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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2 이벤트 스토리

[백악의 성에 전설의 각성을] 1화~5화

고고하고 잔인한 마왕 오즈. 세계 곳곳에 그가 남긴 전설의 땅이 수두룩하다. 그 중 '오즈의 둥지' 라고 불리는 장소에, 기묘한 성이 나타났다는 의뢰가 도착해…….

——새벽 꿈에서 깨어나는 순간과도 비슷한 신기한 느낌.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그것은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1화


스노우: 그대들, 쿠키의 맛은 어떤가?

엄청 맛있어요! 버터의 풍미가 고급스럽고, 리큐어의 숨겨진 맛도 살아있네요.

아서: 이 진저 쿠키도 홍차에 잘 어울리고 맛있습니다.

그날 오후, 우리는 스노우와 화이트에 초대되어 다과회를 즐기고 있었다. 내일은 북쪽의 마법사와 함께 임무에 나갈 예저이다.

오즈: …….

도움을 청해 준 오즈도 마찬가지다.

화이트: 호호호, 우리가 좋아하는 쿠키일세. 좀처럼 구하기 힘든 물건이다.

아서: 그렇게 귀한 쿠키를, 제가 받아도 괜찮나요?

스노우: 괜찮네 괜찮네. 아서는 홍차를 끓여주지 않았는가. 그렇지, 오즈여. 홍차도 쿠키도 맛있지?

오즈: …….

화이트: 답답한 얼굴을 하고 있구먼. 내일 우리와의 소풍을 생각하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오즈: 소풍이 아니라 임무다.

스노우: 머리가 뻣뻣한 건 우리도 알고 있다. 그래서 여기서 힐링의 티타임이지.

화이트: 내일은 유쾌한 멤버들이 모여 있는만큼 상당히 많은 확률로 우리에게 심로가 올 수 있네. 자, 오즈 쨩! 부루퉁해 있지 말고 계속 먹어서 임무에 임할 의욕을 내보거라.

오즈: 나는 리케가 아니다. 이런 걸로 기분이 풀릴 거라고 생각하나?

죄, 죄송해요 오즈. 동행을 부탁해서. 내일은 도움이 필요한 바람에…….

오즈: 아니……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오즈는 순간 나를 염려하는 듯한 시선을 보낸 뒤 홍차를 입에 머금었다. 아서가 찻주전자를 집어든다.

아서: 현자님도 홍차 한 잔 더 어떠신가요?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부탁 해 버렸지만…… 왕자님께 이런 짓을 시켜도 되는걸까.)

황공해하는 나에게 아서는 우아한 미소로 홍차를 따라준다.

아서의 홍차는 맛있네요. 왕자님이신데 마치 집사님처럼 솜씨가 좋아요.

아서: 정말인가요? 기쁩니다! 오즈 님, 칭찬을 받았어요.

오즈: 어째서 나에게 말하지.

아서: 제가 홍차 끓이는 법을 배우게 한 건 오즈 님이셨으니까요. 근데 그때는 조금 힘들었네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아서: 어렸을 때 오즈 님께 제 손으로 직접 홍차를 우려드리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자세히 끓이는 방법을 몰라서. '물은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좋다' 라는 기억만 믿고 마법으로 물을 끓였는데…… 온도가 너무 올라간 바람에 주전자가 터져버렸습니다.

(얼마나 뜨거웠길래……!)

스노우: 호호호. 마왕성이라고까지 불렸던 그 성에서 그런 훈훈한 에피소드가 있었을 줄은.

화이트: 그때부터 생각하면, 그대들도 많이 성장했구나.

아서: 네!

오즈: …….

오즈는 복잡한 얼굴로 가만히 있었다. 부정은 하지 않지만, 긍정도 하기 싫다는 심경일지도 모른다.

카인: 이 목소리, 아서가 있구나.

그때, 담화실에 카인과 시노, 레녹스가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모두들.

아서: 카인, 이쪽이야. 여기 오즈 님과 화이트 님, 스노우 님도 계셔.

우리는 카인과 손을 맞잡았다. 카인은 '거대한 재앙' 의 영향으로 상대를 만지지 않으면 그 모습을 볼 수 없다.

시노: 과자를 먹고 있었던건가. 무슨 모임이지?

스노우: 그냥 다과회일세. 괜찮다면 그대들도 차를 마시고 가게나. 안뜰에서의 훈련은 끝난거겠지?

레녹스: 네. 하지만…… 저희도 참여해도 괜찮나요?

