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성에 흩날리는 향기 없는 꽃] 스노우

피가로의 응석을 받고 싶어! 1화

 

(어라, 저기에 있는 건……)

 

스노우: 오즈 쨩은 우리들을~

 

화이트: 좋아한다, 싫어한다, 좋아한다, 싫어한다…….

 

스노우 / 화이트: 정말 좋아한다—!

 

(뭘 하고 있는건가 했더니, 저번에 내가 알려준 꽃점을 보고 있는 것 같네)

 

화이트: 오즈 쨩은 부끄러움이 많으니까. 하지만 우리들이 봤을 때는 너무 티가 나는게야.

 

두 분, 안녕하세요. 엄청 신나 계시네요.

 

스노우: 오오, 현자인가. 그대의 세계의 점은 사랑스럽고 재미있구나. 다음에는 피가로를 점칠 생각이지만 현자도 보고 가게나. 뭐, 결과는 뻔하지만.

 

화이트: 피가로쨩은 우리들을~ 좋아한다, 싫어한다, 좋아한다…….

 

스노우 / 화이트: 정말 싫어한다……!

 

화이트: 안타깝구먼. 설마 귀여운 제자가 그런 생각을 했을 줄은.

 

스노우: 속상하구먼. 그렇게나 귀여워 했는데 너무하다고 생각 하지 않는가, 현자여.

 

괘, 괜찮아요. 꽃점은 고른 꽃에 따라 운세가 달라지기도 하고…….

 

스노우: 아니, 이건 중대한 사태일세, 현자!

 

네, 네!

 

스노우: 시급히 개선해야해. 그러기 위해서 뭔가 작전을 생각하지 않으면.

 

화이트: 뭐가 좋을까……. 그러면 피가로를 잔뜩 응석받이로 하게 하는 건 어떤가?

 

스노우: 명안일세! 오랜만에 응석을 받아주면 그 녀석의 마음에도 변화가 생기겠지. 제목은 '피가로가 우리를 좋아하게 되는 작전' 으로 하지!

 

 

 

 

 

 

 

 

 

 

 

 

피가로: 현자님. 거기에 스노우 님과 화이트 님까지. 갑자기 왜 그래요?

 

스노우: 물론 귀여운 제자의 얼굴을 보러 왔지. 우리는 그대를 정말 좋아하니까.

 

화이트: 그렇지. 귀여운 존재는 언제나 곁에 두고 싶은 법이 아닌가.

 

피가로: ……이럴 때의 두 분에게는 나쁜 예감밖에 들지 않는데요. 현자님은 따라와달라고 부탁받은걸까?

 

네, 두 분에게 부탁 받아서…….

 

(사실은 반강제로 끌려온거지만……)

 

피가로: 아하하, 큰일이네. 하지만 거기는 내가 보고 싶어서 온 거라고 말해줬으면 했는데.

 

스노우: 피가로여. 오랜만에 우리가 마법의 연습을 도와주마.

 

화이트: 아니면 예전처럼 곁에서 낮잠을 자도 좋다. 푸짐하게 응석 부리게나.

 

스노우 / 화이트: 우리는 그대가 정말 좋으니까!

 

피가로: 아하하, 그건 감사합니다. 그런데 현자님, 두 사람이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가 따로 있을 것 같은데. 뭔지 알아?

 

에, 그게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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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로의 응석을 받고 싶어! 2화

 

피가로: 과연. 현자님의 세계에 있는 꽃점이라는 걸 해보니 제가 두 분을 싫어한다는 결과가 나온건가요. 하지만 그건 현자님이 설명해준 것처럼 운에 따른 결과죠? 걱정하지 않아도 저는 두 분을 좋아해요.

 

스노우: ……그대, 우리에게 시비를 걸고 있는 건가?

 

(화, 확실히. 지금 것은 진정한 마음이 담기지 않은 것처럼 들렸을지도……)

 

화이트: 세계 제일의 점쟁이인 우리의 점이 빗나갔다는 뜻인가.

 

(그쪽인가……!)

 

피가로: 아아, 실수했어요. 죄송합니다.

 

피가로: ……아, 벌써 이런 시간이! 지금부터 미틸들의 공부를 봐야해서 저는 이만 실례할게요. 현자님도 모처럼 와줬는데 미안해.

 

스노우 / 화이트: …….

