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May 31, 2021
6月3日(木)18:00よりイベント「ローレライの涙は湖に溶けて」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ミスラ・ブラッドリー・フィガロのカードが期間限定で登場🧙♀️
ーー俺様は泣く子も黙る盗賊団のボス、ブラッドリーだ。狙った獲物は逃さねえ。 #まほやく pic.twitter.com/hjUnJQ0eOu
영주 아들의 결혼식을 앞두고 축복으로 가득 찬 거리에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괴어. 조사를 하러 온 마법사들이 거기서 본 것은, 새파란 기묘한 색의 호수였다.
——나는 우는 아이도 입을 다물게 하는 도적단의 두목 브래들리다. 노린 사냥감은 놓치지 않아.
1화
브래들리: 이쪽이 먼저 잡았어.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이긴거잖아.
미스라: 제가 이겼어요. 제가 잡은 게 더 클테니까.
브래들리: 아아? 그때 사냥은 누가 빨리 마법 생물을 사냥하느냐의 싸움이었잖아.
미스라: 그랬었나요? 옛날 얘기라서 기억이 잘 안나네요. 그래도 제가 더 세고, 제가 이긴걸로 하면 되잖아요.
브래들리: 웃기지마. 변명 따위나 하고.
클로에, 저기에 브래들리와 미스라가…….
클로에: 으, 응. 왠지 들떠있네……. 지금 말을 걸면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나 둘 하면 가죠. 저도 따라갈게요.
담화실에는 미스라와 브래들리 두 명뿐. 소파 위에서 긴 다리를 꼬며 말다툼을 하고 있다. 대화 내용까지는 모르지만 양쪽 모두 심각한 얼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그 모습을 입구에서 보고 있었더니, 브래들리의 얼굴이 갑자기 고개를 돌렸다.
브래들리: 어이, 뭘 수군거리고 있어.
클로에: 아……!
아, 안녕하세요. 미스라, 브래들리. 둘이서 얘기 중이었나요?
미스라: 하아, 다과회니까요.
보면 둘 다 홍차가 든 찻잔을 쥐고 있다.
미스라: 뭔가 그런 기분이었기에 제가 브래들리와 오웬에게 말을 걸었어요.
클로에: 에? 하지만 오웬의 모습은 안 보이는데…….
미스라: 부르는 순간 볼일이 있다며 사라졌어요. 셋이서 다과회를 할 생각이었지만 그냥 이 사람만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브래들리: 칫, 그 녀석. 용케 도망이나 가고…….
(브래들리는 도망치지 못했던거구나……)
브래들리: 그래서? 너희들은 무슨 용건이야. 뚫어지게 쳐다봤잖아. 용건이 있으면 얼른 말해.
클로에: 에, 그게…….
클로에, 힘내요……!
클로에: 으, 응……!
클로에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나서, 마음을 정한 듯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클로에: ……두, 둘의 몸 사이즈를 재게 해 줘!
브래들리: ……아?
미스라: 사이즈?
클로에: 응. 딱 맞는 옷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정기적으로 사이즈를 재거든. 미스라들은 키에 변화가 없을지 몰라도 체형은 근육이 붙거나 마법에 의한 부상 때문에 애매하게 변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래서 두 사람에게도 치수 재기를 부탁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미스라 / 브래들리: …….
무언의 시선이 클로에를 향한다. 두 사람의 침묵은 묘하게 박력있고, 긴장이 흘렀다.
브래들리: 뭐야, 그런 거 였나.
미스라: 괜찮아요, 딱히.
브래들리는 시원하게 웃었고 미스라도 쿨하게 넘겼다.
클로에: ……괜찮아?
브래들리: 치수 정도는 어울려 줄게. 네가 만드는 옷엔 항상 신세지고 있으니까.
미스라: 재려면 빨리 해주세요. 벗는 쪽이 낫나요?
클로에: 우왓, 입은 채로 괜찮아. 금방 잴게!
클로에: 하아, 용기 내길 잘했다~! 둘 다 고마워!
브래들리: 좋은 놈으로 만들어라. 나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옷이 아니면 용서 못해. 알겠지, 고금스러운 디자인으로 해. 값싼 것은 안 돼.
미스라: 저는 오즈보다 더 멋진 옷으로 해주세요. 입기 귀찮지 않은게 좋겠어요. 그리고 제일 튀는 센 것으로.
