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依頼人シリーズイベント予告】
— 魔法使いの約束【公式】 (@mahoyaku_info) September 1, 2020
9月4日(金)18:00よりイベント「夢抱く飛行士のバラッド~西の国&中央の国~」を開催予定!
ガチャにはSSRシャイロック・ムル・クロエのカードが新登場🧙♀️
――空を飛ぶのが夢だった。鳥のように、魔法使いのように。 #まほやく pic.twitter.com/qDMmUExK6W
마법 과학 장치로 만들어진 '하늘을 나는 배' 가 홀연히 사라졌다. 그런 의뢰를 받고 조사하러 가는 서쪽과 중앙의 마법사들. 위험한 소문이 있는 서쪽 나라의 랑그레누스 섬으로 잠입하는데…….
——하늘을 나는 것이 꿈이었다. 새처럼, 마법사처럼.
1화
???: 이번의 '거대한 재앙' 은 심한 피해가 난 모양이네. 뭐, 나한테는 상관 없어. 일을 시작할까.
???: ……!? 어이, 뭐야. 어디 갔어!?
???: 거짓말이지……. 내가 배가 사라졌어……!
무르: 잘 봐! 잠시 후, 이 사람 마차에서 떨어지니까!
무르: 자 떨어졌다! 깜짝 놀랐지?
클로에: 으, 응. 무르가 말하지 않았으면 깜짝 놀랐을지도?
라스티카: 깜짝 놀랄 준비를 시켜주다니, 무르는 상냥하구나.
떠들썩함에 이끌려 담화실을 들여다보니 서쪽의 마법사들이 모여 있었다. 소파에 앉은 클로에와 라스티카는 벽을 향해 웃기도 하고 놀라기도 한다. 거기에 이따금씩 무르가 끼어들어 뭔가 장난을 넣고 있었다.
다 같이 뭘 보고 있나요?
클로에: 아, 현자님!
무르: 현자님도 같이 볼래?
벽에 눈을 돌리자 화려한 동네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선명하지 않게 살아 숨쉬고 있었다.
와아, 왠지 영화 같아……!
라스티카: 현자님의 세계에도 비슷한 것이 있나요?
네. 이렇게 영상을 벽에 올리는 기계가 있었어요.
무르: 재밌네! 이 만화경이랑 똑같이 생겼어!
헤에, 만화경이군요. 이건…… 무슨 영상인가요?
샤일록: 이 작은 돌이 바라보던 과거 서쪽 나라의 축제 모습입니다. 만화경에 기억나는 물건을 넣고 마법을 걸면, 그 기억을 벽에 투영하는 마법 과학 장치죠. 무르가 발명했습니다.
약간 불만스럽게 알려준 건 샤일록이었다. 마법 과학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그는 고리에서 약간 떨어진 위치에서 무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클로에: 추억을 다같이 볼 수 있다니 멋있지! 저기 무르, 어떻게 이런 장치를 발명했어?
무르: 으음, 거꾸로 누워서 계속 잤어!
클로에: 거, 거꾸로……?
라스티카: 그거 대단하네. 우리도 거꾸로 잠들면 무르 같은 대단한 발명을 할 수 있을지도.
샤일록: 무르, 엉터리짓 좀 그만하세요. 둘이 허공에서 잠들기 시작하면 어떡할건가요.
엉터리인가요? 순간 믿어버렸는데…….
샤일록: 무르에게 만들었을 때의 기억이 남아있으면 조금 더 제대로 된 대답이 돌아옵니다. 분명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는거겠죠.
그러면 이런 건 이제 못 만드는 건가요? 샤일록의 영상을 새롭게 기록한다던가…….
샤일록: 무르가 잊었다면 어렵겠죠. 현자님은 과거의 제가 아니라 지금의 저를 봐주세요.
라스티카: 어라? 아무것도 안 찍혀져 있어.
무르: 정말이다! 고장났나봐. 고칠 수 있으려나?
