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職業シリーズ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June 14, 2021
6月17日(木)18:00よりイベント「騎士と信義のコンチェルト〜中央の国&東の国〜」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アーサー・カイン・リケのカードが新登場🧙♀️
――あんたは騎士なんだろう。あんた自身の願いを、誇りを思い出せ! #まほやく pic.twitter.com/3iDN6Mvou6
무차별하게 사람들을 습격하는 '포학의 기사'로 불리는 망령이 나타났다는 이변. 조사를 진행하는 중앙과 동쪽의 마법사들이지만, '포학의 기사' 의 정체가 카인에게 있어서 특별한 존재임을 눈치채게 되고…….
――당신은 기사잖아. 본인의 소원을, 긍지를 떠올려내!
1화
으음, 안 보이네요…….
리케: 이 시간에는 자주 숲에서 단련을 하고 있다고 카인에게 들은 적이 있습니다만…… 어디에 있는 걸까요.
서늘한 바람이 휘몰아쳐가는 어느 날의 일. 나와 리케는 마법사 근처의 숲에서 카인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리케: ……어라? 덤불 너머에 있는 건, 카인일까요?
아, 정말이네요!
리케가 가리키는 쪽을 보니, 진지한 표정으로 검을 겨누는 카인의 모습이 있었다.
카인: 하앗! 윽, 타앗!
그의 주변의 공기는 잘 갈아놓은 칼처럼 팽팽했다. 검을 움직일 때마다 날카롭게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온다.
리케 / 현자: ……멋있어…….
시노: 나도 저 정도로 단련하고 있어. 다음에 보여줄까.
리케: 우왓!?
시노……? 거기에 히스도!
히스클리프: 안녕하세요, 현자님. 리케. 놀래켜서 죄송합니다.
아뇨, 괜찮아요. 혹시 두 분도 단련 중이었나요?
시노: 아아. 어제 파우스트에게 배운 마법을 시험하고 있었다.
히스클리프: 현자님들은 카인에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신가요?
그렇긴 한데……. 카인의 진지한 분위기에 휩쓸렸다고나 할까, 그만 넋을 잃고 말았네요.
리케: 아, 아뇨. 저는 그런 야만적인 일…….
카인: 뭐야, 둘 다. 기쁜 말 해주고 있네.
리케 / 현자: 카인!
카인: 근처에 누가 있는 건 낌새로 알고 있었는데, 현자님들이었구나.
상냥하게 웃으면서 카인이 다가온다. 가벼운 몸짓으로 오른손을 드는 그에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죄송해요. 훈련을 방해했네요.
카인: 신경 쓰지 마. 이제 막 쉬려던 참이었어.
리케: 카인은 언제나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누군가가 있는 것을 감지할 수 있군요....
카인: 익숙해졌을 뿐이야. 기사단에 있었을 때에는 어두운 숲속에서 마물과 싸우기도 했으니까.
히스클리프: 아서 님으로부터 들은 적이 있어. 기사단에 있었을 때부터 카인은 굉장한 기사로, 온 나라에 평판이 자자했대.
시노: ……흐응. 즉, 카인은 최강의 기사라는 건가.
카인: 글쎄. 이 세상은 넓고, 나보다 더 센 놈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
겸손해 보이기도 했지만 카인은 뭔가 득의양양해서 마치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했다.
그건 오즈나 북쪽의 마법사 분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카인: 확실히 걔네들은 나보다 강해. 마법으로는 전혀 당해낼 수 없네.
리케: 그럼 마법이 없다면 카인이 더 강한 건가요?
카인: 그렇네……. 검술만의 승부라면 내가 유리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나는 계속 선망하는 기사가 있어. 항간에는 전설의 기사, 라고 불리는 녀석이지만…….
전설의 기사요?
카인: 아아. 어렸을 때는 언젠가 나도 저만큼 강하고 멋있는 기사가 되고 싶다고 나무막대기를 휘둘렀었지. 고향 친구들도 동경하는 애들은 많았으니까, 같이 기사 놀이도 하고 그랬었어.
우와, 엄청 귀여운 추억이네요!
리케: 카인이 동경하는 기사…….
히스클리프: 분명 아주 대단한 사람일거야. 이름이 뭐야? 내가 알고 있으려나.
