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依頼人シリーズ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October 5, 2020
10月8日(木)18:00よりイベント「極光祈る犬使いのバラッド〜中央の国&西の国〜」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オズ・カイン・リケのカードが新登場🧙♀️
――彼らは知る。戻らぬ過去の傷跡を。 #まほやく pic.twitter.com/Ue8PkK7VoV
최강의 마법사 오즈가 사는 성. 그곳은 동시에 아서가 어린 시절을 보낸 소중한 장소이기도 했다. 북쪽 나라의 마지막 마을로부터의 의뢰로, 중앙과 서쪽의 마법사들은 오즈의 성으로 향하지만…….
……그들은 안다. 돌아오지 않는 과거의 상처를.
1화
북쪽 나라 마을 사람: ……오늘 밤도 성에 불이 켜져 있어……. 그 분은 아직 돌아오시지 않은 것 같은데……. 그분의 부재를 알면 다른 마법사들이 찾아올거야. 만약 사악한 마법사가 온다면…….
북쪽 나라 마을 사람: ……짐승의 소리다. 저 분의 성에 불이 켜져 있는 동안은 저런 소리는 들리지 않았는데…….
토토: 모두, 그만 둬. 한숨만 쉬면서 슬픈 얘기만 하고. 강아지들이 무서워하잖아.
북쪽 나라 마을 사람: 토토…….
토토: 이렇게 얘기하다간 끝이 없어. 잠깐 여행 준비를 하고 중아의 나라까지 다녀 올게. 중앙의 나라에는 '거대한 재앙'과 싸우는 현자의 저택이 있다고 해. 그곳에 가면 현자님이 그분이 지금 어디 계신지 가르쳐 주실 거야.
북쪽 나라 마을 사람: 중앙의 나라라고? 중앙의 나라까지 도달하지 못할 거야. 달의 호수를 넘지 못하고 얼어 죽을 걸.
토토: 아무도 시도한 적이 없잖아. 죽기살기로 해볼게. 나도 이제 어린애가 아니야. 성인이야.
북쪽 나라 마을 사람: 알았어. 토토여, 너는 좋은 젊은이다. 마을에서 으뜸가는 힘자랑이자 개썰매 명인이기도 하지. 너라면 전설의 달의 호수를 넘어 북쪽 나라의 국경을 넘고 중앙의 나라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몰라. 부탁한다, 토토. 너의 모험은 오랫도록 구전될 거야. 용자 토토의 이야기로서.
토토: 용자라니 과장이야. 하지만 모두를 위해 반드시 그분을 모시고 올게.
북쪽 나라 마을 사람: 토토……. 곤란한 일이 있다면 빛의 주술을 사용해. 분명 너를 이끌어 줄거야.
토토: 알았어. 다녀올게, 엄마. 자, 너희들. 출발이다!
토토: 우우…… 바람이 너무 강해……. 이제 한 발자국도 못 움직이겠어……. 미안해, 너희들…… 눈보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이래서는 빛의 주술도 무리야…….
토토: ……아니, 아직 끝이 아니야……. 포기하지 마……. 자신을 믿고, 할 수 있는 걸 하자……. 하아…… 하아…… 구조신호탄…… 제발 닿아줘…….
무르: 왕왕! 왕!
클로에: 무르! 어디 가는 거야!? 임무도 끝났고, 빨리 북쪽의 탑으로 돌아…… 에, 개 짖는 소리……?
무르: 새의 소리도 났어! 삐약——!
클로에: 새!? 이런 눈보라 속에서!?
무르: 삐약——! 신호의 진화 소리일지도?
클로에: 그렇다는 건……
무르: 누군가가 죽어가고 있다는 뜻!
클로에: 큰일이야! 빨리 도와야겠어! 눈보라 때문에 금방 사라질 것 같은데, 우선은 불을…… '스위스피시보 보이팅고크!'
무르: 밝아졌다! ……봐! 저기! 개와 언 시체!
클로에: 시…… 시체가 아냐! 아직 움직이고 있어! 죄송해요——! 괜찮으신가요——!?
토토: ……우우…… 하늘을 날고 있어……. 마법사……?
클로에: ……아…… 그…….
토토: ……다행이다……. 도와주러 온건가…… 아서…….
클로에: 에……?
토토: ……우, 우우…….
클로에: ……앗! 정신차려! 정신 차려줘……!
라스티카: 클로에, 무슨 일이니?
클로에: 라스티카! 샤일록!
샤일록: 이런, 가엾은 조난자군요. 버리고 돌아가는 것도 어쩔 수 없으니, 도와줍시다.
북쪽 나라의 임무를 하러 간 마법사들, 슬슬 돌아오려나? 아, 중앙의 마법사들이다. 이런 곳에서 뭐여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카인: 그러면 내가 시범을 보일 테니, 모두 뒤따라 와줘.
아서: 알았어.
리케: 알겠습니다.
오즈: …….
카인: 여, 옆에 앉아도 되나?
아서: 여, 옆에 앉아도 되나?
리케: 여, 옆에 앉아도 되나?
오즈: 여, 옆에 앉아도 되나?
카인: 이 가게에는 자주 와? 추천 메뉴는?
