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April 27, 2021
4月30日(金)18:00よりイベント「天空の宴に春を招いて」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ネロ・シャイロック・ルチルのカードが期間限定で登場🧙♀️
−−それは、もう会えない大好きなひととの、優しい大切な思い出だった。 #まほやく pic.twitter.com/5z4Z9POII0
루틸에게 아련하게 남아 있다는 어린 시절에 봤던 남쪽 나라의 발푸르기스의 밤의 광경. 즐겁고 기쁘고, 하지만 어째서인지 눈물이 날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드는 기억.
……그것은, 이제는 만날 수 없지만 매우 좋아하는 사람과의 상냥하고 소중한 추억이었다.
1화
이 좋은 냄새는…….
햇살이 눈부시고 화창한 날의 오전. 복도를 감도는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나는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루틸: 현자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루틸. 그리고 모두들도.
그곳에는 루틸과 미틸, 클로에, 스노우, 화이트가 어딘가 설레는 모습으로 모여 있었다.
모두 즐거워 보이네요. 무슨 일 있나요?
루틸: 후후, 실은 말이죠…….
네로: 자, 많이 기다렸지.
그때 네로가 주방에서 왔다. 그의 손에는 맛있어 보이는 타르트가 들려 있다. 갓 구운 고소한 냄새가 나는 타르트에 많은 과일이 얹힌 예쁜 비쥬얼은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루틸 / 미틸: 와아……!
스노우 / 화이트: 오오, 맛있어 보이는구먼!
클로에: 우리들, 네로의 타르트를 기다리고 있었거든!
네로: 현자 씨도 어때? 어제 중앙 시장에서 좋은 과일을 구해서 과일 타르트를 만들었어.
감사합니다. 꼭 먹고 싶어요!
네로: 천만에. 나는 부엌으로 돌아갈 테니까. 추가 타르트도 굽고 있으니 부족하면 얘기해줘.
그러면 바로, 잘 먹겠습니다……. ……와아, 맛있어!
미틸: 달콤하고 아삭아삭해서 뺨이 떨어질 것 같아요……! 리케의 몫도 챙겨놔야지.
그러고 보니 리케가 없네요? 네로가 과자를 만든다고 하면 날아올 것 같은데.
화이트: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리케는 아침부터 아서와 중앙 시장에 몰래 나간 것 같더군.
스노우: 그 밖에도 단련이나 산책으로 나간 자들이 많네. 무르도 융단으로 하늘을 날아 어디론가 나갔다.
유, 융단……?
(빗자루로 안 날고……)
루틸: 확실히, 이렇게 날씨가 좋으면 외출하고 싶어지죠.
미틸: 그러게요. 남쪽 나라에 가는 건 오늘이어도 좋았겠다.
루틸: 아직 해도 높게 떠있고, 이걸 가지고 가버릴까? 바구니에 과자를 잔뜩 담아서 피크닉처럼!
남쪽 나라……? 무슨 계획이 있나요?
루틸: 사실 미틸과 남쪽 나라의 발푸르기스의 밤을 찾으러 가자고 얘기했었거든요.
발푸르기스의 밤…….
귀에 익은 말을 들으며 그 뜻을 떠올린다.
그건 분명 마법사들의 축제였죠?
클로에: 맞아 맞아!
미틸: 남쪽 나라에서는 인간과 마법사와 정령과 동물, 식물들이 봄이 오는 것을 기뻐하는 축제라고 전해지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계속 동화라고 생각했지만…….
클로에: 마법사들이 북쪽 나라 마의 산에 모이는 발푸르기스의 밤은 정말로 있었지.
스노우: 그렇군. 클로에는 지난 축제에 참가했었나.
클로에: 응. 다양한 마법사를 만나서…….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재밌었어.
축제를 찾아간다는 건 남쪽 나라의 발푸르기스의 밤도 실재할지도 모른다는 건가요?
