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魔法使いの約束/2021 이벤트 스토리

[재회와 궤적의 뱅큇] 1화~5화

 

장소도 이름도 모른다. 꿈인지 현실인지조차 모른다. 먼 옛날 레녹스가 여행길에 들렀던 신기한 레스토랑. 최고의 요리로 대접해 주겠다는 주인장이 유일한 대가로 요구한 기묘한 것은…….

이 훌륭한 요리와 시간에 마음을 담아서 건배.


1화


무르: 저기저기, 히스. 마법사의 슈가를 도매하는 가게는 어디에 있어?

히스클리프: 여기를 돌면 바로 나와. 메리트로라고 하는 장인이 만든 설탕과자가 잔뜩 있는 가게야.

시노: 설탕과자인가. 그런 섬세한거 좋아하지, 너.

히스클리프: 응. 그래서 항상 슈가를 주러가는 김에 가게 안을 구경해버려. 무르도 어울려줘서 고마…… 어라? 없어?

무르: 흥흐흐흥흐―응~

히스클리프: 무, 무르! 가게는 그쪽이 아니야.

무르: 그런 거야? 하지만 이쪽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

시노: 아아. 고기 냄새네.

히스클리프: ……혹시 두 사람, 배고파……?

무르 / 시노: 응.

히스클리프: 아하하, 그런가. 그럼 둘이서 먼저 시장을 둘러보는게 어때? 가게는 이제 가까워졌고, 슈가를 주러가는 것은 나 혼자서도 괜찮으니까.

시노: 하지만…….

히스클리프: 그 대신 뭔가 맛있는걸 찾으면 나한테도 알려줘.

시노: 아아, 알았어. 가자, 무르. 히스가 깜짝 놀랄 정도로 맛있는걸 찾아내고 말겠어!

무르: 와―이! 보물찾기다!

히스클리프: 둘 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 이따 봐!

무르 / 시노: 응!







시노: 여기저기서 좋은 냄새가 나. 다 맛있어 보이네.

무르: 어디일까, 어디일까.

시노: 어이, 무르는 아까부터 뭘 찾고 있는거야.

무르: 음― 나는 말이야, 본 적이 없는 색깔을 노래하는 과자나 춤추고 수다를 떠는 포크 소테. 그런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깜짝 놀라는 재밌고 맛있는걸 찾고 있어!

시노: ……그런걸 먹을 셈이냐.

무르: 아하하. 몰―라.

???: 후.

시노: 응? 뭐야 이 소리.

???: 후―! 후―!

무르: ……아―! 재미있고 맛있을 것 같은 거, 찾았다!















신나는 새소리가 울려 퍼지고, 산뜻한 바람에 가지와 잎이 흔들린다. 그런 따뜻한 오후의 숲을, 나와 레녹스는 함께 걷고 있었다.

레녹스: 현자님, 모처럼의 쉬는 날에 양의 산책을 함께 어울려주셔도 괜찮으신가요?

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산책이라도 나가볼까 하고 있었거든요. 이렇게 양들이랑 걷기만 해도 신나고, 오늘은 좋은 휴일이 될 것 같아요.

레녹스: 하하, 다행이다.

미스라: ……하아. 현자님은 이 양들과 함께 천방지축이라 기운 넘치네요. 부러워요.

뒤돌아보니, 미스라가 나른한 듯이 조금 뒤를 걷고 있었다. 그 표정은 잠이 부족한 탓인지 다소 언짢아 보였다.

레녹스: 미스라도 가끔 이렇게 양들의 산책을 도와줘요.

에에, 진짜?!

미스라: 시끄럽네. 제가 여기에 있으면 무슨 불편한 일이라도 있는건가요.

그, 그런 건 아니지만 조금 의외라서……. 혹시 미스라는 양을 좋아하나요?

미스라: 좋아해요. 양 스테이크 맛있고.

양 스테이크…….