그때, 중앙 나라의 마법사들이 담화실에 들어왔다. 만질 때까지 보이지 않는 카인의 손을 여느 때처럼 다 같이 건든다.
모두들 들어오세요. 중앙 나라의 숲에 갔었던거죠. 어땠나요?
샤일록: 수고 많으셨네요. 어떤 임무였나요?
클로에: 무슨 일이야? 다들 기운이 없는데…….
아서: ……며칠 전, 무서운 보고가 있었어. 구름 사이로 뭔가가 들여다보이고, 격렬하게 빛나눈 순간 숲이 불태워졌다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다녀왔는데…… 보고된 대로 끔찍했다.
그런…….
나는 깜짝 놀랐다. 확실히 그런 보고는 들어있었다. 그러나 마법서에 접수되는 보고 중에는 루머나 과장된 소문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중앙의 나라 중에서도 변방의 땅은 인적이 드문 곳이라는 점 때문에, 먼저 확인을 위해 그들에게 조사를 부탁했던 것이다.
카인: 유감스럽게도 헛소문은 아니었어. 거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었던 것분에,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지.
카인의 말에 나도 모르게 휴우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클로에: 그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아서: 현 시점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어. 다만, 목격자 중 한 명으로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들었어. 구름 사이로 큰 그림자로 보이는 것을 봤다고. 그리고…… 그 그림자 같은 것에 서쪽 나라의 문장이 들어있었다고도.
(서쪽 나라의 문장……?)
그때 어색한 침묵을 깨뜨리듯 오즈의 옆에서 무르가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무르: 한꺼번에 다 태워버리다니 엄청난 위력이네! 오즈의 벼락 같아!
리케: 오즈가 아니에요. 오즈에 서쪽 나라의 문장은 없으니까요. 자!
오즈: 옷을 잡아당기지 마라.
무르: 오즈가 아니야? 그러면 랑그레누스 섬에서 개발된 무기의 소행일지도?
리케: 랑그레누스 섬? 어디일까요……. 랑그레누스 섬이라니 들어본 적 없어요.
클로에: 나도 그런 섬 처음 들어봐.
낯선 섬에 고개를 갸웃거린 사람은 클로에와 리케 뿐이었다.
아서 / 카인: 랑그레누스 섬…….
샤일록: …….
카인과 아서는 얼굴을 굳혔고, 샤일록에 이르러서는 그 질린 듯한 눈동자에 경멸조차 띄우고 있었다.
세 사람은 어떤 섬인지 알고 있나요?
2화
카인: 랑그레누스 섬은 서쪽 지방에 있는 섬이야. 마법 과학 장치를 이용한 무기 개발을 적극정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듯 해.
리케: 무기라는 건 싸우는 도구죠. 무엇과 싸우는 걸까요? 저희처럼 '거대한 재앙' 과 싸우기 위해서?
샤일록: 타국을 침략하기 위해서죠.
리케: 에?
샤일록: 서쪽의 나라는 마나석의 소비량이 큽니다. 남의 나라의 영토에 손을 대 마나석을 채굴하고 싶은 거예요. 특히 서쪽 나라는 지금 부를 양손에 안아 무적의 심정으로 있을 테니까요.
담담하게 말하는 샤일록의 목소리는 남의 일처럼 메말라 있었고, 동시에 제 일처럼 어이없어 보였다.
샤일록: 그러니까 말했잖아요, 무르. 인간의 욕망에는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무르: 아하하! 한 번, 다 찢어 버려야지!
클로에: 정말, 무르도 참. 만화경을 고치느라 하나도 안 듣고 있어.
샤일록: 지금은 내버려둘까요. 무르의 변덕스러운 풍향도 언젠가 이쪽을 향할 테니까.
카인: ……랑그레누스 섬의 병기 이야기, 어떻게 생각해?
아서: 만약 서쪽 나라의 병기가 중앙 나라를 침범하다면 큰일이야. 가능하다면 온편하게 끝내고 싶지만…… 랑그레누스 섬 조사를 요청하더라도 나와 카인이 직접 나서면 외교 문제가 될 수도 있어.
