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아서: 오즈 님……. 샤일록도…….
오웬: 재미없게. 벌써 돌아오다니.
샤일록: 오웬. 당신도 왔었군요.
오웬: 응. 하지만 이제 갈 거야. 용무는 끝났으니까. 그러면 왕자님, 남은 시간을 즐겨.
샤일록 / 오즈: …….
샤일록: ……아서 님. 오웬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으셨나요?
아서: ……이 아이는…… 곧, 우리를 위해 목숨을…….
샤일록: …….
오즈: 아서…….
아서: ……오즈 님, 저는 이제 그 시절처럼 울부짖는 아이가 아닙니다. 이 아이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헤어질 각오가, 저에게 있습니다. ……아뇨, 이 아이뿐만이 아니라 어떤 운명이라고 해도…….
오즈: ……. ……아서 …….
아서: 오즈 님. 아서는 분명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성장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어리고 미숙한 아서라고…… 앞으로도 아무것도 전하지 않고, 지켜질 뿐인 존재라고 생각되는 것은. ……조금, 쓸쓸합니다.
오즈: ……아니다. 나는…… 나는……. …….
아서: ……죄송합니다. 잠시 머리를 식히고 오겠습니다. 시프, 미안하지만 잠시 자리를 떠날게.
샤일록: 아서 님…….
오즈: …….
샤일록: 기다려주세요, 아서 님.
아서: 샤일록…….
샤일록: 죄송합니다. 중요한 일을 숨기고 있어서.
아서: 사과하지 말아줘. 오즈 님이 말하지 말라고 하셨겠지.
샤일록: ……미루면 안된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오즈 님이 아서 님에게 전하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처음에 이야기했어야 했어요. 당신에게서 슬픔을 멀리하려고 하다가, 결국 쓸데없이 상처를 입혀버렸으니까요.
아서: ……고마워. 너에게도 걱정을 끼치게 해버렸구나. 시프……. 시프로의 죽음은 숙명이었겠지. 매우 슬픈 일이지만, 받아들일 각오는 되어 있어.
샤일록: 네. 그만큼의 힘을 당신은 가지고 있습니다. 오즈 님도 그것을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서: ……이번뿐만이 아니야. 앞으로도 있을 많은 만남과 이별……. 기쁨도, 슬픔도, 전부. 나는 오즈 님과 함께하고 싶어. 하지만…… 오즈 님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 것일지도 몰라.
샤일록: …….
아서: 앞으로도 나만 모르는 채로 있을지도 모르겠네…….
샤일록: 당신은 다른 누구보다도 오즈 님의 속마음을 알고 계십니다. 오즈 님도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아서: 샤일록…….
샤일록: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마음을 전하고, 그분의 마음을 당신의 마음으로 열 때일지도 모릅니다.
아서: 오즈 님의 마음을, 내가……?
샤일록: 네. 저도 오랜 친구와 몇 번이나 꼬이고, 몇 번이나 스쳐지나왔죠. 싸움과 이별도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친구와의 관계는 지금도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아서: 어느 쪽이, 먼저 다가갔기 때문인가?
샤일록: 아뇨. 상대가 너무 끈질겨서 제가 집념으로 지기 떄문입니다.
아서: 의외네……. 샤일록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니까, 집요함으로 흔들릴 일은 없다고 생각했어. 그야말로 상대가 네가 말하는 오랜 친구……. 세기의 지혜자라고 해도.
샤일록: ……억울한 일이지만, 그 사람은 저라는 생물을 세세한 부분까지 전부 알고 있습니다. 제가 어떤 것에 끌리고, 혐오하고, 공포하고, 흥분하고, 마음이 흔들리는지. 그렇기 때문에 결국 용서해버리는 것이죠.
아서: …….
샤일록: 당신들의 관계는 저희처럼 삐걱거리지 않습니다. 특히 오즈 님은, 북쪽 나라의 설원 같은 엄격하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계십니다. 그리고 당신은 누구보다도 그 풍경에 익숙하다.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서: ……나는…… 오즈 님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고, 더럽히지 않고, 무사히 열 수 있을까…….
샤일록: 분명, 당신밖에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아서: 후후……. 그랬으면 좋겠네.
아서: 우선 내 마음을 전해볼게. 그리고 도망치지 않고 오즈 님의 말씀을 들어볼게. 서로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몇 번이나 말을 거듭하면서…….
샤일록: 네, 부디. 그러면 시프에게 돌아갈까요.
아서: 아아, 그렇지. 고마워, 샤일록.
아서: ……하지만, 역시 헤어지는 건 쓸쓸하네……. 소원을 이루는 대가로, 목숨을 끊게 되어버리다니…….
샤일록: …….
현자의 서를 다 썼을 무렵, 바깥의 경치는 밤에 가깝게 되어있었다.
(늦어버렸네. 오즈는 돌아왔으려나.)
방을 나와 우선은 미틸에게 향하려고 하자, 어깨에 있던 사쿠 쨩이 누군가의 기색에 돌아섰다.
오즈: 현자.
아, 오즈. 데리러 와준 건가요? 마침 잘됐다. 지금 준비가 끝나서…….
오즈: …….
오즈? 무슨 일 있었나요? 왠지 상태가…….
