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배틀 ①
무르: 오늘부터 잠시 나와 피가로가 임시 페어로 특훈이래!
피가로: ……하필 너와 단둘이라니.
무르: 아하하, 싫은 듯한 얼굴! 냐앙, 데굴데굴. 피가로 님, 기운을 내!
피가로: 뭐야, 갑자기.
무르: 애완동물과 주인 놀이! 사람의 기운을 내게 하려면 귀여운 애완동물이 효과적이래!
피가로: 누가 귀여운 애완동물이라고……?
무르: 나!
피가로: 너는 귀엽지도 않고, 그걸로 내 기분이 나아지지도 않아.
무르: 에~!
무르: 그러면 피가로의 기분을 낫게 할 수 있도록. 나, 힘내야지!
피가로: 하?
무르: 너의 귀여운 애완동물이 될 수 있을 때까지 놀이를 계속한다는 거야! 그런 이유로……. 잘 부탁해, '피가로 님'?
피가로: ……오히려 귀찮아졌어…….
무르: 오늘도 피가로 님과 함께 특훈할 수 있어서 기뻐!
피가로: 네네, 잘 됐네.
무르: 데굴데굴데굴……. 울음소리라도 내버려! 어때? 나, 귀여워?
피가로: 귀여워, 귀여워. 그러니까 이 웃기지도 않은 놀이는 끝.
무르: …….
피가로: 뭐야, 그 얼굴.
무르: 샤!
피가로: 아야……!? 나를 할퀴다니, 버릇 없는 고양이네…….
무르: 고양이가 싫어하는 냄새가 나서 긁었어!
피가로: 싫어하는 냄새?
무르: 피가로 님의 말, 거짓말의 냄새가 나~!
피가로: ……. ……너. 내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은 건지, 낫게 하고 싶은 건지. 어느 쪽이야?
무르: 물론 낫게 하고 싶어! 그리고 피가로와 사이좋게 특훈하고 싶어!
피가로: ……거짓말 하는 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듀오 배틀 ②
무르: 목적지에 도착~!
피가로: 일부러 이동까지 하다니……. 정말로 평범한 훈련이겠지?
무르: 물론! 하나의 이변을 둘이서 협력하여 해결한다……. 그것이 오늘의 훈련!
피가로: 과연. 그래서 이변이라는 건?
무르: 재액의 밤 이후, 꿈틀거리는 거대한 그림자가 섬뜩한 소리와 함께 주변을 배회하고 있대.
피가로: 꿈틀거리는 거대한 그림자에 섬뜩한 소리……. 그것만으로는 정체가 뭔지 모르겠네. 재액의 영향으로 마법 생물이 되살아난 것 같지만…….
무르: 와!
피가로: ……윽. 뭐야.
무르: 피가로, 저기 좀 봐! 꿈틀거리는 거대한 그림자야!
피가로: ……! 게다가 이 날개같은 소리…….
무르: 의뢰서에 적혀있는대로 엄청 으스스한 소리네!
무르: 피가로 님, 오늘은 뭐하고 놀 거야?
피가로: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 뭐든 좋아. 어차피 싫다고 말해도 안 돌아갈 거잖아.
무르: 아하하, 정답! 그러면 오늘은 이걸로 특훈하자!
피가로: 이건……. 거대한 강아지풀?
무르: 응. 주인으로서 내 사냥 본능을 자극해서 단련해줘.
피가로: ……흔들, 흔들…….
무르: 냐앙. 우냐냐앙.
피가로: 하하……. 그 세기의 천재가 이렇게나 고양이 흉내를 내다니.
무르: 데굴데굴, 냥! 피가로 님, 좋은 미소! 어때? 기분이 풀렸어?
피가로: ……노코멘트 할게.
피가로: 말할 시간이 있으면 더 특훈이라도 해. 자, 강아지풀.
무르: 우냥! 냐냐냐냐앙!
무르: 저기, 피가로 님. 이렇게 열심히 하는 내 머리, 쓰다듬어도 돼!
피가로: 그렇게 쉽게 칭찬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자, 숨이 멎을 때까지 더 필사적으로 강아지풀을 쫓아.
무르: 아하하! 피가로 님, 엄격해~!
6화
무르: 컨트롤 할 수 없는게 싫어?
피가로: 맞아. 너라는 존재는 커뮤니티를 붕괴시키고 거기에 있던 행복을 빼앗아가지. 실제로 너는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 둘만의 세계를 부수고, 샤일록이 사랑했던 서쪽 나라를 부수고……. 게다가 인조 마법사라는 것을 만들어내서, 이 세계의 이치를 깨뜨리려 하고 있어.