화이트: 호호호. 혹시 오즈가 있어서 긴장하고 있는건가?

스노우: 아무리 오즈라도 갑자기 잡아먹지는 않으니 안심하게나.

레녹스: 그런 걱정은…….

시노: 사양하지 마, 레녹스. 이쪽이 초대한 입장이니까. 그렇지, 오즈.

오즈: 마음대로 해라.

레녹스: 감사합니다.

시노: 딱 좋은 기회다. 오즈한테 계속 물어보고 싶었던게 있어.

시노는 오즈의 옆에 앉자 진지한 얼굴로 몸을 내밀었다.

시노: 나는 장래에 내 성을 짓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 크고 멋있는 성을 말이야.

오즈: 그런가.

시노: 그래서 참고용으로 너의 성에 대해 알고 싶어. 본 적은 없지만 분명 너의 성은 강하겠지.

오즈: 내 성이 강해……?

시노: 아닌가. 그럼 어떤 성이야? 크기라던가 색깔, 모양이라던지.

오즈: …….

시노: 뭐야, 제대로 대답 못하네.

오웬: 오즈의 성이라면, 내가 대신 알려줄까.

카인: 오웬!

놀라서 뒤를 돌아봤더니 어느새 오웬이 우리의 등 뒤에 있었다.

오웬: 알고 싶잖아? 그 테이블에 있는 것과 바꿔도 돼.

호, 혹시 쿠키 냄새에 들어온건가요?

시노: 좋아. 그 쿠키라면 전부 주지.

스노우: 이봐, 시노! 그건 우리의 쿠키일세!

화이트: 멋대로 주지 말게나!

오웬: 우물우물.

스노우 / 화이트: 벌써 먹고 있고…….

오웬은 가볍게 입술을 핥더니 괴담이라도 말하듯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오웬: ……오즈의 성은 성이라고 불리지만 실제로는 달라. 낡고 섬뜩하고 기묘한, 저주받은 유적처럼 생겼어. 그 성의 지하에는 말이야, 오즈가 약탈해간 보물이 산더미처럼 잠들어 있다고 해. 평생 놀고먹어도 남을 정도의 양이야. 그 보물을 보고 도적, 인간, 마법사, 별의별 목숨이 아깝지 않은 자들이 오즈의 성에 침입했지만 불쌍하게도 그들은 보물을 얻기는커녕 누구 하나 그 성에서 나올 수 없었대.

실제로 오즈의 성을 본 적이 있는 나는 오웬의 말이 진실이 아님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다가오는 말투에 그만 숨을 삼키고 말았다.

오즈: …….

반면 오즈는 남의 일을 듣는 듯한 얼굴이다. 자기 얘기를 하고 있는데 마음 속으로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시노: 그 녀석들, 오즈에게 들켜서 죽은건가?

오웬: 반만 정답. 잡아먹힌 거야. 새하얀 옷에 몸을 감싼 무서운 마왕 오즈에게. 모두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은데, 거기 있는 오즈가 좋아하는 음식은 마법사나 사람이야. 오즈는 성에 접근하는 자를 열 줄로 갈라진 꼬리로 얽어쥐고, 억지로 끌어들여 산 채로 잡아먹는 걸 좋아하거든. 그래서 오즈의 성은 불량배들의 처형장이라고도 불리며 두려워하고 있었어.

아서: 그런 이야기도 있는건가……. 오웬, 그건 오해야. 오즈 님에 얽힌 전승의 대부분은…….

오웬: ……라고, 이 책에 씌여져 있었어.

시노: 우왓.

오웬은 어디선가 내놓은 책을 시노에게 던졌다. 아무래도 오즈에 얽힌 전설을 정리한 책같다.


2화


(이 책은 그거인가? 편의점의 잡지 코너에 놓여있는, 도시전설의 책 같은…….)

시노: ……몰랐어. 너에게 꼬리가 10개나 있었다니.

오즈: 그런 거 없다.

역시 오즈도 즉각 부인했다.

레녹스: 인간들 사이에서는 종종 오즈 님의 인상이 와전될 때가 있어. 그 전형적인 예일 뿐이야.

카인: 그렇겠지. 오웬, 과자 목적으로 시노를 속이지 마.

스노우: 하지만 그 소문들에 해당되는 게 없다고도 할 수는 없지.

화이트: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일세.

스노우 / 화이트: 꺅꺅!