오즈: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무엇이라고 하면 모르겠다. 하지만 평소에 별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에게서, 슬픔 같은 것을 느낀다.
(무슨 일일까. 아까 아서를 만나러 갔는데, 관계가 있는 걸까……?)
오즈: …….
저기…… 오즈. 괜찮다면 제 방에서 이야기하지 않겠나요……?
막 닫은 문을 열고 나는 오즈를 방으로 초대했다. 아까부터 시선이 맞지 않는 그를 향해 궁금했던 것을 솔직하게 묻는다.
시프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오즈: …….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고 오즈는 입을 다물었다. 미간을 찡그리며 잠시 생각한 후, 드디어 오즈의 입술이 움직인다.
오즈: 너에게 말해두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다.
네. 뭔가요?
오즈: 그 요정에 대한 것이다. 그것은 부모라고 인정하면 소원을 하나 이뤄줄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대가가 있어. 그것은 요정의 목숨이다.
생각지도 못한 고백에 나는 숨을 삼켰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시프와 가장 친하게 지내던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아서는…… 그 일을 알고 있나요?
오즈: 방금 알게 되었다. 오웬이 말한 것 같더군. 그 요정은 그런 숙명 아래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당사자 본인도 저절로 그것을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즈는 거기서 말을 끊었다. 그의 생김새가 희미하게 가려진다.
오즈: ……하지만, 그 아이는 적지 않게 상처를 받겠지.
…….
오즈: 그래서 말하는 것을 피했다. 말로는 씩씩하게 행동해도, 마음으로는 눈물을 흘릴 것 같아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아서.
오즈…….
금방이라도 질 것 같은 석양이 방에 긴 그림자를 만든다. 낮이라고도 밤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불안정한 경치는 오즈의 마음 같았다. 하늘이 시시각각 색을 바꾸는 것처럼, 그의 가슴 속도 헤매고 흔들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오즈: 하지만, 그렇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더 빨리 말했어야 했어. 진실을 알았을 때, 무슨 말을 해줬어야 했는지……. 그것을 알 기회는 영원히 사라졌다.
평소에는 힘차고 붉은 눈동자가 색을 잃어간다. 깊고 짙은 그림자가 그의 얼굴을 가렸다.
오즈: ……나는, 두려웠던 걸지도 몰라.
참회처럼 쏟아진 그것에 가슴이 조여졌다. 오즈가 아무리 위대한 마법사라고 해도…… 세계를 마음대로 조종하고, 어떤 소원도 이룰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소중한 사람이 상처받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프지 않을 리가 없다.
(오즈는 아서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 뿐만이 아니라…… 오즈 자신이, 그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던거야.)
아서의 예언도 있다. 자신과 겹쳐서 마주하는 것은 오즈에게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요 며칠 몇 번이나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알게 된 것 같았다.
7화
힘없이 쳐져있는 오즈의 손을 나는 양손으로 잡았다.
기회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어요. 아서를 만나러 가요. 둘이서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이야기를 해요. 말을 나누지 않으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서로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오즈의 손은 단단히 잡고 있지 않으면 떨어질 것만 같았다. 기력이 없는 건지. 신경도 쓰지 않는 건지. 누구의 손도 필요하지 않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손에 힘을 주었다.
저도 당신과……. 마법관의 모두와, 그렇게 해왔어요. 오즈라면 괜찮을 거예요. 당신의 말은 언제나 솔직하고, 성실하니까……. 그리고 아서는 강한 사람이에요. 분명 이해해 줄 거예요!
오즈: …….
오즈는 내 손을 떨쳐버리지 않았다. 잡지도 않았지만, 그저 조용히 이어지는 그 손을 보고 있다. 무언가가 거기에 있는 것처럼.
오즈: ……미틸. 거기에 있는 거군.
문 밖을 향해 오즈가 말을 건다. 절제된 노크 후, 미틸이 쭈뼛쭈뼛 얼굴을 내밀었다.
미틸: 죄송해요……. 준비가 됐으니 현자님께 말을 걸려고 했는데, 이야기가 들려서…….
오즈: 상관없다. 너에게도 이야기하려고 했으니까.
미틸: …….
미틸을 할 말을 찾듯이 시선을 헤매고 있었다. 약간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들면서.
미틸: 이제부터 슬픈 이별이 있는 거군요.
어린 풀색의 눈동자가 비통하게 흔들린다. 아서뿐만이 아니라, 미틸도 시프를 매우 귀여워하고 있었다.
미틸: 모처럼 친해졌는데, 이별은 슬퍼요. 비록 아무리 각오했다고 해도, 언제나 슬프고 외로워요.
미틸…….
미틸: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는 다같이 작별하고 싶어요. 그 아이를 사랑했던 모두와 고마워, 안녕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오즈를 똑바로 쳐다보는 미틸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사쿠 쨩에게 손을 뻗었다. 할 수 있다면. 작별인사를 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무언가를 건넬 수 있다면. 지금이야말로 간절하게 생각하게 된다. 이 마음을 이제 누구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게 바라며 나도 오즈를 돌아보았다.
오즈. 아서에게 가요.
오즈: ……아아, 그렇군.
고개를 끄덕이며 오즈는 창밖을 보았다. 옮겨져 있던 하늘은 어느새 남색으로 색을 물들이고 있었다. 밤은 이미 그곳에 와있었다.
