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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0 이벤트 스토리

[고고한 도적의 에튀드 ~북쪽&서쪽~] 1화~5화

 

 

북쪽과 서쪽의 마법사의 첫 임무는 도적단의 단속. 하지만……. 변한 이웃, 약점을 둘러싸고 괴롭히는 재회. 옹색한 마법관 생활에 짜증 내며 때로는 서로 죽이는 북쪽의 마법사들.

—— 저녀석들을 움직이게 할 좋은 방법이 있어. 협력해라.


1화


내일은 임무를 하러 간다고 했었지. 물병, 가져가야겠다. 어디에 뒀었더라?





아…… 이 커프스 단추……. 그때의…….

하하, 그립네…….

손바닥 안에 커프스 단추를 감싸고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북쪽의 마법사들과 처음으로 훈련을 나갔던 날의 일을...








중앙 왕도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일단락되고 잠시 지난 날의 밤, 언쟁하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

……어라? 무슨 일이지……. 한 명은 브래들리의 목소리인가…….

브래들리: ……아아, 그렇냐! 그럼 두 번 다시 안 부를테니까! 좋을대로 해!

쾅, 하고 문 닫히는 소리가 울렸다. 우르르 요란한 발소리와 함께 브래들리가 내 앞에 나타난다. 그는 손에 두 개의 잔을 들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위스키 병을 안고 있었다.

브래들리: 현자인가. 마침 잘 됐어, 좀 어울려라.

말하면서 대뜸 술잔을 집어던진다. 황급히 받으면서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에? 술인가요? 저, 술 못 마시는데…….

브래들리: 하아? 어린 애냐고. 오늘은 이녀석이나 저녀석이나 이 몸을 거절하고 다니네.

누군가에게 차였나요?

브래들리는 언짢은 얼굴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 위스키 뚜껑을 열었다. 텀벙텀벙 한 손으로 잔을 따랐다.

브래들리: 몰라, 그런 바보. 좀 박혀있는 사이에 많이 매정해졌네. 눈을 부릅 뜨고 동료로 삼아주기 까지 했는데.

동료? 마법관에 아는 사람이 있었나요?

브래들리는 행동을 멈췄다. 나를 곁눈질하면서 잔을 쭉 기울여 단숨에 들이킨다.

브래들리: 없어.

그런가요……? 스노우와 화이트가 말했었거든요. 이번에는 인연이 있는 마법사들이 많다고. 그래서 브래들리도 혹시나 하고…….

브래들리: 흥, 인연 같은 거 없어. 오래 살면 아는 사람도 많아진다, 그것 뿐이야. 한쪽이 끊는다면 말이지.

브래들리: —이거, 부엌에 다시 가져다 놔.

에? 잠…….

거절할 사이도 없이 브래들리는 어디론가 떠나버렸다. 어찌할 바를 몰라 나는 잔을 내려다본다. 하나는 비어져 있고 하나는 사용하지 않은 채로. 독한 알코올 냄새를 풍기면서 두 잔은 어딘가 허전해 보였다.

(끝난 일이라는 건, 왠지 슬프네……. 누구에 대한 걸까.)

한숨을 쉬면서 잔을 안고 걷기 시작했을 때…… 엄청난 소리를 내며 천장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에에에에……!?

놀라서 위를 쳐다본다. 마법서 천장에 구멍이 뻥 뚫려서 틈새로 밤하늘이 보였다. 밤하늘을 빠르게 날아다니는, 빗자루 위에 올라간 그림자는 미스라와 오웬인가?

클로에: 방금 무슨 소리…… 우왓!! 마법관이 부서졌어!

라스티카: 괜찮으신가요, 현자님?

라스티카와 클로에가 달려왔다. 클로에의 팔 안에는 그림 한 장이 있다. 거기에 쌍둥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스노우: 이런이런, 시끄러운 패거리구먼.

화이트: 뭐, 당장은 친해지지 않겠지만…… 조만간 임무도 시작할텐데 난감하네.

클로에: 애초에 오즈님이 있다고는 해도, 북쪽 나라의 마법사들과 함께 임무라니 괜찮은 거야……?

스노우 / 화이트: 어떨까나…….

클로에: 에에……?

스노우: 호호호. 열쇠가 되는 건 브래들리겠지.

브래들리? 브래들리는 미스라나 오웬보다 마력이 약하죠……?

화이트: 마력은 약하지만, 브래들리는 재치 있는 남자니까. 몸싸움을 잘하네.