(의, 의외로 주문이 꼼꼼하네.)
클로에: 고급스러움……. 센 느낌……. 응, 메모했어. 둘이 좋아할 만한 옷을 열심히 만들게!
두 사람의 주문은 오히려 클로에를 기쁘게 한 것 같다. 보람이 있다는 듯 눈을 반짝이고 있다.
(정말로 옷을 만드는 걸 좋아하는구나……. 둘 다 선뜻 응해줘서 다행이야.)
클로에: 현자님, 어울려줘서 고마워. 덕분에 디자인 이미지가 떠올랐어!
다행이에요.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볼까요.
브래들리: 기다려. 모처럼 왔는데 차 정도는 마시고 가.
잡아당기듯 소파에 앉혀져 나도 모르게 브래들리의 얼굴을 본다.
실례해도 괜찮나요? 오늘은 북쪽의 마법사의 다과회인게…….
얼굴을 찡그린 브래들리가 작은 소리로 내뱉었다.
브래들리: 됐으니까 어울려. 네가 있으면 미스라도 못난 짓은 못하잖아. 저 녀석, 갑자기 변덕을 부려서 죽이고 싶다느니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꺼낼 테니까.
과, 과연.
클로에: 그러면 호의를 받아들여 함께 해도 되려나.
미스라: 네. 여기 과자도 있어요.
……이 과자, 왠지 숯과 비슷하지 않나요?
미스라: 숯이에요. 어째서인지 브래들리는 손을 대지 않네요.
아무도 접시에 손을 뻗지 않는 가운데, 숯을 하나 입에 던져넣은 미스라는 심한 저작음을 내며 삼켰다.
브래들리: 그것보다 미스라. 아까 그 이야기, 그걸로 끝났다고 생각하지 마.
그러고보니 두 분이서 얘기하고 계셨었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나요?
미스라: 뭐였더라.
브래들리: 넌 진짜 잘 잊어버리는구나. 옛날 얘기 말이야. 현자가 태어나기 전은 커녕 아무것도 없던 시절 얘기.
미스라: 아아, 그랬었지. 큰 사냥감을 쓰러뜨린 저의 압승이었죠.
브래들리: 이쪽은 부하들도 사냥에 참여했었어. 빠르기와 수, 총합으로 내가 이긴거잖아.
미스라: 하? 부하가 쓰러뜨린 숫자는 상관없죠.
브래들리: 상관 있어. 나의 일부 같은 거니까.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결말이 나지 않는 이야기란건 알겠어……)
2화
클로에: 부하라는건 도적단이었을 때? 브래들리는 우두머리였었지.
브래들리: 어. 누구나 부들부들 떠는 최강의 도적단이다. 밤마다 부하 놈들을 데리고 다니며 요란하게 날뛰었었지. 대마법사가 유적에 숨긴 마도구나, 도깨비가 지키고 있던 보물이나, 소문이 나면 어디든 빼앗으러 갔어.
클로에: 보물을 손에 넣기 위해서 무서운 적과 싸우기라도 하는거야?
브래들리: 그거야 몇 번이나 싸웠었지. 전부 때려눕혔지만! 이몸에게 찍히면 어떤 보물도 도망칠 수 없어. 오랫동안 날뛰던 산적들의 근성을 덮쳐, 큰 보석을 산더미처럼 빼앗은 적도 있었지.
클로에: 머, 멋있어~!
미스라: 뭐, 밤의 제왕이라고 불리던 저만큼은 아니지만요.
브래들리: 그거 내 별명이라고.
클로에는 브래들리의 무용전에 완전히 빠져든듯 여운이 섞인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클로에: 와아, 대단하다…….. 나도 라스티카와 여행을 하면서 예쁜 걸 많이 봤었는데. 브래들리는 더 많이 봤겠지.
브래들리: 흐흥, 진정한 밤의 제왕 브래들리님이니까.
브래들리는 신이 나서 코를 문질렀다. 흥이 났는지 지금까지 손에 넣었던 보물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거대한 수정, 가라사대 그림, 금의 왕관……. 그것들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다가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브래들리는 여러 가지 보물을 봐온거죠.
브래들리: 그렇지.
그 중에서 제일 예뻤던 건 뭔가요?
브래들리는 마시다 만 컵을 내려놓고, 거드름을 피우듯 히죽 웃었다.