카인: 어떠려나? 중앙의 나라에서는 유명한 기사였으니까. 이름은―――
아서: 리케, 현자님! 카인을 찾으셨군요.
시노: 여, 아서.
히스클리프: 안녕하세요, 아서 님.
아서: 안녕. 시노들도 같이 있었구나.
죄송해요. 그만 이야기에 빠져버려서……. 부르러 와주셨군요.
아서: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저도 방금 전에 오즈 님을 찾았으니까요. 오즈 님은 담화실에서 기다리고 있어. 카인, 너도 와줄래?
카인: 아아, 혹시 무슨 일이 있었나?
네. 중앙 마법사 여러분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새로운 의뢰가 들어왔거든요.
시노: 의뢰인가.
진지한 표정이 된 카인과, 의뢰 내용에 흥미를 보이는 시노에게 아서가 대답했다.
아서: ……맞아. 요즘 중앙 나라 근처의 숲에서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습격하는 '포학의 기사' 라고 불리는 자가 나타난 것 같아.
숲에서 돌아온 후, 우리는 담화실에 있던 오즈와 합류했고, 의뢰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하기로 했다.
시노: 여, 오즈.
히스클리프: 아, 안녕하세요. 오즈 님…….
오즈: …….
시노: 토벌이라면 우리도 동행하고 싶어.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해줘.
오즈: 마음대로 해라.
히스클리프: 가, 감사합니다. 허락을 받아서 다행이네, 시노.
시노: 히스는 오즈에게 너무 긴장했어.
히스클리프: 아니, 네 마음이 너무 강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오즈: …….
아서: 모두, 갑자기 불러서 미안해. 본론으로 들어가 이번 의뢰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아서: 이번 의뢰는 정적의 숲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출몰하는, '포학의 기사' 를 토벌해 달라는 내용이다. 보고에 의하면 '거대한 재앙' 이후부터 밤이 되면 숲에서 기사의 망령이 자주 나타나게 된 것 같아.
2화
카인: 기사의, 망령……. 이름이 이름이니, 그것이 사람을 덮치는건가?
네. 부상자도 많이 나온다고 해요. 숲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두려움을 담아 '포학의 기사' 라고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아서: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야. 이변에 대해서는 또 한 가지 큰 걱정거리가 있어.
아서: 정적의 숲을 빠져나온 끝에 작은 마을이 있는데, 그곳 주민들은 숲을 통과하지 않으면 주변 거리와 마을을 오갈 수가 없거든. 하지만 숲에 들어가면 포학의 기사에게 습격 당하고 말아. 그 결과, 외부와의 교역이나 교류가 끊기고 있다는 것 같아.
카인: 즉, 이대로라면 조만간 기아나 내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건가…….
아서: 아아, 그것만은 어떻게 해서라도 막아야만 해.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심각한 상황을 상상해서인지, 아서가 괴로운 듯 눈을 흘겼다.
리케: 아서 님, 안심해주세요. 약자들을 구원하고 이끌어가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니까요. 바로 현지로 가서 이변을 해결하죠.
아서: 아아, 고마워 리케.
시노: ……자세한 것은 알았다. 아까도 말했듯이 이번 임무는 우리 동쪽의 마법사도 동행하지. 오즈는 밤에 마법을 쓸 수 없으니 일손은 많은 게 좋잖아.
오즈: …….
(딱히 반박하지는 않네……)
카인: 동쪽의 마법사들과 함께라면 든든하지!
시노: 흐흥, 우리한테 전부 맡겨 둬.
히스클리프: 아하하……. 우선 파우스트 선생님과 네로에게 상의하고 올게요.
시노: 기다리게 했군.
파우스트 / 네로: …….
(꽤 억지로 끌려온 느낌이네……)
네로: 에, 그러니까 히스들에게 사정은 들었어. 우리들도 동행해줬으면 한다면서? 포학의 기사, 라는 놈을 토벌하러.....
네, 네. 갑자기 죄송합니다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파우스트: 시노와 히스클리프만 가게 할 수는 없으니까……. 어쩔 수 없지. 이번 임무는 우리도 협조한다. 네로도 괜찮을까.
네로: 뭐, 내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엄청 마지못한 분위기……)
파우스트: 바로 출발하는 건가.
아서: 아아. 급한 일이니까.
파우스트: ……'사티루크나도 무르크리드'
와아……!
