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오웬: 허억, 허억……. 우으, 지쳤어…….
카인: ……허억, 헉 ……. 젠장. 쿠카루카가 클로에로 변한 거였다니…….
카인: (이번에는 아슬아슬하게 도망쳤지만 아마 두 번째는 없어. 오웬은 더 이상 달릴 수 없을 거야. 집단의 쿠카루카는 한방에 전멸시켜야 해. 하지만, 나에게 그런 마력은 없어…….)
카인: (조급해 하지 마! 하나씩 생각하자. 우리의 목표는 전원이 마법관으로 생환하는 것. 그러기 위해 필수적인 것은 오즈와 현자님의 합류. 그러면 나는 어떻게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지? 지금 해야 할 일은 뭐지?)
오웬: ……기사님…….
카인: (……겁먹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카인: …….
오웬: 기사님? 왜 손을 떼는 거야……?
카인: 오웬. 진정하고 잘 들어. 여기서부터는 따로 행동하자. 나는 여기에 남을 테니까 너는 먼저 가서 오즈를 찾아서 그 녀석을 도와줘. 아직 한동안 마법을 못 쓸지도 모르지만, 오즈가 너를 지켜줄 거야.
오웬: 시…… 싫어……! 나도 기사님과 함께 있을래! 이, 이제 지쳤다고 말하지 않을게! 착한 아이로 있을 테니까…….
카인: 그렇지 않아. 나는 네가 무사히 도망칠 수 있도록…….
오웬: 싫어! 싫어! 기사님은 거, 거짓말쟁이! 두고 가지 않겠다고 했잖아……!
카인: ……. ……그걸 기억하고 있다니. 원래대로 돌아갔을 때의 일은 대부분 잊고 있으면서…….
카인: ……오웬.
오웬: 왜, 왜……?
카인: 이쪽을 봐줘. 내 눈을 똑바로 봐.

카인: 오웬. 이건 진정한 의미로 너를 두고 가지 않기 위해 필요한 일이야.
카인: 억울하지만 나는 쿠카루카를 이길 수 없어. 이대로 계속 도망치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 그러니까 너에게 희망을 맡기는 거야. 제대로 마지막에 살아남기 위해.
오웬: ……살아남기 위해…….
카인: 기사는 고독하게 싸우지 않아. 격상의 상대라도, 동료의 승리를 거두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야. 너를 믿고 맡길게. 그리고, 마지막으로 너를 데리러 돌아올게.
오웬: ……나를 믿고, 맡긴다…….
오웬: 윽……!
카인: 젠장, 따라잡혔어! 오웬, 도망쳐! 내가…….
카인: 케르베로스!? 오웬…… 윽.
오웬: 먹어 치워버려.
오웬: 쳇……. 도망치잖아. 이 녀석들, 작은 마물을 죽이는 건 서투른건가.
카인: 너…… 원래대로 돌아왔구나. 솔직히 덕분에 살았어.
오웬: 흥. …….
카인: ……뭐야? 이 상황에 불만이라면 구더기를 트렁크에 넣은 자신에게 말해.
오웬: 아니야. 방금……. 방금, 나를 믿고 맡긴다고 했잖아.
카인: ……아아. 기억하고 있구나.
오웬: 그게……. 아니야. 나는…….
카인: …….
오웬: ……너는, 그걸로 괜찮아?
카인: ……. ……나는…….
클로에: 카인! 오웬!?
카인: 클로에……!? 하지만…….
클로에: 아와와, 검을 겨누지 말아줘! 나는 진짜야! 어라, 그런데 카인과 오웬은 진짜야? 가짜!?
클로에: 그렇지. 오웬, 안아봐도 돼?
오웬: 뭐하는 거야, 바보!
카인: 너야말로 뭐하는 거야!? 지금의 클로에, 진짜잖아!
클로에: 아…… 아야야…….
카인: 클로에, 괜찮아? 머리 안 다쳤어?
클로에: 괜찮아 괜찮아! 갑자기 놀라게 해서 미안해. 하지만 진심으로 날려줘서 안심했어. 고마워, 오웬!
오웬 / 카인: 응?
클로에: 나, 방금도 오웬을 찾았거든. 하지만 안심해서 나도 모르게 포옹을 했더니 당연하다는 듯이 다시 안아줘서 말이야. '에, 이럴 수가 있나?' 라고 생각한 순간 오웬이 팔부터 구더기로 변해서! 진짜 무서웠어! 역시 진짜 오웬이라면 포옹을 받는 순간 날려버리겠지. 이래야지! 라는 느낌으로 안심했어~…….
오웬: 기사님. 이 녀석 진짜 머리 안 다친거 맞아?
카인: 아마도……. 뭐, 어쨌든 서로 무사해서 다행이야. 여기부터는 셋이서 함께 행동하자. 더 이상 서로 변한 쿠카루카에게 속지 않기 위해서. 그래서, 오웬이…… 건강해진 지금, 도망치는 건 이제 끝이야. 리케들을 찾아서 보호하자. 그리고 현자님과 오즈를 만나게 해서 오즈의 마법으로 쿠카루카를 쓰러뜨려 달라고 한다. 괜찮지?
오웬: 어쩔 수 없네.
클로에: 알았어. 현자님들, 무사하기를…….
하아, 하아 ……. ……윽…….
산소를 삼키듯 얕은 호흡을 반복한다. 우리는 쿠카루카에게 공격 당해 방금 전까지 도망치고 있었다.
