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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SSR 카드 스토리

[언젠가,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로] 오웬

그것이 비록 공허하더라도 1화

 

시노, 히스. 돌아왔군요. 귀성은 어땠나요?

 

히스클리프: 현자님. 가벼운 공무여서 금방 끝났습니다.

 

시노: 이거, 부탁받았던 거다. 제대로 맞는지 확인해줘.

 

오웬: 뭐야, 이 잡동사니.

 

오웬!

 

느닷없이 등 뒤에서 뻗은 손이 시노에게서 받은 헝겊주머니에 꽂힌다. 안에 가득 찬 것은 자잘한 나무 부품들이다.

 

이건 베 짜는 기계 부품이에요. '행복의 마을' 에게 보내려고요.

 

오웬: 행복의 마을?

 

시노: 전에 춤을 추러 갔던 마을이다. 마을에 전해지는 행사에 참석해 달라고 우리를 찾아온 아이가 있었잖아.

 

오웬: 아아, 그 여자 아이…….

 

에마 씨예요. 그녀에게서 편지가 도착했거든요. 마을에서 사용하고 있는 베 짜는 기계의 부품을 주문하고 싶다고…….

 

히스클리프: 그 마을의 베 짜는 기계는 수백 년 전 블랑셰에서 방문한 장인이 만든 것이라고 해서.

 

편지에는 그때 만삭 의식에 참여해준 마법사들도 잘 지내냐고 적혀 있었어요. 

 

맞다. 마침 지금 '면영의 서' 도 있고…….

 

면영의 서란 페이지를 풍경에 올려 마법을 걸면 그 풍경의 그림이 페이지에 그려지는 마법 도구다. 희귀한 것 같지만 원래 주인인 무르에게 '마음대로 해도 돼' 라며 받은 것이다.

 

오웬, 괜찮다면 저와 함께 이 부품을 전달하러 가지 않겠나요?

 

오웬: 하?


그것이 비록 공허하더라도 2화

 

에마: 현자님, 부품을 전달해 주러 와서 고마워! 오웬 씨도, 다시 만나게 되어서 기뻐.

 

오웬: 아하하, 그거 다행이네. 나는 전혀 반갑지 않고 여기 오고 싶지도 않았는데.

 

자, 자자…….

 

며칠 후, 우리는 행복의 마을을 방문했다. 동행을 거부하려던 오웬이었지만 나중에 내가 가능한 한 오웬의 말을 듣겠다는 조건으로 따라왔다.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에요. 지금은 무엇을 짜고 있나요?

 

에마: 당신들의 '만삭의 춤' 을 보고 나서 계속 흥분이 풀리지가 않아서……. 그 춤을 모티브로 직물을 짜고 있어!

 

의기양양하게 에마 씨는 천을 펼쳤다. 거기에는 만삭의 춤에서 미스라와 오웬이 대치하던 장면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다.

 

대단해……! 봐요, 오웬. 섬세하면서 엄청 현장감 있죠!

 

오웬: 무늬만 미세한 그냥 천이잖아. 그것보다 빨리 볼일이나 봐.

 

에마: 용무라니, 부품을 배달하러 온 게 아니었어?

 

그게, 저희가 이 마을을 다시 둘러보려고 하는데…….

 

(모처럼 면영의 서에 오웬과의 추억의 풍경을 그리는 거니까, 가능하면 마음에 남을 만한 장소면 좋겠는데……)

 

에마: 마을을 둘러볼 거라면, 마침 오늘 밤 작은 축제가 있거든. 만약 시간이 된다면 참가하는게 어때?

 

축제……!

 

(더 환상적인 풍경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오웬: 축제 따위는 아무래도 좋아. 모습을 그리고 싶을 뿐이라고 해서 온 거니까.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

 

에마: 하지만 마을 사람들도 당신이 참여해 준다면 분명 좋아할 거야. 저번 춤은 엄청나게 소문 났었고, 당신은 이 마을에서 유명한걸.

 

오웬: 나는 너희들을 기쁘게 해주려고 온 게 아니라고. 자, 현자님. 얼른 책을 넘겨.

 

에…….

 

(동행도 무리하게 부탁한 거라서 그다지 무리수를 두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조금만 더, 시간을 주지 않겠나요?

 

오웬: …….

 

모처럼 오웬과 다시 이곳에 올 수 있게 되었으니까, 특별한 경치를 담고 싶어요. 그때의 달에 비춰진 환상적인 광경과 아름다운 춤을 떠올릴 수 있도록…….