파우스트가 주문을 외우자 순식간에 우리 모두의 옷이 전혀 다른 것으로 변했다.
시노: ……!
히스클리프: 깜짝 놀랐다……. 이 의상은 대체…….
시크한 검정이나 그레이를 기조로 한 의상은 도톰한 원단으로 되어 있어 탄탄하다. 잔자수와 장식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파우스트: 클로에게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번 임무는 위험이 따를 가능성이 커. 이걸 입고 가는 게 나아.
시노: 파우스트가 클로에에게? 왜?
네로: 의외네. 설마 파우스트가 디자인 상담에 응한거야?
파우스트: 반은 맞았어. 상담에 응했던 것은 천의 강도를 높일 방법이 없는가 라는 내용이었지만.
리케: 강도, 말인가요?
파우스트: ……중앙과 동쪽의 마법사는 임무 중에 다치는 일이 많을거야. 그것을 조금 더 팔로우 할 수 없을까, 하고 그는 고민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히스클리프: 클로에…….
카인: 그 녀석에게 꽤나 걱정을 끼치고 있었구나…….
파우스트: 그러니 옷에 수호를 거는 마법을 가르쳐줬어. 그뿐이야.
의상에 담긴 클로에의 배려와 부드러움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중에 클로에에게 고맙다고 해야겠네요.
아서: 네. 클로에가 더 걱정을 끼치지 않게 하도록, 무사히 돌아오죠.
우리는 오즈의 마법으로 정적의 숲 바로 옆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왔다. 돌로 만들어진 우물, 벽돌 집이 늘어서 있고, 마을을 에워싸듯이 커다랗게 펼쳐진 숲이 보인다.
히스클리프: 이 마을 밖으로 펼쳐진 것이 정적의 숲 같네.
카인: 아아. 그건 그렇고, 마을에 활기가 안 느껴지네…….
시노: 안 보여도 아는건가.
카인: 알아. 이만큼 온 마을이 슬픔의 기색에 휩싸여 있으니까.
아서: 저건…….
오즈: 무슨 일이지.
아서: 집 뒤에 주민들이 있습니다.
아, 진짜다. 일단 마을 상황을 자세히 알아봐야 할 것 같고. 말을 걸어보죠.
아서: 갑자기 미안해. 잠깐 시간 괜찮을까?
???: ……! 뭐, 뭐야. 누구야 너희들.
카인: 난 카인. 현자님의 마법사다.
카인이 아서를 슬쩍 감싸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청년들 틈으로 들어가 악수를 청하듯 손을 내밀었다.
???: 당신들이 그 현자의 마법사……?
카인: 아아, 맞아. 괜찮다면 네 이름을 물어봐도 될까.
루스타: ……나는 루스타다.
카인: 고마워, 루스타. 사실 우리는 정적의 숲에서 일어나는 이변을 조사하러 왔어. '포학의 기사' 라는 망령이 나오고 있다는데, 뭔지 알까?
루스타: 포, 포학의 기사……!
그 이름을 꺼내자마자 루스타 씨의 표정이 확연히 굳어졌다. 그는 뭔가 큰 것을 두려워하듯 우리한테서 뒷걸음질 치며, 목소리를 떨었다.
루스타: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다른 녀석에게 물어봐줘……!
카인: 어, 어이……!
리케: ……가버렸네요.
왠지 우리를 굉장히 무서워하는 것 같았어요…….
카인: 아니, 저 녀석이 두려워하는 건 우리가 아니야. 틀림없이 포학의 기사다.
에?
3화
카인: 소매에 가려져서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팔에 붕대가 감겨 있었어.
아서: 아아. 그의 반응을 보면 포학의 기사에게 습격당한 피해자일 수도 있어. 두 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무서운 일을 당한 것이겠지…….
카인: 그건 루스타에게 나쁜 일을 해버렸네……. 다음에 만나면 사과해야겠다.
카인은 미안한 것 같은, 그러면서도 본인도 상처받은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포학의 기사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기사라는 이름을 가진 자가 못된 짓을 하고 있다고 들으니, 역시 카인은 신경이 쓰이는 걸까……)
카인: 왜 그래, 아키라?
아, 아뇨……! 좀 더 조사를 해보죠.
그 뒤로도 우리는 이 마을을 돌아다녔고, 간신히 할머니로부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중년 여성: 너희들은 포학의 기사에 대한 것이 알고 싶은건가.
