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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스팟 서브 에피소드

[파우스트] 폭풍의 계곡

▶ 스팟에 대한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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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계곡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뭔가요? 역시 폭풍이 오는 날이 많다던가?

 

파우스트: 폭풍우가 태어날 땅이라던가, 폭풍우가 반드시 지나갈 계곡이라더군. 정령 때문에 날씨 변화가 많으니까 그렇게 불리게 된 것이겠지. 아무 일도 없으면 평소에는 잔잔해.

 

정령이라니…… 정령이 폭풍을 일으키기도 하나요?

 

파우스트: 맞아. 여기는 정령이 많고 힘이 세기 때문에 사소한 자극에도 파문이 크게 번져 암벽에 부딪힌 파도가 물보라를 일으키 듯 에너지가 사고를 일으켜. 그 사고 중 하나가 폭풍이다. 정령이 떠들면 날씨가 나빠지는 일도 흔하지. 식물이 급성장하거나, 이상한 동물을 불러들이거나, 생물이나 기상 같은 자연형상에 영향을 줘.

 

과연……. 정령을 자극한다는 것은 어떤 건가요? 역시 조심하는 것이 좋겠죠?

 

파우스트: 원래는 땅에 없던 것이 나타나거나 하는 것일까. 낯선 것에 민감하니까.

 

에…… 그러면 저희가 폭풍의 계곡에 왔다는 것 자체에 자극이 되는건…….

 

파우스트: 그래. 너희들이 오고 나서 계속 시끄러워.

 

…….

 

파우스트: 무서워할 것 없어. 그냥 가만히 있으면 피해를 주지 않으니까. 피를 싫어하니까 다치게 하지도 않고. 누군가가 찾아오면 이렇게 정령들이 떠드니까 바로 알 수 있지. 나한테는 아주 살기 좋은 곳이야.

 

▶ 스팟에 대한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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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주변에 여러 가지 꽃과 풀이 심어져 있네요.

 

파우스트: 아아. 너무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아. 정령을 불러모으거나 저주에 쓰는 허브다.

 

▶ 정말로 사람을 저주하고 있었나요?

 

파우스트: 하? 저주꾼을 하고 있었다고 했잖아. 안 믿었던 건가?

 

그런 건 아닌데 파우스트한테 그런 이미지가 별로 떠오르지 않아서…….

 

▶ 정령을 부를 수 있나요?

 

파우스트: 정령들은 향에 민감해서 향을 피우거나 허브를 뿌리면 모여들어.

 

파우스트는 정령이 보이나요? 저도 볼 수 있으려나.

 

파우스트: 영혼에는 원칙적으로 실체가 없어. 자연과 불가사의의 힘 그 자체다. 사람이나 동물의 모습을 하고 있으면 볼 수 있지. 그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계속 먹거나, 거울이나 칼에 주술로 모습을 비추거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엿보기는 싫어할거야.

 


그렇군요…… 누군가를 저주할 때는 어떤 것을 사용하나요?

 

파우스트: 여기 있는 허브나 허브 오일. 바늘이나 캔들을 쓰는 일도 있어. 강한 주술에는 저주하고 싶은 상대의 머리카락이나 손톱, 혈액…… 몸의 일부가 있으면 좋아. 너도 누가 머리카락이나 손톱을 달라고 해도 절대로 뺏기지 않도록 조심해.

 

아, 알겠습니다. 그래도 마법서에서 모두 같이 살면 머리카락 같은 건 떨어질 것 같은데…….

 

파우스트: 그러니 처음에는 모두 싫어했었지. 서로에게 방심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그런 것에 대해서는 방심하지 않았으니까. 젊은 아이들이라면 모를까, 강한 마법사의 머리카락과 손톱은 구석구석 청소해도 구할 수 없어.

 

 


▶ 스팟의 추억 (1) 

 

▶ 스팟의 추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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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저주꾼 일을 하고 계셨죠. 저주를 직업으로 삼으신 계기라도 있나요?

 

파우스트: ……폭풍의 계곡에 당도했을 무렵, 나는 모든 것을 미워하고 있었다. 특히 나랑 동료를 배신한 인간은 한 명도 빠짐없이 저주할 셈으로 주술에 대해서 알아봤어. 

 

파우스트: 온갖 수단을 시험해 보려고 필요한 것들을 모아 도구도 갖추어졌을때, 계곡을 헤매던 마법사를 만났다. 걔는 우리 집을 보고 넌 저주꾼이냐고 물어봤었어. 나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저주로 죽이고 싶은 인간이 있으니 도와달라고 했었지. 나한테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 사람이 첫번째 손님이었나요?

 

파우스트: 그런거겠지. 답례는 필요없다고 했는데 그쪽에서 멋대로 지불하고……. 잠시 후 이야기를 들었다는 놈이 또 찾아왔다. ……이후는 보수를 받기로 했어.

 

그러면 부탁을 들어주다가 정식으로 의뢰가 오게 된거군요. 그런데 손님이 마법사인건 의외였어요. 상대가 인간이라도 마법이 듣지 않거나 저주를 다룰 줄 모르는 마법사가 있다는건가요?

