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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친애 스토리

[망설이는 마음을 따뜻하게] 리케 오르티스

1화

 

리케: ……그러면, 갑니다.

 

오즈: 아아.

 

(아…… 중앙의 마법사들이다. 리케가 훈련하고 있는 건가)

 

아서: 힘내, 리케! 괜찮아. 우리가 지켜보고 있어.

 

카인: 너라면 할 수 있어! 서두르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해도 돼.

 

리케: 네!

 

리케: '산레티아 에디프!'

 

랜턴을 대고 리케는 조용히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작은 돌풍이 생겨나 그들의 중심에서 빙글빙글 소용돌이 친다.

 

아서: 됐다! 성공…….

 

굉음이 아서의 목소리를 잠재웠다. 돌풍은 단숨에 둥둥 부풀어올라 훌륭한 탑 같은 크기의 회오리 바람이 되었다.

 

(대단해……!)

 

굉음을 내는 회오리 바람을 올려다보며 강풍에 머리를 날리는 오즈가 중얼거린다.

 

오즈: ……나뭇잎이 다 떨어질 것 같군.

 

리케: 됐다…….

 

반짝반짝 눈동자를 빛내며 리케는 천진난만하게 거대한 회오리 바람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나무가 삐걱거리고 조금 떨어진 마법관의 창문이 덜컹거리고 있었다. 무서운 회오리 바람을 일으키며 새 옷으로 갈아입은 듯 원목한 눈동자로 성공을 반기는 리케가 인상에 남았다.

 

리케: 됐다!

 

리케는 중앙의 마법사다. 정의와 공정, 용감을 사랑하는 마법사들은 모두 지도자로서의 자질이 있었다.


2화

 

리케: 현자님.

 

안녕하세요, 리케. 어제 훈련에서 보여준 회오리 바람, 정말 대단했어요.

 

리케: 네! 잘 되어서 다행이에요! 저…… 조금 상담이 있는데, 이야기를 들어주시겠나요?

 

당연하죠! 리케의 상담이라고 한다면…….

 

▶ 마법사와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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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아니에요. 인간관계에서는 지금으로서 곤란하지 않습니다. 친구도 생겼으니까요!

 

▶ 마법관의 식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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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왜 식생활이라고 생각하셨나요?

 

리케는 음식에 고집이 있는 것 같아서…….

 

리케: 그렇지 않아요! 조심스럽고, 일상의 은혜에 감사하며 불평하지 않고 먹고 있어요!

 

▶ 연애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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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연애 상담이 뭔가요?

 

사랑의 상담이라던가…….

 

리케: 아아, 지저분한 것이군요. 저는 그런 것 때문에 고민하거나 그러지 않습니다.

 

그러면 천천히 얘기를 들어볼까요? 저도 리케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참이거든요.

 

리케: 제 이야기를요?

 

현자는 언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지 모르죠? 갑자기 돌아가게 되어 버려도 모두가 곤란하지 않도록 하고 싶어요. 그래서 현자의 서에 모두가 잘하는 것이나 못하는 것을 적어두려고요.

 

리케: 현자님과 이별해야 하나요?

 

언젠가의 이야기지만요. 그때까지는 친하게 지내요.

 

리케: 네! 으음…… 그러면 제 방으로 와주세요. 단둘이서 이야기하고 싶어요.

 

알겠어요. 실례하겠습니다.


3화

 

여기가 리케의 방…….

 

▶ 깨끗한 방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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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아침마다 청소하고 있어요. 맑은 곳에 맑은 정신이 생기니까요.

 

매일 청소하다니 대단하네요. 나도 본받아야지…….

 

▶ 멋진 랜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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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네. 랜턴의 불빛은 치유되거든요. 이렇게 바라보고 있으니 교단에 있던 시절이 생각나네…….

 

▶ 새하얀 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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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지는게 무섭지 않나요……?

 

리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으면 부주의로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하지 않아요. 더러워지면 마법으로 지울 수도 있고, 융단의 오염 제거에는 소금이 좋다고 오즈가 말했어요!

 

그래서, 상담이라는 건?

 

리케: 현자님부터 말씀해 주세요. 현자님의 질문에 대답하면 되는거죠.

 

네. 그러면 바로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줄 수 있나요?

 

리케: 리케 오르티스. 16살입니다. 중앙 나라의 변방에 있는 종말 교단의 본부에서 살고 있었어요.

