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화의 호루라기 1화
하아…… 따뜻해…….
축제를 벌이기 위해 얼음의 거리에 와 있던 나는 주민들이 빌려준 모피를 걸치고 거리를 산책하고 있었다.
(모피는 거의 입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나 따뜻하구나)
오웬: 여, 현자님. 꽤 좋은 걸 입고 있네.
오웬! 깜짝아……. 언제부터 옆에 있었나요?
오웬: 글쎄. 그것보다 뭐야, 그거.
오웬은 약간 눈을 가늘게 뜨면서 내가 두른 늑대 모피를 만진다.
오웬: 촉감이 좋아. 분명 이 녀석은 얼마 전까지 살아있었겠지. 현자님은 늑대가 동료 의식이 강하다는 걸 알고 있어? 지금쯤 이 얘의 동료들은 얘가 인간의 형편 때문에 잔혹하게 살해당한 것을 원망하며 같은 꼴을 당하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라.
설마…… 그런 걸.
오웬: 난 사냥꾼이었기 때문에 늑대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잘 알고 있어. 애꿎은 동물의 살을 벗겨 코트로 만들다니, 인간은 잔인한 생물이지.
그렇게 입기 힘든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 무슨 소리…….
문득 뒤쪽에서 땅울림 같은 소리가 났다. 뒤돌아보니 커다란 눈의 공이 이쪽을 향해 힘차게 굴려온다.
우와아아아아!?
무르: '에아뉴 랑블!'
무르: 현자님, 살아 있어?
무르! 어째서 여기에?
무르: 샤일록을 도우러! 숲에서 채취한 얼음을 눈에 담아 옮겼더니 눈이 커져버려서, 그냥 굴러가는 걸 쫓아다니고 있었어!
과, 과연……. 얼음이 산산조각 났는데 괜찮나요?
무르: 아하하, 진짜다! 샤일록에게 혼나려나.
무르: ……어라? 현자님, 왜 그래? 들뜨지 않는 얼굴이네.
오웬: 현자님은 말이야, 지금 입고 있는 모피 때문에 살해당한 늑대의 동료가 자신을 원망하고 덮칠까봐 두려워하고 있는 거야. 그렇지, 현자님?
오웬…….
무르: 헤에, 확실히 화는 나있지만, 덮쳐올 일은 없지 않아?
오웬: 하?
무르: 포획되지 않도록 거처를 바꾸는 것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무르도 동물의 말을 알 수 있나요?
무르: 말은 모르지만, 이렇게 빤히 쳐다보면 여러가지 것들이 보여! 봐봐! 무리가 숲을 이동하고 있어. 마을 입구 근처도 지나갔어! 발견되면 잡아 먹힐지도, 카오!
아하하! 무르, 간지러워요.
오웬: 하아, 사물의 기억을 잃다니 재미없는 마법.
오웬: ……? 무르. 너, 뭘 가지고 있어?
무르: 뭐라니?
오웬: 마나석이라던가? 너의 것이 아니야. 강한 마력이 느껴져.
무르: 알았다, 이거지! 쨔쟌!
기화의 호루라기 2화
그렇게 말하며 무르는 유리창이 달린 목걸이 같은 것을 꺼냈다. 꽃무늬가 새겨진 투명한 챰은 휘파람처럼 생겼다.
무르: 스노우와 화이트의 저택 옆에서 주웠어. 나, 반짝반짝 빛나는거 정말 좋아해!
스노우와 화이트의? 그건 그들이 잃어버린 물건이 아닌지…….
오웬: 헤에……. 그거, 나한테 줘. 쌍둥이 선생님의 분실물이라고 한다면, 제대로 전달해 줘야지.
무르: 좋아! 그 대신, 나와 게임하자!
오웬 / 현자: 게임?
무르: 응, 이 피리를 걸고. 아까 숲에서 얼음을 캐다가 재미있는 놀이가 생각났어! 북쪽 마법사는 과격한 걸 좋아하지? 어때? 해볼래?
오웬: ……좋아. 어울려 줄게.
무르: 아까까지 여기에서 얼음을 팠어.
정말이다……. 땅에 구멍이 여러 개 뚫려 있네요.
무르: 응, 잔뜩 팠으니까. 그러면 이 구멍으로 할까. 에잇!
무르는 구멍 안으로 뛰어들더니, 그대로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무르: 내가 마법으로 구멍 사이로 이동할테니, 잡히면 이 피리는 오웬에게 줄게!
오웬: 좋아. 모처럼이니 나도 전력으로 놀아줄게.
뭐랄까, 오웬이 이런 게임을 하다니 드문 일이네요.
오웬: 마음이 내켜서. 그것보다, 너는 떨어져 있는 편이 좋지 않아?
