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의 마법사 파우스트의 연고의 계곡.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두 번 다시 나올 수 없다고 소문이 나, 「미혹의 계곡」이라는 별칭이 있다. 계곡에 살고 있는 정령들의 강한 마력이 깃들어 있어, 불가사의하고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기 쉽다. 은자들의 은신골이라고도 불리며, 이 곳에 조용히 살고 있는 마법사도 있는 것 같다.
특별 커맨드 '권유' : 폭풍의 계곡에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본 뜬 이상한 정령들도 존재한다. 특별한 이삭에 이끌려 나오는 정령들은, 교류에 마음이 내키지 않는 마법사들을 유인해주어, 많은 경험을 주는 것 같다.
1화
동쪽 나라의 탑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동쪽 마법사 여러분은 폭풍의 계곡에 가주셔야겠습니다.
파우스트: 폭풍의 계곡……?
네로: 들어는 봤네. 일명 방황의 계곡이다.
히스클리프: 방황의 계곡…….
네로: 아아. 한 번 들어가면 다시는 못 나온대.
시노: 흐응. 셔우드의 숲지기인 나를 과연 미혹시킬 수 있을까.
파우스트: 어떤 이변이 일어난거야?
원래부터 신기한 게 많은 계곡답게 다양한 이변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근 마을 분들이 말씀하시길…… 폭풍의 계곡에 사는 검은 마법사와 하얀 마녀가 관계되어있는게 아니냐 하고…….
파우스트: 검은 마법사에 하얀 마녀?
네. 사람을 미혹시키는 검은 마법사와 남을 돕는 하얀 마녀가 있다고 합니다.
파우스트: …….
네로: 짐작 가는거라도 있는건가, 파우스트.
파우스트: 없어. 하지만 폭풍의 계곡은 은자들의 은신처라고 들었어. 어떤 패거리인지는 모르지만 그들도 세상을 싫어하고 조용히 살고 있는걸지도 몰라.
시노: 본인이 외톨이라고 걔네들 편들지마. 우선 가서 조사해보자고.
파우스트: ……알았다. 그렇지, 현자. 폭풍의 계곡에 가면 정령을 모아보는게 좋아.
정령을 모아요?
파우스트: "고양이 춤"을 유혹하듯이 흔들면 고양이 행세를 하는 정령들이 모이는 일이 있어. 그들이 모습을 드러내면 모습을 보인 것은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마음의 교류를 하게 된다고 한다.
정령 모으기 말이죠. 알았어요. 다음에 해볼게요.
파우스트: 그러는게 좋아. 귀엽잖아. 그럼 폭풍의 계곡으로 가자.
2화
여기가 폭풍의 계곡…….
히스클리프: 뭔가 안절부절 못하는 느낌이네요. 소리가 많고 기척이 많아…….
시노: 정령들도 숨어있는 것 같군.
(그러고 보니 많은 소리와 기척이 난다……. 바람 소리…… 벌레 소리…… 새 소리…… 물이 흐르는 소리……)
(신비롭고 신기한 곳이네……. 반짝반짝 빛나는 꽃가루나 가지에 매달린 열매나 발밑에 깔린 이끼도 묘한 움직임을 하고 있어……. 정령이라 불리는 존재들이 키득키득 웃으면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네로: 이 계곡을 헤매고 있는 인간은 기괴하고 귀찮은 체험을 하고 있겠지. 이곳은 짐승과 정령들을 위한 계곡이야.
셔우드의 숲과는 다른가요?
시노: 셔우드의 숲은 중심에 블랑셰의 성을 거느리고 있어. 인간의 생업에 더 가까워.
파우스트: 그 말대로. 이곳은 사람이 접근해서는 안되는 곳이야.
아... 사내 어른이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의 양다리의 큰 나무 뿌리. 이웃 마을 사람들이 말하기를, 이 나무뿌리에서 쉬려다가 굴러 떨어졌대요.
파우스트: ……여기서 떨어진건가?
3화
네로: 결계를 치고 숨어 살고 있는 마법사가 있는걸지도 몰라. 가끔 묘한 공간의 결계 안으로 이어져.
시노: 검은 마법사 아니면 하얀 마녀의 집일지도 모르겠군.
히스클리프: 마을 사람들은 두 명의 마법사를 만났었죠. 무슨 일을 당했던건가요?