 

리케: ……또 무슨 말씀을 드리면 될까요? 별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리케가 잘하는 것이나 싫어하는 것을 알려주겠나요?

 

리케: 잘 못하는 사람을 면죄부로 삼는 것은 태만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렇네요. 일찍 일어나거나 봉사는 잘해요. 싫어하는 것은 읽고 쓰는 것입니다. 지금 공부중이에요.

 

알고 있어요. 기억력이 좋다고 루틸도 감탄하던데요.

 

리케: 정말인가요! 최근에는 책도 읽을 수 있게 됐어요. 책을 읽으니 즐거워요. 제가 모르는 게 엄청 많이 써져있었어요. 진실인지 거짓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나요?


4화 

 

리케: 사제님이 말씀하신 것과 다른 것이 적혀 있었거든요.

 

리케는 사제님의 말씀이 가장 옳다고 생각하나요?

 

리케: 네. 사제님은 세계의 평화를 위해 평생을 보내신 고귀한 분이시니까요. 마법사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어리석은 인간들도 많기에, 선택된 인간의 가르침을 따라야 해요.

 

선택된 인간…….

 

리케: 현자님도 그 중 한 분일지도 모릅니다. 신기한 힘으로 이계에서 오신 분이에요. 현자님은 모두에게 존경 받고 있습니다.

 

▶ 그런 말을 들으니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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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현자님께 최선을 다해 봉사하는 것이 저희들 선택된 마법사의 행복입니다. 부디 저희를 이상향으로 인도해 주세요.

 

▶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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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겸손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현자님께 봉사하는 것이 세계에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어요.

 

리케는 동경을 담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큰 회오리 바람을 올려다보고 있을 때처럼, 망설임 없는 반짝임 가득한 마음으로. 맑고 위태로운 호의에 나는 당황했다.

 

……중앙의 마법사들과는 친해졌나요?

 

리케: 네. 친절하게 대해주십니다. 카인은 조금 거칠지만요.

 

아하하. 중앙의 마법사들은 모두 사고방식이 탄탄하죠? 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리케: 그렇네요…….


5화

 

리케: 아서 왕자님은 훌륭하신 분입니다. 부를 독점하는 왕가라는 것은 가장 사악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만, 아서 님은 상냥하세요.

 

리케: 카인은 기사라는 폭력을 생업으로 한, 사악한 일을 자랑하는 것을 제외하면 역시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리케: 오즈는…… 사악한 마법사입니다. 용서받아야 할 존재는 아니지만, 얼마 전에 밤 껍질을 벗겨줬어요.

 

리케: 아서 님은 오즈가 사악하다고 불리는 것은 오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즈는 스스로 생각하라고……. 카인도 기사는 사람들을 지키는 일이지 결코 사악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네로도 마법사는 남에게 최선을 다할 필요는 없다고…….

 

리케: 현자님. 어느 쪽이 사실인가요? 사제님은 거짓말을 하신 걸까요? 저는 사제님이나 교단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존경받아 온 것이 아니었던 건가요?

 

리케…….

 

사랑스러운 눈동자에 불안한 당혹감을 싣고, 리케는 필사적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리케는 내 대답을 생각하지 않고 한결같이, 통째로 삼켜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얕은 발언은 할 수 없었다.

 

……어떤 것이 옳다고는 할 수 없어요. 저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정도 밖에…….

 

리케: 어째서인가요? 당신은 현자님이라고 불리는데.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많은 정보를 알게 되어 당황하는 마음은 알 수 있어요. 제가 있던 장소도 그랬거든요.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던지, 나쁜 사람이라던지, 성공한다던지 실패한다던지, 이런 의견이 많았고. 쇼핑 하나 하는데도 휘둘릴 것 같지만, 결국은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리케: ……자신의 의견…….

 

맞아요. 리케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리케: 모르겠어요……. 망설여져요. 헤매는 것이 괴로워서, 상담하려고 했는데…….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 리케가 한숨을 내쉰다. 리케는 불안하다는 듯이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6화

 

리케: 실은…… 교단에 대해 상담하고 싶었습니다. 마법관에 온 이후로 한 번도 교단에 들르지 않았어요. 사제님과 모두가 걱정하고 있을 거예요. 현자님의 마법사로서 여기서 모두와 함께 임무를 완수하더라도 사정을 설명하러 돌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리케: 하지만…… 교단으로 돌아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만약 돌아왔다고 해도…… 그때는 다시는 교단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리케…….

