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리케는 흔들리지 않는 눈동자로 단언했다. 오즈 같은 강력한 마법사가 곁에 있어도, 리케는 자신의 손으로 누군가를 도우려고 하는 아이다. 그건 지금 이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겠지. 그의 마음이 사람을 돕는 것을 바라고 있다.
미틸: 하지만 리케만을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하는 건 싫어요! 피가로 선생님, 저도…….
피가로: 미끼가 두 명이나 있다면 요정을 끌어들이는 힘이 분산되어버려. 여기는 선착순으로 리케가 해야겠네. 파우스트, 이번에는 리케에게 맡기자.
파우스트: 뭐라고. 피가로 니…… 피가로. 어째서지.
오웬: 아하하. 이런 아이를 미끼로 삼다니, 너의 본성이 나왔구나.
피가로: 마음껏 떠들고 있어. 나에게도 생각이 있으니까. 미끼 역할은 리케, 원호는 나. 그리고 요정을 정화하는 역할은…….
시노: 아서네.
아서: 내가 하게 해줬으면 좋겠어.
또 목소리가 겹쳤다. 이번 두 사람은 의견이 같다.
피가로: 이런, 의외네. 스피드에 자신이 있는 네가 입후보 할 줄 알았는데.
시노: 물론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은 있어. 하지만…….
시노는 아서를 힐끗 보았다.
시노: 리케의 곁에는 네가 있어야 해.
아서: 시노……. 고마워. 절대로 이 역할을 해내보일게.
피가로: 파우스트. 무슨 일이야. 모두에게 입을 다물고 나만 불러내다니.
파우스트: ……피가로 님. 정말 괜찮으신가요?
피가로: 너, 경어로 되어 있어.
파우스트: 둘만 있으니까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당신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입장이 되겠지만, 당신에 대한 존경심을 잊은 것은 아닙니다.
피가로: 아하하, 예의 바르네. 이의의 내용은 대충 예상이 가지만. 말해봐.
파우스트: 아까의 미끼의 역할. 리케 자신이 원한다고는 해도, 어째서 그에게 맡기셨죠?
피가로: 왜 맡겼는가라……. 너의 관점에서는 어떻게 보여?
파우스트: 그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위험한 역할을 맡기는 것 자체는 교육적인 과제로서 납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리케는 루키노를 구하기 위해 그 몸을 희생하려고 하고 있죠. 하지만 그의 미래를 생각할 때, 자기 희생을 당연시하는 태도를 이대로 권해도 되는 걸까요.
피가로: 너에게서 그 말이 나오는 건 조금 의외네. 너야말로 누군가를 위해 그 몸을 바쳐온 한 사람이겠지.
파우스트: ……그렇기에 말할 수 있는 겁니다. 저에게는 분명한 후회가 있습니다. 그 후회 때문에, 다소 왜곡된 자각이 있고요. 자신과 같은 후회나 왜곡을 그에게 안게 하고 싶지 않아.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피가로 님.
피가로: 반대는 하지 않아. 매우 중요한 지적이자 중요한 관점이야. 하지만 리케에게 있어서 '타인을 구할 수 있을까' 와 '자신은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의 자아가 뿌리내리고 있어. 본인의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누군가를 구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주고 싶어.
파우스트: 구할 수 없는 자신에게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희생을 치르지 못했을 때, 구하지 못할 때, 자신의 가치가 없는 것처럼 느끼게 되어버리니까요.
피가로: …….
파우스트: 누군가를 구할 수 없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도, 그는 긍정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있어도 된다고. 그는 우선 그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피가로: …….
피가로: (누군가를 구할 수 없어도…….)
피가로: ……확실히. 지금의 말은 나에게도 반향이 퍼졌어. 아마도 너 자신에게도.
파우스트: …….
피가로: 너의 말은 이해했고, 소중히 여길게. 하지만 우선은 이 임무를 성공시켜 리케에게 성취감이나 안정감을 주고 싶어. 그것을 리케가 상처받지 않도록 기회를 봐서 전하는 건 어떨까? 우리가 오랜 시간을 들여서, 겨우 이렇게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리케도 조금씩 이해해 줄 거야.

파우스트: ……알겠습니다. 당신의 의사를 존중합니다. 정중하게 지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피가로: 이쪽이야말로 고마워, 파우스트.
파우스트: …….
피가로: (누군가를 구하지 못해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도, 인가……. ……좋은 제자를 가졌어.)
라스티카: …….
시노: 라스티카. 없다고 생각했더니 여기에 있나.
라스티카: 시노.
시노: 제대로 결계를 치고 있네. 너는 느긋하니까 대충 할 줄 알았는데.
라스티카: 걱정돼서 보러 와준 거구나. 고마워.
시노: 별로. 저 꽃이 신경 쓰이는 건가.
라스티카: 응……. ……아주 예쁜 꽃잎이지……. 하지만…… 이 수만큼, 이 세상에 자신의 사랑을 놓아버린 사람이 있구나. 말을…… 찾을 수가 없어서.
시노: …….
라스티카: 시노는 …… 그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을 것 같아?
시노: ……글쎄.

