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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1 이벤트 스토리

[석양이 미소짓는 온실의 랩소디 ~동쪽&중앙~] 1화~5화

 

 

큰 창문으로 들어오는 석양의 옆에는, 비밀의 친구가 미소짓고 있었다. 히스클리프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블랑셰 성의 온실. 하지만 문을 연 마법사에게 이변이 일어나…….

……원망하고 있어. 울고 있어. 이 빗소리는, 그의 들녘에 어떤 형태로 들리고 있을까.


 

1화


히스클리프: ……여기는……. 아아, 그 장소인가. 석양이 비쳐서 따뜻해…….

히스클리프: 그립네, 어렸을 때 이 해질녘에, 여기서 조용히 책 읽는 걸 좋아했었지. 옆에는 항상 나를 닮은 친구가 웃고 있는 것 같았고…….







히스클리프: ……윽!

히스클리프: 지금 건…….

시노: 히스, 자고 있나? 이제 곧 수업이 시작 돼. 늦으면 파우스트가 시끄러워.

히스클리프: 에, 벌써 그런 시간? 미안해, 금방 준비할게.





파우스트: 지금부터 문제지를 배부한다. 각자 시간까지 곰곰이 생각하도록.

아서 / 리케: 네!

카인: 왠지 등골이 좀 펴지네.

시노: 하아. 중앙의 녀석들이 같이라고 해서 실기라고 생각했는데.

히스클리프: 실기 훈련은 얼마 전에 했었잖아. 그런데 시험인가……. 조금 긴장되네.

네로: 선생, 역시 나도 보지 않으면 안 돼?

파우스트: 당연하지. 연장자다운 점수를 받아줘야겠어.

오늘은 동쪽과 중앙의 마법사의 합동 훈련. 중앙에서는 별로 필기 시험 등 마법의 공부를 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아서나 리케의 희망으로 함께 시험을 치르게 된 것 같다. 그 모습을 나와 오즈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오즈: …….

(어쩐지 수업참관 같네…….)

파우스트: 좋아, 시작.

필기도구를 들고 마법사들은 일제히 문제지를 넘긴다.

그러고 보니 아서들은 갑자기 시험을 봐서 괜찮은 걸까요? 오즈의 수업은 좌학은 잘 안 하죠?

왠지 모르게 목소리를 낮추고 옆에 있는 오즈에게 묻는다.

오즈: 파우스트에게서……. ……작게 얘기하는 편이 좋나.

그, 그렇네요. 시험 중이니 가능하다면…….

오즈: ……파우스트에게서 사전에 참고자료를 전달 받았다. 중앙의 마법사들이 시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수업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는군.

과연, 그랬었군요. 역시 파우스트…….

아서: 힘겨운 문제들 뿐이다. 공부한 보람이 있네.

리케: 우우, 어려워……. 그래도 미틸과 연습한 글씨를 잔뜩 쓸 수 있어서 기뻐요.

카인: 오, 이 문제 낯이 익네. 어제 좀 더 진지하게 자료를 읽어둘 걸.

네로: 실화냐……. 하나도 모르겠어.

시노: 전부 본 적도 없는 문제다…….

중앙의 마법사들은 고전하면서도 즐거워 보이고, 시노와 네로는 머리를 감싸쥐며 답안지를 채우고 있다.

히스클리프: …….

모두가 일희일비하는 가운데 혼자 묵묵히 시험에 임하는 히스클리프이 조용한 옆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파우스트: 시간이다. 문제지를 모으지.

시노: 드디어 끝났다…….

네로: 하아, 어깨가 뻐근해졌어.

수고하셨어요. 시험은 어땠나요?

아서: 어려운 문제였지만 전부 채울 수는 있었습니다.

카인: 나도야.

리케: 저는 몇 개 답을 쓰지 못했지만 잘 나온 것 같아요.

세 사람 모두 대단하네요.

리케: 에헤헤, 지금부터 채점 결과가 기대돼요!

시노: 나는 무서워.

네로: 나도 동감.

파우스트: 그러고 보니 카인, 시험 중에 몇 번이나 펜을 굴리던데…….

히스클리프: 아, 나도 조금 궁금했어. 무슨 의미가 있는거야?

카인: 그거 말이야? 도저히 알 수 없는 문제는 펜이 어디로 뒹굴까에 따라 정하기로 했어.

히스클리프 / 리케: 에에?

카인: 원래 맞는게 남는 거잖아.

리케: 정말이지, 치사해요. 그래서는 시험의 의미가 없어요. 네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네로: 하하, 그렇네.

