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December 15, 2024
12月17日(火) 18:00よりイベント「デジールに真紅のリボンを」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ブラッドリー・シノ・シャイロックのカードが期間限定で登場🧙♀
世界中から集めたプレゼントを展示した『欲と望みの展覧会』。
――オレがあいつに、本当に望んでるのは……。#まほやく pic.twitter.com/W3w4C1Bp9O
12월 17일 18:00부터 「데지르에 진홍색 리본을」 를 개최예정! 가챠에는 SSR 브래들리・시노・샤일록의 카드가 기간한정으로 등장🧙♀️
붉은 리본을 묶고 상자에 넣었다. 욕심을, 소망을, 복잡하게 얽히면서. 히스클리프를 위한 선물을 고민하는 시노. 그가 초대받은 것은, 전세계에서 모은 선물을 전시한 '욕심과 소망의 전시회'.
내가 그 녀석에게, 정말로 바라는 것은…….
1화
바람도 없는 맑은 공기 속, 하늘에서 온 선물이 주변의 경치를 천천히 바꿔간다. 그날 마법관에서는 드물게 눈이 내리고 있었다.
시노: 으럇!
클로에: 와훗! 차가워~!!
미틸: 시노 씨의 눈덩이, 너무 빨라요!
라스티카: 역시 시노야. 눈싸움의 왕처럼 용맹한 싸움이네.
스노우: 현자와 히스클리프를 지키면서 맹공격을 하다니……. 시노, 꽤 하는군.
시노: 흐흥. 놀이라고는 해도 전쟁의 이름이 붙는 것에 내가 대충 할 것 같나?
마법관에 눈이 쌓이기 시작한 것은 조금 전부터의 일. 좀처럼 없는 광경에 각자가 모여, 정신을 차려보니 눈싸움이 시작되고 있었다. 룰은 하나. '마법은 금지' 다.
시노: 내가 있잖아. 눈 조각 하나마저 히스와 현자에게 맞추게 하지 않을 거야.
시노, 든든해요……!
히스클리프: 눈덩이 만들기는 우리에게 맡겨!
사쿠 쨩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와 히스클리프는 시노의 뒤에서 부지런히 눈덩이를 만든다.
(클로에에게 받은 장갑이 있어서 다행이다. 덕분에 손가락이 차갑지 않아.)
미틸: 아, 또 시노 씨가 피했어! 움직임이 너무 빨라서 맞출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뒤에 있는 두 사람을 노리면 맹공격을 해오고…….
스노우: 둘이서 눈덩이를 만들고 있으니 공격이 끊어지는 일도 없고 말일세.
클로에: 하지만 저쪽 팀에 비해 이쪽은 네 명! 숫자로는 유리해! 스노우 님과 미틸, 나와 라스티카가 일제히 눈덩이를 던져버리면 저쪽도 끝이야.
라스티카: 봐, 클로에. 이 눈덩이, 예쁘게 굴려지지 않았니? 이 아이도 내 컬렉션에 추가해야겠어.
스노우: 이 무슨. 고양이나 꽃 모양의 눈덩이가 줄지어 서있다니……!?
클로에: 라스티카~!! 꾸미지 말고, 던져 던져! 아니 그래도, 이렇게 예쁜 눈덩이를 던지는 건 아깝네……. 한 번 더 새로운 걸 만들자!
라스티카: 후후. 고마워, 클로에. 그렇게 할게.
시노: 좋아. 이대로 가면 우리들의 승리야.
히스가 생각한, 시노가 선두에 저희가 후방 지원 작전은 대성공이네요!
히스클리프: 그런. 작전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시노가 열심히 한 덕분에 대책이 활용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고마워, 시노.
시노: 당연하지. 팀 히스클리프, 반드시 이기자고!
히스클리프 / 아키라: 오오!
시노: 받아라!
히스클리프: 둥글둥글.
꽈악 꽈악.
스노우: 음음……. 적의 연계 플레이는 꽤 힘들구먼. 하지만, 여기선 설국 태생의 실력을 과시할 부분. 우선은 상대의 틈을 기다리는 것이 득책일세. 모두들, 이쪽은 공격 총출동이다!
미틸: 에잇!
클로에: 받아라! 받아라!
라스티카: 이얏!
시노: 흥. 그런 느슨한 눈덩이, 한꺼번에 온다고 해도…….
스노우: 지금일세!
시노: !
시노, 위험해……!
클로에들의 눈덩이를 피하는 시노에게 생긴 한순간의 틈. 그 틈에, 스노우의 특대 강속구가 하늘을 가로질렀다. 맞을지, 피할 수 있을지. 내가 숨을 삼킨 그 직후.
브래들리: ……에취!
시노 / 히스클리프 / 아키라: 에.
네 명: 아.
브래들리: 우붑!
갑자기 나타난 브래들리의 얼굴에 그것이 맞았다. 펄럭이는 눈 조각들을 다같이 굳은 채로 지켜본다.
스노우: 호호호. 역시 브래들리, 뭘 좀 아는군. 등장과 함께 내 눈덩이를 받을 줄이야.
브래들리: 영감……. 웃기지 말라고. 죽여버린다!
스노우: 꺄~. 무서워~.
샤일록: 자자. 너무 화내지 마시고.
샤일록!
눈을 밟는 소리와 함께 샤일록이 다가온다. 그 손에는 김이 솟는 포트가 잡혀 있었다.
샤일록: 창가에서 눈과 놀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선물을 가져왔습니다. 브래들리도 같이 어떠신가요? 눈을 두른 당신도 윤기가 있어서 멋있지만……. 지금은 그 몸을 따뜻하게 해주세요.
샤일록이 포트의 뚜껑을 열자, 가루눈이 묻은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브래들리는 얼굴을 내밀었다.
브래들리: 헤에, 파이프 술집의 핫 와인인가. 나쁘지 않네.