브래들리: ……듣고 싶어?
미스라: 아뇨 괜찮아요. 그것보다 이제 숯이 떨어졌으니 리필해주세요.
브래들리: 어이.
그때, 담화실로 발소리가 여러 개 들려왔다.
스노우: 오오, 여기에 있었나.
화이트: 현자까지 있다니 편하구먼.
스노우, 화이트.
클로에: 아서와 피가로도 같이 있네. 무슨 일이야?
피가로: 여, 보기 드문 다과회네.
아서: 다들 느긋하게 있는 중에 미안해. ……나머지는 오웬인가. 둘 다 오웬이 어디있는지 알아?
미스라: 오웬이라면 아까까지 있었죠.
스노우: 뭐라고?
화이트: 어디로 갔나?
브래들리: 글쎄, 당분간은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데.
아서: 그런가…….
아서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낙담이 있었다. 평소처럼 침착하지만 조금 초조해 보이기도 한다.
클로에: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아서: 실은 조금 전, 중앙 국경 근처의 거리에서 긴급 의뢰가 도착했어. 원래대로라면 우리 중앙의 마법사들이 가야 할 의뢰지만…….
아서: 이번 의뢰는 어쩌면 강한 마법사가 아니면 다룰 수 없는 위험한 임무가 될 수도 있어. 그래서 북쪽 마법사들에게 협조를 부탁하고 싶어. 제발 도와줄 수 없을까. 물론 나도 동행할 거야.
브래들리: …….
미스라: …….
침묵은 불과 몇 초. 그리고 두 사람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홍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브래들리: 야, 아까 얘기 말인데.
미스라: 숯 리필 아직인가요?
(무시했어……!)
스노우: 이봐, 못 들은 척해도 소용 없네.
화이트: 북쪽의 마법사가 도와주는 건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가 양해를 했다. 이제 그대들이 '응' 이라고 대답만 하면 되네.
꺼림칙한 듯 브래들리의 입에서 혀가 새어나온다.
브래들리: 멋대로 지껄이고 말이야. 남의 나라 일까지 도맡다니 할까보냐.
미스라: 중앙국의 의뢰라면 오즈를 보내면 되잖아요.
아…… 오즈는 오늘 아침 다른 임무로 카인들과 떠났어요.
스노우: 그렇게 됐네. 오즈가 부재중이라면 우리가 움직일 수 밖에 없지.
브래들리: 알 게 뭐야. 전력을 원한다면 거기 의사와 쌍둥이를 데리고 다니면 돼. 충분하잖아.
피가로: 설마 나 말하는 거야? 싫네. 나와 루틸은 전력이 아니라 조사 요원이야.
미스라: ……루틸도 가나요?
피가로: 나의 조수로서 말이지. 호수 조사를 도와달라고 할 생각이야.
아서: 이번에 의뢰가 들어온 곳은 중앙 나라의 호숫가야. 이름 그대로 큰 호수가 상징이 되는 거리인데.....
혹시 그 호수에서 이변이……?
아서: 네. '거대한 재앙' 이 닥친 지 얼마 안 됐을 때 쯤, 호수에서 괴어를 목격했다는 보고가 잔뜩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조만간 영주 아들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으니 빨리 이변을 가라앉히고 거리의 평화를 되찾아 달라는 내용이에요.
(……호수의 괴어……)
아서의 말을 듣고 뇌리에 처참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스노우: 자연스럽게 연상 되지 않는가?
화이트: 동쪽 나라의 마을을 위협하던, 괴어 레모라가.
괴어 레모라. 동쪽 나라의 축제를 위해 찾아간 곳에서 마주친 무섭고 흉포한 마법 생물. 그때의 전투는 극도로 치열했고, 무대가 된 마을은 공포로 혼란스러웠으며, 시노와 히스클리프가 심하게 다쳤었다. 모두의 표정이 굳어진다.
클로에: 레모라는 동쪽의 마법사들이 싸웠던 물고기지? 그때 시노와 히스가 다쳐서 돌아왔으니까 우리들 깜짝 놀라서.... 혹시 호수에서 목격된 괴물도 레모라 같은 무서운 물고기 라는 거야……?
피가로: 아직 판단 할 수 없지만 가능성은 있어. 치열한 전투가 될 것도 각오해야 해.
