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魔法使いの約束/메인 스토리

2부 11장 [서쪽의 마법 과학 병단]

 

 

목차

    1화 장군으로부터의 충고

     

    릴리아나: …….

     

    마부: 릴리아나 님, 창문에서 떨어져 마차 안쪽으로……. 위험합니다. 버넷 각하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분은 대륙의 용사니까요.

     

    릴리아나: 흥. 걱정한 게 아니야. 그냥 솜씨 시험이다.

     

    마부:……?

     

    릴리아나: 됐어. 흘려들어. 후후…… 릴리아나는 장군을 신뢰하고 있어요.

     

    마부:……. 알겠습니다.

     

     

     

     

     

     

    사크리피키움: ……!

     

    사쿠 쨩!?

     

    갑자기 사쿠 쨩과 서쪽 마법사들이 지상을 내려다보며 자세를 취했다. 뒤늦게 시선을 돌리면 눈 밑에서 날개가 돋은 사람들이 하늘을 날아오른다. 순간 눈을 의심했지만 니콜라스와 중앙 나라의 마법 과학 병단이 떠올랐다.

     

    (마법 과학…….)

     

    하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중앙 마법 과학 병단보다 민첩하고 부드러웠다. 어렵지 않게 벼랑을 뛰어오르는 짐승들처럼 바람을 가르며 우리 눈앞에 나타난다.

     

    질: …….

     

    그 중심에 있는 금색 머리의 장신의 남성……. 그의 눈빛에 나는 기압을 받았다. 서쪽 나라 사람다운 화사한 분위기를 걸치고 입가에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사교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직감적으로 나는 몸을 움츠렸다. 무서웠던 건 아니야. 미스라나 오즈가 훨씬 무섭다. 하지만…… 반사적으로 당해낼 수 없다고 느꼈다. 숨을 삼키는 내 근처에서 클로에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린다.

     

    클로에: ……와아……. 제대로 된 멋있는 사람이다…….

     

    라스티카: 제대로 된 멋있는 사람?

     

    클로에: 으음…… 뭐라고 해야 할까…….

     

    그레고리: 쉿, 서투른 소리 하지 마! 배우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이 분은…….

     

    금발의 청년은 한 손을 들었다. 부담없이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무심한 행동에도 여유와 관록이있다. 수다스러운 그레고리가 입을 다물고 말았다. 바람 없는 하늘에 긴장이 차오른다. 

     

    질: 칭찬 감사합니다. 하지만 눈앞에서 평가는 그만둬주겠나.

     

    클로에: 아, 죄, 죄송하…….

     

    질: 상관없어. 나는 질 버넷. 서쪽 나라의 장군 중 하나다. 이 앞에 성이 보이지. 서쪽 나라 대귀족으로 알려져있는 코르테제 가문의 코르테제 성이다. 성의 상공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불경스럽다. 신속하게 진로를 변경하고 우회하도록.

     


    2화 기억이 있는 감각

     

    질: 따르지 않는다면 코르테제 가문 및 서쪽 왕가에 대한 반역으로 간주하고 반역자들을 처형한다.

     

    클로에: 처형!?

     

    무르: 헤에, 우리를?

     

    샤일록: 재밌는 걸. 상대해 드릴까요.

     

    라스티카: 이런. 의외로 다들 호전적이네.

     

    클로에: 자, 잠깐만! 서쪽 나라의 반역자가 된다면 위험하다고!?

     

    그…… 그렇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나는 샤일록의 등 너머로 조심조심 질 버넷이라고 밝힌 장군과 눈을 마주쳤다. 그것만으로도 압도당하고 만다. 당황하여 위축되어 버린다. 그 감각에는 기억이 있었다. 선생님이나 높은 사람 앞에서 잘하는 행동을 하고 싶은데 잘 안되는 느낌. 무서운 마물 앞에서 몸이 움츠러드는 것과는 다르다. 