라스티카: 적어도……. 괴로운 마음에서 해방된 후에는…… 작은 새처럼 날개를 펼치며 지금을 살아줬으면 해.
라스티카: 날개를 펼친 곳에서 수많은 친구나 소중한 사람들과의 만남……. 어쩌면 언젠가 놓아버린 고통마저도 다시 한 번 사랑할 수 있는 때가 올지도 몰라. 시간은 결코 돌아오지 않아도…… 앞으로 엮여져 가는 이야기는, 부디 행복한 것이기를.
시노: …….

시노: 나의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놓아주는 것은 이해할 수 없어.
시노: 하지만 뭐, 무의식적으로 놓아준 녀석도 있겠지. 미끼를 맡은 리케처럼.
라스티카: ……역시, 시노는 그것을 알아차리고 아서 님에게 정화 역할을 양보했구나.
시노: 아아. 분명 그 녀석은 자신이 '무엇' 을 위험에 노출시킬 건지 곧 알아차릴 테니까.
라스티카: 어째서 그렇게 생각해?
시노: ……무언가를 놓아줄 것 같을 때, 비로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은 이거라고. 이것만은 놓으면 안 된다고 깨닫기도 하니까. 만약 눈치채지 못한다면…… 어느 화가와 모델 같은 영원한 이별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그런 건 누구라도 싫잖아.
라스티카: 이런. 그 이야기는…… 예전에 시노와 히스클리프들과 방문한 전시회에서 주최인인 클라우스가 이야기해 준 것이지. 그렇구나. 그래서 시노는…… 리케는 그런 짓을 하지 않았으면 해서……. 너는 상냥한 사람이네.
시노: 흥. 이만큼 능숙한 마법사들이 있고, 그 녀석에게 요정이 빙의하는 일은 없겠지만……. 자신이 놓아주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리케는 울고 말겠지. 그러면 아서의 차례가 오는 거야.
라스티카: 아서 님의?
시노: 아아. ……그 녀석은, 언제나 손수건을 가지고 있으니까.
꽃밭 옆의 벤치에서 우리는 루키노가 눈을 뜨기를 기다렸다. 동행하고 있는 것은 나와 피가로와 아서, 그리고 리케다.
루키노: 으음…….
리케: 아, 눈을 뜬 것 같아요.
다행이다…….
아서: 루키노. 어때, 가슴의 상태는. 이제 아프지 않니?
7화
루키노: 아서 전하……. 여러분도……. 지금은 괜찮습니다……. 저기, 저는…….
피가로: 통증이 너무 심해서 기절했어. ……루키노, 너를 돕기 위해서는 의논해야 할 것이 많아. 하지만 고통에 시달리는 너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서. 그러니까 일시적으로 통각을 둔하게 하는 마법을 걸어주게 해줬으면 해. 괜찮을까?
루키노: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 하지만…… 그 전에 쓸 것을 준비해도 될까요?
피가로: 아하하, 여기. 이번에는 마법이 걸리는 감각을 남기는 걸까? 하지만 조심해. 그렇게 기합을 넣고 있으면…….
루키노: 큭……! 아, 아야야…….
피가로: 이제 마법을 걸게. 준비됐어?
루키노: ……네. 괜찮습니다!
피가로: '폿시데오'
루키노: 와아……. ……하아……. 대단해. 정말로 통증이 누그러지고 있어……. 이 감각을 표현한다면…….
피가로의 마법을 받으면서 루키노는 수첩에 글자를 적는다.
(루키노……. 정말 대단해. 이거야말로 기자의 혼이라는 느낌이야.)
리케: 루키노는…… 어떤 상황에도 정확하게 남기려고 하는군요.
아서: 아무리 강한 마음이 있어도 좀처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야. 존경해.
그야말로 천직이죠. 만나기 위해 이 일을 만난 거라고 생각해요.
루키노: 천직……. 네, 그런 거라면 기쁠 거예요. 저에게도 이 꿈은, 아무래도 놓아주고 싶지 않은 것이니까…….
아서 / 리케 / 피가로: …….
아서: 그러고 보니 루키노가 그렇게 강하게 기자를 목표로 하는 이유를 들어본 적이 없었네. 뭔가 계기 같은 것이 있었던 걸까.
아서의 질문에 루키노의 손이 멈춘다. 그의 눈이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뺨을 쓰다듬는 바람을 쫓듯이, 상냥한 눈빛으로 천천히 입을 연다.
루키노: ……실은, 어떤 사람과의 만남이 있었어서……. 그것이 계기일까요.
피가로: 어떤 사람, 이라는 건?
루키노: 그 사람은 제 생명의 은인이자…… 제가 지금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그리고…… 마법사입니다.
아서: 루키노의 은인이 마법사?
루키노: 네. 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저는 마법사를 만난 적이 없었습니다. 신기한 힘을 사용하는 우리들 인간과는 다른 존재……. 그것은 왠지 저에게는 멀고, 무서운 존재라고 생각했죠.
시선을 우리에게 돌려 루키노는 미안한 듯 눈썹을 숙인다.
루키노: 실례죠. 상대에 대해 모르는 주제에 무섭다니.
아서: 모르기 때문에 무서웠겠지. 누구나 가지는 당연한 감정이야.