쌍둥이가 놀려도 여느 때처럼 관심이 없어 보이는 몸짓으로, 오즈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저기, 저도 오즈의 성에 가본 적이 있지만 그 책에 쓰여져 있는 만큼 위험한 장소는 아니었던 것 같은…….

시노: 그런거야?

샤일록: 네, 그렇고말고요.

샤일록!

(언제부터 옆 테이블에 있었던거지? 깜짝 놀랐다……!)

화이트: 뭔가. 오늘은 유난히 손님이 많군.

스노우: 역시 우리의 비장의 쿠키구먼.

샤일록: 오즈의 성은 섬뜩하지 않습니다. 순백의 숲과 광활한 산맥이 보이는 곳에 있는, 아주 아름다운 성이었죠.

시노: 샤일록. 너도 오즈의 성을 알고 있나?

샤일록은 카인과 손뼉을 치고 나서 요염한 미소를 오웬에게 돌렸다.

샤일록: 알고 있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요. 저보다는 오웬이 더 잘 알지 않나요?

오웬: ……그 장소가 아름답다고? 하하, 경사스러운 녀석들. 아까 책이 훨씬 더 신빙성이 있어.

아, 오웬!

(사라졌다…….)

스노우: 오웬은 예전에 오즈의 성에 침입한 적이 있으니까. 그때의 쓰라린 추억이 되살아난거겠지.

시노: 아픈 추억인가……. 역시 오웬을 잡아먹은건가?

오즈: 먹지는 않았다.

카인: 먹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의 대접은 했다는 뜻이네.

(오웬, 분명 엄청난 일을 당했겠지…….)

상상하면 좀 무섭지만 머리에서 와작와작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 유일한 구원이다.

레녹스: 샤일록은 무슨 볼 일이 있어서 온게 아닌가?

샤일록: 네, 그쪽이 본론입니다. 새로운 임무 의뢰가 들어왔기 때문에 현자님께 알려드리려고.

일부러 고마워요. 임무지는 어딘가요?

샤일록: 중앙 나라의 변방에 있는 '오즈의 둥지' 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시노 / 레녹스 / 현자: 오즈의 둥지!?

오즈: …….

카인: 그건 '오즈의 손톱 자국' 같은 건가?

아마도요. 오즈의 손톱 자국, 오즈의 발자국, 오즈의 이빨 모양……. 그런 종류의 장소일 것입니다.

오즈의 손톱 자국이라면 나도 예전에 임무차 간 적이 있다. 마치 대지를 손톱으로 잘라낸 듯한 험난한 곳이었다. 이 세계의 각지에서는, 오즈의 연고지로서 전해지고 있는 관광 명소 같은 스팟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거기 중에는 오즈가 정말 다녀간 곳도 있고, 전혀 무관한 곳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는 해도, 오즈 자신도 자신이 갔던 장소를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저기, 오즈의 둥지라는 곳에서 무슨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는 건가요?

샤일록: 네. 갑자기 오즈의 둥지 안에 유적지 같은 성스러운 건물이 출현했다고 합니다.

아서: 유적?

샤일록: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피해는 없는 것 같지만, 부근에 사는 사람들은 그 성에 오즈가 살고 있다고 믿어 불안해 하는 것 같아요. 그 지방 사람들은 오즈가 사람을 성 안으로 끌어들여 먹는 마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으니까.

레녹스: 아까 오웬에게 들었던 오즈 님의 성 이야기인가……. 그곳이 진실로 전해지는 지역이구나.

아서: ……그 장소라면 전에 보러간 적이 있어. 하지만 그때는 성이라고는 없었는데.

가본 적이 있나요? 오즈의 둥지에?

아서: ……네.

오즈를 힐끗 보고 나서 아서는 말을 이어갔다.

아서: 이름뿐인 곳이라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명색이 오즈 님의 거처로 전해지고 있는 곳을 둥지라고 일컫으니까……. 하지만 중앙의 국내이기 때문에 확인을 한 번 해두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카인: 최근의 이야기인가? 그럴 땐 나에게 한마디 해 줘. 위험은 없었나?

아서: 아아, 방문한 것은 지난번의 재앙보다 전의 일이야. 오즈의 둥지 관리인을 하고 있다는 마법사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어.

(관리인까지 있다니, 갈수록 관광명소 같네…….)

아서: 오즈의 둥지는, 오즈 님이 성을 가지고 있던 장소라고 전해지고 있는 것 같아. 거기에 편승해서 장사를 시작하려고 정착하는 사람도 많은 것 같고. 조금 전 샤일록도 말했지만…… 그들 대부분이 오즈 님을 무서운 마물로 알고 있는 것 같던데.