     

    자칫 친근감이나 동경마저 품게 되는 훌륭한 사람. 그의 배후에 있는 것은 사회성이다. 큰 조직의 인솔에 능한, 사람을 사로잡는 행동. 눈에는 보이지 않는 지혜와 경험과 카리스마에 압도된다. 장군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도 분명 그럴 것이다. 그를 신뢰하고 존경한다. 지금 장군은 유유히 우리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지만, 일단 그가 명령을 내리면…… 일사불란하게 병사들은 움직일 것이다. 그 움직임이 훌륭하게 통솔되어 있으면 마물보다 거대한 힘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파우스트나 브래들리를 닮은 것 같았다.

     

    (……위축되면 안돼. 파우스트들과 얘기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러다가는 반역자가 되고 말고……. ……좋아…….)

     

    털을 곤두세우는 사쿠 쨩을 가슴 앞으로 끌어당겨 꼬옥 껴안는다. 나는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그맣게 심호흡을 하고 그를 불렀다.

     

    처음 뵙겠습니다. 현자인 마사키 아키라라고 합니다.

     

    장군은 눈동자를 깜빡거렸다.

     

    질: 당신이?

     

    네. 여기 있는 것은 현자의 마법사이자 서쪽의 마법사 분들이에요. 이름은…….

     

    샤일록: ……샤일록입니다. 낯을 가려서.

     

    무르: 무르야!

     

    클로에: 크, 클로에입니다. 클로에 콜린즈.

     

    라스티카: 라스티카 페르치라고 합니다.

     

    이름을 올리고 인사하는 서쪽 마법사들에게 장군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입가를 한 번 쓰다듬고 나서 나에게 손을 내밀어 계속을 재촉한다.


    3화 마법 과학의 힘

     

    질: 자, 계속하세요.

     

    네. 그게, 코르테제 성 위를 지나가면 안된다는 것은 알았습니다. 그럼 성 앞에서 지상으로 내려가 성에 들어가는 것은 괜찮을까요? 저희들은 저곳에 볼일이 있거든요.

     

    질: 코르테제 성에?

     

    네. 코르테제 성에 돌아올 예정인 릴리아나 공주를 만나뵙고 싶습니다.

     

    질: …….

     

    장군의 눈빛이 경계를 품는다. 날카롭게 노려본 것도 아닌데 나의 말이 빨라진다.

     

    아, 아뇨! 그, 실은 여기 있는 새가 릴리아나 공주의…….

     

    그레고리: 릴리아나……!

     

    그때 갑자기 그레고리가 튀어나갔다. 그대로 지상을 향해 뛰어내려간다. 지상에는 마차와 그곳에서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는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레고리: 릴리아나! 나야! 제발 눈 좀 떠줘……!

     

    서쪽 나라의 병사: 새가 말했어!?

     

    서쪽 나라의 병사: 아까 장군과 이야기한 건 저 새인가!?

     

    그레고리: 릴리아나……!

     

    질: 멈춰라!

     

    버넷 장군이 오른손을 들었다. 파닥파닥 창백한 불꽃이 그의 손에 모인다. 저것도 마법 과학의 힘일까.

     

    질: 새든 현자의 마법사든 마차에 접근하면 쏜다.

     

    샤일록: 그렇게는 두지 않겠습니다.

     

    샤일록이 파이프를 문다. 그의 마도구인 파이프가 옅은 빛을 뿜는다. 바로 뒤에서 들여다보면 그의 파이프의 나비가 희미하게 움직여 안개 같은 연기를 모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샤일록: 죄송하지만, 그와 그의 사랑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서요.

     

    장군이 시선을 돌리자 그의 병사들이 단숨에 샤일록에 대해 몸가짐을 가다듬었다. 그들의 팔과 가슴에도 마법 과학의 힘 같은 창백한 빛이 기묘한 소리를 내며 모여든다.

     

    샤일록: ……마나석이 소모되는 기색이 이토록 멋없는 것일 줄이야……. 무르 하트. 마법 과학 기술을 발명한 남자를 아무리 원망해도 끝이 없군요.

     

    장군은 재미있다는 듯이 입꼬리를 올렸다.