미스라: '아르시무'
미스라: 오늘도 문 하나로 여기까지 데려와 줬어요. 제 마법에 감사하세요.
브래들리: 누가 하겠냐! 젠장, 복도에서 우연히 만나기만 한 건데 강제로 끌고 데려오고. 애 돌보기는 질렸다면서.
미스라: 심심해서요. 밤에 자지 못할 때 상대가 될 수 있는 건 지난 며칠 동안 그 요정밖에 없었으니까.
오웬: 뭐야. 너희들도 왔어?
미스라: 오웬.
브래들리: 너도 있었나.
오웬: 미스라, 문을 꺼내. 나는 이제 돌아갈거니까.
브래들리: 아? 뭐하러 온 거야.
오웬: 진실을 말해줬어. 왕자님께 잔인한 진실을.
브래들리: 그 녀석, 몰랐었나?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건가. 오즈도, 샤일록도, 무르도.
오웬: 맞아. 왕자님은 커녕 미틸이나 현자님도 그 사실을 몰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녀석, 강자의 눈치를 살피는 녀석, 그리고 그것을 재미있게 바라보는 녀석. 어느 것도 아닌 녀석들 뿐. 내가 아이에게 심술궃은 말을 하려고 하면 항상 막는 주제에 저 녀석들이 훨씬 심술궃지. 저 요정은 소원을 이루게 해주면 죽는다. 그런 슬픈 진실을 묵묵히 숨기고 있으니까.
미스라: 에. 그 요정, 죽나요?
오웬: 몰랐어?
브래들리: 거짓말이지.
미스라: 듣고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뭐, 됐나. 그것보다 오웬. 못 돌아가죠. 수다나 떨어요. 시프로는 말을 하지 않으니까 아침까지 시간을 때우기엔 부족하거든요.
오웬: 하? 싫은데.
미스라: 자자.
오웬: 어이, 이거 놔!
브래들리: 포기해 포기해. 나도 그렇게 끌려왔어.
오웬: 쳇.
미스라: 아아, 있다있다. 아서들과 놀고 있었군요.
아서: 미스라, 브래들리. 너희들도 왔구나.
샤일록: 오웬도. 돌아왔군요.
오웬: 이 녀석 때문에 억지로 말이야.
미스라: 시프로.
시프: !
브래들리: 오. 미스라의 얼굴을 보자마자 달려오네.
미스라: 당연하죠. 저를 따르니까요. 안녕하세요. 잘 지냈나요?
시프: 꺄꺄!
오웬: 또 머리를 흐트리고 있어.
아서: 미스라의 머리를 쓰다듬는 방법은 호쾌하네.
오즈: '복스노크'
아서: ……!
브래들리: 오즈도 왔나. 현자와 남쪽의 꼬마도 함께군.
미틸: 안녕하세요. 와아, 오늘 밤은 모두 모였네요!
아서, 늦어서 미안해요. 샤일록도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아서: 아닙니다. 임무라고 들었으니 신경 쓰지 말아주세요.
샤일록: 현자의 서는 무사히 정리되었나요?
네, 덕분에.
아서: 오즈 님도. 현자님을 모셔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즈: ……아아.
오즈 / 아서: …….
오웬에 의해 아서에게 밝혀졌다는 시프의 진실. 눈앞의 아서는 평소와 다름없어 보인다.
(분명 둘이서만 차분히 이야기를 하는게 좋겠지……. 뭔가 좋은 구실이…….)
시프: 꺄하하!
미스라: 잠깐, 밑단을 잡아당기지 마세요. 늘어나잖아요.
미틸: 와아. 엄청나게 시프에게 호감을 받고 있어……. 언제 그렇게 친해졌나요?
미스라: 밤낮으로 놀고 있으니까요. 당연하죠. 아이를 상대하는 건 의외로 쉬워요. 제가 요령을 가르쳐 드릴까요.
미틸: 에에? 미스라 씨가……?
(핫……. 이건 찬스가 아닌지!?)
미스라!!
미스라: 와아, 깜짝아. 갑자기 큰 소리 내지 마세요.
죄송해요. 아이를 잘 돌보는 미스라가 꼭 요령을 가르쳐줬으면 해서. 저쪽에서 가르쳐줄 수 있나요?
미스라: 하아……? 가르쳐 주는 건 상관 없지만.
아싸. 고마워요, 미스라! ……그런 이유로, 그동안 시프는 오즈와 아서에게 맡겨도 될까요?
오즈 / 아서: …….
미틸: ! 저, 저도 미스라 씨가 가르쳐줬으면 좋겠어요! 같이 저쪽으로 가요……!
브래들리: ? 너희들, 갑자기 뭐냐?
오웬: 혹시 우리에게 비밀로 무슨 음모라도 꾸미고 있는 거야?
아키라 / 미틸: 으음, 그게…….
미스라: 그런데 왜 시프를 두고 가나요? 아이를 노는 요령을 가르쳐 주는 건데.
음……! 그건…….
샤일록: 모두 미스라에게 귀여움을 받고 싶어하니까요. 그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몸으로 미스라의 요령을 체감하고 싶은게 아닐까요? 그렇죠, 미틸.
(샤일록 ……!)
미틸: 에? ……네, 네! 맞아요!