아서는 조금 쓸쓸한 듯 눈을 내리깔았다. 많은 사람들에게는 아직도 오즈는 공포의 상징적인 존재일 것이다.

레녹스: 그 성이 나타났지만 피해는 아직 없는거지.

샤일록: 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정보가 적어서 상황을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건 걱정이네요……. 이미 늦은 시간이 되어 버렸습니다만, 지금부터 조사하러 가는 것이 좋을까요?

화이트: 급한 건이 아니라면 내일이면 된다. 지금부터는 오즈도 우리도 별로 쓸모가 없으니.

그렇게 말하며 화이트는 석양이 다가오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거대한 재앙' 으로 인해 밤이 되면 오즈는 마력이 약해지고, 쌍둥이는 액자에 갇혀버린다.

스노우: 음. 조사는 내일 이후로 하도록 하지. 오즈여, 그대도 오즈의 둥지라던가 하는 게 궁금하지 않은가.

오즈: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다. 어차피 내일은 다른 임무가 있어.

(맞다. 내일 오즈는 북쪽의 마법사들과 동행하지. 그럼 오즈의 둥지의 조사는……)

그러자 아서가 벌떡 의자에서 일어났다.

아서: 그렇다면 제가 오즈의 둥지를 보고 오겠습니다!


3화


아서: 카인, 같이 가줄래?

카인: 당연하지. 하하, 나에게 말을 거는 때가 의외로 빨리 왔네.

시노: 나도 가지. 오즈의 성도 궁금하고, 즉행으로 해결하고 올게.

레녹스: 저도 가겠습니다. 괜찮나요? 현자님.

네, 부디 부탁드려요.

오즈: …….

(오즈, 걱정하는 것 같아. 어린 마법사들이 많고, 역시 신경 쓰이는 걸까…….)

샤일록: 저도 가겠습니다. 오즈를 대신할 수는 없지만, 힘을 주는 정도는 가능하고.

아서: 고마워, 샤일록.

스노우: 오즈여, 걱정하지 말게나. 이곳은 모두를 믿고 맡기는게다.

오즈: 걱정은…….

아서: 잘 마무리하고 무사히 돌아오겠습니다!

오즈: ……무리는 하지 말아라.

아서: 네!














역시 신경쓰이네……. 오즈도 분명 걱정되지 않을까? 아서들끼리 조사하러 가게 하는 것…….)

다과회에서 이미 결정된 일이지만 아무래도 걱정된다. 침대에서 나온 나는 그대로 오즈의 방으로 찾아가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오즈, 저예요. 잠깐 괜찮나요?

잠시 후 문이 열리고 오즈가 얼굴을 들여다본다. 야밤의 방문인데 오즈는 별로 놀란 것 같지도 않았다. 신문 배달원이 신문을 갖다 주러 왔다는 식의 예사로운 반응이다.

아, 안녕하세요.

오즈: 무슨 일이지.

아, 아니 잘 자고 있을까, 하고…….

오즈: ……방금 노크로 눈이 떠졌다. 만일 잠들었다면, 의 이야기지만.

화, 확실히……. 죄송해요.

미안해하는 나에게 오즈는 눈길로 방으로 들어오라고 재촉했다. 내쫓아도 이상할 게 없는데 오즈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나는 휴우 하고 가슴을 쓸어올린다.

저기…… 혹시 오즈는 아서들이 걱정되나 싶어서요. 그들도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오즈 자신은 동행할 수 없어서…… 혹시나 걱정하고 있지 않을까 해서.

오즈: …….

상담도 조언도 아니다. 갈 곳 없는 속마음을 털어놓기만 하는 나를 오즈는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다. 그러니까 뭐라는 소리를 들을 줄 알았지만, 오즈는 대신 천천히 몸짓을 했다.

오즈: ……중앙의 마법사들은 목숨이 아까운 줄 모른다. 자진해서 절벽에서 떨어지러 가는 사자같은 무모함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사자의 아이가 마법사다. 하늘을 자유롭게 날 수도 있고, 정령들과 마음을 통해 힘을 얻을 수도 있지.

오즈는 말을 이어갔다. 밤의 정적에 녹아들 것 같은 차분한 목소리였다.

오즈: 게다가 그들에게는 샤일록이나 레녹스도 있다.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말고 아이는 일찍 자는 게 좋다.

오즈…….