     

    질: 옆에 있는 남자를 나쁘다는 듯이 말하는 군.

     

    샤일록: ……무르를 아시나요?

     

    질: 아까 자칭하지 않았나. 현자의 마법사에 대한 정보도 있다. 우리 나라에도 현자의 마법사는 영웅이다. 정중히 대접하고 싶군. 

     

    질: 저 새를 멈춰주게. 조금만 더 가까워지면 통구이로 만들어주지.


    4화 제시된 조건

     

    샤일록: 협상의 여지가 있다면.

     

    질: 나중에. 지금은 없다. 3! 2!

     

    장군이 초를 세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레고리는 바람을 가르며 마차로 하강하고 있었다. 딱 우리와 마차의 중간 쯤에 있다. 더 이상의 접근을 장군이 허락할 것 같지는 않다.

     

    클로에: 그레고리, 멈춰……! 반역자가 되면 감옥에 갇히고 말아!

     

    라스티카: 브래들리가 있던 곳이구나. 그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었어.

     

    클로에: 그레고리! 멈춰……!

     

    그레고리! 조급해 하지 마요! 반드시 릴리아나 공주를 도울게요!

     

    그레고리: ……윽.

     

    우리의 제지 소리를 듣고 그레고리는 괴로운 듯 날개 돋우는 속도를 늦췄다. 지상으로 향하는 중반에서 빙글빙글 회전한다.

     

    현자 / 클로에: 다행이다……!

     

    라스티카: 다행이네.

     

    질: 좋아. 너희들, 손대지 마라. 협조 감사드립니다. 현자의 마법사 분들.

     

    샤일록: ……저 역시.

     

    약하게 날개를 움직이면서 그는 나에게 돌아왔다.

     

    그레고리: 죄송합니다 현자님……. 다른 생각을 못하게 되어서.

     

    그레고리는 반성하고 있었다. 사쿠 쨩에게 계속 앞발로 밀리면서 푹신푹신한 날개를 잡는다. 그 등을 살짝 감싸고 나는 그의 몸을 쓰다듬었다.

     

    신경 쓰실 것 없어요.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니까요……. 당신이 무사해서 다행이야…….

     

    그레고리: ……현자님……. 저를 탓하지도 않고, 얼마나 상냥한지……. 이 은혜는 반드시 갚겠습니다.

     

    무르: 아하하! 목숨을 건진 성질 급한 새가 반성하고 있어!

     

    그레고리: 큭……. 그런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지만, 이제 기분 좋게 대해줘…….

     

    우리가 그레고리의 무사함을 기뻐하는 동안 장군은 부하를 내보내고 있었다. 지상으로 내려간 부하가 다시 하늘로 돌아와 장군에게 보고한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에게 말했다.

     

    질: 현자님, 현자의 마법사 분들. 코르테제 성의 입장을 허가합니다. 

     

    클로에: 다행이다……! 지상의 문으로 들어가면 되나요?

     

    질: 아아. 한 가지 더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

     

    질: 현자님. 당신의 에스코트는 제가.

     

    말하자마자 그는 우아하게 인사했다. 그리고 빈틈없는 몸짓으로 내게 손을 내밀었다. 유무를 가리지 않는 분위기에 압도당한다. 그 손을 잡아야 할지 망설이는 나에게 무르가 다가왔다.


    5화 현자의 수행원은

     

    장군에게 들리지 않게 내 등 뒤에서 슬쩍 귓속말을 한다.

     

    무르: 인질이네!

     

    이…… 인질?

     

    나를 어깨 너머로 돌아보며 샤일록도 중얼거렸다.

     

    샤일록: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위세가 좋은 것에 비해 조심스럽게 행동하니…….

     

    ……어떻게 해야…….

     

    무르: 무서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인간은 마법사를 꺼리지만 현자님은 믿고 있으니까! 중앙의 사람들도 그랬었지? 제일 먼저 현자님을 잡으러 왔었어! 무슨 일이 생겼을 때의 안전을 위해 현자님을 눌러두고 싶은 거야.