그래서 북쪽의 마법사들에게 이번 임무를…….
피가로: 유예 없는 긴급 안건이니까. 든든한 형들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이렇게 부탁을 하러 온 거지.
스노우 / 화이트: 라고 하는데…….
스노우와 화이트는 크게 한숨을 쉬었다.
스노우: 믿음직스럽기는 커녕 미스라 형과 브래들리 형은 떼를 쓰고, 오웬 형은 행방불명이고…….
화이트: 이러다간 북쪽의 마법사는 팀워크가 부족하다며 구역질을 한다던가, 인간들에게 불필요한다던가 말을 들을걸세.
두 사람은 하염없이 탄식하는 척하며 노골적으로 미스라와 브래들리를 보고 있다.
스노우: 중앙의 마법사들은 매번 제 시간에 맞춰 떠나는 걸로 알고 있네.
화이트: 호오, 멋있구먼.
스노우: 우리 북쪽의 마법사는 매번 시간이 지나서야 오고, 출발할 때까지 상당히 고생이지 않은가.
화이트: 하아, 멋없구먼.
미스라 / 브래들리: …….
3화
미스라는 조심스럽게 클로에의 머리를 잡았다.
클로에: 에!?
미스라!?
미스라: 북쪽의 마법사들만 모이면 되는 거죠. 그럼 대신 이 사람을 데리고 가요.
브래들리: 하긴, 자세히 보면 얘랑 오웬이랑 많이 닮은 것 같네. 눈은 두 개고 입은 하나인 부분이. 오늘부터 얘를 오웬으로 하자고.
엉뚱한 제안에 클로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클로에: 무, 무슨 말이야? 내가 오웬이라니……!
브래들리: 시끄럽네, 그런 걸로 해둬. 아까 재게 해줬잖아.
클로에: 에에~!?
(어이없어……!)
아서: 맞다. 옷이라고 하니 깜빡했던 것이 있어. 아까 영주 아들의 결혼식이 앞두고 있다고 얘기했었는데, 사실 그 식의 초대를 받았거든. 그러니까 상황에 따라서는 임무를 끝낸 다음에 평범하게 식에 참석하게 될 수도 있어.
뜻밖인 아서의 말에 우리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전원이 참석……? 아서만 그런게 아니고요?
아서: 네. 현자님과 현자님의 마법사라고 하셨습니다. 게다가 저는 신분을 숨기고 임무에 참석하기 때문에…….
피가로: 과연. 그러면 사복으로는 갈 수 없겠네.
스노우: 축하 자리에 어울리는 옷차림이 필요하겠군.
클로에: 그런 거라면 맡겨줘! 사실 취미로 모두의 예복 디자인을 짜고 있었거든.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아서: 우리의 예복을? 정말 고마워, 클로에. 갑자기 부탁해서 미안해.
피가로: 그렇다면 출발은 의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가도록 할까. 이번 임무의 멤버는 오웬 결석, 루틸과 현자님을 포함한 총 여덟 명이지?
미스라: 여덟 명? 이 사람은 안 데려가나요?
클로에: 와앗!
다시 미스라가 클로에의 머리를 볼링공처럼 잡아 올린다.
미, 미스라! 클로에를 잡는건 그만둬주세요……!
스노우 / 화이트: 으음…….
스노우들은 클로에를 바라보다가 괴로운 듯 얼굴을 마주보았다.
스노우: 어떤 이변인지 모르는 이상, 일손은 많은 것이 좋은 게 사실이지만.
화이트: 클로에에게 예복의 준비를 맡긴데다가 위험한 임무에까지 끌어내는 것은…….
클로에: ……저기, 나라도 괜찮다면 같이 가게 해줘! 난 전혀 강한 마법사 같은 건 아니지만, 곤란해 하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클로에: 그리고 위험하다고 해도 루틸이나 현자님은 가는 거지? 그럼 나도 열심히 할게. 나도 현자님의 마법사니까.
클로에…….
브래들리: 좋아, 잘 말했어!
미스라의 손에서 떼어낸 클로에의 머리를 브래들리는 거칠게 쓰다듬었다.
브래들리: 마음에 들었어. 역시 얘를 오늘부터 오웬으로 하자.
미스라: 괜찮지 않나요. 아까 다과회도 했었고, 거의 오웬같은 거죠.