무르: 그건 책임 전가야. 오즈와 너만큼은 하지 않았어.
피가로: …….
무르: 혹시 이 세계는 너의 것이었나? 네 이름이 적혀 있었어? 너의 손이 닿지 않게 된 세계는, 올바른 세계가 아니야?
피가로: 대답할 의리는 없어. 인터뷰는 끝이다.
무르: 침묵도 대답이야. 그러면 다음은 피가로의 턴? 뭔가 나에게 물어보고 싶은 건 없어?
피가로: …….
피가로: 너는 어째서 타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거지? 너만큼 만능인 남자는 자신의 배움을 위해 사람을 관찰하고 있는 것은 아닐 거야. 장난감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는 듯한 감각? 아니면, 끝낼 생각도 없는 벌레의 날개를 고양이가 살짝 앞발로 누르는 느낌?
무르: 그 대사, 당신다움이 담겨있어서 최고로 훌륭했어. 우선, 어째서 나에게 관심이 있는 건가가 아니라 타인에게 관심이 있는지라고 묻는 부분. 나와의 관계성 속에서 얽히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전달되어서 너무 좋아!
피가로: 전해졌다면 말 없이 알아채고 입을 다물었으면 좋았을 텐데.
무르: 또 하나는, 나를 만능이라고 말한 부분! 당신은 지성과 문화에 경애를 느끼고 있으니까. 지식인인 내가 그렇게 보이는구나.
피가로: 만능은 말이 과했네. 너는 윗사람에 대한 존경을 전혀 배우지 않은 것 같으니까.
무르: 설마. 피가로 님을 존경하고 있어. 그리고 모든 사람들……. 인간도, 마법사도, 나는 존경해! 지성이나 기술, 체기, 아름다움. 그것들은 알기 쉽고 훌륭하지. 알기 쉽고 가치가 있어.
무르: 하지만 정말로 숭고한 가치가 있는 것은 모든 상황에서 하는 것에 따라 기묘하게, 강하게, 활기차게, 다가가는 영혼이나 마음의 본연의 자세야. 당신만큼 이 세계에 마음을 품고 근심, 분노, 포기하면서도 아직도 희망을 품고 있는 사람은 없어. 그래서 존경스러워.
피가로: ……그것은 내가 알고 있는 존경과는 달라. 하물며 호의도 아니야. 네가 나에 대해 느끼는 그것은 기이한 것에 대한 흥미일 뿐이지.
무르: 아하하. 그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그래서 싫어하는 거였어, 나를.
피가로: 뭐 그렇지. 하지만 나는 너를 좋게도 생각하고 있어. 정확히 말하자면 요즘 좋아하게 되었네. 여러가지 너를 만났고.
무르: 헤에. 스스로 말하는 것도 그렇지만, 나한테 네가 좋아할 만한 요소 같은 건 없지 않아?
피가로: …….
무르: 네, 거짓말.
피가로: 거짓말이 아니야. 확실히 좋은 무언가를 느꼈어. 하지만 일부러 그것을 말로 표현할 필요는 없겠지. 어쨌든, 여러 너를 만나고 그 중에 인간적이고, 말도 안 되고, 웃기는 너도 있었…… 던 것 같아. 그런 점이 좋을…… 지도 모르지. 아마도.
무르: 나를 좋아하게 되면 피가로에게 뭔가 이득이 있어?
피가로: 없어. 하지만 좋거나 싫거나 하는 마음은 손익을 따지는게 아니잖아. 호의라는 건…….
피가로: ……. ……시끄러워. 이제 됐어.
무르: 에!? 지금의 리액션, 진짜!? 그렇다면 정말로 좋아하게 됐어! 1% 정도! 지금까지 좋아한다고 말한 건 거짓말이야!
피가로: 알고 있어! 나도 거짓말이니까.
무르: 알고 있어~.
……무르, 피가로. 저기, 이제 말을 걸어도 괜찮을까요?
무르 / 피가로: !
상황을 살피며 말을 걸자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던 무르와 피가로가 동시에 돌아본다.
무르: 좋아~! 성인용 쇼타임은 끝났으니까!
카인: 성인용……?
시노: 너희들, 뭐하고 있었어.
피가로: 뭐, 그, 기밀 사항이라서…….
(말을 걸기 전에 두 사람의 공기가 조금 삐걱거렸던 것 같은데……? 하지만 지금은 그런 기색도 없고, 기분 탓일지도…….)
피가로: 그보다 세 사람, 모두 수고했어. 어때? 뭔가 새로운 정보는 찾았어?