루키노: ……감사합니다. 그런 식으로 말씀해 주셔서.
루키노: 그 사람을 만나고 도움을 받고 나서, 제 세계는 어지럽게 변하기 시작했어요. 제가 모르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자신에게 있어서 상식이었던 것이 점점 바뀌어간다. 그것은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죠. 마치, 다시 태어나는 것처럼.
약간 거친 목소리에 루키노의 그때의 감동이 전해진다. 리케가 눈을 빛내며 몸을 기울였다.
리케: 저도 똑같아요. 저도 마법관에 오고 나서 그랬으니까. 바깥 세계의 대한 것, 저 자신에 대한 것. 처음 아는 것들 뿐이라 조금 무서운 마음도 있었지만……. 그래도 설레고,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았어요.
눈앞의 미소가 기쁨으로 가득 차있어서 나는 기뻐졌다. 그건 리케가 새로운 세계에…… 우리와 함께 있는 생활에 기쁨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리케의 미소를 받고 루키노도 미소 짓는다.
루키노: 저는 그 사람을 만나고 나서 강하게 생각했습니다. 세계 사람들의 대부분이 자기 주변의 일밖에 모른다. 그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그런 가운데, 신문 기자라는 직업을 알고. 페르저 신문사의 사장과 알게 되어서…… 이렇게 초창기이지만, 기자가 되는 꿈을 쫓고 있어요.
피가로: ……그렇구나. 그런 만남이 지금의 너의 연결 고리가 되는 셈이다.
아서: 그 상대가 마법사라는 점도 기쁘네요.
리케: 네. 당신의 목숨을 구했다는 그 마법사는 신의 사도로서 훌륭한 행동을 했군요. 당신을 인도하고 천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직업을 만나게 해주다니, 멋진 일입니다.
루키노: 신의 사도……. 리케. 언젠가 물어보려고 했는데, 너는 마법사를 '신의 사도' 라고 부르고 있지. 그건, 네가 자란 교단의 영향?
리케: 네. 신의 사도란 신으로부터 기적의 힘을 받은 자를 말합니다. 기적의 힘을 가지지 않은, 헤매는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야말로 저희들 마법사의 역할. 그 중에서도 저는 선택받은 마법사입니다. 사제님이 진실의 가르침과 함께 그렇게 가르쳐주셨죠. 후후. 교단에서 저는 많은 사제들을 이끌고 있었답니다. 신도 여러분도, 사제님도, 저를 지켜주시고 사랑해 주셨고요…….
아서 / 피가로 / 아키라: …….
마치 아이가 어머니의 가슴에 안겨 잠든 것처럼, 리케는 황홀한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교단의 사제: 리케. 오늘도 헤매는 사람들에게 빛을.
리케: 네. 중요한 임무를 다할 수 있다니, 더할 나위 없는 기쁨입니다. 모두들 순서대로 줄을 서주세요. 제가 기적을 드리겠습니다. '산레티아 에디프'
교단의 사람: 아아……. 내 랜턴에 리케 님의 빛이…….
교단의 사람: 이 얼마나 신성한 빛인지……. 감사합니다, 리케 님!
교단의 사람: 이 빛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
교단의 사람: 이 등불이 있으면, 어떤 밤에도 마음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교단의 사제: 리케. 지금 이 순간의 모두의 표정을 잘 기억해두도록. 모두가 안도로 가득 찬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네가 그 힘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네가 신으로부터 받은 힘은 헤매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것. 앞으로도 신의 사도로서 자신의 임무를 행해야한다.
리케: 네, 반드시.
몽환적인 기분에 빠졌을 텐데 눈을 연 리케의 눈동자는 어째서인지 조금 흔들리고 있었다.
리케: 하지만……. 사제님은 바깥 세계를 '더러워진 세계' 라고 부르고 있었습니다. 바깥 세계를 보고 느낀 지금, 어째서 그런 말로 이 세계를 부르고 있었는지…… 저는 아직 모릅니다. 사제님의 가르침을 제가 진정한 의미로 이해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죠.
리케: 그러니까…… 제가 교단으로 돌아가는 날이 올 때는 사제님과 이야기 할 생각입니다. 제가 바깥 세계에서 본 것……. 거기에 제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것…….
녹색의 눈동자가 루키노의 눈동자와 마주친다. 어리지만 끌리는 강함.
리케: 루키노는 소중한 부모님께 자신의 소중한 꿈을 털어놓았을 때, 무섭지 않았나요? 불안은 없었나요? 언젠가…… 인정받을 수 없는 날이 정말로 올까. 생각해 본 적은 없었나요?
루키노: 그건…….
아서: …….
나는 문득 아서의 표정으로 시선을 옮겼다. 망설이는 리케의 질문에 몇 걸음 앞을 이끄는 듯한 말을, 아서는 몇 번이고 선물해 왔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그는 가볍게 눈을 감고, 리케의 말을 자신에게도 묻는 것처럼 보였다.
루키노: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올까……. 그렇네……. 그렇게 생각할 때는 항상…….
아서의 옆에서 항상 호기심이 넘치고 긍정적인 루키노의 얼굴이 희미하게 일그러진다. 가슴 속에 숨어있던 불안과 슬픔을 말할 수 있었던 것 같은, 그의 마음의 상처가 보이는 것 같았다.
