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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4 이벤트 스토리

[달에게 사랑받는 세계에서 당신과] 11화~15화

11화

 

시노: 손 놔. 네 상대는 나다.

 

미스라: 하?

 

시노가 감싸듯이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 틈에 동쪽 마법사들이 디트프리트를 끌어당긴다.

 

디트프리트: ……!? ……!?

 

히스클리프: 괜찮아!?

 

파우스트: 놀랐지. 이제 안심해도 돼.

 

네로: 미스라. 아침 뭐 먹을 거야?

 

미스라: 뭐로 할까. 진한게 좋은데요.

 

네로: 아침부터 잘도 진한게 들어가는구나…….

 

디트프리트는 후드로 얼굴을 가리면서 입을 막고 있었다.

 

디트프리트: 부…… 북쪽의 마법사!?

 

맞아요. 하지만 안 무서울 때도 있어요.

 

디트프리트: 무, 무서울 때도 있는 거죠!?

 

히스클리프: 디트프리트. 여기는 사람들이 몰려오니까, 나와 함께 저쪽에…….

 

무르: '에아뉴 랑블!'

 

디트프리트: ……!

 

무르: 현자님, 안녕! 상쾌한 아침이네!

 

히스클리프: 상쾌한 아침에 불꽃놀이를……. 좋은 아침, 무르.

 

무르: 어라? 거기 있는 건?

 

디트프리트: 아…… 아와와…….

 

무르: 후드 벗겨도 돼?

 

디트프리트: ……싫을지도…….

 

히스클리프: 무르. 그는 디트프리트야.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는게 익숙하지 않아.

 

무르: 적은 인원이라면 익숙해져? 나와 단둘이는 어때? 익숙해졌어?

 

디트프리트: ……서쪽의 마법사…….

 

무르: 정답!

 

카인: 모두들, 좋은 아침! 악수를 해주지 않겠나?

 

디트프리트: ……중앙의 마법사…….

 

루틸 / 미틸: 우유~ ♪ 우유를 마시자~♪

 

미틸: 아, 처음 보는 사람이…….

 

디트프리트: ……남쪽의 마법사…….

 

시노: 디트. 괜찮아?

 

디트프리트: 괘, 괘, 괘, 괜찮아. 시…… 신경쓰게 하면 죄송하니까, 조금 숨어 있을게요!

 

디트프리트!

 

디트프리트: 미안해!

 

말을 하자마자 연기를 뿌리고 디트프리트는 사라져 버렸다. 사람과 친숙하지 않은 그이기 때문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당황해 버렸을지도 모른다.

 

(좀 더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저러는 편이 그에게 부담이 적을 테니 다행일지도…….)

 

후다닥 가슴을 쓸어내린 그 순간, 디트프리트의 목덜미를 잡고 오즈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즈: ……수상한 자가 있었다.

 

오즈!

 

디트프리트: 오…… 오즈……?

 

후드와 코끝 사이로 디트프리트는 들여다보듯 오즈를 올려다봤다. 날카로운 눈빛과 시선이 마주친다.

 

오즈: …….

 

디트프리트는 창백해졌다. 나는 당황해서 오즈에게 설명을 했다.

 

그는 시노의 친구예요. 선물을 주러 왔대요.

 

오즈: 그렇군.

 

시노: 친구 아니야.

 

디트프리트: 시노 군!?!?!?!?

 

시노: 애칭으로 부르게 하지도 않으면서.

 

디트프리트: 그, 그, 그건, 그…….

 

히스클리프: 괜찮습니다, 오즈 님! 놔주세요.

 

오즈: …….

 

오즈는 그의 목덜미에서 손을 뗐다. 디트프리트는 후드를 끌어내리고 천장 구석까지 도망간다.

 

(닌자 같아…….)

 

디트프리트: ……미, 미안해!

 

다시 한 번 연기를 뿌리고 이번에야말로 그는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해가 질 무렵에는 디트프리트와 등은 마법관의 화제가 되고 있었다.

 

라스티카: 정령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니. 너무 기대되는 걸.

 

샤일록: 그렇네요. 여러 땅의 정령들이 한 곳에 깃들다니, 보기 드문 일이군요.

 

무르: 나는 그걸 가져온 여행자에게 관심이 있어! 저기, 봐봐! 저기 숨어있어! 말 걸어도 돼?

 

클로에: 그만둬, 무르……! 디트프리트는 부끄러움이 많대!

 

라스티카: 나는 부끄러움이 많은 사람이 좋아.

 

클로에: 나도! 나도 금방 부끄러워지니까, 기분도 알아.

 

샤일록: 저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역시 동쪽의 마법사. 잠복이나 은밀한 행동을 잘하네요.

 

클로에: 숨어있을 정도니까. 좋게 이야기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보자.

 

무르: 그래?

 

샤일록: 그렇게 하죠. 밤에 등에 깃든 정령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 무렵에는 그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몰라요.

 

라스티카: 기대되네. 아…….

 

클로에: 왜 그래?

 

라스티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어. 나의 또 다른 즐거움이야.

 

클로에: 아아. 그 새?

 

라스티카: 맞아.

 

샤일록: 새라니?

 

클로에: 이상한 울음소리의 새가 마법관 옆에 있는 숲에 있대.

 

라스티카: 아주 아름다운 목소리야. 아직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만날 날이 기대돼.

 

무르: 라스티카는 귀가 좋아! 신기한 울음소리, 듣고 싶어! 정령의 노래도 듣고 싶어! 꽃이 피는 소리, 대지에 물이 스며드는 소리! 이 세상은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듣고 싶은 것들 뿐!

 

 

 

 

 

 

 

카인: 디트프리트라고 한다던데.

 

리케: 같은 지붕 아래에 있는 거라면 인사를 하거나 과자를 나누거나 하고 싶어요.

 

미틸: 시노 씨의 아는 사람이니까, 쿨한 느낌이 아닐까요? 흥. 잡것들에게 신경을 쓸까보냐. 같은?

 

리케: 그건 오즈의 흉내인가요?

 

미틸: 시노 씨의 흉내예요. 흉내라고 할까, 처음 만났을 때 그렇게 보였다고나 할까 …….

 

리케: 알아요! 저도 처음에 오즈가 그렇게 보였어요!

 

아서: 오즈 님은 상냥하셔. 디트프리트도 어느 쪽인가 하면 조심스러운 편이지.

 

루틸: 그렇다면 디트프리트 씨와도 천천히 친구가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읏챠. 그러면 슬슬 다녀올게요.

 

미틸: 조심히 다녀오세요.

 

카인: 어디로 가는 거야?

 

루틸: 부흥 작업에서 알게 된 분이 중앙 나라의 시인들의 모임에 불러준다고 하셨어요. 다같이 시를 읆는대요!

 

리케: 멋지네요! 루틸의 아버님도 분명히 시를 읆으시는 분이셨죠?

 

루틸: 맞아. 그림책을 쓰는데 참고가 될 것 같고, 벌써부터 너무 기대돼!

 

아서: 다 된 시는 나중에 꼭 들려줘.

 

루틸: 네! 밤까지는 돌아올게요. 함께 정령의 노래를 들어요.

 

미틸 / 리케: 네!

 

아서 / 카인: 잘 다녀와.

 

 

 

 

 

 

레녹스: ……80……. 조금 더 긴 게 좋으려나?

 

브래들리: 여, 양치기.

 

레녹스: 뭐야, 이건.

 

브래들리: 에메랄드다. 보다시피 질 좋은 돌이지.

 

레녹스: ……나에게 주는 건가?

 

브래들리: 이게 불만이라면 마나석도 상관 없어. 너를 고용하고 싶다.

 

레녹스: 거절하지.

 

브래들리: 기다려 기다려. 잘 생각해봐. 왜 내용도 묻지 않고 거절하는 건데?