클로에: 아하하, 오웬의 대신은 없어. 그래도 오웬 몫까지 열심히 할게.
스노우: 착한 아이구먼.
피가로: 찡하네. 샤일록들이 귀여워할 만해.
아서: 클로에의 말에 나도 결심했어. 위험이 있어도 우리라면 분명 괜찮아. 다 같이 꼭 임무를 성공시키자.
클로에도 나도 힘차게 긍정했다. 앞으로 위험한 곳으로 가는데도 신기하게 긍정적인 공기에 휩싸인다.
스노우: 그렇다면 각자의 준비를 하고 나서 집합일세.
피가로: 미스라, 제대로 오도록 해. 늦으면 루틸한테 데리러 가게 할거야.
미스라: ……하아. 상관 없는데요.
저마다 분주하게 담화실을 나간다. 소파에 앉은 브래들리만이 끝까지 방에 남아있었다.
브래들리: ……호수의 거리인가.
브래들리?
브래들리: 아아,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고 현자.
브래들리는 툭 하고 내 등을 치며 일어섰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클로에가 마련해 준 예복으로 갈아입고 중앙 나라의 호수의 거리로 갔다.
스노우: 여기가 호수의 거리…….
호수가 메인이라고 했지만 산이 많네요.
브래들리: 야, 꽤 용감하게 꾸몄지만 잘 생각해 보니 결혼식이 시작할 때 예복을 입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미스라: 딱히 상관 없잖아요. 옷 또 갈아입는 거 귀찮고.
브래들리: 뭐 됐나. 이 의상 잘 어울리니까, 나한테.
미스라: 멋있으니까요, 제가.
아하하, 둘 다 너무 잘 어울려요.
화이트: 아서여, 호수는 여기서 가깝나?
아서: 네. 호수를 따라 만들어진 거리라서요. 조금만 걸으면 곧 호수가 나올 겁니다.
클로에: 거, 거기에 괴어가 있는거지?
루틸: 어떤 물고기 일까요? 이빨이 톱날 같거나 팔이 열 개 정도 되는 그런걸까......
클로에: 팔이 열 개!?
물고기인데……!?
피가로: 에에~ 무서워졌어.
미스라: ……하아.
브래들리: 기분 나빠…….
아서의 말대로 호수는 거리의 바로 옆이었다. 산을 등지고 걸으면 곧 호수가 보였다. 그 경치는 상상과는 달랐다. 도화지에 칠한 물감 같은 파란색이 쫙 퍼져 있다.
루틸: 에…….
클로에: 뭐야 이거, 색이…….
모두 흠칫 놀라며 호수를 보고 있다. 나 역시 당황했다. 호수는 기이할 정도로 새파랬다.
아서: 사실 이 호수의 색깔도 이변의 하나인 것 같아.
그런가요?
아서: 네. 저도 본 적은 없지만 예전에는 이런 색이 아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클로에: 호수의 색이 변하다니…….
루틸: 원래는 어떤 색깔이었을까요?
브래들리: …….
괴어 소문이 퍼진 탓인지 호수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푸른 호수면은 어딘지 모르게 고독하고 고요로 가득 차 있다.
4화
피가로: ……괴어의 모습은 지금으로서는 찾아볼 수가 없네.
스노우: 흉포한 마법 생물이 살고 있다면 마력이 감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화이트: 아무것도 안 느껴지는구먼.
둘러봐도 물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무서운 괴어가 살고 있는 듯한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다.
미스라: 잘 모르겠지만 사건은 해결된 것 같네요. 당장 결혼식을 시작하죠.
에, 저기……!
브래들리: 해결이라고?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붙잡은 건 뜻밖에도 브래들리였다. 호수 쪽에 턱을 치켜보인다.
브래들리: 이 징그러운 색깔 좀 봐. 누가봐도 정상은 아니잖아. 이게 호수 물이 부자연스럽게 변질된 가짜 색이다. 언뜻 보기에는 예쁘지만 잘못하면 괴어보다 심각해.
루틸: 확실히 호수치고는 느낌이 이상하죠. 투명감이 없다고나 할까…….
(예쁜건 틀림없지만…… 꽤 무기질적인 인상일지도 모르겠네.)
쏟아지는 햇빛을 반사하지도 않는다. 수면은 그저 입을 다물고 있다. 호수를 바라보던 피가로가 브래들리의 말을 잇는 듯 고개를 숙였다.
