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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0 이벤트 스토리

[청춘과 화풍의 노스탤지어] 1화~5화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전학생님. 진학교, 예능교, 불량교 세 곳을 합병해 억지로 창립시킨 사립 폴몬트 학원에 입학한 당신.

엉망진창인 학교에서 개성 넘치는 학생들과 함께 해피한 청춘을 시작하지 않겠나요?


1화


……그리운 소리가 들린다. 언젠가 매일 듣던. 언젠가 듣지 않게 된 소리…….

그리고 왠지 좋은 냄새가 난다. 꽃 향기……? 이건, 아마…….

 

……으음……. 자고 있었나……. 이런 곳에서…….

어라……. 여기는……. ……학교?

본 기억은 없지만 그런 분위기의 건물이다. 잠들기 전의 일을 떠올리려고 복도를 걷기 시작한다. 갑자기 계단 쪽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 전학생님!

발길을 돌려 들여다보니 아래층에서 온 인물이 상냥하게 이쪽으로 다가왔다. 씩씩한 몸놀림과 황홀하고 우아한 태도……. 외국 왕자 같은 사람이다. 어딘가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이며 그는 나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아서: 전학생이신 마사키 아키 님이시군요.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전학생……? 저 말인가요?

아서: 네, 그럼요.

……!? 정말이다. 교복을 입고 있어……!

아서: 잘 어울리세요.

나는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이곳은 학교 같은 곳이고, 자세히 보면 눈 앞의 그와 나는 다른 교복을 입고 있다. 그런데 왜 내가 여기에 있는지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생각이 나지 않았다.

(잠이 덜 깬 건가……?)

죄송해요. 저, 왠지 기억이 혼란스러워서요.

아서: 아아, 그것은 아마 학원장이 전학생님께 대접으로 내놓으신 차 때문일 겁니다.

……!? 차라니, 수면제 같은 걸 넣은 건가요……?

아서: 설마요. 학원장님이 말씀하시길, 소원을 이루는 차라고 했던가.

소원…….

나는 다시 한 번 나를 떠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소원조차 짐작할 수 없다. 당황스러울 무렵, 눈 앞에 있던 그가 웃었다. 그 웃는 얼굴에 그리운 친근감이 느껴진다. 몇 번인가 이 웃는 얼굴에 격려 받은 것 같아서. 가슴 속의 불안이 풀린다.

아서: 혼란스러워 하시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저희 학교는 며칠 전에 합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상당히 엉망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아서: 다시 한 번 소개드리죠. 이곳은 사립 폴몬트 학원. 저는 2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회장 아서라고 합니다.

학생회장?

아서: 네. 전학생님께서도 오늘은 학원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르는 것도 많겠죠. 학원장이 교내를 안내하라고 하셔서 오게 되었습니다. 자, 손을.

 

아서: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전학생님.

갑자기 바람이 세게 불었다. 열린 창문으로 꽃잎이 날아든다. 강한 바람은 무언가의 신호 같다. 내가 소중히 여겼던 것……. 무언가가 사라질 것만 같아서, 나도 모르게 내민 손을 잡는다. 아서는 미소를 짓더니 정중한 발걸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저기……. 저,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있었던 것 같아서…….

아서: 용무가? 그렇다면 그쪽을 먼저 끝낼까요?

……. 그런데 기억이 나질 않아요.

아서: …….

죄송해요. 이상한 말을 해서…….

아서: 아뇨, 전학생님께 있어서 중요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천천히 생각날 수 있도록,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갈까요?

아, 그렇군요……. 교내를 안내해 주는 거였죠?

(확실히 누군가가 말해서 와주었다고 했지……. 땡땡이 치면 혼날지도. 당장 뭔가 생각날 것 같지도 않고…….)

역시 먼저 교내를 안내받아도 될까요? 걷다보면 생각날지도 모르니까…….

아서: 물론입니다.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자, 이쪽으로.

