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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메인 스토리

2부 10장 [왕홀의 저주]

 

 

목차

    1화 복잡한 레가리아

     

    릴리아나 공주를 도와줬으면 좋겠어……?

     

    내가 중얼거리자 그레고리라고 자칭한 새는 크게 날개를 펄럭였다.

     

    그레고리: 네! 부디, 마음씨 상냥한 현자님! 서쪽 왕가 왕홀의 저주에서 릴리아나 공주를 구해주세요!

     

    서쪽 왕가 왕홀의 저주? 그렇다면 릴리아나 공주는 서쪽 왕가의 사람일까? 중앙 나라의 왕자 아서처럼 서쪽 나라의 왕가? 애초에 왕홀이란 뭐지? 내 모습을 보고 뭔가 짐작한 듯 클로에가 설명해줬다.

     

    클로에: 현자님. 왕홀이란 훌륭한 지팡이 같은 거야. 서쪽 나라 왕가의 권위를 상징하는 레갈리아이기도 하대.

     

    그렇구나……. 잘 알고 있네요, 클로에.

     

    칭찬의 눈길을 돌리자 클로에는 수줍은 듯 따스한 보라색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클로에: 어렸을 때 라스티카에게 배웠어. 그림에서 본 공주가 예뻐서 그 사람을 본떠 왕홀 드레스를 만들려고 했을 때…… 이거는 레갈리아고, 레갈리아의 모방품을 만들면 벌을 받을 수 있다고.

     

    클로에의 그 말을 듣고 옛날 역사 수업에서 배운 것이 생각났다. 국가나 왕족의 권위를 상징하는 것을 모조하거나 하는 것은 자신이 왕족을 자처하는 것과 같다. 아니면 국가를 우습게 여기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그럴 생각은 없어도 반역죄로 추궁당할 수 있다고. 실제로 그레고리는 믿기 어려운 것을 보듯 클로에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레고리: 왕가의 왕홀 모조품을 만들다니……. 역시 마법사는 엉뚱한 생각을 하는군.

     

    클로에: 나쁜 짓을 하려고 한 건 아니야. 너무 예뻤기 때문에 내가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던 거야. 그게 뭐가 나빠?

     

    드물게 클로에가 뺨을 부풀었다. 그레고리가 반박하기도 전에 무르가 흐뭇하게 웃었다.

     

    무르: 훌륭해! 클로에의 말이 맞아! 권위와 전통은 때떄로 탐구심과 상상력을 방해해! 권위가 가치를 연결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권위가 무너질 때 그때까지의 가치가 상실되는 거야! 하늘과 땅이 새빨갛고, 일등이 꼴찌로…….

     

    샤일록: 무르. 그 이야기는 길어질 것 같으니 일단 보류해 주세요.

     

    무르: 아하하하! 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이야기인데!

     

    즐겁게 웃으며 무르는 허공을 한 바퀴 돌았다. 나는 언젠가 들었던 무르의 대사가 생각났다. 꽃을 불꽃으로, 돌을 보석으로. 가치관의 변화한다. 

     

    샤일록: 왕홀의 저주……. 저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입술을 쓰다듬으며 샤일록은 눈을 내리깔았다. 기억을 더듬듯이 시선이 움직인다.

     

    샤일록: 서쪽 왕가에 전해지는 왕홀은 대대로 왕위 계승자들이 계승하는 것. 하지만 그 왕홀에는 약간의 소문이 있다고. 

     

    하물며……?

     

    샤일록은 나와 눈을 마주치며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였다.

     

    샤일록: 네. 마음을 빨아들인다던가.

     

    마음을 빨아들여!?

     

    그레고리: 그렇다……. 릴리아나 공주는 계속 겁을 먹었어. 왕홀의 저주가 무서워. 자기가 변해버릴까봐 두렵다고. 하지만 나는 듣지도 않고…….

     

    그레고리가 날개를 떨며 작은 머리를 싸안는다. 잠자코 있던 라스티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라스티카: 그렇다면 릴리아나 공주는 왕위 계승과 관련이 있는 인물인가요?

     

    그레고리: ……그건…….

     

    부리를 떨며 그레고리가 말을 잇는다. 그때,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2화 의문과 약속

     

    리케: 도착했습니다, 현자님.

     

    리케: ……! 와아, 예쁜 새! 저도 만져봐도 되나요?

     

    그레고리: 이 녀석은!? 너희들의 아는 사람이냐?

     

    리케: 말 했다……! 말하는 새라니 신기해! 오즈, 들었나요?

     

    오즈: 저건 새가 아니다.

     

    리케: 새예요.

     

    오웬: 새!

     

    리케: 그렇죠. 새죠.

     

    오웬: 새!

     

    오즈: 새가 아니다.

     

    그레고리: 오즈? 오즈라고 했나. 설마, 세계 제일의 마법사 오즈?

     

    아, 네. 맞아요. 오즈는 여기에…….

     

    그레고리는 부리를 크게 벌리고 소리도 없이 펄쩍 뛰었다. 양쪽 날개로 작은 머리를 감싸고 떨고 있다.

     

    그레고리: 오즈가 여기에……!? 여기에 오신다고요!? 도대체 언제……!?

     

    그레고리는 침착하지 못하고 불안한 듯이 몇 번이나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대한 무언가가 올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아서가 다정하게 손을 뻗어 그의 날개를 살짝 쓰다듬었다.

     

    아서: 괜찮아. 안심해줘. 오즈 님은 무서운 분이라 상냥한 분이셔.

     

    그레고리: 당신이 마법사 오즈……?

     

    아서: 내가 아니야.