 

레녹스: 변변한 일이 아닌 것 같으니…….

 

브래들리: 그러지 말라고. 보수는 제대로 줄게. 갖고 싶은게 있으면 말해봐.

 

레녹스: 어째서 나를? 또 부탁할 만한 사람은 없었나?

 

브래들리: 네가 제일 입이 단단할 것 같아서.

 

레녹스: 현자님이나 동료들에게 비밀을 만들거나 하지 않아.

 

브래들리: 어이, 종.

 

레녹스: 종……?

 

브래들리: 내가 겸손할 때 얌전하게 말 들어라. 협박할 수도 있어. 네 녀석의 양……. 몇 마리 모자라지 않냐?

 

레녹스: 너……. 설마 먹은 건 아니겠지?

 

브래들리: 위에는 들어있지 않아. 아직은.

 

레녹스: ……의뢰 내용은?

 

브래들리: 중앙 나라의 감옥에 들어가 어떤 남자를 탈옥시켜 줘.

 

레녹스: 감옥에서 사람을 탈옥시키는 건…….

 

브래들리: 마음이 내키지 않나?

 

레녹스: 예전에 실패했어.

 

브래들리: 이번에는 성공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귀여운 양들을 구워서 먹게 될 거라고. 부탁할게, 형제.

 

레녹스: …….

 

브래들리: 그런데 뭘 쓰고 있었어? 그건 도면이냐?

 

레녹스: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야. 설계도다. 치수가 틀리지 않도록.

 

브래들리: 무슨 치수?

 

레녹스: 화단이다.

 

브래들리: 화단? 아하하! 마법관의?

 

레녹스: 이상한 건 아니잖아. 우리가 부서져 마나석이 된 후에도 화단은 이 땅에 남을 테니까.

 

브래들리: …….

 

레녹스: 미틸이 이번에 큰 화분을 받게 될 거야. 그게 빛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서. 보상은 에메랄드보다 붉은 벽돌이 좋아. 200개 정도 부탁해도 될까?

 

브래들리: 흥……. 나를 심부름꾼으로 만들다니 1000년은 이르다고. 네가 에메랄드를 환전해서 시켜.

 

레녹스: …….


12화

 

우리들은 밤을 기다렸다가 마법관 옆에 펼쳐진 숲으로 향했다. 밤의 숲은 부드러운 정적과 설레는 듯한 신비로 가득 차있었다. 밤길을 걷기 위해 마법사들은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손에 쥔 촛불의 부드러운 빛이 발밑의 축축한 흙과 이끼를 비춘다. 그 아름다움과 은은함. 나무들 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이 희미하게 지엽을 흔드는 소리를 내며 달빛에 녹아든다. 드문드문 들어오는 달빛은 숲 전체를 희미하게 푸른 빛으로 감싸 깨끗하고 신기한 경치를 수놓고 있다. 나는 살며시 숨을 내쉬었다. 느릿느릿한 호흡이 밤의 숲에 섞였다.

 

어깨에 올라탄 사쿠 쨩의 온기를 평소보다 가깝게 느껴진다. 마법사들도 조용했다. 작은 웃음 소리와 재잘거리는 소리가 새와 벌레 울음소리와 겹쳐 요란하다. 그건은 하나의 음악 같았다.

 

(조용하고 기분 좋네……. 조금 더 일찍 올 걸 그랬어. 어둠 속에 눈을 대면 무언가 도사리고 있을 것 같아 두려워지지만, 모두의 기척이 가까우니까 괜찮아……. 밤숲의 공기가 좋네…….)

 

이 세계가 나를 받아주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램프를 갖다 대면서 안쪽으로 나아간다. 나뭇잎 뒤에 숨은 작은 벌레 그림자가 움직인다. 나무 줄기의 무늬는 빛과 그림자를 깊게 한다. 멀리서 문득 새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등불에 비춰진 모두의 실루엣이 느긋하고 조용하게 행진해간다. 마음이 안정되어 간다.

 

디트프리트: …….

 

어느새 마법사들 사이에 디트프리트도 섞여있었다. 시노 옆에 나란히 걷고 있다. 북쪽의 마법사들도 그를 신경쓰는 눈치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정적이 마음에 들었던 거겠지. 숲 속까지 파고 들어가니 탁 트인 광장과 커다란 그루터기가 있었다. 시노가 그곳을 가리키고 디트프리트가 그루터기 위에 등을 놓았다.

 

디트프리트: 이…… 이대로 등을 돌리면 다섯 국가의 정령의 노래가 들릴 거예요……. ……그러면, 들어주세요. '에임라브 니슐린스'

 

디트프리트가 주문을 외우자 등이 옅은 빛에 휩싸였다. 등이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한다. 부드럽게 흩날린 빛이 밤의 숲의 풍경을 둘러싸고 춤을 추었다. 빛이 숲을 옮겨갈 때마다 마법사들은 호기심에 눈동자를 반짝이거나 조용히 눈을 감고 있다. 누구나 정령의 노래를 들으려고 귀를 기울이고 숨을 죽이고 있었다. 하지만 …… 정령의 노래는 들리지 않았다.

 

디트프리트: ……어…… 어라?

 

(무, 무슨 일이지…….)

 

브래들리: 어이.

 

디트프리트: 네……. 네…….

 

브래들리: 아직이냐.

 

오웬: 저기, 들으려고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미스라: 이쪽은 들으려고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그림 속의 스노우: 트러블인가~.

 

그림 속의 화이트: 빨리 듣고 싶다~.

 

북쪽의 마법사들은 주저하지 않고 야유를 보냈다.

 

디트프리트: 죄…… 죄송합니다…….

 

카인: 고장인가? 무언가 원인이 있는 건 아닐까?

 

아서: 때려보는 건 어때?

 

리케: 흔들어 보는 건 어떤가요?

 

오즈: 정령의 등이 울리지 않는다면, 울려볼까.

 

중앙의 마법사들은 전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

 

클로에: 어라, 무슨 일이지? 정령의 노래, 안 들리는데…….

 

무르: 재밌네! 정령의 노래를 들으러 모였는데 정령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니!

 

샤일록: 그렇다면 들을 수 있을 때까지 다른 것을 하면서 즐겨보죠.

 

라스티카: 저에게 맡겨주세요. '아모레스트 비엣셰'

 

서쪽의 마법사들은 전력으로 이 상황을 즐겼다. 라스티카는 주문을 외워 드럼을 출현시켰다. 손재주로 화려한 드럼롤을 연주한다. 정령의 노래가 들리는 것은 지금? 아직인가? 지금? 이라는 기대감이 자리를 잡았다.

 

디트프리트: 아……. 아아…….

 

시노: 동요하지 마. 괜찮으니까.

 

네로: 재촉하지 마! 이럴 수도 있지!

 

히스클리프: 기, 기계의 상태가 안 좋다던가.

 

파우스트: 컨디션이 안 좋은가보군.

 

동쪽의 정의인지, 동쪽의 마법사들은 전력으로 감쌌다. 남쪽의 마법사들은 느긋했다.

 

피가로: 천천히 해도 돼~. 기다릴 테니까.

 

레녹스: 이쪽은 신경쓰지 말고 침착하게 준비해줘.

 

미틸: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도, 어떤 노래를 들을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있어서 너무 즐거워요! 그렇죠, 형님!

 

루틸: …….

 

미틸: 형님?

 

루틸: 아…… 그렇지. 무리하지 않도록 자신의 페이스대로 천천히 작업해 주세요!

 

디트프리트: 네…… 네…….

 

시노: 뭐가 문제야?

 

디트프리트: 모, 모르겠어…….

 

북쪽의 마법사들: 정령의 노래! 정령의 노래!

 

네로: 재촉하지 말라니까!

 

북쪽의 마법사들: 듣게 해줘라! 듣게 해줘라!