답답한 공기가 낮게 깔린다. 나라 사이의 문제가 얼마나 위태롭고 어려운 것인지를 아서의 엄한 표정이 말해주고 있었다.
콕로빈: 현자님, 여기 계셨군요.
무슨 일인가요?
콕로빈: 손님입니다. 서쪽 나라 랑그레누스 섬에서 오셨다고 하는데, 현자님과 서쪽 마법사분들을 꼭 만나고 싶다고.
랑그레누스 섬에서……!?
라스티카: 기가 막힌 타이밍이네.
샤일록: 너무 기가 막혀서 무서울 정도군요.
아서: 그러면 우리들은 일단 자리를 비우지.
무르: 왜? 딱 좋으니까 그냥 여기에 있는 건?
카인: 하지만 지명된 건 서쪽의 마법사잖아?
무르: 서쪽의 마법사인 척 하면 돼!
클로에: 그런가! 이름표라도 달지 않는 한 알 수 없지.
아서: 하지만…….
샤일록: 당신은 아티.
아서: 에?
샤일록: 그리고 카이, 릭, 오즈월드.
카인 / 리케: !?
샤일록: 본인의 이름을 기억해 주세요. 당신들은 지금부터 서쪽의 마법사입니다. 알겠죠?
오즈: 거절한다.
라스티카: 자자, 부디 이걸 잡아주세요.
어안이 벙벙해 있는 중앙의 마법사들에게 라스티카가 점잖으면서도 유무를 가릴 수 없는 힘으로 뭔가를 건네준다.
……핸드벨?
라스티카: 서쪽의 마법사는 음악을 좋아하니까.
샤일록: 적당한 타이밍에 울려주세요.
마법서로 안내된 손님은 투박한 분위기를 풍긴 40대 가량의 남자였다. 그는 매우 긴장해 보였다.
벤자민: 면회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벤자민. 랑그레누스 섬에서 기관사를 하고 있습니다. 무례했다면 죄송합니다. 기계만 상대하다보니 말투가 안 돼서.
아뇨, 괜찮아요. 벤자민 씨가 말하기 쉽게 얘기해 주세요.
벤자민: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제 소개를 아직 못 했네요. 제가 현자고, 이쪽의 서쪽의 마법사들입니다.
무르: 얏호——!
클로에 / 라스티카: 얏호.
샤일록: 안녕하세요.
아서: 야…… 얏호! 아티라고 합니다.
카인: 나는 카이다. 얏호——!
리케: 릭입니다. 야, 얏호?
오즈: …….
카인: 이 녀석은 오즈월드다. 안심해. 서쪽의 마법사니까!
벤자민: ……생각했던 것보다 서쪽의 마법사가 많네.
샤일록: 오늘은 특별 서비스로.
그, 그런데 벤자민 씨. 오늘의 용건은?
상냥한 서쪽의 마법사들과 어색한 서쪽의 마법사들 (가상의 모습) 을 힐끗 보고, 벤자민 씨는 얼굴을 굳혔다.
벤자민: 내가 여기 온 것은 군의 상층부에는 숨기고 있어. 들키면 죽을지도 몰라. 그러니 부디 이제부터 할 말은 입 밖에 내지 말아줘.
다급한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벤자민: 나는 랑그레누스 섬에서 배를 정비하고 있었는데, 어느 시기부터 국가의 관리 하에 비행선을 만들게 되었어. 그냥 하늘을 나는 배가 아니야. 마법 과학 장치를 이용해서 완강하게 만든 거대한 비행 군함이다.
아서: 비행 군함?
카인: 비행선이라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군함 같은 걸 만들 수 있나?
벤자민: 그냥 생각하면 허튼소리로 끝나지. 너희들, 무르라는 위대한 발명가의 마법사 알고 있나?
무르: 알아! 완전 알아!