(두 사람의 마법으로 어떻게든 떨쳐냈지만…….)
아직 오즈는 찾을 수 없다. 만나는 것은 아군의 모습을 한 구더기 뿐이다.
리케: ……한시라도 빨리 현자님을, 오즈에게 데려가지 않으면, 안되는데…….
미틸: ……하지만, 저희들. 이제…….
미틸과 리케의 옆모습은 창백했다. 미노타우로스와 싸웠을 때를 방불케 하는 지친 안색을,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나도 이해한다.
(……둘 다, 마력이 바닥났어…….)
공포와 초조함이 발밑에서 기어올라온다. 마법이 없는 상태에서 쿠카루카에게 발견되면 쫓아낼 방법은 없다. 오즈를 만날 때까지, 혹은 새벽까지 계속 달려 도망칠 정도의 체력은 우리에게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어떻게든 해야해. 하지만, 어떻게…….)
미틸: ……현자님. 저쪽에 벌레 실이 붙어있지 않은 작은 방이 있어요. 현자님은 저기에 숨어 계세요. 저와 리케가 오즈 님을 찾아서 데려올게요.
그런, 저만 안전권에서 기다리라뇨…….
얼른 목을 잡고 침을 삼켰다. 두 사람의 거친 호흡. 이마의 땀. 주문을 너무 많이 외워서 거칠어진 목소리. 곳곳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 세 사람 중에서 나만 부상이 적은 것은 미틸과 리케가 필사적으로 지켜줬기 때문이다.
(함께 있으면 두 사람은 나를 지키려고 더 싸우게 돼. 더 이상 과도한 힘을 쓰게 해서는 안돼…….)
……알겠습니다. 미안해요.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틸: 아뇨, 이것이 저희의 역할이니까요. 어서 안으로 들어가주세요.
……어둡네요…….
미틸: 불안해도 불은 켜지 말아주세요. 벌레는 빛에 민감하니까요. 현자님이 발견되지 않도록 저희가 알고 있는 축복이나 수호의 마법을 있는 그대로 걸어드릴게요. '오르토니크 세아르시스피르쳬'
미틸: 자, 리케도.
리케: ……'산레티아 에디프'
미틸: ……이걸로 문을 닫으면 현자님은 안전해요. 하지만 안쪽에서 문을 열면 마법이 깨질 거예요. 마중이 올 때까지 밖에 나오지 말아주세요. 리케, 가요.
리케: …….
미틸: 리케?
리케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아까까지 멍하니 있던 눈동자가 갑자기 격렬한 빛을 내뿜고 미틸을 바라보고 있다. 거리에서 뛰쳐나온 고양이가 자동차를 응시하는 듯한, 절박하고 불안한 광채.
리케: ……미틸도 여기에 있어주세요. 저 혼자 오즈를 찾겠습니다.
에!?
미틸: 무슨…… 하아!?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예요!?
리케: 걱정할 필요 없어요. 미틸보다 제가 더 마력이 강하니까요.
미틸: 제…… 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요!? 너무해요, 리케! 제가 강해진 건 리케도 알고…….
리케: 그러니까 안 되는 거라고요!
외침은 거의 비명에 가까웠다. 가느다란 손이 미틸의 어깨를 잡고 흔든다.
리케: 미틸은 마법을 너무 많이 쓰면 안 돼요! 피가로로부터 위험하다고 경고받고 있잖아요? 돌에 삼켜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잖아요? 그렇다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거예요! 말을 들으세요!
미틸: 하지만……. …….
뭐라고 대꾸하려고 한 미틸이 놀란 듯 숨을 삼킨다. 리케가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투명한 예쁜 물방울과 상처에서 스며든 피가 뺨에 섞여, 뚝뚝 애절하게 흘러넘친다. 아픈 색의 눈물을, 리케는 손바닥으로 필사적으로 닦았다. 피나 눈물을 마법으로 깨끗하게 할 힘조차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은 것이다.
리케: ……윽. 쿠카루카가 다가오고 있어…….
7화
리케: 어쨌든, 미틸은 여기 있어주세요. 현자님, 다녀오겠습니다.
잠시…….
미틸: 잠깐…… 리케! ……정말이지! 리케는 바보! 내 이야기는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리케가 달려간 쪽을 보며 미틸이 지면을 밟았다. 나는 황급히 말을 찾으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마법에 대한 지식은 늘었지만 그들이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마음과 마법의 관계는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미틸: …….
하지만 내가 무슨 말을 하기 전에 미틸이 주먹을 꽉 쥐었다.
미틸: ……마법을 너무 많이 쓰면 안 된다. 알고 있어요, 그 정도는. 알고 있지만…….
미틸: …….
순간, 입술을 강하게 깨물고 나서 눈빛에 힘을 넣는다. 다시 나를 돌아본다.
미틸: 리케를 혼자 둘 수는 없어요. 저는 리케를 쫓아 아까 말한대로 오즈 님과 합류할게요. 현자님은 그때까지 여기에 있어주세요. 절대로 문을 열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부디 조심하세요…….
말하는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왜냐하면, 이것이 마지막 작별 인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건 듣지 못한 것처럼 미틸은 엄청 밝게 웃어주었다. 그쪽이야말로 상처받고 지친 채, 이 어둠 속으로 뛰어들어 친구를 돕고 역할을 다해야 하는데. 꾹꾹 버티는 발이, 아까부터 계속 세세하게 떨리고 있는데.
미틸: 반드시 저희끼리 오즈 님을 찾아서 전부 잘 해내보일게요. 기다려 주세요!