네로: (나도 몰래 했는데…….)

오즈: 파우스트, 감사를 전하지.

문제지를 정리하는 파우스트에게 오즈가 말한다. 평소 잘 하지 않는 형태의 수업은 오즈의 눈에도 신선하게 비친 듯 했다.

파우스트: 별거 아니야. 오히려 이런 평범한 수업이라도 괜찮았던건가?

아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어. 참석하게 해줘서 고마워. 좌학이라는 것은 신선하네. 히스클리프에게 듣던 대로 역시 파우스트의 수업은 도움이 돼.

히스클리프: 아, 그…….

히스클리프는 초조하게 파우스트의 눈치를 살핀다.

카인: 아아, 파우스트는 좋은 선생님이야.

리케: 학교에 다니는 것 같아서 오늘 너무 즐거웠어요!

파우스트: ……그래.

파우스트는 조금 난처한 표정만 보일 뿐이었다. 빈정거리기 어려운 면모가 갖추어져 있는 탓이닞, 아무래도 상태가 좋지 않은 것 같다.

시노: 이렇게 신나게 시험을 보는 놈들이 있다니, 믿을 수 없어. 난 무조건 실기가 좋아.

히스클리프: 또 그렇게 말하고…….

카인: 그러면 이번에는 동쪽의 마법사가 우리 수업에 참여하면 좋지 않을까? 이쪽 수업은 실기 위주야.

시노: 정말? 나도 예전부터 중앙 나라의 수업에 관심이 많았어. 오즈가 선생님이라는 건 강한 마법을 배울 수 있는 거지?

네로: ……오즈가?

히스클리프: 우리들의 선생님……?

두근거리는 시노와는 대조적으로 히스클리프와 네로는 약간 당황한 것 같았다.

(겁먹고 있네…….)

파우스트: 실기 위주인가……. 필기 시험은 안 하는 것 같던데, 중앙 나라는 평소에 어떤 수업을 하고 있지?

오즈: 공격 마법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호 마법을 거는 훈련도 하고 있다. 실천적인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해 종종 그랑벨 성에서.

히스클리프: 그랑벨 성에서?

아서: 아아. 만일의 경우를 위해서 강력한 수호 마법을 걸고 있어.

리케: 하지만 저희들의 마법은 금방 오즈에게 찢겨버려요. 항상 실망해버려요.

오즈: 그런 훈련이다.

카인: 대단하다고. 오즈가 수호 마법을 건 곳은 우리 셋이서 마법을 써서 공격해도 티끌 하나 안 통해. 아키라도 봤었지?

네, 그건 정말 굉장했어요!

네로: 그거야 뭐, 오즈의 수호 마법이니까.

파우스트: 깨는 것은 북쪽의 마법사도 벅찰 것이다.

아서: 현자의 마법사의 임무는 다양해. 위험한 사태가 발생시 내가 반드시 성에 있다고는 할 수 없지. 그럴 때 소중한 자리를 지키기 위한 마법을 알 수 있었던 것은 큰 배움이었어.

히스클리프: …….


2화


실감나는 아서의 말을, 피스클리프는 신묘하게 듣고 있었다.

시노: 그 마법 알려줘. 블랑셰 성에 수호의 마법을 걸고 싶어.

히스클리프가 벌떡 고개를 든다. 자신도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히스클리프: 저, 저도 알려 주셨으면 해요.

쭈뼛쭈뼛한 말투였지만 눈빛에 강한 의사가 나타나 있었다.

리케: 둘은 블랑셰 성을 지키고 싶은 거죠. 그렇다면 그랑벨 성과 마찬가지로 오즈가 수호 마법을 걸어주면 되지 않나요?

히스클리프는 고개를 흔들었다.

히스클리프: 그게 가장 안심될 수도 있지만, 중앙의 마법사가 직접 블랑셰에 관여하면 외교적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어. 게다가 나에게 있어서 소중한 고향이니까…… 나 자신이 그 마법을 배워서 내 힘으로 지킬 수 있게 되고 싶어.

히스…….

아서: 그 마음은 잘 알아. 나도 소중한 장소를 지킬 수 있는 나이고 싶다고 항상 바라고 있으니까.

카인: 입장이나 나라는 달라도, 둘의 마음은 분명 똑같겠지.

아서: 어떤가요, 오즈 님. 히스클리프들도 수호 마법의 훈련이 가능할까요?

오즈: ……파우스트가 양해한다면.

