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마법사 네로가 요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거리. 동쪽 국가의 수도이자 법전을 엄격히 지키려는 풍조가 강하다. 살고 있는 사람들은 쓸데없는 트러블을 피해 필요이상으로 타인과 교류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거리는 매우 조용하지만 사실은 친절하고 성실한 사람이 많아 네로의 가게를 시작으로 대화가 허가 되는 가게 안에서는 그 때만큼은 대화가 가능하다.
특별 커맨드 '가정텃밭' : 비의 거리에서 색색의 허브가 자라는 가정텃밭을 즐겨보자. 허브는 성장하면서 점점 커진다. 신중히 수확하면 밭도 풍요로워지고 마법사들의 마음도 풍요롭게 성장시켜준다.
1화
동쪽 탑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은 동쪽의 마법사 여러분은 비오는 거리에 가셔야 합니다.
히스클리프: 비오는 거리……. 동쪽 나라의 수도죠. 네로가 가게를 하던 곳도 비오는 거리였지.
네로: 뭐, 그렇지.
▶ 네로의 가게 가보고 싶어요.
네로: 놀러가는게 아니니까. 그리고 벌써 다른 녀석이 가게를 열었을걸?
▶ 수도에 입점이라니 대단하네요.
네로: 별 거 아니야. 우리 가게 같은 음식점은 많이 있었어. 월세는 시골보다 비싸지만, 그만큼 손님 수도 많으니까. 술집이나 식당이 많아.
▶ 명물 요리는 뭐에요?
네로: 감자와 올리브와 파슬리와 두툼한 베이컨이 들어간 오믈렛. 그리고 토마토 수프.
맛있겠다!
네로: 내가 좋아하는 요리는 아히요지만 마늘은 공공성이 낮으니까. 별로 안 나왔어.
시노: 비오는 거리……. 수도인가. 수도면 도시겠지.
네로: 시노는 가본 적이 없구나. 너무 많이 기대하면 실망한다.
시노: 시골인건가?
파우스트: 시골은 아니지만 수도답게 가장 동쪽의 나라다운 땅이다.
네로: 뭐, 가보면 알겠지. 현자 너도.
네로: 맞다…… 내 가게는 이제는 없지만 비오는 거리의 변두리 땅을 지인에게 양도 받았는데 거기서 허브를 키웠었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곳 같은 땅이니까 그대로 있을 거야. 한가할 때 수확하러 가도 돼.
네로: 토양이 좋았으니까 이대로 재배를 계속해도 좋겠네. 다른 마법사들도 허브는 쓰겠지.
2화
여기가 비오는 거리……. 사람은 많은데 이상하게 조용하네요.
네로: 공공장소에서 소리 지르는 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니까.
법……?
시노: 너무 조용해서 답답하네. 현자, 목적지가 어디야? 길을 모른다면 다른 사람한테 물어……
네로: 안돼. 초면인 상대에게 공공장소에서 말을 거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시노: 하!?
히스클리프: 시노. 큰 소리는 안된다니까…….
아…… 의뢰받은 내용은 비오는 거리의 흐르는 강에 대해서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황금색이 되어버렸다고……. 분명 큰일인 줄 알았는데 모두 침착하네요…….
네로: 소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니까. 강으로 가면서 얘기할게. 동쪽나라와 이 나라의 법에 대해서.
네로: 황금색으로 변했다는 강은 저쪽인가.
네로, 왜 비오는 거리에는 이렇게 규칙이 많은 건가요……?
네로: 동쪽 나라의 질서를 지키는거야. 모두가 싫어하지 않고 평화롭게 살기 위해 만들었는데 해마다 법이 늘어나고 있어. 지금은 100개가 넘는다는 얘기야. 누구도 기억하면서 살아가지 않으니까 말썽을 피하며 사는거지.
시노: ……블랑셰에서는 그런 말 들어본 적 없어.
파우스트: 지방에서는 법의 지배도 느슨하거든. 하지만 과연 수도에서는 모두들 준수해서 살고 있는 것 같군.
시노: 히스는 수도에 와봤잖아. 동쪽 나라의 왕성에도 갔었을텐데.
히스클리프: 아버지 대신 새해 인사하러. 성문을 빠져나와 국왕폐하에게 가기까지 300개 정도의 규칙을 외웠어.
시노: ……답답하잖아. 이런 거리.
네로: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야. 쓸데없는 인간관계에 말려들지 않으니까 기분 나쁠 일은 적고. 법만 지키면 누구한테 피해를 줄 일 없이 혼자 멋대로 살 수 있어.
