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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4 이벤트 스토리

[달에게 사랑받는 세계에서 당신과] 26화

26화

 

디트프리트가 주문을 외우자 등이 옅은 빛에 휩싸였다. 다시 등이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한다. 부드럽게 흩날린 빛이 밤의 숲의 풍경을 둘러싸고 춤을 추었다. 환영 같은 창백한 불꽃이 숲의 나무들에게 호응하듯 시원한 빛을 발했다. 동시에 주변에 옅은 안개가 낀다. 차고 습한 공기가 숲을 채워간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희미한 물소리가 숲 전체에 숨어들어가는 생명의 기운을 알린다. 이윽고 등이 커지자 희미한 빛이 안개 속으로 번졌다. 습한 공기를 담그고 빛이 물방울에 반사돼 잎과 이끼가 희미하게 반짝인다. 그리고 정령의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시노: ……이 기척…….

 

히스클리프: 선생님. 이 노래는…….

 

파우스트: 아아. 동쪽의 정령이 노래하기 시작한 것 같군.

 

네로: 알 것 같네. 익숙한 기척이야.

 

시노: ……안개에 섞이는 듯한…….

 

히스클리프: ……오래된 나무처럼, 등줄기가 하늘까지 뻗는 듯한…….

 

파우스트: ……어두운 그림자에 섞이는 듯한…….

 

네로: ……물 밑으로 가라앉는 듯한…….

 

시노: …….

 

히스클리프: …….

 

파우스트: …….

 

네로: …….

 

동쪽 나라의 마법사들도 훌쩍 어두운 밤하늘에 날아올랐다. 화려하게 빛나느 달 그림자 아래, 절제되고 엄숙한 춤을 추고 있다.

 

디트프리트: …….

 

젖어 있는 굵은 나무 그늘에서 디트프리트도 둥실둥실 몸을 흔들고 있었다. 정령이 연주하는 선율은 숲을 감싸는 비가 속삭이듯 울고 있다. 마음속 깊이 고독을 밝히는 듯한 음색이 피부와 마음에 직접 닿는 것 같다. 환상적이고 안개 속에서 검은 어둠에 비친 듯한 불온한 음색을 담고 있는 노랫소리. 주위의 정적을 한층 더 짙게 하면서 문득 등의 빛이 강함을 더했다.

 

콕로빈: 아 ……안개의 알갱이가 금과 은처럼 빛나서 하늘에…….

 

카나리아: ……빛나는 가는 실이, 숲에 쏟아지고 있는 것 같아.

 

콕로빈: 안개도 희미하게 빛나고 있어. ……왠지 조금 무서운 것 같기도 하고…….

 

카나리아: 하지만, 정말 예뻐…….

 

드러몬드: 오오……. 등의 빛의 흔들림에 안개의 빛이 호응하고 있는 것인가……. 마치 숲 저네가 조용히 호흡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빈센트: ……동쪽의 숲은, 이렇게나 생물의 기척이 짙은 것인가……. 사람을 끌어당기면서도, 어딘가 거부하는 듯한 불온함이 섞여있어…….

 

콕로빈: ……무서운 듯한…….

 

드러몬드: 조용히, 서글픔이 감돌아 안정되는 듯한…….

 

다른 마법사들도 침묵한 채 조용히 몸을 흔들고 있다. 빛과 안개는 아름다우며 가까이 가면 사라질 것 같은 덧없음이다. 등이 만들어낸 빛나는 안개가 섬세한 무늬를 그리며 감돌아간다. 그때, 동쪽 마법사들이 등의 자리로 모여들었다. 예의를 갖추듯, 고독 속의 평온을 지키듯, 주문을 외워간다.

 

시노: '맛차 스디파스'

 

히스클리프: '레프세바이브러프 스노스'

 

네로: '아도노디스 옴니스'

 

파우스트: '사티르크나도 무르크리도'

 

이들의 주문이 울리자 안개가 한꺼번에 빛을 모아 숲 전체가 옅은 푸른색와 은빛으로 뒤덮였다. 그 빛은 숨을 삼킬 정도로 아름다웠고, 슬프도록 고고한 빛을 가지고 있었다. 숲 속에서 무언가가 깨어난 듯한 여운과 젖은 고요가 차오른다.

 

이윽고 노랫소리는 조용히 사라져갔다. 정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은 박수와 갈채가 터져나왔다. 마법사들도, 인간들도 말로 많은 것을 말하지 않고 멋진 시간을 맛보고 있다. 디트프리트는 몸을 일으켜고 귀를 등에 가까이 댄다. 그리고 허리를 쭉 펴고 이렇게 말했다.