스노우: 샤일록, 재치있어~!
샤일록: 후후, 감사합니다. 자, 여러분도 오세요. 술을 못 마시는 분에게는 알코올을 빼고 달게 끓인 것도 준비했으니까요.
와아, 감사합니다!
사쿠 쨩을 어깨에 얹고 양손으로 감싸듯이 머그컵을 받았다. 그 손을 보고 샤일록은 미소를 깊게 지었다.
샤일록: 이런, 여러분이 착용하고 있는 장갑은……. 얼마 전 클로에가 저희에게 만들어준 것이군요.
미틸: 네! 이거, 엄청 따뜻해서 눈을 만져도 멀쩡해요.
스노우: 마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이렇게까지 손끝을 따뜻하게 할 수 있으리라고는. 멋진 선물 고맙네, 클로에여.
클로에: 천만에! 레녹스가 양털을 많이 나눠준 덕분이야. 디자인을 생각하다가 점점 즐거워져서……. 눈 깜짝할 사이에 22개가 생겼어!
라스티카: 이 걸작들은 손등에 있는 모양도 한 명씩 다르지. 한땀한땀 너의 마음이 전해져.
제 것은 현자의 서와 사쿠 쨩이었어요! 여러분의 것은 마도구죠.
히스클리프: 네. 제 회중시계도 다이얼까지 재현해주고 있었어요.
시노: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 같아. 상당히 손이 갔겠지.
히스클리프: 그렇지? 자수로 이렇게 세밀하게 표현하다니,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여기도 아주 조금이지만 질감에 따라 색도 달라지고, 바늘 모양도…….
샤일록 / 라스티카: …….
스노우 / 미틸 / 아키라: …….
브래들리 / 시노: …….
히스클리프: 아……. 죄송해요. 저, 왠지 말을 많이 했나……?
클로에: 그, 그렇지 않아! 전부 신경쓴 부분이니까. 히스의 말, 엄청 기뻐!
라스티카: 후후. 클로에의 뺨, 노을의 하늘색 같네.
샤일록: 두 사람의 기쁨이 전해져와서 왠지 이쪽까지 가슴이 따뜻해지는군요.
시노: ……히스. 나도 선물을 줄게. 원하는 걸 말해.
히스클리프: 에?
시노: 사양하지 마. 뭐라도 있을 거 아냐.
브래들리: 하하. 주인이 저런 식으로 나오면, 그냥 입 다물고 있을 수 만은 없지.
스노우: 충신의 자존심이라는 녀석인가.
히스클리프: ……으음……. ……고마워, 시노. 하지만 괜찮아. 나는 아무것도 필요없어. 라고 할까, 바로 생각나지가 않네.
시노: ……나는 너의 종자야. 뭐든지 준비해 줄게. 뭐라도 말해봐.
히스클리프: 뭐든지……. ……그게……. 마음은 기쁘지만, 시노는 정말 뭐든지 갖고 올 것 같으니까.
시노: 그게 뭐가 잘못됐어.
히스클리프: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음, 뭐라고 하면 좋을까…….
시노 / 히스클리프: …….
(……왠지 모르게 아까와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은…….)
라스티카: 이런, 여러분. 나무가 저희에게 메세지를 보냈네요. 아무래도 슬슬 저녁 식사 시간이라고.
스노우: 음. 확실히 식당에서 맛있을 것 같은 냄새가 나고 있군. 이 냄새는 콘수프인가.
미틸: 와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에요! 추운 날에 딱이네요!
클로에: 알 것 같아~. 이런 날에 따뜻한 걸 먹으면 마음까지 따끈따끈한 느낌이 들지.
그렇네요! 눈싸움은 다음에 또 이어서 하고, 슬슬 안으로 들어갈까요.
라스티카: 콘수프와 함께 하는 오늘의 메인디쉬는 무엇일까요. 고기도 좋지만 생선도 좋을 것 같아.
브래들리: 무슨 소리야. 고기인게 당연하잖아. 어이, 파이프 술집. 아까 핫 와인은 아직 남아있냐.
샤일록: 그렇네요. 식사와 함께 먹을 수 있을 정도는.
클로에: 와인이라고 하니 치즈가 먹고 싶어졌네. 히스는 뭘 먹고 싶어?
히스클리프: 에? 그렇네. 나는…….
모두의 발은 이미 자연스럽게 식당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 단 한 명, 움직이려 하지 않는 시노를 신기한 듯 히스클리프가 뒤돌아본다.
히스클리프: 시노? 안 가?
시노: 갈 거야. 하지만…….
말을 끊고 시노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시간으로 따지면 불과 몇 초. 생각에 잠긴 듯 입을 다물고, 그리고 나서 고개를 들었다.
시노: 현자, 샤일록, 그리고 브래들리. 너희 셋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어.
샤일록 / 브래들리: 에?
저희에게……?
2화
시노: 맞아. 세 사람은 여기에 남아줘.
나와 브래들리, 샤일록은 얼굴을 서로 마주본다. 시노가 휘감는 공기에 무언가를 느꼈는지 자연스럽게 셋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히스클리프: ……알았어. 식기 전에 와. 죄송하지만 시노를 부탁드립니다.
예의있게 인사를 하고 히스클리프가 모두와 함께 마법관 안으로 들어간다. 그 모습을 시노는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브래들리: 그래서 뭐야? 동쪽의 작은 녀석.
샤일록: 저희에게 할 이야기란 무엇인가요?
시노: ……샤일록. 너는 가게 손님들에게 자주 선물을 받고 있지.
샤일록: ……네, 그렇죠? 정중하게 거절하는 경우가 많지만요.
시노: 브래들리. 너는 도적단의 우두머리다. 부하들의 공물도 많이 받았겠지.
브래들리: ……뭐, 그렇지. 크고 작은 여러가지를 받았어.