 

클로에: 저기! 좋은 생각이 났어! 드럼에 맞춰서 손뼉을 치면 기다리는 동안에도 즐겁지 않을까?

 

무르: 명안이네! 간다! 시작~!

 

서쪽의 마법사들: 자! 자! 자! 자!

 

시노: 빨라! 비트가 너무 빠르다고!

 

카인: 역시 때릴까?

 

리케: 흔들어보는 건?

 

아서: 불러볼까? 정령들아~.

 

오즈: 내가 따르게 하는 건 어떤가.

 

피가로: 그런 짓을 한다면 절묘하게 유지되고 있는 균형이 깨진다고.

 

레녹스: 느긋하게 기다리죠.

 

미틸: 레노 씨, 현자님께서 가르쳐 주신 땅따먹기 게임을 해요.

 

레녹스: 좋아. 그러면 내가 가운데부터 시작할까?

 

미틸: 에……. 이건 진심을 내지 않으면…….

 

북쪽의 마법사들: 듣게 해줘라! 듣게 해줘라!

 

서쪽의 마법사들: 자! 자! 자! 자!

 

카인: 으음……. 때릴까?

 

미틸: 핫!

 

디트프리트: 아……. 아…… 알았을지도…….

 

시노: 정령의 노래가 들리지 않는 원인을 알아냈나?

 

디트프리트: 응……. 아마도……. ……저기, 그…….

 

시노: 너희들, 조용히 해! 정령의 노래가 들리지 않는 원인을 이 녀석이 설명한다!

 

밤의 숲에 울려퍼진 시노의 목소리에 모두들 입을 꾹 다물었다. 디트프리트는 시선을 받고 긴장한 듯 등을 꼬옥 껴안았다.

 

디트프리트: 저……. 저기…….

 

오웬: 그런데 누구야, 너.

 

디트프리트: 히익……. 동쪽의 마법사 디트프리트…… 입니다.

 

오웬: 흐응. 나는 오웬이야. 잘 부탁해.

 

디트프리트: 아……. 감사합니다……. 사…… 상냥하게 대해줘서 고마워…….

 

오웬: 상냥하지 않아. 그래서?

 

디트프리트: 이거……. 그……. 가끔 멀리까지 이동하면 심란해한다고나 할까……. 땅에 익숙하지 않은지, 노래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시노: 그런가. 어떻게 하면 고쳐지지?

 

디트프리트: 고쳐진다고나 할까, 한동안 이 땅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 보면 들을 수 있을 것 같아.

 

아서: 그냥 평범한 일상인가.

 

카인: 여기서는 매일이 비일상적인 것 같은데.

 

그림 속의 스노우: 호호호. 그것이 마법관의 평범한 일상일지도 모르네.

 

그림 속의 화이트: 그러면 디트프리트. 이 고장에 익숙해지면 정령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로군.

 

디트프리트: 네…….  아마도…….

 

그림 속의 스노우: 그렇다면 이 등이 땅에 익숙해지기를 기다리도록 하지. 그리고 파티를 하는 걸세! 

 

파티?

 

그림 속의 화이트: 물론일세! 정령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되면, 밤의 숲에서 파티를 여는 게다!

 

리케: 재밌을 것 같아요!

 

클로에: 하고 싶어! 오늘도 뭔가 분위기가 좋아서 여기 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어!

 

시노: 밤의 숲에서 파티? 나쁘지는 않네.

 

아서: 자, 그러면 디트프리트. 그때까지 마법관에 머물러줄 수 있을까? 급한 일이 있다면 무리하게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디트프리트: 아, 아니, 그……. 저도 시노가 듣기 전까지는 분명 안심할 수 없으니까……. 있을게요. 이곳에 …….

 

네로: 그러면 당신의 방을 마련해야겠네.

 

히스클리프: 나중에 시노와 함께 마법관을 안내할게.

 

파우스트: 곤란한 일이 생긴다면 사양하지 말고 뭐든지 말해.

 

디트프리트: 아…….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서 이상한 등과 동쪽의 마법사 디트프리트가 마법관에 머물게 되었다.


13화

 

디트프리트: 그러면…… 잠시 신세를 지겠습니다.

 

네. 푹 쉬세요.

 

히스클리프: 시노랑 같은 방이어도 돼?

 

시노: 상관 없잖아. 어슬렁거리는 것도 곤란하니까.

 

디트프리트: 안 해…….

 

히스클리프: 곤란할게 뭐가 있어. 자유롭게 지내면 돼. 모두들 그와 친구가 되고 싶어하니까.

 

시노: …….

 

히스클리프: …….

 

디트프리트: 에……. 저기…….

 

네로: 자자. 시노도 시노 나름대로 걱정하는 거야. 디트프리트 군을.

 

파우스트: 오늘은 시노 방에서 쉬도록 해. 내일 일은 다시 의논하자.

 

히스클리프: ……네.

 

시노: 잘 자. 가자, 디트.

 

디트프리트: 디트프리트.

 

시노: 시끄러워.

 

디트프리트: 저……. 저기……. 여러분, 안녕히 주무세요.

 

꾸벅 고개를 숙이고 디트프리트는 시노와 함께 떠났다. 히스클리프는 뭔가 말하고 싶은 듯이 서 있다.

 

파우스트: 너도 가서 쉬도록 해.

 

히스클리프: ……네.

 

네로: 분명 조만간 시노가 이야기해 줄 거야. 디트와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히스클리프: 딱히 듣고 싶은 건 아니야. 꼬치꼬치 물어볼 생각도 없고.

 

네로: 그래. 잘 자게 따뜻한 우유라도 줄까? 저녁도 많이 안 먹었잖아.

 

히스클리프: 괜찮아. 현자님도 안녕히 주무세요.

 

네. 안녕히 주무세요.

 

카인: 아키라. 방까지 데려다 줄게.

 

고마워요.

 

 

 

 

 

 

시노: 바닥에서 자도 되나?

 

디트프리트: 숲이어도 괜찮았는데. 나무 뿌리를 베개로 삼아 잘 수 있어.

 

시노: 현자가 신경 쓸 거야. 그 녀석은 땅에서 잠을 잔 적이 없으니까.

 

디트프리트: 현자님이고…….

 

시노: 말하지 마.

 

디트프리트: ……뭐를?

 

시노: ……너와 만났을 때의 이야기.

 

디트프리트: ……말 안해.

 

시노: …….

 

디트프리트: 그래도…… 다행이네.

 

시노: ……뭐가?

 

디트프리트: 조……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히스클리프 님, 상냥한 분이셨어.

 

시노: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가끔 사라지고 싶어져. 그림자처럼 밑창에 밟혀 연결된다. 그 정도가 나한테는 딱 좋아.

 

디트프리트: ……알지만……. 좋은 사람은 사람을 신발 밑창으로 밟고 걷거나 하지 않아.

 

시노: 알고 있어. 그것이 히스에게 품고 있는 유일한 불만이니까.

 

 

 

 

 

카인: 잘 자, 아키라.

 

안녕히 주무세요. 정령의 노래, 기대되네요.

 

카인: 아아. ……맞다. 루틸 말인데, 시인들의 모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못 들었어?

 

아뇨…….

 

카인: 그렇구나. 조금 기운이 없어보여서. 하지만 많은 문화인들을 만나서 피곤했을 뿐일지도 몰라. 내일 물어볼게.

 

저도 물어볼게요. 안녕히 주무세요, 카인.

 

카인: 아아. 잘 자.

 

(하아……. 오늘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네. 디트프리트……. 마법관에는 잘 지낼 수 있을까? 사이좋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가 가져다준 이상한 등, 어떤 노래를 들려줄까. 기대된다. 밤의 숲도 예뻤지.)

