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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친애 스토리

[화해의 꽃다발] 시노 셔우드

1화

 

???: 아하하하!

 

아…… 웃음 소리가 나……. 저건 동쪽의 마법사들? 신기하네. 무슨 얘기를 하는 거지?

 

시노: 너무 웃잖아, 네로. 파우스트도.

 

파우스트: 하하…… 미안하군. 히스의 당황한 모습이 눈에 떠올라버려서.

 

히스클리프: 정말이지, 시노가 하는 일에는 항상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아요.

 

모두들, 무슨 얘기 하고 계세요? 시노의 일로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다고 들었는데…….

 

▶ 토벌 이야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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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 뭐, 내 활약은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지.

 

히스클리프: 그런 건 말도 안 된다고 하는거야.

 

시노: 시끄러워.

 

▶ 수업 중의 이야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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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수업은 성실하게 듣고 있어. 시노는 의욕이 있으니까.

 

시노: 뭐 그렇지. 나는 언젠가 오즈보다 강한 마법사가 될거니까.

 

파우스트: 의욕이 너무 많아서 귀찮아....

 

▶ 식사 중의 이야기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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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 식사 중인 시노는 조용한 편이야. 먹는데에 전념하니까 말이지.

 

시노: 심장이 튀어나올 뻔한 건 이 쪽이다. 음식을 집어먹었을 때의 네로, 무서웠어.

 

네로: 당연하지. 접시에 담아 낼 때 까지가 요리사의 즐거움이란 말이야.

 

네로: 어릴 적 시노의 이야기야. 히스 어머니한테 청혼했대. 게다가 히스 아버지 앞에서.

 

헤에……! 시노, 히스의 어머니를 좋아했었나요?

 

시노: 아아. 마님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자니까.

 

파우스트: 주군의 아내를 여자라고 부르지 마.

 

히스클리프: 사랑이라고 착각했을 뿐이야. 청혼이 해보고 싶었을 뿐이고, 시노는 연심 같은 건 몰라. 

 


2화

 

파우스트: 블랑셰가의 영주의 분노는 사지 않았나. 눈 앞에서 아내가 구애를 받는다니 체면이 말이 아니었을텐데.

 

히스클리프:시노도 어린 아이였고, 아버지도 알고 있었으니까요. 시노가 진심이 아니라는 걸.

 

파우스트: 소문대로 너그러운 영주군.

 

시노: 진심이였다니까.

 

히스클리프: 그러면 아버지에 대한건? 아버지의 연적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겠지. 

 

시노: 연적 따위는 되지 않아. 나으리가 존경스러워. 나으리가 여자였다면 나으리에게 청혼했을거야.

 

히스클리프: 엉망진창이네…….

 

시노: 엉망진창이 아니야. 히스가 여자였다면 히스에게 청혼했겠지. 왜냐하면, 다른 방법이 없잖아. 내가 블랑셰가와 가족이 되는 방법. 

 

히스클리프: …….

 

시노:그것보다 현자. 무슨 용무라도 있나? 토벌인가?

 

아…… 아뇨. 그냥 신나는 웃음소리가 들려서요.

 

시노: 뭐야……. 나는 토벌하러 가고 싶어. 큰 일을 가져다 줘.

 

히스클리프: 야, 일을 가져다 달라니 현자님께 실례되는 말 하지 마. 현자님, 이제 수행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랬군요. 수행, 열심히 하세요.

 

시노: 아아. 또 봐, 현자.

 

(시노는 고아라고 들었어……. 블랑셰가의 몸종 노릇을 해서, 블랑셰가를 소중히 대하고 있다고……. 시노는 젊은 마법사 중에서도, 아서에 이어 강한 마법사야. 빨리 세상에 실력을 인정받고 싶은 거겠지. 어쩐지, 가끔 위험하기는 하지만……)

 


3화

 

시노: 현자.

 

시노, 파우스트의 수업은 벌써 끝났나요?