마법사들이 일제히 파우스트를 본다. 반짝반짝 기대에 찬 눈동자가 그를 에워쌌다.

아서 / 리케 / 카인: …….

시노 / 히스클리프: …….

파우스트: ……뭐, 중앙 마법사들의 수업에 지장이 없다면…….

아서 / 시노 / 리케 / 카인: 아싸!

히스클리프: 선생님, 감사합니다.

밀려난 파우스트는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숨을 내쉬고 있었다.

네로: 거절할 수 없지, 저건.

아하하, 고개를 끄덕이게 되죠.

카인: 그렇게 결정됐다면 예정을 세워야지. 언제로 할래? 그쪽 사정을 알려줘.

리케: 현자님도 지켜보시는 거죠? 벌써부터 기대돼요!

갑작스럽게 결정된 합동 훈련에 학생들은 잔뜩 들떠 있다. 문득 시노가 번쩍였다는 얼굴로 웃었다.

시노: 기왕이면 우리도 실전에 가까운 훈련으로 하자.

중앙의 마법사들: ?

파우스트 / 히스클리프 / 네로: 실전……?







며칠 후, 동쪽과 중앙의 마법사들은 합동 훈련을 위해 히스클리프의 고향인 블랑셰 성으로 찾아왔다. 수호 마법을 배우고, 그대로의 흐름으로 성에 걸어 버리려는 목적인 것 같다.

(확실히 가장 실천에 가깝네……)

시노: 쉽지? 블랑셰 성을 지키기 위한 수업이니까.

파우스트: 합리적이긴 하지만…….

네로: 너의 행동력은 놀랍네.

카인: 뭐, 괜찮지 않아? 우리도 그랑벨 성에서 훈련했었고.

오즈: 나쁘지 않아. 실물을 앞에 두는 편이 마법의 감각을 잡기 쉬워진다.

리케: 히스클리프의 가족 분들께서 흔쾌히 응해주셔서 다행이네요.

아서: 아아. 훈련 허가 뿐만이 아니라 이렇게 옷까지 준비해 주시다니……. 멋진 부모님이셔.

히스클리프: 과장해서 죄송합니다. 오늘 일을 이야기했더니, 두 분 다 매우 기뻐하셔서…….

같은 현자의 마법사이기도 해서 아들이 항상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라고 히스클리프의 부모님은 따뜻하게 맞이해 주셨다. 성에 머무는 동안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모두에게 갈아입을 옷을 준비해 주시면서 환영해 주셨다. 히스클리프는 수줍어했지만 우리는 흐뭇한 기분이 들었다.

히스클리프: 괜찮으시다면 수업 전에 블랑셰 성을 안내해 드릴게요. 모두들 몇 번 정도 방문해 주셨지만, 수호 마법을 걸기 위해서라도 성 안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이 좋을 테니까.

카인: 오, 좋네. 히스가 어떤 곳에서 자랐는지 눈여겨보고 싶었어.

시노: 너희들, 명예롭게 생각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블랑셰 성을 도련님에게 직접 소개받을 수 있다고. 감사하게 보면서 눈에 새기는게 좋아.

히스클리프와 시노의 안내를 받아 우리는 블랑셰 성을 빙 둘러보았다. 아름다운 성과 품위가 좋은 별채 건물, 멋지게 정돈된 정원의 경치……. 그러던 중, 갑자기 리케가 걸음을 멈췄다.

리케: 저기, 저건 뭔가요?

안뜰 한쪽에 작은 건물이 보였다. 소박한 벽돌로 만든 커다란 창문이 눈길을 끈다.

히스클리프: 저건…….

카인: 헛간 아니야?

히스클리프: 아니야. 지금은 실제로 그렇게 되어 있지만…… 원래는 오란졔리였어.

오란졔리?

히스클리프: 온실이에요. 옛날에 추위에 약한 식물을 키우는 목적으로 지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파우스트: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건가? 그렇게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는데.

히스클리프: 실은, 스승님이 출입하게 되고 나서 거의 그의 헛간처럼 되어 버렸거든요…….

네로: 스승은 히스와 시노에게 마법을 가르쳐준 놈이지. 분명히 잭이라고 했었나.

히스클리프: 응. 자기가 가져온 짐 같은 걸 놓을 곳을 달라고 해서 스승님이 쓰게 됐어. 위험한 마법 도구도 놓여 있으니까, 그 장소에는 아무도 접근시키지 말라고. 그것 때문에 아직도 손질도 안 된 채 방치되고 있는 것 같아.

