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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0 이벤트 스토리

[용감한 개척자의 발라드 ~남쪽&북쪽~ ] 1화~5화

 

절대로 푸앵카레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수수께끼의 노파가 남긴 불길한 말. 그리고 남쪽 나라에서 발견된 지하 궁전.조사 의뢰를 받은 남쪽과 북쪽의 마법사들이었지만…….

――바보든 막무가내든 상관없어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


1화



스테이시: 브룩 씨, 이제 지상으로 돌아가지 않겠나요? 모두 걱정하고 있을지도…….

브룩: 여기까지 와서 돌아가라고? 스테이시, 겁쟁이인 너 답지만 그럴 수는 없어!

스테이시: 하지만 이 계단 영원히 계속될 것 같고, 그 할머니가 하신 말씀도 궁금하고…….

브룩: 푸앵카레에게는 접근하지마…… 였나? 기분 나쁜 할머니였지. 이러다가 맨 밑까지 도착할 것 같아! 어디, 이 앞에는…….

브룩: 뭐, 뭐야 여긴……!?






미틸: 아, 알겠어요! 나비죠?

레녹스: 남쪽 나라의 새 아닌가?

피가로: 아니, 이 그림은 박쥐잖아.

루틸: 뿌뿌—! 세 명 다 틀렸어요! 이건 개구리를 그린거라구요!

미틸 / 피가로 / 레녹스: 개구리?

루틸: 오늘 아침에 안뜰에서 있다가 스케치를 해봤어요. 귀엽죠?

나, 날개가 달린 개구리였나요?

루틸: 이건 다리에요—! 예뻐서 크게 그려봤어요.

(루틸의 그림은 여전히 독창적이네. 예술은 심오하군……)

천천히 시간이 흐르는 잔잔한 시간. 나는 담화실에 모여 있던 남쪽 나라의 마법사들과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그럴 때, 분주한 발소리가 방 앞을 지나가다 바로 되돌아온다.

콕로빈: 아, 현자님! 여기 계셨군요. 마침 잘됐다. 남쪽 나라의 마법사분들도 같이 계시네요.

콕로빈 씨. 무슨 일 있나요?

콕로빈: 현자님과 남쪽 나라의 마법사분들께 조사 의뢰가 들어왔거든요.

미틸: 저희들에게요?

루틸: 남쪽 나라에 무슨 일이 생겼나요?

콕로빈: 아, 아뇨! 큰 이변이나 사고가 일어난 건 아닌 것 같아요.

고향을 걱정하며 몸을 내민 형제는 안심한 듯 표정을 풀었다.

콕로빈: 뭔가 있었다기 보다는, 뭔가 발견됐다고 해야 할까요.

발견됐다?

콕로빈: 네. 남쪽 나라에서 지하 궁전이 발견 되었다고 합니다.

지하 궁전……!?

뜻밖의 보고에 모두가 입을 딱 벌렸다.

미틸: 지하 궁전……? 그건 뭔가요?

레녹스: 지하에 만들어진 성이야. 하지만 남쪽 나라에 그런 게 잠들어 있었다니 놀랍네.

루틸: 피가로 선생님은 들어본 적 있으신가요?

피가로: 아니, 나도 처음 들어봤어.

피가로도 몰랐었군요.

피가로: 싫네, 현자님. 나 같은 애송이는 모르는 것 투성이라고.

레녹스 / 현자: …….

피가로: 뭐, 농담은 그만두고. 오즈나 스노우님들조차 존재를 모르는 유적이 잠들어 있어도 이상할 건 없어. 마법사는 장수하지만 땅이나 세계는 영원한 시간을 안고 있으니까. 과거 수백년…… 수천년 전 이 세계 어딘가에서 고도의 문명을 이룬 민족이 있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지.

책상의 흠집을 세듯이 피가로의 눈동자는 진지했다. 고참 마법사의 말에는 묘한 설득력이 있었다.

그렇다는 건 이번 임무는 그 지하 궁전의 조사인가요?

피가로: 하지만 마법서에 의뢰하는 이유를 모르겠네. 유적 조사라면 고고학자라던가, 그런 전문가를 파견하는 게 좋지 않을까?

