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의 마법사 브래들리의 연고지. 북쪽 국가에서도 인간이 전혀 접근하지 않는 장소로 시간을 넘어 모르는 시대로 끌려간다는 소문이 있다. 브래들리의 마나 에리어와 닮아 있어 이곳의 가까운 곳에 도적단 아지트를 세우고 부하들과 함께 지냈다. 편리한 장소였지만 어떠한 이유로 동굴을 아지트로 삼지 않았다.
특별 커맨드 '추억이야기' : 시간의 동굴에는 여러가지 소문이 있지만, 기억을 모아 추억이야기에 꽃을 피우면 좋다. 기억은 마법사들과 교류를 하거나 이야기를 진행함으로써 모인다. 추억이야기를 하면 과거가 생각나서, 그 때와 같이 마음이 풍부해진다는 것 같다.
1화
북쪽 탑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북쪽의 마법사 여러분들은 시간의 동굴로 가주시면 됩니다.
스노우: 시간의 동굴? 북쪽의 나라 중에서도 인간들이 전혀 가까이 가지 않는 곳일세.
화이트: 시간을 넘어 낯선 시대로 끌려가 버린다고 하는 무서운 소문이 있는 장소니까.
시간을 넘어……? 그게 정말인가요?
미스라: 글쎄……. 잘은 모르겠지만 기묘한 이야기는 있네요. 다른 차원으로 방유한다던가.
오웬: 아주 먼 옛날에 죽었던 마법사가 되살아난다던가, 고대 인간들의 말소리가 난다던가.
브래들리: 난 내막을 알고 있어. 옛날에 그 근처에서 살았었거든.
미스라: 그런가요.
브래들리: 아아, 도적단의 아지트가 있었으니까. 그 시간의 동굴이 어쨌다고?
시간의 동굴에서만 보인다는 전설의 마법 생물이 북쪽 나라 거리에서 목격 됐다고 해요. 뭔가 이변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달라고 합니다.
브래들리: 과연. 그럼, 뭐. 가볼까.
브래들리: 맞다, 현자. 동굴에 가면 추억 이야기를 하는 게 좋아.
……추억 이야기요?
브래들리: 그래. 자랑스러운 추억이나, 행복한 추억이나, 슬픈 추억 이야기를 하다 보면 여러 개의 감정이 결합돼. 그러면 지금을 살기 위한 유대감이 맺어지거나 힘이 솟는 것 같아. 과거를 돌이켜보고 미래로 나아가는 거야.
추억 이야기 말이죠. 알겠습니다. 해볼게요.
그럼, 출발하죠!
2화
여기가 시간의 동굴……. 상상했던 것보다 넓네요. 계속 이어지고 있어…….
▶ 다른 시공으로 연결될 것 같아…….
화이트: 만약에 소문대로 시간을 넘기면 세계가 시작된 순간부터 갈 수 있을지도 몰라. 태어난 순간의 무르는 돌로 만들어버리자.
스노우: 호호호, 우리들이 쌍둥이로 있는 한 결말은 변하지 않을 것 같지만 말일세. 브래들리는 어떤가?
브래들리: 뻔하잖아. 날 잡은 네놈들이랑 피가로를 병에 담아서 바다에 흘려 보낼거야.
▶ 괴물이 나올 것 같아…….
오웬: 괴물인가. 케르베로스보다 더 강해 보이면 잡아서 가방 안에 넣어둘까.
브래들리: 잡아 먹히는 거 아니야?
▶ 지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아…….
미스라: 어째서? 동굴 천장을 계속 위로 뚫다보면 나중에 지상이 나오겠죠.
브래들리: 너, 진짜 털털하네……. 마법관에서는 절대 미아 되지 말라고.
와앗……!
브래들리: 쫄지 마, 박쥐니까. 한눈 팔다가 벌렁 나자빠지지나 말라고. 발밑이 미끄러우니까.
오웬: 와———————!
브래들리: 시끄러워!? 뭐야!?
오웬: 목소리가 울리니까. 재밌어.
브래들리: 목욕탕에서 하라고…….
스노우: ……음, 안쪽에서 뭔가…….
화이트: 와와…… 박쥐 떼일세! 오웬의 목소리에 놀란게야!
……윽.
박쥐 떼가 우리 얼굴과 어깨에 부딪히면서 일제히 밖으로 날아간다. 그때, 신기한 소리를 들었다.