스노우: 라스티카여. 우리들을 브래들리의 방까지 옮겨주지 않겠나.

라스티카: 알겠습니다.





나는 안뜰로 나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밤하늘을 지켜보았다. 안뜰에는 루틸과 카인의 모습도 보였다.

미스라와 오웬의 싸움은 격렬했다. 하지만 미스라가 더 누르고 있어 오웬의 빗자루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총소리를 내면서 새로운 그림자의 빗자루가 밤하늘에 나타났다.

(아…… 브래들리다.)

브래들리: 재밌는 거 하고 있잖아. 나도 좀 끼자. 힘이 필요한 쪽은 어디냐!?

오웬: ……시끄럽네…….

미스라: 딱 좋은 때에 왔네요. 이 사람 끈질기니까 멈춰주세요.

오웬이 겁먹은 듯 움직임을 멈춘다. 혀 차는 소리를 울리면서 오웬은 연기처럼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아아, 그런가……. 미스라와 오웬이 싸울 때, 브래들리가 붙는 쪽이 이기는 건가.)

넉살좋은 대사를 내뱉은 것도 계산이었던 걸지도 몰라. 그 증거로 오웬이 사라진 후 브래들리는 이기려고 하지도 않고, 더 기분이 언짢은 얼굴을 하고 사라졌다. 분명 본의 아니게 쌍둥이의 말을 따라준거겠지.

(스노우들이 말했던대로 북쪽의 마법사들이 잘 해내려면 브래들리가 열쇠가 될지도 몰라... 다음에 브래들리와 얘기해보자. 조금 무섭지만……)

(술 상대는 될 수 없지만, 차 마시는 친구라면 될지도 모르고……)


2화


며칠 후, 허브차를 넣은 포트와 다과를 들고 브래들리의 방을 찾아갔다. 그러자 안쪽에서 문을 연 것은 브래들리가 아닌 스노우와 화이트였다.

스노우: 이런, 현자가 아닌가.

화이트: 마침 잘 왔네. 지금 브래들리와 다과회를 하려던 중이었구먼.

브래들리: 좋아서 다과회 같은 거 하는 거 아니라고. 영감의 취미에 맞춰주는 것 뿐이니까. 보통 이럴 땐 술이잖아.

브래들리는 투덜거리며 내 손을 들여다보더니 눈썹을 더욱 더 치켜올렸다.

브래들리: 뭐야. 너도 차냐.

죄, 죄송해요……. 샤일록에게 부탁해서 받아올까요?

브래들리: 됐어, 됐어. 방에 없는 것도 아니고.

그 말을 듣고 시선을 흘려보면, 브래들리의 방 한구석에서 술병을 발견했다.

(아…… 저번의……)

스노우: 브래들리, 저번에는 고마웠네. 고마운 김에 그대에게 부탁이 있는데.

브래들리: 거절이다. 그녀석들을 돌보라는 거지? 목숨이 몇 개 있어도 모자라다고.

화이트: 그것을 어떻게 부탁하고 싶은데.

저기…… 저도 부탁드릴게요. 위험한 일을 강요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곤란할 때 상담에 응해 준다면…….

브래들리는 내가 가져온 다과를 깨물면서 손을 흔들었다.

브래들리: 무리 무리. 애초에 북쪽의 마법사가 한 지붕 아래에서 어떻게 사냐. 기본적으로 우리는 천적이야. 북쪽나라만큼 휑한 땅이 없었으니까 지금까지 충돌하지 않고 있었던 거지.

브래들리: 북쪽에서의 규칙은 이래. 오즈의 성에는 접근하지 말것. 쌍둥이가 둘러싼 마을 근처에서 못된 짓 하지 말것. 신출귀몰하는 미스라를 만나면 웃으며 후퇴하고 쏜살같이 도망칠것. 오웬이 말을 걸어도 눈을 마주치지 말것.

브래들리는?

브래들리: 이름을 물어보면 떨면서 잠든다. 아하하! 멋있지.

브래들리는 기분 좋게 웃으며 엄지손가락으로 튕긴 과자를 캐치했다.

브래들리: 어쨌든, 같이 살 수 있는 애들이 아니야. 미스라도 오웬도 짜증내고 있다고. 오웬은 그 형 때문이네.

그 형?

브래들리는 자신의 한쪽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브래들리: 금색 눈의 소유자 말이야. 오웬은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니까 그 형을 괴롭혀서 한쪽 눈을 뺏었어. 그랬는데도 일단 사이좋게 같이 살자, 라는 말을 들어봐. 짜증나지.