     

    그레고리: 아아, 당신이라면 좋을 텐데. 세계 제일의 마법사라면 분명 릴리아나 공주를 구할 수 있을 터!

     

    아서: 릴리아나 공주……?

     

    그레고리: 사실은…….

     

    아서의 팔에 멈춰 서서 그레고리가 말을 꺼내려는 순간…… 오웬이 양손으로 그레고리를 꽉 잡았다.

     

    그레고리: ……꾸엑!

     

    오웬: 새! 기사님, 새야!

     

    카인: 아아, 고마워 오웬. 일부러 잡아서 보여줘서. 하지만 가볍게 목이 부러졌을지도……. 좀 더 부드럽게 잡아 줘.

     

    오웬: 아, 미안해…….

     

    그레고리: 콜록콜록……. 천진난만한 얼굴로 끔찍한 일을……. 너도 형이라면 동생은 잘 챙겨줘.

     

    카인: 형? 내가? 이 녀석이?

     

    그레고리: 아닌가? 눈 색이 똑같잖아.

     

    클로에: 하긴, 초면인 사람에게는 두 사람이 형제로 보일지도.

     

    카인이 오웬과 눈을 마주친다. 그러는 사이 그레고리는 도망치듯 오웬의 곁에서 날아올랐다. 그리고 오즈의 머리에 날개를 내린다.

     

    그레고리: 실례. 미안하군. 당신이 제일 키가 커보이니 잠시 여기 있게 해줘.

     

    오즈: …….

     

    지금 그레고리에게 오즈의 정체를 알려주면 그는 기절하고 말 것이다.

     

    오웬: 새…….

     

    그레고리: 어이, 가까이 오지 마. 새를 귀여워하는 법을 형에게 배우고 오도록.

     

    카인: 오웬, 지금은 나랑 놀자. 자, 사탕 사줄게.

     

    아서: 아하하, 이리 와.

     

    오웬에게 도망쳐 오즈의 머리 위를 걷는 그레고리에게 아서가 다시 손을 뻗었다.

     

    아서: 현자님, 이 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으음…… 그레고리는 마법으로 새가 되어버렸대요. 릴리아나 공주라는 분이 위험한 일을 당했다고 해서…….

     

    나는 그레고리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아서들에게 전했다.

     

     

     

     

     

    아서: 그렇군요. 즉…… 서쪽 귀족 코르테제 가문의 공주 릴리아나 공이 서쪽 왕가 왕홀의 저주에 걸렸다고…….

     

    맞아요. 아서는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왕홀은 왕이나 여왕이 가진 것으로…… 서쪽 나라 왕가 왕홀에는 저주의 소문이 있다고 해요. 들고 있으면 마음을 빨아들인다고.

     

    아서: 서쪽 왕가 왕홀의 저주 이야기는 세계 괴담화의 하나로 저도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기하네요. 릴리아나 공은 코르테제 가문의 공주이지요? 서쪽 왕가는 마스탄드리아 가문입니다. 어째서 코르테제 가문의 릴리아나 공이 왕홀의 저주에?

     

    그레고리: ……미안하지만, 도와주겠다고 약속받지 않는 이상 더 이상은 이야기할 수 없다.

     

    샤일록: 마법사는 약속을 하지 않습니다.


    3화 신에게 맹세하며

     

    그레고리: 짓궃은 소리 하지 말아줘! 나는 약속하지. 보수는 얼마든지 지불할게.

     

    리케: 심술궃지도 않고 보수도 필요 없어요. 하지만 좀 더 자세한 사정을 말씀해 주시겠나요? 저희에게는 중요한 임무가 있거든요. 이제부터 서쪽 나라의, 으음…….

     

    카인: 마법 과학 병단 본부.

     

    리케: 마법 과학 병단 본부까지 가야 해요.

     

    그레고리: 현자님과 현자의 마법사들 몇 명이서 마법 과학 병단 본부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설마…… 또 달이 덮쳐오는 건가?

     

    그레고리의 목소리에는 감출 수 없는 공포와 긴장이 배어 있었다. 나는 안심시키려고 웃었다.

     

    괜찮아요. '거대한 재앙' 에 대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사를 하고 있어요.

     

    그레고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똑바로 나를 바라본다. 그의 눈동자는 열정적이고 지성적이었다. 새의 모습이 되기 전의 그는 믿음직스러운 종자가 아니었을까. 그는 아서에게서 벌떡 일어나 내 눈앞에 와서 다시 한 번 깊이 고개를 숙였다.

     

    그레고리: 현자님, 조금 전의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저는 더 이상 말씀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전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만 저 같은 것이 멋대로 입에 올린다면 코르테제 가문이 폐가 되어버려…….

     

    완강한 그레고리의 모습을 보고 샤일록이 내게 어깨를 기대었다. 사려시 작은 소리로 귓가에 속삭인다.

     

    샤일록: 현자님……. 아마도 서쪽 왕위의 계승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왕위 계승 문제……?

     

    샤일록: 네. 왕위 계승 문제가 된다면 국가의 중요 기밀이죠. 저희가 그를 돕겠다고 말할 때까지 그가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것도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런 거군요…….

     

    상상 이상으로 사태는 심각해 보인다. 나는 다시 한 번 그레고리를 바라보았다. 그는 강한 눈빛으로 진지하게 나에게 계속 호소했다.

     

    그레고리: 도움을 요청해놓고 입을 열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현자님, 이것만은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이 세상에 릴리아나 공주보다 소중한 사람은 없습니다. 이 마음에 거짓은 없어요. 신에게 맹세합니다. 어떻게든 그녀를 지키고 싶어요……! 부디 도와주세요, 현자님!

