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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SSR 카드 스토리

[언젠가,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로] 히스클리프 블랑셰

언젠가 비는 그날을 1화

 

(……아, 히스.)

 

담화실을 방문했더니 시노와 이야기하고 있는 히스클리프를 발견했다. 말을 걸기 전에 그는 이쪽을 알아차렸다.

 

히스클리프: 현자님, 안녕하세요.

 

시노: 여, 현자.

 

안녕하세요, 둘 다. 지금 좀 괜찮나요? 전에 무르에게 받은 '면영의 서' 의 일로 히스에게 상담이 있어서…….

 

면영의 서란 무르의 창고에서 우연히 나온 마법 도구다. 페이지에 마법을 사용하여 눈앞의 경치를 담을 수 있다. 꽤 희귀한 책이라고 하지만, 아직 쓸 수 있는 페이지가 남아 있다고 무르가 내게 준 것이었다.

 

그동안 여러분들과 방문했던 장소들을 추억으로 기록하고 싶어서 말을 걸고 다니고 있거든요. 히스는 면영의 서에 남겨 두고 싶은 장소가 있나요?

 

히스클리프: 으음, 그렇네요……. 역시 블랑셰 성일까? 현자님과는 여러 번 방문했는데, 오란졔리는 어떨까요?

 

좋을 것 같아요! 거기는 히스의 소중한 장소잖아요.

 

시노: 그럼 딱 좋아. 히스와 둘이서 블랑셰 성으로 가기로 했거든. 너도 같이 오는게 어때?

 

히스클리프: 그 전에 잠깐 들릴 데가 있으니, 만약 현자님만 좋으시다면 그쪽에도…….


언젠가 비는 그날을 2화

 

마법관을 나와 간 곳은 동쪽 나라의 수도인 비오는 거리였다. 작은 소리로 옆의 히스클리프에게 말을 건다.

 

들릴 곳이 비오는 거리를 말하는 거였군요.

 

히스클리프: 갑자기 죄송합니다. 여러 가지 규칙에 엄격한 거리라서. 혹시 불편하신가요?

 

그렇지 않아요. 초대해줘서 기뻐요. 뭘 사러 온 건가요?

 

히스클리프: 아, 아뇨. 그게 아니라…….

 

시노: 다 왔어.

 

시노의 목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커다란 저택이 있었다. 문에 선 사람에게 말을 걸면, 곧 하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찾아온다.

 

하인: 히스클리프 님! 잘 와주셨습니다. 나으리께 말씀은 들었습니다. 어서 안으로.

 

히스클리프: 아니야. 부탁했던걸 찾으러 왔을 뿐이니까, 여기서 해도 돼.

 

하인: 잘 알았습니다. 그러면 바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 하인은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조금 큰 화분을 안고 돌아온다.

 

하인: 오렌지 묘목입니다. 블랑셰 가문에게 다시 선물할 수 있다니 매우 영광입니다.

 

히스클리프: 고마워. 소중히 할게.

 

오렌지……? 히스, 혹시…….

 

예전에 동쪽과 중아의 마법사들과 함께 블랑셰 성으로 훈련을 갔을 때가 생각난다. 내민 묘목을 시노가 받는 것을 곁눈질로 보며 히스크리프는 수줍게 웃었다.

 

히스클리프: 네. 블랑셰 성의 오란졔리에 새로운 오렌지 나무를 심고 싶어서……. 이전에 그 나무를 준 귀족에게 다시 묘목을 받을 수 있는지 부탁드렸습니다.

 

블랑셰 성의 오란졔리에는 과거에 오렌지 나무가 심어져 있었다. 그 나무는 이전 히스클리프에게 소중한 친구였고, 그는 그것이 벌목되었을 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을 뉘우치고 있었다.

 

(히스는 그 상처와 마주보고 다시 오란졔리에 오렌지 나무를 심고 싶다고 말했었지)

 

히스클리프: 시노, 그건 내가 들게. 내가 가져가고 싶어.

 

저택을 떠난 후, 히스클리프가 화분을 든 시노를 향해 두 팔을 뻗는다.