벤자민: 그 무르라는 녀석이 비행 군함의 설계도를 남기고 있었어. 나는 그것을 바탕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하던 비행 군함을 만들었다. 장엄하고 아름답고 세차게 하늘을 나는 세계 최강의 배지. 그것보다 더 근사한 배 같은거, 나는 몰라.
자랑스럽게 말하던 벤자민 씨는 거기서 눈을 내리깔았다.
벤자민: 그것이, 홀연히 사라졌어.
무르: 마술인가?
샤일록: 그렇다면 큰 쇼네요. 박수 소리가 그치지 않을 거예요.
벤자민: 마법일 것 같냐! 엄청난 배가 하루 아침에 사라졌다고?
카인: 도둑맞았다고 생각하는 게 타당하겠지. 관계자에게 탐문은?
벤자민: 당연히 물어봤지. 하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훔친다고 해도 건조소는 경비가 삼엄해서 외부인은 쉽게 들어갈 수 없어. 저렇게 큰 걸, 도대체 어떻게…….
3화
벤자민: 하지만 사라진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야. 조사해 달라고 상사에게 부탁해봤지만, 상대조차 받지 못했다.
카인: 국가의 휘하에서 만든 배가 사라졌는데, 조사를 하지 않는건가?
벤자민: 비밀리에 만들어져 있었으니까. 나라도 군도 대놓고 못 찾겠지.
카인: 과연……. 기밀 정보인가.
벤자민: ……당신, 왠지 멀쩡하네. 웃기는 짓만 하는 서쪽의 마법사 같지가 않아.
카인: 나, 나는 자타가 공인하는 웃기는 마법사라고!
카인은 생각난 듯 느닷없이 핸드벨을 울렸다.
벤자민: ……? 뭐 됐어. 그런 때에, '하늘을 나는 배' 에 대한 소문이 날아온거야.
리케: 중앙의 나라에서 하늘에 그림자 같은 걸 봤다고 들었는데, 혹시 그거일까요……?
벤자민: 맞아. 릭이라고 했었나? 남의 나라까지 잘 알고 있군.
리케: 주, 중앙의 마법사한테 들었어요. 그들은 매우 부지런하고 고결한 마법사랍니다.
벤자민: 마법사 같은 건 다 똑같아. 어쨌든, 그런 소문을 듣고 나는 안절부절 하지 못한 채 여기까지 왔다는 거다. 하지만 너희를 만나려면 손이 많이 가네. 수속이라던가 신변 조사라던가 하는 바람에 꽤 시간을 빼앗겼어. 나는 운 좋게도 마침 그 자리에 있었던 높은 분…… 마법 관리부의 드러몬드, 였었나.
무르: 수염 아저씨!
벤자민: 아저…… 뭐 그렇지만. 이렇게 오늘 마법서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건 그 사람이 거둬준 덕분이야.
그랬었군요.
(그렇게 절차가 복잡할 줄은……)
아서: …….
클로에: 아서……가 아니라 아티. 왜 그래? 생각에 잠겨버려서.
아서: 아니, 혹시나 했는데…… 벤자민. 언제 군함이 사라졌는지, 기억하고 있나?
벤자민: 기억하고 있어. '거대한 재앙' 이 다가온 다음 날이야.
전원: !
'거대한 재앙' 의 직후라니…….
클로에: 응. 비행 군함이 사라진 거, 누가 훔친 게 아닐 수도 있어.
벤자민: 무슨 뜻이지? '거대한 재앙' 이 관련되어 있다는 건가?
아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올해는 너무 가까이 다가온 탓에 이변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어.
벤자민: '거대한 재앙' 의 영향……? 그럴 수도 있는건가?
아서: 아아. 기묘한 보고가 지금까지도 많이 들어오고 있어. 마찬가지로 비행 군함도 영향을 받아 폭주했다…… 라고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겠지.
벤자민: ……갑자기 믿기는 어렵지만, 확실히 그렇게 보면 이해가 가. 그건 마나석을 원동력으로 하고 있으니까. 누가 무슨 목적으로 어떻게 배 안에 들어왔는지, 계속 머리를 짜내고 있었어.