시노: 아아. 이 파티의 단골이라는 몇몇 참가자로부터 몇 가지 신경쓰이는 이야기를 들었어. 우선 이 파티에 대해서지만, 처음 열린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이다. 그때는 이 저택의 주인…… 파티의 주최자인 길버트 애틀리는 제프라는 사랑하는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었다고 해. 하지만 어떤 사정으로 길버트는 제프를 놓아줘야 했어.
무르: 그것이 이 파티를 열게 된 계기?
카인: 그런 것 같아. 제프를 잃은 길버트는 외로움을 메우기 위해 주인과 애완동물을 이 저택에 부르기로 한 거야. 참가자들의 화목한 모습을 바라보는 것으로 마음을 위로한다든가……. 호화로운 기념품은 그 답례인 것 같아.
그리고, 이 이야기는 그다지 이번 건과 관련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까 백마를 데리고 온 남성이…….
나는 알현실에 불려간 남자가 주최자로부터 애완동물을 고가에 양보해 달라고 부탁받은 것을 이야기했다.
피가로: ……과연.
무르: …….
우리의 이야기를 들은 피가로는 턱에 손을 얹었다. 무르도 조용히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 그들의 침묵 뒤에 주인들의 웃음소리와 동물들의 달콤한 울음소리가 음악처럼 울려퍼졌다.
(찬란한 '애완의 관' 에서 열리는, 애완동물 자랑 파티…….)
자애와 애정이 넘치고 화기애애한 한편, 어딘가 기괴하고 수수께끼가 있다. '베스트 파트너' 로 선정된 애완동물은 파티 후에 죽는다는 소문. 한때 사랑하는 애완동물을 놓아주게 된, 주최자인 길버트 애틀리. 애완동물과의 화목한 모습을 환영하는 한편, 애완동물의 가치를 금전으로 대체하는 듯한 정이 부족한 협상.
(도대체 이 파티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 걸까……?)
피가로: 무르.
무르: 피가로.
입을 다물고 있던 피가로와 무르는 입을 동시에 열었다.
7화
목소리가 겹친 순간, 무르는 입을 삐죽 내밀고 의기양양하게 웃는다.
무르: 내가 뭐라고 말하려고 했는지 알 것 같아?
피가로: ……본의 아니게 말이야.
……? 무슨 뜻인가요?
그때, 저택의 사용인이 피가로에게 말을 걸었다.
저택의 사용인: 그쪽 손님, 동반한 애완동물과 이쪽으로 와주세요.
아키라 / 시노 / 카인: ……!
피가로: 아무래도 눈에 들어갔나보네. 잠시 다녀올게.
기, 기다려 주세요……! 아직 그 소문이…….
무르: 쉬잇.
붙잡으려는 내 입가에 무르는 검지 손가락을 가까이 댔다.
무르: 걱정할 필요 없어. 우리는 둘이서 수다를 잔뜩 떨고, 호흡이 잘 맞는 파트너가 되었으니까.
저택의 사용인: 이쪽으로 오세요.
무르: 네에~!
안내받은 채 피가로와 무르는 저택의 안쪽으로 항한다.
아키라 / 시노 / 카인: …….
남겨진 우리는 멀어지는 두 사람의 등을 배웅했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무르는 말했지만…….)
피가로는 당당하게 걷고 무르는 펄쩍 뛰듯 그 뒤를 쫓아간다. 서로 걸음걸이를 맞출 생각은 없어보여서, 파트너라고 부르기에는 각자 따로 노는 것처럼 보였다. 아까 두 사람에게 말을 걸기 전에 느꼈던 약간의 긴장이 문득 가슴을 스쳤다.
괜찮을까요…….
카인: 아무 일도 없기를 기도하자. 그 두 사람이라면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시노: 뭐, 만일의 경우에는 우리도 가면 돼.
그때, 갑자기 회장이 시끄러워졌다.
???: ……윽, 이거 놔……! 그 녀석을 만나게 해줘……!
저택의 사용인: 손님, 곤란합니다……! 애완동물을 동반하지 않으신 분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 빅토리아……! 내 애완동물을 돌려줘!
회장 입구에서 뭔가 다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참가자가 아닌 남성이 파티에 온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달려온 사용인들의 인원수로 제압당했다.
얼굴이 수척해진 남성: 비켜. 방해하지 마……! 나는 그 녀석 때문에……! ……윽, 젠장…….
얼굴이 수척해진 남성: 빅토리아가 선택 받아서……. 이런 파티,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힘없는 중얼거림을 남기고 남자는 회장 밖으로 끌려나갔다.