미스라: 게다가, 현자님이 전에 양을 세면 잠을 잘 수 있다고 말했었죠. 그래서 시간이 날 때 시도해보는거에요.

그렇군요. 효과는 어땠나요?

미스라: 보면 알잖아요. 전혀 못 자고 있어요. 얘네들 세기도 힘들고.

레녹스: 걸으면서 양을 세니까 집중하기 어려울거야. 이 앞에 양지바른 곳이 있거든. 거기서 잠깐 쉴 생각이었는데 잘 수 있는지 시험해 보는건 어때.

미스라: 알겠어요. 그럼 빨리 그 곳으로 데려다 주세요.

(미스라는 레녹스의 말에 솔직하네. 두 사람, 궁합이 잘 맞는걸지도? 레녹스는 양치기라서 그런가 맹수에게도 기죽지 않을 마음가짐이 있다고나 할까……. 미스라를 잘 달래는 느낌이 들어.)




한참을 걷다보니 낙엽이 우거진 숲 속에서 포근한 웅덩이가 형성된 곳이 나온다. 빛의 원 안으로 들어서면 따스한 햇살이 부드러운 비처럼 쏟아진다. 서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졌다.

미스라: ……흐응. 꽤 좋은 느낌이네요.

레녹스: 이곳은 양들도 좋아하는 곳이야. 좀 느긋해지면 좋겠네.

부드러운 풀밭 위에 미스라가 천천히 누워 만족스럽게 숨을 몰아쉬었다.

미스라: …….

앗, 미스라. 잠드실거라면 제 손도 빌려드릴까요?

미스라: 아뇨, 됐어요. 잘 기분이 아니어서.

(변덕스럽다…….)

미스라: 그것보다 뭔가 얘기 좀 해주세요. 재밌는거.

(게다가 터무니없어……!)

으음……. 레녹스, 뭐 없나요?

레녹스: ……그렇네요……. 미틸과 루틸의 어릴 적 이야기를…….

미스라: 아아, 그건 됐어요. 루틸한테 많이 들어서.

레녹스: 그런가. 미스라와 루틸은 사이가 좋으니까. 루틸이 잠이 잘 오는 허브차를 자주 구입한다고 했어.

……아, 그러고 보니 레녹스는 옛날에 전 세계를 여행했었죠.

레녹스: 네.

그럼 그 때의 추억담은 어떨까요? 언젠가 한 번 레녹스의 여행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미스라: 좋네요. 여행지에서 뭐 맛있는거 먹거나 하지 않았나요.

레녹스: 여행 이야기, 말입니까…….

조금 곤란한 것 같은 레녹스의 옆 얼굴에 문득 짐작이 간다. 레녹스는 수백 년 동안이나 파우스트를 찾고 있었다. 그것은 몇백 년 동안이나 찾는 사람을 만날 수 없었던 여행이기도 하다. 조금만 상상을 해보면 그건 내가 알고 있는 여행과는 전혀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을 텐데.

레녹스: …….

(어쩌면 간단히 얘기할만한 이야기는 아닐지도 몰라.)

레녹스, 저기…… 만약 말하기 어렵다면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으니까요.

레녹스: ……아아, 아뇨. 정말 오랫동안 여행을 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할까 망설였을 뿐이에요. 괜찮다면 들어주시지 않으시겠나요. 제가 여행 도중에 겪었던 이상한 체험의 이야기를…….

이상한 체험?


2화


마법사의 여행과 이상한 체험. 조금 전까지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 매력적인 울림에 그만 마음이 설레인다.

레녹스: 벌써 수백년도 더 된 이야기입니다. 제가 사막을 헤매고 다닐 때의 일입니다만…….

…….

레녹스가 이어서 말하는 것을 조금의 긴장감을 느끼면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미스라: 그나저나 음식 얘기를 하다 보니까 배가 고파졌어요. 돌아가죠.

에엣?!