콕로빈: 아니, 그게……. 의뢰인은 유적으로서의 지하 궁전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지하 궁전의 존재로 인해 주위의 토지에 위험을 미치는 것을 불안해 하고 있는 것 같아서…….

우리들은 엉겁결에 고개를 갸웃했다.

루틸: ……그건 어떻게 된 일이죠?

콕로빈: 의뢰인은 개척 사업을 하시는 분이거든요. 지하 궁전을 찾은 것도 우연히 가까운 땅을 마을로 개척하려다가 찾은 거라고 합니다. 원래 의뢰인이 지하 궁전에 불길한 걸 느낀 원인은 그걸 발견하기 전에 들었던 의미심장한 말 때문인 것 같아요. 간신히 수원이 있는 땅을 찾아 그곳에 마을을 세우자고 이야기하던 차에 그들 앞에 의문의 노파가 나타나서…….

피가로: 의문의 노파?

콕로빈: 네. 이렇게 경고하고 갔대요. 절대로 푸앵카레에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불길한 사신의 잠을 방해하지 말라.

레녹스: 푸앵카레에게는 접근하지 말라…… 인가.

루틸: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즐거운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사신이라던가, 그런 것도 궁금하네요…….

콕로빈 씨가 사라진 후, 그가 놓고 간 서류들을 둘러쌌다. 우리들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노파가 남긴 불길한 말에 그들은 모두 짐작 가는 것이 없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미틸: …….

불온한 분위기에 기가 죽었는지 미틸은 뺨에 긴장을 띄우고 있었다.

피가로: 노파의 섬뜩한 경고에 예사롭지 않은 지하 궁전의 발견…….

쓰윽, 피가로의 긴 손가락이 서류 표면을 스쳤다.

피가로: 씩씩한 개척의 백성들이라도, 역시 불안할 것 같네.

의뢰인의 이름은 브룩 씨. 남쪽 나라에서 개척 사업을 하고 있는 집단의 리더를 맡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본인들이 찾은 것은 일축지 땅일지도 모른다. 이곳에 마을을 이루어도 문제는 없는지 조사해 달라는 의뢰였다.


2화


레녹스: 의뢰인도 설마 변방의 땅에서 지하 궁전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겠죠.

피가로: 정말이지, 개척에는 어려움이 따른다지만 딱하게.

남쪽의 나라는 지금도 개척이 활발하네요. 처음부터 마을을 만들다니 힘들겠다....

피가로: 남쪽 나라는 안 좋은 땅 투성이니까 말이야.

미틸: 이사를 다녀 왔던 옛날 친구의 아버지도 개척 일을 도와주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남쪽의 나라는 자연이 풍부한 반면, 사람이 살 수 있는 평지는 적고, 오랫동안 불모의 땅으로 여겨져 왔다. 그래서 미개한 땅이 많이 남아 있고, 개척민들이 보배로운 산을 찾듯이 지금도 험난한 자연을 개척하고 있다.

피가로: 산과 숲을 평평하게 하고 물도 좀 끌고 가서 길을 정비하기도 하고. 예전에 개척을 해서 고생했던 이야기를 해줬던 환자가 있었어.

레녹스: 다리 옆에 사시는 할아버지죠. 얼마 전에 지붕 수리하러 갔다가 피가로 선생님은 아직도 장가를 가지 않냐고 물으셨어요.

피가로: 에, 정말? 곤란하네. 다음에 얼굴 보러 가면 손자라던가 소개 받을 것 같아. 꾸미고 갈까?

미틸: 정말이지, 피가로 선생님은 금방 얘기가 탈선하니까요.

피가로: 아하하, 미안 미안.

팽팽했던 분위기가 확 풀린다. 남쪽의 마법사다운 포근한 공기로 돌아왔다.

루틸: 좋아, 지하 궁전 조사 열심히 해보죠! 남쪽 나라 사람들이 곤란을 겪고 있으니 저희가 도와줍시다.

피가로: 뚜껑을 열어보니 아무 일도 없었다, 라는 가능성도 충분히 있고. 그러면 그것으로 그들은 토지 개척에 나서겠지.

미틸: 그, 그렇죠. 브룩 씨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저도 열심히 할게요!

우리는 출발 준비를 위해서 잠깐 해산하기로 했다. 방으로 돌아가려던 내 어깨를 피가로가 두드린다.