부탁할게요, 미스라! 그러니까 저쪽에서 하죠!
미스라: 뭐, 좋지만요. 그러면 당신과 미틸이 시프로 역을 해주세요.
아키라 / 미틸: 네!
브래들리 / 오웬: …….
브래들리: 그런 거라면 우리는 필요없겠네.
오웬: 그렇네. 빨리 돌아가자.
미스라: 어디 가려고 하나요? 당신들도 함께예요.
브래들리: 젠장!
오웬: 최악.
그때, 사쿠 쨩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끌려가서 보니 별똥별처럼 이쪽을 향해 오는 빛이 있었다.
무르: 도착!
무르!
샤일록: 이런. 빗자루로 온 건가요.
무르: 응! 달과의 이별이 아쉬워서! 미스라는 오웬과 브래들리를 잡아서 뭐해? 새로운 놀이?
미스라: 제 아이 돌보기 요령을 이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요. 당신도 볼 건가요?
무르: 뭐야 그거. 재밌을 것 같아! 볼래 볼래~!
무르가 와서 그 자리는 한층 더 시끌벅적해졌다. 그 고리를 빠져나와 나는 시프를 데리고 오즈와 아서에게 간다.
아서.
8화
저희는 저쪽에 다녀올테니, 오즈와 함께 시프를 부탁할게요. ……그동안 둘이서 천천히 이야기해주세요.
아서: 현자님……. ……네. 감사합니다.
오즈를 보고 한 번 고개를 끄덕인다. 두 사람이 잘 이야기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우리는 그 자리를 떠났다.
샤일록: 그러면 두 분도 오즈 님에게 이야기를 들으신 거군요.
미틸: 네. 시프로는 소원을 이뤄주면 사라져버리는 요정이라고. 슬프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 제대로 그 아이의 곁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저도 미틸과 같은 마음이에요. 그 순간까지…… 함께, 소중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브래들리: 하. 아직 어리지만 좀처럼 나쁘지 않은 얼굴이네. 둘이서 우울해하며 축 쳐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기합은 있는 것 같잖아.
샤일록: 하지만 결코 무리하지 마시길. 넘쳐나온 감정을 은폐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아키라 / 미틸: 감사합니다…….
무르: 그래서, 미스라의 아이 돌보기 요령은 뭐야?
미스라: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역시 이걸 제일 좋아했었나.
!?
갑자기 미스라에게 목덜미를 붙잡혀 몸이 뜬다. 그대로 난폭한 손놀림으로 마음껏 하늘로 던져졌다.
꺄아~!!
휙 치솟고, 이윽고 중력에 이끌려지는 내 몸. 낙하의 공포에 소리를 지르는 나를, 미스라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짐처럼 받아들였다.
아파……!?
브래들리: 던지는 것도 엉성하더니 받아들이는 것도 엉성하네.
오웬: 저거, 보호 마법도 쓰지 않았지.
미틸: 위험하잖아요! 현자님이 떨어지면 어떡하나요!?
미스라: 시끄럽네. 떨어뜨리지 않아요. 현자님도 재밌었죠?
스, 스릴을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 좋아하겠네요……. 그리고, 내려주면 좋겠는데…….
미스라: 벌써 끝내나요? 던질 때 조금 비틀어서 던지거나 회전시키는 것도 있는데.
마음만 받을게요!
미스라: 하아, 그렇군요. 사양하지 않아도 되는데.
다, 다행이다…….
무르: 미스라의 돌보기, 와일드해~! 저기, 미스라. 인형놀이는 안 해?
미스라: 인형놀이?
무르: 응. 저기 의자 위에 있었으니까.
아, 저 인형은…….
어라. 의자 위에 장난감이 있어……. 나무로 만든 인형 같은데, 이런 걸 가져왔었나?
오즈: 그것은 원래부터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예전에 이 땅에서 살던 사람들이 사용했겠지.
과연. 교회에서 아이를 맡고 있었나?
무르: 옛날 여기서 살았던 인간이 시프로와 놀기 위해 사용한 인형이야.
미틸: 그런가요? 어떻게 알고…….
무르: 궁금해서 이 인형을 관찰하거나 분해하거나 하다가 몸 안에 편지를 발견했으니까! 너덜너덜해서 상당히 해독하기 어려웠지만.
그렇게 말하며 무르는 다른 한 손으로 낡은 종이를 꺼냈다.
무르: '이 편지를 보고 있는 분께. 시프로 님이 마음에 들어하셨던 인형의 안에 넣으면, 시프로 님의 가호로 누군가에게 닿을 터……. 그런 마음으로 이 편지를 이곳에 맡깁니다.'
무르: '이 마을에서는 예로부터 저희 인간은 시프로 님께 애정을 쏟고, 시프로 님은 저희에게 번영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하지만 시프로 님은 바깥 세계의 악한 자들에게 발견되어 버렸죠. 침략자들이 차례대로 힘으로 이 마을에서 시프로 님을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이 편지를 보고 있는 분. 끌려간 시프로 님을, 부디 도와주세요. 욕망으로 인해, 시프로 님의 목숨이 불타기 전에.'
아키라 / 미틸: 에…….
브래들리 / 오웬: 뭐라고?
의외로 목소리를 높인 것은 브래들리와 오웬이었다.