(아직 레녹스의 이야기, 전혀 듣지도 못했는데……?!)

레녹스: 이제 괜찮은건가, 미스라.

미스라: 네. 잠이 안 온다는 건 충분히 알았으니까요. 지금은 배고픔을 먼저 해결하고 싶은 기분이네요.

미스라의 시선이 풀을 뜯는 양에게 쏠려 있는 것을 발견한다.

미스라: 오늘은 양 스테이크가 좋겠네…….

미스라의 불온한 말에 레녹스는 조그맣게 미간을 찌푸리며 양들을 본인의 등에 감췄다.















빠른 걸음을 양의 산책을 마치고 미스라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마법서의 부엌으로 찾아간다. 그랬더니 거기에는 네로뿐만이 아니라, 선객의 모습이 있었다.

어라. 히스클리프, 시노.

시노: 여, 현자.

무르: 나도 있어―! 그리고 오늘밤의 스페셜 메뉴도!

무르는 꼭 끌어안고 있던 무언가를 보여줬다. 그것은――

아기 돼지: 후―!

아, 아기 돼지?

무르의 팔 안에는 저항하려는듯이 발버둥을 치는 아기 돼지가 있었다. 돼지의 목에는 작지만 멋있는 나비 넥타이가 붙어 있었다.

레녹스: ……이 아기돼지는 뭐야?

히스클리프: 아까 중앙의 시내에 슈가를 도매하러 갔을 때 시노랑 무르가 시장에서 발견한거에요. 주인을 찾으려고 했지만, 찾지 못해서 일단은 마법서로 데리고 왔습니다만…….

시노: 어때. 이 녀석은 작지만 동그랗고 기름기가 많잖아. 그래서 네로가 오늘의 저녁으로 해줬으면 좋겠어.

무르: 오늘 저녁은 잘 먹겠네!

아기 돼지: 후―?!

에엣, 먹는건가요? 이렇게나 귀여운데…….

기분이 좋아보이는 두 사람의 입에서 나온 무서운 말에 무심코 네로 쪽으로 눈길을 보낸다. 그리고 이 쪽을 보는 네로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네로: 으음…… 너희들의 마음도 알겠지만 말이야...

히스클리프: 하지만 역시 이 아기 돼지, 누군가의 손에서 자라고 있었던게 아닐까.

목 언저리에 나비 넥타이도 매고 있고요. 그리고 역시 먹는 건 불쌍해요.

히스클리프: 네. 적어도 주인을 조금 더 찾아 보고 나서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하는 편이 좋은 것 같은데…….

아기 돼지: 후―! 후―!

히스클리프와 나의 말에 반응하는 것 처럼, 아기 돼지는 반갑게 소리를 올렸다.

무르: 아하하! 히스와 현자님의 말에 동의하고 있어!

듣고 보니 왠지 이 아이, 우리들의 말을 알아듣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시노: 확실히…….

레녹스: 혹시 이 녀석은 보통 돼지와는 다른건가?

무르: 그렇네. 그러니까 먹으면 깜짝 놀라서 심장이 튀어나올 정도로 신기한 맛이 날지도 몰라.

시노: 아아. 이런 특별한 새끼 돼지, 먹을 수 있는 기회는 많이 없다고.

네로: 알았어 알았어. 그런데 말이야…….

무르와 시노에게는 이 귀여운 아기 돼지가 맛있는 식재료로만 보이는 것 같다. 아기 돼지를 끌어안으면서 눈을 반짝이는 두 사람에게 네로가 쓴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네로: 모처럼의 특별한 돼지라면, 조금 더 큰 다음에 먹자고.

아기 돼지: 후?!

네로: 봐, 그 쪽이 더 먹을 곳이 많이 늘어나고 말이야. 여기에는 대식가도 많고.

시노: 키우자는건가. 그것도 좋겠네.