나도 배에 힘을 넣었다. 힘껏 미소를 짓는다. 나를 위해 웃어주는, 상냥하고 용감한 마법사를 위해.
두 사람을 의지하고 있을게요. 잘 부탁드려요!
미틸: 네!
오즈: …….
스노우: 오즈? 왜 갑자기 멈춘 겐가?
오즈: 조용히 해라. …….
오즈: ……벌레의 기척으로 알기 어렵지만 저쪽에서 희미하게 마법의 기척이 난다. 미완성 기술을 꼼꼼하게 거듭한 것 같은…….
스노우: ……오오! 정말이군! 꽤 미미하지만 확실히 무언가가 있어!
화이트: 미틸과 리케의 마법이 아닌가? 공로일세, 오즈! 드디어 합류할 수 있겠네!
세 명: ……!
스노우: 쿠카루카도 저쪽으로 향했군.
화이트: 하등한 마물이 냄새를 맡았나……. 오즈여, 서두르게나!
오즈: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오즈: (미틸. 리케……. ……아키라…….)
(……. ……정말 어둡네…….)
작은 방에 남겨진 나는 일단 진정하려고 더듬거리며 바닥에 앉았다. 너무 짙은 어둠에 눈을 뜨고 있는지 감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두근두근 시끄러운 심장소리가 마물에게 들릴 것 같아서 무섭다.
(……걱정하지 말자. 괜찮아. 분명 잘 될 거야……. 미틸과 리케는 사이가 좋아. 리케의 상태는 걱정되지만, 이야기를 나누면 반드시 화해할 수 있을 거야. 내가 없으면 두 사람은 곧 오즈들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오즈들도 절대로 우리를 찾고 있을 테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미틸 / 리케: ……현자님!
……! 미틸. 리케!
나는 뛰어오르듯 일어섰다. 황급히 문에 손을 댄다.
오즈를 찾았군요! 꽤 빠르…….
(……잠깐. 너무 빠르지 않나? 어두워서 시간의 감각은 잘 모르지만, 미틸과 헤어진지 그렇게 오래 지나지 않았는데. 게다가 같이 있어야 할 오즈는 어째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거지? ……정말로 미틸과 리케?)
리케: 현자님.
미틸: 괜찮으신가요?
두 사람의 목소리에 열심히 귀를 기울인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그 목소리는 진짜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트러블이 생겨서 돌아온 걸지도 몰라. 사실은 벌써 몇 시간이 지났을지도 모르고. 오즈는 평소에 과묵하니까…….)
이곳은 어둡고, 외롭고, 마음이 약해져서 쓸데없이 문을 열고 싶어진다.
(……하지만, 두 사람이 진짜라면……. 이런 식으로 말을 거는 동안 직접 마법을 풀어서 문을 열 텐데. 그래. 분명 가짜야. 미틸이 말한 대로 절대로 문을 열면 안 돼!)
반쯤 억지로 결론을 내리고 문에서 멀어지려던 그때. 그 어느 때보다 먼 구더기의 발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쿵! 하고 문에 충격이 전해져 온다. 크고 부드러운 것이 격돌한 소리. 인간 같아.
리케: 꺄아아아!!
미틸: 리케! ……우와아아아!
미틸!? 리케!?
리케: 와아아……. ……아! 캬앗……. ……!!
미틸: 아아아, 으윽……. 아아아아……!!
무슨 일인가요? 괜찮나요!?
들리는 것은 미틸과 리케의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엄청난 비명과 울음소리. 무거운 것이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충격음. 두 사람이 날아가고, 두들겨 맞고, 부러지고, 찌그러지고, 잡아당겨지고, 찢어지고, 부들부들…….
…….윽. 미틸!! 리케!! 답 좀 해주세요!! 거짓말…… 거짓말이죠!? 전부 가짜죠!? 대답을 해주세요. 부탁이니까. 부탁이에요, 부탁이에요, 부탁해……!
반쯤 정신이 미친 상태로 문을 두드렸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 눈앞이 깜빡거린다. 공포에 토할 것 같다.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전부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이건 가짜야! 이런 함정, 공포 영화에서 본 적 있어……. 절대로 열면 안 돼! 절대로, 절대로……. 하지만, 하지만…….)
(이건 영화가 아니야. 현실이잖아. 만약에, 문 너머에 있는 것이 가짜가 아니라면? 정말로 미틸과 리케가 공격당했다면?)
리케: 꺄……. ……윽! 크, 아아아…….
미틸: 리케, 리케! 리케!! 리…… ……윽. 으아아아아……!
비통한 외침에 떨림이 멈추지 않는다. 심장이 아프고 아파서 견딜 수 없었다. 흔들리는 머리로 그래도 필사적으로 계속 생각한다.
(돌이 부서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아. 두 사람은 살아있어. 만약 정말로 두 사람이 습격당하고 있다면……. 내가 방을 나와 쿠카루카에게 습격 받는다면, 그 사이에 두 사람은 도망칠 수 있을까?)
(……하지만, 가짜라면…….)
미틸: 현자님!
문득 정신을 차린다. 목소리는 문 바로 옆에서 들렸다. 상냥하고 용감한 마법사가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 같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미틸: 절대로, 문을 열지 마세요.
미틸: 아, 아……. 우으, 우으으으…….
콰득콰득 씹는 듯한 소리. 흐느끼는 미틸의 목소리. 문 너머에서 일어나고 있는 최악의 사건을 깨닫는다.
