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루틸: 오웬 씨, 어디에 있을까요. 북쪽 나라로 돌아가버린 거라면 찾는 것이 조금 힘들 것 같은데…….
카인: 그렇네. 하지만…….
카인: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아. 저 녀석은 왜 이런 짓만 하는 걸까. 의심한 건 잘못했지만 히스가 말한 만큼 히스의 잘못은 아니야. 내가 생각한대로 그 녀석이 나쁜 것도 있잖아.)
카인: (……나도 이상한 건가? 다른 녀석을 의심하면 그냥 미안해하는데……. 오웬은 왜 반발…… 이라고 할까, 본의 아니게라고 할까, 귀찮은 기분이 들게 해.)
오웬: 아하하! 기사님. 봐, 네가 잘못했잖아. 정의의 기사가 이런 짓을 하다니. 자, 사과해. 나한테 사과하라고. 자, 해봐.
카인: (……이제부터 이런 말을 들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이런 기분이 드는 건가…….)
루틸: 아, 클로에다!
클로에?: …….
카인: 클로에? 정말이……. 응?
클로에?: 여어. 루틸, 카인. 무슨 일이야? 이런 곳에서 뭐하고 있어?
루틸: 오웬 씨가 없어졌대. 클로에, 못 봤어?
클로에?: 글쎄…….
루틸: 그렇구나……. 역시 북쪽 나라로 가버린 걸까…….
클로에?: 저기. 왜 없어진 거야?
루틸: 그건…….
클로에?: 카인.
카인: …….
클로에?: 왜 사라졌어? 원인이 뭔지, 카인은 알고 있어?
카인: ……글쎄.
클로에?: …….
카인: 조만간 돌아오지 않을까.
루틸: 카인 씨……? 방금 전까지는 그런…….
클로에?: 저기.
카인: 왜.
클로에?: 그런 태도, 기사답지 않지 않아?
카인: …….
클로에?: 조금 더 정정당당한게 좋아. 그게 카인의 좋은 점이잖아.
카인: ……좋은 점?
루틸: 맞아. 제대로 이야기하면 오웬 씨도 알아줄…….
카인: 어떨까. 그 녀석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클로에?: 하?
카인: 본인은 악행을 일삼는 주제에 남에게는 품행을 강요하지. 조금이라도 틀리면 틀렸다고 손뼉을 치며 기뻐해.
클로에?: 그래…….
카인: 그 녀석이 상처받았거나 화가 났다고 하면 망설이지 않고 사과할 거야. 하지만 좋아하잖아. 다른 사람의 실수를 기뻐하는 녀석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은, 뭔가…… 싫어.
클로에?: ……카인은 사람의 기분을 잘 모르지.
카인: 하!?
루틸: 크, 클로에?
클로에?: 오웬은 항상 카인이나 오즈나 쌍둥이들에게 혼나. 그런 오웬이 다른 사람의 실수를 발견하면 어떻게 생각할까? 당연히 기쁘겠지? 초췌하고 쇠약해질 때까지 따끔따끔 정신적 부하를 주고 싶어지는게 당연하잖아?
루틸: 클로에. 대체 왜 그래!?
클로에?: 오웬의 기분이 되어보려고 하는 거야. 카인은 모르는 것 같으니까. 아무것도 모르니까.
카인: 그렇지 않아. 나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고 있어.
클로에?: 하? 전혀?
루틸: 클로에, 잠깐만. 오웬 씨에 너무 이입했어!
클로에?: 나빠?
루틸: 라스티카 씨가 걱정할 거야. 서쪽 나라 사람들을 불러올까 ……?
클로에?: ……클로에, 오웬에게 너무 이입하지 않도록 할게.
루틸: 그래…….
카인: 잠깐만. 잠시 오웬의 기분으로 있어줘.
클로에?: 아, 그래?
카인: 그래서, 오…… 클로에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클로에?: 정해져 있잖아. 일단 사과부터 하고, 오웬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울어도 좋아.
카인: 그리고?
클로에?: 사과를 해야지. 달콤한 과자를 잔뜩 준비해. 예를 들면 바클라바 같은 거.
루틸: 바클라바?
클로에?: 지금 네로가 만들고 있어. 하루종일 입 안이 달달해진대.
카인: 그리고?
클로에?: 그리고……. 아, 그걸 하면 돼. 한쪽 눈을 되찾는 거. 어차피 기사님이 꼴사납게 지겠지만. 그래도 엄격한 연습이라도 되지 않을까?
카인: ……그리고?
클로에?: 그리고…….
카인: 그리고, 어떻게 하고 싶어?
클로에?: ……그런 건 카인이 생각해. 카인은 친구가 많잖아. 오웬은 친구 같은 거 있어본 적 없으니까, 모르겠어.
카인: …….
미스라: '아르시무'
루틸: 미스라 씨.
미스라: 어라? 기척이 났는데.
클로에?: 뭐야 그 두꺼비. 차례대로 먹이고 누구 배에서 터질지 하는 거 하는 거야?
미스라: 맞아요. 할 건가요?
클로에?: 할래.
루틸: 하지 마……!? 위험해, 절대로……!
클로에?: 아, 그렇지…….
미스라: 자, 카인. 하죠. 당신은 위가 세보이니까.
카인: 에에?
미스라: 루틸은 안 돼요. 당신은 약해서 죽으니까요.
루틸: 놀이로 먹으면 불쌍해요. 귀여운 개구리 씨네요. 만져도 되나요?
미스라: 잠깐, 바보……! 위험하다니까요!
카인: 만지기만 해도 위험한 건가? 그런 건 가지고 다니지 마.
클로에?: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잖아. 엄청 재밌다고, 두꺼비 먹는 거.
루틸: 그래? 클로에도 해봤어?
클로에?: 라, 라스티카가 말해줬어.
루틸: 라스티카 씨가…….
미스라: 헤에. 초대해볼까.
클로에?: 그건 그렇고, 카인은 차갑지 않아?
카인: 차가워?
클로에?: 맞아. 미스라 아재도 그렇게 생각하지?
미스라: 미스라 아재? 저 말인가요?
클로에?: 이게 아닌가. 뭐였더라. 그 …… 네가 불렀던 거.
루틸: 미스라 아저씨?
클로에?: 미스라 아저씨도 그렇게 생각하지.
미스라: 차가운 건 카인이 아니라 루틸 쪽이에요.
루틸: 아, 또 그렇게 말하고. 요즘은 친하게 지내고 있잖아요?
미스라: 부족해요. 조금 더 달래줬으면 좋겠고 응석을 부리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클로에?: 응석을 부리게 해줬으면 좋겠어? 북쪽의 미스라가 부끄럽지도 않아?
미스라: 부끄럽지 않아요. 지켜준 답례로 사슴고기 스테이크를 준비하거나…… 건방진 입을 놀린 사과로 울어주세요. 아, 그거 기분 좋을 것 같은데.
루틸: 정말이지……. 오웬 씨의 기분이 된 클로에 같은 말이나 하고…….
미스라: 뭔가요 그거. 아, 맞다. 그거? 거기에 갔나요?
루틸: 시인들의 모임? 네. 다녀왔어요.
미스라: 어땠나요? 넘어뜨렸나요?
루틸: 아하하, 못 넘어뜨려요. 우울하기도 했지만 가길 잘했어요.
미스라: 즐거웠어?
루틸: 네.
미스라: 그러면 다행이네요.
클로에?: 그만둬, 너…….
미스라: ……? 뭐가요.
카인: 알았어.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대체로 이해했어.
클로에?: 그래?
카인: 그래서, 오웬은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클로에?: 하? 오웬이 뭔가 할 필요가 있어?
카인: 가까워져야지. 그 녀석도 아기가 아니야. 뭐든지 내가 양보해서 응석을 부리게 하고, 그 녀석은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대등한 관계가 아니니까.
클로에?: 대등해질 필요는 없잖아. 오웬이 더 강하니까.
미스라: 맞아요. 약한 것은 강한 것에게 아첨해야죠.
루틸: 그런 생각은 좋지 않아요. 전에도 말씀드렸잖아요. 마음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어요.
클로에?: 나……. 오웬의 마음의 자유는 없어. 아무것도 뜻대로 되지 않아.
카인: 하고 있잖아. 항상 변덕스러워서 제멋대로…….
클로에?: 너는 정말 차갑네. 중앙의 기사가 이 말을 들었다면 어이없어 할 거야. 두고 가지 않는다더니.
카인: 그건 진심이야! 하지만 웃음거리가 되면 상처받아.
루틸: 논란이 뜨겁네요.
미스라: 이 둘, 사이가 안 좋았구나.
루틸: 사이가 나쁜 건 아니죠? 오웬 씨의 마음이 되어……. 맞다. 이런 건 어때?
클로에?: 뭐가?
카인: 뭐를?
루틸: 카인 씨는 화해 대신 오웬 씨와 함께 밥을 먹는다던가.
카인 / 클로에?: 밥……?
루틸: 마침 비법 향신료 버터 수프를 만들려고 하는 중이고요. 디트프리트 씨가 알려준대요.
클로에?: ……흥. 뭐, 괜찮잖아. 그렇게 해도…….
카인: 아니.
클로에?: 쳇. 고집 센 녀석.
카인: 오웬이라면 향신료 맛이 나는 요리보다 달콤한 과자를 더 좋아할 거야. 바클라바를 같이 먹을게. ……클로에는 어떻게 생각해?
클로에?: ……흥……. 괜찮은 것 같네.
루틸: 좋았어! 그러면 오웬 씨를 찾아야지.
미스라: 오웬이라면 아까 마법관에 있었어요. 죽었지만.
클로에?: 에!?
루틸: 죽었어!?
카인: 오웬이?
미스라: 네.
클로에?: 네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미스라: 안 했어요. 멋대로 죽었어요.
클로에?: 공간의 문을 열어!
미스라: 하?
카인: ……잠깐 기다려. 그 오웬은 혹시…….
클로에?: 됐으니까 빨리!
오웬?: 어떡하지……. 빈센트 씨, 벌써 가버렸나……. 장인 분들은 어땠을까? 디자인대로 해줬다면 기쁘겠지만……. 모두들 좋아해주려나? 현자님도…….
라스티카: 여어.
오웬?: 라스티카! 아…….
오웬?: (어떡하지. 나, 지금 오웬의 모습이잖아. 사실을 말하면 혼난다고 했는데. 라스티카에게 뭐라고 말을 걸지.
오웬?: 으음…….
라스티카: 왜 그러니, 클로에. 오웬의 모습을 하고.
오웬?: ……! 진짜 나를 알아보겠어?
