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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친애 스토리

[바라던 대가] 스노우

1화

 

다른 현자의 서를 봤지만 역시 일본어의 것은 없네……. 위쪽에 있으려나?

스노우: 소리가 나나 했더니, 그대였나.

스노우. 화이트와 같이 있지 않네요?

스노우: 그렇네. 화이트가 돌이 되고 나서 따로 지내는 날을 정해둔게야. 오늘이 바로 그날이구먼.

일부러 따로 지내는 날을 정하면서 사는 건가요? 어째서…….

스노우: 호호호.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지. 응? 왜 뒷꿈치를 들고 있는건가?

아……. 위에 있는 선반의 책을 집으려고…….

스노우: 자, 이제 됐는가.

와앗……. 갑자기 어른의 비쥬얼이 되니까 놀라네…….

스노우: 후후, 그렇지. 허공을 날아도 괜찮았겠지만, 이 모습은 그대에게 호평을 받고 있으니까 말일세. 자, 꺅꺅이라고 말해도 괜찮네.

뭐, 뭔가 분하지만 역시 멋있어요...

스노우: 젊은이에게는 아직 지지 않으니까.

(아, 어린아이로 돌아왔다. 이렇게 재차 비교해 보니…….)

▶ 어린아이의 모습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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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현자님—. 과자 줘.

 

머, 멋대로 마음을 읽지 말아주세요!

 

스노우: 러블리했지.


▶ 어른의 모습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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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너……. 취향이네. 같이 차 한 잔 하지 않을래?

 

머, 멋대로 마음을 읽지 말아주세요!

 

스노우: 어덜트했지.


책 집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노우. 그런데 아까의 얘기지만 실수라는 건 무슨 의미인가요?

스노우: 신경 쓰이는 겐가? 늙은이의 얘기는 긴 법일세.

네. 혹시 괜찮으시다면 여러 가지 스노우에 대해 들려주시지 않겠나요? 제가 언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도 괜찮도록, 이 세계나 마법사들에 대해 현자의 서에 정리해 두고 싶어서...

스노우: 착실한 아이로구나. 부지런하고 똑똑한 현자야. 화이트도 신경 쓰지 않을테니 우리의 방으로 오면 되네.

감사합니다!


2화






여기가 스노우와 화이트의 방…….]


▶ 책상은 하나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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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화이트는 유령이니까 말일세. 방에서는 둥둥 떠다닐 때가 많아.

 

그렇군요.

 

스노우: 그리고 마법으로 몸을 작게 하면 나란히 앉을 수 있네. 마법은 편리한 법이야.


▶ 이건 누구의 그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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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우리가 서로 그린 초상화일세. 이 초상화는 말을 할 수가 있어서 일정을 알리거나 해주지. 예를 들어서.... 화이트, 무슨 일정이라도 있었나?

 

화이트: 다음 달의 보름달이 뜨는 밤은 알이 부화하는 날일세. 잠자리에 들지 않고 숲으로 나가는 게야. 둘이서 외출이구먼.

 

(스케쥴 기능이다……. 편리해…….)

 

스노우: 하지만 기묘한 상처의 영향으로 우리들 자신이 그림에 갇힐 줄은 생각도 못했구먼....


어라……? 책상에 놓여져 있는 이 스케치북은……?

스노우: 아아, 그건가. 봐도 좋네.

감사합니다. ……와아! 아름다운 눈과 거리의 모양……. 이거, 스노우가 그린 건가요?

스노우: 스테인드 글라스의 디자인일세. 마법이나 예언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의 본업은 스테인드 글라스 장인이니까.

그랬었군요! 스테인드 글라스라니, 대단하네…….

스노우: 북쪽 나라에 작은 공방이 있다. 의뢰는 거의 안 오지만 우리가 마음대로 만드는 게야. 스테인드 글라스 만들기는 경험이 말해주네. 우리와 필적할 경험자는 지금 없다. 우리들이 세계 제일의 스테인드 글라스 장인일세.

스케치북을 여는 나를 보며 스노우가 신나게 웃는다. 본인이 세계 제일이라고 해도 불쾌해지지 않는다. 애교와 태연함은 스노우에게도 화이트에게도 있었다.


3화

 

그러면 스노우.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스노우: 이름은 스노우. 북쪽 나라 태생일세. 나이는 비밀……. 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1000년이나 2000년은 넘었겠지. 현자의 마법사로 선발된 지도 꽤 오래됐다. '거대한 재앙' 과도 오래 만났구먼.