아서는 미소를 짓더니 나를 에스코트하는 듯한 정중한 발걸음으로 교내를 걷기 시작했다.

예쁜 건물이네요. 복고풍 디자인인데 반짝반짝거리고.

아서: 저희 사립 폴몬트 학원은 이번 봄에 창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인근데 있던 이른바 '진학교' 와 '불량교', '예능교' 가 합병해서……. 금년도부터 같은 교사에서 함께 배우게 되었죠.

……꽤 무리하고 있지 않나요!?

아서: 대기업 탤런트 에이전시로부터의 출자가 있었다고 해서, 유명한 인재를 찾기 위해서이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학원장의 의향이네요.

학원장?


2화

 

아서: 네. 저 분이십니다.

 

그렇게 말하고 아서가 가리킨 끝에는 커다란 초상화가 장식되어 있었다. 변덕스러운 고양이처럼 농담스러운 포즈, 어려 보이는 애교 있는 풍모, 만든 것 같은 수염. 나는 혼란스러웠다.

 

이 사람이 학원장?

 

아서: 네. 세기의 천재학자로 일컬어진 무르 박사입니다. 철학자, 천문학자, 수학자, 발명가, 그리고 저희 폴몬트 학원의 창립자이며 이사장 겸 학원장이십니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구나…….

 

직함을 듣자마자 호화로운 액자 속 인물이 지적인 신사로 보인다. 초상화 아래에는 겨언 같은 말이 걸려 있었다. '바라는 것은 깨어남은 숨겨진 두 번째 홀수 문의 밖에 있다.'

 

(무슨 뜻이지…….)

 

천재학자가 만든 학교였다니, 어쩐지 상식 밖 같네요…….

 

아서: 아하하, 교감 샤일록 선생님께서도 학원장 취향의 혼란스러운 학원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학원장은 파천벽력으로도 유명해요.

 

아서: 저번에는 불시 테스트가 있었거든요. 하늘에서 내려오는 여러 가지를 얼마나 많이 잡을 것인가 하는 과제로, 칠판 지우개에 맞으면 패널티라는 테스트였습니다. 개중에는 학점이 섞여 있어서 이번 불시 시험으로 졸업할 수 있게 된 1학년도 있다고 들었죠.

 

(엉망진창이다…….)

 

아서: 저도 본받야겠어요.

 

파천벽력을요?

 

아서: 네. 저는 원래 진학교였습니다. 진학교의 학생회장을 하고 있었죠. 불량교나 예능교의 학생들은 진학교에 없던 타입으로, 대하고 있으면 매우 자극적입니다. 그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습니다만…….

 

잘 안되고 있나요?

 

아서: 저에게는 다행히 좋은 친구가 생겼어요. 하지만 원래 학교의 기질 차이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은 것 같아서요. 트러블의 보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학생회장이면 문제에 대처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아서: 네. 낯선 환경이지만 새로운 학원 생활을 구가하고 싶은 마음은 어느 학생에게나 느껴집니다. 서로르 신뢰하고 힘을 합치면 진학교와 불량교와 예능교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겠죠. 문제는 있지만, 모두가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저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합병한지 얼마 안 된 학교의 학생회장이라니, 중간관리직 입장에서는 힘들겠네…….)

 

저기,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아무것도 못할 수도 있지만, 만약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아서를 돕고 싶어요.

 

아서: 정말인가요? 저도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꼭 전학생님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참입니다.

 

으음, 즉, 각자 출신이 달라도 지금은 합병된 학교의 학생들끼리 어떻게 싸우지 않고 생활하자는 거죠? 저라도 괜찮다면 꼭 돕게 해주세요.

 

아서: 감사합니다, 전학생님! 마침 이 후, 각 학교의 학생회장들과 이 문제에 대해 회의를 할 예정이 있어서요. 괜찮으시다면 전학생님도 함께 참여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서: 이쪽이 학생회실입니다.