???: ……죽여버리겠어! 브래들리……!
호통 같은 젊은 남자의 목소리는 박쥐의 날개 소리에 뒤섞여서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지금, 분명 브래들리라고……)
3화
브래들리를 바라보니 그는 오웬을 노려보며 머리를 털고 있었다.
브래들리: 정말이지,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현자, 괜찮냐.
네, 네.
브래들리: 그래서 뭐였더라? 시간의 동굴에서만 볼 수 있는 전설의 생물이…….
네. 자세히 알 수 없는 생물이지만 예스투름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어를 구사하는 소형 익룡이라고…….
브래들리: 예스투름이라면 그렇게 호들갑 떨지 않아도 돼. 너도 아까 봤잖아.
에?
브래들리: 아까 그 박쥐 말이야.
나는 동굴 안을 둘러보았다. 천장에 매달린 박쥐들이 초록색 눈동자를 번뜩이고 있다.
이게 예스투름……?
우리는 분담을 해서 동굴 안을 탐색했다. 난 브래들리와 함께 갔다.
(예스투름이 정체가 박쥐라는 건 알았어. 하지만…… 시간의 동굴에 살고 있는 생물이 갑자기 마을에 나타난 것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지도 몰라……)
동굴은 어둡고, 습하고, 추웠다. 박쥐의 녹색 눈이 드문드문 빛나고 이따금 물방울 소리가 난다. 갑자기 어둠 속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에……? 브래들리, 뭐라 말했나요?
브래들리: 아니.
(……기분 탓인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 다시 소리가 났다. 살기등등한 목소리의 젊은 남자들이 이야기 하고 있는 듯한 목소리.....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너의 부하가 될 생각은 없어. 언젠가 너를 돌로 삼아 내가 도적단을 잡아주마!
관록 있는 남자의 목소리: 헤에, 잘 말하잖아.
나른한 남자의 목소리: 고먼, 보스가 만만하게 생겼다고 우쭐대면 내가 민치로 만들어 버린다.
관록 있는 남자의 목소리: 하하…… 그만하라고, 네로. 신참은 이 정도의 위세만 있는 게 좋아.
관록 있는 남자의 목소리: 됐어. 해보라고, 박쥐 녀석.
그 뒤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박쥐의 날개 소리와 물소리만 들린다.
지금 건……?
4화
브래들리: 이게 내막이야. 예스투름은 들은 소리를 기록해서 무리의 교신에 사용해. 소리만 다음 세대에 계승되고…… 그렇게 해서 태고의 옛이야기까지 들리는 거지.
박쥐가 내는 소리인가요. 그래서 언어를 하는 소형 익룡이라고 하는 거군요…….
브래들리: 정체를 모른다면 이 동굴이 과거 차원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충분히 착각할 수 있어.
정체불명의 생물이라고도 했고 쌍둥이들도 모르는 눈치였어요. 브래들리는 어떻게 예스투름에 대해 잘 알고 있나요? 아지트가 근처였어서?
브래들리: 그것도 그렇지만, 뭐. 예스투름을 좋아하는 부하가 있었어. 걔한테서 들은 거야. 반항적이고 멋없는 녀석이었지만, 일은 잘하는 남자였다. 박쥐라고 놀리면 화냈었고.
왜요?
브래들리: 박쥐는 이도저도 아닌 대명사니까. 내가 때려눕힌 다른 도적단의 생존자였어. 중상을 입어서 죽을 뻔했었으니까 무리에 넣어줬는데, 금방 배신하고 도망갈거라고 그랬었지.
브래들리도 그렇게 생각 했었나요?
내 질문에 브래들리는 웃기만 하고 대답하지 않았다. 어두운 동굴 바닥을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예스투름의 날개소리와 물방을 소리가 섞여 시간을 초월한 대화가 들려왔다. 들어본 목소리도 섞여 있다. 그중에서도 귀에 익은 것은 고먼이라는 사내에게 말하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난폭하고 위압적이지만 때론 상냥하고, 때론 친근했다.
관록 있는 남자의 목소리: 신경 쓰지마, 고먼. 이 정도 상처는 금방 나을 거야.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죄송해요, 보스. 제가 실수하는 바람에……. 이 은혜는 반드시 공을 세워서…….
관록 있는 남자의 목소리: 아하하! 박쥐 녀석인 고먼이 보스라니! 이놈은 죽을 뻔한 보람이 있네.