아키라 / 시노 / 카인: …….
혹시 지금 건……. 과거의 파티에 '베스트 파트너' 로 뽑힌 사람일까요……?
시노: 꽤 수척해 보였지. 그 녀석 때문이라며 소란을 피웠는데, 그 녀석이란…… 주최자인가?
카인: 목소리만으로도 상당한 원한이 전해져왔어. 애완동물을 돌려달라고도 외쳤고. 혹시…… 애완동물을 어디로 데려간 건가?
시노: 그것도 그 말투를 보니 파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네.
선택받은 후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걸까요……?
아키라 / 시노 / 카인: …….
뭐라고 했던가, 길버트에게 '베스트 파트너' 로 뽑힌 애완동물은 파티가 끝난 후 목숨을 잃는다고 했던가. 불안한 소문이 뇌리를 스친다.
……윽. 지금, 무르와 피가로가 알현실에 불려간 건…….
카인: 소문의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무슨 일이 생기고 나서는 늦어.
시노: 어쨌든, 알현실로 가자고!

저택의 사용인: 여기서 기다려 주십시오.
피가로: ……헤에, 이게 알현실의 문인가. 호화롭네. 문 자체가 마치 미술품이야.
???: ……어서오세요, 애완의 관에.
무르: 문이 말했다!
길버트: 후후……. 문 너머로 실례합니다. 이 관의 주인, 길버트 애틀리라고 합니다. 당신들의 이름을 여쭤봐도 될까요?
피가로: 나는 피가로. 그리고 이쪽이…….
무르: 무르야! 우우~, 왕왕!
길버트: ……! 이거 놀랍군요……. 초상화에서 본 무르 하트 박사와 얼굴이 똑같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름까지 똑같다니……. 피가로 님, 무르 님. 당신들의 요염하고 아름다운 관계에 저는 매료되었습니다. ……그리고, 무르 님의 고양이 같은 자유분방한 사랑스러움에도.
피가로: 영광입니다.
무르: 칭찬 받았어~!
피가로: 이런. 자, 사람들 앞에서 껴안지마. 나중에 잔뜩 귀여워 해줄 테니까.
무르: 와이~! 피가로 님, 정말 좋아!
길버트: 아아, 사랑으로 맺어지고 서로 의지하는 관계……. 얼마나 아름다운지……. 역시 제가 예상한대로 당신들은 훌륭해……. 누구, 그 예시의 것을 보여드리세요.
저택의 사용인: 피가로 님, 받아주십시오.
피가로: ……이 자루는……?
무르: 와아~! 금화가 잔뜩 들어있어!
길버트: 여러분을 보고 있으면 마치 사랑을 하고 있는 것처럼 가슴이 뜁니다. 기념품인 퍼플 사파이어에 더해, 그쪽의 금화를 드리고 무르 님을 양보해 주셨으면 할 정도로…….
피가로: 대단하네……. 이것만 있어도 중앙의 왕도에 훌륭한 저택을 지을 수 있어. 이건 '베스트 파트너' 로 저희를 선택해 주셨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길버트: 그렇네요……. 지금 단계에서는 최유력 후보…… 라고 해둘까요.
피가로: 아아, 그렇다면 다행이다. 아까 불길한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갑자기 뽑히면 어떡하지하고 조금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길버트: ……불길한 소문?
무르: 길버트에게 뽑힌 애완동물은 파티가 끝난 후에 죽는다고!
길버트: ……하하, 바보같은. 그럴 리가 없습니다. 사실무근이에요.
무르 / 피가로: ……헤에.
피가로: 그거 실례했습니다. 사과드리죠.
길버트: 아뇨, 신경쓰지 마세요. 그보다, 한 가지 제안해도 괜찮으실까요?
피가로: ……뭘까요?
길버트: 아까는 농담 같은 제안이 되어버려서 실례했습니다. 다시 한 번, 피가로 님께는 퍼플 사파이어와 이 금화를 증여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부디 무르 님을 저에게 양보해주실 수 있을까요.
8화
피가로: 이런이런……. 곤란하네. 이렇게 큰 돈을 내서까지 이 아이를 원하는 건가요? 진짜 무르 하트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길버트: ……네. 물론 상관 없습니다. 저는 세기의 지혜자와 많이 닮은 모습으로, 제멋대로인 고양이처럼 행동하는 무르 공이 좋습니다. 만약 금액이 불만족스럽다면 더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무르: 그렇게나 나를 원해? 그러면, 나를 손에 넣으면 너는 무엇을 해줄 거야?