라스티카: 물론이지. 나의 소중한 클로에잖아? 어떤 모습이 되어있어도, 너를 찾아낼 거야.
오웬?: 라스티카……! 정말 좋아……!
라스티카: ……윽. 하하, 고마워. 조금 위화감이 있으니까, 클로에로 돌려준 다음에 다시 안아도 될까?
오웬?: 당연하지!
라스티카: '아모레…….'
미스라: '아르시무'
오웬?: 와앗!
라스티카: 공간의 문…….
클로에?: ……!
미스라: 오웬. 살아났네요.
클로에?: 라스티카…….
라스티카: 여어.
루틸: 다행이다, 오웬 씨. 카인 씨가 찾고 있었거든요. 화해하고 싶다고…….
오웬?: 화해…….
클로에?: …….
오웬?: 아……! 에, 그게……. 으음…….
카인: 크…….
오웬?: 흥! 내가 쉽게 화해같은거 할 리가 없잖아!
클로에?: …….
오웬?: 그럼 안녕이다!
라스티카: 아, 잠깐.
미스라: 뭔가요, 그럼 안녕이다라니. 멋있네. 나도 써야지.
루틸: 오웬 씨, 무사해서 다행이네요.
클로에?: ……뭐.
카인: 그러면 나는 오웬을 쫓아갈 테니까.
클로에?: 아, 그래…….
카인: 화해, 열심히 해볼게.
클로에?: 뭐……. 힘내.
루틸: 응원할게요!
미스라: 그럼 안녕이에요.
라스티카: '아모레스트 비엣셰'
클로에: 와앗……! 고마워, 라스티카! 원래대로 돌아왔어!
라스티카: 잘됐네, 클로에. 오웬의 모습도 멋있었어.
클로에: 에헤헤. 오웬도 내 모습이 되고. 뭔가 잘 됐으면 좋겠는데!
카인: 클로에.
클로에: 아……. 카인이다.
카인: 혹시 말인데……. 오웬 못 봤어?
클로에: ……으, 으응! 몰라!
카인: 그래. 미안해. 왠지 말려들게 한 것 같아서.
클로에: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카인: 고마워.
클로에 / 라스티카: …….
클로에: 분명 잘됐겠지!
라스티카: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22화
아서: ……슬슬 마법관으로 돌아가자. 모두 걱정할 거야. 히스클리프를 만나면 심한 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하면 돼.
시노: …….
아서: 히스클리프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를 위해서. 무슨 일이 있을 때 절대로 후회하고 말 거야.
시노: 알고 있어. 하지만…… 분명 울 것 같아. 그게 싫어.
아서: 알아.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무섭지.
시노: ……쿨하고 멋있게 있고 싶어.
아서: 시노는 쿨하고 멋있어. 그렇지 않을 때의 시노도 좋아해.
시노: ……너도 어머니에게 버림받았지.
아서: 아아.
시노: ……나와 같아.
아서: 그렇네.
시노: 비슷한 점이 있나?
아서: 많이 있어. 나도 어렸을 때는 자주 울었거든.
시노: 나는 이제 어린애가 아니고, 너는 아직 어린애야.
아서: 그래?
시노: ……너하고는 마음이 맞을 것 같아. 너도 야생아잖아. 승부를 좋아하고, 무턱대고, 대범해. 상식이 있어보이지만 비교적 상식도 없어.
아서: 아하하! 그럴 수도 있겠네.
시노: ……그런데, 나는 왜 히스가 좋은 걸까……. 저런 성실하고, 우등생이고, 깔끔한 녀석을……. 한 걸음 실수하면 바로 나를 싫어하게 될 것 같은 녀석을.
아서: 왠지 자랑으로 들려.
시노: 자랑?
아서: 맞아. 사이가 좋다는 자랑.
시노: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싸워서 울고 있었는데? 나는 죽으라고까지 말했어.
아서: 그건 사과하는 편이 좋아.
시노: 알고 있어……. 옛날의 버릇이야. 고친 줄 알았는데.
아서: 버릇?
시노: 죽으라고 말하는 거. 어렸을 때는 욕의 종류도 잘 몰랐으니까.
아서: ……어디서 배운 거야?
시노: 거리의 어른이 나에게 말했어. 빨리 죽으라고.
아서: …….
시노: 그래서 의미도 모르고 나도 대꾸했어. 강해진 것 같기도 하고. 어른 흉내를 내고 있으니까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죽으라고 계속 이야기하면. 디트에게 교정받은 거야. 저주의 말이니까 쓰지 말라고. 지금이라면 알 수 있어.
아서: ……시노가……. 죽지 않아서 다행이야.
시노: 흥. 죽지 않아. 나는 강하니까.
아서: ……정말로 다행이다…….
시노: ……히스에게는 비밀이야.
아서: (……동쪽 나라 사람들은 모두 성실하고 규율이 바르지.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긴장감 있는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 하지만 그만큼 사회의 집단에서 탈락한 사람들에게는 험한 짓을 한다고 들었어…….)
아서: (시노 같은 고아는 고아원에서 탈주한 시접에서 반사회적 인물로 간주돼……. 대귀족 블랑셰 가문이 앞으로의 동쪽 나라의 정책에 좋은 영향을 주었으면 좋겠는데…….)
브래들리: 랜돌프는 북쪽의 마법사다. 나보다 어리고 마력도 약해. 별 볼일 없는 녀석이었다. 하지만 감옥에 들어간 것은 랜돌프가 나보다 조금 빨랐어.
레녹스: …….
브래들리: 그렇게 말할 기회는 없었지만, 대화하는게 재밌어서. 랜돌프는 이렇게 말했었지. 그 녀석도 나도 자유라고. 감옥에서 몸의 자유는 빼앗을 수 있어도 마음의 자유는 빼앗을 수는 없다고.
레녹스: ……감옥에 들어갔다면 반성을 해.
브래들리: 네가 탈옥에 실패한 녀석은? 감옥에서 반성하고 있었나?
레녹스: ……해방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브래들리: 흥, 그것도 재밌네. 어쨌든 랜돌프는 그런 남자였다. 마음에 들지 않는 녀석들에게 구속된다……. 자유를 빼앗긴다는 것은 나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까. ……사실은 꽤나 기분이 우울했었어. 그럴 때 그 녀석의 이야기는 다소 구원이었지…….
브래들리: ……빨리 가버렸네……. 조금 더 살 줄 알았는데…….
레녹스: ……그렇네…….
브래들리: 하늘을 보여주고 싶었어.
레녹스: ……유언은?
브래들리: 아?
레녹스: 유언을 어딘가에 맡겼다고 들었잖아?
브래들리: 뭐, 그렇지. 그런데 따로 물어보거나 하지 않았어. 이제 돌이 되었고.
레녹스: 언젠가 듣고 싶은 날이 올 거야. 너는 알아둬도 좋아.
브래들리: …….
레녹스: 어디에 가면 마지막 말을 들을 수 있지? 누구에게 유언을 맡겼어?
브래들리: 누구였지……. 분명히 꽃 같은 이름의……. 뭐, 어때. 관공서에 가면 알 수 있을 거다.
레녹스: 나도 같이 갈게. 네가 혼자 관공서에 가면 관리들이 놀랄 거야.
브래들리: 지금부터? 술 냄새 나는데?
레녹스: ……물을 많이 마시자.
브래들리: (이 녀석도 엉성하군…….)
네로: 아……. 시노. 왕자 씨…….
오즈: …….
아서: 오즈 님. 네로.
시노: ……응? 뭐야, 이 많은 양의 견과류.
네로: 오즈 선생이 저 숲에서 다 수확해버렸어.
시노: 생태계가 망가져 버린다고. 먹이를 잃어버린 동물들이 마법관을 덮치러 올 거야.
아서: 나중에 씨앗에 마법을 걸어 숲으로 되돌려놓죠. 동물들은 똑똑하니까 굴로 옮겨놓을지도. 기쁩니다, 오즈 님. 바클라바를 만들어 주셨군요.
네로: 역시 왕자 씨의 요청이었구나.
시노: 바클라바?
네로: 달콤한 견과류 과자야. 기다려봐. 지금 오븐에서 꺼낼게.
아서: 오오! 아름다운 눌은 자국!
시노: 맛있는 냄새!
네로: 아직 완성은 아니지만 맛 좀 봐봐.
시노: 완성이 아니라고? 다 구워졌는데?
네로: 아아. 완성품은 여기 위에 시럽을 뿌릴 거야.
시노 / 아서: 달겠다.
아서: 냠……. 앗! 응, 맛있어! 이대로도 충분히 달아!
시노: 맛있다, 이거! 빨리 히스에게도 먹여주고 …….
시노: …….
아서: 아하하.
네로: 아, 맞다. 또 싸우기라도 한 거야? 이야기 좀 들을 테니까 기다려.
시노: 됐어.
네로: 됐어가 아니잖아. 봐, 오즈. 당신도 뜨거우니까 후후 불고…….
오즈: …….
네로: 아니, 입김을 불어 식히고……. ……별로 괜찮으려나! 화상을 입어도! 최강이니까, 뭐. 자, 먹어.
오즈: 식히고 나서가 좋다.
아서: 갓 만든 것이 뜨거워서 맛있습니다!
오즈: 너는 바로 입에 넣으니까. 혀를 데지는 않았나?
아서: 괜찮습니다.
오즈: 보여봐라.
아서: 베에.
네로: 잠깐 시노랑 이야기하고 올 테니 시럽 좀 뿌려줄래?
오즈: 아아. ……어디에 있지?
시노: 딱히 신경 안써도 되는데.
네로: 아니라니까. 시럽은 작은 냄비 안에 있어.
아서: 알았어. 내가 해봐도 될까?
네로: 아아. 막 구워졌으니까 시럽을 뿌리면 증기가 올라올거야. 화상 입지 않게 조심해.
아서: 조심할게. 리케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좋아할 것 같죠, 오즈 님.
오즈: 다시 구워주지.
아서: 오즈 님이?
오즈: 아아.
아서: 믿음직스러워요! 다음에는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오즈: 그래.
아서: 그러면 시럽을 뿌리죠. 하나, 둘…….
네로: 어이, 시노.
시노: 응…….
네로: 아까 히스도 만났어. 그 녀석도 상태가 이상하더라고.
시노: …….
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쓸데없는 고집은 그만둬. 너도 히스도 서로 대신할 수 없는 소중한 상대…….
시노: 너도 파우스트도 비슷한 말을 하지만 말이야, 너희들 옆에는 없잖아. 대체할 수 없는 상대가.
네로: …….
