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꿈 속에서 1화
휴……. 현자의 서에 모두를 꽤 기록했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자기엔 아직 이른데 식당에서 차 한 잔이나 할까.
!? 뭐, 뭐지 지금.
충격과 폭음에 황급히 의자에서 일어나자 힘차게 문이 열렸다.
오웬: …….
오웬! 무슨 일인가요? 왠지 군데군데 옷이 타있는 것 같은데…….
오웬: 미스라 때문이야. 그 녀석, 잠이 안 오니까 수다나 떨자며 내 방에 들어왔어.
으음……. 그게 왜 이런 꼴로……?
오웬: 내가 알 리가 없잖아, 미스라의 변덕따위. 갑자기 공격해오고……. 진짜 짜증나.
(아까 폭발음이 그거구나…….)
오웬: 그것보다 현자님, 빨리 가자고.
에. 간다니 어디로……?
오웬: 네가 없으면 저 녀석은 잠을 잘 수 없어. 날 죽이려 했던 녀석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잠든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오웬이 내 팔을 잡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창문에서 빗자루로 밤하늘로 뛰쳐나가고 있었다.
오웬: …….
……으음, 밤의 시장도 꽤 떠들썩하네요. 바로 여기로 왔는데 볼 일이라도 있나요?
오웬: 딱히. 볼 일 따위 없어.
그, 그런가요……. 그래도 활기차서 보기만 해도 즐겁죠.
오웬: 시끄럽네. 그 입, 꿰매줄까.
(우우……. 엄청 날서있어. 아까부터 계속 이 상태야. 하지만 오웬은 사람이 있는 곳을 좋아하는걸까? 마나 에어리어도 어디 시장이라고 했고. ……아.)
오웬, 괜찮다면 저기 카페에서 조금 쉬지 않겠나요? 차 뿐만이 아니라 단 것도 있어요. 생크림이 듬뿍 얹힌 팬케이크라던가, 과일이 잔뜩 들어간 케이크도…….
오웬: …….
카페 점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여기 딸기 쇼트케이크입니다.
오웬: …….
(다행이다. 조금 기분이 나아진 것 같아.)
오웬: 뭐야, 빤히 쳐다보고.
아뇨, 그……. 이런 식으로 오웬이랑 차 마시는 일이 별로 없어서.
오웬: 흐응.
(관심 없어 보여…….)
그러고 보니 밤에 누군가와 외출하는 것도 드문 일이네요. 오웬은 밤에 어떻게 지내나요? 방에서 느긋히 있는다거나?
특별한 꿈 속에서 2화
오웬: 그런 태평스러운 짓 할 리가 없잖아. 오즈나 미스라가 서성이는 마법관따위 짐승 우리 같은 거야. 밤에는 거의 밖에 나가고 방에 있을 때는 결계를 치고 있어.
에. 그럼 아까 미스라가 왔을 때는 결계를 치지 않았던 건가요?
오웬: …….
(아차. 찢기고 들어온 거구나.)
오웬: '쿠아레 모리토'
?
갑자기 주문을 외운 오웬의 손 안에 작은 병이 나타난다. 보라색의 아름답게 세공된 작은 유리병이다.
오웬: 저기, 현자님.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결계가 깨지고 살해당할 뻔한 내가 불쌍하지 않아? 이 상태론 방에서 푹 잘 수도 없어. 결계를 치기 위해 새로운 매개체가 필요해.
삐걱 소리를 내며 뚜껑을 열자 오웬은 작은 병의 내용물을 내 홍차에 쏟았다.
……지금 뭘 넣은 건가요?
오웬: 꿈의 물방울. 시럽이야. 마시면 특별한 꿈을 꿀 수 있어. 그 꿈을 작은 병에 가두어 매개로 삼는 거야.
특별하다는 건?
오웬: 특별함은 특별함이지.
…….
불안하긴 했지만 나는 홍차를 들어 조심조심 입을 뗀다. 목구멍을 지나 서서히 위 속에서 따뜻한 감촉이 퍼졌다. 그런 느낌이 들었을 때, 나의 의식은 멀어져 갔다.