루키노: 힘들어. 힘들고, 무서워. 존경하는 부모님에게 내 꿈을 부정당하는 것도. 나 때문에 가족이 나쁜 말을 듣는 것도. 하지만……. 그래도 …… '좋아하는 것' 을 찾기 전의 나로 돌아가는 쪽이, 몇 배나 더 힘들고 무서워.
리케: 에……?
8화
루키노: 왜냐하면, 기자의 꿈을 찾을 때까지의 나는 코레발 가문의 차남으로서 살아가는 길밖에 몰랐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드디어 나만의 '좋아하는 것' 을 찾았어. 아무리 무서워도, 괴로워도……. 이 마음을 놓거나 하지 않아. 하고 싶지 않아.
리케: …….
결코 큰 소리를 내는 것도 아니었는데 루키노의 목소리는 비명처럼 들렸다. 각오도 느껴지는 루키노의 비통한 마음에 가슴이 조여진다. 그 마음을 듣고 리케는 어째서인지 고개를 확 숙였다.
(리케?)
아서 / 피가로: …….
리케의 부드러운 뺨에서 천천히 피의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처럼 보여서. 하지만 본인은 그런 자신의 상태를 신경 쓸 여유도 없어보였다.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몇 번이나 눈을 깜빡이며. 하지만 그 앞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기도 했다. 작은 입술이 얕게 숨을 반복하고 있었다.
리케: …….
리케: ('좋아하는 것' 을…… 찾기 전으로 돌아가……? 루키노가 이대로 요정의 힘으로 꿈을 잃는 것은……. 그것은, 예전의 그로 돌아간다는 것……?)
리케: (그러, 그러면. 나는……? 만약, 만일에……. 미끼의 역할인 나에게, 요정이 기생한다면? 나는, 나의 '좋아하는 것' 을 찾기 전으로…….)
루키노: 그렇기 때문에…….
리케: !
루키노: 도움을 청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서, 이런 일을 부탁하는 것은 정말 두렵습니다만……. 부디, 여러분의 힘으로 제 몸에서 요정을 제거해 주실 수는 없을까요? 저를…… 도와주실 수 있나요……?
리케: ……아…….
리케: (어째서……. '네' 라고 대답하고 싶은데……. 대답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말이, 나오지 않아 …….)
마치 목소리를 낼 수 없게 된 것처럼 리케는 입을 벌린 채 당황하고 있었다. 그때, 피가로의 든든한 손바닥이 리케의 움츠러든 등에 부드럽게 닿는다.
피가로: 물론. 제대로 생각하고 있으니까 안심해. 너에게도…… 우리에게도. 최선의 방법으로 도와줄게.
리케: 아…….
피가로: 루키노. 네가 기절하는 동안 요정을 몸에서 꺼내는 작전을 생각했어. 마음에 영향도 주지 않는 방법이니까, 안심해도 돼.
루키노: 저, 정말인가요!? 감사합니다……!
피가로: 그것에 대해 세세하게 이야기하고 싶으니까, 조금 저쪽으로 갈까.
루키노: 네!
아서에게 시선을 보내고, 피가로는 루키노를 데리고 그 자리에서 떠났다. 피가로의 상냥한 손바닥도, 아서의 지켜보는 눈빛도, 리케의 당황한 이유를 알아차린 것 같다. 리케는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고개를 숙이고 있다.
아서: 리케…….
아서는 금방이라도 흩어질 것 같은 꽃을 만지는 섬세함으로 리케의 어깨를 받쳤다.
아서: 만약 역할을 포기하고 싶다면, 그렇게 말해줘.
리케: 그렇…… 지 않아요.
리케는 힘차게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그 표정도, 목소리에도, 당혹감과 초조함이 배어 있다. 마치 갑자기 혼자 어둠 속에 던져져 버린 것처럼. 빛을 붙이는 방법조차 잃어버린 것처럼.
아서: 그렇구나. 믿음직스러워, 리케. 하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불안한 마음이 있다면…… 리케의 머리에, 마음에 어떤 생각이 떠오르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을래. 리케는 혼자가 아니야. 너의 눈앞에는 내가 있어. 현자님도 계시고.
네……! 저는 여기에 있어요.
서투른 말이 입에 나왔지만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런 나에게 아서가 미소를 지으며 리케에게 다시 한 번 시선을 되돌린다.
아서: 우리는, 너의 마음이 듣고 싶어.
리케: 나의, 마음…….
아서: 아아. 왜냐하면 지금의 리케는…… 너무나도 괴로워 보여. 마치 너까지, 요정에 홀린 것처럼.
리케의 발밑에서 꽃이 바람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리케는 필사적으로 말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무언가를 말하려고 열고 닫히는 입. 얕게 반복되는 호흡의 틈새에서 짜내듯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리케: 저는…… 저는……. 루키노를 도울 거예요. 왜냐하면 그것이, 신의 사도로서의 사명이니까. ……고통받는 루키노를 보고 구해야 한다고……. 제가 돕고 싶다고……. 부모님의 반대를 받아도, 요정이 기생해도…… 포기하지 않는 그를 보고, 내가 도와주고 싶다고……. 그런데…….