그렇게 오랫동안 현자의 마법사를 하고 있었던건가요…….

스노우: 그렇네. 만난 현자의 수도 손과 발가락으로는 부족하게 됐지. 하지만 난 그대가 제일 마음에 드네.

에……. 그런……. 가, 감사합니다…….

스노우: 감사는 필요없네. 현자에게는 전원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진심으로 부끄러워 했었는데. 스노우, 의외로 말을 잘하네요…….

스노우: 호호호. 나이를 많이 먹었으니까. 만났던 현자는 모두 사랑스러웠다. 마법사들도 인간들도 똑같네. 어떤 아이들도 각자 아름다우니까.

저도……?

스노우: 후후, 그렇게 말해주길 바라는겐가. 좋아좋아, 사랑스러운 아이야. 얼굴도, 목소리도, 마음도, 매우 아름답네.

하하……. 왠지 할아버지에게 칭찬 받는 것 같아요.

스노우: 할아버지라고 부르지 말아줄래요?

죄, 죄송합니다.

스노우: 오케이. 질문을 계속 이어갈까. 가자!

전의 현자님에게 현대어를 많이 배우셨군요……. 그럼, 특기를 물어봐도 될까요?

스노우: 예지나 점이지.

미래를 알 수 있나요?

스노우: 말그대로.

빗나감 없음?

스노우: 빗나가지 않네. 예언에 반항해도 결국 같은 운명으로 돌아가지. 이 마법서에 있는 마법사의 운명도 이미 예견하고 있다. 두 개.

그러면 여기 있는 어떤 마법사의 미래를 알고 있다는 건가요……?

스노우: 그렇네.

…….

스노우: 누구인지, 어떤 운명이냐고 묻지 않는구나. 그대는 영리한 아이야.


4화

 

아뇨……. 놀랐을 뿐. 만약 할 수 있다면…….

스노우: 묻지 않는 편이 좋네. 운명에는 거스를 수 없어. 아무리 가차없는 미래라고 해도.

…….


▶ 그래도 신경 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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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타인의 미래는 마음 한구석에서 염려하는 정도가 딱 좋네. 어차피 손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그대도, 나도.


▶ 힌트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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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나쁜 아이로구먼. 뭐, 좋네. 난 충고했으니.

 

스노우: 어느 마법사의 죽음의 예언과, 어떤 마법사가 동료를 몰살할 미래의 예언일세.

 

죽음……> 누군가가 죽는다는 건가요? 또 하나는 누군가가 누군가를 해친다는……?

 

스노우: 맞네.

 

……그런……. 뭐라도 해야……. 누구를 말하는 건가요!? 알려주세요!

 

스노우: 운명은 거스를 수 없어. 반항을 한다고 해도 무의미한 짓일세.

 

그래도……!

 

스노우: 그러니까 말했는데. 어쩔 수 없구먼. 용서해주게나, 현자.

 

스노우: '노스콤니아'

 

……아…….

 

스노우: …….

 

……어라? 제가 여기서 뭘 하고 있었죠?

 

스노우: 나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지. 내 특기에 대해 얘기 하고 있었네.

 

아아, 그랬었죠. 예언과 점을 잘 치신다고.


▶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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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 착한 아이구먼. 고민해도 소용없는 일에 마음을 쪼개면 정신이 피폐해지니까 말일세. 그대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어지간한 안대는 필요한 법이다.



스노우: 얘기를 바꾸도록 하지. 화이트의 얘기가 좋네. 뭐든지 물어봐도 상관 없다.

에……. 화이트와는 태어날 때부터 계속 함께인거죠?

스노우: 그렇네. 한시도 떨어져 본 적이 없어. 마도구도 똑같은걸세. —자!

우왓……. 갑자기 인형이 나왔다……. 이것이 스노우의 마도구인가요?

스노우: 그렇네. 철이 들었을 때부터 이렇게 화이트와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지. 우리들, 부모님의 얼굴을 모르니까. 이 인형이 어머니이고 화이트의 인형이 아버지이다. 귀엽지 않은가?


5화

 

네, 엄청요……. 계속 둘이서 지냈던건가요? 돌봐줬던 어른들은…….

