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의 마법사 루틸의 연고지인 호수. 아주 머나먼 옛날 운석이 낙하하여 생긴 곳에 빗물이 쌓여 거대한 호수가 되었다. 거울처럼 하늘을 비추는 호수 표면이 아름답다고 알려져있다. 예전 이 곳을 방문한 시인의 '별의 호수'라는 시는 지금까지도 국가 관계 없이 사랑 받고 있다. 루틸과 미틸의 양친은 이곳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다.
특별 커맨드 '낚시' : 아름다운 티코호수에서 낚시를 즐기자. 티코호수에서 낚을 수 있는 전설의 물고기는 마법사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준다는 것 같다. 희귀한 금색 물고기는 특히나 맛있다고 한다던가……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기 때문에 도망치기 전에 낚아 올리는 것을 추천한다.
1화
남쪽 탑에 도착했어요. 오늘 남쪽 마법사 여러분들은 티코 호수에 가셔야 합니다.
루틸: 티코 호수? 남동쪽 끝 평원에 있는 티코 호수 말씀이신가요?
네. 지도에서 보면 그런 것 같아요.
미틸: 티코 호수는 어머님이 좋아하셨던 곳이죠. 아버지를 만난 곳도 티코 호수라고 들었어요.
멋진 추억이네요! 젊은 연인들이 가는 데이트 장소…… 에, 관광지 같은 곳인가요?
피가로: 뭐, 예쁜 곳이지만 도착할 때까지 거리가 있으니까. 인간이 부담없이 관광하러 가는 건 힘들겠지.
레녹스: 중앙 나라의 유명한 시인이 남쪽 나라를 방문했을 때, '별의 호수' 라는 이름으로 티코 호수의 시를 썼었죠. 치렛타의 남편은 교사였기 때문에 시로 읽힌 장소를 한 번 보고 싶어서 여행을 떠났다고 들었습니다.
'별의 호수' 요?
루틸: 거울처럼 하늘을 찍는 호수로 유명하거든요. 꿈같이 아름다운 장소예요. ……어떤 이변이 있었나요?
아뇨, 이번에는 조사 의뢰예요. 티코 호수는 광대한 고대 호수니까, 뭔가 이변이 일어나지는 않았는지 봐달라고.
루틸: 과연! 미리 알아두면 걱정도 없겠네요. 어서 가보죠!
네!
루틸: 맞다, 현자님. 티코 호수에서는 환상의 물고기를 잡을 수 있어요.
환상의 물고기?
루틸: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 날렵한 물고기지만, 소울 피쉬라고 불리며 마법사의 마음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가 있다고 해요. 소울 피쉬를 먹으면 그 어느 때보다 자부심이 높아지고 힐링이 되고 열정적이 된다는 것 같아요.
그거 재밌을 것 같네요. 티코 호수에서 소울 피쉬가 잡히면, 모두에게 선물할게요!
2화
남쪽 탑에서 하늘을 날아 한참 지났는데, 이제 슬슬 티코 호수에 도착하려나요?
피가로: 이제 곧이야. 땅을 내려다봐. 저쪽에 보이는 접시 같은 산을 중심으로 방사선 모양으로 산맥이 뻗어져 있지.
정말이다……. 해바라기 꽃잎과 풍차의 날개처럼 산이 이어져 있어요.
루틸: 티코 호수는 옛날에 불타는 별의 돌이 떨어져 그 자리에 빗물이 고여 생긴 호수거든요.
별의 돌……. 운석이라는 건가요?
루틸: 네. 그래서 신기한 고유종도 많고, 굉장한 힘이 있는 땅이라고 해요. 어머니가 말씀하셨습니다.
미틸: 아! 보이기 시작했어요! 반짝반짝 거울처럼 태양을 튕겨 빛나는 접시 같은 산이 티코 호수예요.
다가가 보니 꽤 크네요!
루틸: 거대하네요! 동쪽의 블랑셰 숲이나 중앙의 수도보다 넓은 호수가 아닐까요?
(대단해……. 아무것도 없는 황야에 호수가 보석처럼 빛나고 있어……. 예쁘다……)
굉장해! 여기가 티코 호수…….
푸른 하늘과 구름이 거울처럼 비춰지고, 발밑에도 하늘이 있는 것 같아요. 시야 끝까지 호수라 계속 멀리까지 하늘이 이어지고……. 은빛 구름과 푸른 빛 하늘만의 세계다…….
루틸: 마음이 시원해지죠. 밤에는 온통 밤하늘이 되어 빨려 들어갈 정도로 아름답답니다.
미틸: 예쁜 꽃과 식물도 가득해요! 마법의 연구용으로 채집해야지!
레녹스: 색다른 색의 물고기도 많아. 여기서 낚시를 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피가로: 아하하, 휴일 같네. 나는 이웃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올게. 맛있는 술도 사줄 것 같고.