무르: 확실히, 이 사이즈로는 세 입만 먹어도 끝나버리네. 네로의 의견에 찬성!

미스라: 귀찮네. 저 배고파요. 지금 당장 포크소테 주세요.

…….

시노, 무르, 미스라의 시선이 아기 돼지에게 쏠린다.

아기 돼지: 후히―――――!!

아기 돼지는 공포에 못 견디는건지 혼신의 힘을 다해 무르의 팔에서 빠져나와 부엌 밖으로 도주했다.)

무르: 좋―아, 이상한 아기 돼지와 술래잡기다―!

시노: 흥, 사냥은 특기라고. 지금 당장 혼내주지.

히스클리프: 잠깐 기다려, 둘 다!

네로: 아― 미안……. 저렇게 얘기하면 지금 당장 먹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아뇨, 아주 나이스 어시스트였어요! 일단 아기 돼지를 쫓아가도록 하죠. 저도 가겠습니다!

히스클리프: 네!

미스라: 하아, 이제야 조용해졌다.

네로: 우왓, 미스라……. 너는 안 가도 되는거냐.

미스라: 저런 돼지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요. 네로, 뭐 먹을 것 좀 만들어줘요.

네로: 상관 없지만…… 등 뒤에 서지 말아줄래? 무서우니까.


3화


무르: 어라―? 없어졌어. 어디로 갔을까.

히스클리프: 정말……. 두 사람이 위협하는 말만 하니까 그렇잖아…….

파우스트: 시끄러워. 복도에서 뛰지 마라.

히스클리프: 앗, 파우스트 선생님. 죄송합니다…….

시노: 파우스트. 이쪽으로 돼지가 도망쳐 오는 것을 보지 못했나?

파우스트: 돼지? 글쎄, 몰라.

시노: 칫, 놓쳤나.

히스클리프: 시노, 기다리라니까……! 현자님, 아기돼지가 걱정이 되니까 저는 시노를 따라가겠습니다.

알겠어요! 그럼 저는 무르를…….

나도 황급히 뒤쫓아가려 할 때 문득 목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봤다. 파우스트가 레녹스에게 뭔가 말을 거는 것이 보였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거지?)

무르: 현자님, 빨리 가지 않으면 시노랑 히스에게 져버려―!

(어느새 팀전처럼 되어버렸다……)

네, 네! 지금 갈게요!











……후우.

(결국 계속 찾아봐도 돼지는 찾지 못했네. 도대체 어디로 간거지?)

레녹스: 현자님. 이야기할 것이 있어서요. 괜찮으실까요.

레녹스? 네, 지금 열게요.

레녹스: 갑자기 죄송합니다. 실은 방금…….

아기 돼지: 후!

에?

아기 돼지: 후――――!

우왓! 레, 레녹스. 거기에 있는 것은 낮의 아기 돼지인가요?

레녹스: 네.

레녹스가 찾아준거였군요. 다행이다……. 그런데 대체 어디에 있었나요?

레녹스: 사실은 파우스트 님이 숨겨주고 계셨어요.

파우스트가....?

레녹스: 파우스트 님이 복도를 걷고 있는데 딱 마침 이 아이랑 마주친 것 같아서. 아기 돼지가 너무 무서워하길래 급한대로 마법으로 작게하고 보호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시노와 무르의 모습을 보아 사정을 살피고 그때 몰래 저에게 맡겨주셨어요. "잡아먹든 돌보든 너 마음대로 해. 네가 더 적합하잖아." 라면서.

아하……. 아까 복도에서 두 사람이 얘기했던 건 그런 이야기였던거였군요.

(레녹스는 양도 돌보고있고 안심하고 맡길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레녹스: 네. 게다가 "이 돼지의 주인은 마법사이므로 주의하도록" 이라고도 말씀하셨습니다.

그건…….

레녹스: 무르의 말대로, 이 돼지는 보통 돼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심부름꾼이었던 것 같아요.