시노: 현자. 너는 이계에서 왔어. 내가 모르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고, 누군가에게 그것을 선물하거나 선물받은 적도 있겠지.
으음……. 아마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시노: 그러니까 너희들에게 묻고 싶어. ……히스는 뭘 받아야 기뻐할 것 같아?
샤일록 / 브래들리: …….
평소의 툭툭 튀는 강한 말투와는 조금 다르다. 어딘가 흔들림을 느끼지만 간절한 질문이었다.
샤일록: ……시노. 소소한 일상을 장식하는 선물의 상담이라면 기꺼이 응하도록 하죠. 하지만 …… 당신의 마음은, 뭔가 다른 것을 외치고 있는 것 같군요.
시노: …….
시노의 시선이 식당의 방향으로 향한다. 모습은 보이지 않아도, 그의 눈빛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는 분명했다.
시노: ……나는 그 녀석의 종자야. 주군에게는 합당한 것을 주고 싶어. 그렇게 할 수 있는 남자가 되고 싶어. 히스가 누구에게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고개를 들기 위해서라면 나는 무엇이든지 할 거야. 하지만 그 녀석은 그런 걸 원하지 않아. ……그런 생각이 들어.
의외의 중얼거림에 나도 모르게 눈을 깜빡인다. 지금까지 이 건에 관해서 시노에게 망설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게 된, 무슨 일이 있었나요?
시노: 딱히 오늘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야. 마법관에 와서 그 녀석의 근처에서 다시 살게 되어……. 내가 모르는 그 녀석의 얼굴을 알았어. ……아까 클로에의 장갑도 그래. 내가 성이나 명예를 가져오겠다고 해도, 그 녀석은 그렇게 웃거나 하지 않잖아.
시노: 옛날에는 내가 가져다주는 꽃이나 다람쥐라든가, 뭐든지 기뻐해줬는데.
안뜰에 피는 한 송이의 꽃을 시노가 땄다. 꽃잎에 쌓여 있던 눈이 떨어졌다. 꽃을 바라보는 얼굴은 마치 미아처럼, 한때 손에 들고 있던 보물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시노: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줘야하지?
시노가 쏟아낸 질문은 혹시 계속 그의 마음 속에 있었던 것일까. 바다에서 태어난 거품이 수면에 닿기 전에 사라져버리는 것처럼. 이쪽에는 보이지 않았을 뿐.
브래들리: 어이, 동쪽의 작은 녀석. 가만히 듣고 있자니 많이 움츠러졌잖아. 네쪽에서만 마음 약한 저 도련님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건가?
시노: 히스를 깎아내리는 소리 하지 마. 저 녀석만큼 남의 마음을 헤아리는 놈은 없어.
브래들리: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도 주군으로서는 어떨까. 주군에게 맞는 공을 세우고 싶어하는 것은 부하라면 당연한 것이겠지. 나에게 있어서 더할 나위 없는 보물을 주려고 하고 있는데…… 가치가 없는 것처럼 말하는 건 허무하고 화가 나는 거야.
시노: …….
입을 다물고 있는 시노의 옆에서 샤일록도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샤일록: 상대를 기쁘게 하는 선물이라는 것은 깊은 것이죠. 긴 인생을 걸고 답을 찾을 가치가 있는 안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무엇을' 주는지 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주는지 만으로도 상대방에게 주는 인상은 달라지니까요.
시노: 무슨 뜻이야?
샤일록: 예를 들어 고급스럽고 아름다운 보석은 저에게도 매력적인 물건이지만…… 산더미처럼 내밀면 오히려 천박해 보입니다. 특별히 당신에게만 하나, 건네주는 편을 저는 좋아하네요.
과연. 확실히 받는 양이 다르면 인상도 달라지네요.
브래들리: 동시에 수나 양은 힘의 증명이기도 해. 부하가 보물더미를 가져왔다면, 그 힘을 인정해 주는 것이 우두머리의 일이잖아.
샤일록: 후후. 이렇게…… 무엇을 선물하지, 어떻게 선물할지, 기분이 좋다고 느끼는 정답은 사람마다 다르죠. 시노. 저희에게 상담해준 것은 매우 영광입니다만…… 역시 히스클리프 본인과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요?
시노: 그건, 너희들도 들었잖아. 아까 갖고 싶은 것이 없냐고 물어봤는데 '없어' 로 끝이야. 더 이상 대화도 할 수 없어.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야.
샤일록: 그렇다면…….
라스티카: 나에게 아이디어가 있어.
갑자기 샤일록의 목소리와 겹친 것은 라스티카였다. 놀라서 뒤를 돌아보니 라스티카와 미틸이 식당 방향에서 걸어오고 있다.
미틸: 죄송해요. 이야기, 들어버려서.
시노: 너희들, 식당에 간 게 아니었나.
라스티카: 응. 하지만 또 돌아왔어. 히스클리프 대신 말이야. 그의 마음은 지금 안절부절의 걸음을 밟고 있어. 여러분이 언제 식당에 와줄까 하고 기다리고 있죠.
미틸: 하지만…… 어쩐지 시노 씨가 할 이야기는 히스클리프 씨에 대한 것이 아닐까 하고……. 히스클리프 씨에 대한 것은 클로에 씨와 스노우 님에게 맡기고 저희끼리만 왔어요.
시노: ……신경쓰게 했네.
미틸: 아니에요.
저기, 라스티카. 아까 '아이디어가 있다' 라는 건 무슨 뜻인가요?
시노: 게다가 샤일록도 무슨 말을 하려고 했잖아.
샤일록: 분명 저와 라스티카가 하려고 했던 말은 같은 것이었을 겁니다. 라스티카. 혹시, 얼마 전 저를 초대해 주신 전시회에 대해 말하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요?
라스티카: 아아, 바로 그거야. 역시 샤일록이네. 나와 이심전심이야.