피가로: 단기간에 변색이 일어난 것으로 보아 자연스럽다고는 생각되지 않네. 호수를 변용시킨 원인이 분명히 있을 거야. 괴어의 모습이 목격된 후, 호수가 변색되었다고 보고가 올라오고 있고. 어떤 형태로든 괴어가 관련되어 있는 것은 틀림 없어.
미스라: 그렇다고 해도, 괴어는 안 보이잖아요.
스노우: 뭐—.
화이트: 그렇지만—.
아서: ……스노우 님, 화이트 님. 정말로 이 호수에 괴어는 없는건가요?
스노우 / 화이트: 응?
아서: 괴어가 아니더라도, 뭔가 다른 마법 생물이 살고 있다던가…….
뭔가 기대하는 듯한 물음에 우리는 의아했다.
피가로: 짐작가는 거라도 있어?
아서: 이번 건은 관계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 호수에 전해 내려오는 일화가 있어요.
스노우: 일화?
아서: 아아, 먼 옛날 이야기 같은데…….
아서는 호수를 바라보며 호수의 거리에 전해지는 일화를 이야기해 주었다.
아서: 어느 날, 발이 미끄러진 남자가 호수에 빠지고 말았다. 남자는 물에 빠지고 말았지만, 한 아름다운 여인이 도와준 덕분에 목숨을 잃지 않고 끝났다.
아서: 여인의 정체는 호수에 사는 로렐라이. 그녀에게 깊이 감사한 남자는, 호수에 많은 선물을 몇 번이나 보냈다고 해.
저기, 로렐라이는……?
스노우: 강이나 호수에 사는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을 한 생물일세. 물고기의 상반신을 가진 것도 있다고 들었다.
(인어 같은 건가……)
아서: 그 이후로 이 거리는 호수에 사는 로렐라이가 지켜보고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루틸: 그런 전설이 있는 호수군요.
피가로: 뭐랄까, 엄청 좋은 이야기네.
아서: 아아, 그러니까 혹시 이 거리에 내려오는 로렐라이가 되살아난건가 하고 잠깐 생각했지만…… 전설은 어디까지나 전설이었던 것 같아.
약간 아쉬워하는 아서를 브래들리가 빈정거리며 웃어넘긴다.
브래들리: 하, 우습게 보고 있네. 로렐라이는 원래 노래로 남자를 꾀어 물속으로 끌어들여 죽이는 괴물이야. 그런 아름다운 이야기가 어디 있어.
클로에: 그런거야? 그럼 전설은 거짓말이라는 것……?
루틸: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어. 이 호수의 로렐라이 님은 착하신 분일 수도 있고. 그렇죠, 피가로 선생님.
피가로: 응응. 루틸 말대로 해피엔딩 이야기도 세상에는 많지. 그리고 로렐라이는 두려움 뿐만이 아니라 물의 정령으로서 존경받는 면도 가지고 있고.
클로에: 그런가. 상냥한 로렐라이가 도와준걸지도……!
미스라: 뭐든 좋아요. 저라면 로렐라이를 이길 수 있으니까요.
브래들리: 쓸데없는 말은 거기까지다. 지금은 그런 허튼소리보다는 이변의 조사잖아. 나와 미스라와 피가로는 호수 쪽을 알아볼게. 다른 놈들은 괴어 정보를 모아와.
아서: 알았어. 여기는 브래들리들에게 맡기지.
미스라: 잠깐, 명령하지 마세요. 저는 루틸을 따라갑니다.
루틸: 미스라씨, 저라면 괜찮아요. 모두와 함께니까요.
미스라: 당신의 괜찮아요는 믿을 수 없어요. 저는 이쪽으로 갈테니 호수 쪽은 당신들끼리 적당히 해주세요.
브래들리: 그러냐. 그럼 호수에서 괴어가 나올 때는 먼저 죽여버릴게. 오늘 사냥도 내가 이긴거군.
발길을 돌리려던 미스라의 움직임이 뚝 멈췄다.
미스라: 하아? 당신에게 지지 않아요. 그때의 사냥도, 오늘도, 제가 이겼습니다.
브래들리: 좋아, 그렇게 나와야지.