 

파우스트: 마법사에게도 잘하는 것과 못하는 분야가 있고, 저주의 마법을 사용한 부작용이 나오는 사람도 있어. 상대가 인간이었다고 해도…… 누군가의 축복의 마법을 먼저 받고 있거나, 수호의 효과가 있는 것을 소지하고 있거나, 땅의 행운을 독점하고 있으면 걸리기 어렵지. 

 

파우스트: 손님의 대부분은 마법사였다. 기본적으로는 도움을 주는 형태로 의뢰를 받고 있었어.

 


▶ 브레이크 타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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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엘더나무에 꽃이 피었군. 시기도 아닌데…….

 

철 지난 꽃이네요. 이것도 정령들의 영향인걸까요? 저희들이 다가가 버렸으니까?

 

파우스트: 나쁜 의미는 아니야. 정령이 마음에 들어 마귀를 쫓는 나무다. 꽃은 차나 시럽에, 열매는 와인이 되지.

 

와아, 맛있을 것 같아요.

 

파우스트: ……확실히, 이대로 꽃을 놓고 돌아가기는 아깝네…….

 

파우스트의 손끝이 살짝 빛나고 나무로 만든 바구니 두 개가 나타났다. 마법에 공명하듯 주변의 나무들이 웅성거린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나와 파우스트의 머리를 흔들면 몸을 맞대고 가지 끝에 피어 있던 작은 꽃들이 팔랑팔랑 지기 시작한다.

 

파우스트: 받아줘.

 

바구니를 건네받고 나는 꽃이 무리지어 있는 가지에 손을 뻗어 고양이의 목을 쓰다듬는 것처럼 간지럽혔다. 주르르 흘러내리는 가련한 꽃을 바구니에 담는다. 빗방울 같은 꽃이 파우스트와 내 머리와 어깨를 스쳐간다.

 

와―! 많이 받았다! 이렇게 쉽게 떨어지는군요!

 

옆에서 웃는 숨소리가 들려서 어린애 같았나, 라며 부끄러운 기분이 든다. 파우스트는 말없이 작업을 계속했다. 계곡에서 사는 동안 몇 번이나 반복했겠지. 익숙한 솜씨였다.

 

파우스트: 돌아가서 시럽을 만들까. 과일과 함께 담가 먹어도 맛이 좋아. 너도 도와줄거지?

 

▶ 브레이크 타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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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클리프: 정말 예쁘고 신기한 곳이네요……. 어떤 숲이라도 다 좋아하게 되는데 여기는 특히 더 편하다고나 할까...

 

정령이 많으면 마법사에게는 소란스럽게 들린다고 들었는데 히스클리프에게는 잘 맞는다니 다행이에요. 그런데 이제 슬슬 돌아가는게 좋지 않을까요? 뭔가 이 길의 안쪽, 점점 어두워지는 것 같고.

 

히스클리프: 아……. 하지만…… 조금 더 안쪽으로 가보고 싶어서…….

 

……왠지 신기하네요. 히스클리프가 그런 말을 하다니.

 

히스클리프: ……그렇, 죠…….

 

파우스트: 거기 앞은 위험하다. 돌아가.

 

히스클리프: 아…… 파우스트 선생님.

 

파우스트: 나쁜 정령들의 마음에 들어버리고 만 모양이군. 히스는 감각이 좋고 외모가 좋으니 이 계곡에 붙들어 두고 싶어했겠지. 더 이상 안쪽으로 향하면 숲에 사로잡히고 말거야. 저걸 봐.

 

파우스트가 가리킨 숲 안쪽, 무겁고 어두운 기척이 나는 큰 나무 그림자를 보며 숨을 삼켰다. 큰 뿔을 가진 사슴 같은 것이 여러 식물, 작은 꽃과 함께 이끼에 덮여 생사도 모르는 상태로 사로 잡혀 있다. 짐승이라고도 할 수 없는 그것은 신비롭고, 무섭고, 생생하고, 아름다운 숲의 불가사의가 낳은 예술품 같다.

 

파우스트: 크고 멋진 뿔사슴이었겠지. 정령들의 마음에 들어버려서 폭풍의 계곡에 포섭된거야.

 

히스클리프: ……인간이나 마법사라도, 저렇게 되어버릴 수 있는건가요?

 

파우스트: 돼.

 

히스클리프 / 현자: …….


▶ 파우스트에 대한 인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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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 파우스트를 처음 만났을 때는 이것도 안돼, 저것도 안돼 라며 화만 내는 놈인 줄 알았어. 그런데 마법의 훈련을 시작하면 뭐든지 시범을 보여주고, 가르치는 법도 좋아. 마력도 세고 실력을 느끼는 점이 좋지. 시끄럽지만 얘가 말하는 건 다 자연스럽게 느껴져.

 

시노는 마법서에 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마법을 배운거였죠.

 

시노: 아아. 나와 히스의 전 스승은 마법을 잘 못 썼으니까. 지금까지 감이나 감각으로 했던 일에 짜임새가 있었어. 힘을 주는 법, 마음의 자세, 이상한 힘의 이치…….

 

마법에도 요령이 있다는 건가요?

 

시노: 아아. 운동도 그렇잖아. 목적에 따라 단련하는 장소와 방법은 달라. 뭐든지 차례로 하고 싶어하니까. 조금 귀찮긴 하지만. 한 번 한 걸 여러 번 복습하고.

 

아하하. 파우스트의 수업은 기초를 확실히 하는 스타일이군요.