벤자민 씨는 아서를 의심하듯 쳐다보았다.
벤자민: 이상하네. 평범하게 대화가 성립되고 있어…….
아서: 에?
벤자민: 옛날에, 술집에서 옆에 앉았던 놈이 일방적으로 말을 건네더니 갑자기 내 머리에 꽃을 피우고 손뼉을 치며 좋아했었다고? 거기에 비하면 묘하게 평범해. 정말 서쪽의 마법사 맞나?
아서: 그, 그거야 뭐.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서쪽의 마법사지!
아서는 핸드벨을 황급히 흔들었다. 팔로우를 하려고 했는지 카인과 리케도 동시에 울리기 시작해서 엄청나게 시끄러워졌다.
벤자민: 뭐야 아까부터!?
라스티카: 서쪽의 마법사는 쾌활하고 즐거운 걸 좋아하거든요.
벤자민: 전혀 즐거워 보이지는 않지만…….
저기, 폭주라는 건 비행 군함에는 지금 아무도 타지 않은 상태라는 거죠?
샤일록: 그렇다면 최악의 사태겠군요. 이성을 갖지 못한 해방된 짐승입니다.
카인: 그거 위험한데.
리케: 빨리 배를 멈추죠! 또 어딘가가 불타버리면 큰일이에요.
아서: 아아.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나 거리에서 변경의 숲과 같은 일이 벌어지면 많은 피해가 날 거야. 어떻게든 막아야해.
클로에: 하지만 무르의 설계도로 만든 배잖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오즈: 흔적도 없이 파괴하면 된다.
오, 오즈…… 월드.
오즈: …….
재빨리 난폭한 제안에 내가 당황하자 오즈는 핸드벨을 한 번 울리며 이걸로 됐나, 라는 표정을 지어봤지만 그게 아니다.
카인: 그거야 뭐, 배째 산산조각 내면 해결되겠지만…….
벤자민: 농담이지, 그만둬! 서쪽 나라의 기술의 결정체 같은 거야. 저 배에는 우리의 피와 지혜의 시간이 담겨져 있다고. 마법사는 이해 못하겠지만.
라스티카: 소중한 배군요.
벤자민: ……내 인생을 다 걸 정도로.
위험을 무릅쓰고 배를 찾으러 온 그의 생각이 그 한마디에 담겨져 있었다.
클로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보자! 벤자민 씨의 소중한 배를 부수지 않아도 되는, 좀 더 좋은 방법을.
카인: 어쨌든 배만 멈추면 돼. 무슨 수라도 없을까?
샤일록: '거대한 재앙' 의 영향을 받았다면 마법 과학 장치에 이변이 일어났다고 보는 게 가장 자연스럽겠군요.
벤자민: 마법 과학 장치에……? 공교롭게도, 그 분야는 전문 외야.
(전문가가 있기는 한데, 무르는 아무 기억도 못하는 것 같고……)
같은 생각을 했는지 클로에 역시 무르를 바라보고 있었다.
클로에: 저기, 무르에게 이것저것 보여주면 뭔가 떠오르지 않을까? 비행 군함에 관계되는거…… 예를 들면 설계도라던가.
라스티카: 좋은 생각이야. 위대한 발명가 무르의 지혜를 빌릴 수 있다면 매우 든든해.
카인: 확실히, 설계도를 쓴 본인에게 물어보는게 제일 쉬울 것 같네. 그렇지, 무르?
무르: 뭐야뭐야?
벤자민: 무르……? 본인……? 설마 저게, 그 무르인가?
무르: 저 무르라는 건 어떤 무르? 좋아하는 무르를 나눠줄까?
벤자민: ……거짓말이지. 이런 녀석이, 그 기적같은 설계도를?
샤일록: 믿기 힘들겠지만 동일인물입니다. 그는 사랑을 하고 싶어 '거대한 재앙' 의 비밀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 영혼이 나가버렸거든요.