그런 건가요…….

브래들리: 미스라도 그래. 남쪽의 형제. 치렛타의 아들이라고 하잖아. 연적 아들의 얼굴 같은 건 볼게 못 돼.

에, 연적이었나요?

브래들리: 아니었나? 그 마녀와 잘 어울렸는데.

스노우: 치렛타에 대해서는 잘 모르네. 하지만 올해는 인연이 있는 상대가 많군. 아서와 피가로까지 소환되었으니.

화이트: 그대는 어떤가, 브래들리. 새로운 마법사 중에 아는 사람이 있었나?

브래들리는 쌍둥이를 곁눈질하며 식은 허브차를 홀짝홀짝 마셨다.

브래들리: 또 그거냐. 깊이 사귀었던 놈은 없어.

스노우: 그런가. 그대와 깊게 사귀었던 놈이라면 도적의 패거리였었을테니까.

화이트: 있다 하더라도 그대는 말 하지 않겠지. 동료는 팔지 않는 남자구먼.

(아…… 그런가……. 만약 여기에 도적 시절의 아는 사람이 있어도 우리에게는 말할 수 없겠찌. 그 사람을 감옥에 보내게 되어 버릴지도 모르니까……)

브래들리: 그런 거 아니야. 나를 구하러 오지 않은 졸개들 따위, 언제라도 팔아줄거니까.

스노우: 북쪽의 마법사는 이기적이니까 집단행동을 싫어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아. 하지만 그대는 달라.

화이트: 북쪽 나라에서 마법사들을 묶고 다녔다. 그대는 조직을 만드는 재주가 있어. 북쪽 나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유례없는 재능이지.

브래들리: 흥, 치켜세워봤자 소용 없어.

스노우: 엄청 잘생겼고.

화이트: 엄청 강하고.

브래들리: 후후…… 그만해.


3화


쌍둥이들로부터 동경의 눈초리가 쏟아지자, 브래들리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듯 웃었다.

스노우: 사실일세, 브래들리. 오즈는 세계 정복에 질려 좌절했지만, 그대라면 성공했겠지.

화이트: 권력이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다. 그대야말로 마법사 중의 마법사. 멋있구먼.

브래들리: 헤헤…… 뭐.

스노우: 이런 멋있는 보스가 우리에게 힘을 빌려주면 좋겠는데…….

화이트: 브래들리 형에게만 부탁할 수 있는 일인데…….

브래들리: 어쩔 수 없네……. 그래서, 뭘 하면 되는데?

스노우 / 화이트: 아싸—!

(놀랄 정도의 속도로 넘어갔다……)

스노우: 조만간 세계의 이변을 해결하기 위해 현자의 마법사들이 각지로 파견되겠지.

화이트: 북쪽의 마법사라도 예외가 아니다. 임무가 시작되기 전에 미스라와 오웬에게 조직으로서 움직이는 법을 가르쳐 주길 바라네.

브래들리: 가르쳐 주길 바란다고 해도, 그녀석들이 기억할 리가 없잖아? 억지로 밀어붙이면 서로 죽이는 꼴이 된다고.

스노우 / 화이트: 물론.

브래들리: 물론이 아니야……. 목숨을 건 일을 사람에게 떠맡겨서 으스대지 말라고, 바보녀석…….

스노우: 물론 답례도 생각하고 있다. 1인당 100년으로, 합쳐서 200년의 형기를 단축시켜주마!

브래들리: 걔네들 시중 드는 건 200년도 싸. 합쳐서 400년.

화이트: 으윽…… 300년은 어떤가.

브래들리: 좋아. 그리고 또 하나. 내 옛 동료를 찾더라도 덮어둬. 100년도 더 된 일이니까 됐잖아.

화이트: —음, 보증하기 어렵네.

브래들리: 그러면 이 얘기는 없던 걸로.

스노우: 알겠네, 우리가 알아서 하지. 대신 미스라와 오웬을 부탁하네.

브래들리: 좋아. 그러면 이 녀석을 빌리지.

갑자기 옷깃 뒤쪽을 쭉 잡혀서, 나는 고양이처럼 몸을 웅크렸다.

에?

브래들리: 대화에 동석해라. 괜찮아, 가만히 있기만 해도 돼. 내가 신호하면 적당히 맞장구 쳐.

저, 적당히라고 해도…….. 어떤 타이밍에서요?

