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의 보물 1화
햇볕이 내리쬐는 모래사장에서 마법사들이 자유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나와 히스는 나무 그늘에 앉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히스는 모두와 같이 안 노나요?
히스클리프: ……그, 조금 창피하지만 아까 무르에게서 바다에 잠수하고 있는 괴물 얘기를 들었거든요.
에, 괴물?
히스클리프: 물론 믿는다는 건 아니지만……. 아하하, 애 같죠.
아뇨, 그 기분 알아요. 제 세계에서도 그런 무서운 이야기들이 많았으니까요.
히스클리프: 현자님의 세계에서도……?
네. 그리고 이 세계의 바다와 제 세계의 바다랑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르더라고요. 바다에서 헤엄치다 보면 모르는 곳으로 헤맬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히스클리프: 네……. 그래서 바다에 들어가기 좀 무섭죠. 그리고, 사실 이렇게 개방된 장소에서 친구들이랑 놀아본 적이 별로 없어서……. 어떻게 지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아, 그래도 아까 예쁜 조개 껍데기를 주웠어요.
히스는 웃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이 자유로운 환경을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것에 어딘가 죄책감을 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분명 모두와 지내고 싶은 마음은 있겠지. 뭔가 내가 어드바이스 할 수 있는 일이……)
무르: 후하——!
히스클리프: 우왓!?
그러자 그때, 바닷속에서 무르가 튀어 나왔다.
히스클리프: 까, 깜짝이야. 아까 얘기했던 괴물인 줄 알았어……!
무르: 아하하, 만나고 싶어? 만나고 싶다면 불러올게!
다, 다음 기회에요! 무르가 가지고 있는 건 뭔가요?
무르: 글쎄, 뭘까? 바다 밑에서 반짝반짝 거리길래 가져왔어!
그 병은……. 안에 종이가 들어있네요. 혹시 병 메일?
히스클리프: …….
무르: 히스, 신경 쓰고 있네! 열어 보자!
병 뚜껑을 열고 속지를 펼치니 알록달록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귀여운 그림이네요! 새와 꽃의 색이 아름다워요.
히스클리프: 풍경화 같네요. 지금 우리가 있는 섬과 비슷해요. 거기 있는 커다란 구멍 뚫린 바위, 이 그림이랑 똑같아요.
진짜다. 바위 오른쪽에 숲이 있는 것도 똑같네요.
히스클리프: 이 빨간 것은 뭘까요? 숲속에 있는 네모난 상자 같은…….
무르: 보물상자야!
히스클리프 / 현자: 에!?
수중의 보물 2화
무르: 무인도 하면 보물상자! 보물상자하면 무인도! 해적이 숨긴 보물지도지.
히스클리프: 하지만 일부러 해적이 무인도에 보물을 감추러 오려나……?
무르: 반대야. 무인도이기 때문에 여기에 보물을 숨기면 쉽게 찾을 수 없어.
히스클리프: 확실히…….
무르: 그렇게 정해졌다면, 보물찾기 모험을 떠나자!
무르에게 이끌려져 우리는 높은 나무가 우거진 숲 속으로 왔다.
정말로 보물상자가 있을까요……. 하지만 혹시나 하고 상상해보니 조금 설레네요.
히스클리프: 그렇네요. 무르는……. 어라? 무르? 현자님, 무르가 없어요!
에? 정말이다. 보물찾기에 정신이 팔려 어디론가 날아간걸까…….
히스클리프: …….
히스?
히스클리프: 현자님은 무르를 굉장히 신뢰하시는군요. 별로 걱정하는 기색이 안 보여서.
아, 매정하게 보였나요? 하지만 무르는 강한 마법사이고, 눈치채고 보면 없어지는 경우도 많으니까…….
히스클리프: 아하하, 알고 있어요.
히스클리프: !?
갑자기 부스럭 부스럭 나무가 흔들렸다. 히스가 나를 감싸듯이 막아선다.
우왓! 뭔가 떨어졌다……!
우리 눈앞에 갑자기 떨어진 것들. 그것은 적갈색의 작은 나무상자였다.
히스클리프: 이건……?
혹시 이거, 지도의 그 보물상자 아닐까요?
히스클리프: 하지만 이 상자…….
???: 쟈쟝——!
