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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5 이벤트 스토리

[촛불의 빛에 흔들리는 추억의 오블리가토] 6화~10화

6화

 

브래들리: 뭐야. 그게 끝이냐?

 

약해진 나를 쳐다보면서 브래들리가 웃고 있다. 그것은 여전히 나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것 같았다.

 

……질문을 바꾸게 해주세요. 만약 당신이, 저와 같은 입장의 현자라고 한다면. 무언가를 안고 있는 동료가 있다면 뭐라고 말할 건가요?

 

브래들리: ……헤에.

 

도망치지 않고 붉은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면 브래들리가 갑자기 입가를 풀었다. 그리고 근처의 바위에 걸터앉았다. 조금 낮아진 시선이 내 시선과 같은 높이로 잡혔다.

 

브래들리: 내가 현자라면, 인가. 재미있는 말을 하네. 그 질문에 대답한다면……. 상대에 따라 다르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

 

쫓아내는 것처럼 들렸지만 그의 대답은 나의 다른 질문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귀중한 삶의 선배의 조언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나는 서둘러 현자의 서와 펜을 꺼냈다.

 

으음, 상대에 따라서란? 무슨 뜻인가요?

 

브래들리: 하하. 네 녀석까지 기자가 되는 건가.

 

아니, 그, 뭐라고 할까……. 브래들리는 언제나 저에게 소중한 것을 가르쳐 주니까요. 제대로 잊지 않고 적어두고 싶어요.

 

브래들리: 흐응. 나쁘지 않은 말이다.

 

브래들리는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무릎에 얹고 있던 팔을 교차시켰다.

 

브래들리: 현자, 다시 한 번 말하지. 무언가를 혼자 안고 있는 녀석을 취급하는 방법은 상대에 따라 달라. 예를 들어 무거운 짐을 들고 무언가를 증명하고 싶다고, 본인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네 녀석의 '긍지' 를 보여주고 있다면 내버려둬. 상대방이 옆에서 멋대로 '무겁지?' 라고 손을 내미는 것은 세련되지 못해. 그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무력함을 상대 자신에게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이지.

 

그렇게 말한다면, 확실히……. 하, 하지만……. 만약 그 짐이 무거워서 괴로운 것이라고 한다면……. 주위를 의지할 수 없는 만큼 성실하고 상냥한 사람이라면, 저는 돕고 싶어요.

 

브래들리: 돕고 싶어, 인가. 상대방에게 물어보지도 않았는데도?

 

!

 

브래들리: 네 녀석이 상냥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주위를 의지할 수 없는 만큼의, 상냥하고 진지한 녀석이라고 평가하는 것 자체를 모욕으로 느끼는 사람도 있지. 네 녀석은 싫은 거잖아. 눈앞에서 괴로워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녀석을 내버려두는 자신을.

 

……네 ……. 뭐랄까. 저, 다시 한 번 불필요한 짓을 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제멋대로, 였죠…….

 

브래들리: 그렇네. 하지만 그것이 본심이라면, 당당하게 입으로 내뱉어. 상대에게는 상대의 사정이 있고 너에게는 너의 사정이 있어. 그 떨어진 부분을 어떻게 붙이는가……. 뭐, 제일 빠른 방법으로 술을 따라주는 것도 좋지.

 

에? 수, 술? 술을 마시라는 건가요……?

 

브래들리: 맞아.

 

으음, 죄송해요. 의미를 잘 모르겠어요. 그건 대체…….

 

브래들리: 유감이네. 공짜로 가르쳐주는 건 여기까지다.

 

에에, 그런……!

 

브래들리: 다음은 네 녀석의 머리로 생각해봐. 그걸 못할 정도의 바보는 아니잖아?

 

브래들리는 자리 잡고 있던 바위에서 뛰어내리더니 나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나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너라면 분명 알 거다' 라고.

 

가, 감사합니다! 저, 생각해 볼게요……!

 

마을 방면으로 돌아가는 브래들리의 등을 향해 나는 외쳤다.

 

(모처럼 브래들리가 어드바이스를 줬어. 그러니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몇 시간 후. 태양이 수평선에 가라앉을 무렵, 우리는 다시 광장으로 모였다. 오웬의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이를 포함해 전원이 모였기 때문에 우리는 조사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었다. 그 흐름에서 파우스트는 입으로 말했다. '이변의 원인을 알았다' 고.

 

파우스트: 우선, 모두에게 전제를 전해두지. 이 땅의 물은 본래 음용수에 적합하지 않아.

 

에!?

 

무르: 나, 아까 한입 마셨어. 나도 빛나게 되는 거야?

 

미틸: 무르 씨, 마신 건가요!?

 

루키노: 조사 전에 파우스트 씨가 마시지 말라고 했었죠……?

 

무르: 마시고 싶다면 마시라고 했어!

 

파우스트: 한입 마신 정도라면 해는 없어. 하지만 몇 달 동안 인간이 계속 섭취했다면 이야기는 다르지. ……침착하게 듣도록. 몸이 빛나는 것은 어디까지나 초기 증상이다. 그러나 이 물을 계속 마시면 마지막으로는 죽게 될 거야.

