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의 마법사 샤일록이 영업하는 마법사의 주점. 서쪽 국가의 고급 리조트 외에 신주의 환락가에서 예부터 영업을 해오고 있다. 서쪽 국가뿐아니라 각국의 마법사들이 모이는 사교의 장으로서 사랑 받고 있어 스노우와 화이트, 피가로, 레녹스, 미스라, 대마녀 치렛타 등등 마법서와 관련이 있는 마법사들도 방문한다고 한다. 무르는 옛날부터 단골.
특별 커맨드 '접대' : 베넷의 주점에서는 가게의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마법사들이 방문한다. 방문한 마법사들을 정중하게 대접하자. 마법사들에게 다양한 보답을 받을 수 있다. 모든 것은 당신이 어떻게 접대하냐에 달려있다.
1화
서쪽 탑에 도착했어요. 오늘 서쪽의 마법사 여러분들께서 신주의 환락가로 가주시면 됩니다.
무르: 신주의 환락가? 샤일록의 가게가 있는 곳이다!
샤일록: 그 장소에서 어떤 이변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그게, 밤마다 빗자루를 탄 마법사들이 하늘에 모여서 집회를 하고 있대요. 서쪽 나라의 군사가 물어봐도 대답하지 않고, 사람들이 무서워하니까 사정을 알아봐 주지 않겠냐고…….
클로에: 마법사들의 집회……. 뭘까…….
라스티카: 샤일록은 뭔가 들은 거 없니?
샤일록: 아뇨…… 가게에 안 간 지 좀 됐거든요. 집회를 하고 있는 마법사 중에 아는 사람도 있으니 한 번 들어보죠. 하는 김에 오늘 밤은 가게를 열어볼까요. '거대한 재앙' 이 다가오고 나서 거의 문을 열지 않았었고.
신주의 환락가의 샤일록의 가게 보고 싶었어요. 일손이 모자라면 도와드릴게요.
샤일록: 감사합니다. 이제부터 가끔식 문을 열거라서, 접대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접대 말인가요?
샤일록: 네. 그날 밤 가게의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마법사들이 찾아옵니다. 현자님의 대접을 받으면 마법사들의 심신에 활기가 차겠죠. 가끔 좋은 선물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알겠어요. 대접 말이죠. 열심히 해볼게요!
샤일록: 그렇다면 신주의 환락가로 향하도록 하죠.
2화
와아……. 해안가 언덕에 멋진 거리들이 즐비해 있어. 영화의 촬영지처럼 그림이 되네요!
라스티카: 신주의 환락가는 서쪽 나라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관광 도시거든요. 귀족들의 별장도 많습니다.
무르: 나도 신주의 환락가 좋아해! 어라? 저기, 마법사의 집회 아니야?
클로에: 진짜다! 빗자루를 탄 마법사들이 잔뜩 있어! 아…… 목소리도 들리고…….
빗자루에 탄 마법사: 베넷의 가게, 오늘 밤은 어땠어?
빗자루에 탄 마법사: 안돼. 아직 안 열었나 봐. 항상 '거대한 재앙'을 물리치면 정상영업으로 돌아왔었는데.
들려온 마법사들의 말소리에 샤일록은 정색을 했다.
샤일록: ……저희 가게의 단골 손님이군요.
단골 손님? 모임을 하고 있는 마법사들이요?
샤일록: 네. 제 가게는 마법사들의 정보교환의 장소이기도 했으니, 가게가 없어서 하늘에서 집회하고 있는걸지도…….
(주점이 꽉 차서 공원에서 마시는 거랑 비슷한 건가……?)
마녀: 아! 샤일록! 샤일록이잖아!
마법사: 문 닫은 채로 어떻게 된거에요. 걱정하고 있었어요.
샤일록: 걱정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모이면 사람들이 의아해하고 말 거에요.
마법사: 알고 있어요! 재미있으니까 겁 좀 줬어요!
클로에: 아…… 병정 씨들이 밑에 모여있어.
샤일록: 얘기는 나중에 하죠. 가게를 열도록 할게요.
베넷의 가게……. 여기가 샤일록의 가게군요. 어른스러운 맛이 있어서 멋있어요.
샤일록: 보통 때는 조금 더 차분한 분위기지만요. 오늘 밤은 손님이 많아서…….
미소 짓는 샤일록의 말대로 가게 안은 마법사들로 가득했다.
3화
모두 서로의 무사함을 기뻐하거나 세계의 이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무엇보다 샤일록의 술을 마시게 되어 기뻐 보인다.