시노: 설득력이 없다고.
네로: 잃어버렸으니까 하는 말이야. 바보 같은 자식…….
시노: …….
네로: 나와 같은 것을 너와 히스는 겪지 않으면 하니까.
시노: ……잃어버린 건가.
네로: 아아…….처음에는 너희같은 사소한 일이었어. 하지만 겹쳐지고, 뒤틀릭, 지치고, 소모해버렸어. 상상해봐. 히스에게 중요한 용무를 하나도 부탁받지 않는 자신을.
시노: ……쓸쓸해…….
네로: 그렇잖아. 그렇게 되고 나서 후회해도 늦어…….
브래들리: 뭘 후회한다고?
네로: ……!
시노: 브래들리. 레녹스. 어디 가?
브래들리: 꼬마에게는 비밀이다.
레녹스: 관공서다.
브래들리: 말하지 말라고!
시노: 그렇게나 술냄새가 나는데 관공서에? 동쪽 나라라면 쫓겨났을 거야.
레녹스: 아직도 냄새가 나나?
브래들리: 남쪽의 술은 꽤 독하잖아. 어쩔 수 없어. 어이, 요리사.
네로: ……뭐야.
브래들리: 어울려라.
네로: 왜 내가 …….
브래들리: 관공서가 문을 닫으면 문을 따서……. 으으읍……!
네로: 자물쇠 따는 짓 같은 건 안해! 그럴 수 없으니까!
시노: 새삼스럽게 겉모습을 꾸미지 마. 그래도 뭐, 잘됐잖아.
네로: 뭐가…….
시노: 지금은 용무를 부탁해주는 다른 상대가 있어서.
네로: …….
브래들리: 무슨 소리야.
시노: 대신할 수 없는 상대가 없어졌나봐.
네로: 시노!
브래들리: 헤에, 그런 상대가 있었냐. 할 일은 다 하고 있잖아.
네로: ……됐어, 이제. 바클라바도 완성됐고. 도와줄게.
레녹스: 바클라바?
시노: 맛있어. 돌아오면 먹게 해줄게.
브래들리: 흥. 나는 그거…… 양치기의 술이면 돼.
네로: 똑바로 걷지도 못하잖아. 얼마나 마신 거야? 양치기 군.
레녹스: 생각보다 맛있어서…….
네로: 술 냄새…….
브래들리: 돌아가면 한 병 더 따자고.
레녹스: 이제 없어. 남쪽으로 돌아가면 있겠지만.
브래들리: 좋아.
네로: 좋아가 아니야. 그럼 안녕, 시노. 히스랑 화해해!
시노: 어이어이.
네로: 빨리 해. 바클라바 가져가서.
시노: 응……. 알았어. 고마워.
네로: 어.
히스클리프: 모두에게 걱정을 끼쳐버렸어……. 향신료 채집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히스클리프: 아…… 저기도 열매가 열렸네. …….
디트프리트: …….
히스클리프: 아…….
디트프리트: 아…….
히스클리프: 먼저 해.
디트프리트: 아…… 아뇨……. 히스클리프 님이야말로, 먼저…….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님이라니. 히스면……. 저기, 이거, 바…… 받아.
디트프리트: 아, 아……. 감사…….
히스클리프: 큰 열매지.
디트프리트: 그…… 렇네요. 향도 좋고, 좋은 걸 찾았어.
히스클리프: 하하…….
디트프리트: 후후…….
디트프리트: …….
히스클리프: …….
디트프리트: 저…… 기…….
히스클리프: 네…….
디트프리트: 셔우…… 드의, 숲을 봤어요…….
히스클리프: 아……. 그렇지……. 시노를 찾으러 블랑셰까지 와줬었지.
디트프리트: 네……. ……성도 봤어요……. 예쁘고, 컸어요…….
히스클리프: 다음에 꼭 놀러와.
디트프리트: 그런……. 저는 갈 수 없어요.
히스클리프: 그런 건…….
디트프리트: ……으음……. ……셔우드의 숲은 오래된, 큰 숲…… 이었어요. 오래된 숲이면……. 큰 나무가 많…… 죠?
히스클리프: 그, 렇네……. 그 숲은 특히 거목이 많아.
디트프리트: 거목이 많은 숲은, 그…… 빛이 들어오지 않아요.
히스클리프: ……?
디트프리트: 그게……. 거목의 가지가 무성하고, 이렇게 가지가 무성한 부분을 수관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거목의 수관이 크고, 태양의 빛이 받는 장소를, 온통 뒤덮고 있으니까……. 숲의…… 아래쪽에는 빛이 닿지 않기도 해요.
히스클리프: 그렇구나…….
디트프리트: 그러니까…… 새싹은 힘든 거예요. 빛이 닿는 장소도 적고, 양분도 거목의 굵은 뿌리가…… 쭉쭉 가져가버리니까.
히스클리프: ……확실히 불리한 환경이네……. 그러면 오래된 숲에서 새로운 싹은 자라기 어렵겠어…….
디트프리트: 네…….
히스클리프: 그러면 새로운 싹은 어떻게 성장할까? 빛이나 양분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큰 나무로 자라기 전에 시들어 갈 수 밖에 없는 걸까.
디트프리트: 음……. 그런 일은 없어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어서……. 빛이 적어도 자란다……. 내음성이라던가, 진화하거나……. 덩굴을 뻗거나…… 기생하거나, 언젠가 올 때를 기다려…… 양분을 저장하거나……. 그……. 이건 전부 하트 씨라고 하는 식물 박사의 책을 읽은, 거지만요.
히스클리프: 아아…….
디트프리트: 저……. 저기……. 이야기가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히스클리프: 아, 아니야……! 나야말로…… 이해하는게 나빠서…….
디트프리트: 그…… 그렇지 않아요. 전하고 싶은 것은, 즉……. ……늙은 나무가 쓰러지거나, 번개가 쳐서 화재가 일어나거나 했을 때는 숲의 천장에 구멍이 나요.
히스클리프: ……숲의 천장에, 구멍이…….
디트프리트: ……수관이 모인 것을 임관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여기가 뻥 뚫리는 거에요. 거대한 노목에 지배당한 어두운 숲의 하늘에 그런 구멍이 생기면…… 단번에 태양과 비를 마음껏 맞고 새싹과 젊은 나무들은 급성장합니다. 그…… 그건 이제 이미 기적같은 광경이에요.
히스클리프: …….
디트프리트: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느낌으로 어린 연두색 잎이 쭉쭉 위로 뻗어나가요. 중력이라던가, 생태계라던가, 관계없다는 것처럼 무시하고 단번에 와아……. 와아하고……. 히스클리프 씨를 만난, 지금의 시노는…… 그런 느낌이 들었어요.
히스클리프: …….
디트프리트: 으음……. 옛날 이야기는, 하지 않을게요……. ……저도 제 옛날 이야기를 하고 싶지 않으니까……. 죄송해요……. 하지만…… 그게 전부예요. ……만나는 걸……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늘에서 사는 내성을 붙이면서, 빛이 비치는 순간에 단번에…… 성장하는…… 새싹처럼.
히스클리프: ……. ……감사합니다…….
디트프리트: 하…… 하와와……. ……울지 말아줘…….
히스클리프: ……고마워……. 디트프리트…….
디트프리트: 디트라고 불러도 괜찮아요……. 저기……. ……나도, 히스라고 불러도 될까?
히스클리프: 물론이야…….
정신을 차려보니 히스클리프와 디트프리트가 서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조용한 숲에 비집고 들어가는 부드러운 나무가 새는 햇빛을 받으며. 씨를 떨어뜨린 장소로부터 도망치지도 못하지만…… 태양과 비를 기다리며 숲의 식물들은 성장해간다. 때에 겨루고, 때에 공생하고. 상냥하고 무서운, 깊은 숲.
23화
리케: 잔뜩 땄어요!
파우스트: 정말이다. 잘했어.
리케: 여기 열매는 2, 3일 건조한 다음에 쓴대요.
파우스트: 그러면 바구니를 빌려주지. 3단으로 겹칠 수 있으니까 정리해서 풀이나 씨를 말리면 돼.
리케: 파우스트의 방까지 가지러 갈게요. 오즈의 천둥, 아팠나요?
파우스트: 아팠지만 보람은 있었다.
리케: 저도 언젠가 당해보고 싶어요.
파우스트: 좋은 마음가짐이야. ……아니, 어떠려나. 이럴 때 네로는 뭐라고하지?
리케: 그는 순진해요. 어린이 취급을 당해서 환희하고 있었습니다.
파우스트: 무슨 소리야?
미틸: 저의 심볼 트리도 찾아서 다행이에요! 감사합니다, 디트프리트 씨!
디트프리트: 아니……. 천만에요…….
미틸: 키울 때 주의할 것이 또 있나요?
디트프리트: 으음…….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가 썩으니까…….
미틸: 표면의 흙이 마르고 나서 물을 주는 정도인가요?
디트프리트: 맞아요 맞아요.
미틸: 감사합니다! 저기…… 시노 씨와 아는 사이죠.
디트프리트: 네……. 네…….
미틸: 시노 씨는 옛날부터 강했나요? 저의 동경이거든요.
디트프리트: ……하하……. 네. 너무나도…… 강한 아이였어요.
시노: …….
히스클리프: ……시노…….
시노: 아……. 저기, 이거…….
히스클리프: 시노, 미안해. 내가 말을 너무 심하게 했어. 카인의 말대로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저, 사실을 듣고 싶었던 것 뿐이야.
시노: ……너는 참 버릇이 좋구나.
히스클리프: ……무슨 뜻이야?
시노: 성장이 좋다고나 할까……. 나는 이럴 때 먼저 사과할 수 없어. 마음이 깎이는 느낌이 들어. 하지만…… 너는 먼저 사과할 수 있어. 용기 있고 상냥해.
히스클리프: ……그건 뭐야?

시노: 뭔가…… 엄청나게 달콤한 과자. 줄게.
히스클리프: 고마워…….
시노: 오즈와 네로가 만들었어.
히스클리프: 오즈 님이? 헤에…….
시노: 먹어봐.
히스클리프: 냠…….
시노: …….
히스클리프: 달아……. 하지만, 맛있어.
시노: 하하. 그렇지.
히스클리프: 엄청 달아. 오웬이 좋아할 것 같네.
시노: 무조건 좋아할 거야.
히스클리프: 오웬, 찾았으려나……. 카인이 찾아주고 있는데.
시노: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히스는 나쁘지 않아.
히스클리프: 나도 나빠. 훔쳐 먹은 거고.
시노: 처음 해봐?