스노우: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잊어버렸네. 우리는 서로가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했으니까. 엄마도, 아빠도, 오빠도, 언니도, 동생도, 친구도, 애인도, 영웅도, 악역도 화이트면 충분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스노우는 마도구인 인형을 치웠다. 어딘가 타이르는 듯한 말투였다. 스노우는 과장되게 화이트와의 친밀감을 자랑 삼아 말했다.

스노우: 화이트에 대해서는 뭐든지 알고 있네. 지금은 따로 행동하고 있지만 무엇을 하고 있는지 손에 잡히듯 알 수 있지. 지금은 주방에서 우리의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있네. 화이트의 수제 요리는 오랜만이구먼.

그런 것도 아는 건가요. 그건 마법으로? 아니면 쌍둥이이기 때문인가요?

스노우: 어느 쪽이려나? 우리들은 어렸을 때부터 잠잘 때 꾸는 꿈조차 항상 똑같았다. 우리들에게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꾼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

같은 꿈을? 대단하네요…….

스노우: 대단한걸까?

눈썹을 올리면서 스노우는 쓴웃음을 지었다. 살짝 빈정거리듯이.

……다른 사람과 같은 꿈을 꾼 적이 없으니까요. 보통 사람도 그렇지 않나요……?

스노우: 그대 밖에 모르는 꿈이 있기에 누군가에게 꿈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걸세. 놀라는 것도, 계속 이어가는 것 조차도.

스노우: 후후……. 피가로나 남쪽 형제의 어머니인 치렛타가 꿈 이야기를 하는 걸 옛날에는 자주 부러워했었지. 이제는 부러워할 일도 없네. 꿈도 영혼도 모든 것을 공유했다……. 공유한 채로 끝나는 거야. 그것으로 됐네.

스노우는 턱을 괴고 창 밖을 응시했다. 말과는 달리, 먼 곳을 바라보는 눈빛은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여기에 없는 화이트를 생각하면서 나는 괜히 불안해졌다. 스노우의 이런 얼굴을 보면 화이트가 쓸쓸해 할 것 같아서…….

스노우: 출출하구먼……. 화이트의 저녁식사 준비는 아직 더 걸릴 것 같네. 현자여, 바에 가볼까.

바? 마법서 안에 있는 샤일록의?

스노우: 맞네, 맞네. 오늘 밤은 끝까지 어울려 줘야 겠구먼.


6화





스노우와 함께 간 바에는 선객이 있었다.

오즈: 스노우…….

스노우: 오오, 오즈가 아닌가. 그대가 방에서 나오다니 드문 일이로구먼.

샤일록: 오늘 밤은 손님이 많군요. 현자님은 스노우님과 함께 오신 건가요?

네. 스노우에 대해서 여러가지 듣고 현자의 서에 적고 있었어요.

스노우: 오즈여, 그대도 듣고 싶은가. 무릎에 앉게 해주면 들려줘도 되는데.

오즈: ….됐다. 기분 나빠.

샤일록: 스노우님, 무엇을 마시겠나요?

스노우: 늘 하던 걸로 부탁하네. 설경 같은 하늘색 칵테일 말일세.

오즈: 피가로는 바다 색이라고 했는데.

스노우: 건방지구먼. 현자는 주스면 되나?

네. 아……. 맞다. 까먹고 묻지 못한 것이 있는데, 나중에 물어봐도 될까요?

스노우: 뭔가. 지금 물어봐도 되네.

그래도…….

스노우: 이 녀석들은 신경 쓰지 말게나. 듣는다고 해도 곤란한 것은 아무것도 없네.

그러면, 호의를 받아들여서…….

……어째서 화이트는 죽어버린건가요?

샤일록이 잔을 떨어뜨렸다. 오즈의 옆모습도 희미하게 긴장하고 있다. 스노우는 큰 눈으로 깜빢이다가 문득 웃음을 흘렸다.

스노우: 샤일록, 더 독한 술을 주지 않겠나.

샤일록: 스노우님, 술 잘 못하시잖아요. 여기서 주무시면 곤란합니다.

죄, 죄송해요! 스노우, 대답하기 어려운거라면…….

오즈: 스노우가 죽였다.

언짢은 듯한 낮은 목소리로 오즈가 토해냈다. 나는 귀를 의심했다. 스노우가 죽여? 화이트를? 스노우는 서먹서먹한 듯 샤일록이 건네준 잔을 받는다.

스노우: …….고맙네. 자, 오즈. 건배 정도는 하지 않겠나.

