봐왔던 마법사들은 약간 의외라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라스티카: 꽤 적극적이네, 오웬. 그러고 보니 네 상처의 이야기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는데. 도대체 어떤 상처야?
오웬은 시선을 훽 돌렸다.
오웬: 딱히……. 내 상처 같은 건 아무래도 좋잖아. 난 그저 상처에 시달리고 있는 불쌍한 북쪽의 마법사들을 도와주고 싶을 뿐이야. 미스라는 잘 수 없고, 브래들리는 재채기를 할 때마다 날아가. 그런 상태, 살아있기만 해도 동정하고 싶어지잖아.
파우스트: 네가 동정을……?
(오웬, 그 속임수는 꽤나 괴로운 건 아닌지……)
부자연스러움을 지울 수 없는 발언을 천진난만하게 좋아한 것은 스노우와 화이트였다.
스노우: 호오, 그거 좋은 마음가짐이구먼.
화이트: 아름다운 우정이로군.
오웬: 뭐, 그 둘과는 오랜 시간 동안 만났으니까. 가끔은 내가 발 벗고 나서줘야지.
스노우 / 화이트: 오웬 쨩, 대견해~! 동료애~! 엄청 착해~!
오웬: 시끄러워. 그래서, 성로의 젬의 원석 장소는 어디? 이놈 저놈 다 믿을 수 없으니까 내가 직접 캐올게.
스노우와 화이트는 가련하게 웃으며 목소리를 냈다.
스노우 / 화이트: 글쎄, 모르겠네.
오웬: 하?
스노우: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그것 뿐일세. 공교롭게도 성로의 젬의 원산지까지는 모르겠구먼.
화이트: 우리들, 무엇인가를 원할 때는 힘으로 어떻게든 하고 있었으니까.
오웬: ……여기에는 쓸모없는 것 밖에 없는거야?
드디어 오웬의 기분이 나빠진다. 위태로운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하는가 싶을 때, 라스티카가 목소리를 냈다.
라스티카: 성로의 젬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다는 얘기니? 그렇다면 알지도 몰라.
파우스트는 뭔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는 듯 라스티카를 돌아보았다.
파우스트: ……어떻게?
라스티카: 나를 따라와.
라스티카가 모두를 데리고 온 곳은 샤일록의 바였다. 카운터에서 잔을 닦고 있었던 샤일록은 우리를 보고 신기한 듯한 미소를 지었다.
샤일록: 이런, 모두들 같이 오셨군요.
죄송해요, 샤일록. 준비 중이셨는데.
네로: 뭔가 따라와버렸는데. 어이어이, 이런 시간부터 바인거냐고.
파우스트: 술의 힘을 빌리자는 건 아니겠지. 어린 애도 있어.
라스티카: 그것도 즐겁겠지만, 지금 빌리고 싶은 것은 지혜자 무르의 힘이야.
파우스트: 무르?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
라스티카: 샤일록. 얼마 전에 무르가 고쳤던 만화경 있니?
샤일록: 있어요. 여기는 천문대가 아니라고 그에게는 몇 번이나 말했었지만.
미틸: 만화경……?
라스티카: 무르의 발명품 중 하나에요. '물건' 이 봐왔던 기억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마법 과학의 장치죠.
예전에 나도 만화경을 본 적이 있다. 서쪽의 마법사들이 조약돌을 이용해 오래된 거리의 기억을 영화처럼 즐기고 있었다. 그때 부서져버렸겠지만, 나중에 무르가 수리해서 다시 쓸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스노우: 호오.
화이트: '물건' 의 과거를 볼 수 있는 장치인가.
오웬: 도움이 되는 일도 있구나, 그 괴짜. 평소에는 어디 맛이 간 짐승인데.
샤일록: 후후, 동감이에요.
시노: 그런가. 그 마법 과학 장치로 성로의 젬의 원산지를 알아보겠다는거네.
라스티카: 어디서 왔는지는, 그 돌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이니까.
네로: 하지만 무르는 여기에 없잖아?
임자가 없는 곳에서 장치를 사용하는 건 곤란한게…….
샤일록은 미소를 지었다.
샤일록: 만화경에 대해서는 별 문제 없을거에요. 수리할 때에만 열중하고 만지작거리다가, 수리가 끝나면 흥미를 잃었는지 마음대로 해도 상관 없다고 내팽겨친 건 그였으니까요.
파우스트: 뭐, 책임자가 그럤다면…….
샤일록: 무슨 책임자요?
파우스트: 장치의?
네로: 무르의?
샤일록: 그건 사절이에요.
(어느 쪽에 대한 대답일까……)
시노: 아무튼 빨리 시도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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