 

시노: 아아. 무슨 임무는 없나? 웬만하면 왕족이라던가, 귀족이라던가, 관료라던가 그런게 얽혀있는 거.

 

지금은 딱히……. 맞다. 시간이 있다면, 시노에 대해 들려주실 수 있나요?

 

시노: 나에 대해?

 

네. 제가 언제 원래 세계로 돌아가게 될지 모르잖아요. 그 때를 위해 마법사 모두를 현자의 글씨로 남겨두려고요. 무엇이 특기라던가, 무엇이 서투르다던가……. 시노나 마법사 모두가, 편해지도록.

 

시노: ……흐응. 뭐, 상관 없어.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시노: 그럼, 내 방으로 와. 거기서 이야기하지.

 

 

 


 

여기가 시노의 방…….

 

▶ 저 밧줄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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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 밧줄 묶기를 잘한다고 하니까 아서가 보고 싶다고 해서 만들어 주고 있는거야. 

 

▶ 식물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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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 셔우드의 숲에서 살았었으니까. 초록색이 있으면 차분해져. 

 

▶ 무슨 책을 읽고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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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 숙제야. 파우스트, 숙제 많이 내준다고. 

 

시노: 괜찮은 방이지. 지금까지는 셔우드 숲 오두막에서 살았으니까. 바람이 안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좋아. 

 

불편한 곳에서 살고 있었나요? 

 

시노: 오해하지 마. 나으리께서 하인을 위한 방을 마련해주셨어. 하지만 공동생활은 귀찮고. 내가 좋아서 바람이 부는 오두막에 살았어. 밤에도 망보기는 필요하고. 

 

셔우드의 숲은 넓죠? 밤에는 혼자라 무섭지 않았나요?

 

시노: 이제 와서 무서울게 있을리가. 철들었을 때 부터 혼자 살아왔어. 

 

동쪽의 마법사답네요.

 


4화

 

시노: 그래서, 나의 뭐가 알고 싶어?

 

아…… 그럼 간단한 자기소개부터 시작해도 될까요?

 

시노: 이름은 시노. 성은 없지만 필요할 땐 시노 셔우드라고 해. 나이는 17. 생일은 4월 14일.

 

생일……. 생일을 알고 있군요.

 

시노: 최근에 알았어. 파우스트가 별을 읽다가 내가 태어난 날을 찾아준거야. 올해부터 생일을 축하 받을 수 있어. 지금까지는 히스 생일과 함께 내친 김에 축하를 받았었는데.

 

시노는 침대에 걸터앉아 다리를 꼬았다. 침묵하는 내 얼굴을 보고 덧붙이듯이 말한다.

 

시노: 내가 그 날이 좋다고 그랬어. 걱정하지 마. 마님들께서는 잘해주셨어.

 

아…… 별로 걱정은…….

 

시노: 얼굴에 다 보여. 나는 불행하지 않았어, 그 집에서.

 

고아라고 했을 때처럼 시노는 선뜻 말했다. 나는 눈썹을 내리고 작게 말한다.

 

▶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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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해요……. 시노처럼 살아온 사람과 별로 이야기한 적이 없어서…….

 

시노: 상관없어. 상처 안 주려고 하는 거잖아. 히스도 그랬었어. 처음엔 열 받았었는데. 지금은 상냥하게 대해주려고 하는 걸 알아. 

▶ 그럼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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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행이에요. 히스와 함께 하는 생일파티, 떠들썩하고 재밌었을 것 같네요.

 

시노:재밌었어. 히스는 정식 생일파티가 있었어서 항상 그 후에 방으로 불러줬어. 케이크도 먹을 수 있었지. 마님이 파이를 구워주던 해도 있었다. 받은 선물은 전부 간직하고 있어

 

시노: 아, 뭐 좀 마실래? 차라도 내올까?

 

괜찮아요.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요.

 

시노: 그래?