벤자민: '거대한 재앙' 을 사랑해서 혼이 나가……? 정신 나갔군. 아무리 천재라도 정체는 마법사다. 미친거지.
내뱉은 말 속에는 혐오가 배어 있었다. 어렴풋이 느낀거지만, 벤자민 씨는 마법사를 좋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4화
내 표정이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겠지. 그는 검연쩍은 듯 어깨를 으쓱하며 나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벤자민: 나는 숨기는 것이 서툴러서 하는 말이지만, 마법사라는 인종을 신용하지 않아. 미안하네.
……하지만 비행 군함을 멈추고 싶다면 그들의 도움이 필요해요.
벤자민: 알고 있어. 일부러 여기까지 왔으니까.
배를 멈추고 싶은 마음도 저희도 마찬가지에요. 지금은 서로 도와서 문제를 해결하죠. 그걸 위해 일단 랑그레누스 섬으로 가서 단서를 찾지 않으면……. 외부인인 저희가 섬에 들어가기 어렵나요?
그렇게 묻자 벤자민 씨는 생각에 잠긴 듯 신음했다. 깊게 파인 미간의 주름이 그의 갈등을 보여준다. 이윽고 그는 나직이 말했다.
벤자민: ……연습생이라고 하면 어떻게 빠져들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군에 들키면…… 그때는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아서: 물론 위험은 각오하고 있어. 배의 폭주는 서쪽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야. 한 나라를 맡은 중앙의 왕자로서, 맞설 각오는 이미 되어 있다.
벤자민: 중앙의 왕자?
아서: 주, 중앙의 왕자라면 그렇게 말하겠지!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는 핸드벨이 자포자기처럼 메아리친다.
샤일록: 좋은 음색이네요.
(즐기고 있어……!)
클로에: 맞다. 연습생인 척하려면 그럴듯한 옷으로 갈아입는게 낫지 않아?
벤자민: 확실히 너희들 차림으로는 눈에 띄겠네.
클로에: 그렇지? 초특급으로 만들 테니까, 어떤 옷이 좋을지 알려주지 않을래?
벤자민: (……현자의 마법사란 놈들은 외관만은 아름답지. 화려해 보여도 마법사는 모두 대충대충 제멋대로. 그리고 불성실하다. 제대로 상대하면 바보 취급 당해. 의외로 말이 통할 것 같은 녀석도 있었지만, 정색을 하고 핸드벨을 마구 울리고 있고. 역시 그냥 마법사야. 정신 나갔어)
무르, 어디 가나요?
무르: 몰라! 나비에게 물어봐!
벤자민: (그 중에서도 제일 이상한 건 이 녀석이다. 위대한 발명가 무르…… 한평의 끝. 설계도의 작자가 눈앞에서 나비를 쫓아다니고 있다는 걸 누가 상상하겠어? 나쁜 꿈이라고 생각하고 싶어……)
샤일록: 정말이지, 침착하지 못한 사람이네요. 그러고 보니 라스티카도 안 보이는군요.
라스티카는 리케…… 릭들이랑 부엌에 갔나 봐요. 간식을 조달한다면서.
벤자민: (라스티카……. 아까 신부니 뭐니 하면서 새장을 들고 다가온 귀족 같은 남자인가. 다른 마법사들이 당황한 모습으로 어디론가 데리고 갔는데, 그건 대체 뭐지?)
랑그레누스 섬은 사람이 잘 못 들어가는 곳 같은데, 마법사도 못 들어가나요?
샤일록: 네. 마법사라도 랑그레누스 섬에 들어가려면 고생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옛날에 랑그레누스 섬을 찾아갔다는 얘기를 가게 손님에게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도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군요.
정말로 경비가 엄중한 장소군요……. 그 사람은 뭐라고 했었나요?
벤자민: (현자와 색정 덩어리 같은 마법사의 대화가 들려온다. 할 일이 없는 탓도 있어서 어쩐지 귀를 기울이게 된다.)