히스클리프: 블랑셰에서는 부르면 누가 만들어 주니까.
시노: 하긴.
히스클리프: 그만큼의 차이인 것 같아. 나와 너의 차이는.
시노: …….
히스클리프: 옛날 이야기가 듣고 싶어. 그래도 친구라고 말하기 위해서. 묻지말라고 말해도 시노는 코웃음만 칠 뿐, 남득해주지 않잖아.
시노: 옛날의 나는 히스의 친구가 될 만한 놈이 아니야. 지금도 친구는 될 수 없어.
히스클리프: 될 수 있어. 친구 같은 거리에서 이야기하는데, 그런 건 치사해. 나도 상처 받아. 진심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블랑셰를 떠난다는 말을 들으면 슬퍼. 죽으라고 하는 것도.
시노: …….
히스클리프: 화는 나지 않았어. 그저, 알아줬으면 해. 그리고 …… 알고 싶어.
시노: 응…….
히스클리프: …….
시노: 저기……. ……말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히스클리프: 응.
시노: 그걸, 바클라바를. 화해용으로…….
히스클리프: 아, 방금 그 과자? 미안해……. 그냥 먹어버렸어.
시노: 아니……. 나, 말하지 않았고……. 저기……. 저기 말이야……. 나…….
히스클리프: …….
시노: 나……. ……말하러 왔어……. 옛날 일이 아니라, 그……. …….
히스클리프: ……괜찮아. 시노의 마음은 깎이거나 하지 않아. 무거운 짐을, 놓기만 하면 돼.
시노: ……응…….
시노: 심한 말을 해서……. ……죄송해요…….
히스클리프: 나도 미안해……. 시노 …….
시노: ……언젠가……. ……윽. ……언젠가……. ……말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이야기할게…….
히스클리프: ……응…….
디트프리트: ……그러니까, 사과하는 편이 좋아. 그러면 거리의 사람들도 고아원의 사람들도 용서해 줄 거야. 이대로면 아이인데 어디에도 있을 곳이 없어져버려…….
어린 시노: 왜, 내가 사과해야 해? 나도 다른 녀석들에게 똑같은 짓을 당했는데!
디트프리트: 하지만…….
어린 시노: 사과하지 않을 거야! 나는 자유다! 누구의 말도 듣지 않아! 죽어! 죽어! 어디론가 가버려!
디트프리트: …….
어린 시노: 아하하! 얼빠진 자식! 죽어라! 나의 마법, 봤지! 쥐 괴물에게서 살려줬어!
디트프리트: 그렇지…….
어린 시노: 대단해?
디트프리트: 응.
어린 시노: 아하하! 얼빠졌어! 답례는? 답례를 한다고 했잖아! 내가 도와줬으니까!
디트프리트: 함께 머리를 숙여줄 테니까, 다시 고아원에…….
어린 시노: 싫어! 죽어!
디트프리트: 잠깐! 기다려! 가지 마……. 상냥한 말을 배우자. 무서운 말을 쓰지 않도록.
어린 시노: 왜 그래야 하는데!
디트프리트: 미움을 받으니까. 약한 마법사는 미움을 받으면 살아갈 수 없어.
어린 시노: 약하지 않아!
디트프리트: 으음……. 그렇지. 말투를 고치면, 그거……. 정령의 등에서 노래를 들려줄 거야.
어린 시노: ……등? 아까 말했던 램프?
디트프리트: 맞아……. ……아이는 분명 좋아하는 것.
어린 시노: 듣고 싶어. 들려줘.
디트프리트: 좋아. 그러니까 우선, 어……. 죽으라는 말은 그만둘까.
어린 시노: 싫어! 죽어!
디트프리트: 하와와…….
어린 시노: 다른 녀석들도 나한테 이렇게 말해!
디트프리트: 들으면 화나잖아. 열받게 하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 쪽이, 또…… 똑똑해.
어린 시노: ……똑똑해?
디트프리트: 똑똑하지. 사람은 고독하지만…… 말로 연결이 돼. 적어도 심한 말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좋아. 그런 세계는 괴로우니까…….
향신료, 채취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미틸의 심볼 트리도 찾는 것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디트프리트: 아, 아니…….
마법관으로 돌아온 후 나는 다시 한 번 디트프리트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디트프리트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이 나를 보고 있었다.
아……. 무슨 일이라도……?
디트프리트: 아, 그게……. 그 사쿠리피키움, 귀엽다고 생각해서…….
아! 사쿠 쨩 말인가요? 귀엽죠!? 괜찮다면 안아보시겠어요?
디트프리트: 그, 그래도 되나요……?
물론이죠. 여기요!
디트프리트: ……와, 와아…….
(사쿠 쨩의 귀여움에는 디트프리트도 헤롱헤롱하게 되나봐!)
사쿠 쨩을 안는 디트프리트를 보고 나는 득의양양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디트프리트가 허리에 매단 등이 은은하게 빛을 발한다.
디트프리트: 아…….
혹시 정령들이 준비가 된 걸까요?
디트프리트: 그, 그럴 수도 있어요. 돌아온지 얼마 안 됐지만, 다시 한 번 숲에 모여주실 수 있을까요 ……?
네! 모두를 부를게요!

커다란 그루터기에 희미하게 빛나는 정령의 등을 두고 디트프리트는 속삭였다.
디트프리트: ……그러면, 들어주세요. '에임라브 니슐린스'

디트프리트가 주문을 외우자 등이 더욱 강한 빛에 휩싸여간다.
(드디어 정령의 노래를 들을 수 있구나. 대체 어떤 노래일까?)
마법사들도 모여 고요한 숲의 밤에 힐링을 받으며 살며시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중앙의 마법사: …….
북쪽의 마법사: …….
동쪽의 마법사: …….
서쪽의 마법사: …….
남쪽의 마법사: …….
하지만…… 정령의 등은 노래하지 않았다.
미스라: 잠깐 마법관 뒤쪽으로 와주실래요?
디트프리트: 하, 하와……!
오웬: 저기……. 이쪽은 이제 완전히 들으려고 온 건데.
브래들리: 아무렇게나 장사하는거 아니야.
디트프리트: 죄, 죄소, 죄죄죄, 죄소, 죄죄죄죄송합니다……!
미스라: 드럼이라도 칠게요. 저 사람으로.
오웬 아니면 두꺼비 먹이기.
브래들리: 오, 지금 하는 거야. 한 판 해볼까? 너도 같이.
디트프리트: 히에엑……!
그림 속의 스노우: 이봐이봐! 너무 무섭게 굴지 말게나!
그림 속의 화이트: 하지만 이렇게까지 기대한다면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구먼! 어떤가!? 다 같이 이 숲에서 캠핑을 하면서 정령의 노래를 기다리는 건?
미틸: 캠핑!?
리케: 여기서!? 꼭 하고 싶어요!
아서: 재미있는 아이디어군요. 화이트 님! 꼭 그렇게 하도록 하죠!
이렇게 해서 우리는 텐트를 치거나 가구를 준비하고 정령들의 노래를 기다리기로 했다.
무르: '에아뉴 랑블!'
샤일록: 이런, 멋지군요. 편안함을 기억하는 부드러운 빛으로 숲의 다리가 장식되어…….
무르: 예쁘지! 마음에 들어?
콕로빈: 와……. 예쁘다……. 이건 대체……?
샤일록: 정령의 노래를 듣기 위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무르: 잠시 숲에서 지내다가 정령이 노래하기를 기다리는 거야!
콕로빈: 정령의 노래……. 그거, 저도 들을 수 있나요?
무르: 그럴지도!
콕로빈: 들어보고 싶다……. ……아, 그렇지! 죄송합니다만 부탁이 있는데요.
샤일록: 뭔가요?
콕로빈: 아내를 불러와도 될까요? 이 광경을 보여주고 싶어서.
샤일록 / 무르: 어서오세요!
콕로빈: 감사합니다! 바로 불러올게요!
샤일록 / 무르: …….
샤일록: 확실히 인간들의 데이트 장소로 딱이군요.
무르: 로맨틱! 서비스 해버리자! 저쪽 길에도 불을 켤게! '에아뉴 랑블!'
그림 속의 스노우: 오오 ……!
그림 속의 화이트: 예쁘구먼!
그림 속의 스노우 / 화이트: 너무 예뻐!
레녹스: 정말이다. 낮익은 숲을 몰라보겠어요.
그림 속의 스노우: 저 나무의 근처, 한층 더 아름답군.
그림 속의 화이트: 레녹스. 저쪽으로 옮겨주게나.
레녹스: 알겠습니다.
그림 속의 스노우: 이렇게 눈을 부릅뜨고 있으면 정령들의 모습까지 보일 것 같은데.
그림 속의 화이트: 빨리 정령의 노래를 듣고 싶어!
루틸: 레녹스 씨!
히스클리프: 스노우 님, 화이트 님!
루틸: 와아, 멋지다! 꿈같은 풍경이네요…….
그림 속의 스노우: 히스클리프. 루틸.
그림 속의 화이트: 두 사람은 뭘 하고 있는 겐가?
레녹스: 큰 짐이네. 나도 들어줄게.
루틸: 감사합니다. 러그와 쿠션을 가지고 왔어요.
히스클리프: 별이 많은 하늘을 보면서 뒹굴고 싶어서.
그림 속의 스노우 / 화이트: 재밌겠다~!
그림 속의 스노우: 나도 뒹굴어도 돼?
그림 속의 화이트: 그 옆에 나도 뒹굴어도 돼?
레녹스: 나도 괜찮아?
루틸: 물론이죠! 다같이 밤하늘을 봐요!
스노우 / 레녹스 / 화이트: 와이!
히스클리프: 최대한 어두운 곳을 찾자. 스노우 님, 화이트 님, 레녹스. 이쪽으로.
카인: 헤에. 그 나무 껍질, 찢으면 끈도 되는 건가.
시노: 추울 때나 신발이 젖었을 때는 발에 감아 신발을 대신하기도 해.
클로에: 재밌다! 이런 봉제 신발이 있어도 좋겠네!
아서: 둘은 도시에서 자랐으니까.
카인: 나는 어느 쪽인가 하면 강에서 자랐는데. 아서도 나무를 잘 알고 있나?
아서: 시노 만큼은 아니야. 이 나무의 껍질은 건조시켜 두면 착화제를 대신할 수 있어.
시노: 기름이 많으니까.
클로에: 와아……. 같은 나무로 보여도 다 다르구나! 왠지 멋지다! 모두들 멋있어!
아서: 멋있는 건가.
시노: 그거 좋네.