오즈는 대답하는 대신 스노우를 매섭게 노려본다. 마법으로 유리잔의 파편을 치운 샤일록이 숨쉬기 힘든 듯 심호흡을 했다.

샤일록: …….복잡한 이야기가 될 것 같군요. 저는 나가 있을까요?


7화

 

오즈는 소리를 내며 잔을 카운터에 놓았다.

오즈: 여기에 있어라. 너도 관계자니까.

샤일록: 그건 심한 오해입니다, 오즈.

보기 드물게 샤일록이 주춤거리고 있다. 오즈는 화가 났다기보다는 못마땅한 듯 스노우를 힐끔 쳐다보았다.

오즈: 너부터 설명해라, 스노우.

스노우는 관념한 것처럼 깊은 숨을 내쉬었다.

스노우: 내가 화이트를 흥분시켜 버렸네. 화이트에게 죽을 뻔해서 반항하다가 손을 써버렸다.

화이트가 반대로 되다니, 어째서…….

스노우: 멀지 않은 날에 돌이 된다. 그 전에 화이트와 헤어져서 혼자 살아보고 싶다고 말했었네.

비워진 잔을 바라보며 스노우가 콜록콜록 기침을 한다.

스노우: 우리들, 태어날 때부터 함께였다. 행복했고, 만족하고 있었지. 무엇 하나 의문스럽지 않았어. 하지만 어떤 남자가 물어봤네. '죽을 때까지 고독을 겪지 않는 것에 의문을 가지지 않느냐' 라고.

어떤 남자란…….

오즈: 무르다.

씁쓸한 오즈의 목소리에 나는 나도 모르게 샤일록을 쳐다봤다. 샤일록은 웃는 얼굴로 나를 향해 고개를 갸웃해 보인다.

샤일록: 저를 보지 말아주세요, 현자님. 오즈도 연대책임 취급은 그만둬주세요. 저는 관련 없습니다.

오즈: 하지만 내 성에 무르를 데리고 사죄하러 왔었지.

샤일록: 목숨을 구걸한 거에요. 당신과 화이트님이 친하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요. 무르가 당신에게 죽임을 당하면 역시 잠자리가 안 좋아진다면서 당신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죠.

오즈: 기억 안 나.

스노우: 그만두게나, 오즈. 무르도 샤일록도 나쁘지 않네. 나쁜 건 나야.

스노우는 잘라 말하고 나서 가냘픈 어깨를 늘어뜨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8화

 

스노우: 내 잘못이야. 얼빠진 무르의 말에 자극되어 화이트가 없는 고독을 동경하고 말았지. 고독을 모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건지도 모르고…….

 

……화이트와 따로 살고 싶다고 한건가요?

 

스노우: 그렇지……. 화이트는 며칠이고 몇 달이고 필사적으로 나를 설득했었다. 울면서, 화내면서, 웃으면서, 나를 매정하게 욕하거나 나를 세계 제일이라고 칭송했었다.

 

스노우: 화이트가 처량했어. 불쌍한 마음밖에 들지 않았었지. 나는 고독을 아는 여행을 꿈꾸고 있었기 때문이다. 화이트가 모르는 세계를 알고 화이트에게 알려주고 싶었던게야. 하지만 화이트는 수척해지고, 병에 걸려서……. 나를 죽여서, 같이 죽겠다고. 거기서부터는 이제 사흘 밤낮의 싸움이었지.

 

샤일록: 정이 많으신 분이군요.

 

오즈: 너희 둘 다 미련하다.

 

샤일록은 절실히 감탄했고, 오즈는 차가운 말을 내뱉었다. 오즈는 부모님의 싸움을 본 아이 같았다.

 

오즈: 서로 죽이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은 있었을텐데. 유구한 시간이 다가와서 짐승과 같은 길밖에 택하지 못했나.

 

스노우: 외부 간섭을 싫어하고 자유로운 생활을 보내기 위해서 세계를 정복하려고 했던 단순한 아이에게는 듣고 싶지 않은데…….

 

샤일록: 북쪽의 마법사는 중요한 때에 힘에 의지하는 부분이 있죠.

 

오즈: 따지고 보면 너의…….

 

샤일록: 오즈, 저는 상관 없다고 했잖아요. 마음대로 물동냥 하지 마세요.

 

오즈: 그렇다면 너도 언젠가 무르를 죽일건가. 스노우가 화이트를 죽인 것처럼.

 

샤일록: …….