시노: 거기는 히스 도련님이 좋아하는 장소였거든. 스승이 점거하기 시작할 무렵, 잠시 풀이 죽어 있었지?

히스클리프: 그렇지 않아.

시노에게 놀림을 받고 히스클리프는 난처한 듯 웃었다.

시노: 그런데 이제 그 녀석은 없어. 그냥 둘 필요는 없지. 이번 기회에 안을 정리하는 편이 좋지 않나.

히스클리프: 아, 잠깐……!

오란졔리의 문에 손을 걸려던 시노를, 히스크리프가 막았다.

시노: 히스?

히스클리프: ……봐, 스승님이 어떤 수상한 마법 도구를 두고 있었는지도 모르고.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거야. 잠시 후 훈련도 앞두고 있으니 오늘은 그만두자.

카인: 뭐, 가까지 오지 말라는 경고까지 받았을 정도니까.

네로: 어수선한 것이 섞여 있을 수도 있지.

오즈: …….

오란졔리를 바라보며 오즈가 입을 연다.

오즈: 뭔가의 기척은 없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을 것이다.

시노: 그래?

파우스트: 어느 쪽이든 원래 목적과느 별개다. 성 답사를 마치고 수업에 들어가도록 하지.


3화


대충 성을 둘러본 후, 드디어 수업이 시작되었다. 지난 수업과는 반대로 오늘은 오즈가 선생님을 맡는다.

오즈: 그럼 훈련을 시작하지.

오즈: '복스노크'

오즈가 지팡이를 들고 주문을 외운다. 블랑셰 성이 눈부신 빛으로 뒤덮였다.

오즈: 이것이 수호 마법이다.

시노 / 네로: 오오.

히스클리프: 대단해…….

오즈: …….

시노 / 히스클리프 / 네로: ……?

오즈: 해 봐라.

시노 / 히스클리프 / 네로: 에!?

파우스트: 그, 그것 뿐인가?

오즈: 그것 뿐이다.

네로: 에에……?

히스클리프: 중앙 나라의 수업은 항상 이런 느낌이야?

아서: 그런 느낌이야. 우선 오즈 님이 시범을 보여주시고, 우리가 그걸 따라하지.

리케: 오즈는 말을 잘 못하기에 말로 잘 설명할 수 없다고 해요.

카인: 배우기 보다는 익숙해지라는 것이지.

시노: 생각보다 조잡하군. 그런데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편해. 확실히 이런 느낌인가…… '맛차 스디파스!'

네로: 우선 몸으로 외우라니, 정말 북쪽다운 가르침이군. 음…… '아도노디스 오므니스'

당황하면서도 시노와 네로는 순응해 간다.

히스클리프: '레프세바이브러프 스노스……' 안 돼. 잘 안 되네…….

평소와는 다른 수업 방식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지 히스클리프는 고전하는 기색이다.

오즈: 쓸데없는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이 땅에 깃든 정령의 기색을 의식하고 동조해. 이곳은 너의 고향이지. 정령도 너의 마법에는 익숙하다. 여기 있는 누구보다도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다.

히스클리프: 네, 네.

이후에도 훈련은 계속되었지만 초조해서인지 히스클리프는 끝내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했다.

오즈: 오늘은 여기까지다. 마력이 아직 불안정해. 실전에 옮길 단계가 아니야.

파우스트: 그렇군……. 수호 마법의 실전은 조금 더 훈련을 거듭한 후에 하지.

히스클리프: 네……. 감사합니다.










하아. 굉장한 진수성찬이었어……. 좀 과식했나…… ……응?

저녁 식사 후 복도를 걷고 있는데, 앞에 카인과 파우스트가 함께 걷고 있는 것이 보였다.

(조금 의외의 조합이네……. 어디로 가는 걸까?)

파우스트, 카인. 안녕하세요.

파우스트: 현자?

카인: 여어, 아키라인가.

둘이 같이 있는 게 조금 신기해서요. 어디 외출인가요?

파우스트: 아아, 아니.

카인: 외출이라고나 할까.

히스클리프: 카인, 파우스트 선생님. 죄송합니다, 기다리게 해서. 아, 현자님도 오셨군요.

히스?

내가 무슨 일인지 묻기도 전에 히스클리프가 거침없이 웃었다.

히스클리프: 제가 두 분에게 부탁한 거예요. 지금부터 방에서 수호 마법의 보충 수업을 할 거니까 어울려 달라고.

보충 수업인가요?