 

이 방도 깨끗하네요! 아, 무르 학원장의 초상화와 격언이 여기에도…….

 

다른 2명은…… 아직인가 보네요. 전 예능교와 전 불량교의 학생회장이죠. 이 학원에는 학생회장이 3명이 되는 건가요?

 

아서: 네. 합병한 지 얼마 안 된 것도 있고, 누군가 한 명이 그 역할을 맡기에는 지금은 아직 짐이 무겁다는 이야기가 되어서.

과연…….

 

(불량교 학생회장은 조금 무서울 것 같은데……. 예능교도 바삭바삭한 느낌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일까……?)

 

루틸: 아서 군,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요. 미스라 씨를 찾느라.

 

미스라: 조금 늦어도 상관 없잖아요. 회의 시간을 변경한 건 당신들이니까요.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면 아서와는 다른 교복을 입은 학생이 이야기를 하면서 들어왔다.

 

(어라……. 이 두 사람의 얼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아서: 우리도 지금 막 왔어. 갑자기 연락해서 미안해.

 

루틸: 전혀 괜찮아요. 와아, 이 방의 창문, 벚꽃이 예뻐 보이네요! 잠깐 SNS용으로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

 

아서: 정말이네. 못 알아봤어. 나도 나중에 찍어야겠다. 

 

루틸: 잘 나올 것 같은 경치를 찾고……. 이 책상, 딱 좋을 것 같네. 벚꽃도 넣고 싶으니까 이런 느낌으로……? 

 

루틸: 됐다! 어떤가요?

 

와아……! 너무 예뻐요. 광고 포스터 같아. 사진을 잘 찍으시네요.

 

루틸: 에헤헤, 익숙해서요. 감사합니다.

 

루틸: 처음 뵙겠습니다. 당신이 전학생님이신가요?

 

……. 네, 네.

 

아서: 오늘 전입하신 지 얼마 안 되었는데 회의에 참석해 주셨어.

 

갑자기 죄송합니다. 잘 부탁드려요.

 

루틸: 반갑습니다, 전학생님. 저는 전 예능교의 학생회장이자 3학년인 루틸이에요. 만화가와 탤런트를 하고 있습니다.


3화

 

루틸은 친근한 미소를 나에게 돌려주었다. 부드러워 보이는 금발이 살랑살랑 움직이며 그가 어째서인지 귀엽기도 하고 멋있어 보이기도 한다.

 

만화가와 탤런트? 벌써 데뷔한 건가요?

 

루틸: 네. 이번에 만화책 신간이 나와요! 괜찮으시다면 한 권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대단하네요! 이 만화는……. 유루캬라 부조리 개그……?

 

루틸: 네! SNS에 투고했던 만화가 계기가 되어서. 인터넷 인터뷰나 TV에 나오다 보니 탤런트로도 활동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 루틸은 연예인이네요. 저, 연예인이랑 처음 얘기해봐요……!

 

루틸: 제가 있던 전 예능교는 데뷔를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는 아이도 있고, 이미 데뷔해서 활약하고 있는 아이도 있거든요.

 

연예인의 학교는 굉장하네요. 저……. 책에 사인 같은 거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서: 좋네요, 전학생님! 루틸 선배, 나도 부탁해.

 

루틸: 와아, 기쁘다! 물론이에요. 루…… 틸…….

 

감사합니다! ……연예인의 사인…….

 

미스라: 하아……. 정말이지, 쉽게 넘어가네요.

 

기가 막힌다는 목소리에 움찔하며 뒤를 돌아본다. 신이 나서 무서워 보이는 학교 출신이 와 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호통을 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자세를 취해버린다. 장신에 붉은 머리를 한 그 인물은 학생 같지 않은 게으른 색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아서: 미스라 선배는 루틸 선배에게 사인 받지 않아도 되나?

 

미스라: 받을게요. 셔츠에 적어주세요.