(도발 당하기 쉬운 사람과 도발 잘하는 사람이네……)
미스라: 그런 이유로, 클로에. 이 사람이 죽지 않게 지켜봐 주세요.
클로에: 아…… 알았어! 무슨 일이 생겨도 내가 루틸을 지킬게.
루틸: 클로에, 고마워. 하지만 미스라씨를 저를 조금 신뢰해주셔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피가로: 오늘 유난히 진지하네, 브래들리. 무슨 바람이 불었어?
브래들리: 사면을 위해서가 당연하잖아. 두고 봐라, 제대로 생색 낼 테니까.
스노우: 대견하구먼. 엉덩이를 때리는 수고를 덜어서 다행이네.
화이트: 그 상태로 열심히 일하는 게야.
브래들리, 미스라, 피가로와 헤어져 일단 괴어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우리는 거리로 향했다.
아서: 괴어 목격 보고는 주민들로부터 많이 접수되고 있어. 그들에게서 직접 얘기를 듣는게 좋을거야.
그렇네요. 목격자한테서 뭔가 들을 수 있을 지도 몰라요.
스노우: 목격자라면 분명히 영주의 아들도 호수에서 괴어를 봤다고 했었지.
루틸: 그렇다면 두 조로 헤어질까요? 동네 사람들에게는 제가 얘기를 들어놓을 테니 아서님들은 저택으로 가주세요.
클로에: 나, 루틸이랑 같이 갈게. 미스라에게 루틸을 지켜달라는 부탁도 받았고, 조사하기에도 두 사람이 더 효율적이잖아?
루틸: 와아, 기뻐! 나도 클로에와 같이 가고 싶었거든. 둘이서 열심히 하자.
클로에: 응!
스노우: 둘 다 잘 부탁하네. 일 잘하는 아이에게는 나중에 사탕을 줄까.
화이트: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지 말게나.
클로에: 아하하, 어린아이가 아닌걸.
루틸: 맞아요. 이제는 그런 나이도 아니고.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5화
그러면 저희도 저택으로 갈까요.
스노우: 영주의 아들은 결혼식이 코앞인 신랑이었지.
화이트: 지금쯤 준비하느라 바쁠지도 몰라.
아서: 그렇네요. 그렇다고는 해도 거리의 중대사입니다. 이야기를 들을 시간 정도는 가질 수 있을 거예요.
스노우 / 화이트: 못 만나?
영주: 그렇다.
의뢰인인 영주는 초췌한 얼굴로 이마를 긁었다. 면회를 요청하였으나, 그의 아들은 우리 앞에 나오지 않았다.
저기, 식 준비로 바쁜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조금의 시간이라도 좋으니 아드님과 이야기를…….
영주: 만날 수 없다고 말했잖아. 몇 번이나 말하게 하지 마. 그것보다 조사 쪽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스노우: 탐문 위주로 진행하고 있는 중일세. 뭔가 알게 되면 알려주마.
영주: 진전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인가!? 한시라도 빨리 어떻게든 해 줘……. 결혼식 전까지 아들을 제정신으로 돌려놓지 않으면 안돼.
아서: ……마음은 알겠지만 칭찬 받을 행동은 아니네. 현자의 마법사는 너의 심부름꾼이 아니야. 실례되는 태도는 고쳐줘.
영주: 뭐라고……?
아서의 의연한 태도에 영주가 초조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갑자기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영주: 당신은…… 아, 아서 님!? 시, 실례했습니다. 지금 당장 방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서: 이대로도 상관 없어. 나는 이번 임무에 현자의 마법사로 왔을 뿐이다.
영주: 하지만…… 아들 혼례에도 참석하지 않으실 건가요?
아서: 혼례에는 현자의 마법사로 참석한다. 신분을 밝힐 생각은 없어. 큰일이 날테니까.
영주: ……알겠습니다. 거리의 발전과 성공적인 혼례를 염려하여 무례하게 굴었던 점을 부디 용서해 주세요.
영주: 가능하면 아들도 만나게 해주고 싶습니다만…… 호수에서 이상한 물고기를 보고 나서부터 정신이 이상해졌어요. 얼마나 무서웠으면 방에 계속 틀어박혀 나오려고 하지를 않아서.
괴어를 보고 나서……?
화이트: 그런 일이 있었군.
아서: 이쪽도 억지를 부릴 생각은 없어. 조사는 맡기고 너도 좀 쉬는게 좋겠네.