오즈의 말에는 아서들에 대한 믿음이 담겨져 있었다. 그야말로 벼랑을 기어오르는 아이를 지켜보는 어미 사자처럼.

(……그런가. 마음을 졸이고 있었던 건 내 쪽이었을지도 몰라.)

오즈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들은 훌륭하고 믿음직한, 어엿한 마법사들이다. 알고 있었는데 걱정만 앞서 그 자리에서 주춤주춤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걸 알게 된다.

(오즈도 같은 마음일거라고, 마음대로 생각했었는데……. 오즈는 좀 더 앞을 바라보고 있었구나)

……오즈의 말대로네요. 고마워요.

오즈: 잘 수 있을 것 같나?

(……잠 못 잔거, 들켰었나…….)

오즈: 잠이 안 올때는 우유라도 데워 마셔라. 손발이 따뜻해지면 잠도 잘 온다.

엄마 같은 짓을…….

오즈: 뭐?

아, 아뇨. 네로 같은 말을 하는구나 싶어서.

오즈: ……나는 네로가 아니다. 우유를 먹으려면 스스로 데워라.

네! 그럴게요. 고마워요, 오즈.

기분이 가벼워져 웃으며 대답하는 나에게 오즈는 숨을 내쉬었다.

내일 임무가 끝나면 다시 다과회를 열어요. 아서들과 함께!

오즈: ……아아.









다음 날, 북쪽의 마법사들과 오즈, 나는 일찍 임무를 마치고 마법관으로 돌아왔다.

브래들리: 젠장, 피곤하네. 좀 더 일찍 끝날 줄 알았는데.

미스라: 당신이 그때 구덩이에 빠지지 않았다면 진작에 돌아올 수 있었어요.

브래들리: 그건 네 녀석이 갑자기 오즈한테 시비를 건 탓이잖아. 정말이지, 사람을 말려들게 하고.

조금 전, 조금 있으면 임무가 끝나려고 할 때의 일이었다. 사소한 일이 계기가 되어 미스라와 오즈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무엇보다, 미스라가 일방적으로 대들었을 뿐, 오즈는 별로 상대를 하지 않았지만 곤욕을 치른 것은 브래들리다.

(깊은 구덩이에 빠져서 먼지 때문에 재채기가 나와버렸지…….)

재채기에 의해 브래들리가 날아간 곳은, 운 나쁘게도 바다 한복판이었던 것 같다. 오즈의 마법의 도움으로 그럭저럭 귀환할 수 있었지만, 브래들리는 뜻밖에 많은 양의 바닷물을 섭취하게 되었다.

미스라: 그래도 좋았잖아요. 당신, 임무 내내 '한잔 하고 싶어' 라고 말했었고.

브래들리: 그건 술 말한거고! 한 잔은 커녕 물통 몇 잔을 마셔버렸다고. 현자, 이제 됐지? 난 방에 갈래.

미스라: 저도 갈게요.

아, 수고하셨…… ……가버렸다.

스노우: 이런이런. 임무보다도 미스라와 오즈의 싸움 정리에 시간이 더 걸린 것 같군.

오즈: 그들이 순순히 따랐다면 나도 번거로울 게 없다.

오웬: 뭐 먹을 거 없어? 청자색의 걸쭉한, 늪을 조린 것 같은 게 좋아.

화이트: 블루베리 잼을 말하는 건가? 오웬은 자유롭구먼…….

(어쨌든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야. 아서들도 슬슬 돌아왔으려나?)

샤일록: 다녀오셨군요, 현자님.

샤일록! 다행이다. 오즈의 둥지 조사는 끝났군요.

(어라……?)

우리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는지 샤일록이 큰방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어딘가 침울해있다.

샤일록: 그게, 조사는 아직 진행 중입니다. 상황상 오즈의 힘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일단 저부터 돌아온 거예요.

오즈: …….

무슨 일이 있었나요?

샤일록: 지금 당장 위험한 건 아니지만, 오즈의 둥지의 관리인이…….

오즈: '복스노크'

스노우: 잠, 오즈……!

오웬: 하?

아!

샤일록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오즈가 빠르게 주문을 외웠다. 동시에 찡하고 공간이 일그러진다. 시야가 새하얗게 된다.


4화



여기는……?

다음 순간, 눈을 떠보니 나는 낯선 곳에 있었다. 시야를 가리는 높은 암벽. 그 바위 표면에는 둥지 같은 무수한 굴이 뚫려져 있다. 그리고 우리 눈앞에는 나무뿌리를 둘러친 석조 건물이 우뚝 서있었다. 습한 공기를 내뿜는 이끼가 껴져있다.