 

루틸: 정말이지, 그러면 같이 말하지 그랬어요.

 

미스라: 하? 당신이야말로 두 사람이 사인 부탁한다고 할 때는 기쁘다고 했잖아요.

 

다른 학교에 다녔는데도 사이가 좋으시네요. 원래부터 안면이 있었나요?

 

루틸: 네.

 

미스라: 아뇨.

 

아키라 / 아서: ……?

 

미스라: 아니, 없잖아요.

 

루틸: 있어요! 저희들, 어렸을 때 만난 적 있잖아요. 그런데 미스라 씨는 잊어버린 것 같아서.

 

미스라: 그것보다 빨리 끝내주지 않겠나요? 방과 후에 촬영 예정이 있거든요.

 

아서: 미스라 선배는 모델도 하고 있어지. 전학생님께 자기소개를 해주지 않을래?

 

모델……!? 불량교가 아니라 당신도 예능교 학생이었나요? 그 차림으로?

 

미스라: 아뇨, 당신의 편견대로 불량교 학생회장이에요. 안녕하세요. 3학년 미스라입니다.

 

미스라: 모델은 입학하고 시작했나. 이상한 쌍둥이에게 스카우트되어 지금은 'twins wins' 라는 브랜드의 전속이에요.

 

'twins wins' 라니…….

 

루틸: 전통있는 패션 하이 브랜드예요. 미스라 씨가 모델을 시작하고 나서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생겼다고 들었어요.

 

그런 사람이 불량교의 학생회장이군요……. 역시 싸우거나 하나요?

 

미스라: 뭐, 하죠.

 

루틸: 다치면 위험하다고 맨날 말하는데.

 

미스라: 안 다쳐요. 세니까.

 

아서: 그거 믿음직스럽네! 나도 같이 살고 있는 보호자가 평소에도 몸을 단련시켜주고 계셔. 괜찮다면 다음에 한 번 맞춰보자. 

 

미스라: 사양하겠습니다. 당신 같은 게 상대가 될 리가 없어요.

 

아서: 해 봐야 아는거지. 나의 스승 오즈 님은…….

 

루틸: 싸우면 안 돼요! 자기소개도 끝났고,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죠.

 

아서: 싸우는 건 아니야. 하지만 그렇네. 회의를 시작할까.

 

오늘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제인가요?

 

아서: 학교 창립을 기념하여 진행하게 된 창립제의 내용을 결정하는 회의입니다.

 

루틸: 합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말다툼도 많기 때문에, 학생끼리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행사를 하고 싶다고.

 

미스라: 저는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그런 귀찮은 일에 저희 학교 학생들은 참여하지 않을 거고요.

 

아서: 하지만 불량교 모두의 의견을 정리해 줬지?

 

미스라: 하아……. 눈에 띈 사람들만요.

 

하이웨스트 개조 교복에 끼고 있던 종이 봉투를 꺼냈다. 전부 구겨져서 너덜너덜하다.

 

루틸: 뭔가 가장자리에 피 묻어 있지 않나요?

 

아서: 종이로 손을 베었나?

 

미스라: 저희 학생들이 이런 설문조사를 귀찮아해서 후배한테 부탁했거든요. 작지만 싸움이 강한 쌍둥이예요. 그래서 아마 실력 행사를 한 게 아닌가요? 으음…….

 

미스라: 악셀 뮤직 대회.

 

루틸: ……뭔가요? 악셀 뮤직이라니?

 

(설마, 팔랄릴라 하는 그거!?)

 

미스라: 모르면 됐어요. 다음. 교내 유리창 깨기 대회 (야간).

 

아서: 유리창을? 밤에? 왜?

 

(어디선가 그런 노래를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미스라: 모르면 됐어요. 다음. 아, 이게 좋겠네요. 2학년 브래들리라는 학생의 제안입니다. 배틀 토너먼트 대회.