오웬: 너, 저 이야기 알고 있었어?
브래들리: 알 리가 없잖아. 그냥 직감이 맞았을 뿐이야. 하지만…….
거기까지 말하고 브래들리는 무르의 손에서 인형을 빼앗았다. 라고 생각하면, 그대로 인형의 양손을 손재주 좋게 조종해, 내 뺨을 잡아당긴다.
아야야야야……!?
브래들리: 네 녀석들이 쓸쓸해할 필요는 점점 없어졌네. 그 손으로 사랑했던 시프로에게, 솔직한 최후를 맞이하게 할 수 있으니까.
브래들리…….
무르: 아하하! 브래들리, 인형놀이 잘하네!
미스라: 잠깐, 지금은 제가 돌보는 걸 가르칠 시간인데요.
브래들리: 네네. 너의 시프로 역을 빼앗아서 미안하네.
미스라: 저는 인형놀이같은 사소한 짓은 하지 않아요. 대신…….
갑자기 미스라의 큰 손이 내 머리를 덮는다. 그리고 다음 순간. 힘차게, 어수선하게, 머리를 엉망진창으로 쓰다듬는다.
잠깐, 와아, 미스라……! 머리카락이……. 시야가 흔들려서……!
미스라: 인형 같은게 없어도 이걸 하면 좋아한다고요.
오웬: 아아. 현자님의 머리, 뽑힐 것 같아.
무르: 현자님의 눈, 빙글빙글 돌고 있어!
샤일록: 확실히, 저희는 그런 건 신경쓰지 않으니 그 아이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군요. 조금 거칠지만, 그것이 미스라의 애정이라고 받아들였을지도 모르겠네요.
미스라: 애정? 딱히 그런 건 없지만요.
샤일록: 그러면 누군가에게 해달라고 해서 마음이 움직인 것을 기억해 보시는 건? 거기에 시프의 마음을 움직인 힌트가 있을지도 모르죠.
미스라: 그러니까, 애정 따위는 어디에도…….
미틸: ……어머니는요?
미스라: 하?
미틸: 어머니는 어떠셨나요? 어릴 때 만나서, 마법의 수행을 받기도 했죠?
미스라: 치렛타인가……. 그렇다면 이거인가.
미스라는 입 한쪽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따. 그리고 그대로 잡아당겨서 웃는 모양을 만든다.

미스라: 이어 이으오 자우 흐 히으오 우어서요.
브래들리: 뭐라는거야?
'이런 식으로 자주 큰 입으로 웃고 있었어요' …… 일까요?
무르: 아하하! 미스라, 즐거워 보이네!
미틸: 어, 어머니는 정말 그런 식으로 웃고 있었나요?
샤일록: 크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밝고, 분방하고, 아름다운 마녀였으니까요. 미스라에게는 그렇게 보였군요.
미스라: 그런가요?
미틸: 어머니의 웃는 얼굴……. 입을 크게…….
손가락을 넣고 미틸도 입꼬리를 벌려보였다.
미스라: 펼치는 방법이 부족해요. 이렇게요.
미틸: 아하! 아파!
오웬: 하하. 옆으로 늘어나서 이상한 얼굴.
브래들리: 뭐야. 꼬맹이가 꼬맹이를 즐겁게 하는 걸 흉내내고 있는 건가.
미틸: 정말이지, 저는 그렇게까지 어린애가 아니에요!
밤인데도 흐르는 공기는 따뜻했다. 곧 슬픈 이별이 올지도 모르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화기애애해서 조금 가슴이 안타까워진다. 속이는 듯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는 남겨진 두 사람을 생각했다.
(오즈들은 잘 되고 있을까……. 지금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오즈: …….
아서: …….
오즈: (현자는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이야기하라고 했지만…….)
아서: (아무래도, 말이 나오지 않아…….)
오즈 / 아서: (……응?)
시프: ……꾹꾹.
아서: 오즈 님, 시프가 안아주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오즈: 아아…… 아니, 네가 안는 것이 좋겠지.
아서: 후후……. 그러면 차례대로 하도록 하죠. 이리 와, 시프.
시프: 꺄꺄!
오즈 / 아서: …….
아서: 오즈 님. 이번 일은…… 제가 상처받지 않도록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즈 님의 상냥함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까는 당신을 비난하는 듯한 말을 해서, 죄송합니다.
오즈: 네가 사과할 필요는 없다. 너의 마음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지. 내가 더 일찍 전했어야 했다.
아서: 오즈 님…….
오즈: 너의 성장은 매일 보고 있다. 너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아서: …….
오즈: 네가 애정을 준 것이 너를 위해 목숨을 잃으면, 너는 슬퍼하지.
아서: 그건…….
9화
아서: 물론 그렇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모두도 분명. 오즈 님도. ……그래서, 제가 여기에 올 때 반드시 누군가를 부르신 거군요. 제가 그 아이의 부모가 되지 않도록.
오즈: …….
아서: 오즈 님은 역시 상냥하십니다.
오즈: ……이것은 상냥함이 아니다.
아서: 오즈 님. 시프를 맡겨도 될까요?
오즈: 아아, 이쪽으로.
아서: ……후후.
오즈: 아서?