     

    그런 물건 취급을……. 거절하는 편이 좋을까요?

     

    무르: 괜찮아! 쌍둥이의 사크리피키움이 있어.

     

    무르의 말에 나는 팔 안의 사쿠 쨩을 바라보았다.

     

    무르: 현자님의 위기를 알려줄 거고 무슨 일이 생기면 현자님을 지켜줄 거야. 뭣하면 그레고리도 붙어있고!

     

    그레고리: 에, 나?

     

    무르: 보답하고 싶어했잖아! 기회가 빨리 와서 다행이네!

     

    그레고리: ……맡겨주세요! 현자님을 지켜드리겠습니다!

     

    샤일록: 부탁합니다, 그레고리.

     

    그레고리: 아아. 잘 따라와라, 고양이.

     

    사크리피키움: …….

     

    아, 알겠습니다. 장군의 제안을 받을게요.

     

    두근거리면서 깊이 고개를 끄덕인다. 장군은 그런 우리들을 밀담하고 있구나 하는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정해졌어요!

     

    질: 정해졌나요?

     

    이 고양이와 새와 함께 갈게요. 사쿠 쨩이랑 그레고리예요!

     

    질: 사쿠 쨩. 그레고리.

     

    에스코트, 잘 부탁드립니다.

     

    질: 영광입니다, 아키라 님. 저를 질이라고 불러주세요.

     

    깊이 절을 한 그가 똑바로 나를 쳐다보았다. 묘하게 긴장하면서 그 이름을 부른다.

     

    지…… 질.

     

    그는 웃었다. 여유로운 미소는 좋은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고 나쁜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질: 실례.

     

    팔이 돌려져 몸을 안긴다. 그의 팔에 매달리면서 나는 빗자루에서 내렸다. 어떻게 떠있는 건지 신기했다. 어디에 장치가 달려있는 걸까? 안기면서 등을 들여다본다. 사쿠 쨩은 계속 앞발로 장군의 얼굴을 누르고 있었다.

     

    질: 이놈아, 뭐야.

     

    (역시 나쁜 사람일지도…….)

     

    그레고리: 어이, 고양이. 진정해. 지금은 가만히 있을 때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코르테제 성에 들어가게 되었다.


    6화 카인의 제안

     

    카인: 왕궁이 보이기 시작했네. 이 근처에서 일단 내릴까.

     

    아서: 그렇네, 카인.

     

    내 제안에 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멀리 엄지 손가락만한 크기에 서쪽 나라의 수도인 풍요의 거리에 우뚝 솟은 서쪽 나라의 왕궁이 보인다. 빗자루로 하늘을 나는 자신들의 발밑에는 황야와 초원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에 내려오기 위해 하강하고 있는데 리케가 신기한 소리를 낸다.

     

    리케: 왜 거리까지 가지 않나요?

     

    아서: 평소 같으면 그렇게 했을텐데 거리에 빗자루로 내리면 눈에 띄게 되니까. 그 새가 이상한 말을 했잖아. 마법 과학 병단 본부로 가는 건 정보를 수집하고 나서 하라고.

     

    리케: 정보 수집?

     

    아서: 아아. 어쩌면 서쪽 나라의 왕가는 예사롭지 않은 상태일지도 몰라. 그렇다면 마법 과학 병단 본부도, 다른 사람들도 우리에 대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을 거야. 본부에 얼굴을 내밀고 나서 정보 수집을 시작해도 감시당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추격자를 뿌리는 것은 간단하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키면 귀찮으니까…….

     

    중얼거리며 아서는 빗자루에서 두 손을 뗐다.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칼을 양손으로 휘저어 더욱 와글와글 흐트러뜨린다. 아서의 속셈을 알고 나는 어깨를 움츠렸다.

     

    카인: 나의 제자이자 부하인 아티 탄생인가?

     

    아서는 어깨 너머로 돌아보며 히죽 웃었다.

     

    아서: 맞아요, 카인 님.