아서: 이 가게에는 자주 와? 추천 메뉴는?
리케: 이 가게에는 자주 와? 추천 메뉴는?
오즈: 이 가게에는 자주 와? 추천 메뉴는?
카인: 최고다. 그 녀석으로.
아서: 최고다. 그 녀석으로.
리케: 최고다. 그 녀석으로.
오즈: 최고다. 그 녀석으로.
카인: 잘 하잖아! 모두, 박수 치자고!
뭐, 뭐 하고 있나요……?
카인: 아키라인가. 이쪽으로.
카인이랑 하이파이브를 하며 나는 설명을 들었다.
카인: 아, 보인다. 우리는 일반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마법사들이 많잖아? 온 마을에서 눈에 띄지 않고 시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어드바이스를 하고 있었어.
리케: 손가락이 잘 올려져서 다행이에요.
카인: 저런 식으로 경쾌하게 말을 걸면 누구와도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아서: 우연히 옆에 앉은 것 뿐인, 모르는 상대와 수다를 떠는 건 재밌을 것 같네!
카인: 아서 같은 경우는 경호 관계상 적당히 했으면 좋겠지만. 반대로 오즈가 습득해 줬으면 좋겠어.
오즈: ……어째서지.
카인: 존재감이 너무 많아서 튀어. 키도 크고, 위압감 있고, 대화를 하기엔 상대가 기죽어 버리니까.
오즈: 대화할 필요가 없다.
카인: 그렇지 않아. 네가 아무리 강하고 만능이라도, 말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편이 좋아.
오즈: 불편하지 않아.
카인: 지금은 하지 않지만 언젠가 하게 될 거야. 그럴 때를 위해 가벼운 몸짓 하나라도 기억해 둬도 손해는 없잖아. 분명히 좋은 분위기가 될 테니까. 까칠한 얼굴의 너도 난 좋지만, 때와 경우에 따라서는 필요해.
카인의 이야기를 오즈뿐만이 아니라, 아서나 리케도 제대로 듣고 있었다.
(그런가……. 중앙의 마법사는 왕자님이거나, 사도님이거나, 마왕님이거나 다문했었지)
카인을 제외한 모두는 마법서에 올 때까지 쇼핑 같은 것도 해본 적 없었나요?
리케: 저는 해본 적 없습니다.
아서: 저는 있어요. 오즈 님의 성에서 살고 있었을 때, 가까운 마을에 장을 보러 갔었습니다.
카인: 맞다, 오즈의 성에 있었을 때는 동네 아이처럼 살았었구나.
아서: 아아. 마법사의 제자라고 불렸었어. 이만한 통을 몇 개나 마차에 싣고, 하늘을 날아 쇼핑을 했었지.
혼자서요? 아이에게는 힘들었을텐데.
카인: 오즈도 걱정했을 걸. 몰래 감시라도 하고 있었던 거 아니야?
놀리는 듯한 카인의 눈길에 아서는 엣헴 하는 느낌으로 득의양양하게 가슴을 돌렸다.
아서: 설마! 혼자 나갔었어. 그렇죠, 오즈 님.
오즈: 아아.
탁하고 손가락질 하는 연습을 하면서, 오즈는 맞장구를 쳤다.
2화
리케: 어렸을 때부터 하늘을 나는 마차를 조종할 수 있었다니, 아서 님은 마력이 강했군요.
카인: 그렇네. 오즈의 성에서 인근 마을로 가는 것도 꽤 거리가 있었을 텐데.
아서: 오즈 님의 성은 전망이 좋았으니까. 몇몇 산을 넘은 곳에 작은 마을이 있었어.
그렇게 멀리 나가도 전혀 무서워 하지 않다니, 아서 답네요.
아서: 무섭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네요. 성을 막 나왔을 때는, 긴장하면서 들떠 있었습니다만..... 성의 창문이 보이지 않게 되어, 오즈 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더니 점점 무서워졌습니다. 불안해지고, 용기가 시들고, 겁에 질려 버려서..... 차라리 발길을 돌려버릴까 하고.
리케: 용감한 아서 님도 그런 경험이 있었군요.
아서: 그야 난 알고 있었으니까. 되돌아가면 오즈 님이 오셔서 어떤 것으로부터도 지켜주신다고.
맑게 갠 미소에 믿음을 띄우고, 아서는 오즈에게 미소를 건넸다. 오즈는 의미도 없는 손가락을 비비고 있었다. 부끄러운 걸지도 모른다.
아서: 그 유혹은 나에게 달콤한 것이었지. 실제로 몇 번이나 되돌아갈 뻔했어. 나는 용기를 내기 위해 내 손으로 등을 눌렀어야 했다. 그럴 때 빛의 주술을 사용 했었어. 인근 마을 아이들에게 배운 것이야.
빛의 주술이요?
오즈: ……그런 것에 불가사의한 힘의 효과 따위는 없다.
아서: 아뇨, 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요. 오즈 님, 그 마을이 말한 빛의 의미란……
무르: 현자님, 찾았다——! 다녀왔어~!
우왓…… 어서 오세요, 무르. 북쪽 나라에서의 임무는 어땠나요?
