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안개 놀이공원에 당신과 ~카인의 초대장~ 1화
(카인, 어디에 있지? 방에도 담화실에도 없다는 것은…… 아!)
미스라: 이제 됐나요?
카인: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물어보고 싶어. 안에는 현자님과 단둘이 있게 되지?
제가 뭐가요?
카인: 현자님! 언제부터 우리의 이야기를……?
지금 막 왔어요. 카인을 찾으러. 둘이서 간식을 먹고 있었나요?
카인: 그런 거야. 나에게 무슨 용무라도 있어?
네. 이제 곧 카인의 생일이라서 꽃안개 놀이공원에 초대하고 싶다고 생각해…….
미스라: 아아, 그렇다면 딱 다행이네요. 당신도 설명해 주세요.
에?
카인: !
미스라: 아까부터 어떤 장소였는지 알려달래요. 이 사람, 끈질기거든요. 다른 마법사들에게도…….
카인: 미스라, 미스라! 자, 내 남은 과자 너에게 다 줄게. 시간 내줘서 고마워.
미스라: 하아, 고맙습니다.
카인: ……후우. 말을 끊어서 미안해, 현자님.
아뇨, 그건 그렇고 놀이장 이야기를 했다고…….
카인: 아서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계속 궁금했거든. 샤일록의 오랜 친구가 남긴 장소지?
네. 마력이 쇠약해져서 놀이장 유지가 어렵다고 샤일록이 계속 맡고 있던 걸 제가 빌린 거예요.
카인: 다시 한 번. 생일 축하로 놀이장에 초대해도 될까요?
물론. 잘 부탁해, 현자님!
꽃안개 놀이공원에 당신과 ~카인의 초대장~ 1화
그리고 꽃안개 놀이장으로 카인을 초대하는 날이 왔다.
카인: 이게 직접 만든 초대장인가? 대단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잔뜩 박혀 있네. 현자님은 나를 잘 알고 있구나.
아하하,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카인: 여기에 마법을 걸면 놀이장 문이 열리는 거지. 좋아…….
카인: '그라디아스 프로세라!'
초대장이 희미한 빛을 발하자 천천히 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하얀 안개가 껴져서…….
카인: ……와아. 대단한 장소인데!? 이것저것 전부 처음 보는 것들 뿐이야!
카인: 게다가 이 의상은……. 이야기로 들은 놀이장에 온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준비해준다는 옷인가?
맞아요! 잘 어울려요, 카인.
카인: 아하하, 그렇다면 다행이야. 모처럼 너의 에스코트를 받는 거니까. 딱 정해진 옷이 아니면 아깝지.
웃는 얼굴의 카인에게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기분을 바꾸어 힘껏 등을 폈다. 여기에 오기 전에 여러 번 연습했떤 에스코트를 할 때의 정석인 '그 포즈' 를 떠올려 심호흡을 한다.
……카인. 본론으로 들어가서, 당신에게 놀이장을 안내하게 해주세요. 손을, 듀세요!
카인: …….
(……혀 깨물었다…….)
카인: 후, 아하하! 멋진 초대 고마워, 현자님.
구멍이 있다면 들어가고 싶어요.
카인: 그거 곤란한데. 나를 에스코트 해줄 사람이 없어져 버려. 그러니까 다시. 잘 부탁드립니다, 현자님.
그렇게 말하며 카인은 내 손에 살짝 손을 포개어 주었다. 그 손의 따뜻함에 실패의 부끄러움도, 긴장도 저절로 녹아간다.
……고마워요, 카인. 우선 이 지역을 안내해 드릴게요! 처음에는 롤러코스터 같은 거……. 으음, 엄청난 속도의 놀이기구를 탈까 해요.
카인: 아서가 전에 말했떤 튜브로 물살을 내려가는 건가? 엄청 재밌었다고 들었어.
비슷해요. 그런데 이쪽은 물살을 내려가는 게 아니라 화산을 빙글빙글 뛰는 거예요.
카인: 맹스피드로 화산을 달리는 거라……. 최고로 재밌을 것 같네!
이야기하다 보니 눈 깜짝할 사이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카인: 작은 꽃더미……? 아니, 정상에서 불꽃이 나네. 이게 아까 말했던 화산이야?
맞아요! 저기에 있는 담쟁이 덩굴로 엮인 바구니에 타는 거예요. 빠른 속도의 놀이기구도 몇 개 있지만, 우선 이거를 먼저 타보죠!
꽃안개 놀이공원에 당신과 ~카인의 초대장~ 1화
카인: 오오, 놀이기구가 언덕을 올라가네! 하지만 그렇게까지는 빠르지는 않나?