 

시노: 처음에는 선생님따위 필요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오즈나 쌍둥이, 피가로나 샤일록에게 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승부를 낼 때가 되면 목숨을 걸고 엄호할거야.

 

승부라니…… 동료들끼리 싸우거나 하지 않을거죠?

 

시노: 아마도. 그런데 난 좀 해보고 싶어.

 

(시노는 가끔 가까운 사람을 강한 갑옷벌레처럼 생각하는 면이 있네……)

 

▶ 파우스트에 대한 인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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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클리프는 모두가 마법서에 살기 전부터 파우스트와 아는 사이였었죠. 파우스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히스클리프: 파우스트 선생님은 생명의 은인이세요. '거대한 재앙' 과의 싸움으로부터 감싸주신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기나긴 인생에서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시는 마법의 지식이 도움이 되는 일이 정말 많아지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히스클리프와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도 친절했었나요?

 

히스클리프: 그렇네요. 처음에는 역시 좀 무서운 사람인가…… 했는데, 착하셨어요. 예전 스승님의 거만한 태도를 보다 못해 말을 걸어주셨거든요. 그때 주문이나 마도구도 알려주시고. 그날부터 스승님이 하라는 대로 하지 않고 제대로 된 주문을 썼는데 제가 더 강했었어요.

 

그럼 그때부터 파우스트의 도움을 받고 있었던거군요.

 

히스클리프: 네…… 정말 그 말대로에요. 저는 귀족 태생이었으니까, 어릴 적부터 가정교사가 많아서 여러 선생님들께 여러가지를 배워 왔지만…… 파우스트 선생님이 최고의 선생님이십니다.

 

▶ 파우스트에 대한 인상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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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가 보기에 파우스트는 어떤 느낌인가요?

 

네로: 파우스트인가……. 사람을 싫어하는 느낌이 있어서 귀찮게 안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척척한다고 해야되나. 탄탄해.

 

확실히 파우스트는 본인이 은둔형 외톨이라고는 하지만 의지가 되고 뭐든지 본인이 직접 하니까요.

 

네로: 맞아맞아. 태도도 어른이고. 아늑하고 어울리기 편해. 가끔 같이 술 마시기도 하고.

 

둘이서 마실 때는 어떤 얘기를 하나요?

 

네로: 하하. 서로 별로 말은 안하지만…… 요즘 어쩌고 저쩌고, 오늘은 이랬다던가 저랬다던가…… 얼빠진 느낌이야. 그런데 뭔가 안심이 돼.

 

다행이다……. 둘이 좋은 관계를 맺게 돼서 저도 기뻐요.

 

네로: 뭐랄까, 이만큼 살았으니 더 이상 새로운 친구가 생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할 수 있는 거였구나.

 

…….

 

네로: 아…… 방금 건 조금 부끄럽네. 파우스트에게는 비밀이다.

 

▶ 파우스트에 대한 인상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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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녹스는 파우스트와 오래 만났었죠. 옛날 파우스트는 어떤 느낌이었나요?

 

레녹스: 파우스트님은 변한 게 없습니다. 처음에는 이름만 알았어요. 인간과 손잡은 마법사 혁명가가 있다고. 실례지만 직접 만나기 전까지는 대군을 이끌고 있는 위험한 인물이라고 상상하고 있었는데…….

 

예상이 빗나갔나요?

 

레녹스: 네. 늠름하고, 고지식하고. 하지만 어떤 사람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주는 쪽이었어요. 

 

레녹스: 하지만 제가 만났던 시기에는 내내 붙어 있었던 탓인지 그다지 웃지 않는 인상이었어서…… 진지하게 생각을 하거나 고민하거나 회의에 나가거나. 아직 어렸기 때문에 어른들의 말투에 상처를 입거나 하고 있어서 지켜보자는 마음으로 곁에 있었는데 어느 날 누군가의 농담에 파우스트님이 웃으셨어요. 

 

레녹스: 놀라울 정도로 꿋꿋한 웃음이었죠. 저는 저도 모르게 '파우스트님도 웃으시네요' 라고…….

 

레녹스가 말한건가요? 파우스트는 뭐라고 했었나요?

 

레녹스: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 다음에 조금 욱하면서 '너한테 그런 말을 들을줄은 몰랐어' 라고.

 

아하하!

 

레녹스: 저희도 크게 웃었어요. 그것이 처음으로 둘이서 웃었던 추억입니다. 그 얼굴이 아직도 기억나요.

 

▶ 파우스트에 대한 인상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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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로와 파우스트는 옛날부터 안면이 있었죠. 파우스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피가로: 으음. 이 얘기, 길어질 것 같은데 다 들어줄래? 하룻밤 정도 걸릴테니까 마시면서 얘기하자구.

 

……오늘 안에 끝내주세요…….

 

▶ 처음 만났을 때

 

피가로: 파우스트의 이름은 알고 있었네. 혁명가라니, 어떤 멋을 부린 놈이 배우러 왔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솔직하고, 성실하고, 젊고, 외모도 좋고, 웬만큼 강하고, 시대를 뒤집는 유명인이고. 좋겠다, 라고 생각했었지.

 

그래서 파우스트를 제자로 삼은 거군요……. 그동안 마법을 배우러 온 사람은 없었나요?