라스티카: 자, 다른 여러분에게는 순서대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이쪽을 봐주세요. '아모레스트 비엣셰'
라스티카가 지휘봉처럼 손바닥을 흔들자 손으로 쓴 카드 한 장이 나타난다. 떠오르는 그것을 다같이 들여다봤다.
브래들리 / 미틸 / 시노: '욕심과 소망의 전시회'……?
라스티카: 어떠신가요? 마음을 간지럽히는 울림이죠?
미틸: 으음……. 어느 쪽인가 하면, 어른스럽고 두근두근거리는 울림?
브래들리: 그야말로 서쪽이라는 느낌이네.
전시회라는 것은 무언가를 전시하고 있는 행사인가요?
라스티카: 네. 전세계에서 모은 '선물' 이 전시되어 있다고 합니다.
시노 / 미틸 / 아키라: ?
푹신푹신한 카드를 앞에 두고 라스티카는 노래하듯 말을 엮었다.
라스티카: '일상의 뜬금없는 순간에, 소중한 기념일에. 사람은 사람에게 선물을 주는 생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세상에는 셀 수 없을 정도의 선물이 넘쳐난다. 저, 주최인 클라우스는 그 중에서 몇 가지 선물을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누가, 누구를 위해, 왜 그것을 선물했는가. 거기에는 어떤 욕심이나 소망이 숨어 있는가. 손에 들고 즐겨주세요.'
선물에 숨어있는 욕심이나 소망……?
미틸: 으음, 어떤 전시회인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고……?
라스티카: 나는 말이야, 시노. 히스클리프에게 무엇을 선물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히스클리프도 초대해서 이 전시회에 가보는 건 어떨까 하고 생각해.
시노: 나와 히스가? 남의 선물 같은 건 봐도 의미 없잖아.
샤일록: 그건 아직 모르는 일이죠.
고개를 갸웃거리는 시노와 마찬가지로, 그가 손에 든 꽃도 가볍게 흔들렸다. 그 꽃잎을 손끝으로 쓰다듬으며 샤일록이 말을 엮는다.
3화
샤일록: 세상에는 '무엇을 원해?' 라는 말을 듣고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심오한 분이라면 더더욱. 자신의 희망에 눈을 돌리는 것도,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을지도 모르죠.
샤일록: 하지만, 누군가의 소망을 접할 기회가 생긴다면……. 자신이 원하는 윤곽에 깨닫는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마치 수면의 파도가 이어지는 것처럼. 그렇게 밖에서의 가시를 즐기면서 선물을 고르는 시간을, 자애롭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당신과 히스클리프가 함께.
시노: ……알았어. 나중에 히스를 초대해볼게.
저기, 라스티카. 괜찮다면 그 전시회, 저도 같이 가도 될까요?
미틸: 괘, 괜찮다면 저도……! 그리고…… 시노 씨만 괜찮다면 히스클리프 씨가 원하는 것을 찾는 것을 도와드리고 싶어요.
시노: 괜찮겠어?
미틸: 네! 왜냐하면, 정말 좋아하는 친구가 자신의 선물을 가장 기뻐하면 좋겠다는 마음……. 저도 잘 알 수 있으니까요.
시노: 미틸……. 고마워.
미틸: 에헤헤, 천만에요!
라스티카: 그러면 현자님과 미틸도 함께. 누구와 오는 건 자유롭게 해도 괜찮다고 하셨으니 주최인도 기뻐할 것입니다. 맞아. 괜찮다면 브래들리도 같이 가지 않을래?
브래들리: 나도?
라스티카: 주최인 그는 나와 클로에의 친구야. 박식하고 훌륭한 심미안의 소유자지. 그가 주최하는 전시회라면 분명 네가 좋아할 만한 것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브래들리: 하. 신랑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 녀석의 감정가는 나쁘지 않은 것 같네. 하지만 도적을 초대하다니 좋은 배짱이잖아. 훔쳐도 모른다고?
라스티카: 아하하, 그건 곤란한걸.
그, 그건 역시 참아주면……!
미틸: 맞아요! 훔치는 건 좋지 않아요.
시노: 할 거면 들키지 않게 해. 우리한테 폐가 되잖아.
샤일록: 후후, 저희들의 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라스티카: 브래들리 정도의 실력과 승부하다니, 두근두근거리네.
여러분!? 훔치지 않는 전제로 부탁드려요……!
그로부터 며칠 후. 우리는 전시장이 있는 풍요의 거리로 왔다.
브래들리: 어이. 왜 영감도 있는 거야.
스노우: 그대가 나쁜 짓을 할지도 모른다고 해서. 놓칠 수는 없으니까 말일세. 감시지, 감시.
라스티카: 스노우 님은 내가 초대했어. 모처럼이라면 그날 눈싸움으로 친목을 다진 모두와 즐기고 싶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시노: 오늘도 그날처럼 바람이 차갑네. 눈이 올 것 같아.
클로에의 옷이 따뜻해서 다행이에요. 여러분, 빨간 코트나 재킷이 정말 잘 어울려요!
미틸: 에헤헤……. 드레스 코드가 '붉은색' 이라니, 어른스럽네요. 오늘의 저, 평소보다 형이라는 느낌이 나지 않나요?
브래들리: 이런 걸로 신나는게 아직 어린애라는 거다.
샤일록: '붉은색' 은 욕망의 색……. 그 색으로 물들어져 어른으로 다가가고 싶다면 제가 가르쳐 드리죠, 미틸.
미틸: 에!? 그, 그건 아직 이른 것 같은…….
스노우: 붉은 색감 뿐만이 아니라 리본이 장식되어 있는 것도 이번 전시회에 딱이군.
라스티카: 네. 마치 선물이 된 기분입니다. 클로에, 나를 받아줄래?