카인: 맞아. 할머니, 미안하지만 뭘 알고 있다면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겠나.
중년 여성: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로오란 뿐이야.
리케 / 현자: 로오란……?
할머니에게서 들은 생소한 이름에 리케와 얼굴을 마주봤다.
카인: 설마, 그 전설의 로오란 말인가.
시노: 카인은 알고 있나.
카인: 잘 알고 있어. 하지만 할머니, 왜 갑자기 로오란이…….
중년 여성: ……그 전설의 로오란이 포학의 기사의 정체니까.
카인: ……!
리케: 저기, 카인. 저는 로오란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어떤 사람인가요?
카인: ……로오란은 예전에 중앙의 나라에서 활약했다고 알려진 기사야.
중년 여성: 맞아. 칼 솜씨는 1순위로, 인망도 두텁고. 로오란은 누구나 존경하는 자랑스러운 기사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진실은 잔인한 법이지. 뭐가 자랑스러운 기사인가. 벌써 몇 명이나 그놈에게 살해당할 뻔했다고.
카인: ……할머니. 정말 포학의 기사는 로오란의 망령인건가.
중년 여성: 포학의 기사는 밤이 되면 생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정적의 숲에 나타난다고들 하니 확실해. 그리고 저 숲에는 로오란의 무덤도 있어.
카인: …….
중년 여성: 놈은 일찍이 적습을 당한 주군과 함께 정적의 숲으로 왔다. 로오란은 간순히 주군을 빼돌릴 수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저 숲에서 적에게 목을 빼앗겼어. 그 원망으로 나오기 시작한거겠지. 놈은 정말로…… 무서운 망령이야.
할머니는 혐오를 머금은 깊은 숨을 내쉬고 천천히 떠나갔다.
저기, 카인. 괜찮나요…….
카인: 아아, 미안해. 아까는 이상한 태도를 취해서.... 설마 로오란이 이번 이변의 원흉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
시노: 뭐야. 그 녀석, 그렇게 대단한 놈인가.
카인: ……여기 오기 전에 얘기했었잖아. 내가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던 전설의 기사가 있다고. 그게 로오란이야.
에…….
아서: 로오란의 이름은 나도 알고 있어. 검술은 나라 안에서도 으뜸이었다고 옛 문헌에 쓰여져 있었다. 그 강함을 내다보고 왕가에서 기사단 입단 소리도 걸린 것 같았는데…….
히스클리프: 왕가에서 직접……? 대단하네요…….
카인: 아아. 하지만 로오란은 거절했어. 자신이 섬기던 주군에 대한 충성 때문이지.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고, 검술도 뛰어난 로오란을, 나는…… 계속 동경하고 있었어.
카인은 천천히 내뱉었다. 카인의 생각은 나의 세계에서 말하는 동경의 히어로에 대한 감정과 같은 소중한 생각이었는지도 모른다.
네로: 지금의 얘기가 사실이라면 이상하지 않아? 기사 씨의 말을 들어보니, 그 로오란이라는 녀석은 도저히 망령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파우스트: 아까 그 노파가 말했잖아. 전설상 고명한 인물이라고 적혀 있어도 진실이 어땠을지는 아무도 몰라. 그의 최후가 떠오르지 않았다면 더더욱 그래. 반동으로 모든 것을 미워하고 저주하는 존재가 될 법도 하지.
카인: 그런 걸까…….
카인…….
(동경의 존재가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가 되어버렸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
하지만 파우스트의 말을 무리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카인: .....미안해. 나로서는 로오란이 포학의 기사가 됐다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아.
파우스트: 동경의 인물을 믿고 싶은 마음은 알아. 하지만 목적을 잃지 말아라.
카인: 알고 있어. 제일 구해야 할 것은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지, 로오란이 아니야. 그래도…… 나는 조금만 더, 내가 동경했던 그의 명예와 자랑스러운 생애를 믿고 싶어.
오즈: 카인.
카인: 미안해, 오즈. 내가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건 알고 있지만…….
오즈: 북쪽 나라에 피는 꽃은 환상이 아니다. 하지만 그 꽃을 눈에 담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야.
카인: ……에?
오즈: 그걸 원하는 마음이 환상의 꽃을 실제 꽃으로 만들 수도 있어. ……그런 거다.
카인: 에, 그러니까…….