피가로: 난 뭔가 단서가 될 게 없나 찾아볼게. 그러니까 현자님은 조력자를 불러줬으면 좋겠어. 혹시 모르니까.

조력자요?

피가로: 응. 내가 알기로 제일 오래 산 사람.









스노우: 호오, 남쪽 나라에 지하 궁전…….

화이트: 그건 우리도 금시초문일세.

피가로도 짚이는 데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스노우: 피가로도 우리도 모르다니, 상당히 오래된 시대의 유물인건가. 혹은 적막하게 숨도록 만든 것인가...

화이트: 어느 쪽이든, 의문의 고대 유적이구먼.

혹시 모르니까 스노우와 화이트도 조사에 동행해줬으면 해요. 부탁해도 될까요?

스노우 / 화이트: 좋아—!

감사합니다, 둘 다.

스노우: 뭐, 막 지루해하고 있던 참이었으니까.

화이트: 지하 궁전 조사로 가는 건 그대와 남쪽 마법사들인가?

네, 맞아요.

화이트: 흠. 정체를 알 수 없는 땅에 발을 들여놓는다면 좀 더 인원이 필요하네.

스노우: 혹시나 해서 기운이 남아도는 우리 학생들을 데려가기로 하지. 유비무환일세.

화이트: 그녀석들의 경우, 대비는 되겠지만 의지할 수는 없잖아.

(북쪽 마법사들인가……)

무슨 일이 일어났을 때, 힘으로 다른 사람을 압도하는 그들이 있어 준다면 이만큼 든든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솔직하게 와줄까요……?

문제는 이들이 잘 응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화이트: 뭐어, 쉽게 와주지는 않겠지.

스노우: 라고 해도, 따르게 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미스라: 안 갈 건데요.

오웬: 싫어.

브래들리: 사절이다.

(여기까지 예상대로라면 오히려 시원하네……)

스노우: 이런이런, 그대들 의외성이 없구먼.

화이트: 한 명 정도 데려다 달라고 귀엽게 대답해 보면 어떻겠는가.

미스라: 당신들, 답 좀 해줘요.

오웬: 할 리가 없잖아.

브래들리: 흥, 뭐가 귀엽게야. 기분 나쁜 소리 하지 말라고.

미스라: 의외성이 없다는 거 왠지 거슬리잖아요. 뭐, 나도 그렇게 대답할 바에는 혀를 뽑겠지만.

스노우: 미스라여, 남쪽 형제도 조사하러 가는 게야. 동행해서 지켜줘야 하는 게 아닌가?

미스라: 잠깐.

오웬: 무슨 얘기? 남쪽의 형제가 뭐라고?

브래들리: 뭐야 미스라. 꼬맹이들의 부적 같은 거라도 하는거냐?

미스라: 바보 같아. 이 사람들의 헛소리에요.

……역시 3명 모두 들어주지 않네요.

스노우: 매번 매번 뼈가 부러지는 애들이구먼.

화이트: 바쁜 몸도 아닐 텐데, 골치 아픈 아이들일세.

오웬: 착한 쌍둥이 선생은 될 수 있는 대로 잘 해봐. 우리는 착하게 집이나 보고 있을테니까.

미스라: 애초에 당신들과 피가로가 있으면 우리까지 갈 필요도 없잖아요. 그 형제들도 두고 가세요.

브래들리: 궁전이라고 해도 곰팡이 핀 유적지잖아? 무슨 보물이 잠든 것도 아닌데 어울리겠냐고.

스노우: 글쎄, 그건 모르지 않는가.

미스라: 하아, 그렇네요.

화이트: 정말이지, 조금 더 흥미를 가져보는게 어떻겠나. 뭐, 제대로 얘기를 듣고 있는 건 칭찬해 주겠지만. 그러니까 개척민들 앞에 노파가 나타나서....

스노우 / 화이트: 푸앵카레에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사신의 잠을 방해하지 말라.

스노우와 화이트는 어린 아이를 위협하듯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그들이 겁을 먹으리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았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상상하면서 뒤돌아 봤지만 세 사람의 표정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 달랐다.

미스라 / 오웬 / 브래들리: …….

조소도 두려움도 아닌 의아스러운 표정. 세 명 다 물고기의 잔가시가 목에 걸린 것 같은 얼굴이었다.