클로에: 아하하! 그건 물론 가짜야. 그것보다 슬슬 회장에 들어가야지! 라스티카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초대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출 것 같아.
라스티카: 이런, 그랬었지.
히스클리프: ……아. 저기 카페 옆에 있는 간판, 전시회가 아닌가요? 분명 저기가 회장인 것 같아요. 선물 전시라니,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할 수가 없네.
시노: 들어가보면 알 수 있어. 자, 가자. 히스.
히스클리프: 와앗. 그렇게 잡아당기지 마.
달려가는 시노와 히스클리프의 뒤를 각각의 보폭으로 쫓아간다. 그날 식당으로 들어온 시노는 바로 히스클리프에게 권유의 말을 걸었다. 히스클리프는 순간 의문을 말하려고 입을 벌린 것처럼 보였지만……. 시노의 눈동자의 안쪽에 무언가를 눈치챘는지 '나도 가보고 싶다' 며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찾았으면 좋겠네……. 히스가 기뻐할 만한 선물.)
클로에 / 미틸: 와아……!
회장 안으로 들어가면, 그곳은 마치 겨울 숲 같았다. 새하얗게 물든 나무들 사이에서는 눈 결정들이 이어져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주위를 감싸는, 약하고 투명감이 있는 그 불빛은 그야말로 겨울의 태양 그 자체. 그런 숲 한가운데에서 선물이 산더미처럼 쌓여져 있다.
대단해……. 천장에 닿을 정도로 선물 상자가 가득해요.
샤일록: 이건 장관이군요.
???: 저쪽이 본 전시회의 전시품입니다.
허스키한 목소리에 돌아서자 그곳에는 어딘가 절제된, 상냥한 분위기를 품고 있는 나이 든 남성이 서있었다. 나이를 말하자면 빈센트 씨 정도. 품위있는 외모를 하고, 약간 늘어진 푸른 눈동자와 금발이 인상적인, 선이 가느다란 남성이었다.
(예쁜 사람이네. 어쩐지 히스가 나이가 들면 이런 느낌일지도…….)
라스티카: 여어, 클라우스. 오늘은 초대해줘서 고마워.
클로에: 나와 라스티카는 두 번째지. 잘 지냈어?
클라우스: 덕분에. 여러분과 재회할 수 있는 이 날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브래들리: 아? 두 번째?
미틸: 세 분은 친구가 아닌가요?
라스티카: 네, 친구입니다. 얼마 전 앤티크 샵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하게 되었거든요.
클라우스: 일품인 앤티크 리본을 동시에 잡았는데, 두 분께서 흔쾌히 양보해 주셨습니다.
클로에: 거기서부터 이야기가 터져버려서! 바로 친구가 되었어.
시노: 동쪽 나라에서는 그걸 아는 사이라고 하지 않아.
라스티카: 그런가? 이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고 느끼면 이미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클라우스: 라스티카 님 같은 분께 그런 말을 듣다니 영광입니다. 그때 두 분께 받은 리본으로 선물들을 포장했거든요.
클로에: 아, 역시!? 질감이 낯이 익구나~, 라고 생각했어.
라스티카: 그러고 보니 클라우스는 그 가게에서 하얀 캔버스도 구입했었지. 그것도 오늘 전시회를 위해 산 거니?
클라우스: ……네. 그 캔버스도 전시품 중 하나로 추가하고 있습니다. 부디 나중에 손에 넣어주세요.
스노우: 캔버스라고? 그런 건 딱히 보이지 않네만.
클라우스: 이런……. 실례했습니다. 다시 한 번, 본 전시회의 컨셉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부드러운 미소를 모두에게 돌리고 클라우스 씨는 전시회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클라우스: 본 회장은 서쪽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새하얀 대자연을 이미지하여 만들었습니다. 그 이질적이고, 청명하고, 고요한 공간 속에서 존재감을 발산하는 것은 저 선물의 산……. 제가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모은,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선물했다고 하는 선물들을 하나씩 포장하고 있습니다.
이 안에 선물이…….
히스클리프: 이 정도의 수를 모으는 건 힘들었겠죠.
미틸: 저기, 클라우스 씨.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선물은 어떻게 모으셨나요?
클라우스: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앤티크 샵에서 위인이 친구에게 선물했다고 하는 물건을 구입하거나……. 지인의 선물 에피소드를 듣고 마음이 뭉클해진 것은 전시회를 위해 빌리기도 하죠.
샤일록: 그렇군요. 그러면 다시 한 번, 전시품 취급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겠어요.
브래들리: 빌리거나 사거나 전시하거나…….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거추장스럽네. 서쪽 나라에는 여전히 이상한 녀석밖에 없는 건가.
샤일록 / 클로에 / 라스티카: 칭찬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브래들리: 칭찬한거 아니라고.
시노: 하지만 포장하면 중요한 선물이 보이지 않잖아. 왜 상자 안에 넣은 거야.
클라우스: 그 포장을 여러분이 풀어주셨으면 합니다. 마치 본인이 선물을 받았을 때처럼.
미틸: 에, 그래도 되나요?
클라우스: 물론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대로 열어봐 주세요. 본 전시회는 하루 한 세트 교체제. 풀고 개봉한 선물은 여러분이 돌아가신 후 저희가 다시 포장합니다.
샤일록: 과연. 선물을 여는 즐거움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군요.
클로에: 재밌겠다! 두근거려!
클라우스: 누가, 어떤 마음으로, 누구에게 선물했는지. 그 물건에는 어떤 욕심이 얽혀있는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이 조용한 숲속 깊은 곳에서, 부디 여러분의 자유로운 감상을 들려주세요.
4화
히스클리프: ……누가 어떤 마음으로, 누구에게 선물했는지…… 인가. 이 하나하나에 누군가의 마음이 얽혀있구나.