 

리케: 저는 어느 쪽도 고를 수가 없습니다. 둘 다 저에게 잃고 싶지 않은 것이니까. 그러니까, 현자님이 결정해 주셨으면 하고…….

 

나는 리케에게서 들은 교단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리케를 어렸을 때부터 가두고, 음식도 제한하고 키우던 사람들……. 좋아할 수도 없고 믿을 수도 없다. 하지만 리케에게는 가족이나 다름 없는 사람들이다. 무조건 그들을 좋지 않다고 말한다면, 리케는 마음에 큰 상처를 받을 것이다.

 

……네로나 미틸에게는 상담했나요? 리케는 둘하고 사이가 좋죠? 

 

리케: 확실하게 묻지는 못했고, 애둘러서 물었습니다.

 

뭐라고 물어봤나요?

 

리케는 시선을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맑아진 커다란 눈동자를, 아침 햇살을 받은 호수처럼 반짝이며.

 

리케: 제가 좋냐고요.

 

억면 없는 대사에 나는 묘하게 쑥스러워졌다.

 

리케: 네로는 뭐랄까, 하고 눈썹을 숙이고 웃었습니다. 미틸은 뺨을 붉히며 조금 입을 다물고 나서 좋아해요 라고 말해줬어요. 

 

리케: 그 말이 너무나도 기뻐서…… 저는 사제님과 함께 살았던 날들을 저울질하며 헤매고 말아요. 누군가와 누군가를 비교한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이것은 쾌락을 추구한 타락인 걸까요?

 

아니, 괜찮은 것 같아요.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하니까요.

 

리케: 현자님도?

 

네, 그럼요.


7화

 

리케: 현자님은 마법관에 있는 21명의 마법사들 중에 누구와 함께 있고 싶나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음…… 모두와 함께 있고 싶어요!

 

리케: 누군가 한 명을 뽑아야 한다면요?

 

에에…….

 

나는 리케를 힐끗 쳐다보았다. 기대에 찬 눈빛을 지으며 두근두근 설렌 채로 등을 펴고 있다.

 

▶ 리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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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케: 와아! 기뻐요! 현자님은 저를 가장 좋아하시는군요!

 

(굉장히 기뻐하고 있어……. 귀엽다……)

 

▶ 무르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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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좋아해서……. 무르는 고양이 같은 점이 있고…….

 

무난한 대답을 내놓았다고 생각했지만, 리케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리케: 에, 그런가요? 무르는 장난을 좋아해서 멋대로 현자님의 물건을 빼앗거나 할 것 같은데요.

 

그, 그런가요?

 

리케: 그래요! 하지만 알겠습니다. 그것이 현자님의 마음이라면.

 

리케: 아아…….

 

(한숨 쉬었다……)

 

앞으로의 참고를 위해 물어보고 싶은데, 리케에게 있어서 사악한 것이란 어떤 건가요?

 

리케: 그렇네요……. 불결이나 불성실, 태만, 욕심, 싸움, 칠칠치 못한 것, 이기심 등이려나요?

 

만약 하나라도 저에게 그런 점이 있다면…….

 

리케는 노골적으로 경멸을 표하며 더러운 것이라도 보듯 싸늘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리케: 네……? 실망할 거예요.

 

(정직한 아이군……)


8화

 

리케가 실망하지 않도록 노력할게요……. 다음은 리케의 마도구를 보여줄 수 있나요?

 

리케: 네. 기꺼이.

 

리케는 미소를 지으며 손을 댔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살랑살랑 랜턴이 출현한다. 사람들을 인도하는 거룩한 빛이다.

 

리케: 교단에 있을 때, 제가 신자들 모두의 랜턴에 불을 밝히고 있었거든요. 그것은 매우 신성한 의식이었습니다. 감사의 말을 들으며 백분의 임무를 완수하는 보람을 느꼈어요.

 

리케의 말에 나는 상상했다. 해가 지기 시작한 교단의 엄숙한 제단 옆에서 랜턴을 든 신도들이 리케 앞에 줄을 선다. 신기한 힘을 주는 아름다운 소년의 조용한 미소에, 교단 사람들은 신성한 기적을 꿈꿨을 것이다. 머리를 흔들며 리케가 웃었다. 