     

    요즘 아서는 이런 식으로 신분을 숨기고 아티라고 자칭하며 슬그머니 행동할 때가 있었다. 현자의 마법사라고는 하지만 한 나라의 왕자다. 아무것도 아닌 곳에 서있기만 해도 난리가 난다. 숨을 수도 없다. 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티를 보면 종종 조마조마해진다.

     

    카인: 위험한 짓은 하지 마, 아티. 상관의 명령이야.

     

    아서: 좋네, 그 말투. 다음에 따라해야겠어.

     

    카인: 나는 너를 따르잖아. 뭐…… 반 정도…….

     

    오즈: ……불만이 있는 것인가.

     

    낮고 단적으로 오즈가 물었다. 기분 나쁜 울림에 내 뒤에 있는 오웬이 움찔 몸을 움츠린다.


    7화 상반된 마음

     

    위험이 미치는 것이라면 마법관으로 돌아가라. 그렇게 말하고 싶은 것 같아. 날카롭고 엄격한 씁쓸한 눈빛이었다. 아서는 물끄러미 오즈를 바라보며 히죽히죽 웃었다.

     

    아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즈 님. 하지만 중앙 나라의 왕자라고 자칭하는 것은 잠시 중지하죠.

     

    리케: 그러면 그냥 아서 님?

     

    아서: 맞아. 중앙 나라의 태생, 북쪽 나라에서 자란 아서.

     

    리케: 후후.

     

    느긋한 말투가 마음에 들었는지 리케는 미소지었다. 나는 조금 씁쓸했다. 아서를 평범한 소년으로 돌려주고 싶어.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하지만 반면, 이 시대 이 세계와 중앙의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인물은 그 밖에 없다고도 생각한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그의 뜻을 받들여 목숨을 불태우고 싶다. 그렇게 바라고 있다.

     

    (이기적이지. 친구로서는 자유를 주고 싶지만 부하로서는 그를 내세우고 싶어…….)

     

    이럴 때 오즈는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뒤를 돌아보려고 했을 때…… 오웬이 눈을 가렸다.

     

    오웬: 안 돼!

     

    카인: 뭐야!?

     

    오웬: 그게, 해님을 보니 눈이 아파. 눈을 감아도 따끔따끔, 따끔따끔…….

     

    카인: 알았어, 알았어! 이것 좀 놔, 떨어진다……!

     

    오즈: '복스노크'

     

    오즈가 주문을 외우자 급강하하던 우리 몸이 둥둥 떠올랐다. 천천히 대지로 내려가 조용히 착지한다. 그때 쯤이면 오웬의 손도 얼굴에서 벗어나 있었다. 평야를 가로지르듯 서쪽 나라 왕도의 풍요로운 거리를 향해 드넓은 큰 길이 나 있다. 나에게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호사스러운 마차나 상인의 짐수레가 보였다. 발굽 소리, 사람 말소리, 길가에 물건을 늘어놓은 노점상도.

     

    마부: 나으리, 마님. 이제 곧 풍요의 거리에 도착합니다.

     

    나그네: 아아, 배고파……. 좋은 냄새가 나네. 뭐 먹지?

     

    노점상: 풍요의 거리는 시세가 비싸! 바가지 씌워지기 전에 필수품은 여기서 갖추고 가는 게 좋아!

     

    나그네: 바가지는 그쪽이잖아. 풍요의 거리 쪽이 적당한 가격이었어.

     

    노점상: 큰일이다. 저 녀석은 악질적인 도둑이야! 거기 너, 뭔가 중요한거 도둑맞지 않았어?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오웬이 내 팔에 매달렸어.


    8화 서쪽 나라의 왕도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80퍼센트의 불안과 20퍼센트의 호기심을 떠올리며 바라보고 있다. 새로운 장소가 무서운 건가. 안심시키려고 나는 미소 지었다.

     

    카인: 서쪽 나라의 왕도, 풍요의 거리야. 왕도라는 것은 국왕 폐하가 계시는 거리를 말해.