 

루틸: 정말이지, 결국 싸움이잖아요. 폭력은 안 돼요. 전직 불량교의 여러분과는 꽤 문화가 다른 것 같네요……. 예능교 출신의 의견도 들어주실 수 있나요?

 

루틸의 학교에서는 어떤 제안이 있었나요?

 

루틸: 저희 학생들은 모두 창립제를 기대하고 있었어요! 떠들썩한 행사를 좋아하고, 여러 사람에게 얼굴과 이름을 기억하게 되는 계기가 되니까요.

 

귀여운 마스코트가 달린 가방 속에서 루틸이 종이 뭉치를 꺼냈다.


4화

 

루틸: 으음, 우선 2학년 디자이너 클로에의 의견으로. 교복 패션쇼! 각 학교 교복을 다양한 어레인지로 서로 소화해 보고 싶대요!

 

루틸의 교복을 미스라가 입거나 미스라의 교복을 아서가 입는 건가요?

 

아서: 재밌겠네. 가쿠란이었던 적이 없어서 한 번 입어보고 싶어.

 

미스라: 괜찮겠나요? 그 승부로. 저, 일단 톱모델인데요.

 

루틸: 저희 학교에도 미스라 씨 못지않은 멋있는 학생들이 많아요. 재밌는 승부가 될 것 같네요! 예를 들면 2학년의 히스클리프 같은 학생. 그가 준 의견도 있었을 텐데. 으음…….

 

루틸: 로보콘.

 

아서: 확실히, 로봇 콘테스트 말이지. 직접 만든 로봇으로 경기하는 행사다. 우리 학교 학생 중에도 같은 의견이 있었어.

 

미스라: 공부벌레 진학교와 같은 제안이라니, 예능교 학생도 의외로 아이디어가 수수하네요.

 

루틸: 로보콘은 수수할지도 모르지만 히스클리프는 매우 화려한 학생익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루틸의 추천은 뭔가요?

 

루틸: 그렇네요……. 아! 이거 괜찮은 것 같아요!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는 3학년 라스티카 군의 제안으로, 합병 기념 콘서트! 노래나 춤이나 연주로 학교 특색을 자유롭게 어필하고 서로 친분을 쌓자고 하네요.

 

아서: 노래나 춤인가……. 즐거울 것 같지만, 우리 학교 학생은 그다지 잘하는 분야가 아닐지도 모르겠네…….

 

미스라: 저희도 어떨까요. 랩이나 춤으로 배틀을 한다고 하는데, 저는 매끄럽지 않아서 잘 몰라요.

 

루틸: 해보면 분명 재밌을 거예요!

 

아서: 후보로 두자. 우리 학교 학생들의 의견도 발표해도 될까?

 

물론이에요. 꼭 부탁드려요.

 

아서: 감사합니다, 전학생님. 우선은 1학년 리케라는 학생부터입니다. 맛집 콘테스트.

 

루틸: 와아, 창립제 같네요! 콘테스트 라는 것은?

 

아서: 어느 모의점 메뉴가 제일 맛있는지 각 학교 대표자가 심사한대. 리케 본인도 심사위원으로 입후보 하고 있어.

 

미스라: 헤에, 좋네요. 먹기만 하는 거라면 저도 괜찮아요.

 

아서: 미스라 선배도 동참해주다니. 그럼 이쪽도 유력 후보로 두자. 다음도 1학년 미틸이라는 학생의 의견입니다.

 

루틸: 어머, 미틸! 그 아이, 제 동생이거든요. 잔뜩 공부해서 진학교에 합격했어요.

 

아서: 그랬구나. 영리하고 의욕이 있는 귀여운 아이였어.

 

루틸: 에헤헤. 학교가 합병해서 같이 다닐 수 있게 되어 외롭지 않다고 다행이라고 하더라고요.

 

형제 사이가 좋네요. 루틸의 동생은 어떤 의견인가요?