마법으로 두둥실 하늘을 날며 달려든 무르를 받아들이며 나는 물었다. 대답을 해 준 것은 무르가 아니라 뒤늦게 찾아온 클로에였다.
클로에: 쓰러져 인간을 발견해서 데리고 돌아왔어. 그, 아서와 아는 사이 같아서.
아서: 나와?
클로에: 응. 지금 샤일록의 바에 있어.
토토: 하아…… 천국이란 건 멋있는 곳이네.
샤일록: 여기 있습니다. 뜨거운 와인으로 몸을 녹이세요.
토토: 감사합니다……. 아아, 와인도 최고로 맛있어……. 천사도 요염하고……. 역시 천국이다…….
샤일록: 후후, 나쁜 기분은 아니네요. 특별히 쇼콜라를 서비스로 드리죠. 저 아이들에게는 뼈가 붙은 고기를.
토토: 너희들…… 모두 천국으로 와버린거야? 아니면 아직 살아있는……?
클로에: 샤일록! 아서들을 데리고 왔어!
샤일록: 이런, 이쪽도 막 깨어난 참이에요.
아서와 카인과 함께 나는 샤일록의 바에 들어섰다. 클로에의 뒤에서 아서가 얼굴을 살짝 내비친다.
아서: 나의 지인이란……
토토: ……! 아서……!
소파에서 벌떡 일어난 것은 레녹스보다 키가 큰, 땅딸막한 곰 같은 덩치 큰 사내였다. 달랑 소리를 내며 아서에게 달려왔으니, 카인이 경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아서를 감싸듯 카인은 순간적으로 중간에 끼어들었다. 청년의 가슴 언저리에 손을 가져다대며, 예의와 친밀감을 잊지 않고 웃는 얼굴로 향한다.
카인: 이런, 조금 진정할까. 나는 카인이다, 잘 부탁해.
카인에게 손을 내밀려 청년은 낚인 듯 악수 했다. 그제서야 카인과 청년의 눈이 마주친다. 청년은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거대한 재앙' 의 상처 때문에 카인은 만질 때까지 상대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토토: 아…… 저는 토토라고 합니다. 북쪽 나라의 맨 끝 마을에서 왔어요.
사심이 없어 보이는 토토의 얼굴을 보자, 카인은 진심으로 우호를 표시하며 상냥한 미소를 지었다.
카인: 존댓말은 됐어, 토토. 내 고향은 중앙 나라의 영광의 거리야. 기회가 된다면 놀러와 줘.
토토: 네, 네.
카인은 가볍게 토토에게 포옹을 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등이나 허리를 만지고 안전을 확인한 후 아서를 돌아본다.
카인: 아서 님, 그를 아십니까?
아서는 카인의 뒤에서 청년을 계속 바라보다가, 카인이 돌아보자 웃는 얼굴로 영조했다.
아서: 알고 있어. 많이 컸지만.
카인이 뒤로 물러서자 아서는 빠른 걸음으로 토토에게 달려갔다. 두 팔을 뻗어 토토의 얼굴을 감싸안는다.
아서: 많이 커졌구나, 토토! 마치 산의 주인인 곰 같아! 훌륭해져서 몰라봤어.
토토도 겨우 긴장을 풀고 큰 팔로 아서를 껴안았다.
토토: 마법사의 제자 아서! 아아, 다행이다! 정말로 다시 한 번 만나게 되다니……!
아서: 북쪽 나라 오지에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 설마, 개썰매를 타고?
토토: 조난당하려던 참에 마법사의 도움을 받았어! 그, 부드러운 보라색 눈의!
아서: 클로에인가! 북쪽 나라의 임무 때 찾아준거구나. 고마워, 클로에.
클로에: 에헤헤…… 아서와 아는 사이였구나. 도와줄 수 있어서 다행이야!
토토: 그랑벨의 아버지는? 잘 지내시나?
카인: 그랑벨의 아버지라는 것은, 설마 중앙 나라의 국왕 폐하를 말하는 것인가?
토토: 아니아니, 설마! 아서의 아버지요. 그렇지?
토토는 소박한 미소를 아서에게 돌렸다. 그는 덩치는 크지만 천진난만함이 남아 있는 젊은이였다.
(아서가 왕자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아……. 아서는 뭐라고 설명할까)
아서: 토토, 그랑벨은 왕가의 이름이야. 나의 아버지는 중앙 나라의 국왕. 나는 중앙 나라의 첫째 왕자야.
아서의 설명은 직구였다.
토토: 에? 뭐라고?
아서: 그랑벨은 왕가의 이름으로, 우리 아버지는 중앙의 국왕. 나는 중앙 나라의 첫 번째 왕자 아서야.
토토: 에……?
아서: 다시 한 번 말할까? 말이 길어서 어렵지.
토토: 아, 아니, 괜찮아! ……그런가……. 아서도 훌륭해져서…….
토토는 억지로 충격의 사실을 삼킨 듯 했다. 아서는 생글생글 웃고 있다.
아서: 토토도 훌륭해졌어. 예전에는 나보다 조금 클 뿐이었는데, 강아지들도 씩씩하게 자랐네. 조난당했다고 들었는데, 북쪽 나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건가?