네로: 그러고 보니 양치기 군, 브래들리가 여기저기 데리고 다닌 것 같아서 미안해.
파우스트: 레노를?
네로: 아아. 부탁을 받은 것 같아서.
파우스트: 본인이 양해하고 있다면 좋겠지만. 부탁을 하고 싶어지는 이유는 알아. 레노는 믿을 수 있으니까.
네로: ……. ……어차피 나는 신용할 수 없어……. ……뭐, 원래 신용받는 것도 능숙하지 않으니까, 좋지만…….
파우스트: 갑자기 왜 이래. 혼자 이야기하고.
네로: ……선생까지 그런 말을.
파우스트: 신용하고 있어. 그런데 왜 네가 사과하는 거지?
네로: 에?
파우스트: 데리고 다니는 건 브래들리고, 데리고 다닌 건 레노지? 너의 위치는?
네로: 아……. 나도 데리고 다녔으니까…….
파우스트: 아아, 그렇군. 그런 공감의 방법도 있나. 공부가 됐어.
네로: ……마시멜로 구웠어. 먹을래?
파우스트: 받도록 하지.
레녹스: 무슨 이야기를 하고 계셨나요, 파우스트 님.
파우스트: 레녹스. 딱 좋은 때에. 너는 신용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있었어.
레녹스: 신용? 네로에게?
네로: 뭐, 그런 거야.
레녹스: 그런 말을 들으니 떳떳하지 못하네. 실은 한밤중에 냄비의 내용물을 먹은 적이 있어서…….
네로: 됐어 됐어. 그 정도는 누구라도 상관 없으니까.
파우스트: 다음부터 출출한 밤은 내 방에 오면 돼. 과자를 준비할테니.
레녹스: 어린애 취급을…….
리케: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도 정령의 노래를 들을 수 없었네요.
디트프리트: 죄송합니다…….
리케: 상관 없어요. 이렇게 기다리는 만큼 재미가 더해진다는 거죠.
미틸: 리케, 이쪽으로 와주세요. 레노 씨가 제 화분에 맞춰 화단을 만들어준대요!
리케: 마법관에? 좋겠다! 꼭 보러 가요! 디트프리트, 당신도 가지 않겠나요?
디트프리트: 저……. 저는, 그…….
미틸: 같이 가죠!
디트프리트: ……그러면, 갈까!
리케: 네!
미틸: 가요! 무슨 꽃을 심는게 좋을까?
리케: 벽돌 색으로 맞추고 싶네요!
디트프리트: 벽돌 화단, 좋네요.
미스라: '아르시무'
오웬: '쿠레 메미니'
브래들리: '아도노포텐슴'
에? 와……. 와아……! 뭐하는 건가요!? 등이 부서져요!
미스라: 제대로 노래하라고 압박을 주고 있었어요.
오웬: 의욕이 없는 것 같으니까.
브래들리: 이런 타입의 등은 엉덩이를 두드려 몰아세워야 해.
머, 멈춰주세요! 디트프리트에게 빌려서 가져온 건가요?
미스라: 네.
오웬: 마법으로 재워서.
브래들리: 의자에 잘 놔뒀어.
아, 안된다니까요……! 괜찮으려나……? 고장나지 않았나……?
미스라: 제대로 하세요.
오웬: 제대로 해.
브래들리: 오늘 밤, 알고 있겠지.
위협하지 말아줘……!
피가로: 오늘 밤도 안 된 것 같네.
라스티카: 그렇네요. 또 내일의 기대가 늘어났어요.
무르: 안녕!
카나리아: 안녕하세요.
라스티카: 무르. 카나리아. 안녕.
피가로: 희한한 조합이네. 뭘 가져왔어?
카나리아: 갓 볶은 피스타치오예요.
무르: 짭짤해서 맛있어!
피가로: 좋다, 이런 거. 술이 넘어가.
라스티카: 따뜻한 와인이 먹고 싶어지죠.
샤일록: 그렇게 생각해서 가져다 드렸습니다.
라스티카: 샤일록.
무르: 건배하자, 카나리아!
카나리아: 그래도 되나요?
피가로: 그럼. 잔을 꺼내. 뜨거운 거라면 머그컵도 괜찮나.
카나리아: 담요를 쓰면서 머그컵으로 뜨거운 와인을 마시다니 정말 최고네요.
샤일록: 최고죠.
무르: 위스키도 좋지. 스모키한 거.
피가로: 레노가 갖고 있었는데, 그런 거.
카나리아: 레녹스 씨, 지나가지 않으려나.
오즈: ……리케.
리케: 뭔가요? 아, 향신료가 되는 열매가 말라간다. 어떤가요?
오즈: 어때, 라고는…….
리케: 한 번 갉아보세요.
오즈: ……맵다…….
리케: 좋은 맛인가요?
오즈: 맵다…….
리케: ……나도 조금…….
오즈: 그만둬라.
리케: 괜찮아요. …….
리케: 매워……!
오즈: 말했는데.
리케: 매워……! 좀 더 진심으로 멈춰주세요!
오즈: 진심으로 그만둬라.
리케: 늦었어요!
디트프리트: ……슬슬……. 정령들이 노래를 시작할지도…….
정말인가요!?
디트프리트: ……그 말을 들으니 자신감이 없어졌어요 …….
아아아 …….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데…….
디트프리트: 저 따위의 말은 신용하지 말아주세요…….
스노우: 아니아니, 그렇지도 않네!
화이트: 정령들의 기척은 좋은 느낌으로 굳어져 있다!
스노우: 오늘 밤에는 노래를 시작할 걸세!
디트프리트: 와아…….
아싸!
아키라 / 디트프리트: 다행이다……!
스노우: 호호호. 귀여운 아이들이구먼.
화이트: 무무. 마법관에 기척이 다가오고 있구먼. 저건…….
스노우: 중앙 왕궁의 사람들인가?
24화
스노우 / 화이트: '노스콤니아'
드러몬드: 와, 와앗 ……!
빈센트: 너희들 ……!
드러몬드: 갑자기 나타나지 마라! 깜짝 놀랐잖아!
스노우: 호호호! 그대들, 요즘 자주 오는구먼.
화이트: 기척이 느끼고 왔네! 오늘은 큰 짐을 가져와서 무슨 일이지?
드러몬드: 이것은, 그……. 엣헴. 중요한 책으로…….
스노우: 보여줘~!
화이트: 보여줘~!
드러몬드: 기다려 기다려! 클로에는!? 클로에는 안 왔나!?
스노우 / 화이트: 클로에?
빈센트: 그 자에게는 사정을 설명해놨다. 이것은 오늘 궁정 장인이 완성한…….
스노우 / 화이트: '노스콤니아'
드러몬드: 왓……!
스노우: 이건, 깃발……?
화이트: 의상?
스노우 / 화이트: 반지?
클로에: 아아, 들켜버렸어!
스노우: 오오, 클로에!
화이트: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클로에: 놀래켜주려고 했어. 하지만 오늘 밤 특별한 일이 생기니까, 딱 좋을 것 같아서! '스위스피시보 보이팅고크!'
스노우: 와……!
화이트: 새 의상이구먼!
나와 디트프리트가 달려가자 새 의상을 입은 쌍둥이가 있었다.
(와아……. 엄청나게 화려하고 멋있고 예쁘다……!)
두 사람을 바라보며 클로에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다.
클로에: 멋지다! 너무 잘 어울려!
스노우 / 화이트: 꺄아!
클로에는 나를 알아보자 고양된 듯 볼을 붉히고 등을 바로 잡았다.
클로에: 현자님. 정령의 노래를 듣기 전에 모두를 불러도 될까?
모두를……?
클로에: 응!
클로에는 조심스럽게 빈센트 씨의 팔을 잡아당기고 나에게 소개하듯 그를 향해 손을 내민다.
클로에: 이쪽에서 멋진 선물을 받았거든!
빈센트 씨는 놀란 듯 눈을 깜빡이고는 슬그머니 볼을 풀었다. 기쁜 듯이. 그리고 소년처럼 득의양양하게.
클로에: '스위스피시보 보이팅고크!'
아서: 와아…….
시노: 영웅 같은 옷…….
미스라: 꽤 좋은 옷이네요.
루틸: 클로에의 신상? 대단해! 정말 멋져!
무르: 이 깃발도 최고! 어디서 흔들지? 하늘에서 흔들까?
드러몬드: 엣헴! 정숙하시길. 그러면, 빈센트 님…….
빈센트: 음. 위대한 현자의 마법사들이여. '거대한 재앙' 이 가져온 혼란과 슬픔을 극복하고…… 제군이 보여준 지혜와 불가사의한 힘 덕분에 이 세계에 새로운 질서와 평온이 찾아왔다. 이 공적에 대해 중앙 나라를 대표하여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
빈센트: 오는 날 영웅 헌창식을 거행하고 그 위업을 기려 제군에게 훈장을 수여한다. 또, 식전에 어울리는 의상과 맞춤 반지를 선물하지. 이것은 그쪽에 있는 클로에 콜린즈가 디자인한 것이다.
클로에: 에헤헤.
빈센트: 왕가 일동. 그리고 중앙 나라의 백성 모두가 제군의 헌신과 용기에 감사하고 있다. 앞으로도 함께 평화로운 미래를 향해 나가겠다고 다짐하지.
아서: 숙부님……. 감사합니다.
빈센트: 음. 그리고 현자 공.
네…….
빈센트: 현자 공에게도 옷과 반지가 준비되어 있다.
에……?
빈센트: 클로에. 부탁하지.
클로에: 네! '스위스피시보 보이팅고크'
클로에가 주문을 외우자 내 몸이 옅은 빛에 휩싸였다. 손끝도 부드러운 빛에 감싸여 마치 약속의 손가락을 건 것처럼 온기가 돈다. 내 의상은 모두와 함께 멋진 식전복이 되어 손에는 반지가 빛나고 있다. 디트프리트가 나를 바라보며 후드 밑에서 감탄을 쏟아낸다.
디트프리트: 와아……. 예쁘다…….
나는 내 모습을 다시 보고 설렘과 비슷한 고양을 느꼈다. 이런 멋진 선물을 받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기쁘다……. 모두와 같은 옷 ……. 맞춤 반지 …….)
드러몬드: 현자님의 의상과 반지도 준비하자고 제안한 것은 클로에입니다. 어떠신가요, 현자님. 마음에 드셨을까요?
네……! 너무, 너무 기뻐요!
드러몬드 씨도 빈센트 씨도 상냥한 미소를 짓고 있다. 클로에는 수줍어하면서 모두의 의상을 확인하고 삐뚤어진 부분을 고쳐나갔다.