시노: ……히스, 어느 상자를 열고 싶어? 내가 가져다 줄게.
히스클리프: 에?
시노: 이제 열어도 되는 거잖아?
클라우스: 네. 부디 손에 들고 즐겨주세요. 높은 곳은 사다리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시노: 우리에게 사다리는 필요없어. 자, 히스. 빨리.
히스클리프: 하지만, 처음에는 나한테 초대해준 라스티카들이나 연하인 미틸이 더…….
라스티카: 그렇지 않아. 나는 히스클리프가 어떤 상자를 선택할지 흥미가 있어.
클로에: 응! 큰 게 좋아? 작은 거? 아니면 저 시크한 무늬의 상자가 좋아?
미틸: 먼저 히스클리프 씨가 고른 것을 열어봐요!
히스클리프: 고, 고마워. 으음…… 그러면 저 가늘고 긴 큰 상자를.
시노: 맡겨둬.
히스클리프가 가리킨 상자를 시노가 바로 가지고 돌아온다. 그것을 받은 히스클리프는 정성스럽게 리본을 풀었다.
스노우: 자자, 뭐가 들어있나.
시노: 큰 것에 비해 그렇게 무겁지 않았어.
가볍고 큰 것……. 상상이 잘 가지 않네요.
그렇게 푼 포장 안에서 나타난 것은 하나.
히스클리프: 이건…… 빗자루?
상자 안에 들어있던 것은 빗자루였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색감도 적고, 청소 도구로 가게에서 팔고 있을 것 같은 심플한 구조다.
브래들리: 어이어이, 상당히 색기 없는 선물이네.
미틸: 어째서 이걸 ……. 청소 도구를 선물하다니, 조금 특이한 것 같네요.
클라우스: 여러분은 이것은 어떤 욕심이나 소망이 있고, 누가 누구에게 선물한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히스클리프: 으음, 방이 깨끗해졌으면 하는 소망인가?
클로에: 자신이 아닌 누군가에게 방 청소를 부탁하고 싶다는 것?
라스티카: 나처럼 집안일을 잘 못하는 사람이 선물을 준 걸지도 몰라. 혹은 이건 하늘을 날기 위한 빗자루일지도 모르지.
시노: 그렇다면 이걸 산 사람도 마법사인가. 인간이라면 빗자루를 받아도 날 수 없으니까.
샤일록: 비록 날지 못하더라도 너와 함께 하늘을 날고 싶다. 그런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 빗자루를 선물했을 가능성도 있죠.
클로에: 와아. 그거, 로맨틱하다!
확실히, 하늘을 날지 못해도 기쁜 마음이 들 것 같네요. 저도 여러분에게 그런 식으로 선물을 받으면 굉장히 기쁘니까요.
마법사들: …….
브래들리: 현자. 남에게 물건을 구걸하는게 능숙해졌잖아. 누구한테 배웠어?
스노우: 호호호. 현자에게 빗자루를 건네준다면 어떻게 건네주는게 좋을까. 다같이 다음에 승부를 해도 재밌을 것 같군.
에!? 그, 그럴 생각은……!
클라우스: 후후…….
선물을 열고 분위기가 고조되는 우리의 모습을, 클라우스 씨가 미소지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슬쩍 고리에서 몸을 빼간다.
클라우스: 다른 선물들도 똑같이 즐겨주세요. 그러면, 느긋하게 즐겨주시길.
고개를 숙인 클라우스 씨가 문득 그 움직임을 멈춘다.
클라우스: ……맞다. 붉은 리본의 상자를 발견하신다면 그것은 마지막의 즐거움으로 남겨주세요. 그리고 상자의 내용물을 열 때는 꼭 저를 불러주세요.
클로에: 응, 알았어. 하지만 왜?
클라우스: ……. ……그 선물에 숨어있는 욕심과 소망에 대해서, 여러분의 자유로운 발상을 꼭 이 귀로 듣고 싶어서입니다.
미소를 지으며 클라우스 씨가 말했다. 아까 우리를 지켜보며 지은 미소와는 다르다. 차가운 눈을 안고 있는 것 같은…… 살짝 아련한 안타까운 미소로 보였다.
클라우스: 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이번에야말로 클라우스 씨는 자리를 떠났다.
샤일록: 붉은 리본인가요……. 확실히, 지금 보이는 상자의 리본은 전부 오렌지색이군요.
그 상자만 뭔가 특별한 것이 들어있는 걸까요?
브래들리: 도난당하면 곤란할 정도의, 상당히 가치있는 걸지도 모르지. 팔이 울리는데.
스노우: 울리지 마, 울리지 마.
시노: 빨리 눈앞의 상자부터 열어가자고. 느긋하게 지내다보면 해가 저물거야.
미틸: 에헤헤……. 이렇게 많은 선물을 전부 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두근거려요!
히스클리프: 미틸은 어느 것을 열어보고 싶어?
라스티카: 다음에는 미틸이 열어보고 싶은 것을 열어보자.
미틸: 으음, 그렇네요…….
두근거리며 선물 더미를 둘러보고 미틸은 하나의 상자를 가져갔다.
미틸: 저는 이거!
미틸: 포장지의 색이 눈처럼 새하얗고, 리본 모양이 너무 귀여워요!
진짜다. 매듭이 멋지네요.
클로에: 그러면 바로 열어보자!
사쿠 쨩을 가슴에 안고 모두와 함께 미틸이 여는 상자를 들여다본다. 그러자…….
미틸: 우왓! 뭐야 이거……. 총!?
상자에 깔린 솜 위에 은색 단총이 담겨져 있었다.
클로에: 에에, 이런 것도 들어있는 거야!?
미틸: 무겁다……. 총은 이렇게 무거운 건가요?
떨어뜨리지 않도록 미틸은 총을 양손으로 감싸며 상자에서 꺼냈다. 하지만 그 옆에서 큰 손바닥이 하나. 은빛으로 빛나는 그것을 가볍게 빼앗아간다.