 

현자의 서에 글씨를 쓸 때처럼 머릿속에 마음의 소리가 떠올라 사라진다. 현자의 서를 쓰게 되면서부터 그런 버릇이 생겼다. 창 밖에는 고요하고 차갑고 빛나는 달이 떠있다. 책상 위에 올려놓은 현자의 서도 고요히 달빛을 받고 있었다. 저 현자의 서에는 이 세계에 온 내가 만난 이상한 일들이 적혀 있다. '거대한 재앙' 이라고 불리는 달과의 싸움도 다가오고 있다. 나는 문득 떠올렸다.

 

(현자의 서에는 임무의 일이나 마법의 세계나 마법사의 중요한 것을 적고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일도 현자의 서로 써볼까. 지금까지도 아무것도 아닌 일은 가끔 쓴 적은 있지만, 그걸로 현자의 서를 완전히 써본 적은 없어. 쓰지 않아도 잊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가끔 잊어버리지. 이 삶이 앞으로 얼마나 더 지속될지 몰라. 그러니까…… 이 마법관에 이런 일성이 있었다는 것을, 살짝 적어보자.)

 

얼굴을 들여다보고 사쿠 쨩에게 미소를 돌려 펜을 쥐었다. 그때…… 창문 너머로 인기척이 났다.

 

……!

 

반사적으로 몸을 살짝 숨겼다. 예전에 마법관에 외부인이 침입한 사건이 머리를 스쳤기 때문이다. 이상한 무리가 몰래 들어와 내가 잡히게 되면 모두에게 폐가 된다. 하지만 그럴 걱정은 필요 없는 것 같았다. 달빛의 푸른 어둠 속에서 보인 것은 라스티카와 미스라였다. 나는 창문을 열고 말을 걸었다.

 

라스티카. 미스라.

 

미스라: 현자님.

 

라스티카: 이런, 현자님. 주무시는 도중 깨워버렸나요?

 

아뇨, 아직 안 자고 있었어요. 침대로 들어가려고 할 때 두 사람의 모습이 보였거든요. 어디 나가시나요?

 

미스라: 네. 정체불명의 새를 찾으러.

 

정체불명?

 

미스라는 턱을 흔들며 옆에 있는 라스티카를 쳐다보았다.

 

미스라: 합주한대요.

 

합주?

 

라스티카는 잔잔하게 미소지었다.

 

라스티카: 아까 제가 첼로를 연주하고 있었는데 합주하는 듯한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거든요. 지저귀는 표현은 아닌가. 작은 새도, 악기도 아니고……. 높은 곳에서 작은 수정을 떨어뜨리는 것 같은, 딱딱하고 높게 울리는 목소리입니다.

 

미스라: 재미있을 것 같죠.

 

재미있을 것 같네요.

 

미스라와 라스티카는 밤에 버드워칭을 하러 가는 셈이다. 라스티카가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창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라스티카: 현자님도 함께 어떠신가요?

 

저요? 그렇네요…….

 

나는 두 사람의 얼굴과 저 깊은 숲, 그리고 책상 위의 현자의 서를 비교했다. 현자의 서를 살짝 건드리면서 장난스럽게 두 사람에게 미소짓는다.

 

오늘 밤은 사양할게요. 오늘 밤은 조금 좋은 것을 생각해서, 그걸 실행하고 싶던 참이라…….

 

라스티카: 그건 훌륭하군요. 좋은 생각을 하셨다면, 필시 기분이 좋으실 겁니다.

 

미스라: 좋은 일이라뇨?

 

미스라의 질문을 받고 나는 부끄러워졌다. 현자의 서의 표지를 어루어만지며 멋쩍게 웃는다.

 

오늘 밤의 일을 현자의 서에 써두려고요. 디트프리트나 정령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등. 두 사람이 찾으러 가는 새의 이야기……. 일상적인 생활을 하고 익숙해지면 정령들이 노래를 할지도 모른다고 했잖아요? 특별한 걸 기록하는게 아니라, 평소의 일상도 제대로 적어두고 싶어서.

 

미스라: 뭘 위해서?

 

미스라는 신기하다는 듯 물었다. 나는 당황해서 눈을 깜빡인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내 몸과 마음을 스쳐가는 이름 없는 나날들. 그 시간에 의미를 갖게 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평온하게 미소지으며 라스티카가 미스라를 바라보았다.

 

라스티카: 무엇이든 돼. 하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 것들도 해도 돼. 오늘의 날을 되돌아보는 것에는 많은 발견이 있을 것입니다. 즐거운 일을 생각하면 두 번 즐길 수 있고, 슬픈 일을 생각하면…… 살며시 자신을 위로하죠. 작은 동물을 손바닥에 감싸서 온기를 전달하듯이.

 

라스티카는 살며시 손바닥을 포개었다. 미스라도 포즈를 따라하고 있다. 이내 어깨를 움츠리고 손을 뗐다.

 

미스라: 저는 큰 게 좋아요. 거대한 괴조가 좋겠네. 뭐였더라…….

 

라스티카: 딱딱하고 높게 울리는 목소리.

 

미스라: 딱딱하고 높게 울리는 목소리. 왠지 이름 같네.

 

미스라는 우습다는 듯 웃었다. 라스티카는 놀란 듯 눈을 깜빡이고 경의를 표하며 인사했다.

 

라스티카: 아름다운 걸. 아주 시정이 풍부한 이름이야.

 

미스라는 득의양양하게 가슴을 돌렸다.

 

미스라: 흐응.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참이에요.

 

라스티카: 그러면 현자님, 다녀오겠습니다. 딱딱하고 높게 울리는 목소리를 찾으러 가는 저희들을, 부디 현자의 서에 적어주세요.

 

네. 조심히 다녀오세요.

 

나는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들은 어두운 숲을 향해 날아간다. 나는 즉시 펜을 들어 현자의 서를 쓰기 시작했다.

 

(자기 전에 라스티카와 미스라를 봤다. 근처 숲에 수수께끼의 새를 찾으러 가는 것 같다. 이름은 딱딱하고 높게 울리는 목소리.)

 

……후후…….

 

무심한 이 사건이 큰 사건의 시작이거나……. 아무것도 없이 잔잔하고 차분해지기도 한다. 고요한 밤에 바람이 불고 나무들의 잎이 흔들린다. 누군가의 기척이 움직이고, 천장이 삐걱삐걱 소리를 낸다. 어디선가의 웃음 소리, 호통 소리. 이것이 마법관의 일상.

 

 

 

 

 

 

 

 

히스클리프: …….

 

히스클리프: (한밤중인데 배가 고파져버렸어…….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뭔가 먹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주방에 왔는데……. 한밤중에 주방을 뒤지다니, 치사한 일일지도…….어떡하지……. 마음대로 음식을 가져가도 될까? 네로에게 부탁하려고 해도, 자는 것을 일부러 깨우는 것도 미안하고…….)

 

히스클리프: (버릇이 나빠질지도 모르겠네. 역시 침대로 돌아가서 자자. 참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히스클리프: ……!

 

히스클리프: (와앗……! 배에서 소리가 나다니, 부끄러워. 아무도 없어서 다행이다……. 역시 뭐라도 조금 먹자. 이럴 때 블랑셰였다면 하인에게 부탁할 수 있는데 ……. 아니, 이런 생각은 좋지 않아. 모두가 자립하고 있으니까, 자신의 공복 정도는 스스로 채워야지.)

 

히스클리프: (아……. 이 냄비, 뭔가 들어있네. 좋은 냄새……. 사과가 들어간 건가……. 아싸! 맛있겠다!)

 

히스클리프: (하지만…….)

 

 

 

 

 

네로: 쳇……! 만들어 놓았던 스튜의 고기가 줄었잖아! 브래들리 녀석이지!? 거의 다 사라졌잖아! 그 자식, 때려죽여버린다……! 정말이지, 웃기지 말라고 ……! 다음에 만나면 이 칼로 맛깔나는 닭다리살로 만들어주마!