아마 이제 가속할 거예요! 사실 저도 오늘 처음 타보는 거라 언제부터 속도가 날지는 몰라서요.
그렇다고는 해도 롤러코스터라면 알고 있다. 그러니까 샤일록에게 이 놀이기구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카인과의 즐거움으로 간직하려고 굳이 시승은 안했는데…….
꺄아아―――! 떨어진다―――!
카인: 아하하하, 목소리가 엄청나네! 하지만 그렇게 배부터 외치면서 타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
우리가 타고 있는 담쟁이 덩굴이 엄청난 속도로 분화구에 떨어지는가 하면 아슬아슬하게 불길에 닿을까말까 방향을 틀어 산기슭을 돈다. 롤러코스터라면 레일을 보면 갈 곳을 알 수 있지만 마력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 바구니는 끝을 알 수가 없었다.
지, 지금 건 진심어린 외침…… 이라고나 할까. 카인, 담쟁이 덩굴로 몸을 고정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 속도로 손을 떼고 타는 건가요!?
카인: 이게 더 기분 좋은데? 오, 현자님. 다음은 환영의 바위가 쫓아오고……. 마그마 폭포에 빠지는 것 같네! 좋아. 다음은 나도…….
카인: 와아―――!
꺄아아아악―――!!!!
카인: 아아! 엄청 즐거웠어.
10, 10번이나 탔는데도 엄청나게 건강하네요……!
카인: 아하하. 아직 더 탈 수 있는 걸.
(엄청 파워풀해……. 하지만 만족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기쁘게 생각하면서 그 옆모습을 보고 있으면 카인이 벌떡 일어서서 들여다보듯이 내 눈을 본다.
카인: 현자님, 잠깐 나에게 시간을 줄래?
? 네. 그건 물론 괜찮지만…….
카인이 가슴에 손을 얹었다. 씩씩하고 성실한 기사다운 자세로 나를 향해 고개를 숙인다.
카인: 현자님, 오늘은 잊을 수 없을 만큼 멋진 시간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저에게도, 당신에게 답례를 하게 해주세요.
그렇게 말하면서 카인은 흰 봉투 한 장을 내밀었다. 그 수신인의 이름은 읽을 수 없지만, 뭐라고 쓰여있는지는 알 것 같았다.
이건…… 저에게 온……?
카인: 네. 당신에게 보내는 초대장입니다.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더니 공손히 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카인: 오늘, 제가 받은 행복만큼 당신을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다음은 저에게 당신이 웃을 수 있을 놀라운 에스코트를 하게 해주세요.
똑바로 향한 눈빛. 그리고 망설임 없는 말과 동작에 나는 저절로 뺨이 느슨해진다.
(역시, 카인에게는 못 당하겠어…….)
부디 잘 부탁드려요!
그러자 그 순간 꽃잎이 떨어졌다. 카인과 눈을 마주치고 동시에 위를 올려다본다.
카인: 엄청 예쁘네……. 이게 돌아가는 신호인가?
네. 마법사가 진심으로 만족했을 때 쏟아진다고 해서…….
이야기하는 동안 시야가 안개에 싸인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리는 마법관에 돌아와 있었다.
아…… 돌아왔네요. 카인이 놀이장을 마음에 들어했으면 좋겠어요!
카인: 아아, 최고였어! 고마워, 현자님. 하지만 사실 계쏙 떨렸거든. 이 시간이 빨리 끝나버리면 어쩌지하고. 모처럼 미스라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는데……. 너의 에스코트에 들떠서 놀이장이 빨리 닫히면 멋없잖아?
(그렇구나……. 놀이장의 이야기를 묻고 다녔던 것은 나에게 서프라이즈를 하기 위해서였어.)
익살스럽게 웃는 카인에게 가슴이 따뜻해진다. 그와 동시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이 사람이 기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카인의 손을 살짝 움켜쥐면 그가 조금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전하고 싶은 말은 잔뜩 있지만…….)
카인, 다시 한 번 생일 축하드려요! 당신에게 있어서 지난 1년이,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한 해였기를 바라요.
카인에게는 당해낼 수 없지만 있는 힘껏 멋지게 전해봤다. 나의 말에 이상한 힘은 없지만…… 씨앗이 언젠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돌을 보석으로 바꾸는 마법처럼. 내 말이 이윽고 큰 축복이 되어 그의 마음을 지켜주기를 기원하며.
……저의 마지막 서프라이즈 선물이에요. 아까보다는 멋있었나요?
카인: …….
카인: 아아. 최고로 멋있었어, 아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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