 

샤일록은 할 말을 잃었다. 오즈는 초조함이 아니라 당황스러워 했다. 그런 그의 머리를 스노우가 어루어 만진다.

 

스노우: 자자, 오즈. 거기까지 하게나. 미안하구먼, 그대는 우리를 사모하고 있었으니까.

 

오즈: …….별로 사모하지 않는다.


9화

 

스노우: 샤일록도 미안하구먼. 나도, 화이트도, 무르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대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네.

 

샤일록은 눈을 내리 깔았다. 스노우의 손을 뿌리치고, 오즈도 씁쓸한 듯 입을 다물고 있다. 스노우는 잔잔하게 웃고 있었다.

 

스노우: 화이트를 죽이고, 나는 자유와 고독을 찾았다. 그러나 나는 행복하지 못했지. 나에게는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야. 화이트 이상으로 갖고 싶었던 것이…….

 

죽은 자 보다 죽은 자 같은 조용한 스노우의 목소리에 애처로운 슬픔을 느끼고 나는 눈썹을 찡그렸다. 어째서 이런 비극이 일어난걸까. 어떻게 해야 좋았던걸까. 내 나름대로, 생각해 봤다.

 

(잘못된 것은 분명……)

 

▶ 스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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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가 혼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흥미 위주의 고독을 동경하며 화이트와 함께 있는 행복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진정한 고독을 모르고 살았었을텐데.)

 

▶ 화이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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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가 스노우에게 살의를 보이지 않았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혼자 있고 싶은 스노우를 믿고 허락해줬었다면, 언젠가 분명 스노우는 돌아왔었을거야…….)

 

(스노우의 자유를 허락했었더라면……)

 

스노우: 새하얀 눈밭에서 울고, 또 울고, 화이트의 영혼을 붙잡았다. 이만큼의 나이나 먹고 어처구니 없는 짓이었지. 그런 고독은 한 번으로 충분해. 돌이 되는 것 보다 무서웠다. 생각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아. 그런데도 아직도 똑같은 꿈을 꿔. 그래서 이렇게 가끔 따로 행동하는 게야.

 

똑같은 꿈이라는 건……. 어떤 꿈을 꾸는 건가요……?

 

스노우는 난처한 듯 웃었다. 오즈를 어루어 만지듯이 작은 손으로 본인의 가슴을 어루어 만진다. 재 속의 그을린 불꽃을 비벼 끄듯이.

 

스노우: 혼자서 여행을 하는 꿈일세.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스노우와 화이트는 같은 꿈을 꾼다고 했다. 같은 꿈을 꾸고 눈을 떴다. 오늘 아침의 쌍둥이들, 그들의 방에는 가득 찼었겠지. 침묵이나 소원이나 아픔이. 그것들을 상상하면서 주스를 들이켰더니, 새콤달콤한 맛에 얼굴이 찌푸려졌다.

 


10화

 

바를 나와 식당으로 향하자 화이트가 식사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화이트: 오오, 왔다 왔다. 스노우, 오늘 저녁은 진수성찬일세.

 

스노우: 좋은 냄새구먼. 요리까지 할 수 있다니, 화이트는 유능한 귀신이야.

 

화이트: 그렇지 그렇지. 자, 아버지와 어머니도 늘어놓자.

 

스노우: 좋아 좋아.

 

화이트: 현자여. 현자도 같이 먹게나.

 

하지만…….

 

화이트: 사양할 것 없네. 스노우를 상대해 준거지? 감사의 표시니까.

 

스노우: 그렇게 하는 것이 좋네, 현자여. 자, 아버지와 어머니의 옆 의자에....

 

두 사람의 권유로 나는 식당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꼭 닮은 얼굴로 서로 미소 짓는 쌍둥이를 바라보며 점점 미소가 피어 오른다. 그들의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 그들 중 한쪽이 유령이라고 해도. 역시 둘이 같이 있는 것이 좋아.

 

잘 먹겠습니다, 화이트. 스노우, 오늘 계속 화이트 얘기만 했었어요.

 

화이트: 오오! 그런가 그런가. 어떤 이야기를 했지?

 

스노우: 그, 그만두게나!

 

나중에 천천히 얘기할게요.

 

화이트: —이!

 

스노우: 우우, 부끄럽구먼…….

 

화이트는 기쁜 듯이 들떠 있었고 스노우는 쑥스러워 했다. 흐뭇한 두 사람의 대화를 바라보며, 나는 두 손을 모아 인사를 했다.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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