라스티카: '거대한 재앙' 이 다가온 영향으로 불안했던 건 인간들 뿐만이 아니라 마법사들도 마찬가지였을거야.
클로에: 샤일록과 이야기하면 안심이 되지. 샤일록이나 친숙한 동료들과 술을 마시고 마법사들도 안심하고 싶었던 걸지도.
마법을 쓰면서 칵테일을 만들고 손님들과 담소를 나누느라 바쁠 텐데, 샤일록은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샤일록은 분명 이 일과 이 가게와 손님, 그것들을 쾌적하게 지킬 수 있는 자신을 좋아하는 것이다. 베넷의 가게는 줄곧 성황을 이뤘다. 나와 클로에도 도우러 들어갔지만, 손님은 끊이지 않은 채로 점점 증가해 간다.
마법사: 오랜만이야, 샤일록! 가게 문 여는 것 같아서 들어왔어. 들어가도 될까?
샤일록: 어서 오세요. 지금 치울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주시길.
마법사: 맞다, 베넷의 가게를 찾는 사람을 봤어. 체격 좋은 적갈색 머리의 청년이고, 입가에 점이…….
마녀: 어라, 나도 어제 봤어.
마법사: 나는 5년 전에 봤어.
5년 전?
마법사: 그때는 아직 천진난만한 젊은이였는데, 계속 베넷의 가게를 찾고 있었지. 너의 지인이야?
샤일록: 글쎄요, 모르겠네요. 별로 인간에게는 이 가게에 대해 알려주지 않고 있으니까요.
어째서인가요?
샤일록은 미소를 지었다. 부드러운 비처럼 속절없는 쓴웃음이다.
샤일록: 사람은 약속을 어기니까요.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해도 분명 이 가게 얘기를 누군가에게 하고 말죠. 신기함에 인간들이 달려들면, 마법사들의 아늑한 가게는 없어지고 말 거예요.
샤일록의 말에 나는…….
▶ 미안해졌다.
(분명 인간들에게 배신 당해서 샤일록은 신중해 진거겠지. 나는 신용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자……)
▶ 반발심을 느꼈다.
(그렇지 않은데……. 인간들 중에도 마법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나도 믿어주지 않는 걸까……)
샤일록이 걱정스럽다는 듯이 나를 쳐다본다. 그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손님인 마녀가 입을 열었다.
4화
마녀: 맞아. 알려줄 필요 없어. 예쁜 미소년이라면 여기에 초대해서 놀려주는 건데.
마법사: 그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일 년에 한 번 없는 돈을 털어 신주의 환락가로 여행하러 온댔어. 어떻게 해서든 죽기 전까지 딱 한 번 베넷의 가게에서 술을 마셔보고 싶대. 어디선가 소문을 들은건가?
샤일록은 침묵했다. 놀리듯 무르가 몸을 내민다.
무르: 죽기 전까지 한 번이래. 열정적인 에피소드다. 싫어하지 않지, 샤일록.
샤일록: 나쁘지는 않네요. 하지만 저는 지금의 가게가 마음에 듭니다. 이 장소를 지키기 위한 위험한 모험은…….
라스티카: 위험한 모험을 하지 않는 거니? 서쪽의 마법사인데?
클로에: 나는 만나보고 싶어. 그 정도로 샤일록의 술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
모두의 조언을 받고, 샤일록은 턱을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샤일록: ……그렇네요. 일단 만나볼까요.
10초도 기다리지 않고 샤일록은 바로 결단을 내렸다. 역시 호기심 많은 서쪽의 마법사다. 바로 마법의 주문을 외우며 문을 연다.
샤일록: '임비벨'
그러자 문 앞이 갑자기 술집 환락가의 뒷골목이 되었다. 어린아이만큼 큰 짐을 짊어진 덩치 큰 청년이 놀란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다. 적갈색 머리에 입가에 점이 있었다.
몸집이 큰 청년: ……으…….
놀란 나머지 말도 못하고 있는 청년에게, 샤일록은 예의 바르게 답했다.
샤일록: 안녕하세요. 베넷의 가게 주인 샤일록입니다. 한 잔 어떠신가요?
경악을 머금고 있던 청년의 눈동자가 천천히 깊은 감동과 환희로 물들어 간다. 연기나 거짓말 따위로는 표현할 수 없는, 오랫동안 소중한 것을 찾고 있던 사람의 얼굴이었다. 눈물마저 글썽이는 것 같다.