리케: 정말이지, 오즈! 지금 꽃 얘기는 하고 있지 않아요.
모두 오즈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가운데, 아서가 납득한 얼굴을 지었다.
아서: 북쪽의 나라는 혹한의 땅이니 꽃이 필 리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 하지만 실제로는 북쪽 나라에 피는 꽃도 있어. 그래도 일단 꽃이 있다고 믿고 찾는 일부터 시작해야 그 꽃이 실존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자신의 신념을 관찰해야 찾을 수 있는 진실도 있어.
오즈: …….
아서: 오즈 님은 그렇게 말씀하려고 하셨던 것이 아닐까.
그것은 오즈다운 덕담처럼 들렸다. 카인은 말뜻을 알고 약간 놀라는 듯이 눈을 깜빡거리다가, 웃으면서 오즈의 등을 두드렸다.
오즈: 스스럼없이 등을 두드리지 마라.
카인: 아하하, 미안해. 그래도 고마워, 오즈!
4화
네로: 우선 조사는 계속해야 될 것 같아. 포학의 기사라는 놈을 토벌하려면 역시 실제로 포학의 기사를 만난 놈의 이야기를 들어야겠지. 정체가 뭐든, 그 망령을 토벌하기 위한 실마리가 될 수도 있고.
파우스트: 그렇다면 두 팀으로 나누지. 로오란의 무덤이 있다는 숲의 조사와 주민 탐문이다.
아서: 그렇네. 그렇다면 중앙의 마법사는 주민 탐문 조사를 맡지. 현자님께도 도움을 받아도 괜찮을까요?
물론이에요!
아서: 동쪽의 마법사에게는 정적의 숲 조사를 부탁해도 될까.
시노: 알았다. 마음 든든히 먹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히스클리프: 나중에 다시 합류하죠. 카인들도 조심해.
시노를 선두로 숲을 향해 걸어가는 동쪽의 마법사들. 그 맨뒤에서 걷고 있던 파우스트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카인을 보았다.
파우스트: 카인.
카인: 응? 뭐야.
파우스트: ……네가 동경하는 기사를 괜히 모함하고 싶은 건 아니야. 로오란이 자랑스러운 기사였다는 것은 나도 들어봤어. 하지만 때로는 진실이 이야기나 전설보다 훨씬 더 힘들고 잔인해. 그것만은 기억해 둬.
카인: ……아아, 알고 있어. 고마워, 파우스트. 걱정 끼치게 해서 미안해.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넌 의외로 상냥한 녀석이야!
파우스트: 하? 착각하지 마. 나는…….
시노: 파우스트, 빨리 와! 두고 간다.
카인: 자, 불리고 있네.
파우스트: 하아…….
네로: 그건 그렇고, 이름대로 정말로 조용하고 울창하네. 생물의 기척도 별로 없고…….
파우스트: 하지만 묘한 냄새가 나.
시노: ……우선은 로오란의 무덤이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게 좋겠지. 간다.
네로: 응?
히스클리프: 왜 그래? 네로. 저쪽에 뭐가…….
네로: 으음, 어떠려나……. 일단 나는 저쪽을 좀 보고 와도 될까.
히스클리프: ……나도 같이 갈까?
네로: 아니, 나 혼자 충분해. 선생들은 무덤 찾기를 부탁해. 곧 합류할 테니까.
파우스트: ……알았다. 다칠 짓은 하지 마.
네로: 하하, 알고 있다니까. 이따 봐.
히스클리프: 꽤 트인 곳이네요. 그리고 뭔가 아까까지와 공기가 다른 것 같은…….
파우스트: 아아. 히스, 기분은 괜찮나?
히스클리프: 네. 이 주변은 신성하고 맑은데, 카인이 검을 겨눌 때처럼 날카롭게 긴장되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이 안정된다고나 할까, 왠지 안심 되네요. 귀신이 나오는 숲이라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에요.
파우스트: …….
시노: 어이, 저기 뭐가 박혀있어. 저건 검이네.
히스클리프: 정말이다……. 왜 이런 곳에…….
시노: 이 검, 녹슬고 풍화되기 시작했어. 손질을 당한 것 같지도 않네.
파우스트: 시노, 너무 건드리지 마. 이것이 아마도 로오란의 무덤일 것이다.
시노: 이게……?
히스클리프: 우왓, 뭐, 뭐야!?