     

    마치 경례를 하듯 등을 구부리고 그레고리는 고개를 숙였다. 그의 말은 서쪽 나라 주민다운 열정과 격렬함이 담겨져 있었다. 신께 맹세합니다. 마법사들은 쉽게 입에 담기 힘든 대사다.

     

    (그레고리는 릴리아나 공주를 좋아하는구나…….)

     

    어떻게든 해주고 싶은데……. 라는 마음으로 고개를 들자 서쪽 마법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서쪽 마법사들은 완전히 그의 편에 서있었다.

     

    클로에: 뭉클해……! 사랑하는 사람을 돕고 싶은 거구나. 현자님. 나, 힘이 되어주고 싶어!

     

    라스티카: 멋진 사랑 이야기다. 기꺼이 협력하죠.

     

    샤일록: 일어나려고 하는 비극을 못 본 척하다가는 잠에서 깨기 어려울 테니까요.

     

    무르: 샤일록은 젊은이들의 순애를 좋아하지~!

     

    그레고리: 고마워, 너희들! 아아, 너라니 실례군. 자비로운 용자들. 이름은?

     

    무르: 무르!

     

    샤일록: 샤일록입니다.

     

    라스티카: 라스티카라고 합니다.

     

    클로에: 클로에야! 잘 부탁해, 그레고리!

     

    그레고리: 아아……. 무르, 샤일록, 라스티카, 클로에. 고마워! 아키라 님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로 괜찮겠죠? 아키라 님의 마법사를 빌려도……?

     

    에…….

     

    나는 대답하기 어려워서 중앙의 마법사들을 돌아봤다.


    4화 가자, 각자의 길로

     

    중앙의 마법사들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인: 다녀와, 아키라. 마법 과학 병단 본부에 방문해도 차례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야. 서쪽 마법사들이 있어줬으면 든든했을 테지만 니콜라스의 이야기라면 우리끼리도 알아들을 수 있어. 정보를 모아서 기다릴게. 그레고리를 도와줘.

     

    카인……. 아서들도 그걸로 괜찮나요?

     

    아서: 네. 여기서 그와 만난 것도 무언가의 인연이겠죠. 현자님과 서쪽 마법사들에게 맡겨버려서 죄송합니다만.

     

    고마워요. 정리되는 대로 바로 달려갈게요.

     

    아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리케: 아서 님. 저희는 그레고리와 여기서 헤어지는 건가요?

     

    아서: 맞아. 그들은 서쪽의 코르테제 령으로 향할 거야.

     

    리케: 아쉬워요. 조금 더 그레고리와 놀고 싶었는데.

     

    그레고리: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오면 다시 한 번 상대하지. 카드든 보드게임이든.

     

    오웬: 이별?

     

    리케: 맞아요, 오웬.

     

    오웬: 마지막으로 만지고 싶어.

     

    그레고리: 에? 아, 얌전하게 부탁하지.

     

    작은 이마를 오웬에게 쓰다듬어지며 그레고리는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오웬: 착하지, 착하다.

     

    그레고리: 하하, 간지러워. 얘기하면 알아듣잖아, 네 동생.

     

    카인: 어? 아아.

     

    그레고리: 착하네.

     

    카인은 복잡하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살며시 오웬의 손을 잡고 움츠려진다.

     

    카인: 자, 다음에 또 보자고 말하는 거야.

     

    오웬: 다음에 또 보자.

     

    그리하여 우리는 서쪽 나라의 탑에 도착하자마자 둘로 나뉘어지게 되었다. 중앙의 마법사들은 풍요의 거리로. 서쪽 마법사들은 나와 함께 코르테제 령으로. 

     

     

     

     

     

     

     

     

    나는 샤일록의 빗자루 위에 탔다. 바람에 휘날리는 샤일록의 머리에서는 좋은 냄새가 났다. 당황하는 나를 놀리듯 샤일록이 미소를 머금는다.

     

    샤일록: 현자님. 꽉 잡고 계세요.

     

    네, 네.

     

    어리둥절한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그레고리: 너, 색기있군……. 색기 있는 미인은 많이 만나봤지만 너 같은 사람은 처음이야.

     

    샤일록: 후후……. 그렇겠지요.

     

    샤일록은 익숙한 모습으로 그레고리의 칭찬을 받아넘겼다. 그레고리는 어깨를 움츠린다.

     

    그레고리: 진심으로 말했는데. 하녀가 여기 있었다면 볼이 빨개졌겠군.

     

    샤일록: 언젠가 그렇게 하게 해주세요. 그레고리, 제 어깨에 서겠나요?

     

    그레고리: 사양할게. 수 많은 소년처럼 머뭇거릴 것 같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그레고리는 내 어깨에 정좌로 섰다. 사쿠 쨩도 있어서 오늘은 얼굴 주위의 밀도가 높다. 문득 멀어져 가는 중앙의 마법사들을 바라보며 그레고리가 중얼거렸다.

     

    그레고리: 현자님. 아서 님이라고 불리는 분은 혹시…….

     

    아…… 맞아요. 중앙 나라의 왕자 아서예요.

     

    아서가 현자의 마법사로 소환됐다는 사실은 국외에도 알려졌을 것이다.

     

    그레고리: 역시……. 현자의 마법사로 뽑혔다고는 들었습니다만, 그분이…….

     

    그레고리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듯 아서의 등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상쾌한 바람이 푸른 하늘을 스치고 지나간다. 코끝을 달콤한 향기가 스친다. 동시에 샤일록의 중얼거림이 전해졌다.