스노우: ……아무래도 우리들, 오즈의 공간이동 마법에 휘말린 것 같네.

그렇다면 여기는 오즈의 둥지……?

오즈의 둥지의 주민: 우와앗! 뭐야, 이 녀석들!

오즈의 둥지의 주민: 가, 갑자기 나타났다! 오즈의 앞잡이인가!?

술렁임을 눈치채고 주위를 돌아보니 우리를 멀찍이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상황으로 볼 때, 아마 오즈의 둥지 주변에서 사는 사람들일 것이다. 갑자기 나타난 방문객에게 분명히 겁을 먹은거겠지.

저기……

오즈의 둥지의 주민: 우와아아! 잡아먹힌다!

말을 걸려고 하자 모두 도망쳐 버렸다. 내뻗은 손이 갈 곳을 잃는다.

스노우: 배가 고픈 것처럼 보였나…….

우우……. 하지만 주민분들은 정말로 오즈를 마물처럼 무서워하는 것 같아요…….

샤일록: 후후, 말이 빨라서 다행이군요. 하지만 여기 있는 건 현자님하고 스노우 님, 오즈, 저. 그리고…….

오웬: 저기, 무슨 짓이야? 아까 임무 끝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오웬이 있다. 앞머리의 틈새로 찌르는 듯한 시선을 받아 짜릿하게 긴장이 된다.

(위험해……. 꽤 짜증난 것 같아.)

그 짜증이 어떻게 발산될지 알 수 없는만큼 섬뜩한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자자…….

오웬: 오즈, 너한테 묻고 있는 거야.

오즈: …….

오즈는 잠시 말없이 오즈의 둥지를 바라보다가 이윽고 입을 연다.

오즈: 아서들은 이 건물 안이군.

샤일록: 네. 아서 왕자들은 지금 이 안을 탐색 중입니다.

오웬: 그놈들을 회수하기 위해 나를 여기까지 데려온 거야? 그렇다면 벌레처럼 연기에 그슬리면 나올 거야. 빨리 시도해 보자.

스노우: 그만두게나, 오웬!

(역시 오즈는 아서들을 걱정하고 있었구나. 신뢰는 하고 있어도…….)

샤일록, 이게 그 오즈의 둥지에 나타났다는 건물인가요?

샤일록: 네. 지금은 '오즈의 성' 이라고 불리고 있는 것입니다. 실물과는 하늘과 땅만큼 거리가 멀긴 하지만요.

스노우: 확실히 유적 같기도 하군. 옛 관록이 느껴지네.

……어제 오웬이 들고 있던 책에 쓰여져 있던 이미지에 가깝네요.

유적 같은 성. 낡고 섬뜩하고 기묘한 모양. 어떻게 보면 어제 책에 충실한 외관이다. 보고 있으면 가슴 속이 출렁이는 듯한 불안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몸이 작게 떨려서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샤일록: 원래 이 일대는 그 굴 같은 암벽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땅이었습니다. 주민들도 조용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던 것 같습니다만…… 저희가 여기 왔을 때 거주자분들로부터 오즈의 둥지 관리인이 실종되었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오즈: ……행방불명?

샤일록: 네. 이 성이 나타난 것과 같은 시기에 그렇게 불리는 마법사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오웬: 아하하. 그 책 그대로다. 분명 그 얼빠진 관리인은 오즈의 꼬리에 잡아먹힌거야.

샤일록: ……당신이 말씀하신 설을 주민들을 의심하지 않고 있습니다. 부주의하게 입구에 다가간 대가라고.

그 얘기를 듣고 아서들이 안으로 들어간거군요?

스노우: 흠. 이 성에 사는 오즈는 꽤 악식인 것 같군.

오웬: 지성이 없는 그냥 괴물이야. 오즈는.

오즈: 나는 먹지 않았다. 내 성도 아니다.

드디어 참을 수 없게 되었는지 오즈가 들이받았다.

스노우: 호호호, 알고 있네. 이 성에서 그대처럼 막강한 마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가요?

스노우: 아아, 흉악한 마물이 있는 기색도 없네. 하지만…….

스노우는 다시 눈앞의 성을 올려다보았다. 천진난만한 눈동자에는 약간의 긴장이 엿보인다.