 

카인 / 미틸 / 히스클리프: !

 

루키노 / 아키라: 그, 그런 ……!

 

촌장: 무, 무슨 뜻인가요. 저희는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이 개울의 물로 생활해 왔습니다. 얼마 전까지 몸이 빛나기 지작하기 전까지도요. 그, 그런데 ……!

 

파우스트: 네가 말하는 '얼마 전' 이란 '햇빛이 강한 날이 며칠도 계속되기 전' 과 아마 같은 것이겠지. 그날의 빛이야말로 이변의 원인이다. 시내의 수원인 '샘의 주인' 이 힘을 다해버렸어.

 

레녹스: 샘의 주인, 말인가요……?

 

브래들리: 거기에 무슨 요정이라도 살고 있는 건가?

 

파우스트: 아니, 내가 '샘의 주인' 이라고 부른 것은 '촛불화' 라는 꽃이다. 이 마을의 산 안쪽의 샘 주위에 피어있는 꽃이지. 촛불화에는 물에 포함된 독소를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지만 모습을 보러 가봤더니…… 대부분 시들어 있었다. 아마도 햇볕이 계속 강했기 때문이겠지. 촛불화는 일정 이상의 더위에 약해서 필요한 수분을 유지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파우스트는 거기서 한숨 돌리더니 안경을 밀어 올려 그 보라색 눈동자를 숨기면서 촌장 씨를 쳐다봤다.

 

파우스트: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수백 년 전 전화로 촛불화가 불태워졌을 때도 이번과 같은 이변이 일어났겠지. 그리고 너희가 숭배하고 있는 성스러운 파우스트라는 녀석이 그 이변을 진전시켰다. 그리고 수백 년 후, 너희들은 그 전설만 들은 채 구원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낡은 전설 따위보다 소중히 해야 할 것은, 좀 더 다른 것이었어.

 

촌장: …….

 

무거운 침묵이 흐른다. 그 침묵 속에서 옷이 스치는 들렸다. 그 소리는 히스클리프였다. 그에게 시선을 돌리면 무섭지만 늠름하고 품위있는 손으로 오른손을 들고 있었다.

 

히스클리프: 파우스트 선생님.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것을 바탕으로 정리하자면……. 시들고 있는 촛불화를 어떤 수단으로 원래대로 되돌릴 수 있다면, 이변은 해결된다……. 라는 것일까요.

 

파우스트: ……아아, 맞아. 본래 우리가 사용하는 신기한 힘은 잃어버린 생명을 되살릴 수 없어. 하지만 샘 옆의 촛불화는 간신히 수분을 유지하고 있다. 아마 살릴 수 있을 거야. 우리들이 의식을 진행하고 꽃을 살려 샘의 물을 정화한다면…… 몸에 더 이상 독소가 축적되지 않아. 몸이 빛나는 것도 자연스럽게 사라지겠지.

 

촌장: 아아, 이 무슨! 감사합니다! 마법사님! 이 마을을 구해주시는군요!

 

광장이 함성으로 울려퍼졌다. 나도 가슴을 쓸어내리고 근처에 있던 사쿠 쨩을 끌어안았다. 그때…… 갑자기 공기가 흔들렸다. 서서히 윤곽을 따라 나타난 것은 희미하게 웃는 오웬이었다.

 

오웬: 저기, 지금 '우리' 라고 말했어?

 

파우스트: 뭐야, 오웬. 갑자기 나타나서 불평이라도 말할 셈인가?

 

오웬: 아하하, 말하는게 너무하잖아. 나는 그저 순수한 의문을 안았어. 거기의 히스클리프처럼.

 

오웬: 파우스트 선생님, 알려줘. 저주꾼치고는 인간들에게 너무 친절하지 않아? 꽃도 살아나게 해. 물도 정화해주게?

 

오웬은 즐겁게 말하면서 붉은색과 금색의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그것은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앞에 두고 기분이 좋은 아이 같았다.


7화

 

오웬: 어떻게 된 거야? 파우스트. 저주꾼인 너라면 나와 같은 동료라고 생각했는데. 인간의 곤란한 얼굴을 사랑하고, 괴로워하는 목소리는 참을 수 없잖아. 그런 우리들게에 꿀 같은 시간을 너는 벌써 끝내려고 하는 거야? 어째서? 자신과 같은 이름의 '성스러운 파우스트 님' 이라는 마법사에게 영감이라도 받았어?

 

파우스트: …….

 

파우스트는 반론하지 않고 단지 조용히 오웬을 바라보고 있다.

 

오웬: 아니면 이것도 마법사의 집인지 뭔지하는 것의 연장선? 그 중앙의 왕자님이 말한 마법사가 인간에게 아첨을 떠는 작전에 올라간 거야? '나도 사람을 돕는 좋은 마법사가 되고 싶어' 라고 생각했어? 지금까지 틀어박혀 인간을 저주해온 나쁜 마법사 주제에.

 

파우스트: …….

 

오웬: 혹은, 네가 정말로 성스러운 파우스트 님이거나.

 

히스클리프 / 레녹스: …….

 

브래들리: …….