     

    샤일록: ……아아, 코르테제……. 그 식물원의…….

     

    빗자루를 타고 코르테제 령으로 향하는 동안 그레고리가 조금씩 사정을 이야기해 주었다.


    5화 언덕 위의 성

     

    그레고리: 릴리아나 공주의 몸에 일어난 일을 너희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데, 부디 입 밖으로는…….

     

    클로에: 안 해! 약속은 할 수 없지만 우리를 믿어줘. 릴리아나 공주와 그레고리는 무슨 사이였어? 짝사랑? 맞짝사랑?

     

    라스티카: 나도 듣고 싶어. 누구보다 사랑한다고 말했었지.

     

    그레고리는 어깨를 움츠리듯 희미하게 날개를 움직였다.

     

    그레고리: 바보 같은 소리 하는 소리를 한다고 웃지 않는 군. 자칭한 대로 나는 종자다. 이 사랑은 신분이 달라.

     

    클로에: 바보 취급은 하지 않아. 신분이 다른 사랑, 멋지잖아!

     

    그레고리: ……그런가?

     

    클로에: 응. 나는 응원할게. 나도 평민이지만 귀족인 라스티카와 친구야.

     

    라스티카: 그렇지.

     

    그레고리: 하하……. 고마워. 마법사는 자유로워서 좋군.

     

    샤일록: 당신도 자유롭습니다. 조금 전이라면 몰라도 지금은 날개를 가지고 있으니까요. 사람도 아니고 새도 아닌 세상에서 가장 새로운 사랑을 당신이 시작할지도 모르죠.

     

    그레고리의 남색 눈동자가 빛을 발하며 반짝반짝 빛났다. 눈물을 글썽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레고리: 너희들, 좋은 녀석이군. 아까는 미안했어. 빌어먹을 마법사라고…….

     

    무르: 됐어 됐어! 이어서 이야기해!

     

    그레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펼쳐진 녹색 대지의 끝을 바라보았다. 아득한 초록 언덕에 훌륭한 성이 서있다.

     

    그레고리: 보이나? 저게 코르테제 성이다.

     

    클로에: 보여! 언덕 위의 성이라니 멋있네.

     

    그레고리: 코르테제 성은 역사가 오래돼서 군민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와 언덕 위의 성이라고도 불리지. 저 성에서 우리는 자랐다. 릴리아나 공주는 나보다 5살 어리고, 올해 18살이 되는 영주님의 외동딸. 나는 23살이고 공주님의 측근이었지. 온화한 코르테제 령은 왕가의 먼 인연이라고는 하지만 권위 다툼과는 무관한 땅이었다. 코르테제의 자랑이라면 건국과 거의 동시에 설립된 왕립 식물원이지.

     

    왕립 식물원……?

     

    아까 샤일록이 중얼거렸던 식물원일까?

     

    그레고리: 아아. 서쪽 나라 왕실이 소유한 식물 연구 시설이다.

     

    즉, 임금님의 연수 시설이란 말인가요?

     

    그레고리: 맞아 맞아. 아주 옛날, 심한 염해가 일어나서 귀한 식물들이 일제히 말라버렸지. 다시는 그런 사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위대하신 왕님께서 훌륭한 식물원을 건설하신 거다.

     

    염해라니……. 폭풍 때의 높은 파도 등으로 인해 소금이 뿌려져 버리는 것 말인가요?

     

    샤일록: 보통은요.

     

    보통은요?

     

    샤일록: 식물원이 생긴 계기는 마법사가 바닷물을 토네이도로 만들어 대지로 운반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레고리도 침착하지 못하고 몇 번 날개짓을 했다.

     

    그레고리: 역사책에는 대폭풍의 재해라고…….

     

    샤일록: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마법사에 의한 인재입니다.

     

    클로에: 그 마법사는 왜 그런 짓을 한 거야?

     

    샤일록: 글쎄요. 이유는 모르겠군요. 남의 영업에 들어가지 않고 조금 위협해 줄 생각으로…… 인간들이 지키던 걸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주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죠. 동쪽의 마법사라면 깊은 원한이나 상응하는 각오가 있었을지도 모릅니다만…… 향락저인 서쪽 마법사의 소행이기 때문에 그저 유쾌범이었을지도 모르죠.

     

    클로에: ……그래서 어떻게 됐어?

     

    샤일록: 무르가 돌로 만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의 무르는 서쪽 왕가와 친했거든요. 무르, 기억나나요?

     

    무르: 몰라!

     

    무르는 빗자루에 구두 끝을 걸고 곡예처럼 거꾸로 매달고 있었다. 답답함을 기억하며 나는 큰 한숨을 쉬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마법사를 무서워하는 사람의 마음도 알 수 있다. 마법사들이 그저 농담으로 부숴버릴 수 있는 것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공포. 하루하루 신경을 닳게 하는 불안과 공허함과 무기력함.


    6화 측근과 공주의 사랑 이야기

     

    그레고리: 으음……. 이야기를 돌려도?

     

    그레고리는 그렇게 말하며 양날개 끝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시켰다. 그 손짓을 따라하면서 라스티카가 고개를 끄덕였다.

     

    라스티카: 아무쪼록.

     

    그레고리: 고마워. 어디까지 이야기했지……. 그렇지, 왕립 식물원. 즉, 코르테제 가문은 왕립 식물원의 관리를 맡을 정도로만 중요한 평온한 성이었던 것이다. 성주님도 느긋한 편이시고 측근들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많지. 코르테제 서에서 으뜸가는 일꾼은 누구냐 하면 나였다.