히스클리프: 네. 시노와 네로는 잘 되고 있는데, 제가 뒤쳐지는 바람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으니까요. 같이 수업을 들어준 중앙의 마법사들에게도 미안해서…….

카인: 그런 거 신경 안 써도 되는데. 더 뻔뻔해도 될 정도야.

그렇게 말하고 나서 소년 같은 얼굴로 히스클리프를 팔꿈치로 찌른다.

카인: 그런데 지기 싫다는 부분도 있다는 거, 나는 알아. 시노나 아서에게 지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있잖아.

히스클리프: 그, 그런 거…….

히스클리프: ……아니, 미안. 있을 수도.

카인: 아하하!

파우스트: 솔직해서 좋군.

나도 모르게 우리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숨은 승기와 그것을 인정하는 솔직함이 쾌적했다.

카인: 마법관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히스는, 잘 자란 소극적인 도련님이라는 인상이 강해서 말이야.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부분이 서서히 나올 수 있게 됐으니까 나로서는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

동의하듯이 파우스트가 히스클리프 쪽을 본다.

파우스트: 히스클리프의 절제함은 성질도 있지만, 그 잭이라는 남자의 탓도 있겠지. 그 녀석은 스승이라면서 히스클리프에게 으스대거나 잘난 척하고 있었다. 위축될 만 해.

그랬나요?

파우스트: 아아. 아마 현자의 마법사로 뽑히면서 다른 강한 마법사와의 실력차가 부각되는 것을 두려워 했겠지. 자기는 위대한 마법사라고 믿게 만드는 데 필사적이었으니까. 약한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몸을 뒤로 젖히고 허세를 부린 셈이다.

히스, 힘들었겠네요…….

히스클리프: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나쁜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카인과는 친구가 되어 언제나 저를 도와주고……. 평소에는 사람들과 엮이고 싶어하지 않는 파우스트 선생님도 제 입장을 잘 챙겨주시고, 마법에 대해서 여러가지 지도를 해주셨어요.

히스클리프: 제가 마법관에서 어떻게든 해올 수 있었던 것도 카인이랑 파우스트 선생님 덕분입니다. 두 분 다, 정말 고마워요.

카인: ……새삼스럽게 들으니까 부끄럽네.

파우스트: 별로 감사할 만한 일이 아니야.

카인은 코를 비비고 파우스트는 쑥스러운 듯 안경을 밀어 올린다.

파우스트: 잘 해 올 수 있었던 건 네가 겸손하고 똑똑했기 대문이지. 집안이나 양육을 내세우지 않고, 언제나 성실하고 상냥했다.

카인: 맞아맞아. 히스는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예의바르고 성실했지. 잘난 체하지도 않고 착한 놈이구나 하고 감탄했어.

히스클리프: 그, 그런…….

이제 히스클리프가 부끄러워할 차례였다. 꽃다발을 주고받는 듯한 분위기에 간지럽다.

……아, 죄송해요. 붙잡아 버렸네요. 저는 이제 슬슬 돌아갈게요.

카인: 아키라, 방까지 바래다 주지 않아도 괜찮겠어?

바로 앞이라 괜찮아요. 보충 수업, 힘내세요.

히스클리프: 감사합니다.

그들은 그대로 히스클리프의 방 쪽으로 떠난다. 세 개의 늘어선 등은 마음을 다잡은 듯 아늑했다.

(그러고 보니 시노와는 별개로, 다른 마법사들과 비교해서 카인과 파우스트는 히스와 안 지 오래됐지……. 그래서 그 둘에게 보충 수업을 부탁한 걸지도.)

카인과 파우스트는 불안할 때 버팀목이 되어준 믿음직한 존재일 것이다.

(히스의 훈련, 잘 됐으면 좋겠다……)

그들의 대화를 흐뭇하게 되새기며 나도 방으로 돌아왔다.


4화


다음날 아침, 일어나 옷차림을 가다듬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울렸다.

히스클리프: 현자님, 좋은 아침입니다.

좋은 아침이에요. 무슨 일인가요?

히스클리프: 아뇨, 아무 일도. 그저, 혹시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잠을 자면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게 아닐까해서…….

히스…….

(자신도 분명 마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텐데……)

그의 배려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어젯밤 카인이나 파우스트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히스클리프는 섬세하고 성실하며 매우 상냥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의 불안감에 민감하고, 가까이 다가가려고 한다.

고마워요. 어젯밤은 푹 잤어요. 장식되어 있는 드라이 플라워가 굉장히 좋은 향기가 나서…….