머, 먹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네요……!

레녹스: 현자님과 히스클리프는 걱정하고 있었으니까 제대로 아기 돼지가 무사하다는걸 바로 전해드리고 싶었어서요.

일부러 감사합니다! 무사히 발견되어 다행이에요. 나중에 파우스트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해야지. 그러고보니 레녹스는 요즘 파우스트와 자주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

아직 막 재회했을 때의 두 사람은, 과거의 복잡한 이야기가 있어 상당한 어색함이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레녹스: ……자주는 아니지만, 여기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보다는 말말 기회가 조금 더 생긴 것 같아요.

그렇군요. 다행이에요!

레녹스: ……현자님, 감사합니다.

엣, 갑자기 왜 그러세요?

레녹스: 그 분과 다시 만난 것도 이렇게 다시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현자님 덕분이니까요.

레녹스는 똑바로 이쪽을 바라보면서 미소지었다. 그 시선에 조금 쑥스러움을 느낀다.

처, 천만에요. 그건 그렇고 오늘은 정말 난리가 났었네요.

레녹스: 그렇네요……. 먼 옛날, 혼자서 세계를 여행하고 있었을 무렵에는 이런 떠들썩한 날들이 오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레녹스는 먼 날들을 떠올리는 듯 희미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외로움과 그리움이 뒤섞인 듯한 색감이 그의 눈동자 속을 물들이고 있다.

레녹스: ……맞다, 현자님. 이후에 시간 있으신가요?

네. 오늘 밤은 딱히 아무 예정은 없는데요…….

레녹스: 그렇다면 오늘 도중에 중단 되어버린 저의 여행 추억 이야기를 들어주시지 않겠습니까?

……괜찮나요?

레녹스: 물론이죠. 잠시 후 샤일록의 바에 갈 예정이 있기 때문에 괜찮으시다면 그쪽에서.

알겠어요. 부디 부탁드립니다!






레녹스를 따라가 샤일록의 바에 들어간다. 억누른 조명에 은은한 달콤한 향기는 언제 와도 마음을 진정시켜줌과 동시에 조금 기지개를 켜고 싶어진다.

샤일록: 어서오세요. 현자님, 레녹스.

스노우 / 화이트: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샤일록. 스노우와 화이트도. ……그리고, 오즈도.

오즈: …….

레녹스: 두 분 다, 이 시간에 그림 속에서 일부러 나와 계시다니 좀 신기하네요.

스노우: 호호호. 자, 그 외출을 싫어하는 오즈가 일부러 바에 나갔기 때문일세.

화이트: 뭔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따라온거구먼.

스노우와 화이트의 말에 별다른 반응 없이 오즈는 조용히 뒤돌아본다.

레녹스: 기다리셨습니다, 오즈 님.

오즈: 아아.

스노우: 세상에! 오즈는 레녹스와 술을 마실 예정이었던건가.

화이트: 꺄―, 뭐야뭐야? 혹시 둘이서 연애 이야기라던가?

오즈: 전에 레녹스가 미스라에게 박살난 내 방 문을 고쳐주었다. 그것뿐이다.

스노우: 그건그건……. 그대, 의외로 의리 있구먼.

화이트: 하지만 문을 고치는 것 쯤이야 오즈는 마법으로 바로 가능하지 않는가.

오즈: ……밤이었다.

스노우 / 화이트: 과연!

오즈는 재앙과의 싸움에서 입은 상처로 인해 밤 동안은 마법을 사용하려고 할 때 잠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때를 노려 그의 숙적 미스라가 내습하는 일도 잦았고, 그 때문에 문을 파괴해 버렸을 것이다.

오즈: …….

레녹스: …….

(옆자리에 앉았는데 그 뒤로 계속 무언이야……)

오즈: 레녹스, 뭘 마실건가. 원하는 것을 골라라.

레녹스: 오즈 님은 뭘 마실건가요? 앗…….