(……살아있는 채로, 먹히고 있어…….)
너무나도 잔인해서 상상하는 것을 뇌가 거부한다.
하지만 그때, 빛이 비쳤다. 멀리서 들린 희미한 목소리.
스노우: ……미……들. 안…… 군.
……!
화이트: 카인……. 발…….
오즈: ……이……. 마치…… 다.
스노우! 화이트! 오즈……!
문에 달라붙어 계속 찾고 있던 마법사들의 이름을 외친다. 대답은 없었지만 목소리는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쿠카루카의 파괴음이나 씹는 소리가 얌전해진다. 강력한 마법사들의 갑작스러운 접근에 동요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면 마물의 틈을 찔러 오즈들과 합류할 수 있다. 산 채로 먹히고 있는 미틸을, 어딘가가 찢어진 리케를, 1초라도 빠르게 구할 수 있다.
8화
(두 사람 덕분에 아직 달릴 힘은 남아있어. 짧은 거리라면 도망칠 수 있을 거야. 문을 열고 뛰쳐나가자. 오즈들이 있는 곳까지, 달리는 거야!)
경첩이 풀리기 시작한 문을 양손으로 뜯었다. 굴러가듯 밖으로 뛰쳐나간다.
미틸! 리케! 오…….
…….
눈앞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엄청난 수의 하얀 구더기들이었다. 비명을 지르는 두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다가오는 세 사람도 없다. 전부 가짜.
……. 아…….
갑자기 서있을 수 없게 되어 나는 그 자리에 움츠러들었다. 달려라. 도망쳐. 머리 어딘가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더 이상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나, 바보구나……. 완전히 속았어. ……하지만 미틸들은 무사하다는 거겠지. 다행이야…….)
(……이대로, 죽는 걸까…….)
생각이 뒤죽박죽으로 흐트러진다. 신기하게도 눈물은 나지 않았다. 어떤 마법도 쓸 수 없는 가장 약한 먹이에게 구더기들이 몰려온다.
(……미틸이, 믿어달라고 했는데…….)
나를 죽이는 순백의 파도를, 그저 힘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리케: (……통로 끝에 미틸의 모습이 ……. 저건 아까 우리 쪽으로 오려고 했던 쿠카루카일까요.)
리케: ……!
리케: (구더기가 꿈틀거리며 미틸에서 카인으로 변했어! 기, 기분 나빠……! 우리들이 은신처에 건 마법은 완벽하지 않아. 그 쿠카루카가 미틸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내가 주의를 끌지 않으면. 미틸을 지켜야해…….)
리케: ……괜찮아. 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미틸: 리케!
리케: ……!? 미틸!? 왜 여기에……! 쫓아온 건가요?
미틸: 리케! 힘내요!
리케: ……미틸? 상태가…….
미틸?: 해보죠! 혼자 가게 둘 수는 없어요.
리케: 마물……! 악인이여, 물러가라! '산레티아 에디프!'
리케: ……실패했어! 어떡하지. 마법이 잘 안 나와……. 와아앗……!
미틸: 하아, 하아……! 리케, 어디로 간 거지? 기척을 알 수 없어……. 정말이지! 이런 위험한 곳에서 혼자 행동하다니! 나를 발목 잡은 사람 취급하고! 걱정해주는 거라고는 하지만……. …….
미틸: (메사의 유적 때와는 반대야. 그때는 내가 유적에 들어가지 않아서 겁쟁이라며 화냈어. 하지만…… 나중에 사과해줬지. 남쪽 마법사의 마음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 상냥한 기질을 좋아한다고. 지금 시간을 거슬러 메사의 유적에 가게 된다면 나는 아마 중앙의 모두와 함께 갔을 거야.)
미틸: (나는 대단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어. 분명 도움이 될 거야. 분명 활약할 수 있어. 이런 나는 남쪽의 마법사 같지 않는 걸까? 상냥한 기질이 아닌 나는, 좋아하지 않아?)
미틸: (……하지만…….)
미틸: 리케는……. 리케만은…….
리케: 악인이여, 물러가라! '산레티아 에디프!'
미틸: ……! 쿠카루카에게 습격 받고 있어…….
리케: 와아앗……!
미틸: '스킨틸라!'
미틸: 위험했다……! 리케, 괜찮나요!?
리케: ……. ……미틸…….
……아…….
스노우 / 화이트: ……'노스콤니아!'
스노우 / 화이트: 현자!
오즈: 무사한가!
스노우, 화이트! 오즈……!
마법으로 얼어붙은 구더기 무리가 부서졌다. 난관을 피한 쿠카루카들이 크게 다오항해서 도망치는 것을 거스르듯 세 사람이 이쪽으로 달려온다. 그 순간, 무언가가 풀리고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 쌍둥이 그림을 안은 오즈가 내 옆에 서둘러 무릎을 꿇는다.
오즈: 현자. 다친 곳은 없나.
네……. 세 분 모두, 감사합니다.
스노우: 늦지 않아 다행이군. 돌진한 보람이 있었네, 오즈 쨩!
화이트: 착하지 착하지, 무서웠겠구나. 하지만 어째서 혼자인가? 미틸과 리케는 어떻게 됐지?
오즈: 떨어진 건가. 두 사람은 무사하나.
그게…….
나는 필사적으로 눈물을 닦으며 지금까지의 경위를 세 사람에게 말했다.