루틸: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 어렸을 때 그 축제에 참가한 적이 있는 것 같아서요.
클로에: 에에, 그래?
루틸: 응. 엄청 어렸을 때 일인 것 같지만. 아름다운 숲 속에서 정령과 동물들이 모여 즐겁게 지내는 광경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어.
미틸: 하지만 형님은 어디서 그 축제가 열렸는지 기억이 안 난대요.
스노우: 과연. 하지만 신기한 기억이군. 우리도 남쪽 나라에서 그런 축제가 열렸다고는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동화일인 줄 알았던 게 진짜 존재할지도 모른다고 하면 설레네요.
루틸: 네, 엄청요! 그리고 장소는 모르겠지만…… 그때 느낀 마음만은 지금도 제대로 기억해요. 즐겁고, 기쁘고, 하지만 왠지 눈물이 나버리는, 자신이 그림책 속에 헤매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그런 기분…….
그렇게 말하며 루틸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어릴 적 가슴을 가득 채운 신기하고 따뜻한 감정을 개물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즐겁고, 기쁘고, 왠지 눈물이 나는. 그것은 분명 나에게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꿈만 같은 아름다운 광경이었을 것이다.
루틸: 맞다! 괜찮으시다면 모두도…….
샤일록: 안녕하세요, 현자님. 이쪽에 계셨군요.
모두 와글와글 들떠 있을 때 샤일록과 라스티카, 카인이 식당으로 왔다. 카인은 왠지 다소 긴장감 있는 표정을 짓고 있다.
모두들, 무슨 일인가요?
카인: 아아. 콕로빈에게 의뢰를 받아왔거든. '거대한 재앙' 의 영향으로 여겨지는 사건이 남쪽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해.
미틸: 남쪽 나라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샤일록: ……남쪽 나라의 탑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어린 소녀가 어느 날을 시점으로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라 흉포하고 사나운 짐승 같다고…….
루틸 / 미틸: …….
2화
짐승처럼 변한 여자아이는 주위 사람들도 잊고 누구에게나 위협하며 식사도 거절한다고 한다. 의사에게 보여줘도 원인불명이고 어쩔 줄 몰라 부모님은 초췌해진 모양이다.
라스티카: 마을 사람들에게 닥치는 '거대한 재앙' 의 영향으로 짐승이 되는 병을 앓게 된 것으로 의심되어, 그 아이는 지금 격리되어 있다고 합니다.
루틸: 그런 일이…….
상상 이상의 심각한 상황에 모두가 입을 다물고 있다.
클로에: 분명 그 아이도 힘들어하고 있을 거야. 우리가 뭔가 도움이 되고 싶은데…….
샤일록: 네. 그래서 저희가 이 의뢰를 맡으려고 합니다. 상황을 생각하면 빨리 대처를 하는 것이 좋으니까요.
라스티카: 클로에도 같이 와주겠니?
클로에: 물론이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도와줄게.
샤일록: 후후, 클로에는 정말 상냥하네요. 무르는…….
아침부터 나갔다고 들었어요. 융단으로 하늘을 날아 어디론가 가버렸다고…….
샤일록: 과연. 그렇다면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겠군요. 출발 시간에 맞추지 못하면 그는 집을 봐달라고 하죠.
알겠어요. 그러면 이번 의뢰는 샤일록, 라스티카, 클로에와 카인…….
루틸: 현자님! 저희도 따라가도 될까요? 남쪽 나라에서 그런 사건이 일어나다니 걱정이 되어서……. 탑 근처 마을이라면 안내해 드릴 수도 있고요. 그렇지, 미틸?
미틸: 네! 부탁드려요. 저희도 동행하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둘이 함께라면 든든해요.
스노우: 젊은 마법사들이 열심히 하려고 하니 우리들도 협력하도록 하지.
화이트: 그렇다면 나는 마법관에 남아 있겠네. 북쪽 마법사들을 남겨두면 안되니까.