 

 

 

 

 

히스클리프: …….

 

히스클리프: (네로, 무서웠는데……. 어떡하지…….)

 

히스클리프: (좋아. 집어먹지 말자. 냄비 안의 것, 엄청 맛있어 보였으니까 내가 직접 끓여서…….)

 

오웬: 냠.

 

히스클리프: …….

 

오웬: 아, 이 냄비 안에 있는거 맛있네. 걸쪽하고 질척질척한 사과가 달콤하고, 계피같은 냄새가 나서 볼살이 폭발해도 빠져버릴 것 같아.

 

히스클리프: ……오, 오웬…….

 

오웬: 뭐야?

 

히스클리프: …….

 

오웬: 먹고 싶어?

 

히스클리프: ……나, 나는 괜찮아.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돼. 내일의 몫이 없어지니까…….

 

오웬: 흥, 몰라. 영차.

 

히스클리프: 잠깐……. 냄비째 들어서 도대체 어디로 가져갈 생각…….

 

오웬: 꿀꺽꿀꺽…….

 

히스클리프: (거…… 거의 마시고 있어…….)

 

오웬: 하아……. 최고.

 

히스클리프: (이, 이제 저렇게나 없어졌어…….)

 

오웬: 어라? 왜 그래, 귀공자님. 혹시 사실은 먹고 싶어?

 

히스클리프: 아, 아니야……. 밤중에 뭘 먹거나 하지 않아. 모두의 아침식사 메뉴일 테고. 오웬도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돼. 네로에게 혼날 거야.

 

오웬: 네로 따위 무섭지 않아. 너, 네로가 무서워서 먹고 싶은 걸 참고 있는 거야?

 

히스클리프: …….

 

오웬: 아아, 그렇구나. 블랑셰의 귀공자님은 밤중에 도둑쥐 같은 짓은 하지 않지. 그러면 내가 다 먹을게. 잘 먹겠습니…….

 

히스클리프: 아…….


14화

 

오웬: 배가 고픈 거잖아. 그러면 먹으면 돼. 견과류 슬라이스와 건포도도 들어 있고, 달콤해서 아주 맛있어.

 

히스클리프: ……그러면……. 조금만…….

 

오웬: 후후. 자, 냄비 들어.

 

히스클리프: 저기……. 냄비 째로 말고 접시에 담아서 포크와 스푼으로 앉아서 먹어도 될까?

 

오웬: 쳇, 주문이 많네……. 자. 이거면 돼?

 

히스클리프: 응, 고마워…….

 

히스클리프: (아아, 맛있겠다……. 네로, 아침까지 기다리지 못해서 미안해. 잘 먹겠습니다.)

 

오웬: (후후……. 그걸 먹으면 나와 공범자 취급을 해서 몰아붙여 혼란스럽게 해줘야지. 히스클리프는 놀리는 맛이 있으니까. 충분히 괴롭혀줄게.)

 

히스클리프: 냠…….

 

오웬: 어때?

 

히스클리프: ……맛있어…….

 

오웬: 후후, 그렇지.

 

히스클리프: 고마워, 오웬……. 사실 배고팠거든.

 

오웬: 누구나 그런 밤은 있지. 도둑쥐라고 했던 건 거짓말이야. 신경 쓰지 마.

 

히스클리프: 오웬…….

 

오웬: (후후, 감격하고 있어……. 나중에 나에게 마음이 갈가리 찢길 줄도 모르고……. 아아, 신난다. 몰아붙여서 아침까지 놀려줘야지. 이래서 히스클리프는 좋단 말이야.)

 

히스클리프: 하……. 잘 먹었습니다.

 

오웬: 후후……. 큭큭…….

 

히스클리프: 딸꾹질?

 

오웬: 아니, 사악한 웃음이야.

 

히스클리프: 사악?

 

오웬: 히스클리프 블랑셰. 너는 지금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어. 너는 나와 공범…….

 

카인: 어이, 오웬. 한밤중에 시끄러워. 모두 벌써 자고 있잖아.

 

히스클리프: ……!

 

오웬: 기사님…….

 

카인: 후아암……. 뭐야, 놀란 표정이나 짓고. 일어난 김에 물이라도 마시러 왔을 뿐이야.

 

히스클리프: (카인, 내가 있는 걸 모르는구나. 한 번 방에서 잤으니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거야……. 나도 있다고 해야 해. 부딪혀서 다치기 전에 …….)

 

히스클리프: 카…….

 

카인: 오웬. 한밤중에 뭘 하는 거야? 아, 냄비 뚜껑이 열려 있네.

 

카인: 속이 텅 비어 있잖아! 또 몰래 먹은거지! 이러면 안 된다고 했잖아!

 

히스클리프: ……!

 

오웬: ……계속해.

 

카인: 뭘?

 

오웬: 더 혼나고 싶어.

 

카인: 무슨 소리야. 아아, 진짜. 네로가 화낼 거라고. 왜 아침까지 못 기다리는 거야. 훔쳐먹지 마. 네로도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주는 거니까. 잘 먹겠습니다 하고 눈앞에서 먹어주는게 더 기쁘잖아.

 

히스클리프: …….

 

오웬: 더 말해봐.

 

카인: 왜? 나한테 혼나는게 좋아?

 

오웬: 좋아.

 

카인: 이상한 녀석 ……. 그렇게 말하면 화낼 생각도 없어진다고.

 

오웬: 그러면 뭐라고 해야 해?

 

카인: 그건…….

 

히스클리프: 카인.

 

카인: 우왓!? 깜짝이야! 히스클리프. 있었구나!? 만져도 돼? 그것보다 괜찮아? 오웬에게 무슨 짓 당하지는 않았어?

 

히스클리프: ……아무 짓도 안 당했어. 나쁜 건 나야. 냄비의 안을 먹은 건 나야.

 

카인: 그럴 리가 없잖아. 오웬, 히스에게 거짓말치게 하지 마.

 

오웬: 안 했어.

 

히스클리프: 당한 적 없어. 사실이야. 카인의 말대로, 최악이야…….

 

카인: 히스. 일단 나 좀 만져줄래? 너의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고 싶어.

 

히스클리프: 카인을 볼 면목이 없어. 나는 천박하고 쓰레기인 도둑쥐 거지자식이야.

 

카인: 그런 어휘로 풍부하게 자신을 깎아내리지 마……. 오웬, 너 뭘 한 거야?

 

오웬: 아무것도 안 했는데?

 

카인: 그럴 리가 없잖아. 네가 부추기지 않는 이상 히스는 훔쳐먹거나 하지 않아.

 

히스클리프: ……윽, 나도 해 ……. 카인이 생각하는 것만큼 나는 착한 사람이 아니야. 나쁜 짓도 한다고!

 

카인: 안 해. 오웬, 마법을 쓴 건가? 히스에게 이런 말을 하게 하고 …….

 

오웬: 기사님은 잔인하네. 내가 히스에게 하려고 했던 걸, 나보다 더 잘하고 있어.

 

카인: 무슨 뜻이야?

 

오웬: 안 알려줄 거야. 기사님도 죄책감에 빠졌으면 좋겠네. 내 말, 잘 들어. 그런 식으로 의심을 받는 이상 마법관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어. 기사님 때문에 나는 나갈 거니까.

 

카인: 하? 갑자기 뭐야?

 

히스클리프: 잠깐만! 오웬!

 

오웬: 알겠어? 너 때문에 나가는 거야. 죄책감에 엉망진창이 되어서 말이야.

 

카인: 기다려줘! 너는 현자의 마법사야. 아키라에게 있어서 중요한…….