브래들리: 오즈가 모아둔 고급 마나석을 준다던가, 영지를 준다던가.

그, 그런 약속 못 해요!

브래들리: 기왕 현자가 됐으니 권력 남용 쯤은 해도 되잖아. 근데 장소는? 좋은 곳 있나?

스노우: 식당에서 해도 괜찮겠지. 그녀석들을 부르기 위해 네로에게 부탁해서 음식을 차려달라고 할까?

브래들리: ……아니. 대화하기에는 맞지 않잖아. 샤일록의 바로 하자고.






샤일록: 어서오세요, 현자님.

안녕하세요, 샤일록.

미스라: 안녕하세요.

오웬: 안녕.

브래들리: 여, 방해 좀 할게. 이 그림은 적당히 아무데나 놓고.

스노우 / 화이트: 안녕, 샤일록!

샤일록: …….

북쪽 마법사들의 모습을 보자, 샤일록은 미소를 지우며 한숨을 내쉬었다.

샤일록: ……모처럼 내부를 정비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브래들리: 망가뜨리거나 하지 않아. 그렇지, 미스라, 오웬.

오웬: 미스라 하기 나름 아니야? 나, 초콜릿 맛의 녀석으로.

미스라: 저는 작고 깨질 것 같은 삼각형 잔 안에 들어있는 걸로.

브래들리: 나는 독한 거. 제정신으로 있기 싫어.

저는 언제나의 무알콜 칵테일로…….

샤일록: 알겠습니다. 떠들썩한 멤버인데, 오늘 밤 무슨 모임이라도 있나요?

오웬 / 미스라: 브래들리가 사준다고 해서.

브래들리: 마시면서 얘기하자고, 형제. 네 녀석들 마법서에서 사주는건 처음이잖아. 생활에는 익숙해졌나?

오웬 / 미스라: 전혀.

브래들리: 아하하! 기분은 알겠네. 오즈가 있는 곳에서 편히 쉴 수 없으니까.

샤일록이 술을 준비하고 브래들리가 대화를 진행한다. 경쾌한 그의 웃음소리는 총알 같았다. 야릇한 공기를 튕기며 신호 없이 서로 떠보기 시작한다. 미스라도 오웬도 마법서의 공동 생활에 생각이 있는지 대화에 적극적인 분위기였다.

미스라: 긴장을 풀 수 있을 것 같지 않는 기분이라 싫어요. 오즈도 피가로도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두 사람은 그렇게 많이 변했나요……?

오웬: 변했다 정도가 아니야. 특히 오즈는 많이 변했어. 엄청 말하고 다니고.

말…… 하고 다니는 건가요……?

미스라: 말 엄청 많아졌어요. 예전에는 100년에 한 번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말까 했는데.

브래들리: 오즈는 다른 애들이랑 의사소통을 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힘으로 하면 됐었지.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그림 속 스노우와 화이트를 봤더니 두 사람은 상냥하게 웃고 있었다.


4화


스노우: 우리하고는 10년에 한 번쯤 대화했었군.

화이트: 300년에 한 번쯤은 만져보게 해줬고.

샤일록: 그 전에 만질 수 있는 거리까지 다가갔더니, 돌이 될 뻔한 두려움을 느꼈었죠.

브래들리: 순해졌다니까, 진짜로. 난 얼마 전에 피가로랑 같이 밥 먹었었어.

오웬: 우와, 최악……. 맛 없었을 것 같아…….

미스라: 그 사람, 진짜 말도 안된다고요. 그렇게 거만하더니 지금은 의사인 척이나 하고 있잖아요?

오웬: ……피가로 말이야, 마력 쇠퇴하고 있지 않아? 이제는 나도 죽일 수 있을 것 같아. 브래들리, 도전해보고 와 봐.

브래들리: 싫어……. 실패하면 어떡할거야. 그녀석 말투랑 성격 나올거라고.

오웬: 알아 알아. 옛날에…….

(뭐랄까……. 뒤숭숭하지만 교사의 현재와 과거에 대해 얘기하는 동창회같은 대화네……)

오웬: 하지만 바뀐 건 오즈나 피가로 뿐만이 아니야. 미스라도 이상해.

미스라: 제가?

오웬: 저번에 남쪽 나라의 젊은 마법사들을 괴롭히고 있었다가 방해 받았어. 창백해지고 떨고 있어서 웃겼었는데. 어째서?

미스라: 글쎄요.

오웬: 헤에…… 비밀로 한다?

엷은 웃음을 짓는 오웬을, 미스라는 차가운 눈빛으로 무시했다.