오웬: ……푸앵카레.

미스라: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브래들리: 너희들도냐. 왠지 귀에 익어.

세 명 모두, 짚이는 게 있나요?

미스라: 그런 것 같네요. 뭐였는지는 기억 안 나지만.

오웬: 푸앵카레……. 뭐였더라?

브래들리: 기억은 안 나지만, 좋은 말은 아니었던 것 같네.

화이트: 호호. 뜻밖의 중요한 단서구먼. 미스라들을 데려가야겠네.

스노우: 그대들도 푸앵카레가 뭔지 궁금하지 않는가?

미스라 / 오웬 / 브래들리: …….

 


3화


이렇게 해서, 북쪽의 마법사들도 동행하게 되어 아홉 명의 마법사들이 지하 궁전의 조사를 하러 가게 되었다.

장소는 남쪽 나라에 있는 산악지대래요. 추운 곳이라고 해서 방한을 위해 급하게 클로에가 의상을 만들어줬어요.

피가로: 헤에, 좋네. 어때? 현자님. 어울려?

엄청 어울려요.

스노우: 잘 어울리는구먼, 피가로.

화이트: 칭찬해줬으니까, 빨리 우리도 칭찬해줘. 자, 자.

피가로: 네네. 두 분 다 너무 사랑스러워요.

미틸: 북쪽 나라 사람들도 같이 가주는건가요?

브래들리: 무슨 불만이라도 있나?

레녹스: 불만은 없지만, 조금 의외라서.

미스라: 딱히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에요.

오웬: 하아, 귀찮아.

루틸: 맞다, 현자님! 괜찮으시다면 이거 받아주시지 않겠나요?





아, 이거 저번에 루틸이 그렸던 개구리 그림……?

루틸: 현자님께서 칭찬해 주셔서 선물하고 싶어 마법으로 작게 줄여본 거에요. 이제 남쪽 나라의 산악 지대까지 갈 테니 여행의 안전을 기원하며 축복의 마법을 걸어놨어요. 몸에 지니고 있으면 쉽게 피로해지지도 않고, 부적 대신으로 사용할 수 있거든요.

헤에, 대단해……! 고마워요. 소중히 할게요.

브래들리: 저런 죽어가던 새 같은 그림이 부적이라던가, 남쪽의 마법사는 희한하네.

미스라: 주술 도구로밖에 보이지 않는데요.











향한 곳은 자연히 펼쳐진 남쪽 나라의 산악 지대. 멀리 보이는 관설된 산줄기가 매섭고도 아름다워, 연이어진 바위산 사이는 초록빛 카펫 같았다.

브룩: 오오, 기다렸어! 내가 의뢰인인 브룩이야.

지정된 장소에 도착했더니 건장한 체구의 남자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단련된 팔은 마치 통나무 같다. 그는 우리 모습을 보자마자 큰 소리로 말했다.

브룩: 이야, 잘 와줬어! 너희들이 소문의 현자와 그 뒤를 따르는 마법사들인가?

상냥하게 인사하려던 공기가 일순간에 싸늘하게 식었다.

브래들리: ……뒤를 따르는 마법사, 라고……?

……브, 브룩 씨! 사정은 들었습니다. 제가 현자이고, 그들은 '현자의 마법사' 들이에요.

등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나는 황급히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현자의 마법사' 를 힘껏 강조하며 악수를 나눈다.

브룩: 응, 그런가 그런가. 멀리서부터 와서 고생 많았네.

브룩 씨는 하얀 이를 드러내며 쾌활하게 웃었다. 그의 악수에 손이 약간 저렸다.

스테이시: …….

루틸: 어라? 뒤에 누군가…….

브룩 씨의 기세에 눌려서 눈치 채지 못했는데, 그의 큰 몸집 뒤에서 사람의 그림자 같은 게 뻗어 있었다.

브룩: 이런, 부하를 한 명 데리고 왔거든. 자, 스테이시. 인사해.

큰 나무 뒤에서 얼굴을 내미는 작은 동물처럼 소녀가 혼자 쭈뼛쭈뼛 걸어나왔다. 앳된 생김새를 한 그녀는 미틸과 리케의 동갑 쯤 되어보인다.