토토는 심각한 표정이 되어 조그맣게 말했다.
토토: 그분의 일을 알고 싶어서……. 그분의 성에 불이 켜지지 않아 모두가 걱정하고 있거든. '거대한 재앙' 과의 싸움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하고…….
그분……. 혹시 오즈인가요?
아서의 지인이자 토토가 아는 성에 살고 있는 사람……. 그래서 바로 오즈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지만 오즈의 이름을 듣는 순간, 토토의 눈동자에 공포가 떠오른다.
토토: 맞아요……. 저기…… 당신은……?
아, 말씀이 늦었습니다. 저는 아키라. 다른 세계에서 온 현자예요.
토토: 현자님!?
3화
토토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유명인사를 만난 듯 뺨에 홍조를 띄우며 감격에 목청을 떨었다.
토토: 당신이 현자님……. ……아아, 무슨 일이야…….. 시, 심장이 멎을 것 같아…….
괘, 괜찮나요……?
이마의 땀을 닦으며 토토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나를 쳐다보았다.
토토: 이계에서 왔다고 해서, 어떤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고 상상하고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똑똑해 보이는 아름다운 분이시라니. 아아, 오늘 일은 결코 잊지 않을 거예요…….
카인: 후후, 아키라가 칭찬받으니 기쁜 걸.
아서: 진심으로 자랑스러워. 우리들의 자랑인 현자님이시니까.
칭찬하는 두 사람에게, 시노에게 칭찬받는 히스클리프의 기분을 알고 나는 황송했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지만……. 만나서 반가워요, 토토. 오즈도 무사해요.
토토: 무사하신가요……! 아아, 다행이다……! 성으로 돌아와 주실 수 있으신가요……?
오즈가 성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나요?
토토: 큰 문제입니다. 그분이 없으면 저희 마을은 하루아침에 망하고 말거에요.
카인: 그건 큰일이네……. 하지만 오즈가 없는 사이에 누가 너희의 마을을 망친다는 거야?
토토: 에…… 다른 마법사들이에요. 북쪽의 마법사에게 인간은 당해낼 수 없기에 기분에 따라 멸망당하고 맙니다. 그래서 특별한 마법사에게 공물을 주고, 그분의 이름을 빌려 다른 마법사로부터 보호받는 거죠. 그 분은 북쪽에서 제일 가는 마법사입니다. 그분의 비호가 있는 마을에 마법사도, 사람도 손을 대거나 하지 않아요.
(과연……. 토토의 마을 사람들은 오즈의 이름을 믿고 살았던거구나)
토토는 창백한 얼굴로 심호흡을 했다. 아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토토의 두 손을 움켜잡는다.
아서: 그렇게 겁먹지 말아. 오즈 님은 상냥하신 분이야. 옛날부터 계속 그렇게 말하고 있는데.
토토: 아서는 그렇게 말하지만…… 마을에서는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도 괘씸하다고 금하고 있어. 그분을 화나게 하면 작은 마을은 하룻밤 사이에 얼어붙어. 나는 예의범절을 모르니까…….
카인: 걱정 하지 마. 오즈는 예의범절에 까다로운 편이 아니야. 어느 쪽이냐 하면 리케쪽이 더.
리케?
카인: 지금 올거야. 오즈와 같이.
토토: ……!
때마침 발소리가 들려왔다. 방에 들어온 사람은 오즈와 리케, 무르와 라스티카였다. 토토는 벌떡 일어나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누가 오즈인지 몰라 이마를 바닥에 문지르듯 고개를 숙인다. 그런 그의 모습에 샤일록이 탄식하며 아서가 큰 등을 어루어 만졌다.
샤일록: 눈이 핑핑 돌고 말거에요. 잠에서 깨신 지 얼마 안됐으니.
아서: 맞아. 너무 긴장하지 마. 오즈 님, 끝 마을에 살던 토토입니다. 옛날에 저와 놀아줬었던…….
오즈: ……성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의?
오즈의 목소리가 들리자 토토가 긴장한다. 순간 얼굴을 보는 듯했지만, 토토는 질끈 눈을 감고 고개를 숙였다.
아서: 맞아요. 개 키우기 명인의 집 아이로, 훌륭한 개썰매를 가지고 있던…….
오즈는 그제서야 무엇인가를 떠올린 듯 했다.
오즈: 아아…… 네가 강아지를 가지고 싶어했을 때의.
리케: 아서 님, 개를 키우셨나요.
아서: 키우지 않았어. 토토네 집에서 사려고 했는데 엄마 개와 떼어놓는 게 불쌍해서. 오즈 님, 토토가 드릴 말씀이 있다고 합니다. 토토, 부디 고개를 들어줘.
토토는 바닥을 쳐다본 채 공포에 눈을 부릅떴다.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 땀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달콤한 파이프 냄새가 풍기고, 샤일록의 나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샤일록: 아서 님, 억지를 부리면 불쌍합니다. 북쪽 마을에서 잘 교육을 받은 것이겠죠. 강한 마법사의 모습이나 목소리, 특징을 아는 것만으로도 인간들은 귀찮은 일에 말려듭니다.