 

무르: 와우. 논쟁이 뜨겁네! 파우스트 선생님, 너의 대답은?

 

파우스트: 그건…….

 

카인: 열심히 이야기하던 도중 미안하지만 조금 주제에 벗어나지 않았어? 우리는 이변의 조사와 해결을 위해 이 마을에 온 거야.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파우스트는 합리적인 제안을 해줬어. 그것 뿐이잖아.

 

미틸: 맞아요! 저도 카인 씨에게 동의해요. 저주꾼의 일이 어떤 것인지, 저는 잘 모르지만……. 파우스트 씨는 저와 마법관의 모두가 곤란할때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이번 제안도 그것과 같은 거잖아요?

 

오웬: 흐응. 잘됐네, 파우스트. 순진하고 순진한 아이들이 아군으로 나와줘서. 친구가 많구나.

 

파우스트: …….

 

파우스트는 몇 초간 침묵하면서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파우스트: 오웬, 나에 대해서는 멋대로 말해도 돼. 의식도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참여할 필요는 없어. 그 밖에 참가해줄 사람은 준비를 도와줘. 의식의 재료를 모아서 내일 밤에 결행한다. 이 이야기는 이상이다.

 

브래들리 / 히스클리프: …….

 

 

 

 

 

 

 

그날 밤, 별빛 아래 나는 파우스트를 찾아 혼자 밤길을 걷고 있었다.

 

(……아, 찾았다!)

 

파우스트: …….

 

민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파우스트는 혼자 모닥불을 바라보고 있었다. 붉게 불타는 불꽃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면서 파우스트의 얼굴을 부드럽게 비춘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 안쪽에는 불꽃의 불빛조차 들어가지 않는…… 조용한 어둠이 퍼지고 있는 것 같았다.

 

(어떡하지……. 지금 말을 걸어도 괜찮을까.)

 

고민한 채 아무것도 못하고 있으면 뒤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 발소리는 들어본 적이 있다. 돌아거는 것보다 먼저 파우스트가 모닥불에서 얼굴을 든다.

 

파우스트: 현자. ……거기에 브래들리.

 

브래들리: 혼자 술인가, 저주꾼. 그 술은 뭐야? 마을 녀석들에게 뺏은 건가?

 

파우스트: 그럴 리가 없잖아. 내가 받은 거야. 마을의 이변을 밝혀준 답례다.

 

브래들리: 헤에. 그러면 한 잔 줘봐.

 

브래들리가 파우스트의 오른쪽 옆에 자리잡았다. 파우스트는 관념하듯이 작게 탄식하면서 내쪽을 쳐다봤다. 그리고 곧 그의 왼쪽 옆의 빈 공간에 시선이 돌아간다.

 

(이건, 나도 앉아도 된다는 건가……?)

 

시, 실례할게요!

 

내가 파우스트의 옆에 앉은 것을 확인한 브래들리가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나타난 것은 두 개의 유리잔이었다. 파우스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나의 잔에 술을 따르면서 속삭이도록 주문을 외운다.

 

파우스트: '사티르크나도 무르크리도'

 

파우스트: 현자에게는 약초차를.

 

와아, 감사합니다. 잘 마실게요!

 

브래들리: 어이, 저주꾼. 아까는 오웬에게 여러 말을 들었네.

 

푸웁……!

 

브래들리: 아? 더럽잖아. 무슨 일이야, 현자.

 

죄송해요! 너무 직구라고 생각해서…….

 

브래들리: 하하. 내가 이 녀석을 삼가할 이유가 뭐가 있어. 그렇지.

 

파우스트: 뭐.

 

브래들리: 그러니 평소의 네 녀석이라면 그 녀석을 더 잘 다뤘을텐데? 무슨 일이야. 오웬이 말한 거에 찔리기라도 했나.

 

파우스트: …….

 

브래들리: 하하. 뭐, 대답하지 않겠지. 서로 오래 살아왔으니까. 타인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건 얼마든지 있어. 그러니까 그럴 때는 술이다.

 

파우스트: 어이. 마치 자신이 준비한 것처럼 따르지 마.

 

브래들리: 냉정하네. 이 브래들리 님이 따라주고 있는 거다. 고맙게 받으라고.

 

브래들리는 희미하게 웃으면서 비워져있던 파우스트의 잔에 술을 쏟았다. 투명한 유리잔이 순식간에 호박색 액체로 채워진다.

 

브래들리: 하지만 너무 마시지 마. 너, 내일은 예정이 있잖아?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야지. 의식에 필요한 재료를 모은다고 했나.

 

파우스트: 의외군. 저녁 식사 후 나의 설명을 듣고 있었나.

 

브래들리: 하, 그럴 리가 없잖아. 남쪽의 작은 거와 조금 마주쳤더니 '과음해서 늦게 일어나지 말아주세요' 라는 말을 들었다고. 정말이지, 그 꼬마. 이 브래들리 님을 어딘가 어설픈 남쪽의 의사 녀석으로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냐.

 

파우스트: ……하하, 그럴지도.

 

브래들리: 그래서 저주꾼 녀석. 늦잠 자버려서 남쪽의 작은 놈에게 한심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고.