3화
네로: 여기가 강이야. 진짜 물이 황금빛으로 되어있네.
구경 온 사람들도 몇 명 있나 봐요. 모두들 그냥 조용히 돌아가지만…….
시노: 동쪽나라에서 일어나서 다행이군. 서쪽이나 남쪽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면 그 놈들 난리가 났을텐데.
히스클리프: 아…… 벽보가 붙어있어. 강의 이변에 대해서는 대책 중입니다. 인용하지 말아주세요. 비오는 거리의 시청.
파우스트: 이 벽보 한 장으로 소동이 일어나지 않는게 대단하군.
네로: 모두 사실은 친절하고 성실해. 법에 모든게 정해져 있어서 움직이는 법을 까먹었을 뿐이야. 마법사라고 들키면 엉망진창으로 변하기 쉬운 거리라구.
시노: 들키면 위험한건가.
네로: 당연하지. 이렇게 답답하고 답답한 거리야. 비꼬는거리 정도는 필요해.
시노: 그게 우리들인가. 이 거리에 드나들던 히스가 내성적이게 될텐데.
히스클리프: 특별히 이 거리 탓도 아니고, 보호자 같은 말을 하다니…… 넌 대체 뭐야…….
파우스트: 비가 와도 고양이가 할퀴어도 마법사의 짓이 돼. 빨리 해결하고 철수하자.
파우스트: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어……. 독한 건 아니네. 시노, 다녀 와. 어린이들은 물놀이를 좋아하잖아.
시노: 네 어릴 적 얘기지? 요즘 애들은 그렇지도 않다고. 뭐 상관없지만.
히스클리프: 왓…… 뛰어들지 마. 뭔가 이상한 건 없어?
시노: ……꿀 맛이다…….
꿀? 꿀 맛의 강이란 말이에요?
네로: …….
설마 황금강이 꿀 맛이라니……. 어떤 이유로 꿀 맛이 된걸까요?
파우스트: 어떤 마도구가 작용하고 있는걸지도 몰라. 수상한 물건은 없는지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좋을텐데…….
히스클리프: 함부로 말을 걸 수 없게 되면 조사도 할 수 없겠네요.
네로: 부탁해 온 것은 관공서잖아? 관공서에 가서 거리 안전을 위한 조사라는 증명서와 조사허가증을 발급받으면 돼.
시노: 귀찮아.
네로: 뭐 그렇지. 그러니까 오늘은 이걸 쓰자구.
파우스트: 뭐야 그건.
네로: 가짜 증명서와 허가증. 마법으로 위조했어.
파우스트: ……너…….
4화
네로: 불만이 있으면 지금부터 관공서에 가서 반나절 줄을 서 주시지, 선생.
파우스트: …….
시노: 오늘은 쓰자. 혼나면 관공서에 가서 줄을 서면 돼.
히스클리프: 그래도…….
네로: 너희들 인간이 싫은 줄 알았는데 인간이 만든 규칙을 지키고 싶어하다니, 인간을 상당히 좋아하는구나.
파우스트: 쓰지.
히스클리프: 쓰죠.
네로: 그렇게 나와야지. 너희들은 저 쪽으로 가. 난 현자랑 저 쪽으로 갈게.
모두들 말을 걸면 깜짝 놀라네요. 허가증을 보여주면 안심하지만.
네로: 평소에는 길거리에서 대화를 하지 않으니까. 가게 안에서는 얘기해도 돼. 가게 주인에 따라 금지된 곳도 있지만.
네로의 가게는 어느 쪽이었어요?
네로: 난 허락했었어.
의외네요……. 사람과 어울리는 건 서툴다고 해서 수다도 금지일거라고 생각했어요.
네로: 확실히 그렇지……. 인간관계는 싫지만 그 때 대화하는 건 싫지 않았어. 날씨 이야기나 누군가의 이야기…… 잘했다거나 별로였다던가 듣는 건 싫지 않았네.
모르는 사람이랑 수다 떠는 게 즐거울 때도 있으니까요.
네로: 불편하기도 하고 불쾌한 일도 있었어. 그럴 때는 하루가 좀 싫었었어. 그래도 왜일까……. 며칠 지나니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졌어.
……네로…….
네로: 꿀 맛 황금의 강……. 어쩌면 우리 가게 손님의 소행일지도 몰라.
네로의 가게……?