(루틸과 미틸을 보호한다고 치렛타와 약속했던 것을 미스라는 말하고 싶지 않아 해. 그 형제를 지키지 못하면 미스라는 마력을 잃어 버려……. 마법서 안에서는 현자의 마법사로서 동료 사이지만, 언제 적으로 돌아갈지 몰라. 서로의 약점이 되는 것들을 자백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신뢰하지 않는 거야.)

미스라: 그러고 보니 저도 전부터 묻고 싶었는데.

오웬: 뭘?

미스라: 당신의 기묘한 상처는 뭔가요?

오웬: ……글쎄.

미스라: 숨길 것 없잖아요. 현자님, 당신은 알고 계시나요?

오웬: 그것보다. 중앙 나라의 왕자를 오즈가 길렀다는 게 정말이야? 그 아이를 아끼는 거야? 걔를 인질로 잡으면 오즈는 뭐든지 말을 들어주는 거?

나는 긴장해서 입을 다물었다. 오웬이 흉계를 부리는 듯한 얼굴로 눈을 반짝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마법서는 아직 쉽게 모두와 친해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오웬: 저기, 현자님…….

스노우: 오웬이여, 아서에게 손을 대면 안돼. 그대가 후회하게 될 거다.

오웬: 해 봐. 밤이 되면 너희는 그림 속. 오즈는 마법도 못 써.

화이트: 이건 경고가 아니야. 우리도 상상할 수가 없으니까. 아서와 이별한 후 북쪽의 나라에는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어. 오즈의 한탄에 세계가 질질 끌려간걸세.

스노우: 본인에게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아서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오즈는 무의식중에 세계를 파괴해 버릴지도 몰라.

미스라: 하아? 그 동사자를 많이 낸 눈보라가 오즈 때문이었나요?

오웬: 아하하…… 뭐야 그게.

오웬은 잔을 흔들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오웬: 바보 같아. 마치 사랑 같잖아.

챠랑, 하고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를 남기고 바는 정적에 가득 찼다. 나는 침묵하는 미스라의 얼굴과 움직이지 않는 브래들리의 손끝을 훔쳐보았다. 오웬의 붉은색과 금빛 눈동자에는 침착하지 못한 초조함이 튀고 있다. 거북한 마법사. 별난 이웃. 약점을 주변에 드러내 보이는 재회. 이건 그들에게 의도치 않은 동창회다.

브래들리: 칫…… 말이 많아졌네.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미스라: 벌써 졸린데요.

브래들리: 넌 항상 졸리잖아. 이제부터 현자의 마법사의 임무로 각지로 나가게 될 모양이다.

미스라: 에에? 귀찮네…….

브래들리: 말할 줄 알았어. 그래서 현자가 뭐든지 준비해 준대. 갖고 싶은 걸 말해.

그, 그건 내용을 들어보고 다른 사람들과 상담해 보고 나서…….

오웬: 아하하, 본론이 그거? 너는 참 불쌍하네, 브래들리.

브래들리: ……무슨 의미야.

오웬: 어차피 쌍둥이들한테 좋을 대로 이용당하는 거지? 하지만 말이야, 생각해 봐.

초조한 빛이 눈동자에서 사라지지 않은 채, 오웬은 당황하는 브래들리의 귓가에 달콤하게 속삭였다.


5화

 

오웬: 너는 벌을 받고 있는데, 세계 정복을 시도한 오즈도 피가로도, 고대에 제멋대로였던 쌍둥이도 무죄야. 무죄는 커녕 정의로운 척 너를 잡고 영웅 놀이를 하고 있어. 손해 보는 역할을 맡게 되다니, 불쌍해.

브래들리: …….

스노우: 그만 둬, 오웬.

화이트: 귀를 내주지 말게나, 브래들리.

오웬: 몰라, 그런거. 저기…… 저런 놈들 말 들을 필요 없어. 반항 해버려, 브래들리. 다른 사람으로부터 보물을 빼앗은 너도, 전쟁을 걸어 자원을 빼앗은 국가도, 우리를 힘으로 따르려고 하는 오즈들도. 결국은 다 똑같은 거라고 알려줘. 아니면 평생 동안 애완견 상태로 있을 셈?

브래들리는 격앙되지 않고 턱을 끌어당겨 그를 매섭게 쏘아보았다. 신음하는 듯한 나지막한 목소리가 긴장감을 높인다.