 

피가로: 부탁은 받았었지. 모처럼 내가 가르치는데, 라는 생각도 들고. 뭐 때문에 배우고 싶은 건가 궁금하잖아. 

 

피가로: 강해지고 싶다고 해도 말이지, 오즈 이상은 안되겠네― 라고 생각하면서 제자를 키우는 건 뭔가 허무하잖아? 세상을 좋게 하기 위해 마법을 가르쳐주세요. 이런 말은 들은 것은 처음이었니까. 그것이 기뻐서 들뜬 상태로 오즈에게 보고하러 가버렸어.

 

▶ 만나지 못했던 사이에 대하여

 

피가로: 혁명군을 떠난 후, 얼마 동안은 파우스트의 일도, 중앙의 나라의 일도, 일부러 못 들은 척 했어. 

 

피가로…….

 

피가로: 내가 없는 그대로의 파우스트나 혁명군의 영광 이야기 같은 건 알고 싶지 않았거든. 그래도 저주꾼이 됐다는 소문을 듣고 걱정은 했지. 틀림없이 배반당하고 더러운 곳에서 더러운 머리로 더러운 옷을 입으며 '케케케케케케케...' 하고 웃는 모습을 상상하며 굉장히 절망하고 슬퍼했는데…….

 

피가로: 다시 만나보니, 이렇잖아? 은신처에 왔더니, 저렇잖아? 완전 원래대로잖아! 라고 생각했어. 정말 기뻤지.

 

▶ 다시 만났을 때

 

피가로: 벌써 그 이야기 하는거야? 뭐, 됐어. 옛날보다 지금의 파우스트 쪽이 심심하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심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옛날 파우스트도 마음에 들어서 돌아왔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그냥 단순하게 돌아와줘 라기 보다는 답지 않게 그만하면 어때? 라는 느낌이려나. 너도 알지?

 

그렇…… 네요. 아무리 해도 나쁜 사람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나 할까…….

 

피가로: 그러니까. 남을 저주하며 기뻐하는 타입이 아니니까. 무리하는 것 같아.

 


 

피가로 나름대로 아끼던 제자였군요....

 

피가로: 그야 그렇지. 제자로 삼았던 것도 선뜻 대답했던 게 아니야. '내 수행을 버틸 수 있으려나' 라는 느낌이었지. 레노랑 둘이서 우리 집에 찾아왔었으니까, 꽤 엄격하게 했었거든. 그래도 잘 따라왔었으니까 의외로 근성이 있는 점도 마음에 들고, 뜻도 있고, 예쁘고, 귀여운 점도 있어서…….

 

피가로: 이게 천명인가 하는 생각도 하면서 본격적으로 한동을 수행하다가 막상 혁명군에 합류하니, 나는 그냥 손님이었어. 감사합니다. 또 와주세요. 라고 말하기 전에 집에 돌아갔지.

 


▶ 스팟에 대한 인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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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 셔우드의 숲은 계속 평지였는데, 여기는 산도 있고 계곡도 있어서 재밌어. 산 자체를 별로 가본 적이 없었는데. 시야도 안 좋고 사람이나 동물도 숨기 쉬울 것 같아서 관리하기 힘들 것 같네.

 

시노의 고향의 숲과는 많이 다른 느낌인가요?

 

시노: 전혀 달라. 못 본 생물도 잔뜩 있어. 식물도 벌레의 종류도 많아서 즐거워. 정령도 많으니까 기척도 시끄럽네. 침착성이 없어서 자꾸 신경질을 부려. 묵어도 분명 편안히 있을 수 없겠지. 내가 느끼기에는 혼자가 되고 싶어서 틀어박혀 있는 느낌은 아니야.

 

기척이 시끄럽다고 생각하는군요…… 하긴, 마력이 없는 저라도 시끌벅적한 느낌이 들었어요.

 

시노: 땅에 익숙해지면 상관없게 되는걸지도. 마력이 넘치는 느낌이고 정령들이랑 친해지면 강한 마법을 쓸 수 있을 것 같아. 도망친 악당을 잡는다던가, 뭘 찾는다던가. 그런 거 하고 싶네.

 

(……확실히, 노린 사냥감에게 덤벼들기 직전의 고양이 같은 느낌일지도……)

 

시노: 응? 지금 무슨 소리 안 들렸어? 잠깐 보고 올게.

 

아! 시노! 너무 멀리 가지 말아주세요! 시노……! 

 

▶ 스팟에 대한 인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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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 하—……. 뭐랄까, 마법사 같은 곳이네.

 

그런가요?

 

네로: 안 그래? 나는 조금 더 사람이 있는 쪽이 좋지만…… 확실히 이런 자리가 편하구나. 하지만 역시 밥을 만들면 누군가가 먹어줬으면 하니까…….

 

확실히, 네로가 만든 요리를 네로밖에 먹지 못하는 것은 아까운 느낌이 들어요.

 

네로: 착하네, 현자씨는. 뭐, 젊었을 때에는 집단 생활을 해서 그런걸지도.

 

그건 파우스트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혁명군에 있었을 때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했었다고 들었어요.

 

네로: 그녀석은 본인이 있으니까. 사람 속에 있어도 외로운 계곡의 은자 생활을 해도 그건 변하지 않아.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뭐를 할지 정하며 본인의 생활을 하고, 만족스럽게 잘 수 있겠지.