그런데 밖에서 비명과 소리가 들렸어요. 미틸과 리케가 쿠카루카에게 습격당해서 먹히고 있는 것 같아서……. 어떻게 해야 할지 패닉에 빠졌는데, 여러분의 목소리가 들려서……. ……나는……. ……진짜라고 믿어버려서……. 합류해서, 도와달라고…….
오즈: ……하지만, 모두 함정이었다는 건가.
네……. …….
나는 고개를 숙였다. 이렇게 사건을 되돌아보고 말하자 자신의 경솔함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미틸이, 절대로 문을 열지 말라고 했어요. 기다려 달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미틸의 말을 따랐어야 했어요. ……제가, 미틸을 완전히 믿지 못해서…….
스노우: 이봐, 현자여. 그렇지 않네.
부드럽게 훈계하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스노우가 살짝 움찌른다.
스노우: 후회에 집중하는 바람에 잘못 보고 있군. 그대가 문을 열게 된 것은 결코 불신이 아니다. 두 사람에 대한 우정과, 목숨을 건 용기일세.
스노우…….
스노우: 불신과 걱정은 비슷하지만 다른 것. 그대는 미틸의 말을 방패로 두 사람을 버리고 방 안에 있을 수 있었지.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미틸과 리케가 소중해서 걱정이 되었다. 이건 그런 이야기일세. 무서웠을 텐데 힘냈군. 용감한 아이구나.
스노우가 내 뺨에 손을 뻗었다. 닦지 못한 눈물을 닦아준다. 그림에서 빠져나온 그 손은 달의 그림자처럼 얇게 비쳐져 있었지만 따뜻하게 느껴졌다. 문을 연 순간의 후회와 절망이 스노우가 준 자랑스러운 말로 다시 쓰여진다. 몸에 힘을 넣어 일어선다.
……감사합니다, 스노우. 잘 되지는 않았지만, 힘냈어요.
스노우: 호호호. 그래야 우리의 현자지.
카인: ……현자님! 모두들!
카인! 여러분!
카인이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 클로에들도 함께다. 오웬은 달리는게 싫었는지 혼자 빗자루를 타고 있다. 색이 다른 눈동자에는 날카로움이 돌아왔다.
(오웬, 평소대로야 ……. 원래대로 돌아왔구나.)
오즈: ……진짜인가.
오웬: 그쪽이야말로 가짜 아니야? 개를 꺼내서 시험해봐도 돼?
카인: 다행이다. 서로 진짜구나. 지금 제대로 대화가 성립되어 있어.
스노우: 성립된 건가?
화이트: 평소에도 별로 성립되지 않았을지도?
클로에: 모두들 무사해서 다행이다! 미틸과 리케는?
오즈: 아직 합류하지 못했다. 둘을 보호하는 대로 쿠카루카를 불태운다. 현자, 손을.
네……!
내밀어진 손을 잡자 갑자기 오즈가 이쪽을 바라보았다.
오즈: ……절대로 떠나지 마라. 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
붉은 눈동자가 살짝 흔들린다. 나는 언젠가의 카인의 말을 떠올렸다. '수천 년 살아도 밤에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니까'. 그가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된 후의 세월은, 미틸과 리케가 현자의 마법사가 되고 나서의 세월과 크게 다르지 않다.
……떠나지 않을게요. 제가 함께라면, 당신은 언제나 최강의 마법사예요.
꽉 잡은 손에 힘을 넣었다. 현자의 힘은 절대적이 아니다. 샤일록의 불꽃을 막지 못한 것처럼 실패할지도 모른다. 머리 어딘가에 그런 불안이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척했다. 발을 딛고 힘껏 웃는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싸우고 있는 미틸이 그렇게 해준 것처럼.
오즈. 미틸과 리케를 구하러 가요.
오즈: …….
아주 조금, 하지만 확실히 맞잡은 손을 다시 잡는다. 돌아보는 눈동자는 수많은 임무에서 우리를 지켜준, 세계 제일의 마법사였다.
오즈: 반드시.
클로에: ……! 봐. 쿠카루카가 이동하고 있어!
9화
스노우: 일제히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것 같군.
카인: 이상하네. 습성을 생각하면 오즈나 쌍둥이의 틈을 엿보며 여기있는 현자님을 노릴 것 같은데 …….
오웬: ……굶주린 것에 규칙 같은 건 없어. 습성 따위는 내던지고 쉽게 먹을 수 있는 것을 습격하지. 전에 이것과 비슷한 움직임을 하는 동작을 하는 들개가 있었지. 들개는 보통 사냥에 실패하면 바로 도망가. 하지만 그것들은 큰 사슴떼에게 공격당한 후, 아기 사슴만을 쫓아다니고 먹은 거야.
클로에: 즉…… 쿠카루카가 지금 노리고 있는 것은…….
스노우: 미틸과 리케가 위험하네! 서두르지!
미틸: 위험했다……! 리케, 괜찮나요!?
리케: ……. ……미틸……. ……윽……! 왜 쫓아온 건가요!? 바로 돌아가세요!
미틸: 돌아가라니……. 그, 그건 너무하지 않나요!? 구하러 왔는데!
리케: 부탁하지 않았어요! 미틸은 마법을 너무 많이 쓰면 돌에게 먹힌다고요……. 자신을 잃고 죽을지도 몰라요!? 알고 있나요!?
미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비상사태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리케야말로 왜 혼자 가버린 건가요!? 이제 거의 마력이 남아있지 않은 주제에! 리케가 돌이 되러 가는 것을 모른 척 하라는 건가요!?
리케: 맞아요!