브래들리: 너는 어떤데, 오웬. 기사 하나 괴롭히고 눈알이나 뺏는 거 아니야.

오웬은 미소를 지었다. 좌우의 색깔 다른 눈동자를 꽁꽁 얼어붙힌 채.

오웬: 죽고 싶은 거야?

브래들리: 얕보고 있는 건 그쪽이잖아. 불쌍하게도.

직후 오웬 옆에 트렁크가, 브래들리의 수중에 장총이 출현했다. 샤일록이 미소를 짓는다.

샤일록: 문 닫았어요. 이어서는 밖에서 해주세요.

그때, 시끌벅적한 발자국 소리가 다가왔다.

무르: 어라, 손님이 가득해!

클로에: 우왓, 북쪽의 마법사들이다....

라스티카: 현자님도 계셨군요. 안녕하세요. 좋은 밤이네요.

온 것은 서쪽의 마법사들이었다. 독기가 좀 빠진듯이 브래들리와 오웬은 착석한다.

브래들리: ……서쪽의 마법사들인가…….

북쪽의 마법사들을 보고 클로에는 희미하게 긴장을 띄웠다. 하지만 무르와 라스티카는 페이스를 잃지 않고 웃고 있다.

라스티카: 모두 모이다니, 오늘 밤은 누구의 생일인가요?

오웬: 누구의 생일도 아니야.

무르: 분명 누군가의 생일이기도 할 거야! 별의 수만큼의 사람이 있고, 마법사도 있고! 해피 버스데이!

브래들리: 우왓……! 좁은 데서 불꽃놀이하지 마! 따가운 맛이라도 보고 싶은 거냐!?

브래들리에게 혼나고 놀란 고양이처럼 서쪽의 마법사들은 상체를 돌려놓는다. 하지만 곧 공포와 함께 호기심이 표정에 떠올랐다.

클로에: 따…… 따가운 맛이라니? 북쪽의 마법사의 소문은 들었지만, 무슨 심한 짓이라도 하는 거야?

무르: 불꽃놀이의 뭐가 싫어? 소리가 싫어? 불꽃이 싫어? 소리도 불꽃도 없는 불꽃이 불꽃이라고 생각해?

라스티카: 생일이 아니라면 무슨 모임이지? 우리도 껴도 되니? 필요하다면 연주할게.

북쪽의 마법사들은 지긋지긋하다는 얼굴이 되었다.

오웬: 시끄럽네, 서쪽의 마법사는…….

브래들리: 왠지 기분 나빠지네……. 주눅 들게 해도 '그래서, 그래서?' 라는 반응해 오잖아.

미스라: 진짜 고통을 모르니까 그러죠. 제가 알려드릴까요.

나른한 눈빛에 무서운 박력을 섞어서 미스라가 서쪽의 마법사들에게 말했다. 서쪽의 마법사들은 일제히 파랗게 질리고, 흥분했다.

클로에: 무서워……!

무르: 무—서워!

라스티카: 무서워! 역시!

미스라: 짜증나네요…….

미스라의 손바닥에 그의 마도구인 수정 해골이 출현한다. 브래들리가 그것을 한 손으로 막았다.

브래들리: 그만둬, 미스라.

라스티카: 멋진 수정 해골이네. 맞다, 브래들리. 너는 분명히 원래 도적이었지.

브래들리: 그래서 뭐. 스스럼없이 말 걸지 마.

라스티카: 진귀한 보물을 본 적이 있니? 나도 미술품 수집이 취미야. 괜찮다면 예쁜 보물 얘기를 듣고 싶어.

클로에: 그만해, 라스티카…….

브래들리의 옆에 앉으려는 라스티카의 팔을 클로에가 살살 당긴다. 브래들리는 콧방귀를 뀌며 그를 쫓아버리듯이 한 손을 흔들었다.

브래들리: 귀족의 취미와 같은 거로 취급하지 마. 나는 내 힘으로 모은 거야.

라스티카: 어째서 도적이 된 거니?

브래들리: 일하고 싶지 않으니까. 너하고 똑같잖아, 신랑 씨.

라스티카는 의아한 듯 클로에를 돌아보았다.

라스티카: 나는 일하고 싶지 않았던 걸까?

클로에: 모, 모르겠지만…… 라스티카가 일하는 건 보지 못했네. 연주로 돈을 벌긴 했지만.

샤일록: 라스티카는 타고난 귀공자의 운치가 있죠. 그거에 대해 얘기하자면 브래들리도 그렇지만요.

브래들리: 하?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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