머리맡을 보고 아, 하며 히스클리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히스클리프: 저 꽃 향기는 안면의 효과가 있거든요. 옛날에 오란졔에서 키워볼까 하는 얘기가 나온 적도 있었는데.

오란졔리…… 그 안뜰에 있던 온실 말이죠. 그러고 보니 시노가 거기는 히스가 좋아하는 장소였다고 하는데, 사실인가요?

히스클리프: 음, 그건…….

히스클리프는 수줍은 듯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히스클리프: 굉장히 조용하고 침착한 장소였기 때문에, 어렸을 때 자주 갔었어요. 커다란 창문으로 부드러운 석양이 가득 비치고…… 거기서 혼자 책을 읽는 걸 좋아했습니다.

본 적은 없는데 신기하게 상상이 됐다. 해질녘에 주황색에 싸여 잔잔한 시간을 보내는 어린 그의 모습이.

그때는 아직도 오란졔리로 사용되었었군요.

히스클리프: 네. 나무를 키우고 있었거든요. 작은 오렌지 나무를요.

문득 눈빛이 조금 멀어진다.

히스클리프: 친분이 있는 귀족으로부터 선물 받았습니다만, 좀처럼 뿌리를 내리지 않아서 자주 걱정이 되어 보러 갔었어요. 시노와 만나기 전까지 저에게는 친구다운 친구는 없었어요. 그러니까, 그 무렵에는 오렌지 나무를 친구라고 생각해서……. 정말 거기 있는 것처럼 책을 읽어주고 말을 걸었었거든요. ……조금 부끄럽네요.

그렇지 않아요. 멋진 추억이라고 생각해요. 그 나무는 지금 어떻게 된 거죠? 어딘가에 옮겨 심었다던가……?

작게 고개를 흔들었고, 꽃이 시들 듯이 그는 눈을 내리깔았다.

히스클리프: ……이제 없어요. 오래 전에 말라서 잘라버렸거든요.

아…….

그때, 거친 발소리와 함께 노크 소리가 울려 퍼졌다.

카인: 아키라! 있어!?

현자 / 히스클리프: 카인?

카인: 그 목소리, 히스도 있구나. 딱 좋아. 둘 다 서둘러서 와 줘. 시노가 큰일이야.

히스클리프: 시노가!?

무슨 일인가요?

카인: 오란졔리 앞에서 쓰러져 있었대. 방금 하녀가 우연히 발견했다고 해.







우리는 바로 시노가 실려온 손님방으로 달려갔다.

네로: 히스. 현자 씨.

아서 / 리케: …….

이미 보고를 받은 마법사들이 방에 모여 있었다. 침대에는 눈을 감은 시노의 모습이 있었다.

히스클리프: 시노……!

시노, 괜찮나요!?

시노: …….

시노는 눈을 감은 채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히스클리프: 시노……?

리케: 아까부터 계속 이러고 있어요. 몇 번을 불러도 반응이 없어서…….

외상은 없는데 의식만 돌아오지 않아.

카인: 지금 오즈와 파우스트가 오란졔리를 알아보러 가고 있어.

히스클리프: 그런……. 시노, 무슨 일이야.

히스클리프: 일어나, 시노. 시노…….

시노: …….

시노의 손을 잡고 히스클리프는 몇 번이나 호소했다. 그러나 눈을 뜨기는커녕 눈꺼풀이 움직일 기미조차 없다. 누워 있는 모습은 평소의 활발한 시노와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비슷한 인형을 보는 것 같았다.

히스클리프: 어째서 이런 일이…….

목소리를 떠는 히스클리프의 등에, 네로가 살며시 손을 얹었다.

네로: ……일단 둘이 돌아오길 기다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파우스트와 오즈가 돌아왔다. 시노의 안부를 지켜보던 마법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둘에게 달려간다.

카인: 파우스트, 오즈. 뭔지 알아냈어!?

리케: 역시 그 오란졔리에는 위험한 마법 도구가?

아서: 아니면 강한 독초가 자라고 있었던 것일까요.

연달아 추궁당한 파우스트와 오즈는 모두 고개를 흔들었다.

파우스트: 아니…….

오즈: 오란졔리를 알아봤지만 위험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에……? 그러면 시노는 어째서…….

파우스트는 폼에서 작은 상자 같은 것을 꺼냈다.

 

카인: 그게 뭐야?

파우스트: 오란졔리 안에서 발견한, 기억의 상자라고 불리는 마법 도구다.

리케: 기억의 상자……?