스테이시: 처, 처음 뵙겠습니다. 스테이시예요. 브룩 씨를 돕고 있습니다.

고개를 숙여 금발의 땋은 머리가 어깨에서 부터 떨어진다. 움직이기 편한 소년의 복장과는 달리 그녀의 몸짓은 조심스러웠다.

브룩: 사실은 스테이시도 마녀야.

미틸: 그런가요?

브룩: 하지만 아직 마법을 잘 쓰지 못해서……. 조금씩 연습은 하고 있지만. 하하하, 마법도 좋지만 일하시는 분들도 빨리 외워서 제몫을 해달라고?

브룩 씨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작은 머리를 어루어만졌다.

브룩: 지하 궁전의 입구를 찾은 건 얘야. 왠지 모르게 들여다보니, 무섭게 긴 계단이 지하로 이어져서……. 도착한 곳이 고대의 유적이었어. 엄청 기겁했지. 그래서 생각했어. 그 할머니가 했던 말이 역시 뭔가 의미가 있나 싶어서.

레녹스: 푸앵카레에게는 가까이 가지 마라, 라는 경고군.

스테이시: 이상한 할머니였어요. 말만 하고 연기처럼 사라지더라고요. 저 너무 무서워서…….

미스라: 싫으면 다른 곳을 찾아보는게 어때요? 땅은 많이 있는 것 같고.

브룩: 그렇게 쉽게 안 되니까 곤란해 하는 거라고.

미스라: 하아?

(히익…… 미스라의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고 있어……)

미스라: 알겠어요. 지금 당장 당신을 죽이고 이 땅의 일부로 만들어 주죠.

미, 미스라! 진정하고……!

브룩: 하하, 형은 농담이 심하네. 샘이 가까운 곳에 있는 땅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아. 게다가 긴 여행으로 동료는 지쳐 있어. 계속 망설이다가, 결국 거기에 있을 수 밖에 없었지.

피가로: 그러다가 지하 궁전을 발견한 셈인가. 인연 같은 것을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야.

브룩 씨는 크게 이마를 긁고 팔짱을 꼈다.

브룩: 대개는 완력으로 어떻게 해 왔지만, 유적이니 사신이니 하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어. 알아보고 아무것도 안 나오면 그걸로 돼.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때는 너희들의 마법으로 어떻게든 해줬으면 좋겠어.

미틸: 맡겨주세요. 저희가 꼭 해결해 보겠습니다!

브룩: 오, 이거 믿음직스러운걸. 하지만... 젊은 마법사들 뿐이네. 이 쌍둥이들만 해도 스테이시보다 어려.

스노우: 아저씨, 배고파—.

화이트: 과자 줘!

브룩: 뭐야, 배고픈거야? 자, 쿠키를 주지.

스노우 / 화이트: 아싸—!

브룩: 마법관이 있는 중앙의 나라는 부유하다고 들었는데, 이런 어린 아이들까지 노동에 동원하다니…….

측은한 듯 브룩 씨는 갑자기 돌아서서 미스라와 오웬의 어깨를 힘껏 안았다.

브룩: 보아하니 너희들도 고생 하고 있겠지? 비실비실 하잖아. 만약에 끼니를 거르게 되면 이 브룩을 의지하도록 해. 그때는 내 부하로 고용해 줄게.

오웬: ……헤에, 고마워.

도도한 북쪽 마법사들의 얼굴에는 어렴풋이 핏줄이 서려 있었다.

미스라: 역시 저 인간 묻어 버리고 싶은데요.

오웬: 손발을 하나씩 찢어 가는 게 좋아. 울부짖는 소리에 살 뜯는 소리, 뼈 부서지는 소리가 섞이는 거야. 분명 재밌겠지.

아, 안돼요! 묻는 것도 찢는 것도……!


4화


브래들리: 아까부터 그 브룩이라는 녀석, 우릴 얕보고 있는 거야? 너무 친근하게 대해 오잖아.

피가로: 남쪽 나라에서는 마법사가 귀해.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돕고 사는 게 남쪽의 마법사니까. 그러니까 그에게 있어서 마법사는 협력해 나가는 동료 같은 거지.

브래들리: 농담 하지 마. 남쪽 마법사들과 같은 취급 당할까 보냐.