 

아서: 네. 으음……. 수리 기능 검정 대회.

 

루틸: 응?

 

미스라: 다른 학교를 제칠 마음이 넘치네요. 싫지 않아요.

 

아서: 미틸은 루틸 선배에게 승부를 거는 걸지도 모르겟네. 이런 행사를 한다면, 나도 진학교 학생회장으로서 전 예능교나 전 불량교에 질 수 없겠는걸.

 

미스라: 평소에도 안 하는데 창립제 때까지 공부를 할 것 같나요. 이런 경기는 각하입니다.

 

아서: 그렇구나……. 그러면 이건 어떨까? 3학년 레녹스 선배의 의견이야. 갑작스러운 방화를 예방하는 캠프파이어와 포크댄스.

 

주의사항, 굉장히 무겁네요.

 

루틸: 무슨 불에 얽힌 추억이라도 있는 걸까요? 학생들이 다치지 않도록 고려하는 건 중요하죠!

 

문화제의 단골 행사이고, 우등생다운 제안일지도 몰라요.

 

아서: 모두가 교류하기에는 좋은 행사라고 생각해. 나는 이걸 밀고 싶어.

 

루틸: 이왕 춤을 추는 거라면 콘서트로 하는 것이 신나지 않나요?

 

미스라: 저희 학생들, 춤 추다가 발을 밟히거나 하면 바로 싸움 날 걸요. 그럼 아예 배틀 토너먼트로 하면 되잖아요.

 

아서: 주먹으로 서로 이야기하는 문화가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전 진학교의 모두는 그런 커뮤니케이션에는 익숙하지 않아서…….

 

루틸: 저희들도 아픈 건 싫어요. 역시 캠프파이어를 하면서 댄스 파티를 하죠!

 

미스라: 저희 학교 의견만 생략할 셈인가요?

 

아서: 고등학생답게 퀴즈 대회를 만들어 보는 것은?

 

(조, 좀처럼 정리되지 않네……. 3명 모두 서로를 인정하면서 의견은 양보하지 않는 자세야. 다들 새로운 학교를 즐기고 싶겠지만, 원래의 교풍에도 애착이 있어서 어려울지도 몰라…….)

 

미스라: …….

 

아서: 평행선이네…….

 

루틸: 우리조차 정리되지 않는데, 학생들이 앞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까요…….

 

전원: …….

 

콕로빈: 학생회장 여러분! 회의는 진행되고 있나요?

 

아서: 콕로빈 선생님…….


5화

 

콕로빈: 어라? 왠지 공기 무겁지 않나요? 혹시 싸운 건 아니죠?

 

미스라: 하아, 누가 싸우나요.

 

콕로빈: 아, 아뇨……! 딱히 누구라고는 안했지만! 문제가 있으면 곤란할 것 같아서……. 무르 학원장이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에 창립제에 대해 빨리 결정해 주셨으면 해요.

 

오늘 중으로 결정해야 하는 건가요?

 

콕로빈: 그런 건 아니지만, 설레서 기다릴 수 없다고 하시니…….

 

미스라: 아이인가요?

 

콕로빈: 달래느라 정신이 없어요. 정해지지 않으면 블러셔 댄스로 하겠다고 샤일록 교감님께서 말씀하셨어요.

 

루틸: 역시 춤이 제일 재밌을 것 같죠!

 

콕로빈: 무르 학원장이 '인간 도미노' 라는 제안을 했어요. 그건 피하고 싶기 때문에……. 여러분, 잘 부탁드립니다!

 

아서: 기대해 주시는 걸 너무 기다리게 하는 것도 미안한데.

 

미스라: 이제 적당히 제비뽑기라도 하죠. 뭐로 정해졌든 저희 학생들은 참여하지 않을 거고요.

 

아서: 그러면 외롭잖아. 나는 모두에 대해 더 알고 싶어.