콕로빈: 와아. 여러분, 멋있어요!
카나리아: 정말 잘 어울려요! 현자님도 같은 옷이군요!
네! 어, 어울리나요……?
콕로빈 / 카나리아: 어울려요!
나는 꿈꾸는 듯한 기분으로 감격하고 있었다. 발밑이 둥둥 떠다니면서 하늘을 날 수 있을 정도로.
무르: 현자님! 저들도 부르지 그래? 정령의 노래를 듣는 것에!
무르의 제안에 나는 눈을 깜빡였다. 어째서, 그렇게 간단하고 훌륭한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나는 빈센트 씨의 손을 두 손으로 잡았다.
괜찮으시다면 함께하지 않겠나요? 오늘 밤……. 아마도 정령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
빈센트: 정령의 노래?
네! 드러몬드 씨도, 콕로빈 씨도, 카나리아 씨도 부디 함께 들어요!
콕로빈: 괜찮나요?
카나리아: 저희도 함께해서…….
두 사람은 인간들 중에서 가장 먼저 마법사들에게 협력해 주셨어요. 그때, 엄청나게 기뻤던 기억이 나요. 드러몬드 씨나 빈센트 씨도 처음에는 싸우기도 했지만……. 이런 멋진 선물을 준비해 주셨고요.
드러몬드 / 빈센트: …….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겠나요?
드러몬드: ……어떤가요, 빈센트 님.
빈센트: 나는 상관 없다만…….
드러몬드: 저는 조금 들어보고 싶습니다. 정령의 노래라는 것을…….
무르: 그렇지!
콕로빈: 그렇죠!
드러몬드: 모, 목소리를 모으지 마라!
무르: 호기심은 대단한 거야!
콕로빈: 들어보죠, 드러몬드 님! 분명, 평생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평생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 신기한 체험. 이 세계에 온 지 얼마나 됐을까. 담쟁이 덩굴에 덮인 성과 마수. 아름다운 유성군과 분열. 그림책 속의 신기한 세계. 드래곤과의 만남과 무지개빛 비. 그래도 이상하게 마주칠 때마다 아이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많은 사람들과 만나 기묘한 수수께끼의 정체를 파헤치고, 멋진 선물에 눈물이 핑 돈다.
아……. 죄송해요. 멋대로……. 여러분은 괜찮을까요? 정령의 노래를 듣는 시간에 콕로빈 씨들을 초대해도.
브래들리: 별로 상관없어. 노래가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
아서: 중앙 나라의 인간으로서 초대해 주셔서 현자님께 감사드립니다.
네로: 뭐……. 요리도 과자도 많이 있고.
감사합니다. ……디트프리트도 괜찮나요?
디트프리트: 네……. 향신료 버터 수프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 같고.
샤일록: 만약 괜찮으시다면 맛있는 닭고기를 받았으니 국물에 사용해 주세요.
디트프리트: 아……. 감사합니다.
샤일록: 수줍음 많은 사랑스러운 분. 당신의 비법의 맛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특별하고 자극적인 것이면 좋겠는데……. 디트프리트.
디트프리트: 하……. 하와…….
이렇게 해서 우리는 정령의 노래가 밤의 숲에 울려 퍼지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마법사도, 인간도 함께.
히스클리프: 밤이 되었네…….
시노: 슬슬 가볼까. 오늘 밤이야말로 듣게 해줘, 디트.
디트프리트: 디트프리트.
시노: 저 녀석, 국왕의 동생이라고. 이렇게까지 했는데 못 들으면 큰일이니까.
디트프리트: 그, 그런 말……. 들어도…….
히스클리프: 괜찮아, 디트. 몰아붙이지 마, 시노. 그의 잘못이 아니잖아.
시노: 알고 있지만 바로 들려줬으면 한다고 생각하게 되잖아.
네로: 디트, 다 됐어. 스파이스 버터 수프. 맛 좀 봐줘.
디트프리트: 네, 네…….
카인: 카레 냄새가 나는데?
라스티카: 카레 냄새네.
리케: 대단해! 이 숲에서 모은 것에서 카레가 되는군요!
드러몬드: 오오! 바클라바가 아닌가요.
아서: 맞아. 너의 고향의 과자라고 하니, 오즈 님께서 만들어 주셨어.
드러몬드: 이걸 오즈가? 아……. 아니, 오즈 님이…….
오즈: …….
리케: 첫 번째는 네로와 함께 만들고 있었던 것 같았지만, 오늘은 거의 혼자서 만들고 있었어요. 시럽은 제가 뿌렸고요!
오즈: 그렇다.
아서: 오즈 님은 과자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는데, 드러몬드는 의심했으니까. 어때. 이걸로 믿을 수 있지?
드러몬드: 하아……. 정말이지, 훌륭한 분…….
리케: 또 같이 만들어요!
오즈: 그래.
아서: 그런데 카인은 어디로 갔지?
카인: 여기. 바클라바.
오웬: …….
카인: 안 먹어?
오웬: 더 할 말은 없어?
카인: 나한테만 사과하게 하는 거야?
오웬: 의심했잖아. 나쁜 짓을 한 건 너야.
카인: 그러면 눈은?
오웬: …….
카인: 나의 눈을 빼앗은 것은? 그거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지 않고, 나에게만 사과하게 하는 건가?
오웬: ……나는 나쁜 마법사야. 너는 정의의 기사잖아?
카인: 친구라면 대등해지고 싶어.
오웬: 너는 약하고, 나는 강한 마법사야.
카인: 친구라면 상관없어.
오웬: 친구가 아니야.
카인: 아아 그래. 그러면 나만 사과할게. 미안해, 오웬.
오웬: …….
카인: 일단 먹어. 나는 달아서 많이 못 먹거든.
오웬: 그럼 내 거야.
카인: 그래.
오웬: ……. 사과하지 않아도 돼. 나도 사과하지 않을 테니까, 사과하지 않아도 돼. 그러니까 …….
카인: …….
오웬: 조금만 더 여기에 있어.
카인: ……. ……뭐, 그 정도는.
루틸: …….
브래들리: 여어.
루틸: 브래들리 씨. 버터 치킨 카레, 드셔보셨나요? 카레가 아니지. 닭고기가 들어간 향신료 버터 수프.
브래들리: 치킨을 먹는 건 나중에다.
루틸: 에!? 브래들리 씨가!?
브래들리: 이리 와. 포옹하자.
루틸: 상관 없지만…….
브래들리: ……윽.
루틸: 와앗…….
브래들리: ……고마워. 네 덕분에, 그 녀석의 영혼은 자유로워졌어.
루틸: ……브래들리 씨 ……?
브래들리: ……치킨 카레, 먹고 올게. 어쨌든 고마워. 그럼.
루틸: 네…….
루틸: 무슨 일이지? 그 녀석이라니, 대체…….
레녹스: 일방적인 남자네. 갈라지는 것이 무리일 정도로.
루틸: 레노 씨…….
레녹스: 내가 설명할게. 오늘, 앰브로즈에게서 편지가 왔어.
루틸: 앰브로즈 씨? 시인 앰브로즈 씨 말인가요? 아는 사이였군요.
레녹스: 브래들리의 옥중에서의 친구가 앰브로즈에게 유언을 맡기고 있었다고 관리에게 들었어. 브래들리의 친구는 랜돌프라고 하는데, 독서가였고 시도 만들고 있었다고 해.
루틸: 감옥 안에서 시를…….
레녹스: 아아. 그 시가 중앙 시인들의 모임에서 소문이 나서 몇 번이나 시인이 찾아왔었나봐. 그래서 앰브로즈와 인연이 생겼고……. 시집을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점차 약해져서……. 바로 얼마 전에 돌이 되었어.
루틸: 어머…… 그랬었군요……. 하지만…… 브래들리 씨의 고맙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앰브로즈 씨는 알고 있지만, 랜돌프 씨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요. 감사의 말을 듣는 것은…….
레녹스: 저번에 앰브로즈와 연시를 만들었지? 사실 전반의 두 줄은 앰브로즈가 아니라 랜돌프가 쓴 것이야.
루틸: 에?
레녹스: 앰브로즈는 사과하고 있었어. 제멋대로 행동해서 미안하다고. 랜돌프는 앰브로즈와 밖에 연시를 한 적이 없어. 그래서, 적어도 최후에 누군가 다른 시인과 연시를 만드는 체험을 시켜주고 싶었다고 해.
루틸: 그랬군요……. 그런데 저, 실패해 버려서…….
레녹스: 실패 같은 건 하지 않았어. 실패는 커녕, 루틸은 그를 구한 거야.
루틸: 구했다……?
레녹스: '차가운 돌담에 등을 맡기고 마른 손가락을 쓰다듬는 여행의 끝.' 이건 감옥 안에서 죽어가는 자신의 삶을 시로 옮긴 거야. 하지만 루틸은 돌담을 절벽이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이어갔지. '붉은 흙, 절벽 위 하늘엔 거대한 매가 날아 끝없이 펼쳐진 대지를 바라본다.' 감옥에서 끝나는 삶의 시가 남쪽 나라 하늘을 자유롭게 누비는 거대한 매의 시가 되었다.
레녹스: 남쪽 나라에서 적토 절벽이 익숙한 루틸이기에 쓸 수 있는 시였어. 루틸은 그의 얼굴도 모르지만, 시와 말로 그를 구했어. 그래서 브래들리는 감사의 말을 전한 거야.
루틸: 나의 시가……. ……저, 실패해서 이상한 말을 써서, 흠칫하게 해버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레녹스: 충격이었겠지. 재빨리 보여주려고 서둘러 감옥으로 향했다고 하더라. 랜돌프는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었다고 해. 마지막에, 다시 한 번 하늘을 날 수 있었다고.
루틸: ……랜돌프 씨……. 그랬던 거였군요……. ……기뻐요. 무엇이 기쁜지는 모르겠지만, 말로 누군가와 연결될 수 있고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기적이 기뻐요.
루틸: '차가운 돌담에 등을 맡기고 마른 손가락을 어루어만지는 여정의 끝. 붉은 흙, 절벽 위 하늘에는 거대한 매가 날아 끝없이 펼쳐진 대지를 바라본다.' ……이 시, 소중히 여길게요. 랜돌프 씨…….
루틸: 고마워요. 안녕히 계세요……. 당신의 영혼에 축복을……. '오르토니크 세토마오졔'
디트프리트: …….
(아……. 디트프리트. 걱정스럽게 등을 쳐다보고 있어. 내가 허풍을 떨었으니 정령이 제대로 노래할지 걱정이겠지…….)