히스클리프 / 현자: 우왓!!
갑자기 나무상자의 뚜껑이 열리며 우리는 뒤로 넘어졌다. 상자 속에서 작은 무르들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무르: 둘 다 늦——어!
무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요?
무르: 작아져서 상자에 들어있었어! 기다리다 못해 날아온거야! '에아뉴 랑블!'
무르는 주문을 외워 원래대로의 몸이 되자 자신이 들어 있던 보물상자를 주워 우리에게 내민다.
무르: 자! 반짝반짝이 잔뜩!
보물상자 속에는 예쁜 조개껍데기와 산호가 수북하게 담겨져 있었다. 무르가 좋아할 만한 광석도 들어 있다.
에…… 보물상자를 찾아오신 건가요?
무르: 찾은 게 아니라, 만들었어!
히스클리프: 만들었다고? 이 보물상자는 원래 숨겨져 있었던게…….
무르: 저쪽으로 가면 더 잔뜩 있어! 데려다 줄게!
수중의 보물 3화
무르: 빨리 빨리——! 이쪽이야!
무르에게 이끌려진 곳은 석양에 물드는 해변이었다. 그는 옷이 젖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바닷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무르: 보물상자의 속은 바닷속! 이리 와, 둘 다!
무르는 크게 숨을 들이쉬더니 풍덩 하고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히스클리프: …….
(히스는 바다에 들어가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는데, 괜찮으려나……)
히스클리프: ……현자님, 괜찮다면 같이 들어가지 않으실래요?
에?
히스클리프: 조금 무섭지만…… 현자님과 새로운 경치를 볼 수 있다면 뛰어들어보고 싶어요.
……네, 같이 가요!
나도 마음을 먹고 히스에 이어 바닷속으로 잠수했다. 순간 푸르고 투명한 세계에 휩싸인다.
(와아……)
펼쳐진 것은 극채색의 풍경. 팔랑팔랑 날개옷 같은 꼬리 지느러미를 흔드는 물고기들. 여러 개의 빛의 화살이 날아드는 가운에 무르가 우리를 웃는 얼굴로 손짓한다. 무중력의 공중 유영을 즐기듯이.
(대단해……. 이런 예쁜 바다, 본 적 없어)
히스클리프: ……후핫! 보셨나요, 현자님! 일곱 색의 물고기가 있었어요! 신기한 무늬의 은색 조개도!
네, 봤어요. 조개 색깔도 컬러풀했네요!
히스클리프: 네! 대단해요. 바닷속에 이런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니…….
수면에 얼굴을 내밀고 바다의 모습을 보고 있는 히스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무르: ……후핫! 바닷속은 즐거워! 반짝반짝이 가득해서, 나도 보물이 된 기분!
무르가 들고 있는 그 조개, 아까 그 보물상자에서도 들어있었죠. 분명히 그 보물상자, '찾은 게 아니라 만들었어' 라고 하셨는데…….
무르: 응, 만들었어! 시노랑 루틸이랑 같이!
히스클리프: 에! 시노와 루틸?
무슨 말씀이신가요? 그럼 그 지도같은 그림은…….
무르: 그림을 그린 건 루틸! 조개랑 돌을 모은 건 시노! 보물찾기 게임꾼은 나! 감쪽같이 걸린 건 현자님과 히스!
걸렸다……? 그럼 이건 무르의 장난이었나요?
히스클리프: 시노들도……? 아하하, 감쪽같이 속았네요.
저도요. 그 지도, 설마 루틸의 작품이었을 줄이야.
지도는 사실적인 그림으로 그려져 있어 평소의 루틸의 그림과는 전혀 달랐다.
(그러고보니 풍경이나 정물을 그릴 때는 본 것처럼 정확하게 그린다고 했었었나……)
히스클리프: 하지만, 엄청 즐거웠어. 밝고 반짝반짝거려서 하나도 안 무서웠어요.
햇빛을 받은 히스의 표정은 보물을 발견한 소년 같은 청량함이 있었다. 이윽고 시노와 루틸이 멀리서 모래사장을 달려온다. 기다렸다는 듯이 공범자다운 장난기 어린 웃음으로.
히스클리프: 현자님, 한 번 더 바다를 잠수하지 않겠나요? 이번에는 다 같이 보물찾기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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