(브래들리들, 꽤 화났나 보네……)

레녹스: 현자님, 슬슬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네요, 가죠. 브룩 씨, 여기서 지하 궁전은 먼가요?

브룩: 거리도 거리지만, 험난한 산악 지대를 벗어나야 해. 우리들은 산에 익숙하니까 괜찮지만…….

루틸: 걱정 마세요. 하늘을 날아갈거니까요!

그 말은 브룩 씨는 훌륭한 발명을 보았을 때처럼 눈을 팍 떴다.

브룩: 과연, 빗자루인가! 나 사실 타본 적이 없어서. 좋아, 거기 형. 나 좀 태워줄래?

브래들리: 누가 태울 것 같냐! 애초에 너한테는 마녀가 있잖아.

브래들리가 턱을 치켜 올리자 스테이시는 눈썹을 팔자로 그리며 고개를 흔들었다.

스테이시: 도, 도저히 누구를 태울 수가 없어요……. 휘청휘청 거리다가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고 안정이 안 돼요.

브래들리: 그렇다고 내 빗자루에 태워다 줄 의무는 없어. 다른 놈에게 가.

브룩: 자자, 딱딱한 소리 하지 마.

브래들리: 끈질기네……!

(친척 아저씨 같아……)

루틸: 브룩 씨, 괜찮으시다면 제 빗자루 위에 올라타실래요? 저, 꽤 하늘 잘 날거든요.

브룩: 오, 괜찮아? 고마워. 그럼 신세 좀 질까.

피가로: 현자님은 내 빗자루로 와.

감사합니다. 저, 브룩 씨는 괜찮으실까요…….

저래 보여도 루틸은 마법관에서도 손꼽히는 스피드 광이다.

브룩: 괜찮아. 처음 보는 사람을 태우는 거니까 루틸도 조절할테고.

루틸: 브룩 씨는 하늘을 난다면 천천히 가는 것이 좋나요? 아니면 쌩쌩 빠른 것이 좋나요?

브룩: 그렇네. 경치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바람을 가르듯이 빨리 하늘을 난다면 기분이 좋겠지.

루틸: 엄청 기분 좋아요! 그럼, 새가 된 것처럼 하늘을 날아볼게요!

이 순간, 브룩 씨의 첫 빗자루의 체험이 확정 됐다.

레녹스: 스테이시.

수많은 마법사들에게 주눅 들어하는 듯한 스테이시에게 레녹스가 천천히 다가갔다.

레녹스: 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우리와 함께 날아볼래?

스테이시: ……괜찮나요?

레녹스: 아아. 요령을 터득할 수 있을테고, 주변에 마법사가 있으니 도와줄 수도 있어. 피곤하면 내 빗자루에 타면 돼.

미틸: 저도 잘 탈 때까지 시간이 걸렸거든요. 지금도 오래 날기 위한 연습을 하고 있어요.

스테이시: 그런가요? 그러면, 저도 연습하면 늘까요?

레녹스: 물론이야.

미틸: 함께 힘내요!

스테이시는 꽃이 핀 것처럼 얼굴을 환하게 밝혔다.

그리하여 작은 마녀와 현자의 마법사들은 빗자루에 타 지하 궁전을 향해 출발헀다. 이윽고 브룩 씨의 굵은 비명이 푸른 하늘에 메아리 쳤다.

브룩: (현자의 마법사에게 의뢰하기 위해 시간은 걸렸지만, 의지하길 잘한 것 같아. 설마 이렇게 많은 마법사가 와줄 줄이야.)

브룩: (스테이시 외의 마법사를 모르는 나는, 그 패거리를 얼마나 의지해야 좋을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 하지만 현자의 마법사들이 조사했다고 한다면 개척을 꺼리는 동료의 불안도 해소되겠지. 조금이라도 위안이 된다면 그걸로 됐어.)

루틸: 브룩 씨, 아까는 정말 죄송합니다. 너무 빨랐죠.

브룩: 하하하, 이제 괜찮아. 완전히 가라 앉았어.

피가로: 첫 번째가 그 속도라는 것도, 꽤 신선한 체험이지.

미스라: 태운 인간을 죽이려고 한 줄 알았어요.

오웬: 비명 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건 좋았어.