네로: 그러면 나도 갈게.
와아, 네로. 어느새…….
네로: 하하…… 그렇게 놀라지 말라고. 새 타르트를 구워서 가져왔어.
라스티카: 네가 함께라면 우리도 너무 고마울거야.
미틸: 그렇지만, 왠지 좀 드문 일 같은…….
네로: 아니, 너희들이 나가면 마법관에 북쪽 마법사 정도밖에 남지 않아서. 거북해가지고…….
화이트: 호호호, 북쪽 마법사인 우리들 앞에서 실례되는 말을 하는군.
네로: 농담 농담. 얘기를 다 들은 건 아니지만 뭔가 힘들어보이고. 도와줄 만한 거라면 도와줄게.
네로는 상냥하게 웃더니 아직도 가슴이 아파보이는 남쪽 형제의 어깨를 가볍게 쳤다. 그것은 너무 가까이 가지도 않고, 너무 멀지도 않고, 신경을 많이 쓰는 그다운 상냥한 행동이었다.
(둘이 걱정된거겠지……)
네로, 언제나 고마워요.
루틸 / 미틸: ……감사합니다!
카인 / 클로에 / 라스티카: 고마워!
네로: ……에. 갑자기 뭐야?
서투르게 시치미를 떼는 것도 그답다고 생각했다.
루틸: 현자님, 무슨 일이신가요?
나갈 준비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로 가는 길에 나는 루틸의 방을 방문했다. 아무래도 한 가지 루틸에게 사과해두고 싶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미틸과 발푸르기스의 밤의 축제를 찾아갈 예정이었는데 의뢰를 도와달라고 해서…….
루틸: 후후, 신경쓰지 마세요. 그리고 돕게 해달라고 한 건 저희 쪽이니까요. 소중한 고향의 사건을 그냥 넘어갈 수 없거든요. 물론 현자의 마법사로서도.
루틸: 하지만 현자님의 마음, 너무나도 기뻐요! 감사합니다.
저야말로……! 저기, 사건이 무사히 해결된다면 저도 축제를 찾는 것을 도와드려도 될까요? 루틸의 이야기를 들었더니 저도 남쪽 나라의 발푸르기스의 밤의 축제에 참가해 보고 싶어져서요.
루틸: 물론이에요! 오히려 축제가 발견된다면 현자님도 초대할 예정이었거든요. 부디, 그때 제가 느꼈던 기분을 현자님께도 체험하…….
루틸, 왜 그러나요?
루틸: ……아, 갑자기 멍해져서 죄송해요! 사실 발푸르기스의 밤의 일로 한 가지 신기한 것이 있어서요. 그때의 일을 떠올리려고 하니, 어머니의 얼굴이 같이 떠올라서…….
어머니라니, 치렛타 씨 말씀이신가요?
루틸: 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발푸르기스의 밤의 축제는 어머니가 작은 나를 데려가 주신 걸지도…….
루틸…….
루틸: 이런, 우선 사건을 해결해야죠! 현자님, 함께 힘내요.
루틸: 도착했습니다 현자님. 여기가 의뢰를 보낸 마을이에요.
남쪽 나라의 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마을이 있었다.
라스티카: 산과 밭의 울창한 녹색이 잔뜩 있네. 공기도 맑고 마음이 차분해져. 루틸과 미틸의 고향은 여기서 가깝니?
미틸: 네. 구름의 거리 근처에 이런 마을이 있었는지 몰랐어요. 형님은 여기에 와 본 적이 있나요?
루틸: 으음, 어떨까? 그저 경치를 본 기억은 있는 것 같아서. 어렸을 때 와본 적이 있는 것 같아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두 남녀가 달려왔다.
모친: 여러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혹시 의뢰를 주신……?
부친: 네……. 헬레나의 부모입니다. 현자님, 부디…… 그 아이를 도와주세요!