 

네로: ……그러면 조금 쓸쓸하네. 본인을 돌보는 것보다 남을 돌보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아.

 

▶ 스팟에 대한 인상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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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로: 여기가 파우스트가 마음에 들어한 땅이라서 다행이야. 정령이 많지만 걔가 마음에 들어하는 걸 알 수 있을지도.

 

땅이 상냥하게 대해주나요?

 

피가로: 맞아. 땅의 정령이 마음에 들어서 잘해주면 땅의 마법사가 되는 거야. 나도 남쪽의 정령이 마음에 들어. 그 애는 원래 성실하고, 상냥하고, 꾸준히 노력하는 타입이었으니 동쪽의 정령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었겠지.

 

그러면 피가로도 환영받고 있나요? 남쪽의 마법사도 상냥한 기질이라고 생각하는데…….

 

피가로: 음... 여기 정령들은 내가 결국에는 인간의 편을 드는 것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 아마 파우스트는 정령들의 편을 들어 이 땅을 유지해야겠다는 마음이 있겠지만, 봐. 나는 아무 생각도 없고, 사람이 개척하고 싶다면 그래 라고 말해버리니까 들킨 것 같은 기분이 드네.

 

그렇군요……. 땅의 정령과 마음이 맞지 않으면 힘을 못 쓰거나 하나요?

 

피가로: 쓰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불편함이 있으려나? 하지만 좋겠다라고 생각해. 이 계곡과, 이 계곡에서 살고 있는 파우스트가.

 

좋겠다, 라는 것은 부럽다는 거죠?

 

피가로: 그렇네. 나는 절대로 외로운걸. 이런 곳, 혼자서 버틸 수 없어. 그런데 걔는 이 계곡의 고독을 견디고 오히려 위로를 받고 있었지. 여기에 혼자 있는 파우스트는 그렇게까지 불행하지 않은 느낌이었잖아? 그런 느낌이 좋다고 생각해서. 나에게 맞는 요양원 같은 곳이네.

 

▶ 스팟에 대한 인상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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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녹스: 이 약초는 진통제로 사용되는 것이에요. 남쪽의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종류로…….

 

레녹스: 그립네. 옛날에 누군가가 다치면 파우스트님께서 달아주셨어요.

 

▶ 옛 혁명군의 동료들에게요?

 

레녹스: 네. 알렉님 같은 사람은 특히 부상이 많은 분이셨기 때문에 치료를 하면서 화를 잘 내셨어요.

 

알렉 씨는 어떤 사람이었나요?

 

레녹스: 그렇네……. 아서 님 같은 용맹과 강함과 무구함이 있고, 시노 같은 야심과 결단의 빠르기가 있고……. 피가로 님이나 브래들리처럼 지모와 전략이 풍부한 두뇌가 뛰어난 분이셨지요. 심리전에도 강하셨어요.

 

……굉장히 하이스펙 아닌가요……?

 

레녹스: 한 나라를 세우신 분이니까요……. 하지만 뿌리가 어려서 약간 꿈꾸기 쉬운 위험함도 있었습니다. 혁명이 끝나면 파우스트님과 마을로 돌아가 한가로이 지내는 것을 전쟁 중반까지 믿고 계셨어요.

 

▶ 레녹스도 치료를 받았었나요?

 

레녹스: 물론입니다. 전쟁 중에는 많이 다쳤기 때문에. 파우스트님의 약은 잘 들었었어요. 어머니나 할머니께 배운 것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지금처럼 마법으로 고치는 것이 아니었군요.

 

레녹스: 피가로님이 오실 때까지는요. 모두의 지식을 모아 약한 치유 마법과 약으로 견뎌냈습니다. 피가로님이 혁명군에 가담해주시고 나서는 마법으로 치료해 주시면서 많은 동료들의 목숨이 구해졌어요.

 


 

그랬었군요…….

 

레녹스: ……이곳은 조금 쓸쓸한 곳이네요. 저는 언제나 남에게 둘러싸여 흠모받는 파우스트님 밖에 몰랐었으니까...

 

레녹스: 동네에서 다른 사람 행세를 했던 것도 아니고, 정말로 혼자 계신거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어서.... 아무래도 쓸쓸해져 버립니다.


▶ 동쪽 나라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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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려고 했던 땅을 동쪽 나라로 한 이유가 있었나요?

 

파우스트: ……원래 살던 곳으로는 있을 수 없었어. 나 자신이 한시라도 빨리 조금이라도 멀리 떠나고 싶어서 갈 수 있는 데까지 갔다. 아무도 없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좋았지. 아무도 보고 싶지 않아서 무의식적으로 숲이 우거진 동쪽 나라로 떠난걸지도 몰라.

 

파우스트: 살아보니까 이상적이었어. 너무 잔잔하지도 않고, 너무 밝지도 않고, 남들과도 꼭 필요한 최소한의 관계로만 지낼 수 있었으니까.

 

그러면…… 현자의 마법사가 되었을 때, 동쪽 나라의 마법사로 불려졌다는 것에 대해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았나요?

 

파우스트: ……사백 년이나 남과 어울리지 않으면 이렇게 되는 줄 알았지.

 

…….