샤일록: 지루했어. 라고 하더라고요. 마법사는 자연을 좋아하니까 서쪽 나라를 석권하고 있는 과학과는 기본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기계 장치의 구조는 마음이 끌리지만, 공장 같은 것은 아무래도 무미건조하고 단조롭죠. 오래된 포도주와 마찬가지로 입을 댈 생각이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벤자민: ……멋대로 지껄이기나 하고!
벤자민: (바보 같은 말투가 비위에 거슬려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벤자민: 과학은 인간의 진보다. 노력의 결과야. 마법사가 있는 탓에 인간은 마법에 의지해서 자신들의 가능성을 버리고 있었어. 마법 과학 장치가 발명된 이후의, 인간의 눈부신 발전을 봐라. 이제는 하늘도 날 수 있다고!
벤자민: (마법사는 모를거야. 인간이 하늘에 무엇을 꿈꾸고 있는지 따위는. 처음부터 하늘을 날 수 있는 이 녀석들은, 분명)
샤일록: 제 친구는 당신 같은 사람을 좋아하겠군요.
벤자민: (후우, 하고 마법사 남자는 긴장을 풀기 위해 파이프를 불었다. 호리호리한 색남인데도 미소 하나로 영혼을 빼낼 수 있을 것 같은 예사롭지 않은 박력이 있었다)
샤일록: 하지만, 당신도 무르도 본인의 역할을 몰라.
벤자민: ……역할? 무슨 소리냐.
벤자민: (고개를 갸웃하게 나에게, 마법사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연기에 싸여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내던져진다. 이래서 마법사는 싫어. 간파한 듯이 놀리고 휘두른다. 이런 일에 둘러싸이는 현자는 필시 마음 고생이 심할 것이라고 동정한다.)
5화
클로에: 마무리는 버튼이랑 자수랑…….
아서: 클로에, 잠깐 괜찮을까?
클로에: 아서? 무슨 일이야?
아서: 클로에의 의상 만들기를 도와주고 싶어서 온 거야. 바느질은 별로 잘 못해서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지만.
클로에: 정말로? 고마워! 아, 하지만 왕자님께 그런 짓을 시켜버려도 되는 걸까……?
아서: 물론. 우린 같은 동료잖아. 거리낌없이 뭐든지 말해줘.
클로에: 그렇게 말해주니 기뻐. 그러면 이 바느질 좀 맡겨도 될까? 모르는거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
아서: 좋아. 일단 이 단추부터 달면 되는거지?
아서: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
클로에: 뭔데뭔데? 왜 그래?
아서: 이 버튼은 실을 꿰는 데가 없는 것 같아. 혹시 불량품이 아닌지…….
클로에: 그, 그건 사탕이야! 무르나 라스티카가 단추 상자에 사탕을 넣은건가?
아서: 사탕이었나. 반짝반짝하고 예쁘고, 신기하게 달콤한 향기도 나니까 역시 서쪽 나라는 단추까지 멋있구나 라고 생각했어.
클로에: (아서는 멋진 왕자님이지만, 실은 꽤 천연인걸까……? 왠지 라스티카 같아)
아서: 이렇게 몸담아봐서 처음 알았지만, 재봉사 일이라는 건 힘드네. 이걸 항상 당연하게 해주다니 새삼 클로에가 존경스러워.
클로에: 그런. 왕자님도 대단해! 이번 사건도 국가라던가 군이라던가, 불안하고 무서운 말들이 잔뜩 나오니까 귀를 막고 싶었어. 하지만 아서는 거기서 도망치거나 하지 않고 어떻게 해야 할까 계속 생각했어. 그건 굉장히 용기 있는 일이야.
아서: 하하, 나도 혼자였다면 이 단추 다는 법도 모르고 어찌할 바를 몰랐을 거야. 그런데 클로에가 도와줘서 알게 된거지. 자기가 잘하는 일, 끈기 있게 계속해 온 일, 모두 제각기 다른 힘과 지혜를 가져가야만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서쪽의 마법사들은 그런 걸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자들이 많아서, 나는 좋아해.