아서: 죄송합니다. 시프를 안고 있는 오즈 님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해져서. 제가 오즈 님에게 주워진 것은 4살 무렵의 일이었죠. 아마도 이 아이와 비슷한 키였을 겁니다.
오즈: ……그렇지. 네가 조금 더 컸었다. 하지만, 체격은 비슷해.
아서: ……저는 이 아이를 통해 오즈 님과, 오즈 님과 보낸 나날들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주운 날, 당신에게 마법을 배우면서 놀았던 나날들. 그리고, 이별의 날을…….
오즈: …….
아서: 오즈 님도 그렇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바라면서…….
오즈: ……. ……아서. 나도…….
오즈 / 아서: ……!
아서: 시프의 몸이 빛나고 있어……. 이건…….
오즈: ……이별의 때가 다가오고 있다. 아서, 모두를 불러와라.
아서: ……알겠습니다.
오즈: ……어린 요정이여. 아무도 너의 의사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바라건대…….
아서에게 불려 우리는 바로 시프에게 돌아왔다. 시프는 오즈의 품 안에 있었다. 희미하게 빛나는 모습을 보고 모두가 같은 것을 깨닫는다.
이별의 시간이 왔군요…….
오즈: 전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금이다.
우리를 알아차리고 시프는 오즈의 몸에서 내려왔다. 활짝 웃으며 이쪽으로 온다. 팔을 벌리는 몸짓에 눈물이 나올 것 같다.
미틸: 시프……. 저는 당신과 지낼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만나줘서 고마워.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서 …… 당신과 있는 모두를 보고, 계속 가슴이 따뜻한 마음으로 가득 찼어요. 멋진 시간을 줘서 고마워.
브래들리: 고기 1년분, 다음에는 나를 부모로 골라라.
오웬: 과자 1년분이야. 착각하지 마.
샤일록: 후후, 귀여운 장난꾸러기. 또 머리가 흐트러져 있어요.
부드러운 손놀림으로 샤일록이 시프의 머리를 다시 묶는다. 말하지 않아도 그 손끝에 샤일록의 애정이 넘쳐나는 것을 알았다. 무르는 거기에 한 송이의 꽃을 꽂았다.
무르: 안녕, 시프! 좋은 여행을!
미스라: 의외로 빠른 이별이었네요. ……아아, 맞다.
무언가를 떠올린 듯 미스라는 시프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입을 손가락으로 편다.
시프: 꺄꺄!
미스라: 하하, 웃고 있어. 역시 저는 육아에 재능이 있는 것 같네요.
오즈와 아서는 모두가 시프에게 작별을 고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어느새 달이 하늘에 떠있었다. 그 아래에서, 붉은 눈동자가 살며시 푸른 눈동자를 비춘다.
오즈: 아서. 앞으로 일어날 일은 알고 있나?
아서: 네. 각오는 되어있습니다. 물론, 힘들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지만……. 하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이 아이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태어난 것을 축복하면서 배웅하고 싶습니다. 오웬도…… 이 아이가 가는 곳을 알려줘서 고마워.
오웬: 뭐야, 재미없게.
오웬의 말에 웃으며 아서는 오즈를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아서: 후회가 없도록, 제대로 작별하고 싶습니다.
아서의 푸른 눈동자는 어디까지나 맑았다. 슬픔을 안고 있으면서도, 맑은 하늘처럼 흔들리지 않는 빛이 있다.
오즈: 후회 없는, 작별…….
반대로 오즈의 붉은 눈동자는 살짝 흔들렸다. 날카롭고 설명한 붉은색에는, 희망과 거절을 섞은 듯한 빛과 그림자가 가려져있다. 아서가 시프를 끌어안고 이별과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을 보고도, 오즈는 움직이지 않았다.
오즈도 뭔가 시프에게 전할 것이 있다면…….
오즈: 그렇다면, 하나…….
오즈의 발이 시프에게로 향한다. 옆에 다가가서 잠시 내려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즈: 시프. 아서가 신세를 졌군.
순간, 시프의 몸이 강하게 빛났다. 점점 빛이 늘어나는 몸. 정신을 쳐라보니 그 윤곽을 겨우 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달이 떠있는 하늘로 시프는 높이 날아갔다. 일진석으로 급등했다고 생각하면 이번에는 그대로 바로 아래로 급강하한다. 몇 번이나 그렇게 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다.
혹시, 이건…….
아서: 내가 시프에게 해준 놀이……?
시프는 돌아오자 자신의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다시 묶었다. 정중하고 상냥한 손놀림으로. 그 후에는, 입가에 손가락을 넣고 화악 웃는다.
미틸: 아하하. 아까의 미스라 씨다.
머리를 헝클거나 그림책을 읽어주는 듯한 몸짓, 높은 움직임. 모두 낯익은 광경이다.
샤일록: 아무래도 저희가 해준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군요.
그 모습은, 마치 쏟아준 애정을 회상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윽고 움직임을 멈춘 시프는 주변에 있는 우리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브래들리: 오오. 누구를 부모로 할지 정하고 있네.
오웬: 그대로 계속 고민하다가 아무도 선택하지 않고 죽는다든가.
무르: 자, 시프. 너는 누구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했어?
훌쩍 날아간 곳은 아서의 옆이었다.
아서: ……!
오즈: …….