디트프리트.
디트프리트: ……현자님…….
괜찮아요. 만약 노래를 들을 수 없게 된다고 하더라도, 당신의 잘못이 아니에요. 같은 옷에 들떠서 모두를 모은 것은 저니까요…….
디트프리트: 좋죠, 같은 옷……. 동료…… 같아서.
……디트프리트는 어디에 집이 있나요? 같이 사는 사람이라던가…….
디트프리트: 어…… 없어요……. 저는 혼자가 좋……. ……좋아하지는 않지만……. 사람과 있는 것이, 서투르다고나 할까…….
죄송해요……. 말려들게 해서. 큰 규모로…….
디트프리트: 앗……. 아, 아니에요……! 지금은 그런, 싫지는 않고……. 여기는 떠나게 될 장소니까…….
…….
25화
디트프리트: 또 방문할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떠나갈 수 있어. 그런 부분은 싫지 않아요.
……어째서 혼자가 좋나요? 디트프리트는 매우 착하고, 상냥하고……누구와 함께하는거, 잘할 것 같은데.
디트프리트: 특기라고 하면……. 특기죠. 하지만 저…… 조절이 안돼서.
조절이?
디트프리트: ……너무 많이 연결되어 버리면……. 기대에 부응하기만, 라고 할까. 기대에, 답할 수 없어서…….
…….
디트프리트: 으음……. 태어나서부터, 계속 같은 사람과 살아왔어요. 그 사람의 기대에 계속 부응해, 안심시켜주는 것이 저의 역할로…….
……누구인지 물어봐도 되나요?
디트프리트: 어머니……. 저의 어머니는 제가 마법사라는 걸 들키는 것을, 계속…… 무서워했어요. 들키지 않는다고 안심시켜주는 것이, 저의 인생의 전부인 느낌…… 이었죠. 어머니가 죽을 때까지…….
디트프리트: 그…… 그건 후회하지 않아요. 한껏 기대에 부응해서…… 안심시켜줄 수 있었고. ……하지만 저의 슬픔은 그녀의 슬픔이고, 그녀의 기쁨이 저의 기쁨이었으니까……. 저는…… 저의 기쁨을 알고 싶어졌어요. 누군가의 기대에 응하거나…… 누군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디트프리트: 그렇게 생각하고…… 고향을 나와 시노를 만났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너무 연결되어 있었어요. ……하지만, 시노는 누구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아서……. 그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서……. 부모가 되어줄 수 있을까 하면서 망설이다가 도망쳐 버렸지만…….
그랬군요…….
디트프리트: ……가끔, 누군가와 마음을 연결하고 싶어져요. 누군가에게 요구되는 것도 있으면, 요구하고 싶어지는 것이 생기고……. 그렇지만 저는 자유롭고 싶으니까, 정말 좋아하는 사람도 자유롭게 있어줬으면 해요. 그러니까 마음은 연결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해서……. 나는 고독하고…… 고독은 자유다.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고 혼자서 책임을 질 수 있어요.
…….
디트프리트: ……외로울 때도 있어요.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돌이 되다니……. 그 미래에 오열할 정도로 울기도 하지만요……. 예쁜 꽃을 보거나, 오랜만에 비가 그쳤을 때 누군가와 나누고 싶을 때도……. 심한 고통이 계속되고 끝이 보이지 않을 때, 누군가가 곁에 있으니 힘내라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구하러 왔으니까 이제 괜찮다고. 그런 말을 듣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럴 때에는 반드시…… 내 마음은, 엉망으로 녹아버릴 테니까…….
디트프리트: 누군가와 섞이면 떼어낼 수 없다고 생각해……. 그것은 분명,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이라서……. ……나는 또, 나를 잃고……. 답답하지만 안심하고 편안하게 눈을 감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
디트프리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달콤하고 무서운…… 느낌. 누군가와 마음을 연결하고 있어도, 제대로 걸을 수 있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 저는 할 수 없어요. 전부 주고 싶어져 버리고, 전부…… 갖고 싶어져버려. 저는 마법사라 다행이에요. 오래 살 수 있으니까……. 그녀가 죽을 때까지 그녀를 위해 살았어요……. 지금은 나를 위해 자유롭게 살고 있고.
디트프리트: ……현자님. 인간은 짧으니까 어렵네요. 남을 위해서만 살면,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리고……. 자신만을 위해 산다면 누구와 마음을 이어갈 수 없다. 어느 쪽이 옳다던가, 어느 쪽이 나쁘다는게 아니라…….
디트프리트: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질문이었다.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디트프리트: ……너무 갑갑하거나, 너무 외롭거나 하지는 않나요……? 저희들, 마법사와 달리 인간은 재주가 있으니까……. 적당히 살고 있다…… 라는 느낌인가요?
저……. 저는……. 어떨까요……. 기대에 부응하고 싶을 때도 있고……. 나를 우선시하고 싶을 때도 있고……. 누군가로 결정되고 싶지 않을 때도 있고, 내가 결정하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때도 있고……. 빼앗기는 것도 싫지만, 빼앗는 쪽이 되는 것도 싫고…….
그러면 원하는 걸 어떻게 구해? 중요한 걸 어떻게 지키냐고. 라는 말을 들어도 모르겠어서……. 각오가 있는 사람들이, 손을 더럽히는 것을 잠자코 보고 있는 것만은 되고 싶지 않은데…….
디트프리트: …….
……저는 분명, 자유도 연결도 원해요. 고독해질 각오는 없지만, 자유를 원하고……. 불편함은 싫다고 생각하면서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어. 왕처럼 제멋대로. ……하지만, 모두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걸지도.
디트프리트: 맞아요. 그러니까……. 느긋하다…… チルる 정도가 딱 좋은 것 같아요.
그 단어를 외워주신 건가요?
디트프리트: 좋은 말이었으니까…….
디트프리트: ……같은 장소에 있고, 왠지 모르게 여유롭거나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원할 때 떠나고 남은 분도 말리지 않는다. 단지, 기분 좋은 시간의 기억만 달빛처럼 남아…….
그때, 문득 디트프리트의 등이 반짝였다.
디트프리트: 아……. 슬슬…….
시노: 들을 수 있을 것 같나?
디트프리트의 모습을 눈치채고 시노가 다가온다.
디트프리트: 맞아요.
아서도 마찬가지로 이쪽을 향해 걸어왔다.
아서: 현자님. 시노. 정령의 노래가 시작될 것 같나요?
아서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웃는 얼굴하고 숲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두에게 전했다.
아서: 모두들! 슬슬 정령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서의 목소리에 각자의 장소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도 모여든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먼 곳에서 등을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령의 등이 두둥실 빛을 발한다. 밤하늘과 어우러지듯 고요한 숲은 숨쉬고 있었다. 무수한 보석을 흩뿌린 듯, 별들은 밤하늘에 빛나고 있다. 나무들 사이를 누비는 바람이 그 빛을 지상으로 유인하는 것 같다.
별빛을 받아 숲의 푸른 잎들은 고요히 반짝이고 나무들의 줄기에는 자잘한 그림자가 비친다. 공기는 맑고, 꽃향기와 습기를 머금은 밤이슬이 심호흡을 할 때마다 가슴 속을 가득 채웠다. 열린 자리에 등을 놓고 디트프리트가 모두를 바라본다. 그리고 속삭이듯 말했다.
디트프리트: 그러면…… 들어주세요. '에임라브 니슐린스'

디트프리트가 주문을 외우자 등이 옅은 빛에 휩싸였다. 등이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한다. 부드럽게 흩날린 빛이 밤의 숲의 풍경을 둘러싸고 춤을 추었다. 등에 켜진 황금빛 불꽃은 별들에게 호응하듯 눈부신 빛을 발했다. 그림 같은 나뭇잎을 비추며 하나하나 별자리처럼 돋보이게 한다.
이윽고 등은 커졌다. 빛은 더 크고 따뜻함을 더해 이상한 세계로 숲을 감싼다. 그리고, 정령의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Process
Swords in our hands
우리의 손에 있는 검
And justice in our heads
그리고 우리의 머리에 있는 정의
The birds looking down on our land
우리의 땅을 내려다보는 새들
War in our hands
우리의 손 안에 있는 전쟁
A dream for peace in our heads
우리의 머릿속의 평화를 위한 꿈
And lovers’ tears dampen our land
그리고 연인들의 눈물이 우리의 땅을 적시네
Remember when we’re young
우리가 어렸을 때를 기억해봐
Even if we are fair as fair can be
우리가 아무리 공정하다고 하더라도
Not everyone gets a cookie
모든 사람이 쿠키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어
All along As the time goes on
항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The river flowing between us has widened the gap
우리 사이를 흐르는 강이 격차를 벌렸지
They say
그들은 말해
You’re the one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라고
Destined to lead us to triumph
우리를 승리로 이끌 운명이라고
Until I have lost my crown
내가 왕관을 잃기 전까지는
I never thought that they could be wrong
그들이 틀렸다고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어
We don’t live in a story
우리는 이야기 속에 살고 있지 않아
Even if we are fair as fair can be
우리가 아무리 공정하다고 하더라도
Not everyone gets a happy ending
모두가 해피엔딩을 맞이하는 건 아니야
-
Swords in our hands
우리의 손에 있는 검
And justice in our heads
그리고 우리의 머리에 있는 정의
The birds looking down on our land
우리의 땅을 내려다보는 새들
War in our hands
우리의 손 안에 있는 전쟁
A dream for peace in our heads
우리의 머릿속의 평화를 위한 꿈
And lovers’ tears dampen our land
그리고 연인들의 눈물이 우리의 땅을 적시네
Say I’m the one
내가 그 사람이라고 가정해봐
Destined to lead us to triumph
우리를 승리로 이끌 운명이라고
Now that I have lost my crown
나는 이제 왕관을 잃어버렸으니
Maybe we should focus on our ways
우리는 우리의 방식에 집중해야 할지도 몰라
Come up with a new method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보자
Bliss goes deeper than the surface
행복은 표면보다 더 깊어
It is love
그건 사랑이라고 할 수 있어
Destined to lead us to triumph
우리를 승리로 이끌 그 운명을 말이야
I’m glad l have lost my crown
나는 내가 왕관을 잃어버려서 기뻐
It wasn’t needed all along
내내 필요하지 않았거든
We don’t live in a story
우리는 이야기 속에 살고 있지 않아
We still aim to be fair as fair can be
우리는 여전히 최대한 공정함을 목표로 해
We’re still looking for a happy ending
우리는 여전히 행복한 결말을 목표를 찾고 있어
아서: ……이 선율은…….