 

▶ 무리 하고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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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 끈질기네. 안 했어. 그 이상은 나으리에 대한 모욕이다.

 

……죄송해요. 그런 의도는…….

 

시노: ……알고 있어. 걱정해준거지. ……뭐 좀 마실래?

 

아뇨, 신경 쓰지 마세요…….

 

 


5화

 

감사합니다. 그럼 잘하는거나 못하는 건 뭔가요? 좋아하는거라던가.

 

시노: 특기는 자급자족인가? 사냥과 요물 퇴치도 잘 해. 싫어하는 것은 기다림, 참기, 설교…….

 

아하하, 알 것 같네요.

 

시노: 좋아하는 것은 마님의 레몬 파이다. 블랑셰 성에 가서 마님을 제일 먼저 좋아하게 됐어.

 

시노가 부드러운 눈빛으로 웃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자랑하는 소년처럼 그 얼굴은 천진난만하다.

 

시노: 나한테까지 웃어주고, 과자를 줬다. 일을 열심히 하겠다고 하니 칭찬도 해줬어. 히스에 대해서도 소개해줬지. 두번째로 좋아하게 된 건 나으리다. 일하다가 실패해서 고참한테 혼났을 때 날 감싸줬었지.

 

시노: 히스는 마지막에 좋아하게 됐다. 처음에는 별로 마음에 안 들었어. 같은 나이, 같은 마법사인데도 잘 살아. 그런데도 겁에 질려 벌벌 떨었으니까 말이야. 어느 날에는 마법을 가르쳐 주려고 했는데 싫어해서 고함을 질러버렸어. 그러고선 도망갔지. 마님과 나으리에게 일러바치겠지. 블랑셰 가에 쫓겨날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울었어.

 

울었다는 말에 나는 가슴이 철렁했다. 시노는 남들이 약점으로 생각할만한 말을 태연한 얼굴로 술술 말한다. 우는 게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시노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짓밟혀왔지. 살아남은 아이들의 힘이 시노에게는 있었다.

 

시노: 하지만…… 나는 쫓겨나지 않았어. 히스는 이르거나 하지 않았어. 나는 눈치챘다. 저 녀석은 겁쟁이지만, 지금까지 만나왔던 교활한 아이가 아니라고. 나를 바보로 만들거나, 내게서 뭔가를 뺏을 그런 놈이 아니라고.

 

시노는 추억을 회상하듯이, 시선을 창 너머로 돌렸다.

 


6화

 

새벽 빛을 발견한 듯 조용하고 날카로운 눈동자를 스친다.

 

시노: 그래서, 꽃을 따러 갔어. 꽃으로 한 이유는 딱히 없어. 그 밖에 내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도 없었고. 하늘을 날고, 히스의 방 창문을 두드렸다. 걔는 깜짝 놀랬어. 긴장해서 곤란해하고 어색해하고 있었지. 그래도 내가 꽃다발을 줬더니 고마워, 미안해 라고 했어. 조그마한, 상냥하고, 수줍은 목소리로. 그리고 또 놀자며 웃었다. 그 때부터 히스를 제일 좋아해. 

 

살짝 웃으면서 시노가 나를 쳐다본다.

 

시노: 내가 지켜주자고 다짐했어. 처음 생긴 친구니까. 울보에 응석받이지만 좋은 녀석이야.

 

히스에 대해 말하는 시노는 무척 자랑스러워했다. 나도 웃어서 볼을 느슨하게 했다.

 

두 분은 그렇게 해서 친구가 됐군요. 소꿉친구란 좋네.

 

시노: 뭐 그렇지. 내 마도구의 큰 낫에도 히스가 무늬를 새겨줬어. 볼래?

 

우왓…….

 

아무것도 없던 곳에서 갑자기 커다란 낫이 나타났다. 시노 말대로 손잡이 부분에 무늬가 있어.

 

시노: 멋있지.