그러자 시프는 빙글빙글 아서의 주위를 즐겁게 날아다닌다.
미스라 / 오웬 / 브래들리: …….
샤일록 / 미틸 / 무르: …….
오즈 / 아키라: …….
문득, 시프가 움직임을 멈추고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다.
미틸 / 아키라: 에…….
한층 속도를 올린 시프가 향한 곳은 하나.
오즈: …….
이 한순간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오즈의 품이었다.
오즈: …….
미스라 / 오웬 / 브래들리: …….
시프: 꺄하하……!
이 사람이 부모라는 듯이 시프가 웃는다. 작은 팔은 오즈를 꽉 끌어안고 있었다.
미스라: 하?
브래들리: 왜 오즈?
오웬: 제정신이야? 뭔가 실수가 아니라?
반발보다 놀라움이 이겼는지 북쪽의 마법사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샤일록은 어딘가 유쾌해 보였다.
샤일록: 이런, 이거 유감이군요. 하지만 요 며칠 동안 매우 즐거웠습니다. 작고 어린 존재는 덧없고 소중한 것. 그리고, 때로는 사람의 본질을 꿰뚫어보죠.
오즈는 스스로도 놀라고 있는 것 같았다. 기가 막힌 듯한 얼굴로, 팔 안에 있는 요정을 보고 있다.
오즈: 어째서…….
그런 오즈의 옆에 있던 아서가 오즈를 올려다본다. 맑은 하늘을 닮은 눈동자가 아침 노을을 연상시키는 눈동자를 비추고,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푸른 하늘에 떠있는 백일보다도, 새벽 하늘을 비추는 아침 햇살보다도…… 눈부신 과거를 들여다보듯이.
아서: 제가 이 아이에게 준 애정은 오즈 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니까요. 시프에게도 그것이 전해졌을지도 모릅니다.
오즈: ……윽 …….
정신이 어지러울 정도의 시간을 살아온 세계 최강의 마법사. 그런 그가 할 말을 잃었다. 단 한 명의, 17세의 청년에 의해.
아서: …….
오즈: …….
아서의 미소에 재촉을 받듯 오즈는 다시 팔 안의 시프에게 시선을 떨어뜨린다. 약간. 하지만 확실히, 그 눈동자를 흔들면서.
아서: 자, 오즈 님. 소원을.
오즈: …….
오즈: 나는…….
10화
당황하면서도 오즈는 말을 엮었다. 밤의 고요함에 녹아드는 듯한, 깊고 차분한 목소리로.

오즈: 부모가 주는 것이 대가없는 사랑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너는 확실하게 사랑받았다.
오즈: 소원을 이루는 힘을 위해서가 아니라, 너 자신을 사랑스럽게 생각하는 자들에 의해. 만약,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다시 사랑받을 수 있기를. 그것이 나의 소원이다.
(오즈…….)
오즈의 소원은 축복으로 가득차있었다. 대가를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행복을 바라는.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소원에 응하듯 시프의 빛이 더 강해졌다. 아까와는 또 다른, 주변 일대를 강하게 비추는 빛. 너무 눈부셔서 눈을 감았더니 시프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는 주변은 조용한 밤이 펼쳐져 오즈의 손에는 두 개의 보석이 남아있었다.
오즈: 이건…….
아서: ……아름다운 보석이네요. 루비와 사파이어일까요.
붉은 보석과 푸른 보석…….
낯이 익은 색이었다. 선명한 아침 노을 같은 붉은색과,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같은 푸른색.
저기……. 혹시, 이 색은…….
오웬: 두 사람의 눈의 색 아니야?
아서: 나와 오즈 님의?
샤일록: 네. 색뿐만이 아니라, 내면에서 넘치는 듯한 힘찬 광채도 두 분과 똑같군요.
브래들리: 헤에. 저 요정도 멋진 선물을 하잖아.
미스라: 그런가요? 같은 돌이라면 마나석이 더 기쁜데.
미틸: 하지만 오즈 님의 소원은 다시 태어나도 시프가 사랑받는 것이었죠. 그런데 어째서 이 보석을…….
샤일록: 그건 분명, 이 보석 자체가 시프의 환생이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무르: 응! 시프는 자신의 목숨을 써서 이 보석을 오즈에게 선물했어. 죽음이라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을 향한 사랑의 눈빛과 같은 색의 돌이 되었지. 앞으로도 두 사람의 곁에 있기 위해서 말이야!
자신을 사랑해준 사람의 곁에. 달빛을 받고 반짝반짝 빛나는 붉은색과 푸른색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만약 앞으로 언젠가 오즈와 아서가 헤어지는 일이 있다고 해도……. 분명 두 사람은 이 보석을 볼 때마다 떠올릴 것이다. 자신을 향한 사랑의 눈빛을.
오즈: 아서. 이 돌은 너에게.
오즈가 내민 것은 붉은 보석이었다.
아서: ……에 …….
아서는 멍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내며진 붉은색과 오즈의 수중에 있는 푸른색을 비교했다.
아서: ……오즈 님의 눈의 색의 보석을, 저에게 주시는 건가요……?
오즈: 나의……? ……아아, 그런가. 그래서 너에게 주고 싶다고 생각한 것이었나.
아서: ……오즈 님……. 감사, 합니다…….