길버트: 저희 저택에 온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 원래의 생활을 떠올릴 틈도 없을 만한 사치스러운 생활을 보장해드리죠. 엄선된 식사에 고급 침대……. 털을 정돈하는 브러쉬도 우수한 장인이 작업한 일류의 것을 준비하겠습니다. 마음에 드는 장난감은 전부 사드리고, 혼자 있는 밤이 외로우면 같이 자드리죠.
무르: 흐응? 길버트는 그런 식으로 애완동물을 대했구나.
길버트: ……. ……그건 무슨 뜻일까요?
피가로: 아아, 우리 아이가 죄송합니다. 순진한 만큼 뭐든지 뱉어버리는 무례한 점이 있어서요. 10년 전, 당신이 어떤 이유로 사랑하는 애완동물을 놓아주었다는 소문을 들은 것으로 신경이 쓰인 것이겠죠.
길버트: 아, 아아……. 그러셨군요. 부디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이미 옛날 일이니까요.
길버트: ……엣헴. 다시 말씀드리지만. 피가로 님, 그리고 무르 님. 어떠신가요? 아까의 건에 대해 생각해 주시겠습니까? 두 분에게 있어서 결코 나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피가로: …….
실례합니다. 알현실로 가게 해주세요! 빨리 가지 않으면 늦어버릴지도 몰라요……!
안경을 쓴 사용인: 그러니까, 몇 번이나 말씀드렸듯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길버트 님으로부터 호출이 있던 분들 뿐입니다.
몸이 건장한 사용인: 그 분으로부터 아무 말이 없는 이상 통과시킬 수는 없습니다. 돌아가세요.
사용인들은 알현실 사이에 통하는 출입구에 서서 우리를 거절했다. 아무리 부탁해도 전혀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다.
시노: 안돼. 전혀 이야기가 안 통해.
어떡하지. 이대로라면……!
카인: 이렇게 되면 다소 강압적인 수단을 써서라도 통과할 수밖에 없네.
표정을 굳힌 카인은 위엄있는 태도로 사용인들에게 돌아섰다.
카인: 들어줘. 우리는 현자의 마법사다.
안경을 쓴 사용인: 현자의 마법사……?
몸이 건장한 사용인: 소문으로 들은 적이 있어. 여왕 폐하의 고향, 코르테제 령을 구했다는…….
카인: 아아, 맞아. 그 '현자의 마법사' 로부터 너희들에게 부탁하고 싶어. '거대한 재앙' 의 영향으로 이 저택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있어. 조사를 위해, 부디 안쪽으로 들여보내줘.
사용인들: 재액의 영향……!?
몸이 건장한 사용인: ……어이, 어떻게 해? 무슨 일이 생기면 곤란하고. 조사받는게 좋을까?
안경을 쓴 사용인: 하지만, 길버트 님은 아무도 통과시키지 말라고…….
시노: 괜찮겠어? 이러는 동안 너희들의 주인에게도 어떤 위험이 닥칠지도 모른다고.
시노의 말에 사용인들은 얼굴을 마주본다. 이윽고 쭈뼛쭈뼛 길을 만들어줬다.
사용인들: ……들어가시죠.
피가로: …….
우리가 알현실 사이에 들어갔을 때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피가로와 무르의 모습. 그리고 금 장식이 눈부신 호화롭고 훌륭한 문이었다. 그 문 너머에서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말을 건다.
길버트: 슬슬 마음은 정해지셨나요? 무르 님을 저에게 양보해 주실 수 있는지…….
아키라 / 시노 / 카인: ……!
……잠시만요……!
내가 제지의 말을 하려고 할 때, 다른 목소리가 가로막았다.
무르: 싫어! 그런 생활은 조금도 재미없어. 전혀 유혹이 되지 않아. 왜냐하면, 엄선된 식사도 고급 침대의 잠자리도 누군가와 같이 자는 따뜻함도,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무르는 목걸이에서 뻗은 사슬을 집어들고 옆에 서있는 피가로를 들여다보았다. 훈육되지 않은 짐승답게 매너가 나쁘고, 거리낌 없는 시선으로 피가로를 핥는다.
무르: 내가 아무리 혐오스러워도 이상이 방해해서 멋대로 나를 죽일 수 없는…… 자신의 감정이나 욕망에 정직하게 살 수 없는, 나와 정반대인 피가로 님.
피가로: …….
도발적으로 올려다보고 있던 에메랄드의 눈동자가 확 순진한 색으로 변한다.