 

히스클리프: 새로운 친구를 소중히 여기고 싶으니까.

 

시노: ……할 수 없지. 오늘 뿐이야.

 

입꼬리를 느슨하게 한 시노에게서 화분을 받은 히스클리프가 얼굴에 미소를 짓는다.

 

히스클리프: 현자님이 담화실에 오기 전에 시노에게 이 상담을 했었어요. 그러더니 당장 가지러 가자고. 

 

시노: 도련님이 못 기다리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히스클리프: 그, 그런 알기 쉬운 얼굴 하고 있었나……. 

 

히스클리프: ……하지만 그렇네. 빨리 성으로 돌아가서 이 아이를 오란졔리에 심고 싶어.

 

그렇게 말하고 히스클리프는 묘목을 보며 매우 기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언젠가 비는 그날을 3화

 

블랑셰 성에 도착한 우리는 그대로 오란졔리로 향하기로 했다. 시노는 먼저 숲의 모습을 보러 가고 싶다고 헤어졌기 때문에 히스클리프와 나, 둘이서 온실의 문을 연다.

 

…….

 

부드러운 햇살이 스며들었지만 식물은 없고, 온통 헛간처럼 되어 있는 오란졔리는 조금 쓸쓸해 보였다.

 

우선 짐부터 정리할까요? 흙을 나누는 삽도 빌려와야지…….

 

히스클리프: 아…… 아니에요. 짐은 그대로 있어도 괜찮습니다. 정리하기 전에 이 풍경을 면영의 서로 그려주셨으면 해서요.

 

에……. 오렌지 나무를 옮겨 심은 후의 오란졔리가 아니고요?

 

히스클리프: ……네.

 

똑바로 나를 바라보는 히스클리프의 푸른 눈동자에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히스클리프: 언젠가 또, 그때처럼 밝고 따뜻한 오란졔리로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그 결의를 담아서, 지금의 모습을 잊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결코 기쁜 기억은 아닐텐데……. 히스는 정면으로 마주 보려고 하고 있어)

 

알겠어요. 자, 그럼 면영의 서에 이 풍경을 남겨요.

 

페이지를 열고 제대로 풍경이 들어갈 수 있도록 면영의 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벌목된 오렌지 나무 옆에 같이 선다.

 

히스클리프: '레프세바이브러프 스노스'

 

히스클리프가 주문을 외우면 책이 옅은 빛을 띠고 백지장에 색이 번지기 시작한다.

 

히스클리프: ……와, 굉장하네. 페이지에 점점 풍경이 펼쳐지고 있어…….

 

마치 누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 같네요. 어라? 그런데 왠지 조금…….

 

완성되어 가는 풍경에 위화감이 있었다. 그루터기가 되었을 터인 오렌지 나무가 가지를 뻗어 많은 잎을 달고 있다. 와글와글 난 싱싱한 오렌지 열매. 오란졔리는 식물들에게 둘러싸여 석양이 부드럽게 실내를 물들이고 있었다. 

 

히스클리프: 이 경치……!

 

히스클리프와 함께 놀라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오란졔리는 변화가 없다. 오렌지 나무도 베어진 채로 있다.

 

히스클리프: 어라……?

 

시선을 되돌리자 조금 전까지의 그림은 환상처럼, 우리가 본 그대로의 오란졔리가 면영의 서에 그려져 있었다.

 

잘못 본 걸까요…….

 

히스클리프: …….

 

히스클리프가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그것은 마치 조금 전 그림 속에서 본 따뜻한 저녁 햇살 같았다.

 

히스클리프: ……현자님. 오렌지 열매가 달렸을 때는, 화가를 불러서 그림을 그려요. 시노랑 현자님이랑 저랑, 나란히 오렌지 나무 앞에서.

 

……그렇네요. 새로운 오렌지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 예쁜 열매를 맺으면…… 분명 석양이 어울리는 따뜻하고 멋진 오란졔리가 될 거예요.

 

그 모습을 상상하니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 지금은 아직 초록이 없는 오란졔리 속에서,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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