 

파우스트: 농담이지. 그런 무책임한 짓은 하지 않아.

 

브래들리: 무책임 말이지. 뭐, 네가 늦잠을 자더라도 내일은 내가 깨워줄게.

 

파우스트: 네가? 그건 신용할 수 없군.

 

브래들리: 그래? 내 기분에 따라 다를지도 모르지. 가끔은 내기에 거는 것도 나쁘지 않아. 평소 하지 않는 선택이라는 거잖아.

 

파우스트: ……어떠려나.

 

(뭐랄까……. 조금씩이지만 아까보다 파우스트의 분위기가 부드러워진 것 같아. ……분명, 브래들리가 만든 공기감 덕분이야.)

 

두 사람의 대화와 약초차의 향기에 기분을 느끼면서 나는 모닥불에 눈을 돌렸다. 그 순간, 불 속에 박혀 있던 장작이 연주하는 듯한 소리를 울렸다. 모닥불의 불꽃이 잔물결처럼 흔들리고 파우스트의 얼굴을 비추었다. 문득 파우스트가 술병에 손을 뻗는다. 그걸 본 브래들리가 나의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마치 '지금이다' 라고 말하듯이. 나는 눈앞의 술병을 손에 들고 파우스트의 잔에 술을 부었다.

 

파우스트: ……이 정도는 괜찮은데.

 

아뇨, 이 정도는 제가 하게 해주세요.

 

파우스트: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지.

 

파우스트는 조용히 말하더니 긴 속눈썹을 천천히 덮었다.

 

 

 

 

 

 

 

 

파우스트는 웃으면서 잔을 기울였다. 무거운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 텐데, 춤처럼 경쾌한 대화가 연주해 간다. 파우스트의 조용한 눈동자에 다양한 빛이 떠오르더니 사라져간다. 그리움, 분노, 애절함, 사랑, 회개. 달밤의 모닥불처럼 마음이 흔들린다. 와인의 향기가 감돌고 방의 그림자가 춤추는 사람의 그림자로 보인다. 어깨를 맞대는 듯한, 기분 좋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

 

이 그림, 어떻게 할 건가요?

 

파우스트: 당분간은 술 안주로 삼아야지. 국보를 안주로 삼는 건 기분이 좋아. 흥…… 꼴 좋다.

 

나는 보고 싶었다. 멋진 음악이 나와 진심으로 믿었던 사람들과 모닥불의 불꽃을 바라볼 수 있는 밤이 올 때를……. 약간 취한 파우스트가 일어나 잔을 누군가에게 맡기고 춤을 추는 것을. 그걸 보고 웃으며 손장단을 치는 나의 모습을. 언젠가, 초승달 아래에서.

 

 

 

 

 

 

 

 

눈치채고 보니 브래들리는 사라지고 없었다.


8화

 

아까 그가 앉아있던 자리에는 비워진 잔 하나만이 남아있었다. 왠지 그것은 '이 다음은 알고 있겠지'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잔을 기울이는 파우스트를 바라보며 한때 그의 방에서 보낸 시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도 파우스트는 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자신이 그려진 그림을 쳐다보면서.

 

그것을 그린 친구와 방문한 이 장소는, 파우스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평소처럼 보이는 그는 지금 자신의 마음에 무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내가 단순히 착각하는 것일까. 마음은 눈으로 볼 수 없다. 그러니까 모르겠다. 그러니까 알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이기심이다. 그러니까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거운 짐을 멋대로 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파우스트, 저……. 언제든지 술을 따를 거니까요.

 

당신의 옆에 있을게요. 기도에 가까운 마음을 담았다. 부디 전해지길 바라며.

 

파우스트: ……과음해버릴지도 몰라.

 

에……?

 

파우스트: 아냐. 고마워.

 

파우스트가 갑자기 감사의 마음을 입에 담았다. 조금 호를 그린 입술이 나에게 미소지었다.

 

파우스트: 혼자 마시는 씁쓸한 술보다 더 맛있어졌어. 네 덕분이야.

 

……!

 

파우스트: 그리고 브래들리도. ……려나.

 

내가 따라준 술을 마시면서 파우스트는 웃었다. 그 표정을 본 순간, 내 마음이 차분히 따뜻해진다. 마치 희미한 방에 은은한 불빛이 켜지듯이.

 

(파우스트의 마음에 있는 것이 긍지인지, 다른 것인지……. 지금의 나는 모르겠지만…….)

 

그는 제대로 알고 있다. 그는 지금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나, 브래들리, 그 외에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 게다가 파우스트가 과거의 자신처럼 이 마을을 구한다는 선택을 한다면…… 그것은 파우스트 본인의 선택이다. 만약 그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사실은 그 선택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분명 곁에 있는 우리에게 말해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빋고 싶다.

 

 

 

 

 

 

 

알렉: 줄을 나무에 묶어서……. 좋아, 됐다!

 

알렉: 봐, 파우스트! 그네가 생겼어. 좋지 않아?

 

파우스트: 아아. 어른 2명 정도는 탈 수 있겠어.

 

알렉: 승차감을 시험해보자. 지금 타볼게.