 

오웬: 맞아. 그 소중한 현자의 마법사가 너 때문에 나간다고. 심장이 터질 정도로 반성하고, 당황하고, 심장이 터질 정도로 울부짖고. 나에게 아첨하고 비위를 맞추고 창백하게 무릎을 꿇고 데리고 돌아와봐.

 

카인: 안 해. 사과하는 것은 네가 해야할 일이야.

 

오웬: 흥.

 

히스클리프: ……오웬……!

 

카인: 정말이지, 알 수 없는 소리만 하고. 히스, 괜찮아?

 

히스클리프: ……정말로 내가 잘못한 건데…….

 

카인: 에……?

 

히스클리프: 어떻게 해……. 오웬을 찾아야 해…….

 

오웬: 네 잘못이 아니야.

 

히스클리프: 우왓……!

 

카인: 깜짝이야!

 

오웬: 나쁜 건 기사님이거든. 너는 필사적으로 나를 찾아봐.

 

카인: 찾지 않아도 돌아왔잖아, 지금.

 

오웬: 시끄러워. 이걸로 마지막. 이제 안 돌아올 거야.

 

 

 

 

 

클로에: 루틸!

 

루틸: 클로에…….

 

클로에: 같이 작업하자!

 

루틸: 응! 그렇게 하자!

 

클로에: 나는 신작 디자인을 그리려고.

 

루틸: 어디서 입을 신상?

 

클로에: 후후, 아직 비밀! 루틸은 뭐하게?

 

루틸: 으음……. 그림책 스토리를 생각해볼까!

 

클로에: 좋아! 그러면 같이 시작하자!

 

클로에: …….

 

루틸: …….

 

클로에: 들어봐. 저번에 굉장히 멋진 가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봤어.

 

루틸: 헤에! 중앙 나라?

 

클로에: 맞아 맞아. 왕도의 시장이었어. 이렇게, 파란 지붕과 노란 지붕의 모서리의…….

 

루틸: 아아! 그 근처! 여행하는 사람 많지?

 

클로에: 그래서 조금 보여주세요라던가, 어디서 구하셨나요라고 묻고 싶었지만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아서 머뭇거리다가 놓쳐버렸어…….

 

루틸: 그거 유감이네. 하지만 분명 언젠가 만날 수 있을 거야.

 

클로에: 어째서?

 

루틸: 멋쟁이였을 테니까. 세련된 사람이라면 반드시 클로에의 이름을 알게 될 거야.

 

클로에: 루틸……. 상냥해…….

 

루틸: 괜찮아, 괜찮아!

 

클로에: 에헤헤, 고마워! 루틸은 요즘 어때? 뭔가 재미있는 일 있었어?

 

루틸: 으음…… 중앙 나라의 시인들이 모이는 술집에 갔었어.

 

클로에: 오오! 재밌었겠다!

 

루틸: 재미있었어! 그림책을 쓰고 싶다고 했더니, 부흥 작업으로 알게 된 사람이 초대해줬거든.

 

클로에: 대단하네! 시인이라면 어떤 느낌의 사람들이야? 화려? 중후? 상쾌?

 

루틸: 여러 사람이 있었어. 하지만…… 조금 실패해버렸어. 생각하면 지금도 부끄러워.

 

클로에: 에? 어떤 실패?

 

루틸: 지금 왕도에서 연시가 유행이래. 처음 두 줄과 이어지는 두 줄을 다른 사람이 읆는 거야. 그래서 나는 앰브로즈 씨라는 가장 인기 있는 시인이 짜줬어.

 

클로에: 헤에! 대단하잖아!

 

루틸: 상냥하고 좋은 사람이었어. 그 사람이 먼저 시를 읆어주고. 그래서 …… 내가 시의 다음을 읆었는데, 갑자기 웃는 얼굴이 사라져버려서…….

 

클로에: 그…… 그랬구나…….

 

루틸: 분명 많이 이상했을 거야. 내가 동요하고 있는 것을 알고 당황하며 칭찬해 주었지만……. ……굉장히 부끄러웠어. 다들 상냥하니까 배우거나 할 수 있었을 텐데, 또 실패할까봐 무서워져서 구석에 있었어. 모처럼 초대해주었는데…….

 

클로에: …….

 

루틸: 생각하면 지금도 우울해져……. 곤란하다는 듯이 웃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다정한 눈빛 같은거.

 

클로에: 루틸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구나. 언제나 마음씨가 좋으니까, 뭔가 의외였어.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루틸이 더 좋아졌어! 내 의견은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루틸: 클로에…….

 

클로에: 나는 들어보고 싶어! 루틸이 어떤 말을 돌려주었는지. 그……. 괜찮다면, 이지만…….

 

루틸: 고마워, 클로에……. 그러면…… 조금 더 생각해서 새로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꼭 들어줘.

 

클로에: 응! 기대하고 있을게!

 

 

 

 

 

오즈?: 다섯 나라의 왕……. 그리고 다섯 나라의 백성들이여. 한때 나는 두려움과 함께 이 세상에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미래를 바라고 있다. 들어라, 우민들이여! '거대한 재앙' 을 물리치기 위해 나는 나의 힘을 너희에게 주리라. 파괴와 살육을 위해서가 아니라, 수호와 창조를 위해서, 너희들 인간에게 다 해…….

 

파우스트: 실례.

 

오즈?: 이런…….

 

파우스트: ……피가로?

 

오즈?: 어떻게 알았지?

 

파우스트: 밖으로 목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들어라, 우민들 이라고.

 

피가로: 아아, 그렇구나……. 어떻게 생각했어? 지금 연설.

 

파우스트: 백성들은 안심하겠지. 하지만 오즈의 허가는?

 

피가로: 안 물어봤어.

 

파우스트: 그러면 하지 마. 꼭 할 거라면 허락을.

 

피가로: 그렇지…….

 

파우스트: 당연한 것이다.

 

피가로: (파우스트의 옛 모습을 빌리려고 생각한 건 입 다물고 있는게 좋겠지…….)

 

파우스트: (이 사람, 설마 옛날의 나의 모습으로 연설하거나 하지는 않겠지…….)

 

피가로: 그런데 파우스트. 너의 수행 말인데.

 

파우스트: 네.

 

피가로: 가능하다면 네가 내 제자라는 걸 다른 마법사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 특히 북쪽의 마법사에겐 말이지.

 

파우스트: 저 따위가 제자를 지칭한다면 당신의 명예에 흠집이 나나요?

 

피가로: 아니야. 내가 원망을 들어서 그래. 그래서 수행을 하려면 마법관 밖이 바람직해. 하지만 마법을 쓸 수 없는 오즈와 그림 속에 들어간 쌍둥이 선생님과 샤일록만 남기고…… 어디론가 사라질 수도 없어. 노바의 급습도 있었고.

 

파우스트: 그렇네요……. 그러면 수행을 해주시는 건 어려우실까요. 

 

피가로: 아니. 기척을 없애기 위한 결계를 친 다음에 바로 옆에 있는 숲에 갈까 해. 단, 걱정거리가 있어. 파우스트.

 

파우스트: 네.

 

피가로: 너는 왠지, 최근 그런 느낌으로 내 앞에 있으면 성실하고 예의가 바르지.

 

파우스트: 가르쳐 달라고 하는데 뻐기듯 할 수도 없잖아?

 

피가로: 여기는 중앙 나라야. 너는 본래 중앙의 마법사. 중앙의 나라에서 중앙의 마법사 같은 일을 하고 있으면, 중앙의 토지의 정령에게 사랑받아…… 돌아갈 수도 있어. 중앙의 마법사로.

 

파우스트: …….

 

피가로: 너는 동쪽의 마법사로서 소환되었으니까, 중앙의 마법사로 돌아가면 문장이 사라져…….

 

파우스트: ……현자의 마법사가 아니게 된다?

 

피가로: 경우에 따라서는. 그래도 돼?