리케: 도와줘야, 하는데…….
리케는 얼굴 앞에서 손을 잡았다. 닿는 입술이 떨리고 있다.
리케: 만약에, 미끼인 저에게 요정이 기생해 버린다면……? 저는……. 지금의 루키노처럼 되어버려……?
…….
리케: 마법관에서의 시간을, 맛있는 밥을, 태양의 빛을. 이 피부로 느끼는 바람을 떠올릴 때마다, 제 가슴이 아프다면? 그 고통을 견디고, 이 고통이 사라질 즈음에는 전부 잊고, 예전의 저로 돌아가서. '바깥 세계' 를 모르는 저로 돌아가 버릴지도 몰라……. 그것이…… 신의 사도로서 나아가야 할,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는데…….
리케가 숨을 몇 번 들이쉬고 내쉰다. 끊임없이 엮어내는 말의 연쇄는 그의 마음을, 고민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았다. 나와 아서는 리케의 말을 조용히 기다렸다.
리케: 하지만, 하지만. 그런 건 싫다고, 마음이 외치고 말아요. 마법관에서의 시간을. 맛있는 밥을. 태양의 빛을. 이 피부로 느끼는 바람을 떠올렸을 때…… 저의 마음을 행복한 마음으로 채우고 싶어요. 이 '좋아' 를 놓거나 하고 싶지 않아……. 만일의 일이, 너무나도 무서워요…….
리케의 녹색 눈동자가 호수처럼 젖어 있었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눈물이 큰 눈동자를 흔들고 있다. 코끝이 붉어지는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다.
리케: 스스로 맡은 사명인데. 이런 무책임한 기분이 들다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에요. 이런 건, 신의 사도로서 실격이에요.
그 순간, 나와 아서는 동시에 팔을 뻗었다. 리케는 따뜻했다. 나는 더더욱 울고 싶어졌다.
리케: ……어째서……. 안아주시는 건가요……?
당신을 좋아하니까.
리케: ……윽.
……리케의 마음을 알려줘서 고마워요. 저는, 리케가 괴로운 건 싫어요. 당신이 만일의 일을 생각하고 괴로워한다면, 그 고통을 지워주고 싶다……. 그렇게 생각할 정도로. 하지만 리케가 찾은 '좋아하는 것' 을 놓아주고 싶지 않다고 말해줘서…… 저는 기뻤어요.
당신이 그 대답에 괴로워하고 있는데, 기뻐져 버려서……. 정신을 차려보니 당신을 껴안고 있었어요. 미안해요…….
말이 정리되지 않는다. 나도 눈앞에서 떨리는 그를 돕고 싶은데. 그런 자신이 한심해서 살며시 몸을 떼려고 하니, 가늘고 가냘픈 손가락이 따라온다. 단단히 팔을 붙잡혀 그 따뜻한 몸으로 다시 끌려갔다.
리케: 조금만 더 안아주세요. 당신의 그 온기가, 이 고통을 덜어주니까…….
촉촉한 눈동자로 미소를 지어 목구멍이 뜨거워진다. 나는 다시 한 번 리케를 강하게 안았다. 체온과 함께, 마음까지 전달되도록. 마찬가지로 리케를 팔에 감싸면서 아서가 조용히 입을 연다.
아서: 리케. 내가 예전에 '옳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 아니라, 리케를 좋아하기 때문에 선택한 것을 알고 싶다' 고 말한 것을 기억하고 있어?
리케: 네…… 물론이에요. 함께 배우면서, 제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싶다고.
아서: 앞으로 리케와 함께 세계를 배워가는 나날들 속에서, 나는 리케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싶어.
리케: 제가 좋아하는 것 말인가요?
아서: 아아. 옳기 때문에 고른 것이 아니라, 좋아하기 때문에 고른 것. 옳음을 기준으로 선택하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못된 것처럼 보이지만…… 좋아서 선택한 것은,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도 취향이 다를 뿐인 친구가 될 수 있어.
리케: ……좋아해서 선택한…….
9화
아서는 리케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눈부신 것을 응시하듯 맑은 푸른색을 가늘게 떴다.
아서: 리케는……. 좋아하는 것을 잔뜩 찾았구나. 자신의 손으로.
리케: 아…….
아서: ……나에게도 나의 '좋아하는 것' 을 '실수' 라고 지적하는 사람들은 있어. 오즈 님이나, 카인을…….
…….
아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의 '좋아하는 것' 을 포기할 마음은 전혀 없어. 그들이 얼마나 훌륭하고, 의지할 수 있는 인물인지를, 숙부님이나 전 세계 사람들에게 전해가고 싶어. 그와 동시에 숙부님이나 전세계 사람들의 '좋아하는 것' 도, 알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리케: 다른 사람의 '좋아하는 것'…….
아서의 목소리는 마치 빛을 밝히는 것 같았다. 불을 켜는 방법을 알 수 없게 된 리케에게, 부드럽게 가르쳐주듯이. 혹은 리케가 원래 가지고 있던 빛을 알아차리게 해주는 듯한, 온화한 따뜻함을 지니고 있었다.