 

디트프리트: 계속해서…… 들어주세요. '에임라브 니슐란스'

 

디트프리트가 주문을 외우자 등이 옅은 빛에 휩싸였다. 다시 등이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한다. 부드럽게 흩날린 빛이 밤의 숲의 풍경을 둘러싸고 춤을 추었다. 유혹하듯 조심스럽게 흔들리던 불길이 점차 대담함을 더해간다. 어둠의 숲을 화려한 금과 흥의 세계로 물들였다. 빛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도발하듯, 시선을 빼앗듯, 열정적인 격렬함을 띠고 있다. 숲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 춤을 추기 시작하는 듯한 환영이 시작된다. 부드러운 과일 같은 냄새가 주변에 퍼져 감미로운 흥분을 주고 사람들을 아찔하게 만든다. 그리고 정령의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무르: 최고다! 몸이 타는 것 같아!

 

샤일록: 이 얼마나 관능적인 춤인가요.

 

클로에: 두근두근거려서 열에 녹아버릴 것 같아.

 

라스티카: 이 얼마나 멋진 밤인지!

 

무르: 자, 같이!

 

샤일록: 네.

 

클로에: 춤추자!

 

라스티카: 아아, 나를 마음대로 해줘.

 

서쪽 나라의 마법사들이 밝은 밤하늘에 날아올랐다. 빛과 소리가 최고조에 달해 위험하고 감미로운 매혹적인 춤이 시작됐다. 그들이 춤을 출 때마다 붉은색이나 은빛이 휘날리고, 그것은 이윽고 꽃잎이 되어 간다. 봐서는 안 될 것 같은, 호기심을 멈출 수 없는 것 같은, 욕망과 애집의 빛. 불꽃의 꽃잎은 서쪽의 마법사들과 함께 춤을 추며 그들의 몸을 태워갔다. 갑자기 등의 빛이 강함을 더했다.

 

콕로빈: 이 얼마나 격렬한지…….

 

카나리아: 안되는 짓을 하는 것처럼 두근두근거려.

 

드러몬드: 이것이 서쪽의 마법사…….

 

빈센트: 조금…… 자극이 강하지 않나?

 

다른 마법사들도 쥐가 난 듯 몸을 흔들고 있다. 불꽃의 꽃잎은 보석처럼 반짝이며 밤의 숲을 보물 상자처럼 만들어갔다. 등이 만들어낸 불꽃이 대담한 모양을 그리며 감돌고 있다. 그때, 서쪽 마법사들이 등이 놓인 곳으로 모여들었다. 유혹하듯 그들의 열정으로 모든 것을 불태우듯 주문을 외운다.

 

무르: '에아뉴 랑블'

 

클로에: '스위스피시보 보이팅고크'

 

라스티카: '아모레스트 비엣셰'

 

샤일록: '인비벨'

 

이들의 주문이 울리자 불꽃의 꽃잎이 단번에 빛을 모아 숲 전체가 붉은색과 황금빛으로 뒤덮였다. 그 빛은 숨을 삼킬 정도로 아름답고, 황홀하도록 매혹적인 빛을 가지고 있었다. 숲 속에서 몸속이 저리는 듯한 여운과 고요함이 가득하다.

 

이윽고 노랫소리 조용히 사라져 갔다. 정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은 박수와 갈채가 터져나왔다. 마법사들도 인간들도 말로 많은 것을 말하지 않고 멋진 시간을 맛보고 있다. 디트프리트는 몸을 일으켜고 귀를 등에 가까이 댄다. 그리고 허리를 쭉 펴고 이렇게 말했다.

 

디트프리트: 계속해서…… 들어주세요. '에임라브 니슐린스'

 

디트프리트가 주문을 외우자 등이 옅은 빛에 휩싸였다. 다시 등이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한다. 땅거미 같은 연보라색 불꽃이 밤의 숲의 풍경을 둘러싸고 출렁거렸다. 다음 순간, 어둠을 가르는 칼날 같은 얼어붙은 바람이 몰아쳤다.

 

……!?

 

디트프리트: ……윽. 우왓……!

 

눈과 얼음 알갱이가 소용돌이쳐 눈을 뜨고 있기 어려울 정도다. 바람 속에서 날카로운 살의 같은 의지를 느낀다. 이 감각을 잊을 리가 없다. 이윽고 주변 경치를 얼린 바람이 그치자 정령의 노래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미스라: ……아아. 좋네요.

 

오웬: 기다리다가 지쳤어.

 

브래들리: 나쁘지 않잖아.

 

그림 속의 스노우: 아름다우면서도 예리한 선율이라니.

 

그림 속의 화이트: 차갑고 뜨거운 북쪽의 피를 쑤시는군.

 

미스라: 날뛰고 싶네요.

 

오웬: 나도.

 

브래들리: 할까, 형제.

 

그림 속의 스노우: 그대들……. 얌전히 음악 감상도 할 수 없는 건가.