브래들리: 헤에, 나쁘지 않은 물건이잖아. 하지만 역시 총알은 들어있지 않나. 재미없네.
스노우: 뭘 확인하고 있는 거야…….
히스클리프: 으음, 이것도 누군가의 선물인거죠?
샤일록: 약간 자극이 강한 물건이지만, 그렇겠죠. 자, 이 총에 숨겨져있는 소망 말입니다만…….
브래들리: 너를 죽여버리겠다, 잖아.
미틸: 에에. 그, 그런 건 너무 무서워요……!
스노우: 혹은 위협이거나.
클로에: 여, 역시 불안해~!!
라스티카: 너의 하트를 쏴버릴거야, 같은 거라든가.
바로 하트풀해졌네요……!
시노: 좋은 무기를 손에 넣었으니 선물해준 거잖아. 주인이 정한 미의 기준같은게 있겠지.
브래들리: 아아, 좋은게 손에 들어오면 귀여워하는 녀석에게 주고 싶어지는 것처럼.
라스티카: 후후, 여러 상상이 부풀려 재미있네.
라스티카: 이런 만남이 아직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두근거리는걸. 다음에는 이 상자를 열어볼까.
라스티카가 근처에 있던 상자를 손에 들고 리본을 훌쩍 풀었다.
라스티카: 이 안에는 대체 어떤 욕심과 소망이 들어있는 걸까.
그 상자를 열자…….
라스티카: ……이런.
시노: 채찍이다.
스노우: 또 다시 위험한 것이 나왔군.
샤일록: 이 선물의 욕심을 말한다면…… 당신에게 훈육받고 싶다, 일까요.
클로에: 뭐, 뭔가 샤일록이 말하니 굉장히 설득력 있네.
브래들리: 너, 그렇게 말하고 선물받은 적 있을 것 같다고.
샤일록: 후후, 그런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네요.
(부정은 하지 않는구나…….)
히스클리프: 대단하네…….샤일록은 어떤 선물을 받아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할까, 태연하지. 나라면 이런 걸 선물로 받을 때 당황할지도. 뭔가 이렇게, 그저 '물건' 일 뿐인데, 자신의 내면까지 바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노: …….
미틸: ……. ……히스클리프 씨는 자신의 내면이 바뀌는 것이 싫나요?
히스클리프: 에? 뭐랄까, 잘 말할 수는 없지만……. 미틸은 싫지 않아?
미틸: 저는…… 누구에게도 조롱받지 않는 자신이 되고 싶어요. 제 소중한 사람도 바보 취급을 당하지 않게 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그런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선물이라면…… 싫지 않아요.
미틸: (오히려 굉장히…… 기뻤어.)
브래들리: …….
미틸이 순간 브래들리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 시선을 받아들인 채 브래들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혹시, 지금의 이야기…….)
미틸이 받은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선물' 의 의미는……. 미스라에게 받은 마나석을 말하는 걸까.
5화
히스클리프: ……미틸은 자신을 바꿀 용기를 가지고 있구나. 나는, 아직 조금 무서워…….
미틸: 무섭나요?
히스클리프: 응. 강해지고 싶은 자신도 물론 있어. 하지만 강한 힘을 손에 넣는 것은, 자신 뿐만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까지 끌어들이는 것 같아서…….
미틸: 소중한 사람을 끌어들인다……?
히스클리프: …….
히스클리프: (전에 시노에게는 말한 적이 있지만…… 만약, 내가 시노가 원하는 것과 같은 동쪽의 장군이 될 수 있다고 해도……. 그때 중앙 나라와 동쪽 나라가 전쟁이라도 터지면 어떻게 될까? 아서 님이나 카인을, 시노와 싸우게 해야 해. 그런 건, 나는…… 견딜 수 없어.)
히스클리프: ……미안해, 미틸. 지금은 아직 잘 설명할 수 없는 것 같아.
미틸: 아니에요, 신경쓰지 마세요!
스노우: 아이들이여. 그대들의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되었네. 자신의 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것을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때가 되면 그대들은 분명 각자의 힘을 손에 넣을 것이니. 어느 미래의 끝에는, '미틸' 의 이름이 남쪽의 대지에 널리 퍼지는 날이 올지도 모르지.
미틸: 정말인가요!? 에헤헤, 스노우 님이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굉장히 자신이 생겼어요.
스노우: 호호호. 그때는 반드시 올 거네.
…….
스노우의 미소는 언제나처럼 밝은 것이었다. 하지만 어딘가 그 미소에 근심스러운 한숨을 느낀 것은 나뿐이었을까.
라스티카: 자, 아직 선물 상자가 많이 있어요.
클로에: 계속 열어버리자!
그 후에도 우리는 선물 상자를 열고 내용물에 대해 이것저것 텐션을 높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남은 상자는 아주 조금. 그럴 때 히스클리프가 하나의 상자를 손에 들었다.
히스클리프: 아! 여러분, 봐주세요. 이 선물, 붉은 리본이에요.
진짜다! 색이 다르네요.
샤일록: 클라우스가 말한 것이군요. 찾으면 마지막 즐거움으로 남겨달라고 했었죠.
브래들리: 그러고보니 그런 말 했었지. 까맣게 잊고 있었어.
시노: 이걸 열 때는 자신을 부르라고 했었지.
클로에: 이제 선물도 얼마 남지 않았고, 부르러 갈까. 라스티카, 같이 가자.
라스티카: 기꺼이. 맞다, 클로에. 괜찮다면 그 전에 밖에서 코코아를 사오지 않을래?
클로에: 에? 왜 갑자기 코코아?
라스티카: 저번에 앤티크 샵에서 돌아오는 길에 같이 마셨잖아?