아서: 그렇기 때문에, 리케. 네가 역할이 무섭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동료에게 의지해도 돼. 미끼 역할을 제안한 파우스트는 분명 흔쾌히 맡아줄 거야.
아서: 하지만, 자신의 사명을 충실히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그 사명을 완수하고 싶다' 라는 마음도 소중히 해줬으면 해. 스스로 자신이 하기로 결정한 것을 한다. 그 경험은, 우리의 마음을 강하게 해줄 테니까.
리케: 아서 님…….
아서: 그리고, 리케가 사명을 다할 때는……. 스티크토라를 정화하는 역할을 맡은 나를 봐줘. 너의 '좋아하는 것' 을 놓아버리는 결과로는, 하게 두지 않을 거야.
리케를 껴안는 아서의 팔에 힘이 들어간다. 나도 똑같이 힘을 쏟았다.
맞아요. 리케의 곁에는 모두가 있어요. 아서도, 피가로도……. 당신의 동료들의 모두. 물론 저도요! 어떤 선택을 해도, 리케는 리케니까요.
리케: 아서 님. 현자님…….
후우…… 하고 리케의 입술에서 부드러운 숨결이 흘러나왔다. 굳건했던 표정을 녹이고 리케는 고개를 들었다.
리케: 저…… 할게요. 하게 해주세요.
호수 같은 리케의 눈동자에서 따뜻한 것이 하나 흘러나왔다. 뺨을 적시는, 비가 그친 후의 물방울. 그 뺨에 아서가 살며시 손수건을 댄다.
아서: 아아. 부탁할게, 리케.
리케: 네!
그때, 뒤에서 풀을 밟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면 루키노를 데려간 피가로가 있었다. 그는 리케를 보고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피가로: 그 얼굴을 보니 이제 괜찮은 것 같네.
사려 깊은 눈동자에서는 온화하게 지켜보는 기색이 있었다. 손을 내미는 것도 아니고, 애지중지 아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봐주고 있다. 그렇게 믿고 싶어지는 존재처럼.
피가로: 그러면 모두를 불러서 의식을 시작할까.
서로 말을 걸어 우리는 교회의 꽃밭에 모였다.
오웬도 와줬군요.
오웬: 실패를 비웃어주려고. 루키노를 돕겠다고 의기양양한 리케가 막상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게 되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기대되잖아.
오웬의 눈동자가 그에게서는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는 리케에게 쏟아졌다.
리케: …….
리케는 집중하고 있는지 눈을 감은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미틸: 저기, 오웬 씨!
오웬: 뭐야? 불만 있어? 너는 리케의 친구면서 결계를 치는 것 밖에 하지 못하면서 말이야. 리케가 너를 완전히 잊어버리면 어떻게 할 거야? 알려줘, 미틸.
미틸: ……그때는……. 몇 번이라도, 리케와 친구가 될 거예요!
시노: 잘 말했어.
오웬: 하아. 시시하고 재미없어.
시노: 오웬. 너도 쓸데없는 말을 할 수 있는 건 지금 뿐이야. 이 작전은 반드시 성공한다. 그때 네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 이쪽에서 비웃어주겠어.
오웬: 하?
라스티카: 그러면 나는 그런 오웬을 위로하기 위한 곡과 작전의 성공을 축하하는 곡을 선보일까.
파우스트: 뭐야, 그 혼란스러운 상황은……. 이제 됐어. 이야기를 되돌리지. 모두 집중해. 결계를 친다.
파우스트: '사티르크나도 무르크리도'
시노: '맛차 스디파스'
라스티카: '아모레스트 비엣셰'
미틸: '오르토니크 세아르시스피르쳬'
오웬: '쿠레 메미니'
모두의 마법이 루키노와 리케, 아서, 피가로를 둘러쌌다. 옅은 빛을 발하는 돔 모양의 결계다. 그 결계 안에서 피가로가 조금 몸을 굽혀 리케의 눈동자와 시선을 맞췄다.
피가로: 리케. 네가 좋아하는 것을 강하게 떠올려봐.
그렇게 재촉하는 피가로의 목소리는 매우 따뜻했다. 어딘가 그리운 듯한 눈으로 피가로는 리케를 바라보고 그를 위해 루키노의 앞을 양보한다.
(리케……. 절대로, 괜찮을 거야…….)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리케를 앞에 두고, 나는 강하게 기도를 담았다.
리케: …….
리케는 이미 단단히 앞을 보고 있었다. 조용히 밤이 밝아가는 시간처럼 엄숙하고 늠름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다. 그리고 살짝 눈을 감았다. 위아래로 움직이는 가슴이 그가 깊게 호흡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리케: (나는……. 네로의 따뜻한 요리가 좋아. 단 것이 좋아. 모두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좋아. 미틸과 밤을 새고, 다음날 슬쩍 하품을 하는 시간이 좋아. 스스로 문자를 읽고, 본 적 없는 세계를 상상하는 것이 좋아.)
리케: (그리고, 빗자루로 높이 하늘을 날고. 이 눈에 비친 세계가……. 이 넓은 세계가…… 좋아.)