파우스트: 마력을 담으면 상자 안에 생각한 장소를 충실히 재현하지. 이것 자체는 장난감 같은 것이지, 귀찮은 도구가 아니야. 지금도 미약한 마력이 느껴질 뿐이다. 하지만…….

파우스트는 상자를 성큼성큼 우리 쪽으로 기울였다.

히스클리프: …….

옆에서 히스클리프가 숨을 삼키는 기색이 역력했다. 상자에는 소년과 같은 인형이 두 개. 한 명은 금빛 머리이고, 다른 한 명은 검은 머리이다. 가운데에는 오렌지 나무가 서있다.

(……오렌지 나무……?)

오늘 아침, 그런 이야기를 히스클리프에게 막 들었다. 유심히 살펴보면 상자에 놓인 커다란 창문과 벽돌의 색, 무늬가 낯설다. 안뜰에서 본 오란졔리의 분위기와 많이 닮아있다.

(이 상자, 오란졔리를 재현하고 있다는 뜻……? 게다가, 이 두 인형……)

카인: ……이 인형, 히스와 시노를 닮은 것 같지 않아?

아서 / 리케: …….

누구나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동의의 침묵이 내린다. 네로가 눈살을 찌푸리며 파우스트를 보았다.

네로: 어이. 설마 시노는…….

파우스트: 아아. 이 상자 안에 시노가 갇혀 있는 것 같아.

전원: !

리케: 그럴 수가. 시노는 여기에 있는데요?

오즈: 몸 뿐이다. 시노의 정신은 거기에 있어.

시노의 정신…….

아서: 눈을 뜨지 않는 것은 그것 때문일까.

카인: 그런데 어째서 시노가 그런 꼴을 당하지? 장난감 정도의 도구로?

파우스트: 그렇기 때문에 기묘한 것이다. 젊은 마법사 중에서도 강한 마력을 가진 시노가 이 정도의 마법 도구에 사로잡힐 것 같지는 않아. 만에 하나 방심하고 사로잡혔다고 하더라도, 그 아이의 마력이라면 스스로 나올 수 있겠지.

네로: 그렇다는 것은, 문제는 마법 도구 자체가 아니라…….

파우스트: 다른 요인일 가능성이 높아.

아서 / 리케 / 카인: …….

히스클리프: …….


5화


마법사들의 표정이 굳어진다. 특히 히스클리프는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서: 아무튼 빨리 손을 쓰자.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일단 시노를 구해야지.

네로: 문제는 어떻게 꺼내느냐다.

리케: 이 검은 머리의 인형, 분명히 시노죠. 그렇다면 상자에서 인형을 뽑아 버리면 나오는게 아닌가요?

카인: 인형을 직접 뜯어내는 건 거칠지 않아? 그것보다 이 상자의 벽을 부수는 건 어때?

네로: 그것도 충분히 거칠잖아…….

(시노를 무사히 구하는 방법……)

뭔가 조언을 구할 수 없을까, 나는 잠자코 있는 오즈를 곁눈질했다.

저기, 오즈…….

오즈: …….

오즈의 눈빛은 똑바로 히스클리프를 향하고 있었다.

오즈: 히스클리프., 그 상자에서 희미하게 네 기척이 난다. 네가 시노에게 저주를 건 것이 아닌가.

히스클리프: ……에……?

순간 자리가 조용해졌다.

카인: 어이어이,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리케: 히스클리프와 시노는 친구입니다. 그럴 리가 없어요.

오즈: 고의라고는 할 수 없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생겨난 정과 집착이 어떻게 귀결되는지는 여러 가지가 있지.

오즈의 말에 아서가 입을 연다. 거기서 시선을 돌려 오즈는 계속했다.

오즈: 히스클리프가 무의식적으로 이 상자와 시노를 강하게 연결하고 봉인하기를 원한다면, 때때로 그것은 저주가 된다.

머리를 맞은 것처럼 히스클리프는 깜짝 놀랐다.

히스클리프: ……내가……? 시노에게 저주를……?

그 얼굴에서 금세 핏기가 사라진다.

히스……!

네로: 괜찮아. 정신 차려.

카인: 오즈, 지금 이야기는 얼마나 신빙성이 있지?

오즈: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다. 확증은 없어. 하지만 만일 그랬을 경우, 섣불리 저주를 풀면 히스클리프의 몸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저주는 깨지면 술사에게 돌아가. 만약 네가 저주를 걸었다면, 상자를 부순 순간 너 자신이 저주받을 것이다.