 

파우스트: 떨어지지나 마. 마법으로 올려줄까.

 

알렉: 너무 걱정하네. 이 정도의 나무에서 떨어지다니, 그럴 리가 없잖아.

 

알렉: 영차. ……우왓!

 

파우스트: '사티르크나도 무르크리도'

 

파우스트: 역시 떨어질 줄 알았어.

 

알렉: 아하하. 고마워, 파우스트. 너에게 도움을 받기만 하네. 지난 며칠도 맹활약을 했잖아. 파우스트가 이곳의 샘물을 깨끗하게 해준 덕분에 부상당한 동료들의 치료에도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었어.

 

파우스트: 나는 그저 샘물을 맑게 하는 마법을 꾸준히 걸었을 뿐이야. 사실은 더 마법에 대해 배우고, 동료의 상처를 직접 치유하는 것이 제일 좋은데……. 아직 불안정해.

 

알렉: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샘물을 조금씩 깨끗하게 하는 것도 훌륭한 치유잖아. 마법은 마음으로 사용하는 것이지. 우리를 위해서 이 며칠 동안 계속 노력해줘서 고마워.

 

파우스트: ……답례를 들을 정도는 아니야.

 

알렉: 어째서. 아까 마을 사람들에게 감사를 받았을 때도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지. '이것으로 안심하고 샘물의 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마법사님 덕분에 분명 마을도 번창할 것입니다' 라는 말을 들었으면서. 훌륭한 공적인데.

 

파우스트: ……하지만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는 없어. 아직 전화는 계속되고 있고, 그 꽃이 또 언제 시들어 버릴지…….

 

알렉: 그때가 오면, 분명히 또 누군가가 도와줄 거야. 이 마을은 좋은 사람들 뿐이었고. 너 같은 마법사도 있잖아.

 

파우스트: 그렇다면 좋겠지만.

 

알렉: 아니면 네가 다시 올지도 몰라. 마법사는 오래 살잖아?

 

파우스트: 어이. 내일 바로 죽을지도 모르는 동지를 향해 할 만한 대사는 아니잖아. 수백 년 후 내가 살아있을 거라는 보증은 없어. 그래서 또 같은 이변이 일어났을 때는, 다른 마법사가 도와주기를 기도해야지.

 

알렉: ……너는 분명, 이곳으로 다시 오게 될 거야.

 

파우스트: 하? 무슨 근거로?

 

알렉: 근거는 없지만…….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

 

파우스트: ……네가 그렇게 말하면 진짜로 그렇게 될 것 같아서 싫어.

 

알렉: 저기, 파우스트. 그때는 이 그네가 아직 남아있는지 봐줘.

 

파우스트: 어째서 그네 따위를.

 

알렉: 그거야, 네가…….

 

 

 

 

 

 

 

 

파우스트: ……윽.

 

파우스트: 하아, 젠장. 꿈에 나올 정도로 감성적인 마음은 없었는데…….

 

파우스트: (만약을 위해 결계를 쳐서 다행이야. 밖에 펼친 결계의 상태도 보러갈까. 뻔뻔한 녀석이다. '너는 분명 이곳으로 다시 오게 될 거야' 라고? 젠장, 불쾌하게.)

 

파우스트: ……그 녀석이 말한대로가 됐잖아.

 

파우스트: (……신경쓰지 마. 떠올리지 마. 오늘은 의식에 집중해야 해.)

 

 

 

 

 

 

레녹스: …….

 

파우스트: 레녹스? 왜 네가 내 방문 앞에 있어.

 

레녹스: 죄송합니다. 제가 당신의 옆에 있고 싶었어요. 이 거리에 대한 것도, 전설에 대한 것도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파우스트: ……신경 쓰게 해서 미안해. 고마워.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꿈이었거든.

 

레녹스: …….

 

파우스트: ……정말이지, 그런 꿈을 꾸다니 나 자신이 불쾌해. 여기에 발을 들일 때까지 잊고 있었던 장소인데. 그래서 결계는 어떻게 됐지?

 

레녹스: 평소와 같이 완벽했습니다. 저는 필요 없었어요.

 

파우스트: ……아니야. 고마워, 레노. 네가 그렇게 말해줘서 안심할 수 있었어.

 

레녹스: ……아뇨,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파우스트: 그러면, 해야 할 일이 끝나면 이 장소도 잊어버리도록 하지.

 

레녹스: ……아.

 

파우스트: 왜 그래?

 

레녹스: 파우스트 님, 저쪽을 봐주세요.

 

파우스트: ……히스군. 이쪽으로 오고 있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레녹스: 분명 당신에게 할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당신을 걱정하고 있었어요.

 

파우스트: ? 무슨 뜻이야.

 

레녹스: 저희는 당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으니까요.

 

파우스트: …….

 

히스클리프: 조, 좋은 아침이에요. 파우스트 선생님.

 

파우스트: 좋은 아침.

 

레녹스: 그러면 저는 이만.

 

파우스트: …….

 

히스클리프: …….

 

파우스트: 그래서 히스클리프. 이런 아침 일찍부터 무슨 일이야?