 

네…… 정말 예뻐요……. 히스는 손재주가 좋군요.

 

시노: 그 녀석은 뭐든지 잘하니까. 옛날에는 내가 뭐든지 할 수 있었는데……. 이대로라면 놓쳐지고 말거야. 

 

시노는 진지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시노: 현자, 나는 공을 원해. 훈장이든, 벼슬이든 뭐든 좋아. 그런 일은 없을까?

 

죄송해요…… 동쪽 나라의 사정은 잘 몰라서……. 하지만 히스는 공이나 벼슬 같은 건 없어도, 시노를 두고 가거나 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시노: 그 녀석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도, 주변에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놓친다고 말한 건, 잘못 말한거다. 히스는 출세 따위 바라고 있지 않아. 내가 바라고 있지. 저 녀석과 함께 영웅이 되고 싶어. 누구에게도 불평당하지 않는 마법사가 되고 싶어.

 


7화

 

나는 입을 다문 채 시노를 바라봤다. 소극적인 히스는 출세나 튀는 것을 원치 않는 것처럼 보였다. 말문이 막히면서 조심스럽게 입을 연다.

 

……하지만 히스의 소망이 아니라면, 억지로 요구하는 것은 조금……. 히스가 불쌍하지 않나요?

 

불쌍해, 라는 말에 시노는 눈썹을 치켜들었다.

 

시노: 불쌍해? 내가 제일 그 녀석을 생각하고 있어. 내 말을 들으면 돼.

 

그런 말투, 오해 받아버려요……. 출세하고 싶은게 히스를 위해서라면, 그 전에 시노의 마음을 시노의 말로 전해주고…….

 

시노: 현자. 너는 어때? 여기에 오기 전의 너는 뭐였어?

 

에……?

 

시노: 현자가 되기 전의 너가 한 말을 몇 명이나 들어줬지?

 

시노는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 본질에 가까운 곳을 찌른 시노의 말에 가슴이 찔린다. 아무것도 아닌 내 목소리를 들어준 것은 가족이나 친구, 말 그대로 소수의 존재였다.

 

시노: 고아였을 무렵, 내 말을 들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소리 없는 인형 같았지. 죽을 뻔해서 넘어져도 폐를 끼치는 것 뿐이었다. 블랑셰의 몸종 노릇을 하고서야 겨우 내 목소리는 사람에게 닿았어. 그래도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에 묻혀버려. 셔우드의 숲지기가 된 뒤에야 여행자들은 진지하게 내 말을 듣기 시작했다. 지금은 현자의 마법사지. 내가 이름을 대면 모두가 돌아봐. 세계의 운명이 걸려있으니까.

 

시노: 그래도 부족해. 내 목소리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어. 나는 좀 더 큰 목소리를 가지고 싶어. 큰 소리로 히스는 굉장한 마법사라고 말할거야. 나와 계속 친구로 있어주도록.

 

시노는 초조한 자세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흠칫하며 할 말을 찾았지만, 그 전에 시노는 방문을 열었다.

 

시노: 나가줘……. 더 이상, 너에게 심한 말을 하고 싶지 않아.

 

깊게 늘어진 시노의 등짝을 보이지 않는 슬픔이 짓누르고 있어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그의 방을 떠났다.

 


8화

 

……시노와 잘 얘기하지 못했네…….

 

한숨을 내쉬고, 낮의 일이 생각났다. 나가달라고 한 시노는 그 말을 들은 나보다 더 상처받은 것 같았다. 틀린 말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하지만 시노의 아픔이나 시노의 외로움을 조금 더 이해했어야했어.

 

(내일, 화해하자……. 대충 만들어본건데 시노가 좋아해줄까?)

 

그 순간, 창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시노: …….

 

뒤돌아보니 창 밖에는 빗자루를 탄 시노의 모습이 잇었다. 나는 놀라서 서둘러 창문을 열었다. 부드러운 밤바람이 실내로 들어와 가볍게 커튼을 흔든다.