모친: 벌써 며칠 째 식사를 하지 않아서……. 아직 저렇게나 작은데, 이대로라면 저 아이는……!
루틸 / 미틸 / 클로에: …….
3화
이변이 일어난 아이의 이름은 헬레나라는 이름으로, 원래는 착하고 활발한 작은 여자아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큰 소리에 깨어난 부모님이 아이방으로 향하자 헬레나가 갑자기 날뛰며 덤벼들었다고 한다. 그 이후 그녀는 사나운 짐승이 되어 아무리 말을 걸어도 말이 통하지 않아 집에 감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말하면서도 초췌해 보이는 부모님에게 이 자리에 있는 누구나 마음 아파했다. 샤일록도 슬픈 듯이 눈을 내리깐다.
……다른 집 아이들에게는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나요?
모친: 네……. 짐승처럼 되는 병을 앓은 것은 헬레나 뿐입니다. 지금도 저희가 접근하는 것만으로도 난동을 부려 마을 주민들은 모두 그 아이를 두려워하고 있고…….
부친: 짐승이 되는 병이 헬레나에게서 다른 아이들에게 전염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마을에 돌고 있거든요. 어째서 저 아이만…….
그때, 가까이 보이는 작은 집 안에서 물건이 쓰러지는 듯한 격렬한 소리가 들렸다.
마법사들: !
???: 캬아아아아아!
(뭐야, 이 소리……!?)
부친: 여, 여기가 저희 집입니다……! 또 그 아이가 날뛰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모친: 아아, 헬레나……! 어째서……!
당황하는 아버지와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는 어머니에게 다가가 루틸이 그 손을 살짝 잡는다.
루틸: ……괜찮아요. 헬레나를 돕기 위해 저희가 온 것이니까요.
카인: 아아, 맞아. 내가 안의 상황을 보고 올게. 누가 따라와줄래?
샤일록: 그러면 저도 가죠. 스노우 님, 라스티카, 네로. 현자님과 그들을 잘 부탁드립니다.
네로: 아아, 알았어.
라스티카: 너희들도 부디 조심해.
두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다.
스노우: …….
루틸: 스노우 님, 무슨 일이신가요?
스노우: 헬레나라고 했던가……. 이상한 기색을 하고 있군.
카인: 윽! 모두들, 집에서부터 떨어져!
에?
집안에서 방이 거칠어지는 듯한 격한 소리와 카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리더니 순간 머리 위를 올려다본다. 그 순간, 금발 소녀가 2층 유리창을 깨고 인간 같지 않은 가벼움 몸놀림으로 우리 앞에 내려섰다.
소녀: 캬아아아……!
보기에는 귀여운 작은 여자아이다. 그러나 그 입에서 새어나오는 목소리는 진짜 짐승 같았다.
이 아이가 헬레나……!?
눈앞의 소녀는 사나운 신음소리를 내며 우리를 노려본다. 거리를 둘 틈도 없이 소녀는 입을 크게 벌리고 내게 덤벼들었다.
네로: 현자 씨!
불려짐과 동시에 강하게 팔을 당겨 나를 감싸듯 네로가 앞에 선다.
네로: 자, 이쪽으로 와!
소녀는 그대로 주저하지 않고 네로를 덮쳐 그의 팔을 물었다.
네로: ……!
네로: ……과연. 너, 꽤 말괄량이구나.
소녀: 캬아아아아……!
헬레나는 다시 짐승처럼 크게 으르렁거리더니 네로의 몸을 떠나 이번에는 라스티카를 향해 달려들었다.
라스티카……!
라스티카: 괜찮습니다 현자님. 자, 이리 와.
스노우: '노스콤니아'
라스티카가 두 팔을 벌리는 동시에 스노우가 주문을 외우자 소녀는 움찔하며 자세가 무너졌다. 그리고 그대로 온몸이 이완된 듯 땅에 주저앉을 뻔한 것을 라스티카가 받쳐준다.