리케의 긴 속눈썹이 살짝 위로 향했다. 리케의 뺨을 부드러운 빛이 비추고 있다. 호수 같은 녹색 눈동자도. 금발을 흔드는 바람도, 발밑을 물들이는 꽃들도. 세상이 그를 자애롭게 하는 것 같았다.
리케: (사제님. 저…… 좋아하는 것이 늘었어요.)

리케: (저기, 사제님은 무엇을 좋아하셨나요?)
리케: (언젠가 당신은, 저의 '좋아하는 것' 을 알아주실까요? 그리고 언젠가, 당신의 '좋아하는 것' 도 저에게 가르쳐주시지 않겠나요? 저는 더, 더. 이 세계도, 당신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요.)

피가로: '폿시데오'
피가로가 리케의 마음을 증폭시키는 주문을 외웠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눈동자가 자애로 가득 차있다.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을 주는 것 같은. 안심할 수 있는 것 같은. 울고 싶을 정도의 신성함으로.
아…….
리케가 행복하게 미소지었다. 그때, 루키노의 가슴이 뜨겁게 빛나기 시작했다. 점점 부풀어 오르는 빛의 구슬. 다음 순간은, 마치 번개가 떨어질 때 같았다. 무서운 속도로그 빛이 리케를 향해 튀어나온다.

아서: '파르녹턴 닉스지오!'
빛의 구슬에 지지 않는 신속함으로, 아서가 날카롭게 주문을 외운다. 바로 튕기듯 주변을 빛이 감싼다.
……윽…….
너무나도 강한 빛에 눈을 꽉 감는다. 그리고 찾아온 고요함에, 살며시 눈을 뜨면…….
시노 / 미틸: …….
오웬 / 라스티카: …….
눈부신 빛은 사라졌고, 결계 안의 모두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 속에서 피가로가 한 걸음 루키노에게 다가가 묻는다.
피가로: 루키노. 다시 한 번 너의 꿈을 들려줄래?
루키노의 입술이 얇게 벌어지고, 대답을 돌려준다.
10화
루키노: 제 꿈은…… 훌륭한 기자로서 살아가는 것이에요!
루키노: ……! 아프지 않아! 아프지 않아요!
리케: ……! 성공이에요!
아서: 다행이다, 루키노!
피가로: 무사히 요정을 쫓아낸 것 같네.
루키노: ……네! 감사합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에요……!
오웬: 뭐야, 재미없어.
시노: 흐흥. 역시 찡그린 얼굴을 하고 있네.
오웬: 너, 케르베로스의 밥이 되고 싶어?
라스티카: 오웬의 그 얼굴은 루키노들이 무사해서 안도한 얼굴이구나. 오웬은 계속 루키노의 가슴 통증을 신경쓰고 있었으니까.
시노: 그 해석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긍정적 아닌가?
파우스트: 모두들, 우선은 결계의 해제다. 준비하도록.
파우스트의 선도로 다시 한 번 모두의 주문이 겹치자 빛의 결계도 눈처럼 사라져갔다. 그러자 미틸이 바로 뛰쳐나갔다.
미틸: 리케……!
리케: 미티…… 우왓.
미틸은 리케의 가슴에 뛰어들었다. 양손을 뻗어 작은 몸을 꽉 껴안는다. 유난히 크게 힘을 쏟은 후, 미틸은 고개를 확 들었다.
미틸: 리케, 어디 이상한 곳은 없나요? 뭔가 싫은 느낌이 들거나, 가슴이 아프거나 하지는 않죠?
리케: …….
미틸: 리케……? 무슨 일인가요. 저를 빤히 쳐다보고. 혹시, 요정이…….
리케는 은은하게 웃었다.
리케: 오늘도 저는, 미틸을 정말 좋아해요.
미틸: !? 뭐, 뭔가요. 갑자기. 에, 으음……. 저도지만……?
미소짓는 두 사람의 교환에 나는 입꼬리를 삐죽 내밀었다. 아서도 피가로도 눈을 가늘게 뜨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언젠가, 리케는…… 교단으로 돌아갈 때가 오게 될까.)
리케에게는 소중한, 길러지고 배워온 장소. 그런 장소에 다시 한 번 발을 들여놓을 때, 리케는 가슴을 펴고 '나는 이게 좋아' 라고 말할 수 있을까. '당신이 좋아하는 것도 알려주세요' 라고 말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는 채로. 부디, 그것이 허락되는 세상이 되기를. 그리고, '좋아하는 것' 을 나누면서…….)
당신과,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리케: 이쯤은 어떤가요?
피가로: 좋네. 하지만 조금 더 위가 멋있을지도.
아서: 네. 확실히 그 쪽이 전체의 밸런스가 아름다울 것 같네요.
루키노: 그렇다면 여기일까요.
파우스트: 아니, 조금만 더 올려서……. 아, 그래. 거기다.
시노 / 미틸 / 라스티카: 최고!
오웬: 우물우물우물…….
방금 자신들의 손으로 벽에 장식한 액자를 보고 리케와 루키노는 만족스럽게 웃는다. 내용은 물론, 얼마 전 교회에서의 사건이 적힌 신문 기사이다.
일부러 신문을 배달하러 와줘서 고마워요, 루키노.