아서: ……그랬던 건가, 토토…….
토토: ……아니, 나는……. 함부로 이름을 대거나, 성을 바라보지 말라고 배워서…….
오즈: 그대로 됐다. 내가 오즈다. 말해.
토토: 네…… 네……!
토토는 오즈의 모습을 보지 않으려고 마루 위에 등을 구부린 채 말을 시작했다. 팽팽한 토토의 커다란 등과 그를 내려다보는 오즈의 모습은 어딘가 냉담해 보였다.
토토: 다…… 당신의 성에 불이 켜지지 않아서 마을의 모두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간 나쁜 짓을 하려는 다른 마법사들이 찾아오는 것은 아닌지……. 부디…… 부디, 성으로 돌아가주시지 않겠습니까? 부탁입니다……. 부탁드려요!
긴장이 한계에 이른 토토는 가쁜 듯 얕은 호흡을 반복했다. 열심인 그의 하소연에 그 자리에 있는 마법사들도 마음이 움직여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토토의 각오, 토토의 용기, 토토의 모험과 토토가 마을에 남긴 소중한 사람들. 그것들이 큰 등에서 전해져 온다. 그런데도 오즈는 여전히 온도 없는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불쾌함이나 초조함조차 없다. 신발 속의 작은 돌멩이를 귀찮게 여기는 듯한…… 아니, 그것마저도 없다.
오즈: 너희들의 마을을 비호한 기억은 없다.
토토: 네…… 네……!
오즈: 너희들이 멋대로 내 성 옆에 마을을 짓고 내 이름을 빌려 공물을 바쳤을 뿐이다.
토토: ……네…….
오즈: 너희가 청한다고 해서 성으로 돌아갈 일은 없어.
토토: …….
절망을 상기하며 토토가 숨을 삼킨다. 토토의 등을 만지며 아서가 눈썹을 숙였다.
아서: 오즈 님, 심술을 부리지 않아도 괜찮지 않습니까.
오즈: …….
아서: 미안해, 토토. 오즈 님은 성으로 돌아가실 거야. 오즈 님은 그 성을 좋아하시니까.
오즈: 아서.
아서: 하지만 그 고장에 사신 것은 오즈 님이 먼저였어. 돌아와 달라고 하니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거죠, 오즈 님.
오즈는 아무런 반론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아서의 말이 맞는 것 같다.
(너의 전파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싶으니까, 이사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듯한 느낌인건가……?)
아서: 오즈 님, 일단 성에 불을 밝히기 위해 돌아가지 않겠나요? 토토나 마을 사람들도 안심할 테도, 저도…… 저도 돌아가고 싶습니다. 오즈 님과 살았던 성에.
오즈: …….
리케: 저도 찬성입니다. 거절하고 그러진 않겠죠, 오즈. 물론 저도 도와드리겠습니다.
카인: 나도 오즈의 성에 가보고 싶어. 아서가 자란 곳이니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거든!
오즈: ……내 성에? 너희들도?
아서: 괜찮지 않나요. 인원이 많은 쪽이 분명 재밌을 겁니다. 현자님도 가실거죠.
아서의 물음에 나는 고민했다. 아서와 오즈가 살았던 곳이라면 꼭 한 번 보고 싶어.
저도 가보고 싶어요. 부탁할 수 없을까요, 오즈.
오즈는 조금 생각하다가 흘끗 나를 쳐다보았다.
오즈: 마법관에서 살라고 명한 사람은 현자다. 너의 명령이라면 따르지.
명령이라니…… 히스나 루틸도 자주 고향에 돌아가고, 오즈도 언제 어디로 가는 것도 자유로워요. 누군가를 꼬셔서 어디에 가는 것도. 아…… 명령이라고 하는 편이 왠지 하기 쉬운 걸까요……?
오즈: ………….
오즈는 당황한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 나는 몰랐지만 그는 다른 사람을 성으로 초대해 본적이 없었던 것일거다. 손님은 항상 갑작스러웠으니 놀러가도 되느냐고 해서 좋다고 승낙한 경험이 없다. 그래서 아서 식으로 말하면 이상한 느낌이었을지도 몰라.
클로에: 저, 저기…….
그때, 나지막한 클로에의 목소리가 들렸다.
4화
클로에, 무슨 일인가요?
클로에: 미, 미안해, 이야기 도중에……. 그, 저기, 만약 괜찮다면 말인데……. 에…… 그…….
클로에는 머뭇머뭇 조심스럽게 말하기 시작했다. 그가 끝까지 말하기도 전에 아서가 생각난 듯이 손뼉을 친다.
아서: 맞다! 클로에도 오즈 님의 성에 가보고 싶다고 했었지!
오즈: 그랬던건가.
아서: 네. 발코니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설경 이야기를 했더니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클로에: 죄, 죄송해요! 뻔뻔한 말을 해서…….
리케: 미안할 일이 아니에요. 오즈, 클로에도 같이 가도 괜찮죠.
오즈: ……뭐…….
무르 / 샤일록: 진짜로!?
라스티카: 잘됐네, 클로에.