 

그림 속의 화이트: 다른 나라의 마법사들을 본받게나.

 

그림 속의 스노우: ……라고, 언제나처럼 잔소리를 하고 싶은 참이지만…….

 

그림 속의 화이트: 오늘 밤은 우리도 어울리겠네!

 

쌍둥이가 긴 그림자를 데리고 그림 속에서 빠져나온다. 북쪽 나라의 마법사들이 얼어붙은 밤하늘에 날아올랐다.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마법을 다루며 힘차게 춤을 추고 있다. 정령이 연주하는 음색은 바람을 타고 얼음이 부서지는 듯한 날카로움을 가지면서도 어딘가 장엄하고, 흔들림 없는 울림을 담고 있었다. 소리의 물결이 번질 때마다 얼음 결정이 반짝이고 별들이 지상에 내리는 듯한 광경이다. 자연이 가진 힘을 증폭시키면서, 갑자기 등의 빛이 강함을 더했다.

 

콕로빈: ……앗. 또 바람이……! 카나리아……. 물러서……!

 

카나리아: 하지만……. 당신, 저것 좀 봐! 눈이 빛나면서 밤하늘에 올라가고 있어. ……얼 것 같지만, 정말 아름다워…….

 

빈센트: 얼음 입자가 흩날리고 있군……. 마치…… 빛나는 별의 무리가 밤하늘에 무늬를 그려 가는 것 같네.

 

드러몬드: 그 말대로! 빈센트 님의 말씀대로 입니다……!

 

콕로빈: 별빛이 바로 보이는 것 같네요…….

 

카나리아: 반짝반짝하고 너무 예뻐요……!

 

다른 마법사들도 몸을 흔들고 있다. 세빙 같은 빛이 허공을 흩날린다. 그것은 차갑고 엄격하면서도 고결하고 숭고한 위엄을 지니고 있었다. 그때, 북쪽 마법사들이 등이 놓인 곳으로 모여들었다. 긍지에 가슴을 젖히듯 위협하고, 약한 적을 물리치고, 강한 적을 찾아 조용히 포효하듯 주문을 외운다.

 

미스라: '아르시무'

 

오웬: '쿠레 메미니'

 

브래들리: '아도노포텐슴'

 

스노우 / 화이트: '노스콤니아'

 

이들의 주문이 울리자 강한 바람이 다시 숲을 뚫고 큰 파도처럼 흔들렸다. 별들이 빛을 더해 녹아가는 눈의 결정체를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다. 이윽고 노랫소리는 조용히 사라져갔다.

 

(대단해……. 어떤 노래도 전부 굉장했어……. 이것이 정령의 노래…….)

 

이렇게 해서 다섯 국가의 노래를 전부 다 들었다. 인간도, 마법사도, 이곳에 사는 사람도, 손님도,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자 무르가 달을 가리켰다.

 

무르: 봐봐!

 

올려다보니 달과 같은 창백한 빛을 발하던 것이 하늘의 달로 달려 올라간다. 키킹 키킹, 신기한 소리를 내면서.

 

미스라: 딱딱하고 높게 울리는 목소리.

 

라스티카: 달과 같은 색을 하고 있었나. 그래서 바로 찾지 못했던 거였어. 지금도 같이 노래하고 있었구나.

 

이윽고 그 새는 보이지 않게 되었다. 숲에서 나가버린 걸까? 아니면 아직 남아있을까. 지금의 나는 알 수 없다.

 

아서: 멋진 노래 고마워, 정령들아.

 

시노: 잊을 수 없는 밤이 될 것 같아.

 

무르: 답례로 우리도 달 아래에서 춤추자! 현자님도 이리 와!

 

와앗……!

 

루틸: 함께 춤추죠, 현자님!

 

미스라: 깃발이라면 제가 흔들어 드릴게요.

 

나는 마법사들과 함께 하늘로 날아올랐다. 달빛을 받으며 무르와 춤추는 나를 중심으로 모두가 바람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한다. 자유롭게. 연결되면서. 이런 밤은 오늘 밤이 끝일지도 모르고, 내일부터도 계속 되어갈지도 모른다. 디트프리트는 아침이 되면 마법관을 나갈 것이다. 그보다 빨리 빈센트 씨는 왕궁으로 돌아갈지도 모른다. 세계를 구한 후에는 마법사들도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 버릴지도. 나도 이곳을 나와 원래 세계로 돌아갈 것이다.

 

그런 날이 와도, 벽돌의 화단과 큰 화분에 심어진 큰 심볼 트리는 남고……. 현자의 서도 남을 수 있다. 그리고 특별한 기분 좋은 시간을 함께 보냈던 기억도. 누군가의 마음에 남을 것이다. 달빛에 바쳐진 꽃다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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