미틸: 하아!?
리케: 모른 척 하세요! 저는 스스로 어떻게든 할 테니까요! 미틸이 저를 위해 돌이 된다니. 절대로, 절대로 싫어……!
미틸: 그러면……!! …….
미틸: ……스읍, 하아…….
미틸: ……싸움을 하고 싶어서 쫓아온게 아니에요. 즉,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리케가 걱정이에요. 리케도 저를 걱정해 주는 것은 잘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고마워요.
리케: ……미틸…….
미틸: 리케도 들은 대로, 저는 마법을 너무 쓰면 안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리케가 '걱정이니까 아무것도 하지 마' 보다 …… '걱정되지만 같이 힘내자' 라고 말해줬으면 해요. '더 힘내' 라고 말해줬으면 해요.
리케: …….
미틸: 남쪽의 마법사답지는 않지만, 예전의 저와는 조금 다르지만. ……이런 나를, 리케는 별로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리케는 마법관에서 계속 함께 지내온 가장 친한 친구니까. '무모하지만 미틸이라면 극복할 수 있어. 위험하지만 싸우자' 라고, 리케만은 말해줬으면 해요.
리케: ……. ……알고 있어요. 미틸이 말해줬으면 하는 것은, 알고 있어요. 돌을 먹기 전에도, 먹은 후에도, 계속 힘낸 것도 알아요. 미틸이 용감한 마법사이고, 제가 '무리를 해줘. 도와줘' 라고 부탁하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는 것도. 왜냐하면, 계속 같이 지내왔으니까.
미틸: ……리케…….
리케: ……하지만……. 그래도…… 미틸이 걱정이에요. 누구보다 안전한 곳에 있었으면 해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으면 해요. 계속 같이 지내왔기 때문에, 당신을 점점 좋아하게 되었기 때문에, 무서운 마음도 커져가요. ……함께 모험을 하고 싶지만, 다친 미틸을 상상하면 다리가 움츠러들어……
리케: 미틸은 나의 첫…… 매우 소중한 친구니까……. 미틸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나도……. ……마음을 잃어버릴 것만 같아요…….
미틸: …….
리케: ……하지만……. ……아직 조금만 더, 함께 힘내주지 않겠나요?
미틸: ……! ……물론이에요. 같이 힘내요, 리케!
미틸 / 리케: ……!?
미틸: 쿠카루카 무리가 여기저기서 밀려온다!
리케: 아까보다 훨씬 많아! 어째서……!?
미틸: 어, 어쨌든 달려요! 이대로라면 잡혀버리고 말아……!
리케: 하아, 하아 ……. '산레티아 에디프!'
미틸: '스킨틸라'……. 하아, 하아……! 쫓아내도 조금도 줄어들지 않아!
리케: 오히려,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은…….
미틸: ……윽. '스킨틸라!'
미틸: ……? '스킨틸라!' '오르토니크 세아르시스피르쳬!'
리케: 미틸! 설마 마력이 다 떨어져서…….
미틸: 괜찮……. ……리케!! 뒤에!!
리케: 에? 꺄, 꺄아아악……!!
미틸: '스킨틸라!!'
리케: '산레티아 에디프'……! 윽……. 눈속임의 마법이에요. 아주 잠깐이지만 쿠카루카에게 발견되지 않을 터……. 미틸, 고마워요.
미틸: ……아……. ……후후.
리케: 미틸? 왜 웃고 있는…….
미틸: 하하……. 아하. 아하하! 아하하하하!!
리케: 무슨 일인가요!? 미티…….
미틸: 꺄하하하하하!! 케케케케케케!! 아하하하하하!
리케: 미틸!!
리케: (어떡해. 어떡해. 어떡해! 미틸의 상태가 이상해! 돌에게 삼켜지는 거야……!?)
미틸: 깔깔깔깔깔깔! 케케케케케!
리케: 미틸, 정신 차리세요! 미틸!
리케: (신이시여. 도와주세요! 도와줘. 미틸이, 미틸이, 미틸……! 제발, 돌아와! 잃고 싶지 않아……!)
리케: 미틸……!
미틸: ……. 아, 손……?
리케: ……! 정신이 들었나요!?
미틸: ……? 후, 후후. 아하하하하……!
리케: 윽. 미틸, 미틸! 제가 손을 잡고 있을게요. 자신을 잃어버리지 마세요. 미틸이라면, 할 수 있죠?
미틸: ……리케…….
미틸: 아하하! 읏, 헉……. 아하……. 윽……! …….
미틸: ……죄송합니다. 아마…… 괜찮아요.
리케: 미틸! ……다행이다……. 윽. 이제 절대로 마법을 쓰면 안돼요. 제가 당신의 몫까지 힘낼 테니까요.
미틸: 아…… 안돼요! 리케도 이제 한계잖아요. 뭔가 헤쳐나갈 방법…….
미틸: ……그러고 보니……. 주머니에 ……. ……! 있다!
리케: 있다뇨? 뭐가…….
미틸: 저희들의 비장의 카드예요. 리케. 구더기로부터 도망치는 작전을 하나 생각해 냈어요. 리케는 저희들의 중심으로 토네이도를 만들어주세요. 바람의 마법, 아직 사용할 수 있나요?
리케: ……미틸이 손을 잡아준다면, 분명.
미틸: 리케……. 물론이에요. 저희들은 끝까지 함께해요.
미틸: 설명할게요. 작전은…….
미틸: 하아, 하아……. 좋아. 여기서 멈추고 작전을 결행하죠.