………………으응…….
(……어라, 꿈의 숲……? 분명히 조금 전까지 중앙의 나라에…….)
오웬: 현자님, 왜 그래?
오웬.
정신을 차려보니 오웬이 내 옆에 있었다. 하늘에서는 조용히 눈이 내리고 있다.
오웬: 나랑 놀러온 거잖아. 이쪽이야. 이리 와.
(그랬었나. 왠지 머리가 멍해서…….)
앞서가는 오웬의 뒤를 따라간다. 그러자 눈앞에 커다란 나무가 나타났다. 나무 밑동은 터널처럼 되어있었다.
오웬: 여길 지나가자.
에……. 하지만 왠지 싫은 느낌이 드는 것 같은…….
오웬: 무서우면 눈을 감는 게 어때?
팔이 잡혀 이끌어지고 터널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나는 황급히 눈을 질끈 감았다.
(……왠지 엄청나게 시선이 느껴져.)
오웬. 저기, 벌써 지나갔나요?
(대답이 없네. 살짝만 보자…….)
특별한 꿈 속에서 3화
불안에 사로잡혀 살며시 눈을 뜬다. 그러자 번쩍번쩍 붉게 빛나는 눈알과 눈이 마주쳤다. 나무 벽 한 면을 가득 채울 만큼 수많은 눈알들이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나무: 캬아아악!
우와아아……! 오웬……! 빨리 나가요. 오웬! 오웬……!
오웬: …….
몇 번을 불러도 오웬은 돌아보지 않는다. 터널 안에서는 무서운 시선과 섬뜩한 웃음소리가 울려퍼져 아찔했다. 나에게 드을 돌린 채 비로소 오웬이 대답한다.
오웬: 새끼 고양이처럼 내 이름을 부르다니 무슨 일이야, 현자님.
도와주세요! 부탁드려요……!
한숨을 내쉬며 엷게 웃는 기색이 있다. 어둠에 휩쓸릴 것 같은 의식 속에서 그가 돌아본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조용히 손가락 울리는 소리가 울렸다.
???: ……님. 손님. 괜찮으신가요?
……으음……. 어라, 여기는…….
카페 점원: 다행이다. 잠에서 깨셨군요. 가위에 눌리신 것 같아서…….
죄, 죄송해요. 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게 안은 텅 비어 있고 나 말고는 손님이 없었다. 아까까지 떠들썩했던 것 같은데.
(어라, 맞은편 자리에 작은 병이 놓여져 있어. 낯익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 '아르시무'
익숙한 목소리가 가게 안에 울려퍼지면서 갑자기 커다란 문이 나타났다.
미스라: 아, 있네요.
그림 속 스노우 / 화이트: 무사한가. 현자여……!
미스라가 귀찮다는 듯 문으로 나온다. 그는 스노우와 화이트의 그림을 안고 있었다.
미스라. 스노우에 화이트도…….
그림 속의 스노우: 아아, 다행이다. 다친 데는 없었나?
그림 속의 화이트: 갑자기 마법관에서 사라져서 찾고 있었네.
사라졌다고요……? 제가요?
미스라: 네. 당신이 멋대로 사라지는 바람에 쌍둥이에게 붙잡혀서 좋은 민폐가 되었네요.
소란을 피워서 죄송해요. 하지만 어째선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신기한 마음으로 가게 안으로 둘러본다. 어느새 맞은편 자리에 놓여 있던 작은 병은 없어져 있었다.
(뭔가 꿈을 꾸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림 속의 스노우: 이런, 현자. 그대의 머리가 뭐가 묻었네.
그림 속의 화이트: 이건…… 눈인가?
에?
오웬: 생각하려고 해도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을 거야. 현자님이 꾼 악몽과 비명은 이 작은 병 안에 있으니까. 그저 꿈 덩어리가 결계의 매개체로 쓰일 리는 없지만 신선한 비명을 들을 수 있었던 건 즐거웠어.
오웬: 또 놀자, 현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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