네로: 하아, 드디어 찾았다. 꽤 멀리까지 와있었구나.
히스클리프: 네로였구나……. 다행이다…….
시노: 망령이 아니라서 다행이었네.
히스클리프: 시, 시끄러워.
파우스트: 싸우지 마. 그래서, 네로. 무슨 수확이 있었나.
네로: 뭐 그렇지. 그것보다 저 검 같은 건 혹시…….
파우스트: 아아, 이게 로오란의 무덤이다. 하지만 들었던 이야기와는 조금 달라. 이 무덤에 잠든 로오란이 사람을 덮치는 망령이 되었다면 이 주위는 더욱 사악한 기색이 들었을 거야. 하지만 오히려 정반대지. 히스도 아까 말했었지만 이 근방 일대는 신성한 기운이 휘감겨져 있어.
네로: ……과연. 그렇다면 딱 답이 될 것 같네.
파우스트: 답?
네로: 전부 모인다면 얘기할게. 일단 현자 씨들에게 가자고.
동쪽의 마법사들과 두 팀으로 나뉜 뒤, 나는 중앙의 마법사들과 함께 주민들에게 탐문을 계속하고 있었다.
카인: 모두 좀처럼 우리와 얘기를 해주지 않네.
리케: 아…… 혹시 오즈의 얼굴이 무서워서일까요.
오즈: ……주민들의 마음에 불안과 두려움이 소용돌이 치고 있어. 그 여파다.
리케: 아, 알고 있어요. 지금 건 농담이에요.
오즈: 그런가.
아서: 전 처음부터 농담인걸 알고 있었습니다. 오즈 님은 아주 상냥한 얼굴을 하고 계시니까요.
아하하. 저기, 저쪽에 루스타 씨가 계시네요.
아서: 그렇네요. 가만히 앉아있고, 조금 상태가 이상한 것 같은…….
리케: 무슨 일이 있었던 걸지도 몰라요. 가보죠!
그는 우리를 알아볼 수 없다는 듯 아픈 얼굴을 찡그리면서 왼팔 붕대를 다시 감고 있었다.
저기…… 괜찮으신가요?
루스타: ! 너희들은……!
거절하듯 시선을 돌리는 루스타 씨에게 카인과 아서가 상냥하게 말을 건넨다.
카인: 아까는 미안했어. 네 마음도 모르고 투정을 부려서…….
아서: 하지만 우리는 너를 상처 입힐 생각은 없어. 주저 앉아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야.
루스타: 그건…….
루스타 씨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팔에 시선을 떨어뜨렸다.
리케: 팔의 상처가 아픈건가요?
루스타: ……!
리케의 물음에 그는 깜짝 놀라 숨을 삼킨다. 아서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다가서며, 그의 손을 잡고 주문을 외웠다.
5화
아서: '파르녹턴 닉스지오'
루스타: ……! 통증이 사라졌다……?
아서: 일시적인 조치가 되겠지만, 통증을 완화시키는 마법을 걸었어.
루스타: ……그런가. 고마워. 많이 편해졌어.
아서: 신경 쓰지 않아도 돼. 하지만 너에게는 제대로 된 치료가 필요해. 팔의 상처가 깊어 보여.
루스타: …….
그는 망설이는 기색을 보인 뒤, 이윽고 쭈뼛쭈뼛 왼팔을 보여준다. 앞서 감고 있던 붕대는 길이가 모자라는지 상처가 모두 덮여 있지 않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리케: 아파보여…….
(정말로 심한 상처야……)
곪은 상처는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로 차마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오즈: 그 상처는 포학의 기사에게 당한 것인가.
안타까움과 괴로움이 묻어나는 얼굴로 루스타 씨는 말을 이었다.
루스타: 아아, 맞아. 이건…… 포학의 기사에게 당한 거야.
아서 / 카인 / 리케: …….
루스타: 약을 사려고 해도 마을의 비축은 이제 없어. 다른 마을과의 유통도 끊겼으니 조달할 수도 없지.
아서: 그런가……. 너에게 괴로운 기억을 떠올리게 했네. 하지만 우리가 반드시 이변을 해결하고 곧 물자가 움직이도록 할게. 그러니, 그때까지 제발 버텨줘.
루스타: …….