영주: 감사합니다. 하지만 어째서 이런 때에……. 이대로라면 거리의 발전에 관계되는 모처럼의 좋은 인연이…….
그 후 몇 번인가 영주가 방으로 말을 걸러 갔지만 아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거리로 돌아가니 이미 탐문을 마친 클로에와 루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클로에: 호수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괴어를 본 것 같아. 굉장히 큰 물고기였대!
루틸: 하지만 요즘은 아예 못 보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어디에 간 걸까. 모두들 불안해하거나 신기해했어요.
두 사람의 말에 의하면, 주민의 증언은 모두 비슷한 것 같다. '큰 물고기의 모습을 보았다'. '이상한 색깔이었다'. '예전에는 자주 보았지만 요즘 통 볼 수 없게 되었다'. 다만 괴어의 행방에 대해 정확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둘 다 탐방하느라 고생했어요.
아서: 저택에서 거의 정보를 얻지 못했거든. 고마워.
루틸: 에, 어째서죠?
클로에: 혹시 집에 없었어?
스노우 / 화이트: 그게 말이지…….
루틸 / 클로에: 방에 틀어박힌 채 나오지 않는다……?
스노우: 정말이지, 영주는 홀쭉해졌네.
화이트: 어지간히 결혼식이 신경 쓰인 모양이었다.
그걸 들은 클로에는 약간 말하기 어려운 듯 얼굴을 흐렸다.
클로에: ……저기, 우리가 예복을 입고 있어서 그런지 결혼식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들었어. 신부는 이름 있는 귀족의 딸이라나 봐. 부모끼리 결정한 결혼이니까, 서로 얼굴도 못 본 것 같아. 두 사람이 결혼함으로써 힘 있는 사람들과 연결을 하니 거리에 있어서는 좋은 일인 것 같은데…….
도랑에 빠지는 기분이었다. 영주의 흐트러진 모습이나 언동으로 미루어 그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들의 결혼이 이 거리의 향후를 좌우한다. 이른바 정략결혼이겠지.
루틸: ……아드님의 식에 참가할 수 있다고 들었을 때, 틀림없이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게 아니었군요.
루틸은 쓸쓸해 보였다. 그의 솔직한 말은 내 마음과 많이 닮았기 때문에 나도 덩달아 쓸쓸해 졌다.
화이트: 인간은 떼지어 생명을 지키는 생물일세. 마음의 연결보다는 집끼리의 연결을 우선시하는 거겠지.
스노우: 신분이 높을수록 굴레는 많아진다. 자기가 원하는 상대와 해로할 수 있는 쪽이 드물어.
클로에: …….
가슴이 뜨끔하고 고개를 숙이는 기분이 된다. 그것을 부드럽게 건져내듯이 아서는 미소를 지었다.
아서: 그런 면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하지만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원하던, 원하지 않던, 행복했던 사례들을 많이 봐왔거든요.
아서: 실제로 제가 오즈 님을 만난 것도 갑작스러웠고, 현자의 마법사도 처음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새로운 사랑이 생겨날 수도 있는거죠.
거리의 탐문을 마치고, 우리는 다시 호수로 돌아갔다.
루틸: 피가로 선생님. 브래들리 씨.
피가로: 모두 어서와. 수고 했어.
브래들리: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네. 조사는 다 했나?
아서: 대충 끝난 참이야.
클로에: 여기는 무슨 일 없었어?
피가로: 그때부터 호수를 좀 알아봤는데, 귀찮게 됐어.
귀찮다고요?
브래들리: 이 물 말이야.
쭈그리고 앉은 브래들리가 한 손으로 호수의 물을 떠 올린다. 들여다보려고 고개를 뻗으면, 다른 한 손으로 내 이마를 찰싹 때렸다.
브래들리: 보기만 하라고? 물놀이 하기엔 적합하지 않으니까.
에.
클로에: 설마 독극물이라던가……?
브래들리: 아직 그렇게 불릴 정도의 위력은 아니야. 하지만 천천히 사람의 마음을 흐리게 하는 해로운 것이 되어가고 있어. 현자와 마력이 약한 놈들은 섣불리 건드리지 않는 편이 좋아.
그렇게 들으니 호수가 갑자기 무서운 것처럼 보였다. 뒷걸음치는 나를 보면서 피가로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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