무르: 그런 그의 마음속은 복잡하게 드러나고, 잔인하고 자비롭고, 이론과 무수한 모순으로 가득 차있어. 나는 피가로 님을 더 알고 싶어. 마음을 열고, 폭로하고, 그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는 것 하나하나 묻고 싶어. 어째서? 언제, 어디서 태어나서 어디로 갈 생각이야! 그리고, 가능하면 주종 역전도 해보고 싶어!
무르: ……그러니까, 아는 것만 많은 너의 밑에서의 생활보다는 모르는 것만 있는 피가로 님에게 길러지고 싶어.
무르는 쭈그려앉아 어리광을 부리듯 피가로의 허벅지 부근에 머리를 문질렀다. 경악한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새어나온다.
길버트: ……그런…….
피가로: …….
피가로는 놀란 듯 희미하게 눈을 뜨고 발밑에 있는 무르를 내려다보고 있다. 이윽고, 그 얼굴에 희미하게 쓴웃음이 떠오른다.
피가로: 본심이 나왔군…….
애묘의 울음소리 하나로 모든 것을 느끼는 눈치가 좋은 주인처럼 작게 중얼거리며 무르의 머리에 손을 댄다. 애원에 응하듯 쓰다듬으며 피가로는 문을 향해 입을 열었다.
9화
피가로: 아까의 제안에 대한 답변입니다만…… 저도 거절합니다. 이 장난꾸러기 고양이는, 제 아래를 떠날 생각이 없는 것 같아서.
길버트: ……윽.
무르: 저기, 길버트. 아까 말한 생활은 정말 나를 만족시키기 위한 거야? 큰 돈을 모아서 남의 애완동물을 얻어도 너의 마음은 채울 수 없어. 나와 다른 애완동물들은 네가 사랑했던 제프가 아니야. 피가로나 다른 주인들도 네가 아니고. '에아뉴 랑블!'
무르가 양손을 벌려 주문을 외우자 무겁게 닫혀있던 알현실의 문이 소리를 내며 열렸다.
시노 / 카인: ……!?
문 너머로 보이는 것은 귀와 가슴에 보석을 착용하고 긴 머리를 하나로 묶은, 옷차림이 좋은 남성. 그리고 그를 둘러싸는 것처럼 하얀 개, 고양이, 뱀이나 당나귀에 선명한 색의 새……. 마치 작은 동물원처럼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다.
길버트: ……무, 무슨 짓을……!
무르: 그 동물들은 기념품이나 돈을 교환해서 파티 참가자들로부터 물려받은 애완동물이지?
길버트: ……!
무르: 길버트 애틀리. 너는 주인의 애완동물에 대한 애정을 시험하고 있었어. 10년 전 자신의 결정을 용서하기 위해.
자신의 결정을 용서하기 위해……?
시노: ……이 동물들은 파티 참가자들로부터 물려받은 애완동물……? 그러니까, 이 녀석들 모두 과거 파티에서 '베스트 파트너' 로 뽑힌 녀석들인가?
카인: 그렇다면……. 선택된 애완동물은 죽은게 아니라 길버트가 여기서 키우고 있었다는 건가.
그렇다면 그 소문은…….
피가로: 기념품이나 돈에 눈이 멀어서 애완동물을 팔았던 것을, 주위에 속이기 위한 거짓말이겠지.
무르: 저주나 재액의 영향 따위는 상관없어. 평범한 인간의 업의 이야기야.
길버트: ……윽.
모두 폭로되고 피할 수 없는 상황에 길버트 씨는 무릎에서 쓰러진다.
무르: 단순한 취미나 오락치고는 손이 너무 많이 들어가지. 이렇게까지 애완동물에 집착하는 것은 무언가 이유가 있을 거야. 10년 전,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어?
길버트: ……아…….
무르에게 재촉받아 길버트 씨는 무릎을 꿇은 채 나약하게 입을 열었다.
길버트: ……나도 사실은…… 제프를 놓아주고 싶지 않았어……. 하지만, 애틀리 가문의 번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10년 전, 길버트 씨는 왕족의 흐름을 따르는 대귀족의 아이에게 당시 키우고 있던 애완동물을 양보해 달라고 요청받았다고 한다. 반발했지만 답례로 나타난 것은 막다한 재산. 대귀족으로부터의 압력. 그것들에게 영향을 받은 가문의 사람들에게 강하게 강요당해…… 어쩔 수 없이 제프를 놓아버렸다.
무르: 그 이후로, 너는 애완동물과 주인을 모아서 파티를 열게 되었어. 유난히 인연이 깊은 애완동물과 주인을 골라내고 막대한 돈을 보내 어느 쪽을 가져갈지 걸게 했지. 다른 주인들을 그때의 자신과 같은 상황에 두기 위해서 말이야.