아서의 진정한 마음은 닿았을 것이다. 루스타 씨는 조금 전보다 경게를 풀어주는 것 같았다.
루스타: 저기…… 당신들, 나에게서 포학의 기사에 대해 물어보고 싶었던거지.
그리고 그는 무언가를 망설이듯 잠시 시선을 방불케 하더니, 천천히 우리를 바라본다.
루스타: ……내가 아는 걸로도 괜찮다면, 얘기할게.
카인: 괜찮아?
루스타: 다시는 떠오르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대로는 또 누군가가 습격당할지도 모르니까…….
카인: 루스타…… 고마워.
루스타 씨는 카인의 말에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띄엄띄엄 말하기 시작했다.
루스타: ……그건 내가 마을에서 생산된 수확물을 인근 마을에 팔러 갔다가 오는 길이었어.
루스타: 뭐야, 이 소리. ……응? 금속 같은…… 윽!?
???: 오오, 오오오오오…….
???: 나는, 나는…… 포학의 기사, 로오란……. ……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루스타: 우와아아아아앗!!!
오즈: …….
루스타: 처, 처음에 난 공포로 눈앞이 캄캄해져서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어……. 하지만 검에 베인 아픔으로 정신을 차렸지. 나는 짐을 전부 버리고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그대로 거기에 있었다면 죽을 것 같았어.
카인: …….
처참한 사건에 말문이 막힌다. 루스타 씨는 왼팔을 만지며 거침없이 말을 이었다.
루스타: 마을로 돌아왔을 때의 나는 피로 얼룩져 있고 비참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 마을 놈들에게 내가 망령이라고 착각당할 정도였어.
아서: 그랬었던 건가……. 꽤 괴로운 기억이었구나.
루스타: ……나만 그런게 아니야. 나 이상의 피해를 당한 애들도 많아. 그 중에는 혼수상태인 녀석도 있어……. 포학의 기사 같은 건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루스타 씨의 목소리에서 고통스러움과 동시에 강한 분노도 느껴졌다. 상처받은 마을 사람들 중에는 그가 아끼는 사람들도 있었겠지.
루스타: 상대는 마물이야. 우리 힘으로는 어쩔 수가 없어. 언젠가 죽기만을 기다리기만 할거라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너희들은 포학의 기사를 쓰러뜨릴 수 있는거야……?
카인: 그건…….
리케: 네. 저희가 반드시 포학의 기사를 쓰러뜨리겠습니다.
아프도록 간절함이 넘쳤던 루스타 씨의 말을 듣고, 리케가 누구보다 먼저 대답했다.
리케: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위해를 가하다니, 신에게 맹세코 용서받을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제가 알고 있는 기사들은 남을 슬프게 하는 일 따위는 절대 하지 않으니까요.
아서: 아아, 리케의 말대로 진짜 기사는 멋있는 존재야. 그렇지, 카인.
카인: …….
두 사람의 말에 카인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서, 양지 같은 만면에 미소를 띄운다.
카인: 아아, 물론. 루스타, 사실은 나도 기사야.
루스타: 에…….
카인: 라고 해도, 정확히는 전직 기사다. 예전에는 중앙 나라의 기사단에 있었어. 그래서 난 로오란의 마음을 알아. 로오란이 어떤 최후를 맞았다고 해도, 사랑하는 주군을 지켜냈다면 반드시 망령이 되지는 않았을 거야.
카인은 말에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담아 잘라 말했다. 그것은 그가 기사단에서 쫓겨난 지금도 기사라는 역할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루스타: …….
루스타 씨는 처음으로 우리를 똑바로 쳐다보고 깊이 고개를 숙였다.
루스타: 제발, 부탁이야. 우리에게 재앙을 가져오는 저 무서운 망령을 없애줘…….
카인: 아아, 맡겨 줘!
히스클리프: 현자님, 지금 막 돌아왔습니다.
어서오세요, 모두.
리케: 숲 속에 뭔가 망령의 정체에 실마리가 될 만한 게 있었나요?
시노: 아아. 큰 수확이 있었던 것 같아.
네로: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사 씨. 당신의 말은 틀린 게 아니었어.
카인: ……무슨 뜻이야?
파우스트: 포학의 기사의 정체는 로오란이 아니야.
!
파우스트: 포학의 기사는……. 아니. 숲 속에서 무차별하게 인간을 습격하던 것의 정체는, 아마도 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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