 

파우스트: 그럴 리가 없잖아. 아이들에게 역할을 맡기고 나만 방면하다니…….

 

피가로: 그 생각은 어느 쪽이지?

 

파우스트: 어느 쪽이라니?

 

피가로: 중앙의 진지함? 동쪽의 성실함?

 

파우스트: 모, 몰라……. 당신이나 레노는? 오즈도…….

 

피가로: 우리도 조심하고 있어. 나는 북쪽에 가서 마법을 쓸 때 한층 더 세계 평화를 생각하려고 해. 모두와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 진심 어린 친애를 담아. '폿시데오'

 

피가로: 라는 거야. 중앙의 나라에서 수업을 한다면 그 점, 조심하는 것이 좋아. 동쪽 나라에 갈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샤일록에게 전부 맡기고 밤에 놀 수도 없고.

 

파우스트: ……알겠습니다. 아니, 이해 같은 건 안 해. 네 충고 따위 받아들일 것 같나? 예전의 스승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피가로: 상처받는데.

 

파우스트: 죄, 죄송합니다!

 

피가로: 농담이야.

 

파우스트: ……!?

 

파우스트: (동쪽의 마법사다움이라는게 뭐야? 도대체 어떻게 해야……!?)

 

 

 

 

 

 

네로: ……쿨, 쿨……. 

 

네로: ……쳇……. ……이런 이름 아침부터 누구냐, 너는!? '아도노디스 옴니스'

 

오즈: '복스노크'

 

네로: ……!

 

오즈: ……아침부터 미안하군. 오즈다.

 

네로: ……오……. 오즈 선생…….

 

오즈: 그렇다.

 

네로: 조…… 좋은 아침……?

 

오즈: 좋은 아침.

 

네로: 까, 깜짝아……. 아침부터 심장에 나쁜 걸 봐서.

 

오즈: 뭘 봤지?

 

네로: 아……. 그……. 뭔가 큰 쥐의 꿈…….

 

오즈: 그렇군.

 

네로: 아이를 보는 듯한 눈으로 보지 말아 줄래? 그래서…… 왜 그래, 아침 일찍. 무슨 일 있어?

 

오즈: 바클라바라는 걸 만들 수 있나.

 

네로: 바……. 뭐……?

 

오즈: 바클라바.

 

네로: 몰라. 들어본 적도 없어. 음식이야?

 

오즈: ……먹으면 하루 종일 입안이 달콤해진다고 들었다.

 

네로: 과자인가. 오웬이 좋아할 것 같네.

 

오즈: ……만들 수 있나?

 

네로: 아니, 모르는데…….

 

오즈: …….

 

네로: 만드는 방법, 조사해볼까…….

 

오즈: 도와주지.

 

네로: 도와준다고!? 네가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

 

오즈: …….

 

네로: 아……. 고마워. 도와줘서…….

 

오즈: 고맙다는 말을 들을 이유는 없다.

 

네로: 그건 정말 그래…….


15화

 

미틸: ……어때요?

 

리케: ……그렇네요……. 이쪽은?

 

아침 햇살이 내리쬐어 부드러운 눈부심에 눈동자를 떴다. 새소리와 사람들의 말소리가 창밖에서 들려온다. 하품을 하면서 나는 방에 놓인 물병을 들여다보았다. 저번에 시장에서 산 마법의 물병은 손을 대면 깨끗하고 신선한 맑은 물이 뿜어져 나온다. 세안을 하거나 목을 축이너가 조금만 물을 사용하고 싶을 때 펼니했다.

 

나는 몸단장을 간단히 마치고 방을 나갔다. 밖으로 나가자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오늘은 햇빛이 부드럽고 바람이 차가워서 기분이 좋다. 햇빛을 받으면 잠자던 몸이 천천히 깨어나는 것 같다. 조금 전의 말소리 쪽을 향해 가니 미틸과 리케가 있었다. 미틸은 두 팔로 안을 정도의 큰 화분을 가지고 있었다.

 

미틸: 아, 안녕하세요. 현자님.

 

리케: 좋은 아침이에요,현자님. 오늘도 좋은 하루를 보내시길 바라요.

 

좋은 아침이에요. 미틸, 그 큰 화분은 뭔가요?

 

내가 묻자 미틸은 기쁜 듯이 웃었다.

 

미틸: 중앙 시장의 도예가 분이 구우신 거예요. 부흥 작업을 돕고 있을 때 알게 된 분인데, 괜찮다면 화분을 구워주겠다고 하셔서.

 

리케: 미틸이 약초를 기르기 때문에 제안해 주셨대요. 봐주세요, 현자님. 여기에 미틸이 잎의 모양과 이름을 새겼어요.

 

리케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미틸의 이름과 잎사귀가 여러 장 새겨져 있었다. 미틸다운 공손함과 서투름이 사랑스러워서 나는 미소가 지어졌다.

 

정말이다. 귀여워! 세상에 하나뿐인 멋진 화분이네요.

 

미틸: 에헤헤……. 감사합니다.

 

미틸은 멋쩍게 웃었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붉은 갈색 화분은 그에게 자랑스럽게 안겨져 있었다. 미틸은 무거운 화분을 내려놓고 화단과 숲을 둘러본 뒤 내게 말했다.

 

미틸: 현자님. 저, 이 화분으로 모듬 화분을 만들려고 해요.

 

모듬 화분?

 

미틸: 으음……. 화분 속에 좋아하는 꽃이나 풀을 여러 개 심는 거예요. 이 화분 자체가 화단이나 정원처럼 되는 거죠.

 

한 종류의 꽃이 아니라 많은 초목을 심는 거군요.

 

미틸: 맞아요. 구름의 거리에서는 형님이 그렇게 하고 있었어요. 학교 입구에 장식되어 있거나. 지금 어떤 꽃을 화분에 넣을까 생각 중이에요. 리케는 무슨 색을 좋아하나요?

 

리케: 노란색? 흰색이나 하늘색도 좋아해요. 초록색이나 빨간색도.

 

미틸: 모든 색이 되어버리겠네요.

 

리케: 전부 좋아해요.

 

얼굴을 마주보고 두 사람은 서로 웃었다. 사이좋은 그들의 대화를 보고 있으면 언제나 가슴이 따뜻해진다.

 

미틸: 마법관의 화단에서 조금 딸까 생각했는데 숲에 가보려고요.

 

저쪽 숲 말인가요?

 

나는 정체불명의 울음소리의 새를 떠올렸다. 딱딱하고 높게 울리는 목소리의 새.

 

미틸: 그 숲에는 가끔 희귀한 꽃을 볼 수 있으니까 찾아보려고요.

 

리케: 어젯밤에 디트프리트와 숲에 갔었죠. 거기서 새로운 발견을 느꼈어요. 낮에는 보통의 꽃이지만 밤이 되면 빛나는 꽃이 있거나…….

 

미틸: 낮에는 잎이 하향이지만 밤에는 위를 향해 있는 나무라던가.

 

리케: 맞아요! 그 나무, 멋있었죠.

 

미틸: 심볼 트리로 해보고 싶네. 남쪽 나라에서는 별로 볼 수 없는 나무라서, 키울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그런 말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둥둥 나뭇가지가 날라왔다.

 

리케: 마법?

 

미틸: 누구지?

 

주위를 둘러보는 동안 하늘을 나는 나뭇가지가 땅에 닿아 이세계의 문자를 써간다.

 

미틸: ……츠키다이키. 달빛을 향해 위로 잎이 돋아요. 튼튼해서 벌레가 붙지 않습니다. 달빛으로 자라기 때문에 물을 주는 빈도는 적어도 괜찮습니다. 심볼 트리에 적합합니다. 디트프리트……. ……디트프리트 씨!?