클로에: 아아, 응! 눈 결정 모양의 설탕이 뿌려져 있어서 굉장히 멋졌지.
라스티카: 그 코코아를 여기서 모두와 맛보면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
클로에: 확실히! 그러고 보니 슬슬 티타임이네.
미틸: 사실 저도 조금 배가 고파졌어요…….
스노우: 나도일세. 그 가게, 뭔가 먹을 것이 있나?
라스티카: 네. 갓 구운 츄러스를 팔고 있었습니다. 스노우 님과 미틸도 같이 가시겠나요?
미틸: 와아, 그래도 되나요?
스노우: 물론 갈래 갈래~!
클로에: 좋아. 그러면 클라우스는 우리 넷이서 불러올게. 회장 안에서 마시거나 먹어도 되는지도 확인할 겸. 다같이 잠깐 휴식하자.
알겠어요! 저희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회장을 떠나는 네 사람을 배웅하면서 나와 브래들리, 샤일록, 히스클리프, 시노 만이 남았다. 거기에 문득 시노가 갑자기 히스클리프가 가지고 있던 상자를 옆에서 건드렸다.
시노: 왜 이만큼이나 특별 대우를 받는 걸까. 내용물은 뭐지?
히스클리프: 야! 풀려고 하지 마. 클라우스 씨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시노: 하지만 궁금잖아. 딱히 만지거나 해도…….
시노 / 히스클리프: 아.
에?
샤일록 / 브래들리: ……!
시노에게서 상자를 뺏으려던 두 사람의 손이 동시에 리본에 닿은 순간, 스르륵하면서 그 붉은색이 풀렸다. 상자의 뚜껑이 자연스럽게 열리고 안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그들을 강하게 비춘다. 빛 속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신기루처럼 흔들리고 사라져간다.
히스! 시노!
나는 순간적으로 근처에 있던 시노의 소매를 잡았다.
……!
(빨려들어간다……!)
샤일록: 현자님!
브래들리: 현자!
두 손이 바로 우리를 향해 뻗었다. 내 옷을 잡아당기고 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우리는 모두 새하얀 세계에 싸여있었다.
……여기는 도대체…….
눈부신 빛이 사라지고 눈을 뜨자, 우리는 아까와는 전혀 다른 장소에 서있었다. 주위는 붉은 리본과 천이 늘어져 어디까지나 그 공간이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는 사쿠 쨩은 온화하고, 무언가를 경계하는 모습은 없다.
(이 느낌이라면……. 일단 위험한 곳은 아니려나?)
시노: 어이. 여기는 어디야.
브래들리: 아까 있던 방과는 많이 다른데.
샤일록: 회장에서 얼마나 떨어져 버렸는지도 모르겠군요. 혹은 회장 안에 숨어있던 다른 공간으로 전이된건가…….
브래들리: 그 상자에 전이 마법이 걸려있었나? 그런 기척은 없었어.
시노: 그 클라우스라는 남자, 인간인 척하는 마법사였나?
히스클리프: 샤일록에게도 들키지 않게 숨길 수 있으려나……. 게다가 그런 나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는데…….
히스클리프: ……윽.
시노: 히스, 왜 그래?
히스클리프: 아니, 뭔가 팔이…….
히스클리프: 에. 뭐야 이거……?
보면 히스클리프의 팔에 붉은 리본이 감겨있었다. 단단히 묶인 그것은 피부에 박힌 듯이 매우 아파보였다.
괘, 괜찮나요? 엄청 빙글빙글 감겨있는데…….
시노: 지금 풀어줄게. 팔을 이쪽으로…….
히스클리프: ……건드리지 마라.
시노 / 아키라: ……!
샤일록 / 브래들리: ……!?
시노가 히스클리프의 오른팔을 만지기 직전, 마른 소리가 울렸다. 몇 초 뒤늦게 히스클리프가 자신의 왼손으로 시노의 손을 털어냈다는 것을 이해했다.
무슨…….
시노: …….
얼음 같은 차가운 눈동자. 히스클리프 답지 않은 태도와 날카로운 표정에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건 나뿐만이 아니라, 시노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뻗고 있던 오른손을 집어넣었다. 그러자 히스클리프가 눈을 두 번 깜빡였다. 시노에게 시선을 돌려준 눈동자는 평소의 온도였지만, 본인의 얼굴에서는 단숨에 핏기가 가셨다.
히스클리프: 에……? 나, 지금…….
시노: 무슨 일이야, 히스. 평소의 너와는 다르…….
시노가 다시 뻗은 손을 거부하듯 히스클리프의 눈동자에서 다시 온도가 사라졌다. 아까와 같은, 무섭고 날카로운 표정으로 그는 말했다.
히스클리프: ……시노 셔우드. 너는 내 종자이자 영웅이 될 남자지.
(히스!? 아까부터 상태가 이상해. 도대체 무슨 일이…….)
샤일록 / 브래들리: …….
갑작스러운 변화에 동요를 감출 수가 없다. 브래들리와 샤일록은 이변의 계기를 찾듯 조심스럽게 그를 보고 있다. 시노 역시 눈앞의 히스클리프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쏟는다. 그러나 확실한 존경심을 품은 채, 종자로서의 일례를 돌려준다.
시노: 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히스클리프: ……그렇다면, 이 히스클리프 블랑셰가 명령한다. 그랑벨 성을 무너뜨리고 와.
……!!
히스클리프: 너의 목숨과 맞바꿔서라도.
시노: …….
히스클리프를 올려다보는 시노는 절규했다. 눈동자는 흔들리고, 입술은 닫히고,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을 계속 바라보는 히스클리프는 아직도 당당한 채로 있다. 그 모습에 시노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이건……. 대체 히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브래들리: 원인은 정해져 있어. 저 녀석에게 감긴 리본이다.
샤일록: 네. 그때부터 좋지 않은 기척이 감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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