 

히스클리프: 실은, 저……. 파우스트 선생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히스클리프: ……그, 파우스트 선생님은 이 장소에……. '성스러운 파우스트 님' 으로서 오신 적이 있나요?

 

파우스트: ……아아, 맞아.

 

히스클리프: ! 그렇다면, 그……. 파우스트 선생님께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조금 그렇지만……. 파우스트 선생님 이외의 마법사로 샘의 의식을 한다는 선택사항도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파우스트: ……뭐라고?

 

히스클리프: 저는 당신의 과거를 전부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에요. '성스러운 파우스트 님' 으로서 본 이 장소, 알렉 님에 대한 것, 모든 것을 나눌 수 없죠. 하지만…… 당신은, 저에게 있어서 '파우스트 선생님' 이니까 당신이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것은 물어보지 않은 채로…… 선생님의 힘이 되고 싶어요. 왜냐하면, 저는 당신의 학생이니까.

 

파우스트: 히스…….

 

히스클리프: 의지해 주세요, 라고 말할 정도로 저는 아직 지식도 힘도 없지만……. 가끔은 의지가 되는, 그런 학생이고 싶어요.

 

파우스트: …….


9화

 

파우스트: (곤란하네…….)

 

파우스트: 미안해, 히스클리프.

 

히스클리프: 어째서…… 선생님이 사과하시는 건가요?

 

파우스트: 먼저 눈치챘어야 했어. 상냥하고 진지한 너라면…… 나의 진실을 알고 나서 나의 심로를 신경 써줄 것이라고. 그것에 주의도 하지 않았다니, 자신의 시야가 좁아지고 있다는 걸 드디어 알았어.

 

히스클리프: 그런……! 제가 멋대로…… 신경썼을 뿐이에요. 자신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제가 싫어요. 선생님은 저의 생명의 은인이고, 존경하는 사람이니까……. 그런 선생님께 괴로운 부분이 있다면 무언가 힘이 되고 싶어. 하지만 괴로운 일도 억지로 물어보거나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이것이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에요.

 

파우스트: 히스…….

 

파우스트: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폭풍의 계곡에서 수백 년 혼자 살아왔는데. 사람의 온도가 너무 가까워졌어. 그립지만 새롭고…… 따뜻해.)

 

히스클리프: ……으음, 파우스트 선생님? 제 제안은…… 어떠신가요?

 

파우스트: 고마워, 히스클리프. 우선 말하게 해줘. 너 같은 학생이 있다는 것을, 나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

 

히스클리프: ! 선생님…….

 

파우스트: 걱정을 끼치게 했구나. 이 장소는 나에게 있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장소야. 그러니까 너의 호의에 말로 돌려줄 수 없어 미안하지만…… 이것만은 전하게 해줘.

 

파우스트: 나도 의식에 참여할게. 너나 모두를 두고 혼자서만 떠난다면…… 이런 자신을 수백 년 동안 저주할 것 같으니까.

 

 

 

 

 

 

 

별이 밝게 빛나는 그 밤. 파우스트의 안내로 나와 루키노, 그리고 오웬 이외의 마법사들은 샘으로 왔다.

 

파우스트: 도착했다.

 

여기가…….

 

파우스트에게 들은 대로 샘 주위의 꽃들은 검게 흔들리고 어둠 밤 속에서 슬프게 흔들리고 있었다.

 

루키노: 파우스트 씨가 말씀하신 대로 샘물의 꽃이 시들고 있네요.

 

무르: 응. 뿌리가 무사한 것이 기적이야.

 

미틸: 저희들의 의식으로 샘물의 꽃이 활기를 되찾으면 좋겠는데…….

 

카인: 모두가 힘을 합치면 분명 괜찮을 거야.

 

레녹스: 오늘 하루에 걸쳐 의식에 필요한 재료도 갖췄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렇죠, 파우스트 님.

 

파우스트: 아아.

 

파우스트는 작게 끄덕이자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시선 앞에 있던 것은 팔짱을 끼면서 나무에 체중을 맡기고 있는 브래들리다.

 

파우스트: 설마 너까지 와줄 줄은.

 

브래들리: 흥, 뭐. 어제의 술값 정도는 일해야지.

 

파우스트: 그런가. 그건 그렇고, 브래들리. 오늘 아침 깨워준다고 한 건 어떻게 된 거지. 아슬아슬하게 늦잠을 잘 뻔했어.

 

브래들리: 거짓말하기는. 호위가 있어서 그만둔 거라고. 그렇지?

 

레녹스: ……? 무슨 이야기인가요?

 

파우스트: 이쪽의 이야기다.

 

파우스트: 미안해. 시간을 잡아버렸네. 그러면 이제 시작하지. ……너희들의 힘을 빌려줘.

 

히스클리프 / 레녹스: 네.

 

카인: 알았어!

 

미틸: 물론이에요!

 

무르: 알겠어!

 

브래들리: 어쩔 수 없네.

 

오웬: 좋아.

 

에, 오웬!?

 

파우스트: 뭐야, 온 건가.

 

오웬: 응. 그야, 눈으로 직접 봐야지. 전설과 같은 이름의 마법사가 마을의 위기를 또 구하는 이야기를. 오늘부터 또 수백 년 후, 인간들은 어떻게 전할까? 기대되네, 파우스트.