     

    오웬: ……국왕 폐하…….

     

    카인: 왕이야.

     

    알은 건지 모르는 건지. 오웬은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앞을 본 채로 입을 연다.

     

    오웬: 마차가 셋, 들어가고, 으음…… 하나 갔어. 사람은 하나, 둘, ……넷 있어.

     

    카인: 그렇구나.

     

    발자국 소리로 느끼던 기색과 똑같아. 무의식적으로 만지고 있었던 칼자루에서 손을 뗀다. 어느새 아서들도 평원에 내려앉아 있었다. 리케는 착지하자마자 눈을 반짝였다.

     

    리케: 떠올렸어요! 예전에 임무차 방문했을 때 예쁜 모양의 사탕을 먹었었어요. 오늘도 똑같은 걸 먹고 싶은데. 구할 수 있을까요?

     

    아서: 전부 팔리지 않았다면 사가자. 가게 위치는 기억나니?

     

    리케: 아뇨. 그렇지만 사탕은 기억하고 있어요. 소용돌이 모양으로 노랑 빨강 초록의…….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빗자루를 집어넣고 우리는 풍요의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풍요의 거리는 활기에 넘쳐 있었다.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여러 소리가 난다. 웃음 소리, 상인의 부르는 소리, 말굽 소리, 보글보글 끓는 냄비 소리, 다양한 문들이 열렸다가 닫히는 소리. 지나가는 상대에게서도 여러 가지 냄새가 났다. 향수 냄새, 우유 냄새, 흙먼지 냄새, 쇠 냄새.

     

    여성: 아아, 미안해 오빠.

     

    쿵, 하고 어깨가 부딪힐 때마다 바로 옆을 걷던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난다.

     

    풍요의 거리의 사람: 아하하하!

     

    풍요의 거리의 사람: 자! 한 번 더!

     

    웃음소리가 터지고 무슨 신호로 대충 사람들의 발소리가 난다. 춤을 추고 있는 걸까. 아서와 리케는 웃는 얼굴을 펼치며 왕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문득 어깨너머로 나를 돌아본 아서가 미소 지으며 나의 오른편에 섰다.

     

    아서: 나는 괜찮아, 카인.

     

    또 칼자루에 손을 얹고 있었다. 의식하며 깊이 숨을 내쉰다.


    9화 느껴지는 시선

     

    지적된 대로 긴장하고 있었다. 왕가의 정세가 불안정해. 게다가 노바가 있을지도 몰라. 그런데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고 지켜야 할 주군인 아서에게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아서: 이 거리는 전망이 좋아. 묘한 분위기의 사람은 없어. 그렇지, 내 왼쪽으로 걸어가는 건 어때?

     

    카인: 한심하네……. 너에게 에스코트를 당하면 입장이 바뀌어져 버려.

     

    아서: 카인은 든든해. 액재의 상처는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리케: 맞아요. 의지하고 있어요. 정보 수집은 어디서 하나요? 저 사람들은 어떨까요?

     

    카인: 자자. 정보 수집이라고 해서 삿대질을 하면 상대가 자세를 취해버려.

     

    리케: 정말이다……. 싫은 표정을 지었어요. 저, 사과해야 할까요?

     

    카인: 리케는 정직하지. 하지만 오늘은 인사로 끝내고 파이프 가게로 가자.

     

    리케: 파이프 가게……. 아, 샤일록의 친구인?

     

    카인: 아아. 샤일록에게 소개받은 마법사를 만나러. 그 후 거리의 모습을 살피고 마지막으로 마법 과학 병단 본부로 간다.

     

    아서: 알았어.

     

    리케: 알겠습니다!

     

    오즈: 나는 기다리고 있껬다.

     

    기운이 좋은 아서와 리케의 답에 오즈는 조용히 고했다. 그는 나를 보지 않고 무언가를 관찰하듯 비스듬히 뜬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카인: 어째서?

     

    오즈: 시선이 느껴져.

     

    카인: 시선? 적의인가?