브룩: (처음 타봤던 마법사의 빗자루는 자극이 강했어. 상냥한 외모를 배신하는 듯한 총알 같은 스피드 였다. 뭐어, 원래는 내가 빨리 날아달라고 부탁했었으니까. 하지만 저런 속도로 날 수 있다니, 루틸은 대단한 남자군……)

브룩: (……그건 그렇고, 스테이시는 아직도 연습할 생각인가?)

나는 뒤를 곁눈질 했다. 마법사들에게 격려를 받으며 매달리듯 등에 걸쳐져 있는 스테이시의 모습이 보인다.

레녹스: 스테이시, 괜찮아?

스테이시: 야, 약간 흔들리지만 괜찮아요.

미틸: 편안하게 날아보세요. 저희가 붙어 있을게요.

레녹스: 속도는 아까보다 나오고 있어. 힘을 빼면서 날면 돼.

스테이시: 네!

루틸: 스테이시, 엄청 열심히 하네요.

브룩: 그런 것 같네. 저 녀석도 고집 부리지 않고 다른 누군가의 빗자루에 타면 될텐데.

브래들리: 그래서는 성장이 안 되겠지만.

목소리가 난 쪽을 보면, 거친 분위기의 남자가 힐끗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브래들리: 미숙한 녀석이 자신의 미숙함을 허락한다면, 그 앞에는 아무것도 없어.

브룩: 하지만 말이야, 저 애는 겁이 많고 서툴러. 너희들처럼 되기는 힘들거야.

스노우: 그건 그렇네. 저 아이는 다른 마녀에 비해서 갓 태어난 아기니까.

화이트: 아기들 중에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는 것은 극소수의 천재밖에 없으니까 말일세.

브룩: 뭐…… 뭐야, 그 말투? 노인 같잖아.

브래들리: 속지 마, 너. 이 쌍둥이는 이천 살이 넘는다고.

브룩: 뭐? 이천?!

브래들리: 착한 척 하고 있지만 이 놈들은 북쪽 토박이라고.

스노우: 호호호. 그렇게 말하는 브래들리나 미스라, 오웬도 마찬가지일세. 우리들은 우는 아이도 그치게 하는 북쪽의 마법사다.

미스라: 한 명 모자라요. 피가로도 북쪽 토박이…….

피가로: 미스라, 묘한 거짓말로 괴롭히지 마. 내가 너희들 발밑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냘픈 남쪽 마법사라는 거 알고 있잖아?

인간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대화가 펼쳐지고 있다. 나는 어안이 벙벙해서 말똥말똥 마법사들을 바라보았다.


5화


브룩: 너희들이 강한 마법사……? 도저히 그렇게는 보이지 않는데, 통을 들거나 부수거나 할 수 있다는 건가?

오웬: 뭐야 그거? 아이들 놀이?

브래들리: 통 따위 박살낸다고 식후 운동도 안 돼.

브룩: 그…… 그런거야!? 그럼 설마 바위를 부술 수도 있다는 건가?

브래들리: 당연하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브룩: 놀라운걸. 마법사란 그런 것까지 할 수 있는 건가…….

미스라: 저는 더 대단한 일을 할 수 있는데요. 지금 한 번 해볼까요. '아르시……'

미, 미스라! 스톱!

스테이시: 꺄악!

그때, 짧은 비명이 터져나왔다. 뒤돌아보니 스테이시의 빗자루가 크게 기울어져 있었다.

브룩: 스테이시!

레녹스: 조금 균형을 잃었을 뿐이야. 침착하게 심호흡을 해보자.

미틸: 스테이시, 힘내요……!

눈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스테이시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었다. 빗자루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윽고 똑바로 제자리로 돌아온다.

브룩: ……하아, 깜짝 놀랐다. 정말이지, 위험하다고.

크게 한숨을 내쉼과 동시에, 눈앞의 뒷모습이 웃으며 봄바람처럼 휘날렸다.

루틸: 저도 옛날에 빗자루로 날 때마다 나무에 부딪혔었어요. 쉽게 시작이 되지를 않아서.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배우지 않고 저렇게까지 탄다는건 정말 대단한거예요.

브룩: (……그런건가?)

시선을 헤매다 보니 현자와 눈이 마주쳤다. 내 마음을 꿰뚫어 본 듯 현자는 말했다.