길버트: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싶었어……. 아무리 사랑을 쏟아부어 귀여워해도, 부와 권력을 앞에 두고 선택을 강요하면 주인의 대부분은 애완동물을 놓와준다고. 제프를 버리고, 보신을 위해 달려간 나처럼…….
고통스럽게 목소리를 떨며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길버트: ……그러니까, 나뿐만이 아니야. 다른 주인들도 똑같아. 그때의 나는 틀리지 않았어……! 그렇게, 믿고 싶었어…….
……길버트 씨…….
무르: 네가 자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요구한 것은 애완동물의 가치도, 주인의 사랑도 아니고,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증거였어. 하지만 그런 타인에게 의지한 방식으로는 그 증명은 성립되지 않아. 왜냐하면, 네가 실수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다른 주인도 애완동물도 제프도 아닌…… 길버트. 다름 아닌 너 자신이니까.
길버트: …….
무르: 제프를 놓아준 과거도, 후회에 시달리는 지금도, 홀로 남겨진 미래도……. 이 방식으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
길버트: ……무르 공의 말대로다. 이런 짓을 해도 나의 제프는 돌아오지 않아. 지난 10년 간, 마음이 채워지는 일은 한 번도 없었어……. 바보 같은 흉내를 낸 것이다……. 사랑하는 애완동물과 헤어지는 슬픔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텐데…….
길버트 씨는 고개를 들어 아픈 듯한 눈빛으로 알현실 사이에 있는 동물들을 둘러보았다. 동물들은 활짝 열린 문을 넘어 어슬렁 돌아다니거나 자유자재로 뛰어다니거나 한다. 손님이 드문지, 호기심이 왕성하게 다가오는 아이들도 있었다.
와아, 작은 새가 어깨에 올라왔어……!
시노: 어이, 뭐야. 얼굴 핥지 마.
카인: 어느 애완동물도 털이 좋고 친근하게 대하네. 이 저택에서 소중히 여겨졌구나. 그래도…… 원래 주인을 능가하지는 못했을 거야. 이 녀석들은 이유도 모르고 신뢰하던 주인과 헤어졌어.
시노: 하지만 먼저 배신한 건 주인 쪽이잖아. 큰 돈에 눈이 멀어서 이 녀석들을 내민 거니까. 그런 녀석의 집에서 길러지는 것보다 여기서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도 있어. 아이러니하네.
피가로: 사람의 마음은 현혹되는 거야. 누구나 한결같이 될 수 있는 건 아니지. 설령 놓아주었다고 해도, 그때까지 사랑했던 것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야.
무르: 헤에, 피가로에게도 있었어? 그런 거. 지금도 후회하고 있어? 실수였다고 생각해?
피가로: …….
서늘해져서 나도 모르게 두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피가로: ……아아. 역시 아까의 권유를 거절하지 말았어야 했어.
10화
피가로: 그렇게 뻔뻔하게 주인을 헤집어 놓는 애완동물보다, 퍼플 사파이어와 금화가 훨씬 좋았는데.
무르: 뒹굴뒹굴 냐앙! 피가로 님, 기분 풀어~!
무르의 거리낌 없는 질문에 또 험악한 공기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순간 자세를 잡았지만, 그건 기우였던 것 같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가벼운 말에는 가시도 독도 없다. 고양이 털을 흔드는 정도의 농담 같았다.
무르: 길버트!
피가로에게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응석을 부리는 무르는 머리를 휘날리며 몸을 나부끼며 길버트 씨를 돌아본다.
무르: 역시 나는 피가로 님과 있는게 더 재밌어! 그러니까 나는 포기해!
……후일. 사람이 드문 샤일록의 바에서 신나게 떠드는 무르의 모습이 있었다.
무르: 봐봐, 샤일록! 예쁜 퍼플 사파이어지?
샤일록: 네, 훌륭한 알갱이네요. 광채에 빨려 들어갈 것 같아요.
결국 그 후, 길버트 씨는 물려받은 애완동물들을 가능한 한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당신들 덕분에 눈을 떴다' 고 말하며 피가로와 무르에게 퍼플 사파이어를 감사의 표시로 양보해준 것이었다. 하지만 그 퍼플 사파이어는…….
영혼의 조각도 아무것도 아닌, 그저 예쁜 보석이었네요…….