 

파우스트: 그저, 지금까지 만난 그 누구보다도 이 계곡의 정령들과 어울릴 때가 더 많았었으니까. 

 

▶ '거대한 재앙' 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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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거대한 재앙' 이 다가오는 밤에는 세상에 불가사의한 힘이 넘쳐나. 이 주변은 특히 정령이 많아서 장소가 광란스럽지. 밤새 흉흉한 기색과 생명력으로 가득 차있어서, 저주꾼 노릇도 톡톡히 하게 되는 날이야. 손이 많이 가는 주술은 '거대한 재앙' 이 오는 시기를 노리고 행했었지.

 

(저주꾼의 진심인 일인가……. 왠지 무서워서 자세히 물어볼 수가 없네……)

 

액재가 다가오면 마법사도 영향을 받아서 몸이 안 좋다거나 그런다고 들었어요. 파우스트는 괜찮았나요?

 

파우스트: 항상 나름대로 대비하고 있었으니까, 상당히 안정적이게 살 수 있었어. 소란스러워 잠자리에 들기 조금 힘들 정도.

 

파우스트: 하지만, 그렇네……. 가끔은 상태가 안 좋을 때 겹쳐지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밤이면 언젠가 느꼈던 분노와 미움이 생생하게 되살아나.

 

……그건…… 꽤 힘들 것 같네요…….

 

파우스트: 하지만 수십 년 전에 현자의 마법사로 뽑히고 나서는 액재가 찾아오는 밤에도 시름도 잊혀져가. 버티면서 고통스러움도 어떻게 발산하려다 지치는 일도 없어졌어. 귀찮은 역할이지만, 그것만은 좋았다고 생각해.

 

▶ 스팟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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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근처에 인간은 살고 있지 않나요?

 

파우스트: 산기슭까지 가면 자그마한 마을이 있어. 그 산을 넘어간 곳에는 거리도 있지.

 

꽤 머네……. 그럼 정말 사람이 거의 안 오는 곳이네요.

 

파우스트: 아아. 동쪽 나라 사람들은 마법사라고 들으면 싫어하고 피하는 놈들 뿐이야. 나쁜 소문을 퍼뜨려주니까 이쪽은 살았어. 가끔 헤매는 사람만 있을 정도지. 늑대 목소리로 위협하거나 내려가는 길로 유도하기도 했다.

 

친절하시네요……. 만약 그 사람이 다쳤다면 어떻게 하셨을건가요?

 

파우스트: ……뭐, 마법으로 조금 정도는.

 

……파우스트는 역시 착해요. 인간이 밉다고는 하지만…….

 

파우스트: 미워. 하지만 예를 들어 너도 뱀이 무리라도 다친 뱀이라면 도와줄거잖아.

 

……그렇, 네요……. 아니, 어떠려나……? 파우스트는 뱀도 도와줄건가요?

 

파우스트: 뭐…… 한가하면.

 

하지만 대부분 한가하잖아요.

 

파우스트: 뭐가 말하고 싶은 거야.

 

아니……. 도움을 받은 분들은 감사했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파우스트: 감사따윈 필요 없어. 나는 빨리 계곡에서 나가주었으면 했을 뿐이니까. 마법사에게 은혜를 갚고 싶어하는 놈은 너무 고지식해서 다시는 오지 말라고 타이르기 힘들어. 

 

▶ 스팟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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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 꽃, 갑자기 빛나기 시작했어요. ……예쁘지만, 뭔가 위험한 건가요?

 

파우스트: 아니. 저 산 속에 살고 있는 마법사가 돌아왔나봐. 저쪽도 드물게 외출하고 있었구나.

 

마법사가 돌아오면 꽃이 빛나나요……?

 

파우스트: 계곡에 사는 정령이 마법사의 기색을 알아차리고 공명하며 서로 반응하고 있는거야. 그 영향으로 숲에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거든. 어디에나 있는 일이지만 이 계곡은 특히 정령의 힘이 강해 멀리까지 반응해.

 

과연. 이것도 정령의 힘이었군요. 그 산의 마법사라니, 그러니까 파우스트의 이웃이라는 거네요.

 

파우스트: 뭐, 그렇게 되네. 만난 적은 없지만 나보다 더 오래 전부터 이 계곡에서 살고 있었어. 나 말고도 몇 명의 마법사가 폭풍의 계곡에 자리 잡고 있지. 정령의 힘도 있고, 서로 기척은 느끼고 있을 거야.

 

몇 백년 동안 사셨으면서 이웃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나요?

 

파우스트: 일부러 그런거야. 이런 곳에서 사는 건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이유라는 걸 알기 때문에 서로 간섭하지 않는거지. 서로의 영역 의식도 강해. 나도 저 높은 나무보다 안쪽으로 들어가 본 적은 없어.

 

기척이라니 어떤건가요? 아까처럼 꽃이 빛나기라도 하면 저도 알 수 있겠지만…….

 

파우스트: 말로 하기 힘드네. 분위기에 가깝지만 달라붙는 정령의 기질도 비슷하니까. 인기척은 어렴풋이 감지돼.

 

지금도 폭풍의 계곡에 마법사가 있는 거죠. 모두 좋은 사람들인가요?

 

파우스트: 나는 신경 쓴 적이 없으니까. 좋은지 나쁜지는 너의 기준이겠지.