 

오웬: ……너에게 있어서 추억이란 건 그렇게 소중한 거야?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오웬은 재미있다는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오웬: 그래…….

 

 

 

 

 

 

 

 

뜻밖에도 오웬은 내 부탁을 들어주었다. 밤이 되면 주민들이 특등석이라고 안내해준 작은 배를 타고 연못 위에서 축제를 바라본다.

 

음악에 실어 늘어나는 축제의 불빛이 수면에 반사되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그 빛은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었다.


그것이 비록 공허하더라도 3화

 

음악과 빛에 맞춰 아름다운 의상을 입은 마을 사람들이 여럿이서 춤을 추고 있었다. 경치도 어울려 그만 넋을 잃고 만다. 그만큼 마을 사람들이 연주하는 음악과 춤은 환상적이라고 생각했다.

 

예쁘다……. 역시 이 마을의 춤은 신비롭고 박진감이 있네요.

 

오웬: 그렇네. 현자님이 즐기는 것 같아서 다행이야. ……이제 됐어?

 

아…… 죄송해요. 무심코 넋을 잃고 말아서.

 

내가 면영의 서를 내밀자 오웬은 그것을 살짝 허공에 띄운다. 

 

달빛 아래, 완만하고 아름다운 소작으로 책을 띄우는 오웬을 보며 만삭의 춤을 떠올린다. 윤기 있고 아름답고, 고혹적인 눈빛으로 춤췄던 오웬은 그날 밤의 주역이었다.

 

……오웬, 오늘 제 부탁을 들어줘서 고마워요. 오늘 이렇게 오웬이랑 추억을 그릴 수 있어서 너무나도 기뻐요.

 

오웬: 후후, 나도야.

 

고개를 끄덕인 오웬은 엷게 웃었다. 그리고 눈에 띄고 있던 손을 쭉 펼치더니…… 마법사들과의 추억이 담긴 면영의 서가 소리를 내며 연못으로 떨어졌다.

 

오웬: 아아, 소중한 추억들이 다 사라졌어.

 

오웬, 어째서…….

 

오웬: 현자님한테 조언해주고 싶었어. 무의미한 짓은 하지 말라고.

 

오웬: 추억 같은 건 아무리 예쁘게 남겨봤자 언젠가 풍화되고 산산조각이 나서 거품처럼 사라져버려. 긴 시간을 사는 마법사에게는 너와 보내는 시간따위 한순간이야. 수백 년이 지나면 누구의 마음에도 이 풍경 같은 건 남지 않아. 그러니까 저걸 어렵게 만들어봤자 의미가 없어.

 

오웬은 더욱 입꼬리를 들어 시험해보듯 말했다. 고혹적인 질문에 현혹될 것 같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저는 제가 소중히 생각하는 것을 소중히 하고 싶어요. 오웬이나 다른 마법사들에겐 거품 같은 추억이라고 해도, 저에겐 역시 소중한 것이니까.

 

오웬: 그런데 이제 없어졌어.

 

……다시 한 번 더 만들게요. 그 책이 없어져도 다른 추억을 남길 방법을 찾아볼게요. 그렇게 하면, 다시…….

 

오웬: ……하하.

 

오웬: '쿠아레 모리토'

 

오웬이 주문을 외우자 가라앉았을 터인 면영의 서가 빛을 내며 눈앞에 나타났다. 물방울 하나 묻지 않은 그것은 조금 전과 마찬가지로 오웬의 손 위에 떠있었다.

 

에……. 이 책, 아까 분명히 연못에…….

 

오웬: 마법으로 그렇게 보여줬을 뿐이야. 현자인 주제에 그것도 몰라? 

 

오웬: 너를 너무 괴롭히면 쌍둥이나 오즈가 나와서 귀찮고, 오늘은 이 정도로 용서해 줄게.

 

책이 천천히 내 수중으로 온다.

 

다행이다……. 제대로 이 경치가 그려져 있어…….

 

오웬: 그걸 엉망으로 만드는 건, 네게 더 소중한 것이 되고 나서 해야지. 아직 미완성인 것 같으니까.

 

오웬은 슬그머니 작은 배 밑에 손가락을 댔다. 연못 표면에 있느 거품을 건져 올려 곁눈질로 나를 본다.

 

오웬: 그때는 오늘보다 더 좋은 표정을 보여줘, 현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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