 

파우스트: 흥. 멋대로 말하겠지. ……편을 나누자. 모두, 위치에 대기해줘.

 

마법사들은 서로 샘을 빙빙 둘러싸더니 각각의 들판에 선다.

 

카인: '그라디아스 프로세라'

 

레녹스: '포세타오 메유바'

 

처음으로 카인과 레녹스가 주문을 외웠다. 그 순간, 샘 주위를 감싸듯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상처 입은 꽃들은 큰 손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진 것처럼 잎과 줄기를 흔든다.

 

무르: 미틸, 다음은 우리 차례야!

 

미틸: 네!

 

무르: '에아뉴 랑블'

 

미틸: '오르토니크 세아르시스피르쳬'

 

미틸과 무르가 주문을 주창하면서 흔들리는 꽃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들의 손바닥에서 파우스트가 준비한 정화용 흰 가루가 날아간다.

 

오웬: '쿠아레 모리토'

 

그것을 씹는 것처럼 강한 바람이 불었다. 공중을 부드럽게 감돌고 있던 가루들이 별빛을 감싸듯이 빛나면서 샘을 향해 쏟아져간다. 정화의 순서도 모를 텐데, 그도 뛰어난 마법사 중 한 명이라고 생각되는 완벽한 손길이었다.

 

와아……!

 

루키노: 마치 눈 같아요……!

 

샘 옆에서 의식을 지켜보던 나와 루키노가 무심코 감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브래들리: 네 녀석들. 이 몸이 더 화려한 것을 보여줄게.

 

브래들리: 제대로 그 눈에 새기고 있으라고. 

 

브래들리: '아도노포텐슴'

 

브래들리의 손에 붉은 빛이 모여진다. 거기에서 나온 것은 그의 장총이다. 브래들리는 스코프 너머로 웃으면서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에서 날카로운 섬광이 쏟아진 후, 기세 좋게 물기둥이 뿜어진다. 물기둥은 샘물처럼 부풀어 오르면서 꽃들 주위의 바람에 얽혀 큰 토네이도가 되었다.

 

히스클리프: '레프세바이브러프 스노스'

 

토네이도 안에서 히스클리프의 속삭임이 확실하게 들렸다. 순간…… 토네이도 안쪽에서 섬광이 뿜어져 나온다.

 

조금 전까지 공중을 날고 있던 물기둥이 지금은 작은 방울이 되어 쏟아졌다. 그것은 마치 생명을 치유하는 은혜의 비 같았다.

 

쏟아지는 물방울은 검게 변색한 샘의 꽃들을 적셨다. 그 순간, 쓰러져 있돈 꽃들의 줄기가 천천히 하늘을 향해 뻗기 시작한다.

 

샘의 꽃이……!

 

루키노: 이것이 현자의 마법사의 힘……. 굉장해요……!

 

파우스트: 마무리다. '사티르크나도 무르크리도'

 

샘의 꽃을 바라보고 있던 파우스트가 기도하듯이 주문을 외웠다. 그가 손에 든 마도구의 거울이 빛나더니 그에 호응하듯이 샘의 꽃들도 빛나기 시작한다. 어둠을 비추는 등불처럼, 희미하지만 확실하게 가야 할 길을 비추는 빛.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은 꽃들은 밤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바람에 흔들린 꽃들 중 하나가 공중을 날아 파우스트의 뺨을 만졌다. 그것은 마치, 오래된 친구가 말을 거는 것 같은 거리감이었다.

 

파우스트: …….

 

파우스트는 그 꽃잎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묵묵히 응시하고 있었다.

 

파우스트: ……끝이다.

 

여러분, 수고하셨어요!

 

루키노: 저, 이런 의식은 처음 봤지만…… 굉장히 아름답고 감동했어요!

 

오웬: 뭐야. 벌써 끝이야? 별거 없는 의식이었네.

 

카인: 무슨 소리야. 이 의식으로 수십 명이 구원받을 거라고.

 

미틸: 밤이 되면 의식이 무사히 끝난 것을 촌장 씨에게 보고해야죠.

 

루키노: 네. 마법사 분들의 활약을 분명 기뻐해 줄 거예요!

 

레녹스: 마을 사람들의 몸도 이것으로 서서히 원래대로 돌아가겠지.

 

무르: 빛나는 것은 재밌지만, 계속 진행된다면 질려버려!

 

(……응?)

 

모두 함께 마을로 돌아가는 길을 걸어나간다. 그 뒤에서…….

 

파우스트: …….

 

파우스트만이 혼자 샘 근처의 나무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10화

 

알렉: 그때는 이 그네가 아직 남아있는지 봐줘.

 

파우스트: 어째서 그네 따위를.

 

알렉: 그거야, 네가…….

 

알렉: 이 그네를 타고있는 것이 어떤 녀석일지 궁금해 할 테니까. 어쩌면 인간과 마법사의 아이가 함께 놀고 있을지도 몰라. 우리가 지금 잡으려고 하는 미래의 끝에서 말이야.