얼떨결에 떨어져서 정신을 차려보니 하얀 마녀분이 간병을 해주셨대요. 다리 상처도 마법으로 고쳐줬다던가. 검은 마법사가 와서 이 계곡에 가까이 가면 저주를 내리겠다, 다시는 가까이 가지 말라,고 했대요.
파우스트: ……다른 정보는?
하얀 마녀는 도마뱀을 좋아하고 검은 마법사는 새를 먹고 있었다고 해요.
시노: 나쁜 식습관이군. 미스라의 친척이 아닌가?
그리고 마녀의 작은 집은 강가에 있고, 마당에는 고양이가 머무는 흰색과 보라색 풀이 자라고 있어서 아름다웠다고...
네로: 고양이인가. 뭐, 가봐야 알겠지. 이 안으로 말이야.
파우스트: 기다려, 네로.
네로: 괜찮다니까. 이상한 기척은 안 나. 그럼 먼저 실례.
저희도 가보죠.
파우스트: …….
……아야야야……. 여기가 어디지? 모두는?
아…… 고양이다! 흰 고양이와 검은 고양이……. 형제인걸까? 눈 색이 비슷해……. 검은 고양이가 수컷이고 흰 고양이가 암컷같네. 어디서 왔니?
아…… 강가의 작은 집…….
파우스트: 현자.
파우스트. 모두는 괜찮아요?
파우스트: 시노와 네로가 히스를 찾으러 갔다. 목소리는 들렸으니 괜찮겠지. 우리는 여기서 대기하고 있자.
다행이다. 파우스트, 저 집 좀 보세요. 마치 마을 사람들이 말하던 집 같죠?
파우스트: 아니. 다른게 아닌가.
에!? 그, 그런건가……. 하지만 마당에 흰색과 보라색 꽃이 있고, 흰색과 검은 고양이가 두 마리…….
파우스트: 이 놈들. 가만히 있어. 후후, 착하지…….
좋겠다……. 엄청 따르고 있어…….
파우스트: 그렇지 않아. 너희들, 저 쪽에 갔다 와.
……저 집, 알아보러 갈까요? 하얀 마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요.
파우스트: 아니, 필요 없어. 무관한 사람의 집이겠지.
어떻게 그렇게 단언하시는 건가요? 아…… 검은 마법사가 나타나면 위험하니까……?
4화
파우스트: 보통 멋대로 남의 집에 들어가지는 않아. 문도 잠겨있고. 게다가 강한 결계도 붙어 있다. 다가가려고 해도 못 다가가겠지.
그럼 역시 마법사의 은친서라는 소리네요.
파우스트: 이런 곳에서 살고 있으니까 어지간히도 사람은 싫어하는거겠지. 가만히 내버려두면 돼.
(파우스트……. 본인도 사람 사귀는게 서툴러서 은둔의 생활을 이해하는건가……)
파우스트도 운둔 생활을 하고 있었죠.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나요?
파우스트: 어떤 생활이냐니……. 나 같은 경우는 저주꾼이었으니까 음침하고 살벌한 생활이었어.
그렇나요……. 외롭지는 않았나요?
파우스트: 외로움은 사람이 없을 때만 느끼는게 아냐. 사람 안에 있어도 외로움은 느껴.
…….
파우스트: 모두 외로움을 독처럼 대해. 하지만 독은 약이야.
▶ 그런가요…….
혼자의 시간이 편할 때도 있지만, 혼자 있는 것은 무서워요. 누구도 필요없다는 걸 알아버리면 왠지 서운할 것 같아서…….
파우스트: 사람이나 마법사만이 너의 친구라고 할 수는 없겠지. 벌레도, 새도, 짐승도, 네 세계의 거주자다. 때로는 그걸로도 충분할 때도 있어.
▶ 알 것 같기도 해요.
혼자는 편하고,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족이나 친구들은 아주 좋아하지만 혼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자기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나 할까…….
파우스트: 그런가.
파우스트는 자신에 대해 알게 되었나요?
파우스트: 아니…… 지금도 모르는 채 그대로야.
재롱을 떠는 고양이들을 번쩍 안아올리며 파우스트는 눈을 가늘게 떴다.
파우스트: 나만이 존재하는 고독한 세상에서 무한히 자신을 돌아본다. 그러다가 갑자기…… 시간이 흐르지 않는 것 같다고도 생각해.