라스티카: 스노우 님, 감사합니다.
스노우: 감사의 말은 필요없네. 마법으로 일시적으로 의식을 빼앗은 것 뿐이니. 지금은 잠을 자고 있는 상태에 가깝다.
미틸: 네로 씨!
괜찮나요!? 지금 팔을 물린 건 아닌지……!
네로: 아냐, 괜찮아.
네로가 팔을 걷자 그곳에는 아픈 물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클로에: 괘, 괜찮지 않아! 이렇게나 피가 나는데……. 빨리 치료를 하지 않으면…….
네로: 진짜 괜찮다니까. 통증은 없으니까.
네로의 말에 당황해하고 있는 사이에 카인들이 집에서 뛰어나왔다.
카인: 미안해! 마법으로 얌전히 시키려고 했는데 완전히 도망쳐 버렸어.
저는 괜찮아요. 하지만 네로가 습격을 당해서…….
샤일록: 그렇군요. 이 아름다운 머리의 작은 공주님은 저희보다 네로를 더 좋아했던 거네요.
네로: 관계있나, 그거……?
부친: 어이, 헬레나! 정신 차려!
모친: 헬레나, 헬레나……!
안색이 창백해진 부모가 라스티카에게 안긴 그녀의 몸을 흔든다. 헬레나는 흠칫 몸을 흔들며 다시 짐승 같은 신음소리를 냈다.
소녀: 캬아아아아……!
미틸: 헬레나 씨…….
루틸: 스노우 님, 이건 '거대한 재앙' 의 영향일까요…….
스노우: 아니, 아마 아닐걸세.
샤일록: 네. 이 소녀는 인간이 아니니까요.
샤일록은 헬레나의 정체를 꿰뚫어보듯 눈을 가늘게 떴다.
미틸: 에……!?
클로에: 무, 무슨 뜻이야……?
샤일록: 2층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등 인간을 벗어난 신체 능력이나 이성이 없는 짐승 같은 행동……. 그리고 그녀에게 물린 네로의 팔에 통증이 없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증거입니다.
미틸: 하, 하지만 그렇다면 이 아이의 정체는 대체 뭔가요?
라스티카: 그녀는 '변해 버렸다' 가 아니라 '바뀌어 버렸' 구나.
바뀌어 버렸다……?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해 어리둥절하다. 라스티카는 미소를 잃지 않고 주문을 외웠다.
라스티카: '아모레스트 비엣셰'
라스티카: 자, 너의 진짜 모습을 보여줘.
소녀: 캬, 아, 아아아…….
괴로운 듯 신음하는 그녀의 주위에서 담쟁이덩굴이 돋아나고 빙글빙글 그 몸을 에워싼다. 마지막에는 빛을 발하며 튕겨나갔다.
부모: 헬레나……!
4화
빛이 꺼진 뒤 그곳에 소녀의 모습은 없었다. 대신 남겨진 것은 깊은 색을 띤 오래된 나무껍질이다.
미틸: 헤, 헬레나 씨는 도대체 어디에……. 혹시 마법으로 없애버린 건가요?
라스티카: 아니, 아니야. 그녀는 여기에 없었어. 아마 변한 그때부터…….
부친: 그건…… 무슨 뜻인지…….
샤일록: 지금까지 저희가 보고 있었던 것은 헬레나가 아니라 정령의 패치였을 것입니다.
모친: 패치……?
샤일록: 조금 전까지 짐승으로 날뛰던 헬레나입니다. 정체는 신기한 힘으로 헬레나의 환영을 휘감은 이 오래된 나무껍질이지만요.
네로: 봐, 환영이 풀린 덕분에 내 상처도 사라졌어. 아까 깨진 유리창도 멀쩡하고.
(그래서 통증이 없었구나……)
샤일록: 드물게 정령이나 요정이 '패치' 라고 불리는 이런 대체품을 남기고 인간이나 마법사의 아이를 낚아채는 경우가 있거든요.