     

    오즈: 아니, 주목이다. 나의 정체를 신경 쓰고 있어. 마력을 억누르고는 있지만 옜 마법사의 기척을 깨닫고 이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다.

     

    카인: 그래서?

     

    오즈: ……오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서쪽 마법사는 호기심이 많아. 쓸데없는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카인: 즉, 얽히고 싶지 않다는 거구나.

     

    오즈: 그래.

     

    카인: 알았어. 그러면 합류하기로 하자. 여신상이 있는 광장에서…….

     

    오즈: 나의 이름을 불러라. 어디에 있든 마중 나가지. 해질녘까지.

     

    카인: 알았어.

     

    아서: 오즈 님, 잘 부탁드립니다.

     

    리케: 오즈, 회오리 모양의 사탕을 사놓아 주세요. 사탕이 다 팔렸으면 가장 예쁜 모양의 사탕을 사주세요.

     

    오즈: 가장 예쁜……?

     

    리케: 딱 보고 와닿는 듯한, 예쁜 색이 있는 걸요. 예쁜 색은 뭔지 알겠나요?


    10화 오늘도 그날도

     

    오즈: 색에 미추는 없다.

     

    리케: 있어요. 노란색은 예뻐요. 초록색도 예쁘죠.

     

    아서: 나는 파랑색도 좋아해.

     

    카인: 나는 빨간색도. 오웬은 무슨 색이 좋아?

     

    오웬: 으음…….

     

    귀찮다는 듯이 듣고 있던 오즈가 날카롭게 오웬을 쳐다보았다.

     

    오즈: 그 자는 두고 가라.

     

    카인: 아니, 하지만…….

     

    오웬: …….

     

    오즈: 언제 원래대로 돌아올지 몰라. 너희들 중 누구도 오웬을 당해낼 수 없다.

     

    오즈의 말은 타당했다. 오웬이 변덕스럽게 아서들에게 위해를 가하면 나는 지킬 수단이 없어. 오웬은 그런 짓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만, 그 녀석은 모른다. 오즈에게 감시를 받는 것이 제일일 수도 있어. 그런데 곤란한 일이 있었다. 나는 오즈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했다.

     

    카인: 근데……. 말했잖아. 오웬은 두고 가면 화를 내.

     

    오즈: 두고 가지 않겠다. 내가 지켜보고 있지.

     

    카인: 그렇긴 하지만…….

     

    오웬이 납득할까? 의문을 품으면서 나는 오웬을 돌아보았다. 불안하다는 듯이 나를 올려다보는 그에게 적어도 있는 힘껏 웃는 얼굴로 오즈를 소개한다.

     

    카인: 오웬. 조금 볼 일이 있어. 오즈와 함께 기다려주지 않을래?

     

    오웬: …….

     

    오웬은 힐끗 오즈를 보았다. 오즈는 웃지도 않는다. 아서가 살며시 오웬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웃으면서 오웬의 손을 잡는다. 

     

    아서: 괜찮아. 오즈 님은 상냥하신 분이야. 무슨 일이 생기면 오즈 님께 말씀드려.

     

    오웬: ……응…….

     

    오웬은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즈를 신용했다기 보다는 아서의 우슨 얼굴을 믿는 눈치였다. 나는 마음이 술렁거렸다. 이것은 두고 가는 것이 아닌가? 오웬은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오웬이 날뛰기 시작한다고 해도, 오즈라면 문제 없을 거야. 해질녘 전까지라면. 알면서도 희미한 불안감이 가슴을 스쳤다. 뒷머리를 끌려 뒤를 돌아본다.

     

    카인: 오웬, 꼭 돌아올 테니까!

     

    고개를 들고 오웬은 미소 지었다.

     

    오웬: 응…….

     

    어째서인지 나는 옛날 기억이 났다. 반드시 너희들을 지킬 거야. 그렇게 외치고 검을 움켜쥐었다. 엎드린 기사들 바로 위에서 냉혹한 미소를 지은 북쪽 마법사. 그것도 오웬이었다.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