(절묘하게 겹쳐졌다……)


4화


레녹스 / 오즈: …….

샤일록: 레녹스. 오즈가 무언가를 사주는 마법사는 전세계를 돌아다녀봐도 별로 없을걸요? 당신의 성실함과 상냥함이 그 기적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사양하지 마시고, 오늘은 그 호의에 기대보는 것은 어떤가요?

레녹스: 그런가……. 감사합니다, 오즈 님. 당신과 술잔을 나눌 기회를 주셔서 영광입니다. 만약 또 곤란한 일이 생기신다면, 무엇이든 도와드리겠습니다.

오즈: ……아아.

샤일록: 자, 두 분 다. 진지한 이야기는 일단 거기까지 하시고, 우선 건배부터 시작하시는 건 어떤가요. 이것은 증류주에 물을 탄 간단한 칵테일인데 오늘 밤 두 분에게는 딱이겠네요.

레녹스 / 오즈: ……건배.

스노우 / 화이트: 오오—!

오즈: 어째서 기쁜 듯이 손뼉을 치고 있는거냐.

스노우: 호호호. 드디어 건배하는건가 싶어서.

화이트: 음. 그대들이 자리에 앉는 순간부터 이상한 긴장감이 있었으니까 말일세. 옆에서 보면서 조마조마해 하고 있었구먼.

레녹스: ……그랬나요? 저로서는 마음 편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만…….

오즈: 쌍둥이의 지나친 생각이다. 신경 쓸 것 없어.

스노우 / 화이트: 진심?

샤일록: 후후. 현자님은 평소 마시던 무알콜 음료로 괜찮으시겠어요?

감사합니다. 부탁드릴게요.

스노우: 현자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재밌는 광경을 보러온건가.

화이트: 오즈 쨩과 레노 쨩의 우정을 지켜보고 싶었던 것이겠지.

아하하. 그것도 좀 궁금하지만 오늘은 레녹스의 얘기를 듣고 싶어서 따라왔어요.

샤일록: 이야기요?

네. 낮에 레녹스가 여행 도중에 있었던 신기한 체험의 이야기를 해줬었거든요. 끝까지 듣지 못했으니까 그 뒤를 들을까 싶어서.

화이트: 호오. 레녹스의 여행 이야기인가. 그건 나도 궁금하구먼.

스노우: 그래, 레녹스. 우리도 같이 들어도 될까?

오즈: …….

레녹스: 예. 물론이에요. 그렇게 거창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샤일록이 칵테일을 만드는 소리만 조용히 울려 퍼지는 가운데 레녹스는 천천히 말하기 시작한다.

레녹스: 그건…… 그렇네요. 300년 쯤 전의 일입니다. 여행 도중 저는 사막속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모래바람 때문에 가야할 방향도 모르고 가지고 있던 식량도 물도 떨어져 버렸었죠. 솔직히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상황이었어요.

(상상 이상으로 가혹한 여행이었구나……)

레녹스: ……앞이 보이지 않는 여행에 이러다가 언젠가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걷는 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샤일록: ……하지만 당신은 죽지 않고 이곳에 있다. 무슨 일이 있었던거군요?

레녹스: 아아.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믿겨지지 않는 것을 봤어.

믿겨지지 않는 것……?

레녹스: 눈 앞에, 갑자기 식당이 나타났어요.





레녹스: 어째서…… 이런 곳에 이런 가게가……. 아까까지 아무 것도 없었는데……. 나는 꿈이라도 꾸고 있는건가?

???: 꿈 같은 기적인 것은 사실이군. 백년 만에 문을 연 가게 앞에 나타나다니, 당신, 운이 좋아. 자, 안으로 들어와. 몸을 치료해 주마. 손님에게 최고의 요리를 대접하는 것이 나의 일이니까.



???: '샐리의 풀코스' 디저트는 어땠나?