클로에: 가, 감사합니다! 저기…… 라스티카나 무르나 샤일록도 같이 가도 돼?
오즈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무르와 샤일록을 쳐다보며 입을 연다.
오즈: 너희들은 예전에 내 성을 찾아온 적이 있었지.
무르와 샤일록은 인형처럼 움찔하고 순간적인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내 샤일록이 점잖은 미소를 띄운다.
샤일록: 네, 그렇네요.
오즈: 클로에와 함께 초대받고 싶나?
무르와 샤일록은 다시 한 번 움찔하고 순간적인 움직임을 멈추었다. 이내 무르가 호기심에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무르: 가고 싶——어!
한 박자 늦게, 샤일록이 대답한다.
샤일록: 오즈만 괜찮다면.
그들의 반응의 어색함에는 이유가 있었다. 두 사람은 전에 무르의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오즈의 성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토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서 북쪽 나라에서 온 토토의 부탁을 받고 우리는 오즈의 성으로 가게 되었다.
(오즈의 성, 기대된다……. 도대체 어떤 곳일까?)
아서: 모두와 함께 오즈 님의 성으로 돌아갈 수 있다니, 매우 기쁩니다. 13세 이후 처음이네요........
오즈: …….
아서: 그립네……. 성의 모습은 그대로인가요? 손님용 의자는 충분했었던가? 지금 제 방을 보면 여러 가지 물건이 작게 보이거나 할까요?
오즈: …….
아서: ……많은 인원으로 방문하는 것은 폐가 되었을까요? 오즈 님은 사람이 많은 것이 어색하니까…….
오즈: ……아니…….
아서: ……클로에가 오즈 님의 성에 맞게 새 옷을 만들어 준다고 했어요. 정말 기대되네요. 새하얗고, 광대한…… 발코니에서 본 경치를 전했을 때 이미지가 떠올랐다고 하더라고요.
오즈: 그런가.
아서: 오즈 님의 눈동자 같은, 제가 뒤쫓은 토끼의 눈동자 같은, 새빨간 불꽃의 색의 옷이 된다고 합니다. 기대되네요, 오즈 님.
리케: 후후후…… 나머지는 네로가 가르쳐 준 레시피 대로의 시간으로 굽기만 하면 되고……. 오즈의 성에 몰래 가져가서 간식 시간에 먹어요. 분명 모두들 기뻐할 거에요. 후후, 구워지는 게 기대되네요. 아아, 계속 오븐 안을 보고 싶네. ……어라? 카인과 토토…….
토토: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안 믿겨져…….
카인: 미, 미안해. 걔네도 악의가 있었던 건 아니야. 물이라도 마시고 침착하게……. 리케, 뭘 하고 있어.
리케: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카인이야말로 뭘 하고 있나요?
카인: 토토에게서 북쪽 마법사의 무서운 전설을 들었거든. 그랬더니, 뜻밖의 본인이 등장해서…….
토토: 미…… 미스라나 오웬을, 이 눈으로 직접 보게 되다니…….
카인: 토토가 무서워하니까 둘 다 좋아해서. 브래들리나 쌍둥이 선생님들도 모여가지고 난리였어.
리케: 불쌍하게도…… 북쪽의 마법사들은 인간에게 불친절하고 신의 사도라는 자각이 결여되어 있으니까요. 자, 물 드세요.
토토: 아…… 고마워. 중앙의 마법사들은 친절하시네요.
카인: 오즈도 친절해. 잘 닿지는 않지만, 지금 연습 중이야.
토토: 연습 중…… 신이나 다름없는 분이라도 아직도 연습하시는 일이 있군요.
리케: 오즈는 완벽하지 않아요. 말이 느릴 뿐이지 무서운 마법사는 아니거든요. 얼굴도 계속 보니 괜찮고요. 저도 처음에는 오즈의 얼굴을 보기 싫었던 적이 있었고.
카인: 그랬었어?
리케: 제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랐는데 손도 안 빌려주고 냉정하게 대해주니까. 역할에서는 벗어날 수 없다고.
카인: 아아, 그때인가…….
토토: ……역할을 피할 수 없다…….
리케: 또 엄한 말을 듣는 것이 싫어서 오즈의 얼굴은 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올려다보니…… 바람도 구름도 없는 조용한 밤하늘처럼, 얌전하고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토토: ……빛의 주술…….
리케: 빛의 주술?
토토: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카인: 네가 위험에 처한다고 하면 억지로 오즈의 얼굴을 보라고는 안해. 대신 내가 설명해줄게. 상대를 모른 채 마음의 거리는 멀어질 뿐이니까.
토토: 카인 씨…….
카인: 너희 마을의 지킴이는 좋은 남자야. 눈과 귀가 두 개 있고, 코와 입이 하나 있어. 눈 색은 빨갛고, 머리는 검고 길어. 키는 나보다 크고, 잘 안 웃어. 과묵하고, 박력 있고, 위엄 있고. 그런데 가끔 멍 때리지.
리케: 항상 그래요.
토토: ……키가 크고, 빨간 눈……. 은발이고 파란 눈인 줄 알았어요.
카인: 아아, 그건 아서네. 아서랑은 별로 안 닮았어. 진짜 부자지간이 아니니까. 하지만 웃는 건 비슷해. 아주 조금.