 

 

 

 

 

 

파우스트: (유감이군. ……알렉. 모두가 너의 말대로 되는 건 아니었어. 중앙의 마법사가 동쪽의 저주꾼이 되어, 현자의 마법사가 되고……. 현자를 만나고, 학생이 생기고, 전 도적단의 두령과 술을 마시다니……. 그런 미래,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거야.)

 

파우스트.

 

히스클리프: 파우스트 선생님. 이제 마을로 돌아가지 않으시겠나요?

 

파우스트: ……아아, 그래.

 

파우스트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 등을 돌렸다. 그리고 나와 히스클리프 옆에 나란히 서있다. 한 걸음 옆으로 가면 어깨가 닿는 거리에서. 서로의 따스함을 나누는 거리에서. 그것은 결코 외로운 거리가 아니다. 옆에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자신의 발로 계속 나아간다 ……. 그런 '힘' 을 가진 사람과의 거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의식을 마치고 날이 밝아질 무렵, 우리는 마을의 촌장 씨에게 샘물의 꽃이 건강해진 것을 전했다.

 

촌장: 여러분, 마을의 이변을 해결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무르 / 미틸 / 카인: 천만에요!

 

히스클리프 / 레녹스: 도움이 되어서 다행이에요.

 

루키노: 촌장 씨에게 허가도 받았고. 저, 여러분의 활약을 반드시 기사로 낼게요!

 

파우스트: 루키노, 너에게 부탁이 있어. 이번 건에서 내 이름은 지워줘.

 

루키노: 파우스트 씨…….

 

파우스트: 중앙 나라에는 오해를 낳는 이름이니까.

 

루키노: 그런……. 제대로 과장이나 오해가 없도록 쓸게요. 당신이 의식에 참여한 것은 사실이잖아요. 진실을 올바른 형태로 전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에요. 걱정이 된다면 인터뷰라도 하시겠나요? 성스러운 파우스트 님과 파우스트 씨는 다른 사람이지만, 활약한 것을 제대로 기사에…….

 

파우스트: 거절한다.

 

루키노: ……현자의 마법사에게 취재 거부를 당했다…….

 

브래들리: 어이, 꼬마. 전에도 말하려고 했지만 네 녀석, 기자치고는 발이 넓지. '죽음의 도적단 성쇠기 전 12권' 같은 책을 쓴 녀석을 찾으면 나에게 데려와라. 처리를 해줘야지.

 

히스클리프: 죽음의 도적단 성쇠기 전 12권?

 

오웬: 그거, 전에 보르다 섬에서 말했던 녀석이다. 브래들리가 멋대로 쓴 것으로 되어있던 거.

 

레녹스: 전 12권이나 있다니, 꽤 대작이네.

 

무르: 나도 비슷한거 있어! 오래 산 마법사에게는 꽤 있는 일 아니야?

 

파우스트: 죄수도 꽤 힘들군.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가 퍼지는 것은 좋은 기분이 아니겠지.

 

무르: 브래드는 그 책, 아직 읽지 않았어? 타인이 너로 되어서 쓴 책의 답을 맞출 수 있는 것은 너 뿐이야. 12권 전부를 읽고 어디가 어떻게 사실과 다른지 나에게 알려줘!

 

브래들리: 그런 거 할까보냐. 귀찮아.

 

루키노: 죽음의 도적단 성쇠기 전 12권……. 가짜 기록……. 지금 건 메모했으니까 단서를 잡게 되면 보고할게요, 브래들리 씨.

 

브래들리: 어, 부탁한다.

 

그러면 촌장 씨에게 인사도 드렸고, 슬슬 마법관으로 돌아갈까요.

 

루키노: 아, 현자님. 여러분. 저는 하룻밤 더 묵고 가려고요. 여러분은 조심해서 돌아가 주세요.

 

에, 그런가요? 어째서.

 

루키노: 실은…….

 

루키노는 가방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냈다.

 

루키노: 마을 여러분께 말을 걸어 이 '현자와 현자의 마법사에 대한 감사장' 에 친필로 서명해줬으면 해서요.

 

카인: 서명?

 

루키노: 네. 현자의 마법사 분들이 민중을 도왔다는 증거로.

 

에?

 

루키노: 파우스트 씨가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진실이라는 것은 비틀어 구부러져 전해지는 위험과 마주해야 해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힘을 빌려 '마법사 분들이 도와주셨다' 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요. ……라고, 생각을 하게 돼서 탄광 분들께도 서명을 부탁한 참이에요.

 

레녹스: 그랬구나……. 우리들을 위해서 고마워, 루키노.

 

히스클리프: 매우 기뻐. 신문 기사를 쓰는 것 외에도 여러가지 움직여주고 있었다니, 감격이야.

 

오웬: 하아. 어디에나 있는 위선자지.

 

무르: 위선인지, 진심의 자선 활동인지는 본인에게 물어봐야지. 저기, 루키노. 너는 왜 그렇게까지 해주는 거야?

 

루키노: 그건…….

 

루키노는 할 말을 잃은 듯이 침묵한 뒤 눈썹을 낮추고 작게 웃었다.

 

루키노: 조금 긴 이야기가 되니까, 나중에 이야기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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