리케: 이 노래……. 왠지, 매우 친밀하게 느껴져요…….
아서: 혹시……. 중앙의 정령이 노래하고 있는 걸까.
카인: 그렇네……. 그리운 옛날에 들은 것 같아.
아서: 오즈 님…….
오즈: 아아. 중앙의 정령들의 기척이다.
리케: 예쁘다. 마치 아침 기도 시간을 음악으로 만든 것 같아.
아서: 아아……. 나도 성에서 비를 맞으며 왕도의 경치를 내려다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
카인: 나도 왠지 기사단에 있을 때가 생각나. 청렴하고 등이 굳게 서있는 것 같네.
아서: 오즈 님은? 무언가, 생각나는 풍경이 있나요?
오즈: ……보검을 손에 쥔, 너의 모습이다.
정령이 연주하는 선율은 먼 별에서 쏟아지는 빛처럼 늠름하게 울렸다. 마음 속에 신념을 밝히는 듯한 음색이 아름답게 스며든다. 사람들의 미래를 지켜보는, 영웅의 각오까지 깃든 노랫소리다. 노랫소리에 호응하듯 갑자기 등의 불빛이 더 강해졌다.
콕로빈: 아……! 등의 빛이 부서져 밤하늘에 날아올랐어……!
카나리아: ……예쁘다……. 작은 빛의 알갱이가 별똥별 같아…….
콕로빈: 어두운 숲에도 작은 빛이 떠있어. 숲과 밤하늘이 구별이 되지 않게 되어버릴 것 같아 …….
콕로빈 씨와 카나리아 씨의 작은 중얼거림은 기적을 본 감격에 떨고 있다. 등이 만들어낸 별들이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늘로 반복적으로 오간다. 하늘과 숲이 마치 하나의 큰 악보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콕로빈: 대단해……. 대단하네, 카나리아.
카나리아: 응……. 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
몇몇 마법사들이 자연스럽게 손을 잡고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마법사의 몸이 두둥실 공중에 뜬다. 작은 웃음소리가 별들 사이로 녹아든다.
드러몬드: 빈센트 님……. 마법사들이 달밤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아…… 아서 님……. 정말 아름다워…….
빈센트: ……보고있다.
드러몬드: 이것은, 뭐라고 할까요……. 자연스럽게 몸이 춤을 추기 시작할 것 같은 가락이군요…….
빈센트: ……. 아아, 그렇군…….
바람이 나르는 달콤한 향기 속에서 밤에 피는 꽃들 사이로 빛 알갱이가 반짝인다. 우주에 떠있는 듯한 아름다움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진다. 그때, 중앙의 마법사들이 등이 놓인 곳으로 모여들었다.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것처럼 친구를 응원하듯 주문을 외워간다.
아서: '파르녹턴 닉스지오'
카인: '그라디아스 프로세라'
리케: '산레티아 에디프'
오즈: '복스노크'
이들의 주문이 울리자 빛 알갱이가 숲 중심으로 모여들기 시작해 커다란 별 모양을 그렸다. 주문을 외운 오즈는 순간 잠에 빠져들었지만 카인과 아서의 부축을 받고 몸을 일으킨다. 숲에 깃든 별빛은 보는 이에게 희망을 거는 듯한 눈부신 빛을 발하고 있엇다. 모든 것이 조용히, 하나의 유대로 연결되어 가는 것 같은 미래에 대한 기도가 가득 차있다.
이윽고 노랫소리는 조용히 사라져갔다. 정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은 박수와 갈채가 터져나왔다. 마법사들도 인간들도 말로 많은 것을 말하지 않고 멋진 시간을 맛보고 있다. 디트프리트는 몸을 일으키도 귀를 등에 가까이 댄다. 그리고 허리를 쭉 펴고 이렇게 말했다.
디트프리트: 계속해서…… 들어주세요. '에임라브 니슐란스'
디트프리트가 주문을 외우자 등이 다시 옅은 빛에 휩싸였다.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등이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한다. 부드럽게 흩날린 빛이 밤의 숲 풍경을 둘러싸고 춤을 추었다. 신록처럼 푸르른 빛깔의 불꽃이 숲의 화초에 호응하듯 부드러운 빛을 발한다. 그림자 같은 나뭇잎을 비추고, 따뜻한 사람들의 영위와 비슷한 웅성거림이 주위에 자리잡는다.
이윽고 등은 더 커졌다. 빛은 더 크고 따뜻함을 더해 이상한 세계로 숲을 감싼다. 그리고 정령의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 Life we sow
Sunny days over gold
금빛이 찬란한 날들
We walk upon the soil
우리는 흙 위를 걸어
Singing alayli o alayli o
노래하자 알릴리오 알릴리오
Dragging down on the plow
쟁기를 땅에 갈며
Here is the life we sow
우리가 심은 삶이 여기에 있어
Singing alayli o alayli o
노래하자 알릴리오 알릴리오
Tiny Tiny raindrops
아주 작고 작은 빗방울들
Bouncy new leaf
탱탱한 새 잎
Dance, bouncy new leaf
춤추는, 탱탱한 새 잎
Children of the sea
바다의 아이들
Children of the land
땅의 아이들
Children on the hills
언덕 위의 아이들
And children in the sand
그리고 모래 속의 아이들
Chasing over happiness
나는 행복을 쫓아서
I have travelled all the way to here
여기까지 여행해 왔어
Until I discovered
내가 발견하기까지 몰랐어
Being happy means to eat, and grow, and sleep
행복하다는 것은 먹고, 자라고, 잠자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Do you see?
너에게 보이니?
-
Under a silver moon
은빛 달 아래에서
We pick the ripened fruits
우리는 숙성된 과일을 땄지
Singing alayli o alayli o
노래하자 알릴리오 알릴리오
Sweetest ones for my love
내 사랑을 위한 가장 달콤한 것을
Inside a wooden box
나무 상자 안에 넣었어
Singing alayli o alayli o
노래하자 알릴리오 알릴리오
Sunny days over gold
금빛이 찬란한 날들
We walk upon the soil
우리는 흙 위를 걸어
Singing alayli o alayli o
노래하자 알릴리오 알릴리오
Dragging down on the plow
쟁기를 땅에 갈며
Here is the life we sow
우리가 심은 삶이 여기에 있어
Singing alayli o alayli o
노래하자 알릴리오 알릴리오
Tiny Tiny raindrops
아주 작고 작은 빗방울들
Bouncy new leaf
탱탱한 새 잎
Dance, bouncy new leaf
춤추는, 탱탱한 새 잎
Children of the sea
바다의 아이들
Children of the land
땅의 아이들
Children on the hills
언덕 위의 아이들
And children in the sand
그리고 모래 속의 아이들
Chasing over happiness
행복을 쫓아서
I have travelled all the way to here
여기까지 여행해 왔어
Until I discovered
내가 발견하기까지 몰랐어
Being happy means to eat, and grow, and sleep
행복하다는 것은 먹고, 자라고, 잠자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Do you see?
너에게 보이니?
Chasing over happiness
행복을 쫓아서
I have travelled all the way to here
여기까지 여행해 왔어
Until I discovered
내가 발견하기까지 몰랐어
Being happy means to eat, and grow, and sleep
행복하다는 것은 먹고, 자라고, 잠자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Do you see?
너에게 보이니?
루틸: 아……. 이 노래는…….
미틸: 이거……! 분명 남쪽 정령님의 노래예요! 그렇죠……!?
레녹스: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정말이다……. 남쪽 땅의 기척이 느껴져. 신기한 느낌인걸. 중앙 나라의 숲에서 이렇게나 남쪽의 공기에 잠길 수 있다니…….
미틸: 저……. 왠지 설레고 힘이 났어요!
루틸: 나도! 침대에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된 수다가 들끓었을 때의 기분!
미틸: 키우던 화단에 새싹이 많이 돋아난 걸 발견한 기분!
레녹스: 그렇네……. 하루의 끝 같기도 하고, 시작같기도 해. 루틸, 미틸. 우리도 춤추자.
루틸 / 미틸: 네!
미틸: 선생님도! 이쪽으로 오세요!
피가로: 아아. 함께 있을게.
웃음소리와 함께 달려나온 형제가 밤하늘로 날아올랐다. 낮의 열을 막 식힌 듯한 마른 바람이 두 사람의 망토를 휘날린다. 정령이 연주하는 선율은 멀리 들리는 허밍처럼 부드럽다. 문득 멈춰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싶어지는 듯 따뜻한 선율이 마음에 스며든다. 결코 화려하지는 않지만, 확실히 살아있는 자 모두를 감싸는 듯한 노랫소리다. 노랫소리에 호응하듯 ㅡ닷없이 등의 빛이 강렬함을 더했다.
콕로빈: ……바람이……!
카나리아: 아……. 바람을 타고 빛이……. ……저건, 빛의 꽃잎……!?
드러몬드: 등의 빛이 꽃처럼 지고, 숲에 쏟아지고 있어…….
빈센트: ……! 드러몬드. 너의 발 밑에서 꽃이 피기 시작했다.
드러몬드: 세상에!? 핫……. 빈센트 님의 발 밑에도……!
카나리아: 사랑스러운 작은 꽃……. 이것도 등의 마법일까……?
마법사들에게도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이윽고 빛은 숲을 빛나는 화원으로 바꾸고 공기에는 희미하게 달콤한 향기가 감돌았다. 등이 만들어낸 꽃보라가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늘로 반복한다. 그때, 남쪽 마법사들이 등이 놓인 곳으로 모여들었다. 친애를 향하도록. 유대와 생명을 서로 확인하도록. 주문을 외워간다.
루틸: '오르토니크 세토마오졔'
미틸: '오르토니크 세아르시스피르쳬'
레녹스: '포세타오 메유바'
피가로: '폿시데오'
이들의 주문이 울리자 빛의 알갱이가 숲의 중심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큰 꽃 모양을 그려나간다. 그것은 단순한 빛이 아니라, 보는 사람을 온기로 감싸는 듯한 부드러운 빛을 발하고 있다. 모든 것이 조용히 하나의 대지로 되돌아가는 듯한 우애에 대한 기도가 가득하다. 이윽고 노랫소리는 조용히 사라져 갔다. 정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은 박수와 갈채가 터져나왔다. 마법사들도 인간들도 누군가와 함께하는 행복의 여운을 맛본다.
디트프리트는 몸을 일으키고 귀를 등에 가까이 댄다. 그리고 허리를 쭉 펴고 이렇게 말했다.
디트프리트: 계속해서…… 들어주세요. '에임라브 니슐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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