아서 / 카인 / 네로: …….

(그런……)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불안이 술렁술렁 다가온다. 창밖은 두터운 구름이 드리워지면서 점차 그늘져 갔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대로라면 시노는…….

파우스트: ……가장 안전한 것은 히스클리프에 의한 해술이다.

무거운 문을 밀어 열고 파우스트는 조용히 알렸다.

파우스트: 만약 정말로 히스클리프가 저주를 내리고 있다면, 다른 사람의 개입은 위험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자신의 손으로 풀면 저주받을 걱정도 없어. 입었더라도 피해는 최소한으로 끝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법으로 자신의 의식을 상자에 연결해야 하는데…….

눈짓을 받은 히스클리프는 고개를 끄덕인다. 안색은 지금도 푸르다.

히스클리프: ……하겠습니다. 제가 시노를 구할게요. 파우스트 선생님, 방법을 알려주세요.

파우스트: 그럼 상자를 손바닥에 올려놓고…… 의식을 보내는 감각으로 주문을 외워라.

히스클리프: 네.

파우스트가 가르친 대로 히스클리프가 주문을 외웠다.

히스클리프: '레프세바이브러프 스노스……!'

……하지만, 상자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히스클리프: 마법을 쓸 수 없어……?

파우스트: 당황하지 않아도 돼. 천천히, 다시.

히스클리프: ……네…….

히스클리프: '레프스바이브러프 스노스……!'

히스클리프: ……안 돼.

그리고 히스클리프는 몇 번이나 주문을 반복했다. 하지만 마법은 한 번도 그에게 호응하지 않았다.

히스클리프: 어째서, 이런 때에…….

답답한 공기가 방을 휘감아 간다. 창밖에는 서서히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일단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겠다고 히스클리프는 방에서 쉬게 했다. 잠시 후, 같이 따라갔던 파우스트가 돌아왔다.

파우스트. 히스클리프의 상태는…….

파우스트: 상당히 동요하고 있다. 시간이 조금 필요하겠지.

네로: 그런가……. 안색도 안 좋아보였고.

……저기, 아까 히스가 하려고 했던 마법은 어려운 건가요?

파우스트: 섬세함과 치밀함이 요구되는 마법이긴 하지만 원래의 히스클리프라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 오히려 잘한다고 할 수 있는 분야다. 하지만 지금은, 그 아이의 마음은 크게 흐트러져 있어.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던 것은 그 때문이겠지. 마법사는 마음으로 마법을 사용하니까.

파우스트의 부축을 받으며 방을 나갔을 때, 히스클리프는 몹시 쇠약해져 있었다. 그가 더 앓아눕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카인: ……저주가 진짜인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을 지적받고, 시노의 상태를 보면 여유가 없는 것도 무리가 아니야. 히스에게 있어서 늘 당당한 시노는 든든하고 믿음직한 존재였다. 시노도 의식만 있으면 설령 한쪽 팔을 잃어도, 주군 앞에서 결코 무릎을 꿇는 놈이 아니니까.

카인: 그것이 그 녀석의 종자로서의 긍지야. 그래서 히스는 이런 식의 시노의 모습을 지금까지 볼 기회가 없었을지도 몰라.

파우스트 / 네로: …….

자연스럽게 모두의 시선이 잠든 시노에게 쏠린다. 누워 있는 그에게서 들리는 것은 희미한 숨소리 뿐이었다. 지금 이 순간 눈을 번쩍 뜬다면, 얼마나 구원을 받을까.

아서: ……오즈 님,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요?

오즈: 없다.

리케: 아무것도 없나요?

오즈: 아무것도.

파우스트: 아쉽지만 맞는 말이다. 마음을 회복시키려면 히스 자신이 자신의 마음과 마주볼 필요가 있어.

리케: 그런…….

축 늘어뜨리는 리케의 머리를 네로가 쓰다듬는다.

네로: 답답하겠지만 지금은 참자. 제일 힘든 건 히스일 테니까. 친구의 긍지를 구할 수 있는 것은 자신 뿐인데, 조급해하면 조급해질수록 여의치 않아. 저 녀석은 분명 지금쯤 자신을 탓하고 있을 거야. 그러니까 너무 몰아붙지 않도록 지켜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

아서: 그래……. 네로의 말이 맞아.

카인: 히스는 괴로운 가운데 자신의 마음의 파도가 걷히기를 기다리고 있어. 우리도 히스의 마음이 진정되기를 기다리자.

리케: 네…….

파우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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