레녹스: 맛있었다. ……그, 엄청.

???: 하하. 그거 다행이군!

레녹스: 나는 레녹스라고 한다. 당신은 내 생명의 은인이야. 다시 한 번 감사하게 해줘. 고마워.

???: 나는 손님이 와서 요리를 내놓은 것 뿐이야. 물론 공짜도 아니고.

레녹스: 알고있어. 돈이라면 있는 대로 지불할 예정이다.

???: 그런 건 필요 없어. 대신 네 얘기를 해 줘. 당신이 태어나고 여기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 레녹스의 생애 이야기를 말이지.




레녹스: 저는 어느덧 자신의 생애를 모두 털어놓고 있었습니다. 그래…… 저는 너무 오랫동안 얘기했던 것 같아요. 모든 것을 다 얘기한 후, 가게 주인은 서비스라며 식후에 와인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와인을 마셨더니 갑자기 졸려져서……. 그 후의 일은 잘 기억나지 않아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막을 빠져 나와 풀밭 위에 쓰러져 있었으니까요.

레녹스: ……그래서 그 레스토랑이 현실인가, 아니면 죽기 직전에 꿨던 꿈인가. 저는 지금도 모릅니다.

레녹스가 말을 마친 뒤 한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다. 적어도 나 같은 경우는 이야기의 이상함에 이끌려 현실에 돌아오지 못했던 것이다.

레녹스: 하지만 그 레스토랑의 식사는 지친 몸과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선사했습니다. 반드시 그분을 찾아내고 말거다, 라고 다시 한 번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5화


자신의 이상한 체험을 전부 말한 레녹스는 홀가분하다는 듯, 밝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레녹스: 제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현자님이 듣고 싶었던 여행의 추억 이야기와는 달랐을지도 모릅니다만...

아뇨……. 매우 신기하고 흥미로운 이야기였어요. 이야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노우: ……. 확실히 기묘한 이야기구먼.

샤일록: 네. 사막 속에서 나타난 이질적인 레스토랑, 극상의 풀코스, 그리고 계산은 레녹스의 생애 이야기. 그 어느 것이나 다 찌그러진 퍼즐 조각 같지만 겹쳐져 있어. 도대체 그 퍼즐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었을까요? 저도 무척 궁금하네요.

화이트: 샐리의 풀코스라는 것도 마음에 걸리는군. 마치 누군가의 이름 같은데…….

오즈: 레녹스.

와글와글 레스토랑의 이야기를 하던 중, 오즈가 타이르는 듯한 목소리로 레녹스의 이름을 불렀다.

레녹스: 네.

오즈: ……그런 수상한 사람에게 너무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 좋다. 만약 악의가 있는 존재라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그야말로 목숨을 빼앗길 지도 몰라. 그렇게 되었을 때 비통하게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것은, 너뿐만이 아니다. 너에게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오즈의 말은 아주 엄격하고 차가운 목소리였을텐데도 레녹스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레녹스: ……오즈 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무사히 살아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의 목적은 알 수 없지만, 분명 악의는 없었을거예요.

오즈: …….

레녹스: 게다가, 이전에 당신은 아서 님의 이야기를 조금 해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건 저를 신용해 주신 것이었군요. 무척 영광입니다.

오즈: 바보같은 소리를…….

레녹스의 말에 오즈는 한숨을 내쉰다. 하지만 그것은 어이없는 것이 아니라, 본심을 속이는 것처럼 보였다.

화이트: 가게 주인의 목적도 포함해서 그 가게가 마음에 걸려. 우리도 꼭 방문해 보고 싶구나!

샤일록: 네. 사람을 접대하는 사람으로서 저도 그 이상한 레스토랑에 관심이 있어요.

스노우: 기다려, 화이트. 오즈의 말대로 그 녀석은 생애를 캐내면서 그 대상을 지배하려는 것일지도 몰라. 상관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 오히려 찾아낸다면 바로 돌로 만드는 것이 좋지 않을까?