마법관의 어린 마법사들도 매일 훈련하고 있어요. 강해지기 위해서, 맡은 일을 하기 위해서,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저는 마법을 잘 모르지만, 그런 것들이 그들의 힘을 지탱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현자는, 사람 좋은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브룩: (그런가. 현자의 마법사들도 천성적으로 원하는 대로 마법을 썼던 것이 아니었구나……)








하늘을 날다가 한참 지났을 때, 마법사들로부터 배고픔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스테이시는 많이 피곤해 보였고, 우리들은 숲으로 내려가서 잠깐 쉬기로 했다.

(……응? 어떻게 된 거지.)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브룩 씨가 저쪽에서 두리번 두리번 둘러보며 뭔가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

브룩 씨, 왜 그러세요?

브룩: 아아, 스테이시를 보지 못했나? 보이지가 않아서.

스테이시 말인가요? 분명 방금 전까지만 해도 레녹스들과 같이 있었는데요?

레녹스: 그녀라면 저쪽입니다.

레녹스의 손가락 끝을 따라가 보니, 두 개의 그림자가 빗자루를 타고 선회하고 있다. 미틸과 스테이시다.

브룩: 어이어이! 스테이시 녀석, 쉬지도 않고 괜찮은건가?

레녹스: 저희도 그렇게 말했었지만…….

루틸: 조금 쉬자마자 바로 빗자루를 들고 가버리더라고요. 빨리 날 수 있게 되어 브룩 씨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의욕이 넘쳐요.

브룩 씨의 눈이 의외라는 듯 둥그렇게 된다. 그대로 두 사람이 날아다니는 하늘을 눈부시게 올려다보았다. 스테이시가 날아가는 모습은 출발할 때보다 훨씬 당당하다.

브룩: ……꽤 잘 되고 있네.

레녹스: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집중력도 좋아. 요령만 터득하면 틀림없이 좋은 마녀가 될거야.

루틸: 저희 어머니도 대마녀라고 불리는 위대한 마법사셨거든요. 스테이시도 언젠가 그렇게 불리는 날이 올 수도 있겠네요.

브룩: ……대마녀.

브룩: 스테이시는 아버지가 없어. 어머니도 병으로 일찍 돌아가셔서 계속 내가 돌봐왔지. 언제까지나 허약한 울보로 내가 지켜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줄 알았는데…….

브룩 씨는 하늘 위를 바라보면서 멍하니 입에 담았다.

브룩: 어쩌면 저 녀석도, 이천 년 이상 사는 마녀가 되거나 하는 걸까……?

레녹스: 앞일은 알 수 없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겠지. 스테이시는 모든게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하늘을 날던 두 사람이 빙글빙글 돌다가 사이좋게 지상으로 돌아온다. 빗자루에서 내린 스테이시는 브룩 씨에게 달려갔다.

스테이시: 브룩 씨, 봐주셨나요?

브룩: 아아, 봤고 말고. 꽤 많이 늘었잖아!

스테이시: 에헤헤……. 현자의 마법사분들이 가르쳐주신 덕이에요.

스테이시는 볼에 홍조를 띄고 기쁜 듯이 빗자루를 껴안았다. 그녀의 눈동자에 어른거리고 있던 주저주저하던 그림자는 이미 거기에는 없었다.







하늘 여행을 다시 시작하고, 산을 몇 개 넘은 우리는 브룩 씨의 안내로 지하 궁전 입구에 도착했다. 지상에서 보면 그냥 큰 우물이지만, 들여다보니 돌로 만든 계단이 이어져 있었다.

피가로: 꽤 긴 계단이네. 발밑을 조심해.

지옥의 바닥에 닿아 있는 것처럼 계단은 깊은 곳까지 우리를 데려갔다. 폭은 좁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어두웠다.

오웬: 습하고 어둡고 최악……. 역시 오지 말았어야 했어.

마법사들이 마법으로 발밑을 비춰주지 않았으면 다음 단으로 발길을 뻗지도 못했을 것이다.

레녹스: ……도착했나.

계단이 끊겼다. 공기가 바뀐 느낌이 들어 넒은 곳으로 나온 느낌이 바로 들었다.

화이트: '노스콤니아'

화이트의 주문으로 전등을 킨 것처럼 밝아졌다.





순간, 눈에 들어오는 경치에 나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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