스노우: 음. 아이를 자기 곁에 두고 귀여워하거나 하인으로 만들려고 하거나. 이유는 다양하지.
부친: 그런……! 그렇다면 헬레나는 정령에게 납치되었다는 건가요?
모친: 결국 그 아이는 지금도 괴로운 일을 당하고……. 아아, 이럴 수가…….
부모님의 비통한 탄식에 모두들 괴로운 표정을 짓는다.
루틸 / 미틸: …….
할 말을 찾다보면 루틸이 헬레나의 부모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그 손을 잡았다.
루틸: 헬레나의 아버님, 어머님. 저희가 꼭 헬레나를 찾아내겠습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모친: 마법사 님…….
카인: 아아, 한시라도 빨리 찾아서 너희에게 데려다 줄게.
미틸: 부모님은 헬레나 씨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주세요. 어쩌면 배가 고플 수도 있으니까요!
미틸과 카인이 부모님께 따뜻한 말을 건넨다. 스노우는 샤일록에게서 받은 나무껍질을 들고, 마을에서 보이는 유난히 높은 산을 가리켰다.
스노우: 나무껍질에 남겨진 마력의 흔적을 알아보았다. 아마도 정령은 저 산에 있는 것 같군. 헬레나도 같은 장소에 있을 장소에 있을 가능성이 높겠지.
부친: 정말인가요……!?
모두에게 눈짓을 하고 서로 고개를 끄덕인다. 헬레나의 부모님은 조금 진정하고 깊이 고개를 숙였다.
모친: 감사합니다. 부디,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네로: 납치된 여자아이가 있을 것 같은 곳은 이 근처인가. 그나저나 엄청난 구름이네…….
잠시 하늘을 날다가 스노우가 보여준 산으로 간다. 네로의 빗자루에 앉아 하늘에서 산을 내려다보니 산꼭대기의 주변은 두꺼운 구름으로 덮여져 있었다. 공기도 엷게 느껴질 덩도로 해발고도가 높아 인간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은 아닌 듯하다.
여기서부터라면 구름이 방해되어 산 정상의 모습이 안 보이겠네요…….
카인: 그렇네. 마법으로 조금이라도 보기 쉽게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샤일록: 그만 두는 게 좋을 거예요. 정령의 거처를 휩쓸어 버리면 골치 아픈 일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경우에 따라서는 구름 속에 들어가자마자 다시는 나올 수없게 되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라스티카: 그러게. 적어도 놓치거나 하지 않게 최대한 거리를 두면서 날아볼까? 빗속에서 같은 우산을 쓰고 우리만의 특별한 시간을 즐기도록.
클로에: 정말이지, 자주 길을 잃은 라스티카가 제일 걱정이야. 내 곁을 떠나지 마.
라스티카: 후후, 고마워 클로에.
미틸: 저기 형님, 형님 옆에서 날아도 될까요? 여기서 길을 잃는 건 무서워요…….
루틸: 물론이지! 같이 날자, 미틸.
아무도 놓치지 않도록 서로 다가간다. 나도 빗자루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네로의 옷을 잡았다.
카인: 그러면 갈까?
카인과 샤일록이 앞장서서 구름 속으로 들어간다. 우리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뒤를 따라갔다.
클로에: 와아! 깜짝 놀랐어……. 지금 건 번개인가 봐.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가 불안정하네.
라스티카: 그렇네. 하지만 신기한걸. 이렇게 바람이 강한데 구름이 하나도 흘러가지 않다니.
(이 구름은 언제쯤 빠져나갈 수 있을까? 깜빡하면 정말 모두를 놓칠 것 같아……)
불안해져서 몸이 경직된다. 그러자 네로가 눈치챘는지 나를 돌아본다.
네로: 괜찮아? 당신은 이런 거 익숙하지 않을 테니까. 무서우면 무리하지 말고 말해줘.