파우스트의 기침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눈 앞에 있는 작은 집이 세상에 골고루 주어진 시간의 흐름에서 잘라진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5화
파우스트: 옛날에 책에서 읽은 적이 있어. 마음의 나이는 마음을 주고 받은 사람의 수로 늘어난다고. 나의 시간은 멈춰버린거야.
하얀 고양이의 턱을 어루어만지며 조용한 눈빛으로 파우스트가 기침을 한다. 나는 검은 고양이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면서, 웃는다.
그러면 다시 흐르기 시작한거네요. 관련된 인원수가 갑자기 증가하여 상당히 북적북적해졌겠죠.
파우스트는 눈을 깜빡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킥킥 어깨를 들썩이며 웃고 있다.
파우스트: 네 말이 맞아. 한 해에 나누던 대화의 양을 지금은 하루에 해. 내가 보낸 수백 년치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릴 것 같아.
시노: 파우스트!
말하는 순간 시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로와 히스클리프도 같이 온 모양이다. 마도구의 큰 낫을 꺼내면서 시노는 성큼성큼 작은 집으로 향했다.
시노: 분명 여기가 마녀의 집이다! 박살내겠어!
파우스트: 잠깐 기다려!
네로: 서두르지마, 시노! 집 주위에 결계가 쳐져있어! 게다가 뭐랄까, 이 결계는…….
시노: 흥. 이런 음침한 결계. 내가 박살내버리겠어.
파우스트: 기다려…….
히스클리프: 어라……? 이 집앞에 놓인 고양이의 물그릇…….
시노: "맛차 스디파스!"
파우스트: 이 바보가! 마법이 발동되고 있어....! "사티르크나트 무르크리드!"
네로: 결계가 풀렸어. 즉…….
히스클리프: 선생님…… 그 고양이의 물그릇, 중앙의 나라 장터에서 사셨던 거죠? 분명 "거대한 재앙"과 싸우기 전에…… 스승님과 함께 물건을 사러 갔을 때 드물게 파우스트 선생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어요.
파우스트: …….
설마…… 이 집은 파우스트의 은신처?
파우스트: ……맞아.
발 밑에 재롱을 떠는 검은 고양이와 흰 고양이에게 물그릇을 내밀면서 파우스트는 말하기 시작했다.
6화
파우스트: "거대한 재앙"과의 싸움을 앞두고 계곡에서 헤매다가 다친 인간을 도왔다. 그것뿐이야.
시노: 하얀 마녀와 검은 마법사는?
파우스트: 괜히 감사하다고 보답하러 오겠다고 하니까, 나를 만났던 기억을 뺏은거지. 그 때 이 친구들한테 방해를 받았기 때문에 기억을 뺏지 못하고 섞여서 애매하게 구축이된거야.
히스클리프: 즉... 치료를 해주신 파우스트 선생님과 하얀 암컷 고양이의 인상이 섞여…….
네로: 여기에 다시는 오지 말라고 했던 너와 검은 수컷 고양이의 인상이 머릿속에 뒤범벅이된거로군.
파우스트: 아마도.
네로: 하지만 여기가 파우스트의 은신처……. 정말이지 저주꾼같지 않네.
치유의 슬로우 라이프네요…….
파우스트: 시끄럽네. 바닥에는 짚인형이 뒹굴고 있어.
히스클리프: 선생님의 집, 구경 해보고 싶은데……. 아, 안될까요……?
네로: 저녁이나 대접해줘. 눈 앞의 강, 수질 좋아보인다. 맛있는 차도 마실 수 있을 것 같고.
시노: 저기 뒷편에 밭이 있었어. 맛있게 생긴 야채들이 잔뜩 있어. 상하기 전에 먹자구.
파우스트: 뭐라는거야. 임무는?
시노: 이 녀석들 덕분에 해결됐잖아. 훗…… 귀여운 녀석들이다. 오늘 밤은 서비스해줄게.
파우스트: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 ……아아, 진짜. 어쩔 수 없네. "사티르크나트 무르크리드"
파우스트가 주문을 외우자 작은 집 주위를 희미한 불빛이 감쌌다. 마른 잎과 먼지가 말끔히 사라지고 뿌연 창문이 비수해지면서 천천히 현관문이 열린다. 어깨를 들썩이며 파우스트는 우리를 손짓했다.
파우스트: 자, 들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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