박쥐가 날개를 떤다. 그럴 때마다 잃어버린 시간이 되돌아온다.
5화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보스, 멋있네……. 못난 우리들을 돌봐주고, 활약하는 법도 알려주고.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그 사람이 '너는 무서움을 몰라. 용감하고 믿음직한 부하다.' 라고 말해주고……. 나같은 녀석도 뭔가 할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게 되어버렸어…….
관록 있는 남자의 목소리: 하하. 박쥐 녀석이 기특해졌네. 아…… 또 왔다. 예스투름이.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진짜다……. 짜증나네! 어디로 가버려! 싯! 싯!
어두운 우주의 별빛처럼 여러 개의 녹색 눈이 빛나고 있다.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보스가 잡혔다고!? 어째서 마법사가 마법사를 잡는거야! 이런 건 본보기잖아! 중앙의 나라까지 가서 보스를 되찾아오자! 우리 모두가 가면 인간들도, 인간들을 편든 마법사들도 충분히 이길 수 있어!
나는 브래들리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어느새 웃고 있지 않았다.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우, 윽……. 우우……. 모두, 죽어버렸어……. 왜 저놈들이 인간의 편을 드는거야…….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누구보다도 악명 높은 그놈들이 정의의 편인 척하면서 보스를 감옥에……. 용서 못해……!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아……. 난 박쥐가 아니니까 저 동굴에서 보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거야!
갑자기 브래들리는 걸음을 멈췄다. 그 이유는 나를 뒤늦게 깨달았다. 눈앞을 커다란 낙석이 가로막고 있었다. 마차와 오두막집만한 바위가 쌓여 동굴 끝을 막고 있다.
브래들리: ……붕괴가 있었던 것 같네.
그런가요……. '거대한 재앙' 이 닥쳤을 때 큰 지진이라도 일어난걸까요?
브래들리: 그럴지도. 이 붕괴 때문에 여기에 살고 있던 예스투름이 마을까지 흩어져간건가…….
브래들리는 손을 뻗어 마법의 주문을 외웠다.
6화
브래들리: '아도노포텐스무'
엷은 빛을 내며 바위에 균열이 생겨 산산조각이 난다. 굉음 속에서 무수한 날개 소리가 울렸다.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그로부터 긴 시간이 지나고, 내 단짝은 너희들 밖에 없구나. 박쥐들. 오늘밤은 '거대한 재앙' 의 내습이야. 보스가 현자의 마법사로 뽑혔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정말일까…….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만나고 싶네, 보스……. 만나고 싶네, 모두와……. ……시간을 넘어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는데…….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어이, 예스투름. 보스의 목소리 좀 들려줘. ……응?
허스키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 ……!? 뭐야!? 지진……!? ……윽, 으아아아악……!
브래들리가 바위를 치우자 그 끝에는 광활한 공간이 나타났다. 어둠 속에는 누더기 같은 옷과 마나석이 나뒹굴고 있었다. 아까 비명의 주인공일지도 모른다. 박쥐 녀석 이라고 불렸던 고먼이라는 마법사……. 아마도 그가 만나고 싶어했던 남자는 내 옆에 있는 인물이다.
브래들리는 눈을 내리깔며 웃었다. 무릎을 꿇고 공손히 마나석을 주워올린다. 전우를 위로하는 듯한 눈빛에는 슬픔과 배려와 경의와, 모든 것을 포용하는 애정이 섞여 있었다.
브래들리: 기다리게 했구나, 고먼. 늦어져서 미안해.
브래들리는 조용히 말하며 마나석을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삼킨 기색도 없는데 머금은 마나석의 기척은 그의 입 안에서 사라져 간다. 그건 굉장히 마법사다운 장례식의 광경이었다.
스노우: 그런가, 그런가. 대규모 붕괴가 있었던 것이군.
화이트: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예스투름도 시간의 동굴로 돌아오겠지.
오웬: 저기, 브래들리. 마나석 가지고 있지. 나한테도 줘.
브래들리: 싫어,
오웬: 내놓으라니까.
미스라: 들러붙지 않아도 괜찮잖아요. 그렇게 고급 마나석도 아니고.
브래들리는 눈썹을 치켜들며 두 사람에게 웃어보였다.
브래들리: 최상급의 마나석이야. 너희들한테는 안 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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