샤일록: ……기묘한 느낌은 있군요. 정적이라 불온하다고나 할까요? 마치 부화를 기다리는 알처럼 따뜻한 숨결을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성을 올려다보며 샤일록이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샤일록: 하지만 우선 인명 구조를 우선시하는 게 좋겠다며 아서 왕자들이 들어갔습니다. 저는 만약의 사태를 상정하여 오즈와 현자님을 부르는 역할을 맡았고요. 무슨 일이 있어도 당신이 있으면 안심이니까요. 현재 보고는 이상입니다.

오즈: …….

(이 성 안은 어떻게 되어있을까. 위험은 없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앞선 젊은 마법사들에게는 레녹스도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성은 불안을 일으키기에는 너무 충분한 외관이다.

스노우: 어쨌든 아서들이랑 합류하는 것이 먼저일세. 그 아이들의 마력의 기색으로 보아 우선은 무사한 것 같군.

다행이다! 그럼 장소도 아시는 거죠?

스노우: 음. 하지만 꽤 성 깊숙히 들어가 버린 것 같군.

오웬: 이거, 꽤 큰 성 같고. 한 번 헤매면 다시는 못 나오는 거 아냐?

그,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 그들의 안부를 생각하면 다시 불안감이 뭉게뭉게 부풀어오른다. 애초에 안에 들어간 우리도 길을 헤매지 않을거라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샤일록: 괜찮습니다, 현자님. 제가 들어오자마자 합류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표시를 해놨거든요.

샤일록: '임비벨'

샤일록이 주문을 외우자 마도구인 파이프에서 사뿐히 나비가 떠올랐다. 나비는 반짝반짝 날개를 빛내며 우리를 성 입구로 인도하듯 우아하게 빛의 궤적을 그려간다.

와……! 굉장히 밝네요. 발밑도 똑똑히 보여요!

샤일록: 저 나비를 따라가면 아서 왕자들에게 닿을 수 있을 겁니다.

고마워요, 샤일록. 당장 출발하죠!

오웬: 잘 가. 이 성에 사는 오즈에게 안부 전해줘.

스노우: 이봐 오웬. 남의 일 같은 말 하지 말게나. 그대도 가야지.

오웬: 싫어. 그 녀석들이 이 안에서 죽어도 난 상관없어. 신발도 더러워질거고.

오즈: 오웬따윈 필요없어. 내 힘만으로도 족하다.

오웬: 하?


5화


샤일록: 확실히, 떼쓰기는 멋없네요. 위험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적은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고요.

오웬: 뭐야 그게. 내가 겁쟁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샤일록: 설마요. 겁쟁이는 당신이 아니라, 당신이 신고 있는 그 신발이겠죠.

오웬: 바보같아. 신발이 겁낼 리가 없잖아. 봐봐.

오웬이 총총히 성 안으로 들어간다. 빨리 따라오라는 것 같은 발걸음이다.

(여, 역시 샤일록이다…….)

저기, 오웬…….

오웬: 신발이 더러워지면 네가 닦아, 현자님.

네, 네…….

샤일록의 나비를 따라 우리는 성 내부로 들어갔다. 곧게 뻗은 돌로 된 복도는 어두컴컴하고, 돌로 갈라진 틈으로 나무뿌리가 여기저기 튀어나와 보행을 방해하고 있다.

돌에 둘러싸여 있는 탓일까요, 조금 쌀쌀…… 우왓!

오웬: 하?

오즈: …….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마법사들의 온몸이 희뿌옇게 발광하며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것은 순간의 일이었다. 그들의 옷차림이 모피처럼 장식된 하얀 의복으로 바뀐 것이다. 돌로 만든 벽으로 둘러싸인 어두컴컴한 공간 속에서, 그 모습은 뚜렷이 도드러진다. 거룩함마저 기억할 정도의 고귀한 흰색이다.

샤일록: 이건……?

지금, 갑자기 옷이 바뀌었네요. 마법의 힘인가요?

스노우: 우리의 마법이 아니다. 아마도 성안의 충만한 고농도 마력의 영향이겠지. 확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에게 마법으로 간섭하는 등 좋은 배짱이구먼.

과연…….

스노우: 하지만 디자인은 나쁘지 않다. 푹신푹신하고 노인의 몸에 좋은 따뜻함이네.

(하지만 왜 이렇게 흰 옷이지? 이 성의 분위기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데…….)

오즈: ……뭐 됐어. 앞으로 나아간다.

네, 네!

오즈는 잠시 걸쳐진 의상에 불쾌한 듯 시선을 떨구었지만, 곧 빠른 걸음으로 나비를 쫓는다. 나도 황급히 그 뒤를 따랐다.