고마워요, 네로.
미틸: 와앗!?
갑자기 우렁차게 바람이 휘몰아치며 어디선가 날아온 가지와 나뭇잎을 휘감고 빠져나간다.
미틸: 형님……!
루틸: 괜찮아. 자, 바람이 닿지 않도록 내 그림자에 숨어……!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강풍에 휩싸이며 모두가 필사적으로 구름 속을 날고 있다. 이윽고 간신히 지상에 다다르자, 그곳에는 본 적이 없는 경치가 펼쳐져 있었다.
클로에: 에……. 뭐야, 여기……!
샤일록: 이건…….
구름을 뚫고 펼쳐진 것은 동화 속에서만 보던 환상적인 풍경이었다. 온통 꽃밭. 그 중심을 흐르는 강은 반짝반짝 빛나면서 꽃들이 맑은 하늘이 반사되어 짙은 파란색으로 물들어 있다.
미틸: 예쁘다…….
카인: 그 구름을 빠져나간 끝에 이런 장소가 있다니…….
라스티카: 마치 구름 속 낙원이야. 꿈을 꾸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될 정도로 아름다워.
하늘은 높고 푸른 꽃이 만발한다. 라스티카의 말대로 정말 낙원 같았다.
(그런데 어째서지……. 이렇게나 예쁜데 가슴 속이 쓸쓸해지는 건)
루틸: …….
미틸: 왜 그러나요?
루틸: 나…… 여기 본 기억이 있을지도 몰라.
5화
미틸: 에, 이 장소에 와본 적이 있나요?
루틸: 아니, 처음인 것 같아……. 그야 그렇게 두꺼운 구름 속을 날아간 기억도 없고……. 그런데 어째서일까. 왠지 매우, 그리운 것 같은…….
미틸: 형님……?
루틸: …….
홀린듯 주위를 둘러보는 루틸이 걱정이 되었는지 미틸이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는다.
루틸: 아…… 미안해, 미틸. 괜찮아.
카인: 헬레나부터 찾아야겠네. 하지만 넓은 곳이라 어떻게 찾아야할지…….
다같이 주위를 둘러본다. 하지만 인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클로에: 헬레나! 우리 목소리가 들리면 대답해줘!
어디 있나요, 헬레나!
으음, 전혀 반응이 없네요…….
샤일록: 아무래도 계속 찾아볼 수밖에 없겠군요.
루틸: 아, 맞다! 이걸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쨔잔!
네로: 토끼 인형……?
루틸: 네. 부모님께서 빌려주신 거예요. 헬레나가 좋아하는 인형이라면서. 그녀를 찾게 된다면 이걸 달라고 하셨어요. 여기에 분실물을 찾는 주문을 걸어보죠! 그러면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스노우: 그렇군. 좋은 방안일세. 주문 정도라면 정령을 자극할 일도 없을 것이다.
루틸: 미틸, 같이 해보자.
미틸: 네!
두 사람은 인형 옆에 각각의 마방진을 적고 고개를 끄덕이며 주문을 외웠다.
루틸: '오르토니크 세토마오졔'
미틸: '오르토니크 세아르시스피르쳬!'
그러자 인형 속에서 부드러운 빛의 구슬 같은 것이 떠오른다. 그 빛의 구슬을 둥실둥실 흔들리며 우리를 안내하듯 어딘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루틸: 따라가죠!
빛을 따라 숲 속을 나아간다. 걷다보니 조금 탁 트인 곳에 도착했다.
카인: ……이 근처, 인기척이 없네.
루틸: 아, 저쪽에 누가 있어요! 혹시 헬레나 아닌가요?
나무 밑동에 가로놓인 그림자를 발견하고 달려간다. 그곳에는 마을에서 본 패치와 아이가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미틸: 헬레나 씨……!
클로에: 괘, 괜찮아……!? 어디 아픈 곳이라던가…….