리케: 알겠습니다. 쿠카루카를 점점 모이게 하고…….
미틸 / 리케: …….
리케: ……미틸. 만일의 경우를 위해 말해둘게요. 저와 친구가 되어줘서…….
미틸: 하지 마세요.
리케: 하지만…….
미틸: 분명……. ……절대로 잘 될 테니까요. 마지막 같은 건, 말하지 마.
리케: ……미틸…….
미틸: 손을 잡아요, 리케. 슬슬 작전을 시작할까요.
리케: ……네! 언제든지 괜찮아요!
미틸: 그러면 갈게요!
미틸: (구더기 퇴치약이 들어있는 병의 마개를 뽑자. 천장을 노려서, 최대한 힘껏……. ……던진다!)
미틸: 약이 흐른다! 리케!
리케: …….

리케: ……'산레티아 에디프'
미틸 / 리케: ……!
리케: 잘 됐어요! 토네이도에 살충제가 휩쓸려서 쿠카루카들이 괴로워하고 있어요!
미틸: 해냈다! 마물이라고 해도 역시 구더기야……! 리케, 지금이 마지막 기회예요! 오즈 님을…….
리케: 미틸! 리케!
미틸 / 리케: ……! 현자님!?
살아있는 설원처럼 물결치고 요동치고 몸부림치는 쿠카루카들. 그 섬뜩한 순백의 고리의 중심에서 손을 잡은 두 사람이 눈을 동그랗게 뜬 것을 보고 나는 안도감에 울 뻔했다. 둘 다 너덜너덜했지만 무사했다. 이 무서운 밤을, 살아남아줬다.
클로에: 둘 다, 다행이야……!
스노우: 이제 괜찮네.
화이트: 나머지는 우리에게 맡기게나.
스노우 / 화이트: '노스콤니아!'
카인: 힘냈구나, 둘 다! '그라디어스 프로세라!'
오웬: '쿠아레 모리토'
얼음이, 검이, 늑대의 망령이 미틸과 리케를 둘러싸고 있던 시끄러운 파도를 가른다. 나를 안은 채 오즈가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죽어가는 마물을 발로 짓밟고 아직 멍하니 있는 미틸과 리케에게로 향한다.
10화
오즈: 무사한가.
미틸: 오즈 님…….
리케: 오즈……. 아…….
미틸과 리케가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인가. 계속 찾고 있던 진짜 오즈가 눈앞에 나타나서 드디어 안심했을 것이다. 눈은 붉고 뺨에는 눈물 자국이 있다. 분명 많은 용기를 쓴 것이다. 그것에 눈을 멈춘 오즈가 살짝 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의 이마에 신기한 도형을 그리는 몸짓을 하더니 피를 흘리고 있던 무수한 상처가 희미해지며 아물어간다.
미틸: ……아…….
오즈: 너희들은 이제 쉬도록. 내가 처리한다.
오즈: 현자.
네……!
미틸들을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몰아넣은 가증스러운 마물의 고리 속에서, 오즈의 손을 다시 강하게 움켜쥐었다. 은은하게 몸이 뜨는 감각이 들었다. 주문도 없고 빗자루도 없이 오즈는 내 손을 잡은 채 단숨에 천장까지 날아올랐다. 그리고 지팡이를 높게 들어올린다. 아직 고작 그것 뿐인데, 피부가 움찔거렸다. 세계가 떨린다. 뭔가, 엄청난 일이 일어나려고 하고 있다.
오웬: ……!
카인: 오웬!? 어디로…….
스노우: 이런! 지금 당장 모두 빗자루로 날아라!
화이트: 오즈의 마법에 휘말리고 말 걸세!
클로에: 에!?
미틸: 하, 하지만…….
리케: 이제 저희들, 마력이…….
카인: 내 빗자루로 옮겨줄게! 둘 다, 타!
미틸: 알겠습…… 구엑!
오웬: 너는 이쪽. 카인의 마력으로 세 명이나 타면 속도가 제대로 안 나. 떨어지면 그대로 버리고 갈 거니까 죽을 각오로 매달려.
미틸: 감사합…… 와아아아아!!
카인: 오웬, 고마워! 좋아. 리케도 꽉 잡아!
리케: 네!
클로에: 스노우 님, 화이트 님! 두 사람의 그림, 내가 옮길게!
스노우 / 화이트: 부탁해!
모두 사라졌어!? 저, 저기. 저는…….
그들이 도망칠 정도의 마법이라면 최근거리에서 휘말리는 나는 그냥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당황하는 나를 오즈가 아이를 나무라듯 끌어당겼다.
오즈: 걱정하지 마라. 너도, 모두도 죽게 두지는 않는다.
(아……. 삐걱삐걱하는 느낌이 사라졌다. 오즈가 마법으로 지켜준 거야.)
가슴을 쓰다듬어내린 그 직후.
오즈: '복스노크'
엄청난 천둥소리가 땅을 갈랐다. 순간, 시야가 새하얗게 눈부셔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한 박자 늦게 파괴음이 귀를 먹었다.
우와―――――!?
사람보다 큰 잔해가 눈송이처럼 바로 옆을 스쳐간다. 세계의 균열처럼 몇 번이고 달려가는 천둥. 별이 떨어지듯 내리는 창백한 불꽃. 사신의 숨결 같은 폭설. 천장이 찢어진다. 벽이 뚫린다. 블록을 부수듯 순식간에 무너져간다. 그리고 무서울 정도로 푸른 불꽃에 타들어 쿠카루카들이 산 채로 불타올랐다. 단말마도 되지 않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칠 틈도 없이 재가 되어가는 구더기들을, 차가운 눈동자가 내려다본다.