     

    클로에: 에, 멋있다!

     

    그레고리: 그렇겠지. 온 나라의 유능한 사람들이 모이는 서쪽 왕궁에서의 이야기라면. 나 같은 경우는 별 자랑도 안 돼. 그만큼 의욕적인 젊은이에게는 평화롭고 지루한 성이었다. 하지만 덕분에 성주님에게 눈에 띄어져…… 나는 어렸을 때부터 릴리아나 님의 측근을 맡게 되었어.

     

     

     

     

     

     

     

     

    릴리아나: 저기, 그레고리.

     

    그레고리: 네. 뭔가요, 공주님.

     

    릴리아나: 아버님께서 말씀하셨어. 그레고리는 눈치 빠른 일꾼이고 박식하고 머리도 좋다고.

     

    그레고리: 영광입니다.

     

    릴리아나: 똑똑한 그레고리라면 알까? 나, 누구와 결혼해?

     

    그레고리: 글쎄요……. 아직 먼 이야기는 아닐까요? 공주님은 아직 7살이시잖아요.

     

    릴리아나: 그렇긴 하지만…….

     

    그레고리: 하지만?

     

    릴리아나: 나, 그레고리와 결혼하고 싶어. 그레고리가 가장 좋은 걸.

     

    그레고리: 아하하, 나쁜 기분은 들지 않네요.

     

    릴리아나: 이 성에서 그레고리가 제일 멋있어. 검도 말도 잘하고 머리도 좋고 일찍 일어나고 글씨도 예쁘고…….

     

    그레고리: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영감님들은 너무 게으르시거든요.

     

    릴리아나: 그레고리, 나와 결혼해줄래? 아버님께 부탁드려도 될까?

     

    그레고리: 릴리아나 님. 아무리 공주님께 서투른 성주님이시라도 이번만큼은 좋다고는 말하지 않으실 거예요.

     

    릴리아나: 어째서?

     

    그레고리: 신분이 다르잖아요.

     

     

     

     

     

     

     

    클로에: 안타까워……!

     

    라스티카: 안타깝네요……. 분명 그녀는 그대에게 어울리는 아름다운 작은 새일텐데…….

     

    그레고리: 아니아니, 새가 아니니까. 릴리아나는 인간이고 나도 원래는 사람이니까. 

     

    라스티카: 아아, 그랬었지! 너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만 새들의 사랑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려서…….

     

    그레고리: 마음은 알겠지만.

     

    클로에: 그래서 그래서? 진심으로 릴리아나 공주를 좋아하게 된 것은 언제쯤이야?

     

    그레고리: 그렇네……. 그건 내가 20살이고 공주님이 15살이 됐을 때…….

     

     

     

     

     

     

     

    릴리아나: 그레고리! 내 춤 어땠어?

     

    그레고리: 잘하셨어요.

     

    릴리아나: 에헤헤, 고마워! 한 곡 더 출 테니까 거기서 봐줘!

     

    그레고리: 네, 힘내세요.

     

    성주: 그레고리.

     

    그레고리: 성주님…….

     

    성주: 춤인가. 릴리아나도 15세다. 너도 알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그레고리: ……물론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냥 측근으로…….

     

    성주: 왕가의 먼 친척이라지만 코르테제 령은 온화하고 정권 다툼과는 무관한 땅이다. 장래 유명한 너에게는 부족할지도 모르지만, 받아주지 않겠나?

     

    그레고리: 에?

     

    성주: 에?

     

    그레고리: 무엇을…….

     

    성주: 릴리아나와 차기 성주의 자리를…….

     

    그레고리: 에!? 저는 평민인데요!?

     

    성주: 괜찮겠지, 우리 집은……. 여차하면 어느 귀족의 아이를 입양하면 돼.

     

    그레고리: ……대단히 감사한 제의입니다만, 잠시 생각해 봐도 될까요?

     

    성주: 에……? 공주와 결혼하고 싶은 것이 아니었나……?

     

    그레고리: 아니, 무리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진지하게 공주님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성주: 찰 생각……?

     

    그레고리: 아니아니아니아니, 그런 건 아닙니다만 아직 15살이시고…….

     

    성주: 그레고리, 부탁하네! 기댈 수 있는 건 그대 뿐이야!

     

    그레고리: 에에…….


    7화 두 사람의 사랑을 축하하며

     

    클로에: 에에……. 그런 느낌이었구나……. 뭔가 좀 더, 순애일줄 알았어…….

     

    그레고리: 실망하지마! 이제 순애가 될 거니까!

     

    샤일록: 이제 슬슬 언덕 위의 성에 도착하는군요.

     

    그레고리: 잠깐! 조금 더 말하게 해줘! 그런 식으로 암묵적인 이해로 우리는 약혼 취급을 받고 자랐지. 나도 처음에는 당황스러우써어. 릴리아나 공주가 성장하면서 점점 의식하기 시작해서…….

     

    클로에: 꺄아, 그거야! 그런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두 사람에게 알려줬구나. 운명의 상대는 곁에 있다고…….

     

    무르: 간단하게 생물학적 이유 아니야?

     

    클로에: 생물학적인 이유?

     

    무르: 육체가 어린 몸에서 성체가 되어 그레고리의 연애 대상이 된 거지.

     

    클로에: 그 말투, 전혀 멋지지 않아!

     

    그레고리: 성체가 뭐야!? 공주님은 곤충이나 물고기가 아니라고!

     

    무르: 나는 영혼으로 사랑하는 타입인데 외모나 나이로 구애 대상을 고르는 생물도 있지? 라스티카는 어때? 클로에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있었는데.

