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을 쓸 수 없어도 1화
벌써 이런 시간인가.
(현자의 책을 읽다 보면 시간이 긍방 가는 것 같아. 밤에는 마법서도 조용하네. 이 시간이면 미틸이나 리케는 벌써 자고 있을 것 같다. 리케는 특히 아침 일찍 일어나니까.)
식당에서 뭐 좀 마시고 방에 돌아가야지.
오즈: …….
어라? 오즈, 이런 곳에서 뭐하세요?
상태를 보러 왔을 뿐이다.
상태?
(무슨 상태를?)
아서: 안녕하세요 현자님. 그리고, 오즈 님도.
어라, 아서. 어째서 여기에?
아서: 일 때문에 중앙성에 갔다가 방금 막 돌아왔습니다.
그랬군요. 밤 늦게까지 고생이 많아요.
(혹시 오즈는 아서가 돌아온 것을 눈치채고 있었던건가? 그렇다면……)
아서, 오즈. 지금 바로 방으로 돌아갈건가요?
아서: 아뇨, 별로 급한 일은 없습니다만. 무슨 일 있으신가요?
오즈: …….
목이 말라서 뭐 좀 마시려고 했거든요. 괜찮다면 두 사람도 함께 차를 마시지 않겠나요?
아서: 그런거라면 부디 함께하게 해주세요. 오즈님도 어떠신가요?
오즈: 아니…….
아서: ……그런가요. 아쉽습니다…….
(아서가 눈에 띄게 침울해졌어……)
오즈: …….
아서: …….
(공기가 어색해……)
저기, 오즈.
오즈: 뭔가.
될 수 있다면 꼭 두 분과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안될까요?
오즈: ……알겠다. 동석하지.
아서: 오즈 님……!
아서: ……그래서 지난번 시중시찰을 바탕으로 오늘은 왕의 대리로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아직 공공설비에 몇 가지 할 것이 있지만 그 해결을 위해서도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오즈: 해결의 가능성은 보이는가.
아서: 그것은…….
(아서, 아까보다 훨씬 생기가 넘쳐. 오즈도 어진디 모르게 즐거워 보이고. 역시, 3명이서 차를 마실 수 있어서 다행이네.)
아서: 그러므로 중심부의 설비에서…… 윽!
오즈: !
아서, 괜찮아요?
아서: 네. 저도 모르게 대화에 너무 빠져버려서 홍차가 아직도 뜨거운 걸 잊고 있었어요. 혀가 조금 따끔따끔하지만 별 일 아닙니다.
(이럴 때 나도 마법을 쓸 수 있었더라면, 아서의 화상을 고치거나 할 수 있었을까.)
에, 오즈?!
아서: 오즈 님?!
마법을 쓸 수 없어도 2화
오즈: 쿨…… 쿨…….
자고…… 있네요…….
아서: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군요. 갑자기 쓰러지셔서 놀랐습니다. 하지만…….
아서?
아서: 오즈 님은 제 이야기가 지루해서 잠들어 버리신걸까요?
아니아니. 그렇지 않을거예요!
(오즈는 기쁜 듯이 이야기를 듣고 있었던 것 같고)
아서: 하지만…… ……죄송합니다. 이런 말을 해버려서, 현자님을 곤란하게 만들어 버리네요.
아서: 오즈 님, 여기서 주무시면 몸이 차가워집니다. 일어나주세요.
오즈: ……아서. 나는…….
아서: 주무시고 계시더라고요. 시간이 늦었으니 무리도 아닙니다.
오즈: ……그런가.
아서: 오즈 님, 현자님도. 밤늦게까지 어울리게 해버려 죄송합니다. 저는 그릇을 치우고 갈테니 두 분은 신경쓰지 마시고 방으로 돌아가세요.
오즈: …….
아서: 그러면, 안녕히 주무세요. 좋은 꿈을.
오즈: ……현자여. 나는 자고 있었나.
네. 그래도 아서가 바로 깨워줬어요.
오즈: …….
오즈, 피곤했나요?
오즈: 아니…….
혹시 아서의 화상을 마법으로 고치려고 했나요?
오즈: …….
역시 그런거였군요.
(오즈는 의외로 과보호구나. 부모 대신이었던 것 같고, 지금도 아서가 귀여워보일지도 몰라.)
오즈: 현자여,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건가.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것보다 오즈.
오즈: 뭔가.
저는 마법을 쓰지 않고도 마법처럼 아서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 아서에게 가지 않겠나요?
어라? 없네요.
(식기 정리가 잘 되어있어……)
오즈: ……방으로 돌아간 것이겠지. 괜히 어울리게 해버렸군. 너도 이제 방으로 돌아가라.
(오즈……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것 같다.)
……방으로 돌아가는 건 조금 나중에 하지 않을래요?
오즈: ……무슨 의미지.
사실은, 이걸 준비하러 온거에요.
마법을 쓸 수 없어도 3화
아서: 네, 누구시……오즈 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혹시 제가 뭘 두고간것…….
오즈: 이걸 전하러 왔다.
아서: 이건…… 얼음물, 인가요?
오즈: 아아. 화상이 커지기 전에 식혀라.
아서: 감사합니다. 걱정되어 와주신거군요.
오즈: …….
(오즈, 그 말로 마지막 마무리를……!)
아서: 오즈 님?
오즈: ……아픈거 아픈거, 다 날아가라.
아서: ……!
아서: 네! 아픔이 다 날아갔어요!
오즈: ……그런가.
오즈, 수고했어요. 아서가 좋아해줘서 잘 되었네요!
오즈: 현자. 뭔가 원하는 것이라도 있나.
원하는 것이요? 무슨 뜻인가요?
오즈: 오늘의 답례다.
(별로 답례같은 건 필요없는데……. 뭐라고 대답하지? 아, 그렇지.)
그렇다면 저에게 마법을 가르쳐 주시지 않을래요?
오즈: 마법?
네. 저도 마법을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를 치료해주는 그런 힘이 있으면 오늘처럼 오즈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도 되니까.
오즈: ……
(이런 말 들으면, 역시 곤란하겠지)
오즈: 손을 내라.
손이요? 알겠습니다.
오즈: ……현자여. 너에게는 마법사에게는 없는 힘이 있다. 현자로서의 힘도 그렇지만 '현자'가 아닌 너 자신의 힘도 말이다. 너의 말과 의지는, 때로는 마법 이상의 힘을 만들어 낸다.
오즈: ……아까 네가 나에게 알려줬던 말처럼.
나 자신의 힘…….
(내 힘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오즈의 상냥함은 잘 알 것 같아.)
고마워요, 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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