몸집이 큰 청년: ……베넷의 가게……. ……당신이, 샤일록…….
5화
몸집이 큰 청년: 네, 부디……. 계속 찾고 있었습니다……. 아아, 꿈을 이루게 되는 날이 오다니…….
천국의 문을 통과한 듯한 청년의 감격에, 눈살을 찌푸리며 샤일록은 웃었다. 청년의 등을 쓰다듬으며 가게 안으로 인도한다. 그의 손이 닿는 순간 청년은 벼락을 맞은 것처럼 부들부들 떨었다. 참다못한 듯 눈시울을 가리고 울음을 터뜨린다. 감동적인 장면을 무르가 눌렀다.
무르: 샤일록, 나쁜 남자네. 어떤 이별 방식을 선택한거야?
샤일록: 당신이 아니니까요. 울지 말아주세요. 뵌 적은 없죠?
로렌조: 네, 네……. 저는 로렌조라고 합니다.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이 가게의 소식을 듣고…….
샤일록: 당신의 할아버지?
로렌조: 추운 겨울날…… 얼어죽을 뻔했을 때, 베넷 가게 주인에게 술을 얻어먹었다고 하셔서……. 그때 그 한 잔이 없었다면 자신은 죽었을 거라고……. 그런 맛있는 술은 마셔본 적이 없다고. 몇 번이나 가게를 찾아다녔지만, 찾지 못한 채…… 그 술을 다시 라고 말하며 할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불행이 계속되어 가족이 이혼하고…….
로렌조: 하지만 베넷의 술 이야기를 잊을 수가 없어서……. ……겨우, 찾을 수 있었어…….
샤일록은 손수건을 건네주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샤일록: 조금 생각난 것 같네요. 당신의 할아버지를……. 그럼, 그날 밤과 같은 술을 내도록 하죠.
샤일록: 눈과 초승달의 푸른 밤의 칵테일입니다. 자, 자리에 앉아 주세요.
클로에: 다행이네, 로렌조 씨. 이 가게에 오는 게 꿈이었구나. 꿈이 이루어져서 정말 다행이야.
로렌조: 네……. 감사합니다…….
샤일록이 그에게 내놓은 것은 역삼각 잔에 담긴 군청색 술이었다. 군청색 칵테일 안에는 달빛과 가루의 눈이 창문에서 보는 풍경처럼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다. 소중하게 한 모금 마시고, 로렌조 씨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6화
로렌조: 맛있어……. 이렇게 맛있는 술은 마셔본 적이 없어. 이것이 할아버지께서 마셨던 맛이군요…….
감동하는 그의 모습을 보니, 나도 가슴이 따뜻해졌다. 카운터 너머의 샤일록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굉장히 감격했네요……. 그렇게 맛있는 샤일록의 술, 저도 나중에 먹어보고 싶어요.
샤일록: 그가 제 술을 마시고 감격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가족들과의 추억을 전부 마시며 감격하고 있는 거예요.
나는 놀라서 샤일록을 쳐다보았다. 신랄함이나 빈정거림 없이, 그는 조용하고 상냥하게 로렌조 씨를 지켜보고 있다.
샤일록: 칵테일이란 그런 거예요. 제가 하는 일은 아름다운 추억을 더럽히지 않는 아름다운 술을 내놓는 것. 현자님도 언젠가 추억의 술이 생겼으면 좋겠네요.
로렌조 씨는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떠났다. 이 가게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샤일록은 그에게 전했다.
클로에: 잘 됐네, 샤일록. 로렌조 씨라면 다른 인간들에게 말하지 않을 것 같아.
샤일록: 아뇨, 그는 말할 거예요. 옛날에 그의 할아버지께도 같은 부탁을 드렸습니다만, 결국 가족들에게 이야기를 했고.
……화났나요?
샤일록: 인간이란 그런 것이죠. 저희 마법사에게 있어서는 약속을 하는 상대가 중요한데……. 많은 시신에 묶여있는 인간들에게는, 약속을 어길 수 있는 상대야말로 소중한 상대일지도 모르겠군요.
어깨를 으쓱거리며 샤일록은 환하게 웃었다. 모든 것을 잊게하는 미주처럼, 그의 눈빛은 애정이 깊고 감칠맛이 깊다.
마법사들에게 사랑받는 술집의 주인은, 파이프 연기를 피우며 잔잔한 옆모습으로 흘러가는 밤의 시간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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