     

    클로에: 이 흐름에서 우리에게 화제를 던지는 거야!?

     

    샤일록: 무르, 노골적인 표현은 심술궃어서 품위가 없어요.

     

    무르: 본능 이야기에 품위가 없다면 사랑하는 생물은 모두 하중이고 천박하지. 저게 갖고 싶어! 저게 좋아! 네가 좋아하는 욕망이잖아. 어째서 인정해주지 않아?

     

    샤일록: 그 본능에 따른 결과 짐승이 되어버린 사람을 알기 때문입니다. 짐승 같은 연심은 절도와 이성으로 묶어야 맛이 깊은 법…….

     

    그레고리: 역시 마법사. 전문적인 사랑의 대화로군…….

     

    라스티카: 나는 어린 클로에도 어른 클로에도 알지만 둘 다 멋진 클로에였어.

     

    클로에: 라스티카! 지금 참견하면 귀찮아 질 거라고!?

     

    라스티카: 그래?

     

    그, 그래서 릴리아나 공주와 약혼 취급을 받게된 거죠? 성주님이 그렇게 말씀하셨다면 신분차는 상관없지 않나요?

     

    그레고리: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사이에 갑자기 이상해지기 시작했어.

     

     

     

     

     

     

     

    릴리아나: 그레고리……. 너에게 사과할게. 나, 어린애여서 제멋대로였어.

     

    그레고리: 무슨 일인가요, 갑자기…….

     

    릴리아나: 당신의 사정도 생각하지 않고 당연한 것처럼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그레고리가 지켜봐 주면 언제나 안심할 수 있었으니까……. 당신은 상냥하니까……. 아버지를 거역할 수 없어서 함께 있어준 것 뿐인데.

     

    그레고리: 릴리아나 님…….

     

    릴리아나: 미안해. 고마워. 나한테서 자유로워져도 돼. 그레고리라면 분명 멋진 신부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아버지께 이야기해둘 테니까…….

     

    그레고리: 무슨 일이신가요? 왜 그런 짓을…….

     

    릴리아나: 드디어 알아챈 거야. 나는 몇 번이나 사랑 고백을 했었지만 그레고리에게서는 한 번도 없어……. ……즉, 그런 것이었다고…….

     

    그레고리: ……바보구나, 릴리아나. 아니, 바보는 나야. 당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릴리아나: 그레고리?

     

    그레고리: 사랑합니다. 릴리아나.

     

     

     

     

     

    클로에: 아싸! 사랑한다고 말했어~!

     

    라스티카: 축하해 그레고리! 축하해, 릴리아나 공주! 사랑을 담아서…… 한 곡 연주하도록 하죠.

     

    무르: 축복의 마법을 걸어줄게! '에아뉴 랑블!'

     

    샤일록: 여기는 하나 건배하죠. 좋은 술로 준비해드릴게요.

     

    푸른 하늘에 불꽃이 치솟고 바이올린 음색이 울려 퍼지면서 서쪽 마법사들은 난리였다.


    8화 여자의 목소리와 나쁜 꿈

     

    나도 덩달아 무르와 함께 그가 마법으로 내놓은 꽃잎을 뿌리고 있었다. 그레고리는 절실히 감탄하고 있었다.

     

    그레고리: 너희들, 엉망진창으로 신나게 해주는구나……. 내가 음유시인이라면 돈을 주고 고용해서라도 맨 앞줄에서 이야기를 들어줬을텐데.

     

    클로에: 릴리아나 공주와 마음이 통해서 다행이야! 그리고 그리고?

     

    무르: 흐름이 이상해졌다고 했지?

     

    클로에: 흐름이 이상해져!? 맞다. 그렇게 말했었지…….

     

    라스티카: 그러고 보니 릴리아나 공주를 도와달라고…….

     

    샤일록: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조금 전보다 앞서 서쪽 마법사들은 그레고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레고리: 나와 릴리아나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그날……. 첫 번째 불행한 소식이 왔다.

     

     

     

     

     

     

    그레고리: 황태자 전하의 가족이 마차 사고에……?

     

    성주: 그런 것 같다……. 황태자 전하의 어린 자녀들도 함께 사고를 당했다고…….

     

    그레고리: 국왕 폐하의 몸 상태도 좋지 않으신데, 대를 이은 황태자 전하가 사고를 당하시다니……. 무사하셨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레고리: 황태자 전하께서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작스러운 병으로 제2 왕위 계승자 공작까지……. 왕위 계승권이 관련된 왕가에 연루된 분들도 요즘 급사하시는 분들이 많네……. 설마 왕궁에서 독살이 난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릴리아나: 그레고리……. 나, 무서워.

     

    그레고리: 괜찮습니다. 확실히 릴리아나 공주님께도 왕가의 고귀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만…… 가계도를 펼쳐 왕위 계승권을 차례로 세어봐도 공주님 앞에 다섯 명 이상 있으니까요. 왕위 계씅 문제가 코르테레까지 돌지는 않을 것입니다.

     

    릴리아나: ……그렇다면 좋겠지만……. 실은, 몇달 전에 침실에서 자고 있을 때 이상한 목소리를 들었어…….

     

    그레고리: 이상한 목소리……?

     

    릴리아나: 응……. 그건 아마도 중앙 나라에서 오력국 평화 회의가 있고 난 후 쯤…… 한밤중에 시선을 느끼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섬뜩한 여자의 목소리가 났어……. 이 아이로 정했다고.