오웬은 가볍게 빗자루에 걸터앉아 그대로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오웬: 무르, 네가 먼저 하자고 했으니까 죽어도 불평하지 마.
오웬: '쿠레 메미니'
오웬은 높은 하늘에서 마법으로 만큰 커다란 얼음 기둥을 무르를 향해 던진다.
무르……!
올라가는 눈과 폭음과 충격의 연속으로 바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게 되는데, 그 속에서 무르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린다.
무르: 최고! 역시 북쪽 나라의 게임은 이만큼 스릴이 있어야 해!
(게임으로 쳐도 괜찮은 거야!?)
고양이처럼 폭격을 뚫고 나가는 무르를 오웬의 공격이 가차없이 눈사태처럼 덮친다. 이윽고 한층 격렬한 폭음을 마지막으로 주변이 조용해진다. 무르도 오웬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오, 오웬……? 무르?
???: 가르르…….
……?
등 뒤에서 소리가 나 돌아본다. 그러자 폭음 때문에 발자국을 눈치 못챘는데, 여러 마리의 늑대가 이쪽을 향해 그르렁 거리고 있었다.
히익!
나도 모르게 두려움과 놀라움에 뒤쳐지자, 송곳니를 드러내고 포시했다.
기화의 호루라기 3화
오웬: '쿠아레 모리트'
상공에서 주문이 들림과 동시에 날카로운 얼음 기둥이 내 주위를 울타리로 둘러싸듯 꽂혔다. 놀라서 올려다 보니, 빗자루를 탄 오웬이 차가움과 귀찮음을 섞은 표정으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웬: 그 녀석을 잡아먹어도 모피가 된 너희들의 동료는 돌아오지 않아. 얼른 거처나 바꿔서 얌전히 살으라고.
오웬이 날카롭게 말을 건다. 그래도 계속 그르렁 거리는 늑대 떼에, 그는 빗자루 위에서 다리를 꼬고 한쪽 눈썹을 치켜들었다.
오웬: '쿠레 메미니'
그리고 다시 얼음 기둥 하나를 늑대 떼에게 날린다. 이윽고 늑대들은 조용히 떠났다.
사, 살았다…….
무심코 껴입은 모피를 끌어당긴다. 이렇게 손가락 끝은 공포로 떨고 있는데, 모피를 걸친 몸은 역시 따뜻하다.
(살기 위해 인간이 늑대를 죽이고, 늑대는 그런 인간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거처를 바꾸는 거야……)
자연이나 동물들과 사람이 잘 살아가는 어려움은, 마법사와 사람과의 관계에도 어딘가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무르: 아! 죽는 줄 알았어!
정말로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오웬의 공격이 너무 무서워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게 되어…….
무르: 아하하! 나는 쌩쌩해. 오웬의 공격은 저 피리가 되받아쳤으니까!
피리가?
오웬: 흥, 운 좋은 놈.
코웃음을 치는 오웬은 무르에게서 받은 피리를 기분 좋게 만지작거린다.
오웬: 내 마법을 되받아칠 정도니까 말도 안 되는 마력이 담겨 있을 지도. 당장 시도해 볼까. 무슨 큰일이 생기려나.
오, 오웬. 역시 그걸 사용하는 건 그만두는 편이…….
내 목소리를 가로막듯 오웬이 피리를 울리자 땅에 마법진이 떠올랐다. 오웬이 또 피리를 분다. 그러자 마법진이 빛나기 시작했다.
스노우 / 화이트: 뭘 하고 있는 건가?
스노우, 화이트……!
화이트: 으음? 그 마법진에 그 피리……. 오웬, 그대가 왜 그걸 가지고 있나.
오웬: 무르에게 받았어. 그러니 이것의 소유권은 지금은 나에게 있지. 이렇게 강한 마도구를 숨기고 있었다니, 역시 너희들은 위험하고 악한 마법사야.
스노우 / 화이트: …….
무르: 왜 그래? 얼굴을 마주보고.
스노우: 그건 우리의 특제 제자 호출 아이템일세. 세 번 피리를 울리면 오즈와 피가로가 소환되거나 되지 않는다.
화이트: 옛날에 스노우와 만들었던 걸세. 그대들이 거리에서 나쁜 짓을 했을 때의 준비용으로.
오웬: 하……?
무르: 좋네, 재밌어 보여! 오웬, 빌려줘!
오웬: 기다려! 이 바보 고양이……!
오웬의 제지를 듣지 않고 무르는 반갑게 피리를 빼앗아 들자, 힘차게 입김을 불어 넣었다. 그리고 뚫어질 듯한 푸른 하늘을 향해 세 번째 피리 소리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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