 

파우스트: 하지만, 외지인이었던 내가 여기에 정착해도 내쫓거나 하지 않았어. 원래는 누군가의 세력권이었는데 양보해준거야. 그 일에 대해서는 계속 감사하고 있어.

 

▶ 폭풍의 계곡에서의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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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서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요?

 

파우스트: 마법서에 있을 때도 틀어박혀 거의 혼자잖아. 별로 다를 게 없어.

 

시노: 그렇지 않잖아. 숲에서의 생활과 마법서의 생활은 전혀 달라.

 

파우스트: 내가 할 일이 주가 될 뿐이야. 새벽에 일어나서 물을 길고... 세수를 하고, 식사도 확보하고, 청소도 하고, 목수일도 하고. 조금 쉬고 있는 사이에 날이 저물어. 그러고 나면 저녁을 먹고 잠든다. 저주꾼의 일이 있으면 그걸 해.

 

▶ 의상에 대해서 묻는다

 

파우스트: 옷은 별거 없어. 산기슭까지 가면 작은 마을이 있고, 천만 구해 마법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

 

히스클리프: 항상 입고 계시는 옷, 선생님이 손수 만드신거였군요...... 복장 때문인지 처음에는 조금 다가가기 힘들었어요.

 

파우스트: 저주꾼 답잖아.

 

히스클리프: 그렇…… 네요……. 하지만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나서는 약간 인상과는 다르구나 라고 느꼈어요. 밝은 옷을 입은 선생님도 언젠가 보고 싶어요.

 

▶ 식사에 대해서 묻는다

 

네로: 집 뒤에 작은 밭이 있었지. 허브나 버섯, 나무의 열매도 많으니까 먹고 살기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 않았을까?

 

파우스트: 잘 알고 있네…….

 

네로: 생선이나 고기는 제대로 먹었나?

 

파우스트: 강에 물고기가 있어. 산에는 비둘기나 꿩도.

 

네로: 아하하, 진수성찬이잖아. 당신, 은근 생존 능력 강하단 말이지. 그런 점 좋아해.

 

▶ 거처에 대해서 묻는다

 

집안도 깨끗했었죠……. 제가 본 바로는 그다지 저주꾼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는데요…….

 

시노: 주술 도구는 많았었지. 선반에 넣어뒀어. 아, 침대는 두 개 더 설치해놔.

 

파우스트: 하? 뭐를 위해서?

 

시노: 가끔 다 같이 자러 와야지. 서쪽 놈들은 자주 샤일록의 가게로 가잖아. 은신처 같은 곳이 갖고 싶었어.

 

파우스트: 남의 집을 멋대로 은신처로 만들지 마.

 

시노: 뭐 어때. 이 계곡도, 파우스트의 집도, 난 마음에 들어.

 

▶ 위험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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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예고도 없이 바람이 불어서 주변의 마른 잎들이 날아왔다.

 

와, 와앗……! 뭐, 뭔가요, 이거……!?

 

아서: 뭐랄까…… 이 땅의 정령에게 거절 당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에, 아서가 말인가요!?

 

아서: 아마도…… 조금 설득을 해보겠습니다.

 

세찬 바람이 마른 잎을 허공에 그러모은다. 그 덩어리는 무서운 형상을 한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와삭와삭 숲이 꿈틀거리며, 물끄러미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아서가 손을 뻗었다.

 

아서: 제발 마음을 가라앉혀 줘. 너희들을 위협하려는 게 아니야. 나는……..

 

파우스트: ……윽, 바보가!

 

마른 잎이 원래대로 돌아갔다……! 무서운 기색도 사라졌어……?

 

파우스트: 위험한 것이라는 건 보기만 해도 알잖아! 왜 너는 항상……!

 

파우스트: ……아……. ……미안…….

 

아서: ……지금 건 파우트스가? 나를? 때린건가?

 

파우스트: 어이……. 태어나서 처음 맞아본 얼굴 하지마. 죄책감이 커지잖아.

 

아서: 태어나서 처음 맞아봤어. 오즈 님도, 성의 사람들도 그렇게 꾸짖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파우스트: 뭐.....…… 거짓말이지?

 

파우스트: ……아니. 당황했다고는 하지만 내가 나빴어. 오즈에게는 잠자코 있어줘.

 

아서: 아니, 뭔가 새로웠어! 고마워, 파우스트.

 

(파우스트, 옛 친구와 닮았다고 해서 본인도 모르게 한거겠지……)

 

▶ 스팟에서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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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 현자, 이것 좀 봐줘.

 

우와……. 독할 정도로 새빨갛고 큰 꽃이네요.

 

시노: 강해 보이고 예쁘지. 히스나 마님께 보여주고 싶어. 하지만 따면 위험할 것 같아.

 

위험할 것 같다고요?

 

시노: 정령이 얘는 따지 말라고 했어. 말하는 게 들리는 건 아니지만, 그런 느낌이 들어. 하지만…… 정령보다 내가 위잖아.

 

……? 뭔가 갑자기 숲의 온도가 내려간 것 같은…….

 

시노: 현자. 이 꽃을 꺾으면 뭔가 큰일이 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지?

 

네.

 

시노: 나도 그렇게 생각해. 