     

     

     

     

     

    그레고리: 마치 나쁜 꿈을 꾸고 계시는 것 같았다. 왕위 계승권을 가진 분들이 거짓말처럼 계속 돌아가셔……. 지금 왕좌에 가장 가까운 인물은 릴리아나 공주가 되어 버렸어.

     

    그렇게나 왕가 분들이 돌아가셨나요!?

     

    샤일록: 저는 잘 모르지만 서쪽 왕가의 계승 순위는 다소 복잡합니다. 남녀 불문한 장자제로, 직계의 핏줄이 끊어졌을 때는…… 왕가 일문의 정해진 집에서 입양합니다. 그 말석에 해당하는 것이 코르테제 가문이죠.

     

    낯선 말들의 나열에 혼란스러워하자 무르가 말을 덧붙여 주었다.

     

    무르: 이런 건 왕위 계승 다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룰이야. 왕위 계승 경쟁이 일어나기 쉬운 것은 형제 간이나 삼촌 조카간. 그것을 막기 위해서…… 부모에서 장자로 반드시 계승돼. 자식이 없으면 왕가 일문부터 정해진 순서대로 입양되지. 그렇게 정해져 있어. 그러니까 큰아들 말고 다른 형제들은 살아있을 거야.

     

    라스티카: 그렇다면…… 국왕 폐하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는 릴리아나 공주가……?

     

    그레고리: 서쪽 나라의 여왕 폐하가 된다. 

     

    서쪽 나라의 여왕. 소박한 사랑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스케일이 다른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새삼스럽게 자신이 원래 있던 세계와는 다른 세계라고 생각된다. 좋아하는 여자가 여왕이 되어 버린다는 것은 보통이 아닌 연애 상담이다.

     

    샤일록: 그래서 계속 입을 막으신 거군요. 아직 공표되지 않아서.

     

    그레고리: 왕가에 불행이 계속 되었으니까 국민을 불안하게 하지 않도록 정보를 숨기고 있는 것이지.


    9화 나를 놓지 말아줘

     

    클로에: 그렇지만 신경이 쓰이네……. 릴리아나 공주가 들었다는 여자의 목소리.

     

    무르: 이 아이로 정했다.

     

    샤일록: 그 목소리의 정체에 대해서는 뭔가 알고 있나요?

     

    그레고리: 아니……. 하지만 릴리아나 공주는 저주의 왕홀의 목소리가 아니냐고 하더군.

     

    라스티카: 서쪽 왕가의 저주 왕홀이 릴리아나 공주를 왕위 계승자로 정했다고?

     

    그레고리: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믿고 겁에 질려있었어.

     

     

     

     

     

     

     

    릴리아나: 싫어……. 풍요의 거리에 가고 싶지 않아. 왕궁에 가고 싶지 않아. 가면 저주의 왕홀에게 마음이 빨려버려……. 내가 나로 있을 수 없게 돼…….

     

    그레고리: ……릴리아나 님…….

     

    릴리아나: 그레고리, 도와줘! 여왕이 되고 싶지 않아. 결혼식을 하자. 너의 아내가 되어서 계속 코르테제에 살래. 할머니가 될 때까지 이 언덕의 성에서 모두의 삶을 지켜보고…….

     

    그레고리: ……릴리아나. 나는 당신의 남편이 될 수 없어.

     

    릴리아나: 어째서!?

     

    그레고리: 당신은 머지않아 서쪽 나라의 여왕이 돼. 나는…… 국왕이 될 수 없어.

     

    릴리아나: 그런……!  너에게 미움받았다면 포기할게! 하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절대로 이별 따윈 하지 않을 거야!

     

    그레고리: 나도 떨어지고 싶지 않아! 하지만…… 코르테제 사람들은 왕궁에 들어가지 않으면 엄한 명령이 있어서……. ……적어도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 수 있도록 왕궁에 달려가겠습니다.

     

    릴리아나: 어째서? 너도 시녀들도 왕궁에 데려갈 수 없는 거야? 나만 외톨이가 되어 차례차례로 사람이 죽어가는 왕궁에서 살다니…….

     

    그레고리: 괜찮아, 릴리아나. 내가 지켜보고 있을게. 당신에게서 눈을 떼지 않을 거야.

     

    릴리아나: 부탁해, 그레고리……. 나 혼자 왕궁에 보내지 마. 분명 마음을 잃어버릴 거야……. 당신이 알고 있는 나도 없어져 버려……. 그런 무서운 예감이 들어…….

     

    그레고리: 릴리아나…….

     

    릴리아나: 정말 좋아해, 그레고리. ……나를 놓지 말아줘…….

     

     

     

     

     

     

    그레고리: ……하지만 몇 번이나 교섭해 봐도 릴리아나 님과 동행하는 것은 허락받지 못했따. 왕궁의 심부름꾼이 와서 릴리아나 님은 납치되듯이 끌려가 버렸어.

     

    클로에: 너무해……. 릴리아나 공주가 불쌍해…….

     

    샤일록: 당신은 어떻게 된 건가요. 얌전히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죠. 얌전히 있었다면 새의 모습이 되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요.

     

    그레고리: 하하, 맞아. 몇 번이나 교섭해도 릴리아나 님을 만나지 못하고 업을 끓인 나는……. 지금 생각하면 무모하지만 왕궁으로 숨어들었다.

     

    클로에: 왕궁에!?

     

    무르: 발견되면 처형이야! 용케도 살았구나!

     

    왕궁으로 몰래……. 릴리아나 공주는 무사히 만났나요……?

     

    그레고리: ……아아.

     

     

     

     

     

     

    그레고리: 릴리아나……. 도대체 어디에……. 비록 여왕이 되더라도 너는 나의 작은 공주다. 항상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어…….