네로: 응. 조미료가 떨어질 때 쓰는 마법의 꿀 냄비를 쓴거야. 맛은 떨어지는데 물을 담가서 달빛에 쐬어놓으면 꿀처럼 돼. 실제로는 물이지만. 근데 어느 날, 가게에서 없어졌어. 아마 한 눈을 판 사이에 누군가에게 도둑 맞은걸거야.
5화
그러면…… 그 마법의 꿀 냄비가 강에 빠져서……?
네로: 아마도.
어째서 모두에게 말하지 않은건가요?
네로: 파우스트는 융통성이 없어. 아이들도 정의감이 강하고 결벽해. 도둑은 용서하지 않을거야. 이 나라에서 물건을 훔치면 50년은 감옥에 갇히고 말아. 되도록이면 떠들고 싶지 않거든. 꿀 냄비는 내가 강 바닥에서 찾을게. 그러니까 현자는 이 일에 대해 가만히 있어주지 않을래?
……네로는 그걸로 괜찮은건가요?
네로: 마법의 꿀 냄비를 훔쳤다면 그 녀석은 내가 마법사라는걸 알았을거야. 그런데 소문이 나지 않았어. 그래서 가게가 계속 된거야. ……뭐, 상부상조란 놈인거지.
네로…….
네로: 그런 이유로, 강에 들어가겠어. 파우스트들이 돌아오면 감쪽같이 내쫓아줘.
네로: '아도노디스 옴니스'
아…… 강의 색깔이 부분적으로 투명하게……. 이 정도면 꿀 냄비도 찾기 쉽겠네요.
주민: 마법사가 강에 마법을……. 혹시 강의 색깔이 바뀐 것도……. 헌병에게 보고하러 가자.
기다려주세요! 이건 원인을 찾으러…….
네로: 괜찮아, 현자씨. 헌병들이 달려오기 전에 일은 끝나.
하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알아들을 수도 있을텐데.
네로: 알리기 위해서 이 거리에서는 시간이 너무 걸려. ……자, 찾았다.
마법의 꿀 냄비……! 강에서 꺼내니까 조금씩 강의 색을 되찾아가네요…….
네로: 이걸로 일단락 해결됐지?
청년: ……네로 씨……!
네로: ……당신, 우리 가게의 손님인…….
6화
청년: 죄…… 죄송했습니다……! 모르는 사이에 아이가 가게에 들어갔다가, 곧바로 돌아왔으면 좋았을텐데…… 의심받을까봐……. 돌려주지 못한 사이에 가게가 없어지고……. 그게 강에…….
네로: ……됐어. 의심받는 것은 누구라도 무서운 법이야. 나야말로…….
청년: 죽이지 말아줘!
네로: …….
청년: 당신이 마법사인 줄은 몰랐어! 아무한테도 말 안 할 테니까 죽이지 말아줘!
네로: ……그런 약속은 못하겠네. 너에게 저주를 내렸어. 다음에 비슷한 말을 하면 심장이 멎을거야.
청년: 히익…….
네로: 아니면 지금 당장 죽고 싶나? 죽기 싫으면 당장 꺼져!
청년: ……윽…….
……네로…….
네로: ……하아……. 이런이런.
저기, 네로…… 뭐라고 말을 걸어야할지…….
네로: 이거, 어떡하지? 꿀 냄비 쓸래? 편리하다고.
……사용할래요.
네로: 하하…… 그럼, 당신에게 줄게. 강에는 빠뜨리지 말아 줘.
네……. 소중하게 대할게요…….
시노: 강의 색이 변한 사건, 네로의 분실물 때문이었다고?
히스클리프: 말을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찾는 거 같이 도와줄걸.
네로: 너희들에게 욕먹기 싫었으니까.
파우스트: 말 안해. 바보구나……. 네가 잃어버린게 맞나?
네로: 응.
파우스트: ……정말로 이걸로 괜찮은거야?
네로: 이걸로 됐어. 내일부터는 거리의 친구들도 안심하고 강물을 사용할 수 있을거야. 좋은 일 했네, 마법사치고는.
감사합니다, 네로…….
시노: 현자. 꿀 냄비 좀 보여줘. ……헤에, 이걸로 꿀이 만들어지는건가. 나 꿀 좋아해.
히스클리프: 돌아가면 물을 붓고 창가에 장식해놓자. 내일 아침에는 꿀이 완성될거야.
네로: 하하……. 그럼 내일은 빵을 구울까. 갓 구운 빵에 꿀을 발라 먹자.
시노: 아싸.
히스클리프: 신난다.
파우스트: 다행이군.
네로: 아하하! 그럼 이제 돌아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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