화이트: ……그렇다면 식당을 찾더라도 스노우는 혼자 마법관에서 기다리면 되잖아.

스노우: 엣.

화이트: 오즈 쨩은 함께 가자! 스노우 쨩과는 다르게 우린 단짝이니까!

스노우: 자, 잠깐 화이트쨩. 나는 그저 그대를 걱정한……!

오즈: 하아…… 시끄럽다.

무르: 저기저기, 나도 그 이상한 레스토랑에 가보고 싶어!

우왓, 무르! 어느 틈에?

무르: 글쎄, 언제부터일까. 어쩌면 네가 태어날 때부터 계속 곁에 있었는지도 몰라.

샤일록: 무르. 현자님을 곤란하게 해서는 안돼요.

무르: 신기한 레스토랑도 이상한 이름의 풀코스도 생애 이야기도 전혀 의미를 몰라서 설레여! 하지만 어떻게 하면 그 레스토랑에 갈 수 있을까? 사막을 방득한다면? 죽을 뻔한다면?

레녹스: 글쎄……. 만약 그것이 현실의 일이라면, 나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어.

무르: 그렇게 나와야지! 자, 이제 다 같이 신기한 레스토랑을 찾으러 가자.

화이트: 우선은 네로에게 물어볼까. 동업이고, 어쩌면 뭔가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구먼.

스노우: 화이트 쨩. 내 이야기 듣고 있어? 이제 슬슬 화 풀어주지 않을래?

바에 즐거운 듯한 웃음소리가 퍼진다. 진심인지, 아니면 대화를 즐기고 있을 뿐인건지 모두들 진지한 모습으로 그 레스토랑에 대한 논의를 넓혀 간다.

(장소도 이름도 모르고, 꿈인지 현실인지도 모르는 이상한 레스토랑인가……)

아기 돼지: 후―! 후―!

앗, 혹시 이 아이도 레스토랑에 대해 궁금하고 있는건가요?

레녹스: 관심 있어 보이네요.

레녹스는 아기 돼지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으며 어딘가 즐거운 듯이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레녹스: 하지만, 이 녀석은 너무 오랫동안 마법관에 놓아둘 수 없습니다. 빨리 주인을 찾아줘야만 해요.

아하하, 마법관에는 이 아이의 천적이 너무 많으니까요.

아기 돼지: …….













다음날, 나와 레녹스는 아기 돼지의 주인을 찾기 위한 중앙 나라 시장에 왔다.

레녹스: 이 근처인가요?

네. 시노가 이 시장에서 아기 돼지를 발견했대요.

레녹스: 그렇다면 우선 시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어볼까요.

네!

아기 돼지: 후?!

갑자기 뭔가 눈치챈 것처럼 아기 돼지가 얼굴을 든다.

아기 돼지: 후――!!

아기 돼지가 가방에서 나오고 사람의 다리 사이를 누비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아, 잠깐!

레녹스: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현자님. 제가 뒤쫓겠습니다.

달려나간 레녹스를 쏜살같이 뒤쫓았다. 그러나 그는 곧 멈췄다.

무, 무슨 일인가요?

레녹스: 쫓을 필요가 없어졌어요.

레녹스의 시선 끝에는 아기 돼지를 안은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아기 돼지는 반가운 듯이 남성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있다.

혹시 당신이 그 아이의 주인인가요……? 그렇다면, 당신도 마법사…….

???: 정말이지, 지난번에 쇼핑하러 왔을 때 헤어져버려서 말이야. 아무래도 당신들이 보호해 주고 있었던 것 같군. 다행이다, 지금쯤 포크 소테처럼 통쨰로 구워진 건 아닌가 싶었어.

아하하하하하…….

(위험할 뻔했다, 라고는 말 못해……)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바로 주인을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레녹스!

레녹스: …….

……레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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