피가로: 이런이런. 무르의 주인 같은 골치 아픈 역할까지 해냈는데, 허무한 기분이네. 뭐, 그런 거겠지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하지만 이번에 잘 알았어. 저런 녀석을 항사 어울려주는 샤일록의 대단함과 고생을 말이야.
샤일록: 감사합니다. 두 분,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이쪽은 저로부터 위로의 마음을.
샤일록은 피가로에게는 칵테일, 나에게는 음료를 각각 내밀어주었다.
사크리피키움: ……?
사쿠 쨩이 검사하듯 들여다본 것은…….
퍼플 사파이어와 같은 색……! 고마워요, 샤일록.
피가로: 이런, 기쁘네. 가볍게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던 참이었는데. 한 잔 정도면 미틸도 용서해주려나.
파티에서는 여러가지 일이 있었네요……. 다시 한 번 저도 말하게 해주세요. 피가로, 정말 수고하셨어요.
피가로: 고마워. 현자님도 수고했어. 멋진 가게 주인이 서비스도 해줬고, 감사하게 둘이서 건배할까.
아키라 / 피가로: 건배.
무르: 건배!
어라, 무르!?
어느새 무르가 우리 뒤에서 팔을 뻗어 건배에 동참하고 있었다.
피가로: 시끄러운게 왔네……. 모처럼 현자님과 둘이서 훈훈하게 서로 위로해주고 있었는데.
무르: 나랑도 서로 위로하자! 주인님과 애완동물 사이잖아? 길버트는 이제 그만두겠지만 나에게는 나쁘지 않은 파티였어. 퍼플 사파이어도 손에 넣었고, 피가로에게 길러져서 즐거웠고!
피가로: 그래. 나는 여러모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피가로는 잔에 입을 댄다.
무르: 아하하,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거야? 어떤 이야기를? '복잡한 당신의 마음을 잘게 썰어 들여다보고 싶어?', '아무리 혐오스럽게 생각해도 이성이 방해해서 멋대로 나를 죽일 수 없는 피가로 님이 재미있고 좋아?'.
왠지 소란스러운 말투네요…….
무르: 그래? 그러면 이렇게 바꿔 말하자. 피가로는 내가 커뮤니티를 해치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동시에, 내가 돌이 되면 세계의 손실이라는 것도 이해하고 있어.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피가로의 분노를 산다고 해도, 피가로는 세계를 위해 나를 죽일 수 없어!
으음, 묻고 싶은 것은 여러가지 있지만 일단 지금은 놔두고……. '피가로는' 라는 것은, 다른 마법사들은 다른가요?
무르: 각자 다를 것 같지! 예를 들면……. 쌍둥이 쪽은 나를 돌로 만드는 건 아쉽다고 머리로 이해하고 있어도 무심코 해버렸다! 가 있는 타입.
(……화, 확실히 그럴지도……!)
피가로: 알고 있다면 조금은 네 주제를 파악해. 정말이지, 어디까지나 혐오스러운 남자지.
지친 눈으로 무르를 바라보며 피가로는 깊은 한숨을 내쉰다. 그런 태도에 개의치 않고 무르는 피가로에게 몸을 기댔다.
무르: 어때? 피가로. 평소보다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수다를 많이 떨고. 우리들, 서로에 대해 알게 됐어?
피가로: ……그렇네. 서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았어.
무르: 그러면 오늘 밤은 둘이서 밤까지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자! 그러면 또 생각이 바뀔지도.
무르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레몬색으로 거품이 나는 칵테일을 피가로 앞에 미끄러뜨렸다. 꽃말처럼 칵테일에도 숨겨진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도 있다고 샤일록이 예전에 알려준 적이 있다. 확실히 이 칵테일의 의미는…… '당신과 내일을 맞이하고 싶다'.
피가로: …….
묵묵히 칵테일을 바라보고 있던 피가로는 천천히 잔에 손을 뻗어…….
피가로: ……좋아. 샤일록도 어울려 준다면, 이지만.
아름다움을 맡기는 주인답게 끙끙대지 않고 심술궃게 웃었다.
무르: 에에! 둘만이 좋은데!
항의의 목소리를 내는 무르는 차인 것에 비해 왠지 즐거워 보였다. 파티 때처럼 무뚝뚝한 조련사에게 흔들려 기뻐하는 감당할 수 없는 짐승으로 보인다. 가령 앞으로 피가로가 돌아서지 않아도, 무르는 아랑곳하지 않고 쫓아다닐 것이다. 궁합이 좋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지만…… 힘차고 든든한 이 두 사람이 손을 잡는 모습을 언젠가 다시 보고 싶다.
퍼플 사파이어 색의 음료를 기울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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