미틸: 피가로 선생님! 오늘은 티코 호수 조사가 목적이에요!
피가로: 알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 예쁜 경치인걸. 나도 시를 읽고 싶어지네.
레녹스: 시를 짓기도 하나요?
피가로: 즐기는 정도로 말이야. 오오, 레녹스. 위대한 남자의 이름이여. 오오, 레녹스. 레녹스.
레녹스: 놀리는 거잖아요……. 그럼 해질녘에 여기로 집합할까. 미틸은 나와 함께 가자.
미틸: 네!
3화
루틸: 현자님은 저와 함께 가죠! 호숫가 위에서 호수를 조사해 볼까요?
호숫가 위에서요? 빗자루에 타는 건가요?
루틸: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께 마법의 신발을 빌려왔어요! 이걸 신고 호수 위를 걸어가죠!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마법의 신발……! 시, 신어봐도 되나요?
루틸: 여기요!
……! 진짜다……! 물 위를 걸을 수 잇어요! 굉장해, 물 위를 걷고 있어!
레녹스: 현자님, 감탄하고 계시네요.
감탄하고 있어요! 그야 저, 마법사 같잖아요!
루틸: 아하하! 현자님이 기뻐해 주셔서 다행이다!
와아……. 계속 호수 위를 걸어갈 수 있어……. 반짝반짝해서, 꿈 같은 세계다…….
루틸: 하아…… 예쁘죠. 고민도, 피로도 한 번에 날아가 버릴 것 같아.
▶ 정말이네요…….
루틸: 현자님, 무슨 고민이 있나요?
아뇨, 없는데요.
루틸: 다행이다! 한숨을 쉬시니까. 만약 고민거리가 있다면 뭐든지 상담해 주세요!
▶ 고민이 있나요?
루틸: 에헤헤. 없지만, 너무 기분이 좋아서 말해봤어요.
아하하, 루틸답네요.
루틸: 만약 고민거리가 생긴다면, 현자님께 상담할테니 들어주세요.
그러고 보니, 루틸들이 말했던 '별의 호수' 는 어떤 시인가요?
루틸: 쨘! 사실은 수첩에 적어놨거든요. 잠깐 시인의 기분으로 낭독해도 될까요?
와아, 듣고 싶어요! 들려주세요!
루틸: 그러면 바로! 엣헴. '별의 호수'.
루틸: '내 눈동자는 별의 호수다. 넘쳐흐를 만큼 아름다운 너를, 기쁨과 함께 호수면 가득히 비춘다.'
루틸: '내 눈동자는 별의 호수다. 하늘에서 떨어져 다른 별에 도달해도, 아득한 너를 한결 같이 올려다본다.'
루틸: '네가 눈물을 흘렸을 때, 수천 개의 비가 쏟아지는 회색 호수처럼 내 눈동자는 슬프고 덥겠지.'
루틸: '내 눈동자는 별의 호수다. 영원한 사랑으로 너를 바라보고 있어.'
4화
(……멋지다…….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직설적인 사랑의 시지만……)
루틸: 어머니는 이 시를 좋아해서 자주 아버지께 낭독을 받으셨어요. 그 말을 듣고 황홀한 시간을 좋아했거든요.
사랑스럽네요. 좋아하는 남편이 읽어준다면 황홀해 질지도…….
루틸: 미스라 씨에게 얘기했더니, 미스라 씨도 부탁을 받은 적이 있대요. 하지만 귀찮아서 안 읽었다고.
아하하, 미스라답네요.
루틸: 만약 미스라 씨가 귀찮아하지 않고, '별의 호수' 의 시를 어머니에게 읽어 주었다면……. 저희의 아버지는 미스라 씨가 됐으려나.
(코…… 코멘트가 곤란해……)
루틸: 가끔 생각하거든요. 어머니는 왜 마법사인 미스라 씨가 아니라 인간인 아버지와 결혼했을까 하고. 인간에 대한 편견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법사는 언젠가 몸이 늙는 것을 멈추고 긴 수명을 살잖아요.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일찍 돌아가셨지만 보통이라면 인간이 더 빨리 돌아가실 가능성이 높아요. 외롭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나…….
……확실히 그렇네요. 루틸은 그걸 어떻게 생각하나요?
루틸: 잘 모르겠어요……. 조금 무섭기도 해요. 인간을 좋아하게 되었을 때, 자신의 육체만 시간이 멈춰지고 장수해 버리낟고 하면. 지금은 아직 자신의 육체의 성장이 멈추어있는 느낌은 들지 않지만…… 언젠가 그렇게 되었을 때, 어떻게 생각할까…….