 

시노: 망설이지마……. 이 꽃에 뭔가 재앙이 붙었다면 마님께 보여드렸을 때 폐가 될 수도 있어.

 

망설인다면 그만두죠!? 아니면 적어도 파우스트와 상의하고 나서 하지 않겠나요?

 

시노: 확실히. 파우스트에게 가져가서 정화를 부탁해야겠어. 역시 똑똑하네, 현자.

 

시노: ——좋아.

 

그, 그런 게 아니라……!

 

시노: '맛차 스디파스!'

 

▶ 즐거운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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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티카: 이건…….

 

……우와! 그림책에 나올 법한 빨간 버섯이네요.

 

라스티카: 모양은 아기자기하지만, 여기엔 독이 있습니다.

 

엄청 그런 느낌이에요.

 

라스티카: 하지만 요정들의 댄스파티의 표식이기도 하고요. 자, 원이 그려져 있잖아요. 이 원의 바깥쪽에서 춤을 추며 돌고 있으면 요정들의 춤에 섞일 수 있어요.

 

라스티카가 오른손을 번쩍이자, 나무로 만든 플룻 같은 피리가 나타났다. 마법에 반응한 듯 주면의 나무들이 떠들기 시작한다.

 

섞인다니……. 혹시 저도 요정을 볼 수 있다는 뜻인가요?

 

라스티카: 네. 예전에 보고 싶다고 하셨었죠. 제가 연주할테니, 현자님은 춤을.

 

추, 춤 말인가요!? 저 봉오도리 밖에 못 추는데…….

 

라스티카: 대단해! 다른 세계의 춤이군요. 요정들은 호기심이 많으니까 모두 반겨줄 거에요. 일단 시계 방향으로 세 바퀴.

 

(윽…… 무리일지도 모르지만……. 요정은 보고 싶어……!!)

 

—이! 오른쪽, 왼쪽, 파팡카팡. 앞—, 앞—, 파팡카팡. 

 

▶ 스팟의 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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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클리프: 아, 폭풍 소금……!

 

느닷없이 히스클리프가 작은 소리를 질렀다. 그가 가리킨 나무들 사이로 무언가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저건…… 작은 회오리? 빛나는 회오리 인가요?

 

히스클리프: 저건 폭풍 소금이에요. 모래바람처럼 이동하는 소금이죠.

 

히스클리프: ……앗, 놓치겠다. 현자님, 쫓아가도 되나요? 네로가 구하고 싶어 했는데 부를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네, 네!

 

히스클리프: 폭풍 소금은 북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병에 넣어서 방향을 살피거나 마물을 쫓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어요. 시노도 가지고 있었죠. 소금이니까 물론 요리에도 쓰겠지만.

 

산에서 소금을 얻을 수 있다니 대단하네요!? 혹시 희귀한 건가요?

 

히스클리프: 맞아요. 지금 쫓고 있는 건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어서, 많이 희귀한 것으로... 따라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레노스바이브러프 스노스!'

 

히스클리프가 주문을 외우자 뚜껑이 달린 병이 나타났다.

 

어떻게 잡나요?

 

히스클리프: 저 안에 뛰어들어가서 병을 들고 있으면 알아서 들어와요. 잠깐 잡고 오겠습니다!

 

조심해 주세요……!

 

히스클리프: 괜찮아요. 위험하진 않…… 윽……. 아야…… 쓰라려……! ……아, 아, 아, 짜……!

 

히스……!

 

(천연 소금이다……! 하지만 히스가 철과상을 입으면 시노가 걱정할텐데……!?)

 

▶ 파우스트의 평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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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 흐—응. 선생, 이 주변의 정령에게 마음에 들어하고 있는 것 같네.

 

정령이 좋아하는지 안 좋아하는지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네로: 마법사라면 마법이 편해져. 숨쉬기 쉽게 되거나 몸이 가벼워지거나. 여기서는 파우스트의 지인이라고 해서 우리도 환영받고 있네. 처음에는 경계 하고 있었는데 점점 익숙해지는 느낌.

 

과연…….

 

네로: 그 외엔, 뭐. 그렇네……. 평소에는 별로 사람에게 접근하지 않는 종류의 정령이 있거나 집 근처에 있거나 해.

 

네로: 저주 같은 걸 잘 못 받는 녀석들도 저주의 마법 같은 걸 느끼면 보통은 안 돌아오는데.... 파우스트가 주술을 쓸 때마다 사라졌다가 다시 온다는 것은 상당히 좋아하는 거겠지.

 

네로: 이 계곡의 정령은 특히 동쪽의 성질이어서 너무 간섭하지 않고 기대어 서는 마법을 쓰는 파우스트 같은 쪽을 좋아해. 북쪽이나 중앙의 마법사라면 조금 더 사역하는 마법을 쓰는데.

 

그건 무슨 뜻인가요……?

 

네로: 아—, 이해하기 어렵지. 예를 들면 중앙의 정령은 마법사를 리더로 해서 힘을 모으거나 주종의 관계성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해. 북쪽의 정령은 북쪽의 마법사와 똑같아. 자기보다 센 놈만 따르고 빈틈을 보이면 금방 이빨을 드러내는 느낌.

 

네로: 파우스트는 이 계곡의 성질에 최대한 맞춰서 마법을 쓴거겠지. 그런 상냥한 점이 평판을 좋게 한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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