 

우리는 지붕을 향해 번쩍 올려다보았다. 후드를 살짝 누른 사람의 그림자가 가려진다. 미틸과 리케는 기뻐했다.

 

미틸: 조언해줬어!

 

리케: 친해질 수 있을지도!

 

다행이네요! 하지만 어젯밤 같은 숲 속까지 둘이서만 가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까요?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미틸: 괜찮아요. 그 숲도 결게에 지켜지고 있다고 스노우 님들께서 말씀하셨으니까요.

 

리케: 게다가 어른들은 아침에 바빠요. 아침밥을 먹는다던가. 저희들은 이미 아침밥을 먹었거든요.

 

벌써 놀러가고 싶네요.

 

미틸 / 리케: 그렇네요!

 

리케: 현자님은 아직 아침을 안 드셨죠?

 

미틸: 오늘 아침, 정말 맛있어요.

 

메뉴가 뭐였나요?

 

미틸: 버섯 스콘이랑 버섯 수프. 구운 사과도.

 

맛있겠다.

 

리케: 카나리아가 그거라고 하더라고요. 뭐였죠? 기, 깊은……. 날뛴다……?

 

깊은, 날뛰는……?

 

미틸: 깊은 맛이 넘치다 아니었나요?

 

리케: 맞아요. 깊은 맛이 넘치는, 이에요.

 

와아……. 잘 모르겠지만 맛있을 것 같네요!

 

미틸: 먹고 오면 좋아요.

 

리케: 브래들리가 오면 스콘이 사라질 거예요.

 

아하하. 그러면 서둘러야겠다.

 

미틸: 레노 씨도 다 먹어버릴 것 같다고, 맛있다고 그랬어요. 네로 씨도 기뻐하더라고요.

 

정말 맛있나보네. 서둘러야지.

 

리케: 잘 다녀오세요. 그럼 현자님, 저희는 숲에 다녀오겠습니다.

 

알겠어요. 저도 식당에 가볼게요.

 

미틸: 네. 완성되면 보여드릴게요!

 

두 사람은 큰 화분의 양쪽 끝을 서로 움켜쥐며 웃으며 숲을 향해갔다. 푸른 하늘 아래, 와글와글 깊은 숲의 나무들이 흔들린다. 숲은 신기하다. 눈에 부드러운 색조에 힐링되면서도 아주 조금 무섭다. 뭔가가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문득, 그런 것을 상상해 버렸다.

 

 

 

 

 

 

카인: …….

 

히스클리프: …….

 

시노: …….

 

카인: ……미안해.

 

히스클리프: 카인이 사과할 일이 아니야.

 

카인: 아니, 나쁜 건 나야. 설마 히스가 훔쳐 먹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 …….

 

시노: 말을 삼가. 히스도 밤중에 배가 고플 수도 있지.

 

히스클리프: 감싸주지 않아도 돼. 어쨌든 나쁜 건 나야. 오웬을 찾아야해.

 

카인: 나도 도와줄게. 돕는다고 할까, 내가 해야 할 일이야.

 

시노: 나도 도와주지.

 

히스클리프: 시노는 됐어.

 

시노: 왜.

 

히스클리프: 디트프리트를 챙겨주는 편이 더 나을 테니까.

 

시노: 챙길 필요 없어. 저렇게 보여도 우리보다 나이가 많아.

 

히스클리프: 그렇구나. 네가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니까 아무것도 몰랐어.

 

시노: ……이야기할 필요 없어.

 

히스클리프: 시노가 결정하는 거야?

 

시노: …….

 

히스클리프: 너의 주군은 누구지?

 

카인: 저기, 오웬은 어떻게 할래?

 

히스클리프: 카인은 가만히 있어.

 

시노: ……이야기할 생각 없어. 히스에게만은 절대로 말하지 않을 거니까.

 

히스클리프: …….

 

시노: 디트프리트에 대해서는 묻지 마.

 

히스클리프: 네가 나에게 명령하는 거야?

 

시노: 어쩔 수 없잖아! 더 이상 묻지 마! 묻는다면 나는 종자를 그만두겠어! 블랑셰와는 무관하고 너와도 남남이 되는 거야. 그렇게 되고 싶어!?

 

카인: 시노! 아무리 그래도 말이 지나쳐!

 

히스클리프: 알았어.

 

시노: …….

 

히스클리프: 억지로 묻거나 하지 않을게. ……하지만, 유감이야.

 

시노: ……. ……뭐가…….

 

히스클리프: ……지금까지 들려준 신뢰나 충성을 느끼게 했던 말의 의미를 알 수 없게 되어버리니까.

 

시노: …….

 

히스클리프: ……그만두다니……. 시노에게 그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

 

시노: ……큭, 으아아……!

 

히스클리프: 아프잖아……!

 

카인: 그만둬! 시노……! 손 떼! 사실은 히스에게 달려들거나 하고 싶지 않잖아!?

 

시노: 윽……. 으윽……!

 

카인: 말을 잘 못했을 뿐이야! 응!? 그렇지!? 히스는 알아줄 테니까!

 

시노: ……! ……죽어……!

 

카인: 시노……!

 

히스클리프: …….

 

카인: 히스,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마. 지금 건 시노의 진심이 아니야. 알지?

 

히스클리프: ……어떠려나…….

 

카인: ……다치진 않았어?

 

히스클리프: 응……. ……아 …….

 

카인: 긁힌 건가. 손등…….

 

히스클리프: ……괜찮아, 이 정도는.

 

네로: 여, 히스. 최근에 설탕과자의 장인인 사르카라를 만난 적 있어?

 

오즈: …….

 

카인: 오즈. 네로…….

 

네로: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히스클리프: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 아무것도 아니지 않네. 어젯밤 오웬이 마법관을 나가버렸어.

 

카인: 내 탓이야. 무조건 의심만 해서.

 

네로: 오웬이? 이제부터 오웬이 좋아할 것 같은 달콤한 과자를 만드려고 했는데.

 

카인: 과자? 어떤 거?

 

네로: 바클라바.

 

 

 

 

 

 

오웬: (바클라바……? 뭐야, 그게.)

 

네로: 하나 먹으면 하루종일 입안이 달콤해지는 과자래.

 

카인: 우와……. 엄청나게 달 것 같아…….

 

오웬: (맛있겠다…….)

 

클로에: 후우……. 소리를 내지 않고……. 모두가 눈치채지 못하게 해야 해.

 

클로에: ……후우……. 다행이다……. 아직 안 온 것 같아.

 

오웬: 클로에.

 

클로에: ……까, 깜짝아! 오웬! 이런 곳에서 뭐 해?

 

오웬: 시끄럽네. 조용히 해.

 

클로에: ……뭐……. 뭐하고 있어?

 

오웬: ……'쿠아레 모리토'

 

오웬?: ……에!? 에!? 에!? 이게 뭐야!?

 

클로에?: 후후…….

 

오웬?: ……! 내가 눈앞에 있어!

 

클로에?: 너, 당분간 마법관에 가까이 오지 마.

 

오웬?: 왜!?

 

클로에?: 시원하게 돌아오면 기사님이나 귀공자님에게 얕보일지도 모르잖아. 나는 너인 척하면서 마법관에 있어줄 테니까. 너는 어디론가 가있어.

 

오웬?: 무리야……!

 

클로에?: 무리가 아니야. 자주 쇼핑하러 가잖아? 내 얼굴로 난리치지 말고.

 

오웬?: 하지만, 하지만 곤란해! 내 얼굴로 심술궂게 말할 거잖아!?

 

클로에?: 글쎄? 어떨까? 그런데 라스티카는 쓸모없지?

 

오웬?: 하지마……!

 

카인: 응? 오웬의 목소리?

 

클로에?: 쳇……. 어쨌든 여기서 떠나.

 

오웬?: 잠깐……. 기다려……!

 

클로에?: '쿠레 메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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