오즈…….
오즈: 조금 더 현자의 힘을 빌리겠다. 저것은, 다시는 되살려서는 안 되는 마물이다.
하늘이 포효한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집요하게 천둥이 쿠카루카들의 은신처를 파괴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푸른 불꽃이, 눈보라에 부추겨 기세를 더한다.

오즈의 옆모습은 눈 아래로 펼쳐지는 지옥보다도 차갑고, 아름답고, 무서웠다.
무자비한 파괴에 그의 별명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건 더 절대적이고, 무자비하고, 냉엄하게 악을 물리치고 우리를 구하고 있다.
(……신의 벌…….)
유난히 강한 섬광이 빛났다. 밤하늘이 떨어지는 듯한 굉음. 너무 큰 충격에 나는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 여기는…….
문득 깨달으면 그곳은 설원이었다. 연습복으로 돌아온 마법사들이 모두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나를 들여다보고 있던 미틸과 리케가 안심하고 뺨을 풀었다.
미틸: 현자님! 다행이다. 눈을 뜨셨군요.
리케: 현자님은 오즈의 마법의 마지막에 기절하셨어요. 무서운 경험을 하셨네요.
그랬군요……. 하지만, 쿠카루카는…….
스노우 / 화이트: 저기일세.
스노우와 화이트가 마법사들을 바라보고 있던 쪽을 가리킨다. 나도 시선을 돌리자 설원 저편에 푸른 불꽃이 타오르는 평원이 보였다. 어쩐지 잠시 생각하고 이해했다. 무너져 사라진 영묘의 터.
스노우: 저 불꽃도 언젠가는 눈으로 사라지겠지. 쿠카루카는 모두 불에 타버렸다.
화이트: 이번에야말로 되살아날 수 없네.
미틸 / 리케 / 아키라: ……다행이다…….
자장가를 알아보는 것처럼 밤바람이 조용히 설원을 건넜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우리에게 오즈가 천천히 다가와다. 지친 새끼 고양이처럼 리케가 그 옆에 기댔다. 오즈는 가느다란 등을 가볍게 쓰다듬자 작은 손바닥 가득 슈가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조금 졸린 듯 눈을 깜빡이며 미틸도 가만히 내려다본다. 다시 본 미틸은 나와 헤어졌을 때보다 더 새파랗다. 어째서인지 갑자기 기묘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무의식적으로 어깨를 흔들거나 했다. 그 손을 오즈가 잡고 벌렸다.
오즈: 꽤 마력을 사용했겠지. 바로 슈가를 먹도록.
미틸: 아…… 감사합니다. ……슈가는 마법의 과다 사용에 효과가 있나요?
오즈: 만능인 것은 없다. 너의 마음에 달려있지.
미틸: 그렇군요……. …….
오즈: ……너희들과 합류했을 때, 쿠카루카가 약해져서 괴로워하고 있었다. 약 같은 냄새도 났었다만. 그건 너희들의 소행인가.
미틸: 네, 네.
리케: 미틸의 작전이에요. 구더기용 살충제를 토네이도에 뿌렸어요. 저희가 남은 힘으로 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고.
오즈: 그런가…….
어린 두 사람을 바라본 채 오즈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벽난로의 불꽃을 닮은 눈빛을, 두 사람에게 차례대로 향한다.
오즈: ……예정했던 훈련은 할 수 없었지만……. 오늘 밤의 너희들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용감하고, 지혜를 짜내고, 현자와 자신을 지켰군. ……잘했다.
미틸 / 리케: …….윽.
리케: 네…….
리케가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미틸 역시 순간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하지만 늠름하게 똑바로 고개를 들어서.
미틸: 열심히 했어요!
어린 얼굴은 아직 창백했다. 아슬아슬하게 마법을 계속 사용한 피로가 배어있다. 그래도 등골은 쭉 뻗고 있었다. 자랑스럽게. 자신의 힘으로 무서운 밤을 이겨낸 마법사로서.
리케: 하지만 오즈가 생각한 진짜 특별 훈련도 받아보고 싶었어요. 열심히 할 생각이었는데. 날짜를 바꿔서 다시 시작할 수 있나요?
오즈: 아아.
리케: 아싸. 힘내죠, 미틸!
미틸: 에? 저, 저. 이런 건 당분간 괜찮을지도…….
오즈: 걱정하지 마라. 당장은 하지 않는다. 심신을 치유하고, 영기를 다시 기르고 나서 이번에는 더 안전한 장소에서 실시한다.
리케: 다시 기르다니, 얼마나?
오즈: 1년…….
미틸 / 리케: 길어!
평소의 컨디션을 되찾고 있는 세 사람에게 편안함을 느끼며 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대한 재앙' 이 떠있는 창백하고 아름다운 설원을 비추고 있다. 폭풍도 재앙도 모르는 평온한 밤처럼.
(……현자의 마법사 중에서 최연소인 미틸과 리케. 그리고 밤에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 오즈…….)
옆에서 들리는 밝음을 되찾은 그들의 목소리. 나는 가슴 속에서 간절히 바랐다.
(부디……. 다음 '거대한 재앙' 의 습격 후에도, 이렇게 다시 무사히 서로 웃을 수 있기를.)
(평소와 같은 밤이, 몇 번이라도 그들에게 찾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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