헬레나: 쿨……. 쿨…….
클로에 / 미틸: 에?
샤일록: 이런, 이 아이는…… 아무래도 잠들어 버린 것 같군요.
루틸: 헬레나, 헬레나……. 눈을 떠…….
헬레나: 으음…….
루틸이 그녀의 몸을 흔들자 헬레나는 멍하니 눈을 깜빡이며 이쪽을 바라보았다.
헬레나: 오빠들, 누구야?
루틸: 내 이름은 루틸이야. 괜찮니? 어디 아픈데는 없어?
헬레나: 응. 전혀 아프지 않아…….
루틸: 그렇구나.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이제 괜찮아. 우리는 너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부탁을 받고 너를 찾으러 왔어. 헬레나 맞지?
헬레나: 응……. 내가 헬레나야.
루틸: 그렇구나! 헬레나는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말할 수 있어서 장하네.
스노우: 의식은 확실한 것 같군.
다행이다…….
일단의 무사함을 알고 모두가 한숨을 내쉰다.
카인: 헬레나, 이제 아무것도 불안해할 건 없어. 이런 곳에 혼자 있어서 무서웠지.
헬레나: 아니야. 괜찮아.
(어라……?)
헬레나는 말 그대로 불안감 따위는 전혀 느끼지 못한 듯 웃었다. 아무도 없을 산 속에서 어린 소녀가 이렇게 태연하다는 것이 어딘가 이상하게 느껴졌다.
네로: …….
위화감을 느끼는 우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헬레나는 말을 잇는다.
헬레나: 나, 정신을 차렸을 때는 처음에는 외롭고 무서웠지만……. 울 뻔헀는데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어.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지만…… 엄청 상냥한 목소리였어.
미틸: 상냥한 목소리…… 말인가요?
헬레나: 응! 그 목소리를 들으니 안 무서워졌어. 목소리와 함께 토끼랑 처음 보는 동물들도 만나러 와줬어. 모두들 착하고 즐거웠어!
네로: ……과연. 그런 건가.
헬레나의 말을 듣고 네로를 수긍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네로: 들렸던 것은 헬레나를 납치한 정령의 목소리였겠지. 이 아이를 꽤 귀여워했나봐.
하지만 인간에게는 정령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게…….
네로: 아아, 보통 사람이라면 말이야. 하지만, 이 아이는 마법사다.
에! 마법사였나요!?
놀라서 소녀를 무심코 바라보지만 헬레나는 싱글벙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헬레나: 응. 아직 마법은 잘 사용할 수 없지만…….
(부모님은 아무 말도 안하셨는데……. 남쪽 나라에서는 마법사와 생활하는 것이 보통이라 말하지 않았던 걸지도.)
스노우. 마법사라면 정령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나요?
스노우: 음. 하지만 기척이야 어떻든 목소리까지 포착하는 것은 젊은 마법사에게는 어렵다. 경험이나 마력의 세기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 그런데 어린아이는 감수성이 풍부하네. 마력의 세기에 국한되지 않고, 남이 아닌 자의 목소리나 모습을 보기 쉬운 자도 있다. 그래서 정령도 헬레나를 납치했을지도 모르겠군.
헬레나: 다들 어디로 가버린걸까……. 더 놀고 싶었는데…….
클로에: 저기, 헬레나.
쓸쓸해 보이는 헬레나의 앞에 클로에가 쭈그리고 앉아 눈을 마주치고 그녀의 손을 잡았다.
클로에: 이제 집에 가자. 엄마도 아빠도 너를 기다리고 있어.
헬레나: ……아니야. 여기는 너무 즐겁고 친구들도 잔뜩 사귀었어. 그러니까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아.
클로에: 하지만 아빠나 엄마를 만나고 싶지 않아?
헬레나: 아빠들은 항상 나보고 도와주고 정리하라고 해! 여기가 더 재밌어!
클로에: 헬레나…….
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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