마치 마음을 받은 것처럼. 아서는 그것을 소중하게, 상냥하고 정성스럽게, 양손으로 감쌌다. 가슴 앞에서 움켜쥐는 모습은 기도를 드리는 모습과 많이 비슷했다.
아서: 오즈 님. 저는 시프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다시는 그 아이를 만날 수 없어도……. 많은 애정을 쏟을 수 있었던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즈: ……그런가.
오즈는 손바닥에 남은 푸른 반짝임을 바라보았다. 밤의 바람이 그의 뺨을 어루어만지고, 긴 머리를 흔든다.
오즈: 너는 앞으로도 만남과 이별을 몇 번이나 반복하겠지. 그 중에는 이번처럼 정을 쏟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나타날지도 모른다.
아서: 제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저의 모든 것을 걸고 마주할 것입니다. 언젠가 헤어질 때가 온다고 해도……. 그렇지 않으면, 저 자신이 분명 후회할 테니까요.
아서의 미소는 온화하지만 반응이 있었다. 그리고 강한 눈빛으로 오즈를 바라본다.
오즈: ……상실의 고통이 견디기 힘든 것이 되어도 말인가.
아서: 상관없습니다. 그런 인물은 일생 중에 그렇게 많지는 않겠지만……. 그 중의 한 명을, 저는 이미 만났으니까요. 저는 행복합니다, 오즈 님. 그러니까 괜찮습니다.
그 안에 있는 푸른 빛을 모두 지키듯, 오즈의 주먹을 아서의 손바닥이 감싼다.
아서: 오즈 님, 저는 더 강해지겠습니다. 기쁨뿐만이 아니라 고통도 당신과 나눌 수 있도록. 그러니까 …… 언젠가라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부디, 저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의지해주세요.
오즈: …….
오즈의 표정은 달의 그림자처럼 조용하고, 상냥하도, 어둡고, 복잡했다. 달의 그림자. 그것은 달빛이며, 달빛으로 만들어진 그림자이기도 하다.
오즈: ……아서…….
대답하는 대신 큰 손바닥이 은발을 쓰다듬었다. 아서는 눈썹을 내리고 은은하게 웃었다. 그것만으로도 지금은 충분하다는 듯이.
오웬: 잔인한 마왕을 끝까지 믿다니, 불쌍한 왕자님. 저기, 아서. 그 돌이 필요없게 되면 언제든지 말해. 내가 산산조각 내줄게. 오즈의 눈알을 깨뜨린 것 같아서 분명 개운할거야.
브래들리: 아깝네. 이 정도 양질의 돌이다. 부수는 것보다는 팔아버리는게 나아.
아서: 부수지도 팔지도 않아. 이건 나의 보물이니까. 그렇지, 오즈 님. 이 돌을 모아서 어떤 장신구로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대로여도 멋지지만, 몸에 차고 다닐 수 있도록 가공해보거나.
오즈: 그렇군.
무르: 그러면 커팅은 나에게 맡겨! 반짝반짝하게 해줄게!
샤일록: 장식은 클로에에게 부탁하는 건 어떨까요? 분명 두 사람의 추억에 어울리는 멋진 것으로 해주겠죠. 그리고 그것을 몸에 장식하고 제 바에 와주세요. 귀여운 장난꾸러기를 위해 특별한 한 잔을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미스라: 하아……. 시간 때울 것도 사라졌고, 앞으로 어떻게 할까.
미틸: 시간 때우기라니…….그렇게 다정하게 대해줬는데, 더 그럴 듯한 말투라든가 있잖아요.
미스라: 시간 때우기는 시간 때우기예요. 밤에는 모두 자고 있으니까, 그거에 신경쓰는게 딱 좋았거든요.
미틸: 미스라 씨, 요즘 계속 시프와 놀고 있었잖아요. 그러면…… 이번에는 저희가 어울릴게요.
미스라: 당신들이?
미틸: 네! 요즘 1층이 너무 조용해서, 형님과 리케와 조금 외롭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미스라: 하지만 당신들, 중간에 자잖아요.
미스라: ……뭐, 알겠어요. 이번에는 제가 어울려 드릴게요.
하늘을 올려다보니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보석이 빛나는 것처럼. 그 중심에는 큰 달이 있다. 1년에 한 번 습격해서 이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거대한 재앙' 이. 이별은 우리에게도 먼 것이 아니다.
(저 달을 쓰러뜨리기 위해 우리는 모여있어. 만약, 그 날이 온다면…….)
오즈: …….
샤일록: 그러면 슬슬 마법관으로 돌아갈까요.
오즈: 그렇군. ……현자.
오즈는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오즈: 네가 있다면, 밤을 넘을 수 있다.
강한 목소리는 이 자리에 있는 마법사들에게 말하는 듯한 울림이었다. 그의 등 뒤에 떠있는 파랗게 빛나는 큰 달도. 당신이 있으면 괜찮아. 내가 있으면 괜찮다. 확실한 신뢰를 받고, 나는 손을 얹었다.
네!
각각 작은 소원은 있지만 우리의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다가올 때를 위해 모인 우리는, 그것에 도전하고, 그리고 헤어질 것이다. 그리고 바라건대…….
그 이별이 밝고, 상냥하고, 따뜻한 것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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