 

 

 

 

 

 

 

 

 

 

 

 

 

 

 

스노우: 피가로 녀석, 상처받은 우리를 두고 바로 나가다니. 너무한 놈일세.

 

화이트: 역시 우리들은 어떻게 되도 좋은게야.

 

그, 그렇지 않아요. 예정이 있었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피가로: 세 분, 여기에 있었군요.

 

어라, 피가로.

 

스노우: 갑자기 나간 것은 정말로 미틸들의 공부를 보기 위해서였던겐가.

 

화이트: 사실은 우리들로부터 도망칠 구실이 아닌가.

 

피가로: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정말로 공부를 보러 갔다 온거에요.

 

스노우: 그러면 어떻게 이렇게 빨리 돌아온겐가.

 

피가로: 그게, 오늘 시험을 봤는데 우리 학생들이 다 만점을 받았거든요. 그래서 조금 전에 가르쳐 주신 꽃점을 미틸들과 하고 왔어요.

 

꽃 점을?

 

피가로: 응. 나와의 궁합을 봤어. 날 너무 좋아한대. 이야— 쑥스럽네.

 

스노우 / 화이트: …….

 

피가로: 좋은 걸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스노우: 흥——이다. 자랑하면서 들어도 전혀 기쁘지 않는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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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로의 응석을 받고 싶어! 3화

 

피가로: 뭔가요, 그런 삐진 얼굴을 하고. 예쁜 얼굴이 다 망가졌어요.

 

스노우: 어느 입이 그러는겐가.

 

화이트: 생각하지도 않은 소리나 하고.

 

……둘 다 아직 피가로의 마음을 믿을 수 없는 것 같네요.

 

피가로: 마음? 혹시 아까 그 꽃점의 결과?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피가로는 어쩔 수 없네 라는 듯이 웃으며 마법으로 한 송이의 꽃을 꺼냈다.

 

피가로: 그렇다면 이 꽃으로 다시 한 번 점을  쳐보죠. 나는 두 사람을 좋아한다, 싫어한다, 좋아한다, 싫어한다……. 좋아한다. 자, 제대로 좋아한다고 나왔어요.

 

(그, 그런……! 둘 다 더 화내는게 아닌지……)

 

스노우 / 화이트: …….

 

스노우: 호호호, 귀여운 녀석.

 

화이트: 그런 건 2천 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게야.

 

그걸로 되는거군요……!

 

화이트: 귀여운 아이에게는 과자를 줘야지. 우리가 아끼는 과자일세.

 

스노우: 그 전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겠다. 자, 머리를 숙이게나 피가로.

 

피가로: 감사합니다. 하지만 현자님의 앞이고, 지금은 사양할게요.

 

그렇게 말하며 피가로는 씁쓸한 웃음으로 두 사람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스노우: 호호호, 작전 성공이구먼.

 

작전이라니……. 혹시 삐진 척도 작전이었나요?

 

스노우: 글쎄, 어떠려나.

 

(스노우와 화이트는 진짜 만만치 않네……)

 

피가로: 그러고 보니 현자님은 꽃점으로 나와의 궁합은 점쳐주지 않은 거야?

 

네. 저는 두 분이 하고 있는 걸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을 뿐이라.

 

피가로: 그렇다면 지금 점쳐보자.

 

에?

 

피가로: 만약 싫다고 나오면 상처인걸. 그때는 잔뜩 응석 부리게 해줘, 현자님.

 

아니, 저기…….

 

스노우: 이봐, 피가로. 점을 빙자한 성희롱은 그만두는 게야!

 

화이트: 우린 그런 애로 키운 적 없네!

 

피가로: 세쿠하라?

 

스노우: 더 이상 현자와 가까워지면 혼내겠네.

 

화이트: 현자, 그대는 우리가 잘 지켜줄테니 안심해도 좋다.

 

아하하, 세 사람 다. 꽃점은 필요없어요.

 

스노우 / 화이트: 에?

 

점칠 것도 없이, 저는 피가로도 스노우도 화이트도, 다른 마법사들도 정말 좋아하니까요.

 

스노우 / 화이트 / 피가로: …….

 

화이트: 호호호, 귀여운 아이구먼. 그대는 정말로 우리를 기쁘게 하는 걸 잘하네.

 

스노우: 호호호, 사랑스러운 아이구먼. 우리도 그대를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좋아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