토토: (아서와는 비슷하지 않지만, 웃는 건 비슷하다……. 조금 보고 싶네……. ……아니, 역시 무서워……. 무엇이 무서운지는 모르겠지만……)
클로에: 오즈 님의 성에 갈 수 있게 되다니, 기대되네!
라스티카: 기적 같네. 오즈 님의 성은 함부로 접근하면 벼락이 떨어져 돌이 된다는 소문이 있으니까.
클로에: 그, 그렇구나. 세계 제일의 마법사의 성이니까……. 나도 예의 바르게 하지 않으면…….
무르: 반짝——! 콰광——!
클로에: 우왓…… 깜짝 놀라게 하지 말아 줘, 무르.
샤일록: 오즈의 성에 초대되다니……. 오래 살다 보면 별 일이 다 있군요.
라스티카: 샤일록, 뭔가 나른한 기색이네. 오즈 님의 성에 가는 것이 내키지 않는거니?
샤일록: 그런 건 아닙니다만, 저 북쪽 끝의 아름다운 성에는 약간의 트라우마가…….
무르: 오즈가 무서워? 내가 같이 있으니까 괜찮아!
샤일록: …….
무르: 아니면 내가 함께라서 괜찮지 않을지도! 반짝——! 콰광——!
샤일록: 네, 그쪽이에요. 하지만 두려움을 사랑하는 서쪽 마법사로서, 마왕의 성을 건배합시다. 무사히 생환하길 바라며, 건배.
서쪽 마법사들: 건배!
5화
다음 날, 중앙과 서쪽의 마법사들은 클로에가 마련해 준 방한복으로 갈아입고 마법서의 탑으로 모였다. 클로에의 방한복은 정말로 예뻤다. 마법사다운 미스터 리스와 설국다운 따뜻함이 있었다.
리케: 고마워요, 클로에. 포근해서 따뜻해요!
카인: 멋있네! 얼음성에서 무도회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클로에: 에헤헤, 아서에게서 오즈 님의 성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바로 이 옷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모두가 입어줘서 기뻐!
아서: 이쪽이야말로, 클로에. 토토, 어울려?
토토: 아…… 으, 응. 예쁘다고 생각해.
토토는 아서를 힐끗 보자 얼른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여전히 오즈의 얼굴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아서는 유감스러운 듯이 말하고 있었지만, 시야가 나쁜 그가 걸리지 않도록 손을 당겨 주고 있었다. 그의 개들도 그를 보호하듯 뒤에 달라붙어 걷고 있었다.
(고양이도 귀엽지만, 개도 귀엽네……)
문득 오즈가 아서의 의상 목덜미를 집었다. 오즈의 손끝을 보고 만 듯 토토가 창백해진다.
아서: 오즈 님, 무슨 일인가요?
오즈: ……이런 것들을, 만들려고 한 적이 있어.
아서: 이런 것들? 이런 옷 말인가요? 오즈 님이 클로에처럼?
클로에: 오즈 님이? 에…… 옷깃이 달린 옷을?
오즈: 옷깃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지만.
오즈는 아서의 옷깃에서 손을 떼고, 무료하다는 듯이 손가락을 움켜쥐었다.
오즈: ……아서를 주웠을 때, 입고 있던 옷이 더러워져 새 옷을 입히려고 했었다. 하지만 마법으로 만들어 봐도 뜻대로 되지 않았어.
카인: 헤에! 당신도 마법으로 실패하고 그러는구나.
오즈: 실패가 아니야. 소매도 옷깃도 달았지만 입던 옷처럼 되지 않았었다.
라스티카: 어째서죠? 멋대로 노래하고 그랬다던가?
무르: 아서와는 마음이 안 맞았다던가?
아서: 옷과 싸우지는 않았죠……?
오즈는 눈썹을 대고 입을 구부렸다. 위엄과 관록이 있는 마왕이라기보다는 일요 목수에 실패해서 삐진 아빠 같은 얼굴로.
오즈: ……내가 마법으로 만든 옷은 못생겼었다.
아서: 오즈 님의 옷이 못생긴 게 아니에요. 강한 장충 같아서 멋있었습니다.
오즈: ……장충…….
샤일록: 아아, 과연. 디자인 얘기군요. 그건 어쩔 수 없죠. 아서 님이 입었었던 것은 궁정 장인이 만든 최고급 아동복이었을 것입니다. 분명 고급 천으로 만든 고귀하고 세련된 옷이었겠죠. 예를 들어서 클로에가 만든 것 같은.
(그런가……. 마법으로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다고는 해도, 장식이나 센스 같은 것은 본인에게 달려있는 거구나. 어디서 본 것을 기억하고 있는지, 본인의 감성으로 새롭게 창조하는지.... 어느쪽이든 관심없으면 어렵겠네)
나는 클로에를 바라보았다. 클로에의 멋이 멋스러운 것은 그의 센스가 좋기 때문일 것이다. 클로에는 모두의 시선을 눈치채고 수줍어하며 볼을 붉혔다.
클로에: 나,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궁정 장인의 옷에 비하면 전혀…….