 

시노: 이거. 

 

시노가 찌푸린 눈을 외면한 채 창문 너머로 내게 뭔가를 내밀었다. 꽃다발이다. 리본도, 색종이도, 말리지 않은 형형색색의 꽃을 모은 소박한 꽃다발. 싱싱한 초록잎과 달콤한 잎향이 났다.

 

시노: ……좀 전에는 내가 심했어.

 

나는 조용히, 소중하게 꽃다발을 받았다. 그러다보니 왠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 고마워요, 시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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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시노……. 이렇게 멋진 꽃다발을 가져다 줘서, 정말 기뻐요..

 

▶ 저도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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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죄송해요……. 아까는 이상한 분위기가 되어버려서……. 시노를 화나게 할 생각은 아니었어요.

 

시노는 주뼛주뼛 내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시노: 화 안났어?

 

화 안 났어요. 저야말로…….

 

시노: 그래.

 


9화

 

검푸른 별빛 아래서 시노는 신비롭고 고독한, 고향을 잃은 별의 아이 같았다. 나는 웃으며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고마워요, 시노. 저도 생각해봤거든요. 어떻게 하면 시노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고…….

 

시노: 내 행복? 나도 아닌데, 내 행복에 대해 생각한거야?

 

시노도 생각하고 있잖아요. 히스의 행복에 대해서.

 

모르는 나라의 말을 들은 듯 시노는 나를 찬찬히 쳐다보았다.

 

시노: ……그래서? 어땠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훈장을 만들었어요.

 

시노: 훈장?

 

나는 방으로 돌아와 갓 만든 찌그러진 훈장을 집어들었다. 살며시, 시노의 가슴팍에 핀으로 꽂았다. 시노는 가만히 훈장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손끝으로 만졌다.

 

클로에한테 재료와 힌트를 받아서 만들어본거에요. 시노가 좋아할만한 멋있는거, 역사가 있는 유서 깊은 것은 아니지만…… 용자이자 영웅인, 시노를 위한 훈장입니다. 분명 이 훈장이 큰 소리로 말해줄거에요. 시노는 정말 멋있는 마법사라고. 

 

시노: …….

 

훈장을 뚫어지게 쳐다본 채 시노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내가 작은 소리로 묻는다.

 

……어때요?

 

시노는 대답 없이, 다시 한 번 정성스러운 손길로 손수 만든 훈장을 쓰다듬었다.

 

시노: ……나으리도 마님도 가슴에 달고 있었어. 이런, 훌륭한거……. 현자, 알고 있었어?

 

그랬군요. 아뇨, 몰랐어요.

 


10화

 

시노는 훈장을 몇 번 쓰다듬고 몇 번 눈을 깜빡이고 나서야 그는 나를 쳐다봤다. 평소 겁없는 그가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시노: 어울려?

 

엄청 어울려요.

 

파앗, 하고 시노는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시노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밤하늘에 빛나는 금빛 별들 모두를 훈장으로 만들어 그에게 주고 싶다.

 

시노: ……대단해, 나으리와 세트야.

 

수줍은 얼굴에 눈이 부셔서 시노는 기분 좋게 한 바퀴 돌았다. 그대로 빙글빙글 밤하늘로 날아오른다.

 

시노: ……아싸, 훈장이다! 현자, 히스에게도 보여줘도 돼?

 

네, 물론이죠!

 

시노: 고마워!

 

시노도 고마워요……. 꽃다발도, 화해도, 기뻤어요! 

 

시노는 웃으며 크게 손을 흔들었다. 가볍게 착지하여 안마당을 뛰어간다. 밤하늘 아래 그의 품에서 손수 만든 훈장이 작은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언젠가 이름 없는 별을 붙잡고 시노가 진정으로 원하는 미래에 도달했으면 좋겠다. 꽃다발을 바라보며 나는 그렇게 기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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