샤일록: 이 곳의 공기는 매우 탁하군요. 이런 퇴폐적인 분위기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역시 저는 진짜 오즈의 성을 선호합니다. 이 성에서는 그 유리세공 같은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볼 수 없으니까요.

오웬: 나는 오즈의 성도 싫고 이 성도 싫어. 대체로 인간들을 공포로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건 어느 성이나 마찬가지잖아. 그렇다면 바로 여기도 오즈의 성이네. 여기 있는 마왕과 잘 어울려.

오즈: ……너에게도 평생 사라지지 않을 공포를 줘도 좋지만…….

오웬: 해봐도 돼. 지금 당장 내 개를 풀어서 여기 있는 약한 마법사들에게도 똑같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줄거야.

스노우: 오웬, 오즈! 양쪽 다 시시콜콜한 싸움은 그만두거라. 지금은 그런 짓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오즈: 너의 지시는 받지 않는다.

오웬: 노인은 물러나 있어.

스노우: ……호호호. 호흡이 잘 맞아서 의외로 사이는 좋은 것 같군. 하지만 그대들에게는 가혹한 처사가 필요한 것 같네. 진정한 공포를 애송이에게 가르쳐주지.

모, 모두들. 일단 아서들과 합류하는 것부터 생각해요. 싸움은 적어도 그 후에……!

(어라? 지금 복도의 벽이 움직인 것 같은……?)

샤일록: 현자님, 이쪽으로.

문득 샤일록의 가지런한 손끝이 완만하게 팔에 감긴다. 끌렸다는 걸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부드러운 몸짓이었다. 감싸는 듯한 달콤한 향기와 함께, 그의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흔들리며 살짝 뺨을 스친다. 순간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윽…….

복도 저편에서 엄청난 기세로 갈라놓듯 벽이 솟아오른다. 말 그대로 땅에서 벽이 튀어나온 것이다.

이, 이건……!?

오즈: '복스노크'

오즈가 손을 들었다. 폭발음과 함께 순식간에 벽이 소멸된다.

샤일록: 현자님, 다치신 곳은 없나요?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방금 건 도대체…….

스노우: 벽이 생물처럼 움직였다. 아니, 벽이라기보다는 성 전체가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았군.

샤일록: 과연. 벽이나 기둥이 나기도 하고, 움직이기도 하고. 마치 성 자체가 살아있는 것 같군요.

성이 살아있다니……. 그런 일이 있나요?

샤일록: 원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있게 되는 것이 '거대한 재앙' 의 영향이니까요. 하지만 이 성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재밌는 곳이군요. 아침에 일어나면 주방이 정원으로 바뀌어져 있고, 침실이 식당으로 바뀌어져 있다던가. 만약에 여기서 살면 질리지 않는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확실히……?

스노우: 그대들이 즐거워 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지만, 너무 방심하지 말게나. 앞으로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

스노우: 하지만 이 곳은 이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오즈의 전승에 빗대어 만들어진 성 같군. 우리의 옷이 전승에 전해 내려오는 마왕 오즈와 같은 하얀 옷차림으로 바뀐 것도 그렇다. 무슨 이유가 있는걸지도 몰라.

오웬: 혹시 오즈를 죽이고 싶은 놈이 이 성을 짓고 유인해 온 거 아냐? 아까 그 벽, 오즈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고.

오웬은 피식 입꼬리를 올렸다. 놀리는 것 같기도 하고, 감탄하는 것 같기도 한 미소였다.

오웬: 잘못된 오즈의 전승을 진실로 만들려고 오즈를 도발하는 거야. 좋은 취미네.

스노우: 오즈를 죽이고 싶어하는 그대가 말하니 묘하게 신빙성이 있군……. 오즈여, 짐작 가는 것이 있나?

오즈: …….

스노우: 원래 이곳은 오즈의 둥지라고 불리고 있었다. 오즈의 손톱 자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그대는 여기서 무슨 일을 저지른 적이 있나?

오즈: 기억 나지 않는다.

정말로 전혀 기억에 없나요……?

오즈: …….

오즈는 입을 꽉 다물었다. 기억나지 않는 건 기억나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것조차 귀찮다는 듯. 그래도 나름대로 과거의 기억을 캐내려고 하는 걸지도 몰라. 팔짱을 끼고 미간을 약간 기댄다. 그러자 우리를 선도하던 나비가 궤도를 크게 바꿔 팔랑팔랑 천장 쪽으로 날아갔다.

오웬: 이 위.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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