행복한 듯 수줍어하는 클로에는 다시 오즈의 시선에 위압되어 입을 다물었다. 긴장을 띄우면서 이마에 땀을 흘린다.
클로에: ……저, 전혀……. 저…… 저기, 그…… 죄, 죄송합니다…….
오즈: …….
클로에의 이마의 땀을 손가락으로 닦으며 오즈는 조용히 내뱉었다.
오즈: 너 같은 사람을 원했었다.
클로에: …….
오즈: 조금 더 빨리 만났더라면…….
클로에: 오즈 님…….
라스티카: 아쉽지만, 클로에는 서쪽 나라에서 저와 만나서.
토토: 아…….
문득 토토가 소리를 냈다. 고개를 숙인 채.
토토: 옛날에 엄마에게 들은 적이 있어요. 밤늦게 뜨개질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창가에 젊은 남자가 나타나서…….
(무섭……)
토토: 가만히 아이의 옷을 보고 있어서, 창문 너머로 내밀었더니 환상처럼 사라졌다고…….
오즈는 시선을 딴 데로 돌렸다. 어쩌면 어색한걸지도 몰라.
카인: 안되지, 오즈. 물건을 받으면 고맙다는 말을 해야 돼. 하다못해 빙긋 웃기라도 하던가.
오즈: ……나의 비호로 이루어진 마을이다. 수학된 것은 모두 나의 것이지.
무르: 대단——해! 임금님의 이치다!
샤일록: 무르, 조용히.
리케: 겸손한 마음을 잊으면 안 돼요, 오즈.
아서: 혹시 사슴무늬가 있는 파란색과 흰색 스웨터인가?
토토: 아아, 맞아. 사슴은 미아를 수호한다고 마을에서 전해져 오거든.
아서: 그래서였나! 토토의 어머니를 뵈었을 때 들은 말이 있었어. 당신이 그 옷의 아이구나, 라고. 그때는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같은 모양의 모자를 짜주셨었지.
클로에: 헤에! 마치 동화 같은 이야기네! 나, 그 스웨터와 모자 보고 싶어.
아서: 나도 클로에에게 보여주고 싶어! 아직 성에 있나요?
오즈는 즉답하지 않았다. 뭔가 말을 꺼내려는 오즈를 팔꿈치로 쿡쿡 찌르고, 카인이 굴탁없이 웃는다.
카인: 있어. 분명 간직하고 있을 거야. 우리 가족도 내가 어렸을 때 만든 나무 검을 벽난로 옆에 걸어놓고 있거든.
카인의 말에 모두가 미소 지었다. 다들 임무라기 보다는 편안한 친구 집에 놀러가는 분위기였다.
오즈: ……그렇다면 출발하지. '복스노크'
오즈의 주문이 들리더니 다음 순간에는 시야가 하얘졌다. 맑고 차가운 공기를 느낀다. 얼어서 떨지 않는 것은 오즈가 지켜주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여긴 어디지……? 발은 어딘가에 붙어 있지만, 구름 위에 있는 것처럼 시야가 높아……)
주위를 둘러보니 새하얀 가루눈 사이로 중앙의 마법사와 서쪽의 마법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클로에를 눈보라로부터 보호하며 라스티카가 은세계에 미소를 던진다.
라스티카: 벼락이 떨어진다고 들었습니다만, 눈보라로 성을 지키고 계셨던거군요.
눈보라로 성을……?
라스티카: 이 눈보라는 오즈 님의 마법으로 만들어진 것. 여기는 오즈 님의 성 발코니입니다.
나는 다시 한 번 발밑을 보고 오즈의 옆모습을 올려다보았다. 지팡이를 들고 그가 주문을 외운다.
오즈: '복스노크'
그러자 조금 전까지의 눈보라가 거짓말처럼 잦아들더니, 서서히 시야가 넓어져 갔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숨을 삼킨다.
……대단해……
끝없이 이어지는 새하얀 숲…… 흰색과 파란색이 이루는 아름다운 광대한 산맥……. 빛줄기조차, 바람소리마저도 거룩하다. 나는 할 말을 잃고 서 있었다. 넋을 잃을 만큼 조용하고 압도적이며 원시적인 아름다움이었다.
(……이천 년 동안 오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상상이 가지 않았지만…… 이 경치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고 하는 것을 알 것 같아……)
중앙의 마법사들도, 서쪽의 마법사들도 경치에 넋을 잃고 있었다. 작은 눈사태를 일으키는 산의 표면. 흰색과 짙은 녹색 숲에서 날아오르는 커다란 새의 그림자. 어딘가 무섭지만 눈을 뗄 수가 없어. 만족스러운 듯이 샤일록이 미소짓는다.
샤일록: 아름다워……. 아쉬움이 하나 없어졌군요. 이 경치를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어서. 예전에는 경치를 즐길 여유가 없었으니까요. 이렇게 멋진 광경이었군요…….
나는 실내를 돌아보았다. 오즈의 마법이 걸린 것인지, 넓은 거실 벽난로에도 불이 켜진다.
긴 복도에도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불이 켜졌어……. 이걸로 토토의 마을 사람들도 안심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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