     

    릴리아나: …….

     

    그레고리: 릴리아나!

     

    릴리아나: 누구?

     

    그레고리: 릴리아나……?

     

    릴리아나: 친근하게 내 이름을 부르다니……. 불쾌하군.

     

    그레고리: 릴리아나, 나야! 그레고리야. 너를 만나러 왔어!

     

    릴리아나: 호오…….

     

    릴리아나: ……우후후. 고마워, 그레고리. 릴리아나는 매우 기뻐. 목숨의 위험을 무릅쓰고 만나러 오다니……. 내가 그렇게나 좋구나. 내 방으로 와. 불빛 옆에서 감벽의 아름다운 눈동자를 자세히 보여줘.

     

    그레고리: ……왜 그래?

     

    릴리아나: …….

     

    그레고리: 뭔가 달라……. 그 왕홀 때문인가? 릴리아나! 그걸 놔!

     

    릴리아나: ……윽, 무례한……!


    10화 공주의 옆에는

     

    그레고리: 나는 릴리아나의 손에서 왕홀을 빼앗으려 했어. 그때, 눈부신 빛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지. 빛에 눈이 부신 가운데 나는 릴리아나의 옆에 또 하나의 사람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라스티카: 사람의 그림자라니? 어떤?

     

    그레고리: 어떻냐면…… 화려한 남자였다. 긴 흰머리의…….

     

     

     

     

     

    ???: …….

     

    그레고리: ……! 우와아아아…….

     

     

     

     

     

    그레고리: 다음 순간, 내 몸이 눈부신 빛에 휩싸여…… 정신을 차리고 보니 새의 모습이 되어있었던 거야.

     

    ……긴 흰머리의 남자…….

     

    클로에: 왠지 노바라는 마법사의 특징과 닮았네…….

     

    샤일록: 저주의 왕홀……. 마음이 빨려버린 공주……. 마법사 노바…….

     

    무르: 게다가 연이은 서쪽 왕족의 수상한 죽음! 뒤숭숭하네!

     

    노바와 닮은 인물의 이야기가 나와 나는 긴장했다. 만약에 지난번에 노바를 만났다면. 북쪽 마법사가 이기지 못한 노바로부터 모두를 지킬 수 있을까?

     

    ……그레고리. 서쪽 왕궁에서 새가 되고 그 후 어떻게 된 건가요? 서쪽의 왕궁이 아니라 코르테제 성으로 가는 것은 무언가 이유가 있는 거죠……?

     

    그레고리: 아아, 물론. 새의 모습이 된 나는 처음에는 무척 혼란스러워서 내 몸을 한탄하고 있었지만…… 다시 자리를 잡고 새의 모습을 이용해 서쪽 왕궁을 정찰하기로 했다.

     

    무르: 일 잘하네!

     

    그레고리: 그 결과, 릴리아나가 정식으로 왕궁에서 살아가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갈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 버넷 장군과 여러 명의 하인을 데리고 코르테제로 귀향한다고. 먼저 날아가서 지나가는 길에 매복하고 마차를 추적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돌풍에 멀리 날아가 버렸다. 그 결과 너희를 만난 거야. 지금 생각하면 그 무서운 바람도 하나님의 인도겠지.

     

    샤일록: 미행을 눈치채고 누군가의 마법에 쫓겨난 걸지도 모르겠군요.

     

    클로에: 누구일까? 노바?

     

    라스티카: 왕홀에 이상한 마법이 걸려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네.

     

    무르: 어쨌든 마음을 빨린 공주를 이제 만날 수 있어! 

     

    그레고리: 아아, 만날 수 있을 거다. 부탁드립니다 현자님. 제발 그녀를 도와주세요. 어린아이 같지만 순진하고 상냥한 원래의 릴리아나로 되돌려 주세요.

     

    깊이 고개를 숙이는 그레고리에게 나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등을 쓰다듬었다. 얌전히 그를 바라보던 사쿠 쨩도 벌떡 일어나 지켜보듯 그의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할게요. 저도 서쪽 마법사도 사랑 이야기는 해피엔딩을 좋아하니까요.

     

    그레고리: 감사합니다, 현자님…….

     

     

     

     

     

     

     

     

     

    서쪽 나라 병사: 버넷 장군.

     

    질: 뭐지.

     

    서쪽 나라 병사: 동쪽 하늘 쪽에서 마법사들이 빗자루를 타고 오고 있습니다.

     

    질: 호오.

     

    서쪽 나라 병사: 방향적으로 행선지는 코르테제 성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질: 내버려둬. 철새 같은 거다.

     

    릴리아나: 끝을 내버려.

     

    질: …….

     

    릴리아나: 끝을 내버리라고 했다. 코르테제는 나의 고향. 미심 쩍은 것들을 쉽게 접근시키다니, 가만히 있을 수 있겠나.

     

    질: 성의 바로 위를 지나갔다면 모를까…….

     

    릴리아나: 무딘 남자로군. 버넷 장군, 마법 과학 병단을 이끄는 거다. 당신의 실력을 보여달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

     

    질: ……과연. 알겠습니다. 너희들, 준비해라.

     

    서쪽 나라 병사: 네!

     

    서쪽 나라 병사: 각하……. 어째서 그 자들을…….

     

    질: 쫓아내면 될 뿐이다. 마음에 어두운 데가 없다면 그들도 얌전히 떠나겠지.

     

    서쪽 나라 병사: 저항한다면?

     

    질: 연료로 하지. 마법 과학 장치의 원동력은 마법사의 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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