조용한 루틸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법사가 가진 고민 중 하나를 건드린 것 같았다. 인간과 마법사는 보내는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고 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갈지도 모른다. 아무리 웃어도 떠나는 기차를 떠나보내는 이별이 찾아온다. 소중하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괴로운 이별이.
……그렇다고 해도, 루틸의 어머니가 루틸의 아버지를 사랑했던 것처럼 모두 특별한 행복을 찾지 않을까요.
루틸: 현자님…….
5화
루틸: 그렇네요……. 분명, 그런 행복이 있기에 어머니와 아버지도 그것을 찾을 수 있었던 거겠죠.
루틸의 웃는 얼굴에 나는 상상하고 말았다. 호숫가에 웅크리고 있는 남쪽 나라의 남자와, 그에게 다가가는 빗자루에 탄 마녀의 모습을. 그것은 분명, 아주 멋진 만남이었을 것이다. 별의 호수를 쓴 시인이 반짝이는 호수 같은 한결 같은 사랑을 발견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니 '별의 호수' 의 시인은 누구를 생각하며 이 시를 썼을까요?
루틸: 그게 수수께끼거든요. 평생 독신자였다고 하니, 사모님 같은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때, 호수면의 파도가 술렁였다.
루틸: 아…….
루틸의 목소리에 이끌려 고개를 든다. 환상적인 은빛의 아름다운 수면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그림자에 나는 숨을 삼켰다. 눈 같은 하얀 피부에 호수면의 구름 같은 은빛 머리를 드리운 미녀. 수면에서 얼굴을 내밀던 그녀는 이내 물속으로 잠수해 호수의 바닥으로 사라져 버렸다. 은빛으로 빛나는 꼬리로 철썩철썩 물을 치며.
피가로: 인어를 봤어?
루틸: 봤어요! 현자님도 보셨죠!
네! 엄청 미인이었어요!
피가로: 그거 부럽네.
레녹스: 잘못 보신 게 아닐까요? 역시 인어 같은 건 전설의 생물이죠. 있었더라도, 아주 옛날에 멸종했을텐데……
미틸: 북쪽 나라에서는 드래곤도 되살아났다고 하니까요. 좋겠다……. 저도 보고 싶어요! 오늘 밤은 묵고 조사하죠!
피가로: 인어는 조심스러우니까, 있다고 해도 쉽게 나오지 않아. 루틸들도 멀리서 봤지?
루틸: 아뇨, 엄청 가까이는 아니었지만 빼꼼 얼굴을 내밀어 줬어요.
피가로: 헤에, 어쩐 일이래.
6화
혹시…… 시를 읽어서 그런게 아닐까요?
루틸: '별의 호수' 의?
네. 시인이 별의 호수의 시를 읽은 상대는, 그 아름다운 인어였을지도…….
루틸: …….
루틸은 빛나는 호수를 돌아보았다. 호수면은 조용히 바람을 맞으며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고 있었다.
루틸: ……영원한 사랑으로 너를 바라보고 있어. 그 사람을 위한 시였을까요. 그 사람은 믿고 있었던 걸까……. 어머니도 믿으셨을까. 인간이 빨리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도, 인간이 주는 영원한 사랑을…….
어딘가 애틋하게, 그리고 어딘가 사랑스럽다는 듯 루틸은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루틸: 어머니가 아버지께 낭독을 받고 황홀하셨던 것처럼, 본인 앞으로 온 시를 오랜만에 들어서…… 황홀하게 얼굴을 보여준 걸지도 모르겠네요. 그 아름다운 인어 씨도.
남쪽 마법사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피가로도 레녹스도 오래 살았다. 루틸과 미틸도 분명 오래 살 거야. 자신들의 운명과 영원한 사랑을 인어로 맹세한 시인이 생각하는 바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피가로: ……그러면 슬슬 돌아갈까. 다들 제대로 조사했어?
미틸: 네! 돌아가서 알아봐야 할 것도 있었지만, 궁금했던 것은 채집했어요.
레녹스: 저도 표본을 채취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돌지 못해서 조만간 다시 와 보려고요.
루틸: 찬성이에요! 현자님, 그때는 꼭 다시 알아보러 와요.
네! 그 인어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루틸: 네. 그때까지 이 아름다운 곳에 재앙이 찾아오지 않도록 기도하죠. 어머니와 아버지가 만난 곳이, 멋진 사랑의 시가 태어난 곳이, 부디 영원히 이 빛을 잃지 않기를.
루틸: '오르토니크 세토마오졔'
'魔法使いの約束 > 스팟 메인 에피소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법관] 안뜰 (0) | 2022.11.20 |
---|---|
[피가로] 병의 늪 (0) | 2022.11.04 |
[미틸] 구름의 거리 (0) | 2022.05.08 |
[레녹스] 레이타 산맥 (0) | 2022.02.24 |
[클로에] 거품의 거리 (0) | 2022.0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