 

루틸: 그렇죠. 무엇보다 이 창립제는 어떤 학생에게는 송별회가 되기도 하니까요. 그러니까 즐거운 모임으로 만들어서 여러분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송별회……?

 

아서: …….

 

미스라: 그랬죠…….

 

(아서도 미스라도 이상한 분위기네. 공통적으로 아는 누군가인가…….)

 

미스라: 그러고 보니, 전 진학교에 이런 걸 잘하는 사람이 있었죠. 그 사람에게 물어보는 건?

 

아서: 그 사람?

 

미스라: 유명한 사람 있잖아요. 수험 전쟁으로 삐걱삐걱하던 진학교를 정리해 통제했다고 하던…….

 

루틸: 아! 들어봤어요! 확실히, 파우스트 씨죠?

 

아서: ……파우스트 선배인가…….

 

루틸: 아는 사이인가요?

 

미스라: 저는 잘 모르겠지만 이름은 들어봤어요. 그 사람, 지금 뭐하고 있나요.

 

아서: 이 학교 도서실에 있다고 생각해. 하지만 만나기는 조금 어려울지도 몰라.

 

미스라: 있다면 만날 수 없을 리가 없잖아요. 제가 얘기를 할게요. 가죠.

 

아, 잠깐! 기다려 주세요, 미스라 씨……!

 

 

 

 

 

 

 

전 진학교의, 전 학생회장……?

 

아서: 네. 파우스트 선배는 문무양도에 매우 우수한 인물로, 모두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청순하고 고결한 학생회장으로서의 행동은 어린 저의 동경이기도 햇죠. 하지만…….

 

루틸: 무슨 일이 있었나요? 만나기 어렵다고 했죠?

 

아서: 몇년 전, 저의 먼 친척이 업로드한 파우스트 선배의 사진이 확산되어 버렸습니다. 원래는 새끼 고양이에 둘러싸여 흐뭇한 사진이었는데, 미스터리하고 강경한 파우스트 선배와의 갭도 있어서……. 차례차례 패러디 이미지가 만들어져 버렸죠.

 

미스라: 합성이다.

 

루틸: 합성이네요.

 

아서: ……. 속되게 말하면 그렇지. 선배가 안고 있는 새끼 고양이가 양배추가 되어 있다던가, 밀고 당기는 브로마이드가 되어 있다던가, 새끼 고양이를 자신의 사진으로 바꾸는 것도 유행이었어.

 

루틸: 본 적 있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을 표현할 때 사용되는 이미지죠!?

 

미스라: 그거의 원래 소재가 파우스트였군요.

 

아서: 원래부터의 인망도 있어 SNS에서의 확산 방식은 호의적이었고, 한 때는 교내의 아이돌적 존재가 되기도 했어. 하지만 선배 자신은 고지식하고 엄격한 이미지로 통했던 탓인지, 그런 상냥한 일면을 모두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려해서……. 그 사건을 기로 학생회를 은퇴하고 집거해 버린 거야.

 

으음……. 엄청 복잡한 사정이네요…….

 

미스라: 그런가요? 저라면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안 쓰는데요. 의견을 듣는 정도는 괜찮잖아요.

 

아서: 괜찮다면 집거하지도 않았을 거야. 만나러 가는 것도 민폐가 될 수 있어. 무리한 부탁은 못 해.

 

루틸: 하지만…… 모처럼의 창립제예요. 즐겁게 하고 싶은 것은 물론이지만, 창립제나 학원 생활을 즐길 권리는 파우스트 씨에게도 있어요.

 

아서: ……그렇네…….

 

도서실에 있다고 하던데, 출석은 하나요?

 

아서: 네. 파우스트 선배의 소꿉친구인 레녹스 선배의 설득도 있어서 학원 합병을 계기로 도서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고 합니다. 레녹스 선배께서는 파우스트 선배가 건강하다고는 하시지만…….

 

루틸: 일단 만나러 가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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