 

리케: 마법관에서의 저에게 매일의 의무는 없습니다. 정해진 시간을 사는 것, 감사하지 않는 것에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있는 그대로의 저와, 저의 자유를 여기 있는 마법사들은 인정해 줍니다. 그 일은 매우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리케가 그렇게 말해주니 기뻐요. 오늘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리케: 저도요!

 

리케의 상담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제대로 생각해 볼게요. 리케에게 있어서 중요한 일이니까요.

 

리케: 감사합니다, 현자님……. 저…… 하나만 더 부탁해도 될까요?

 

네. 어떤 일인가요?

 

리케: 현자님과 밤 산책을 하고 싶어요. 함께 안뜰을 걷지 않겠나요?


9화 

 

리케의 방을 나와 우리는 밤의 안뜰을 산책했다. 시원한 밤바람을 들이마시고 리케는 기분이 좋은 듯 두 팔을 벌린다.

 

리케: 아아, 기분이 좋네…….

 

리케: 여기서는 원할 때 밖에 나갈 수 있어요. 교단에 있을 때는 정해진 시간에만 나갈 수 있었거든요.

 

그랬군요…….

 

리케: 밤 산책은 좋아해요. 미틸이랑 공부하는 것도. 네로의 식사도 좋아하고, 현자님도 정말 좋아해요. 

 

리케는 노래하듯 중얼거리며 내 앞을 걸어갔다. 빙그레 뒤돌아 웃음을 터뜨린다.

 

리케: 저기, 현자님.

 

무슨 일인가요?

 

리케: 현자님은 저를 속이지 않을 거죠.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밤의 어둠 속에서 리케의 눈동자가 고양이처럼 빛난 것 같아서. 사랑스러운 미소를 띤 채, 리케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리케: 현자님을 믿어도 되는 거죠. 현자의 마법사는 좋지 않은 것이 아니죠.

 

리케: 여기 있는 마법사들은 다양해서, 저는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지기도 합니다. 동경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해요. 제가 나쁜지, 누가 나쁜 건지, 뭐가 옳은 건지 점점 더 헷갈려져서 무서워요. 이런 나는, 지금까지 없었는데…….

 

미덥지 못한 리케의 목소리가 어둠에 떨린다. 그는 얼굴을 가리고 가냘픈 몸을 구부렸다.

 

리케: 저기, 현자님.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좋아하게 되면 좋아하는 것을 독차지하고 싶어지고. 싫어지면 싫어하는 것을 전부 용서할 수 없게 되어요. 머릿속이 자유로워지면 자유로워질수록, 기댈 곳이 없어지고 외톨이가 되어버려요.


10화

 

리케: 자유는 좋아해요. 하지만 자유는 고독해요. 닻을 내릴 수 없는 배처럼 거친 파도에 헤매고 말아. 전에는 한 가지를 믿으면 괜찮았어요. 모두가 옳다는 것을 좋아하고, 틀렸다는 것을 싫어하면 됐어요. 그런데 자유에서는 모두가 말하는 것이 뿔뿔이 흩어져서, 저는 무엇을 생각하면 좋을지 모르게 되고…….

 

리케: 제 안에서 유일한 신이 사라지지 않게 되어 버리는 것 같아 무서워……. 방치되어 버리는 것 같아서, 무서워요…….

 

나는 달려가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리케의 어깨를 껴안았다. 체온을 전달하도록 꽈악 힘을 준다.

 

괜찮아……. 리케는 혼자가 아니에요. 모두들 리케를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리케: ……현자님…….

 

저는 이 세계에 와서 처음에는 무서웠고 불안했지만…… 지금은 즐거운 걸 잔뜩 알게 되었어요. 리케도 앞으로 많이 알아갈 거예요. 많이 알고, 많이 느끼고, 상처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리케의 소중한 것을 찾아주세요.

 

리케: ……나의 소중한 것…….

 

상담해 준 교단으로 돌아가는 것도 지금 당장 초조하게 결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고민을 계속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지만, 그만큼 리케에게는 많은 미래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니까요. 서두르지 말고 조금씩, 소중하게 생각해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한다고 해도, 리케는 리케니까요.

 

리케: ……감사합니다, 현자님…….

 

리케는 안심한 듯 눈꺼풀을 감았다. 희미하게 그 속눈썹이 젖어 있다. 바싹 달라붙는 우리를, 커다란 달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리케: 여기에 있을게요……. 자신의 기분을 찾는다는 것은 낯설고, 무섭지만…….

 

리케: 여기에 살면서 열심히 찾아갈게요. 저의 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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