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은 친구와 함께 1화
와아…… 강바람이 기분 좋네요. 휴가를 받은 건 좋은데, 뭘 할까 고민하던 중에 이렇게 카인이 불러줘서 다행이에요.
카인: 나야말로, 아키라가 내 고향에 와줘서 기뻐. 언젠가 이 거리의 보트에 너를 태우고 싶었거든. 오늘 그 염원이 이제야 이루어지네.
선착장에 이르자 카인은 일하는 뱃사공들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카인: 데니스!
데니스: ……카인! 카인이잖아! 다시 돌아왔구나.
상냥하게 다가오는 청년을 보며 카인은 웃는 얼굴로 손바닥을 높이 든다. 아무런 위화감도 없이 청년은 손을 되받아쳤다.
카인: 아키라, 이 녀석은 데니스. 어릴 적부터 친구야. 데니스, 이쪽은 아키라. 마법관에서 사귄 친구로, 우리의 현자님.
데니스: 처음 뵙겠습니다, 현자 씨. 어서오세요, 영광의 거리에.
카인: 오늘은 현자님을 이 거리의 보트에 태워주려고. 갑자기 들이닥쳐서 미안하지만, 네 보트에 태워줄 수는 없을까? 다음에 밥이라도 한턱 낼게.
데니스: 오, 맡겨둬. 이 운하의 좋은 곳을 잔뜩 소개해줄게! 현자 씨, 기대해 줘.
고마워요! 잘 부탁드려요, 데니스 씨.
(카인의 친구답네. 유쾌한 사람이야)
데니스: 자, 카인도 현자 씨도 탔어. 출발한다!
와아……. 배에서 보이는 거리의 경치는 또 달라서 좋네요.
카인: 강도 잘 정비되어 있어 예쁠거야. 여기는 도시 운반용으로 만든 운하거든. 조금 더 가면 강가에 가로수 길이 있는데, 꽤 좋은 절경이야.
데니스: 아아, 슬슬 보인다. 봐.
오오……!
강의 양쪽에 훌륭하고 큰 나무가 늘어서 있었다. 수면에 비치는 초록색도, 나무 사이로 보이는 거리의 풍경도 아름다워서, 아주 아름다운 풍경이다.
카인: 그립네. 여기서 자주 다 같이 나무 타기를 했었지.
데니스: 했어했어. 언제였더라, 네가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자 신바람이 나서 신나게 손을 흔들었는데, 바람 때문에 강물에 빠졌었지. 정말, 그때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카인: 아…… 그런 일도 있었지. 걱정 끼쳐서 미안해.
아하하……! 카인은 어렸을 때부터 유쾌했었군요.
데니스: 그밖에도 이 녀석의 무용담은 많이…….
카인: 어이어이. 아키라 앞에서 부끄러운 이야기는 적당히 해 줘.
데니스 씨, 여러 가지 고마웠어요. 배에서 보는 경치도, 카인의 이야기도 매우 즐거웠어요.
카인: 나도 네 보트를 탈 수 있어서 다행이야. 평소에는 좀처럼 기회가 없잖아. 고마워, 데니스.
데니스: 천만에. 그러면, 또……. ……아!
휴일은 친구와 함께 2화
카인: 왜 그래. 갑자기 큰 소리를 내고.
데니스: ……아니, 모자가 말이야. 발밑에 뒀는데 안 보여서.
카인: 모자라니, 혹시 네가 처음 번 뱃삯으로 산 그건가.
에!? 그거, 굉장히 소중한 거잖아요. 빨리 찾지 않으면……!
데니스: 하하…… 괜찮아. 가느다란 물길에 떠내려가거나 강바람에 휩쓸려 올라가면 이제 못 찾겠지.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포기할게.
데니스: 마지막에 시끄럽게 해서 미안! 또 시내에 오게 되면 얘기해줘. 그럼…….
카인: 기다려 줘, 데니스. 우리에 대한 마음은 기쁘지만, 난 네가 그 모자를 아끼는 걸 알아. 그러니까 찾기 전에 포기하고 싶지 않아. 아키라, 쉬는 날에 미안하지만 데니스의 모자를 찾게 해주지 않을래.
물론이죠! 저도 돕게 해주세요.