루키노: 아뇨 아뇨. 여러분이 저를 위험에서 도와준 것에 대한 기사니까요. 아무래도 이 손으로 전하고 싶어서. 게다가 다른 취재에서 오웬 씨가 좋아할 것 같은 과자도 발견해서요! 그것도 같이 드리고 싶었어요!
오웬: 맛은 나쁘지 않네. 더 줘.
파우스트: 너……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지. 마차 한 대 분량의 과자를 받아놓고선.
라스티카: 루키노가 준 정성이 담긴 선물이네.
시노: 너, 정말 귀족의 자제구나.
루키노: 아하하……. 이 양은 저희 부모님의 몫도 들어있어요. 여러분께 꼭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그랬군요. 부모님께도 안부 인사 전해주세요.
루키노: 네!
피가로: 그나저나 오늘은 루키노의 건강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네. 그날 이후로부터 별 일은 없었고?
루키노: 네. 덕분에 이대로 기운이 넘쳐요! 그때의 일은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서: 우리야말로 그 건을 계기로 너에 대해 더 알게 되어서 기뻤어.
미틸: 고통을 참으면서 그때의 일을 쓰는 루키노 씨, 귀신처럼 기합이 넘쳤었죠.
라스티카: 응. 너무 열정적이어서 가슴이 뭉클했어.
루키노: 그런……. 왠지 부끄럽네요. 그때는 필사적이었기 때문에…….
루키노는 모두와 말을 나눈 후, 신문을 바라보고 있는 리케에게 살며시 다가갔다. 그리고 함께 그 기사를 올려다본다.
루키노: 리케, 이 기사 말인데. 그 교회에도 가져갈 생각이야. 그리고 교회 밖에 있는 게시판에 붙일 수 있는지 부탁하려고 생각하고 있어.
리케: ! 루키노……. 제 부탁을 기억해 주셨군요.
루키노: 물론이지.
리케: 감사합니다. 부디, 잘 부탁드려요.
……그날. 루키노에게 기생한 요정을 정화한 후, 우리는 대화를 나눴다. 교회 안에 있는 요정들도 모두 정화해야 할지. 하지만 이유가 있어서 그 마음을 잊고 싶다고 바라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나와서……. 이번에는 정화를 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리케: 이 교회에 구원을 구하러 오는 사람도 있겠죠. 그 사람들이 찾는 구원을 손길을, 저희가 쉽게 지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루키노처럼 의도치 않게 '좋아하는 것' 을 놓아버리는 위험에 노출되는 사람도, 더 이상 늘리고 싶지 않아…….
아서: 동감이야. 각각의 사정은 있겠지만 요정의 힘을 빌리더라도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만 두고 싶어.
파우스트: 신의 인도가 아니라 요정의 소행이라는 것도 관리인은 이해할 필요가 있어.
피가로: 그가 제대로 상황을 이해하고 내방자들에게 설명해주는 것이 지금의 최선의 방법이네. 마음을 없애려면 신기한 힘을 빌리는 것. 거기에는 통증이 수반되며, 한 달 정도 지속되는 것. 그것을 교회에 들어가기 전에 설명한 후 방문자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 관리인인 그도 만약 여기서 의도하지 않은 피해가 퍼져서 여러 악의 근원 같은 장소로서 악평을 받는 것보다는 납득해주겠지.
파우스트: 그리고 이 교회에서 요정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결계를 걸어두면 다른 지역에 피해가 퍼질 우려도 적을 것이다.
루키노: 얼마나 세심한 배려인지……! 역시 현자의 마법사 분들이네요.
리케: 루키노. 이 건에 대해 당신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루키노: 응? 뭐야, 리케.
리케: 제가 지금부터 말하는 한 문장을 기사에 덧붙여주시지 않겠나요? 동의서에 서명할지 고민하는 사람 ……. 자신의 '좋아하는 것' 을 놓아야 할지 고민하게 될 때, 마법사의 집 리케를 찾아가 주세요라고.
리케: 그리고…… '저도…… 당신과 함께 고민하고…… 올바른 길을 함께 찾겠습니다……' 라고.
리케: 후후. 부탁한 글, 제대로 적혀져 있어요!
잘됐네요, 리케.
리케: 네!
그때, 현관무을 부지런히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지는 남성의 목소리도.
???: 죄송합니다! 루키노 아딘슨이 여기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노: 뭐야. 누구야?
리케: 루키노를 찾고 있는 것 같네요.
루키노: 이 목소리, 혹시…….
깜짝 놀란 듯 루키노과 현관문을 연다. 그 앞에 있던 것은 재킷을 입은 남성이었다.
루키노: 역시! 사장님!
시노 / 미틸 / 아키라: 사장님!?
(즉…… 페르저 신문사의 사장님? 상당히 당황한 것 같은데, 무슨 일이지.)
사장님: 여러분, 갑자기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그에게 급하게 전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그 사람은 루키노에게 몸을 돌려 흥분하듯 말했다. 루키노에게 있어서 매우 충격적이고, 중요한 한마디를.
사장님: 루키노! 너, 은인과 만날 수 있을지도 몰라!
아키라 / 마법사들: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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