클로에: 에헤헤, 그런 말을 들으니 부끄럽네. 대단하다 하면 벤자민 씨도 그렇지. 배를 찾기 위해 목숨을 걸고 기밀 정보를 빼내 여기까지 왔으니까.
아서: 아아, 상당한 각오였겠지.
클로에: 그 사람, 자기 일에 자부심이 있는거야. 내가 열정을 쏟아서 옷을 만드는 것처럼. 그래서 배도 무사히 찾았으면 좋겠어. 중앙의 나라를 공격받은 아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서: 아니, 나도 같은 생각이야. 결과적으로 비극을 초래하고, 때로는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려고 애쓰는 사람의 한결같음은 대단해.
클로에: 아서…….
라스티카: 클로에, 상태는 어떠니. 이런, 아서 왕자도 여기에?
클로에: 들어줘 라스티카! 아서가 도와주러 왔어.
아서: 클로에에게 배우면서 단추를 달았어.
클로에: 지금은 잠시 쉬다가 수다 떠는 중.
라스티카: 후후, 즐거워 보이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니?
라스티카: ……과연. 마치 내가 옛날에 만들었던 곡의 악보같은 이야기네.
클로에: 악보……? 어떤 곡이야?
라스티카: 아쉽지만, 이제 들려주지 못해. 오래 전에 불태워버렸거든.
연습생 의상을 걸친 우리는 오즈의 마법으로 랑그레누스 섬으로 이동했다.
우와…….
눈을 뜨자마자 그 광경에 압도당한다. 기름과 먼지 냄새. 규칙적인 땅울림과 귀청을 찢는 듯한 무수한 금속음. 높이 뻗은 굴뚝은 검은 연기를 내뿜고 기게로 달궈진 공기가 바람을 타고 살갗에 닿는다. 경쟁적으로 서 있는 공장의 무리를 우리는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생산과 개발을 일삼는 공업도시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클로에: 대단해……. 어딜 봐도 기계 투성이야.
리케: 전부 마법 과학으로 움직이고 있는 건가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요.
벤자민: 어때, 대단하지?
순전히 놀라는 클로에와 리케에게 벤자민 씨는 기분 좋게 가슴을 폈다. 반면, 아서와 카인의 표정은 험악하다.
아서: 엄청난 발전이다. 설마 여기까지일 줄이야.
카인: 아아, 소문으로 듣고는 있었지만…….
매섭고 웅장한 자연의 숨결은 여기에 없다. 섬을 지배하고 있는 것은 번쩍번쩍하는 과학의 열정이다. 이 세상에서 본 어느 거리와도 다른 풍경. 기분 탓일까? 시간의 흐름마저 이 도시에는 빠르게 느껴진다.
카인: 오즈……월드가 중앙의 마법사라서 다행이야. 너를 무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이 섬을 본 지금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해. 이런 과학으로 만들어진 무기로 만일 쳐들어오면 웬만한 병사들은 꼼짝도 못하니까.
오즈: 중앙의 나라가 잿더미가 되어도 내겐 상관없는 이야기다.
카인: 왜? 당신은 중앙 나라의……
오즈: 인간들의 싸움에 흥미가 없다. 지키고 싶으면 네가 지켜라. 기사니까.
카인: …….
당황스러움을 남긴 채 카인은 도시를 둘러보았다. 곧은 그의 눈에, 이 섬은 어떻게 보일까.
라스티카: 시끌벅적한 곳이네. 맛있는 홍차를 마실 수 있는 가게가 있으려나.
무르: 나는 반짝이는 보석을 찾고 싶어! 현자님, 찾으러 가자!
샤일록: 그러면 저는 어른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술집을 찾아보도록 하죠. 현자님도 견학을 위해 함께 어떠신가요?
(변함없이 서쪽의 마법사들은 믿음직스러울 정도로 마이 페이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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