데니스: 카인, 현자 씨…… 고마워.
카인: 바보구나, 나에게 겸손 떨지 마. 그럼 넌 운하를, 우린 각자 헤어져서 찾자!
카인: 꽤 찾기 힘드네. 아키라, 저쪽을 봐 줘. 난 이쪽을 찾아볼게.
네!
(아…… 여긴, 아까 얘기했던 카인들이 나무타기를 했다던 가로수길이다. 가까이서 보니 더 크게 느껴지네. 카인은 잘도 올라갔구나……. 응?)
카인, 카인……! 잠깐 와주세요. 위쪽에 걸려있는 모자, 저거 아닌가요?
카인: 응, 어떤거? ……아! 데니스 거다! 잘했어, 아키라.
카인: '그라디아스 프로세라'
카인이 주문을 외우자 모자는 바람을 타고 사뿐히 카인의 손에 떨어진다.
카인 / 현자: 됐다!
나도 모르게 팟 하고 힘껏 카인과 손을 맞잡았다. 기쁨의 하이파이브다.
카인: 다행이다! 데니스를 찾아서 주러 가자.
데니스: 오오……! 둘 다, 고마워!
카인: 더러워지거나 찢어지지 않아서 다행이야. 네 모자를 아끼는 마음이 이 녀석을 지켰나 봐.
데니스: 그렇다고 해도, 내 수중에 돌아온 건 너희들 덕분이야. 답례로 이걸 받아 줘. 사공 사이에서 전해지는 물의 요정이 깃든 부적이야.
카인: 물의 요정?
데니스: 아아. 맑고 깨끗한 흐르는 물에 담그면 모습이 보여. 너의 친정 근처 개울 같은 곳이라던가.
(어라, 그건 확실히 카인의 마나 에어리어……)
카인: 고마워. 그렇다면, 이 다음에 아키라와 가볼게.
휴일은 친구와 함께 3화
데니스 씨와 헤어지고, 우리는 카인의 친정 근처 개울로 왔다.
카인: 에, 그러니까……. 이 녀석을 물에 담그면 되는거지.
아……. 부적에서 파란 빛이 나오고 있어요!
카인: 진짜다. 흔들거리면서 예쁜 빛이네.
부적으로부터 작은 빛이 여러 개 나와 푸른 빛줄기를 뿜어내며 너울너울 강속을 떠돌고 있다. 마치 물 속의 반딧불이 같다.
이것이 물의 요정……. 처음 봤어요.
카인: 아니…… 이상한 기색은 없고, 아마 다른 게 아닐까 하지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나. 사공들이 부적으로 하는 것도 알겠네.
네! 그리고, 이렇게 예쁜 것들이 저를 지켜주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 용기가 날 것 같아요. 빛이 물 속을 떠다니는 모습은 정말 요정 같아요. 봐요, 지금 색이 옅게 변했어요!
카인: 하하, 네가 기뻐하면 됐어. 자, 아키라.
에……?
카인: 그 녀석의 모자를 찾은 건 아키라니까. 괜찮다면 받아 줘.
그, 그렇게 말해주니까 기쁘지만. 그래도 저는 카인 덕분에 데니스 씨와 알게 되어 즐거운 휴일을 보냈고……. 모자를 떨어뜨린 건 카인이니 저는 카인이 갖고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카인: 으음, 그래……? 맞다! 이걸 두 사람의 걸로 한다는 건 어때?
둘의?
카인: 아아, 평소에는 누가 들고 있다가 또 이 빛이 보고 싶어지면 상대를 불러서 보러 오는 거야. 그러면 둘 중에 하나만 가지게 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혼자 보는 것보다 둘이서 보는 게 예쁘니까.
좋은 생각이에요! 정말 좋아요.
카인: 그러면, 이 부적은 아키라가 맡아줘. 그리고 아키라가 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언제든지 나를 불러줘.
네! 카인도 편하게 불러 주세요. 오늘 데니스 씨에게 저를 현자라고 할 뿐만이 아니라 친구라고 소개해 줘서 고마워요. 또 똑같이 친구로 대해 주세요. 언제라도 대환영이니까요!
카인: 아아, 사양 않고 그렇게 할게. 보트 말고도 이 거리에는 너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이 아직 많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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